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리 선생님 5

"그럼 내일 아침에 숙소로 모시러 갈게요. 모델료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수고비는 드릴게요."
"아닙니다. 저희들에게 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하하... 그럴 수는 없죠."
이튼날 김주리 선생은 송찬영을 따라 그의 사무실에 도착해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신체 치수를 재었다. 기초적으로 신체 지수를 적는다고 했는데 속옷만 착용하고 재는 일이라 너무 난처했다.
김주리 선생이 어려워하는 것을 눈치 채고는 여직원에게 방에 들어가서 재고 나오라고 하였다.
모델 경험이 있는 강사들에게 워킹부터 옷 입는 법까지 일일이 배워가며 패션쇼에 대비했다. 모델은 동양인과 서양인, 흑인 등 다양했다. 모두 영어와 불어로 대화를 하여 김주리 선생은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기획, 연출, 무대, 조명, 음악, 음향, 특수효과, 안무, 모델,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무대감독, 진행, 총무, 헬퍼, 홍보, 게스트, 인쇄, 디자인, 사진 등 각 분야를 담당하는 많은 사람들이 어우려져 부산하게 움직였다.
처음에는 입고 있는 옷을 그대로 한 채 워킹 연습을 하였는데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며 여분의 드레스 중 김주리 선생의 몸에 맞는 것을 골라 입게 하였다. 다른 모델들은 속옷을 입지 않고 의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 듯 알몸으로 있는 여자들이 있었다.
잠시 견학한 S자형의 패션쇼 무대를 본 순간 정말 패션모델에 대한 경외심 마져 느껴졌다. 현란한 조명과 음악속에 환상적으로 움직이는 모델의 모습은 흥분과 격정을 불러왔다. 자신이 잘 해낼지 걱정이다.
언어 소통의 어려움과 모델의 기본을 가르치기 위해 빠데르 송이 한명의 여자를 데리고 왔다. 얼굴도 미인이고 몸매도 김주리 선생에 못지않게 빠져있었다.
"인사해요. 이번에 김선생 때문에 특별히 모신 줄리아 진입니다. 이 분이 주리님 의상의 코디 및 헤어,메이크업까지 책임지실 겁니다. 경험이 많으셔서 주리씨를 지도해 드릴 겁니다."
"안녕하세요. 김주리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반가워요. 믿지 않았는데 정말 아름다우시군요. 부러워요. 어머 이 보드랍고 하얀 피부, 호호 모델을 잘 고른것 같아요."
"줄리아님도 아름다우세요."
"호호호.. 고마워요."
"줄리아님 김선생님은 잘 모르시니까 처음부터 잘 가르쳐 주세요."
"네. 걱정 마세요."
줄리아는 같은 여자 입장을 이해하면서 기초부터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마치 친 언니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밤늦게까지 연습을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패션쇼까지는 이주일이 남아 있어 좀더 배우면 워킹은 어느 정도 될 것 같다. 식사 때 가끔 보이는 박영식 선생은 김주리 선생이 패션쇼 참석으로 같이 다니지 못하자 아쉬워했다.
이영숙 언니도 패션쇼에 모델로 참가를 한다는 말에 부러워하는 눈치이다. 모델이 되면 당시에 입었던 옷을 기념으로 주는 경우가 많다고 들어 시셈이 날 정도다. 비싼 옷을 거저 얻는 것도 그렇지만 멋지게 걸어가는 모델에 대해 동경했던 시절이 생각났다.
다른 선생님들은 연수 계획대로 파리와 인근을 관람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김주리 선생은 벌써 몇칠째 워킹 연습과 자연스런 연출을 위해 지도를 받고 있다. 오늘 오후부터는 무대에서도 연습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화려한 옷을 걸치고 무대를 걸을 때면 정말 모델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사람들은 많은 의자에 앉아 자신의 멋진 모습을 보고 박수를 칠 것이다.
"아주 잘하고 있어요. 주리씨 정말 처음인가요. 너무 잘해요."
"고마워요. 줄리아님께서 잘 해주시니까 그렇죠."
"옷도 빨리 갈아입어야 해요. 시간이 없거든요. 보통 10∼15벌을 갈아입는데 주리씨는 8벌 정도로 했어요. 그래도 15초 내에 갈아입어야 하니까 서둘러야 해요."
"네."
"자. 다른 옷 입고 연습해요."
