밀크 - 3

자취방 계약 이후, 나의 냉장고 깊숙한 곳에는 나만이 아는 은밀한 비밀이 하나 자리하게 되었다. 차가운 금속 문 뒤, 희미한 불빛 아래에는 두 종류의 우유가 기묘한 공존을 이루고 있었다. 하나는 매일 아침, 정신없이 등교하기 전 습관처럼 들이키던, 지극히 평범하고 하얀 '진짜' 우유였다. 그러나 그 옆, 나의 시선을 자석처럼 잡아끌던 또 다른 투명한 용기 안에는, 나의 뒤틀린 욕망과 박은경 아줌마에 대한 병적인 집착이 응축된, **금기의 '가짜 우유'**가 담겨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액체가 아니었다. 그녀를 향한 나의 걷잡을 수 없는 갈망이 터져 나올 때마다, 내 육신에서 뿜어져 나온 **끈적하고 뜨거운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차갑게 식어가는 '가짜 우유'**였다. 아직까지 총 일곱 번의 격정적인 순간들이 그 투명한 용기 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그 안의 내용물은 이미 다 마른 우유처럼 기이하게 굳어가는 형상을 띠고 있어,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혹여라도 이 밤의 광기가 현실의 혼탁함과 뒤섞여 버릴까, 나는 뚜껑 위에 작은 글씨로 'park'이라는 표식을 조용히 새겨 넣었다. 이 미세한 흔적은 단순히 술에 취해 혼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지만, 동시에 나의 뒤틀린 세계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은밀한 서명이기도 했다.
나는 냉장고를 열고 진짜 우유를 집어들 때마다 바로 옆에 있는 그 '가짜 우유'통을 보곤 했다. 그리고 그 우유통을 볼 때마다 박은경 아줌마가 생각나곤 했다. 그럼 다시 발기가 시작되고 참을 수가 없게 된다. 그럼 냉장고 문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미친 사람처럼 자위를 하고 그 정액을 손에다 뿌렸다. 뿌려진 정액은 자연스레 '가짜 우유'통에 들어갔다. 이 방법이 매우 불편하고 어색해서 나는 주사기를 하나 구매했다. 손이나 휴지에 흩뿌려진 정액을 주사기로 빨아들인 다음 우유통에 집어넣는 방식으로 전환하니 훨씬 효율적이고 편리해졌다. 나는 스스로를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를 향한 나의 맹목적인 욕망은 이처럼 기괴하고도 치밀한 방식으로 나의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었고, 나는 그 은밀한 수집 행위 속에서 뒤틀린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줌마의 방문이 예고된 그 날이 마침내 동이 텄다. 습기로 눅진했던 자취방의 공기마저 팽팽한 긴장감으로 채워지는 듯했다. 내 안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끓어오르던 맹목적인 설렘이 걷잡을 수 없이 꿈틀거렸다. 그것은 단순히 육체적인 발기를 넘어선, 순수한 백지에 첫 그림을 그리는 듯한, 풋풋하면서도 치명적인 첫사랑을 마주하는 듯한 감각이었다. 내 눈에 비친 박은경 아줌마 역시, 마치 잊고 지내던 첫사랑을 재회한 사람처럼, 그 애틋하면서도 숨길 수 없는 공통된 눈빛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어쩌면 이 일방적인 열병이, 아주 희미하게나마 그녀에게도 전이된 것은 아닐까 하는 망상에 사로잡혔다.
초조하게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은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다. 이내 문밖에서 조심스러운 인기척이 들려왔고, 내 심장은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마치 사냥감을 기다리는 포식자의 심장처럼, 혹은 제물 앞에 선 희생양의 심장처럼 거칠게 울렸다. 문이 열리고, 마침내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4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그녀의 등장은 마치 한낮의 태양처럼 강렬했고, 모든 공기를 그녀의 색채로 물들였다. 몸매의 곡선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우아한 원피스를 입고, 살랑살랑 거리며 걸어오는 그녀의 자태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 얇은 천 한 조각이 오히려 그녀의 육감적인 곡선을 더욱 도발적으로 부각시키는 마법 같은 의상이었고, 걸음걸이마다 살랑거리는 천 자락 아래로 숨 막히게 드러나는 허벅지 라인은 나의 시선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외꺼풀이면서도 크고 깊은 눈은 고혹적인 매력을 뿜어냈고, 그녀가 살짝 눈웃음을 칠 때면 세상이 환해지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두툼하면서도 탄력 있어 보이는 입술은 묘한 성적 긴장감을 자아냈고, 그 사이로 언뜻 비치는 가지런한 치아는 깨끗하면서도 도발적이었다. 세월의 흔적이라기에는 미미한 주름이 눈가에 살짝 보였지만, 오히려 그것은 그녀의 매력적인 깊이를 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 얼굴은 단순히 아름답다는 말을 넘어, 어떤 남자라도 그녀에게 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깨달았다.