탈의실에서 줄리아는 김주리 선생이 옷을 갈아입는 것을 도와준다. 그가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 어렵지 않게 옷을 갈아 있었다. 줄이 안잡힌 옷을 바로 잡아주고 바쁠 때는 브래지어를 풀어 주기도 한다. 이번에는 속옷과 일체형이라 팬티까지 벗어야 한다.
"팬티는 그냥 입으면 안 되요?"
"이것은 그럴 수 없어요. 팬티를 입고 입으면 엉덩이 선이 보이거든요. 색깔도 맞지 안고요."
"저. 그렇지만..."
"다른 모델도 이런 옷은 팬티를 벗고 입어요. 괜찮아요."
난처했다. 어떻게 남자도 있는 곳에서 옷을 갈아입는단 말인가. 거기다 음부 털을 면도해서 보여주기 민망하다.
"호호... 주리씨 디자이너들은 주리씨를 여자로 보지 않아요. 단지 작품을 보는 거죠. 여기에 있는 다른 모델도 같아요. 옷을 입은 작품을 보죠. 주리씨가 알몸을 있어도 삐에로님의 머리 속에는 자신의 옷을 입을 잘 다듬어진 마네킹 정도로 본다고 해도 맞을 거에요.
"저 그럼 이쪽으로 돌아서서 입을 게요."
"호호... 그렇게 해요. 좀 지나면 괜찮을 거예요."
김주리 선생은 다른 모델들이 보이지 않게 돌아서서 팬티를 벗었다. 줄리아는 의상을 입혀주다 깨끗하게 면도한 음부를 본다. 털이 조금은 자랐지만 작아 언뜻 보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어머 어머. 여기가 왜 이래요? 털을 깎으신 건가요?"
"예. 조용히 하세요. 다른 사람이 들어요. 창피하게."
줄리아는 음부 주변을 살펴보며 신기한 듯이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린다.
"호호... 정말 깎았군요. 모델 중에 이곳을 깎는 사람 몇몇 있어요. 부끄러워 하실 필요 없어요."
"네.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되요. 빨리 옷이나 입게 도와주세요."
"알았어요. 주리씨 보기와는 다르다. 호호..."
줄리아는 재미있는 듯이 웃었고, 김주리 선생은 부끄러움에 서둘러 옷을 입었다. 서둘러 입다보니 의상이 엉켜 몸이 들어가다 말았다.
"호호... 비밀을 지킬 테니 왜 깎았는지 말해 봐요. 애인이 깎아 줬어요?"
".."
"어서요. 궁금해요. 애인이 깎은 모습이 보기 좋데요?"
"아니 예요. 혼자 깎았어요. 깨끗한 것 같아서요. 여름에 땀이 많이 나거든요."
"호호... 알았어요. 나중에 얘기해요. 여기 의상이 접혔어요. 벗어서 천천히 입어요. 아직 익숙하지 않아 서둘면 제대로 입지를 못해요."
줄리아의 말에 의상을 다시 벗고는 시키는 대로 입었다. 다리부터 입고는 나중에 어깨에 끈을 걸쳐 입는 옷이었다. 한쪽 다리를 넣고 다른 쪽을 넣으려고 하는데 줄리아가 막았다.
"잠깐만 볼게요. 너무 이뻐요."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생각해요."
"괜찮아요. 그런 걱정은 하지 말아요. 그들은 다른 일에 신경 쓸 만큼 한가하지 않아요."
"너무 깨끗하게 깎았어요. 옷이 몸에 정말 잘 맞아요. 밝은 색이라 검은색이 비칠 수 있어 패드를 대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요. 마치 아기거 같아요. 죄송해요 이런 말해서"
아기 보지라는 말이 무척 음란하게 들려 소름이 돋는 듯했다. 줄리아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장난하지 말아요. 옷을 입고 워킹 연습을 해야죠."
"그래요. 나는 이렇게 이쁜 모습은 처음보았어요. 김선생님에게 새롭게 다가선 느낌이예요."
".."
"네. 김선생님의 이런 모습을 빠데르님께 알려주고 싶어요."
"안돼요. 절대로 그분은 남자 잖아요."
"괜찮아요. 예술을 하는 사람은 김선생님의 새로운 모습을 개성으로 보고 더 이해하게 될겁니다. 또 디자이너와 모델은 마음이 통해야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는 거예요. 자신의 모습을 숨기지 말아요. 모델의 특징을 알면 작품성이 더 빛을 낼 거에요."
"알았어요. 생각해 볼게요."
"그럼요. 그런데 항문쪽은 혼자 깍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이렇게 깨끗하죠."
"저. 거기는..."
"호호... 애인이 깎아 주엇군요. 맞죠?"
".."
김주리 선생은 아무 말도 못한다. 혼자서는 뒤쪽은 절대 깎지 못한다. 줄리아는 옷 입는 것을 도와주면서 팬티부분이 질에 말려 들어가지 않게 살펴준다. 무대에서 워킹을 하면서 음부에 줄리아가 만진 흔적을 느낀다. 왠지 느낌이 징그럽다.
줄리아는 워킹을 멈추게 하고는 가슴부분이 잘못되었다며 고쳐주면서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아까와는 다른 터치에 김주리 선생은 몸이 이상해진다. 그는 솟아오른 융기를 부드럽게 감싸는 듯이 만지고신기해 했다.
"이것 봐요. 유두가 오똑하게 서 있어요. 김선생님은 끼가 있어요. 예술에 감각이 있는 거죠. 모델은 관객을 유혹하는 눈빛을 보내야 해요. 아름다움도 극대화 해야하지만 관객들의 흥미를 끄는 것도 모델의 몫이죠. 만약 김선생님이 좀 더 성숙하게 따라 준다면 모두 놀랄 겁니다."
"네."
"멋져요. 이번 패션쇼는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주리씨에게는 사람들을 끄는 힘이 느껴져요."
"저는 모르겠어요."
"본인은 모를 수 있어요. 지금부터는 걸으면서 알몸으로 걷는 생각을 해요. 관객들이 자신의 알몸을 보고 환성을 지르는 생각을 해봐요. 부끄러움을 없에는 좋은 방법입니다."
".."
김주리 선생은 걸으면서 자신이 알몸으로 걷는 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머리를 흔든다. 그런 생각까지 하면서 모델이 될 생각은 없다. 줄리아는 의상을 벗는 것을 도와주며 질에서 액이 나와 젖은 의상을 갖고 김주리 선생을 놀린다. 사람들 눈길이 와 닿는 걸 느끼는 순간, 그대로 카타르시스를 경험했었다.
"봐요. 이렇게 느끼고 있잖아요. 호호호..."
".."
김주리 선생은 자신의 부끄러운 흔적에 기뻐하는 줄리아의 모습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는 젖은 부분에 코를 대로 냄새를 맡기도 한다.
다음날 재불 거주 한인 예술인 협회에서 패션쇼에 참여하는 업체 주체로 격려 연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줄리아를 포함한 디자이너 빠데르 송과 여러 예술인이 참석을 했다.
패션쇼 개최에 대한 축하 파티도 겸해서 열려 자연스럽게 대화는 패션쇼에 특별히 참여하는 김주리 선생에 대한 대화가 많았다. 어느정도 취기가 오른 줄리아는 김주리 선생를 불안스럽게 했다. 취중에 김주리 선생에 대한 칭찬을 하면서 오바를 하고 있다.
다른 일행들도 줄리아의 여자답지 못한 모습에 실망하며 꺼리는 눈치다.
"이번에 김선생님에 대해 새로운 모습을 보았어요. 아마 모두 깜짝 놀라실거예요."
"하하.. 뭐가 놀랄 일이죠. 뭐. 남다른 재능이라도 있던가요. 우리도 벌써 놀라고 있어요."
"그럼요. 정말 모델의 끼기 보이는 확증을 잡았어요. 벌써 아마추어를 벗어 난거 같아요. 놀라운 변화였죠."
"하하.. 뭡니까. 가르치면서 또 다른 뭐가 있는것 같은데 무척 궁금한데요. 말해보세요.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것을 발견했나요?"
"놀라지 마세요. 그것은"
김주리 선생은 불안감을 느꼈다. 설마 자신의 부끄런 사실을 터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것이다.
"줄리아님 그만 하세요. 어떻게 같은 여자끼리..."
김주리의 화난 모습에 잠시 조용해진다. 줄리아의 입에서 음모에 털을 깎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막은 것이다.
"여자? 하하.. 김선생님 줄리아님은 보기에는 여자지만 실제는 남자입니다. 예술을 하면서 여장을 하고 다니죠."
"뭐. 뭐. 뭐라고요?"