그녀의 존재감에 압도되어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 이성은 이미 마비된 지 오래였고, 오직 원초적인 본능만이 고개를 들었다. 간신히 정신을 수습하고 곰팡이 문제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녀는 내 말을 차분히 들었고, 이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이 집은 지은지 좀 오래돼서 그래요. 제가 업자를 불러서 최대한 빨리 손봐달라고 할게요”.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고급 실크 드레스처럼 부드럽고 유려했으며, 교양미가 넘치는 말투는 나를 더욱 매료시켰다. 나는 애써 침착한 척 고개를 끄덕이며 “아..넵..부탁드립니다”라고 겨우 대답했다. 그녀의 정중하고 차분한 태도에 오히려 내가 움츠러드는 기분이었다. 수많은 질문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명분이 없었다. 이 감각적인 공간에서, 나는 그녀와의 대화를 더 이상 이어나가지 못하고 스스로에게 갇히는 기분이었다.
4월 중순이라지만, 엘리베이터 없는 4층까지 올라오느라 그녀의 이마와 팔뚝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그 투명하고 영롱한 땀방울이 그녀의 살결 위에서 빛나는 순간, 내 눈은 순간적으로 그곳에 고정되었다. 아주 사소한 물방울 하나가 내 안의 짐승을 다시 일깨웠다. 뇌리를 스치는 것은 상스러운 욕망이었다. ‘하..빨아먹고 싶다.. 썅년..’ 이 추악한 생각은 통제 불능의 불길처럼 내 의식을 잠식했다. 그녀의 팔뚝에 맺힌 땀방울을 혀로 핥아내고 싶다는, 야수적인 충동이 온몸을 지배했다. 그 땀방울 하나하나가 그녀의 체액처럼 느껴졌고, 나는 그것을 통해 그녀의 모든 것을 탐하고 싶다는 걷잡을 수 없는 갈망에 휩싸였다.
상스러운 망상에 사로잡혀 있던 찰나, 문득 그녀가 목이 마를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나는 애써 무표정한 얼굴로 냉장고를 향했다. 차가운 금속 문을 열자, 그 안에서 나만의 은밀한 비밀, **‘가짜 우유’**가 담긴 투명한 용기가 희미한 불빛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일곱 번의 격정적인 순간들이 응축되어 기이하게 굳어가던 나의 흔적들. 나는 그 시선을 애써 외면하고, 평범한 주스 한 병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목 마르실 텐데, 이거 드세요.”
그녀는 고맙다는 듯이 주스를 받아 들었고, 이내 시원하게 병째 들이켰다. 목울대가 움직이는 모습, 주스의 달콤한 향기가 그녀의 입술을 스치는 순간조차 나에게는 황홀경이었다. 주스를 다 마신 그녀는 빈 병을 나에게 건네며 “쓰레기는 저한테 주세요. 제가 버릴게요”라고 말했다. 내가 건네받은 주스 병의 입구에는 그녀의 선명한 립스틱 자국이 살짝 묻어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이성을 완전히 잃었다. 이것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었다. 그녀의 체취와 살결이 닿았던, 금단의 유물이었다. 나는 "고마워요 학생"이라는 그녀의 말에 건성으로 답하며, 주스 병을 버리는 척하다가 몰래 구석진 곳에 놓아두었다.
그녀는 다시 나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럼 업자 방문하는 날 다시 연락드릴게요. 불편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시구요”라고 말한 뒤 자취방을 나섰다. 그녀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나는 망부석처럼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문이 닫히고, 정적이 방안을 감돌았다. 온몸을 옥죄던 긴장이 풀리자마자, 나는 홀린 듯이 구석진 자리에 놓인 주스 병을 향해 움직였다.