"모르셨구나."
김주리 선생은 놀라 머리가 서는 것 같았다. 그럼 남자에게 자신의 전부를 보여주고 만지게 했단 말인가.줄리아가 남자라는 말에 가까이 있던 일행들도 놀라 줄리아를 다시 보았다. 외관으로는 정말 여자와 같았다. 볼륨있는 가슴과 머리, 얼굴도 미인형이다.
"본명은 김규태, 미리 말을 했어야지. 김선생님이 몰랐던 모양이네."
'김규태 김규태. 줄리아의 본명이 김규태'
"저는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요. 몰랐어요? 저는요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이렇게 살아왔어요. 예술을 하는데 여자면 어떻고 남자면 어때요. 너무 그러지 마세요. 저도 이런 모습이 싫은 때가 있다고요."
김주리 선생은 입안에서 줄리아의 본명이 되뇌여졌다. '김규태' 분명 남자 이름이다. 소란스러움과 줄리아에 대한 사람들의 질책이 나오면서 줄리아는 더이상 김주리 선생에 대한 말을 하지 못했다.
파티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온 다음에도 놀람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김주리 선생은 줄리아와 빠데르 송에게 모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전해야겠다는 다짐하며 잠을 잤다.
이튼날 김주리 선생은 바쁘게 준비를 하고 일찍 행사 사무실로 도착했다. 빨리 정리를 하고 동료 교사들과 함께 연수를 할 계획이다. 한참을 기다리자 줄리아가 모습을 보였다.
"선생님 어떻게 저를 속이시면 어떻게요. 전 더 이상 패션쇼에 나오지 않겠어요."
"흥분하지 말고 내말 들어봐요."
"싫어요. 더 이상은 여기에 있기도 싫어요."
"주리씨! 같은 예술을 하는 사람이 작품이 중요하지 내가 남자면 어떻고 여자면 어떤가요. 내가 좋아서 이렇게 사는데 그게 잘못인가요? 지금까지 살아온 패턴인데 어떻게 바꾸겠어요."
"그래도 진실은 알려주셔야죠."
"진실... 좋아요. 나는 어제 주리씨의 새로운 모습에 대해 자랑하고 싶었어요. 내가 감명을 받은 만큼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이 생각할 거예요. 주리씨는 모델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어요. 지금 흥분하는 것도 예술세계를 잘 몰라서 그러는 거예요."
"그렇지 않아요. 그것은 저를 욕보이는 거예요. 이제 하고 싶지 않아요."
김주리 선생은 여기서 물러서면 안된다는 생각에 악까지 쓰며 큰소리로 따지고 든다. 다른 사람들이 갑자기 시끄러워진 것을 이상하게 여기며 기웃거리지만 무슨 말인지 몰라 궁금해 하는 표정이다.
"좋아요. 그럼 그 사정을 삐에르씨에게 말을 하세요. 나도 얘기하겠어요. 이번에 문제가 생긴 것은 주리씨의 잘못된 생각 때문이라고 말하겠어요."
"뭐가, 뭐가 잘못된 생각이라는 건가요?"
"분위기에 적응하는 거하고 기본기를 배우는 속도가 남과 달라요. 그리고 자신의 몸에 대한 관리도 뛰어나고요. 이번에 주리씨가 참여를 하지 않겠다면 나는 삐에로씨에게 음모를 깍은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되요. 어제 싸우게 된 것도 내가 그 이야기를 하려 했다고 김선생이 오해를 해서 발생한 일이니 이해를 시키려면 어쩔 수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왜 그만 두는지 이해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김주리 선생은 고민에 빠졌다.
'삐에로가 안다면 같이온 문체부 직원도 알게 될 것이다. 패션쇼에 참여하겠다고 하고는 연습까지 몇 칠하고 이제와서 그만 두겠다는 것은 교사로서 말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하는 것도 된다. 거기다 이유가 자신의 치부가 밝혀진 것이 참가 중단의 이유라면 그들은 이해를 할까?'
"우리는 강요하지는 않겠어요. 본인이 싫다면 강요하지 않아요. 이제는 돌아가도 좋습니다. 오늘 부터 새로운 모델을 구하겠어요. 정말 실망이군요."
".."
김주리 선생은 일찍 숙소로 돌아와 곰곰히 생각했다. 이미 줄리아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줄리아의 입을 막지 않는다면 참여를 하지 않는 이유가 디자이너를 통해 자신의 치부가 알려질 것이고 모처럼 은혜에 보답했다고 좋아하는 문체부 관계자와 인솔자를 실망시킬 것이다. 결국 소문은 그들의 입을 타고 한국까지 전해진다.
그가 말을 하지 않는 다면 나는 패션쇼에 예정대로 참여를 하고 이번 일을 마무리 할 수 있다. 교사로서 신용을 지킬 수 있고 디자이너나 교민에게 보답도 할 수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절대 모른 일이어야 한다. 다른 연수생도 그렇다 다 참가하는 거로 알고 있는데 왜 참석하지 않느냐면 정말 무슨 이유를 댈까. 모델이 입었던 옷이나 모델료는 받지 않아도 좋지만 그들을 실망시키는 것도 부담스럽다.
서울로 돌아가서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이 있을 것 같은 불안감도 있다. 점점 마음이 흔들리면서 화는 풀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패션쇼에 다시 참석 쪽으로 기울어졌다. 잘 도와주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 맴돌았다. 줄리아는 해 오던 대로 한 것뿐이야. 내가 놀랐을 뿐이지.
저녁 유적지를 관람하고 도착한 동료 교사들은 패션쇼 준비는 잘 되고 있냐며 격려해준다.
"힘들죠. 한 두 시간도 아니고 하루 종일 서서 걷는 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우리는 놀면서 걸어도 피곤한데."
"그럼요. 잘 해 보세요. 여기 와서 계속 대접만 받았는데 우리를 대신해서 잘해주신 분들께 도움을 주니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뭐 하는 게 있나요.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걸요."
"많이 배우세요. 프랑스는 패션의 중심국가 입니다. 패션의 어원도 프랑스어가 많다고 들었어요."
"네."
잠이 오지 않는다. 줄라아에게 너무 화를 낸 것이 좀 후회되었다. 그의 자존심을 뭉겐 것도 부담이다. 그는 성은 남자지만 정말 여자같이 웃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오죽하면 여장을 했을까. 어려서부터 여장을 했다면 여자나 다름 없다. 외형이 중요하지만 가치관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다른 모델들도 그에게 편견을 갖지 않는데 자신은 좀 심했다는 생각도 든다. '여기는 프랑스야. 프랑스. 예술의 도시'
동료 교사들이 숙소를 빠져 나가는 것이 보인다. 그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샤워를 하고 정성스럽게 화장을 한다. 어제의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줄이려면 어제보다 더 이쁘게 보여야한다. 눈섭도 붙이고 잘 사용하지 않는 향수도 몸에 뿌린다.
행사장으로 향하면서 어떤 말을 해서 줄리아의 화를 풀게 할지 혼란스럽다. 또 교사로서 한 약속도 지키면서 무사히 패션쇼를 끝낼 수 있다면 하는 희망도 생긴다.
"줄라아님 어제는 제가 좀 경솔했어요. 죄송해요."
"무슨 말씀이시죠?"
"저 모델을 계속 하겠어요."
"이미 삐에로씨에게도 말했고 다른 모델을 구하기로 했어요."
"벌써 말씀을 드렸나요?"
"네. 어제 만났어요. 삐에로씨도 주리씨가 과민 반응을 보인다고 했어요. 음모를 깎는 일은 모델들에게는 가끔 있는 일이죠. 모델 개성에 따라 의상이 조금씩 바뀌는 것이 보통이죠. 그분도 본인이 싫다면 강요하지 말라는 말도 있었고요."
"저. 어제는 죄송했어요. 갑자기 당한 일이라 너무 당황했어요."
".."
"다시 번복하지 않을 테니 다시 시켜주세요."
".."
김주리 선생은 자신이 이렇게까지 부탁을 해야하는지 싶었지만 이왕 하기로 결심을 했다는 생각에 자꾸 미련이 남았다. 이미 다른 모델을 구했을지 모르고 기회를 완전히 잃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애착은 점점 더해갔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것이 큰 부담이다. 여기서 줄리아를 설득하지 못하면 바로 돌아가야 한다.
"정말입니다. 선생님 어제 저녁에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문체부에 계시는 인솔자님도 부탁한 일이라 쉽게 그만 두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분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이미 모델에 대해 배운 것도 있으니까 한번 다시 기회를 주세요."