오늘은 이거다. 나의 피 끓는 육체는 이미 다음 단계의 쾌락을 갈구하고 있었다. 나는 주스 병에 묻은 립스틱 자국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간 뒤, 코를 대고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달콤한 과일 향 뒤로, 그녀의 숨결이 닿았던 미약한 체취, 그리고 립스틱 뒤로 느껴지는 아줌마의 침 냄새, 끈적하고도 농염한 입술 냄새가 코끝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그 순간, 현실과 망상의 경계가 무너져 내렸다. 내 눈앞에는 아줌마의 육감적인 입술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나는 그 두툼하면서도 탐스러운 입술로 내가 키스하는 상상을 시작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내 입술에 맞닿는 순간, 짜릿한 전율이 온몸을 휘감았다. 깊고 뜨거운 키스가 이어지며, 서로의 침이 뒤섞여 침범벅이 되는 감각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끈적하고 질척이는 침이 내 목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것을 상상하며, 그 미끄덩거리는 감촉을 오감으로 느꼈다. 이내 아줌마가 내 입안으로 침 한 방울을 흘려보내는 환각에 빠져들었다. 나는 그 침 한 방울을, 마치 세상에서 가장 진귀한 감로수를 맛보듯, 게걸스럽게 빨아먹었다. 그녀의 육신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체액을 삼키는 듯한 착각에, 내 영혼은 쾌락에 녹아내렸다. 그 침은 내 몸속으로 스며들어, 나의 모든 세포를 그녀의 것으로 물들이는 듯했다.
이 강렬한 상상이 뇌리를 지배하자, 내 안의 욕망은 다시금 끓어오르는 용암처럼 격렬하게 분출했고, 통제 불능의 발기가 시작되었다. 허벅지 사이에서 잠자고 있던 나의 '그것'은 순식간에, 마치 누군가 스위치를 켠 것처럼, 끝을 모르고 솟아올랐다. 나는 더 이상 이성을 유지할 수 없었다. 손에 들린 주스 병의 병뚜껑에 내 '그것'이 들어갈지 재어보았다. 아슬아슬하게 딱 맞아들어갈 것 같은 좁고 음란한 입구. 나는 혹시 몰라 몰래 사다 놓았던 러브젤을 꺼내 병뚜껑 안쪽에 잔뜩 발랐다. 투명하고 미끈거리는 젤이 립스틱 자국 위로 번지며, 그녀의 체취와 뒤섞여 더욱 음란한 향기를 풍기는 듯했다. 이 조악한 도구가, 그녀의 흔적과 내 욕망의 액체가 뒤섞이는 금기의 통로가 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 상태로 나의 '그것'을 병뚜껑 안으로 집어넣었다. 병 입구의 좁은 틈이 나의 팽창한 육신을 아슬아슬하게 조이며, 통증에 가까운 쾌감을 선사했다. 아줌마의 립스틱이 묻은 병 입구와 미끈거리는 러브젤이 뒤섞이며, 나의 음란한 상상은 그 배가 되었다. 병뚜껑의 마찰감이 그녀의 입술처럼 느껴졌고, 나는 그 입술 속으로 나의 모든 욕망을 쏟아붓는 상상에 깊이 몰입했다. 나는 병을 움켜잡은 손으로 미친 듯이 흔들기 시작했다. 앞뒤로 격렬하게 움직이며, 마치 그녀의 육체 깊은 곳을 탐하듯, 나는 병을 더욱 거세게 휘둘렀다.
병뚜껑의 좁은 통로는 내 '그것'을 강렬하게 자극했고, 매 순간이 짜릿한 전율로 변모했다. 눈을 감자, 환상 속의 그녀는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높이 들고 있었다. 몸에 착 달라붙던 원피스는 이미 찢겨 너덜거리고, 드러난 그녀의 매끄러운 살결 위로 나의 거친 숨결이 뜨겁게 흩뿌려졌다. 나는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잡아채고, 탐욕스럽게 나의 육신을 그녀의 뒤에 맞추었다. 나의 움직임에 맞춰 그녀의 육체는 완벽하게 복종하는 듯 격렬하게 흔들렸고, 그녀의 입술에서 터져 나오는 것은 더 이상 교양미 넘치는 말이 아니었다. 억눌렸던 야수적인 신음이 목울대를 타고 흘러나왔고, 나는 그 소리에 더욱 미쳐갔다. 나는 그녀의 부드러운 살덩이를 뭉개고, 내 모든 욕망을 쏟아내기 위해 미친 듯이 박아 넣었다.
현실의 나는 주스 병을 붙잡고 거칠게 흔들었고, 몇 번의 격렬한 움직임 끝에, 이윽고 사정이 시작되었다. 뜨겁고 끈적한 욕망의 정액이 솟구쳐 오르며, 병뚜껑의 좁은 입구를 통해 음료수 병 안으로 엄청난 양이 쏟아져 들어갔다. 마치 활화산이 폭발하듯, 내 안의 모든 응어리가 터져 나오는 듯한 전율이 일었다. 축축하고 끈적한 액체가 병 바닥에 고여 가는 것을 보며, 나는 비릿한 만족감에 젖어들었다. 이 기괴하고도 은밀한 행위는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임을 확신했다. 세상에, 음료수 병으로 사정을 하는 놈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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