줄리아는 다른 날에 비해 화사하게 화장한 김주리 선생의 얼굴과 자태에서 여자의 향기가 나는 것을 느꼈다. 오늘은 다른 날 보다 더 이쁘게 보이는 것이 이곳에 오기 위해 아침에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았다. 몸매를 다시 봐도 훌륭했다.
한번 안아 보고 싶다는 충동도 함께 밀려온다.
"좋습니다. 어제는 그럴 수 있어요. 그렇지만 이제 끝났어요. 오늘 저녁에 삐에로씨를 만나 새로운 모델을 구하기로 약속이 되어있어요. 주리씨가 오늘 사과하러 왔었다는 말도 전해줄게요. 다음에 또 하지 않겠다고 하면 저희는 행사를 못해요."
"줄라아님 그게 아니고 다시 모델이 되기로 했어요. 약속드릴게요. 모델을 그만 두겠다는 소리는 다시는 하지 않을 게요. 시키는 대로 모델 일에 충실할 게요. 제발 부탁을 들어주세요. 어제 일은 용서해 주세요."
"어제 안한다고 한 것을 이제 와서 다시 번복하시는 겁니까. 지금 장난하세요?"
다시 모델을 시켜 달라고 사정하는 모습도 너무 아름답다. 정말 섹기가 흐른다.
"그게 아닙니다. 어제는 너무 흥분해서 실수를 했습니다."
"모델이 기분대로 하고 싶다고 해서 하고 하기 싫다고 해서 안 하는게 아닙니다. 디자이너님들이 적당한 모델을 선택하면 입어야 해요. 모델은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있고 더 멋진 연출을 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어요. 노력한 만큼 관객들의 박수를 받는 겁니다."
"예. 다시 번복하지는 않겠어요. 정말입니다. 약속드릴게요."
"구두 약속은 이제 의미가 없어요. 이미 깨졌기 때문이죠. 정말 하고 싶다면 계약서를 쓰세요. 번복하였을때 금전적인 배상도 포함이 됩니다. 의상까지 맞추고 안하 면은 우리 손해는 엄청나요."
"네. 고맙습니다.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지금부터는 시키는 대로 하겠어요."
다시 망설이던 김주리 선생은 계약서를 쓰기로 결정했다. 다시는 번복할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계약서는 이들을 안심시키는 좋은 기회라고 믿는다. 화가 잔뜩난 줄리아의 기분을 풀어주고 모델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키는데로 부담 없이 계약서를 써준다.
[00중학교 2학년 미술교사 김주리. 00년 0월 00일생, 본인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한인 패션쇼에 모델로 참석함에 있어 어떠한 일이 있어도 번복하지 않고 참석할 것을 약속드리며 디자이너님과 줄리아님 스텝님들이 시키는 일은 순종적으로 거부하지 않고 따를 것을 거듭 약속하면서 각서로 남깁니다. 부득이한 사정에 의해 불참시에는 계약금의 3배의 금액과 맞춘 옷에 대해 금전적 손해를 업체에 충분하게 배상하겠습니다. 00년 0월 00일. 김주리]
"좋습니다. 다시 한번 해보죠. 단 조건이 있습니다. 모델은 쉬운 것이 아닙니다. 또 단단한 각오도 필요하고요. 지도하는 데로 잘 따라올 자신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예. 정말 이번에는 잘 하겠습니다. 믿어주세요."
"좋습니다. 만약에 이번에도 번복을 한다면 김선생님은 물론이고 친선 행사를 포함해서 다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네. 명심할게요."
계약금으로 20만원을 받았다. 행사가 끝나면 80만원을 준다고 했다. 참가비로 받은 금액은 얼마 되지 않지만 옷이 비싸다고 했다. 디자이너가 만든 단 하나 밖에 없는 옷이라고 했다. 줄리아는 더 이상의 짖굿은 장난은 하지 않았다. 옷을 갈아 입거나 워킹을 할 때는 원칙과 사무적인 모습으로 대했다. 김주리 선생은 화가 덜 풀렸다고 생각하면서 시키는대로 따라하며 배웠다. 전에 비해 배우는 것이 부자연스럽다.
전과 같이 모델에 대한 지식과 요령을 알려 주었지만 말투가 반말이 많아지더니 이제는 명령조로 지시도 한다. 김주리 선생은 자신의 잘못도 있고 나이도 어리다는 생각에 그냥 줄리아의 말에 순종하며 잘 따른다.
“음료수 한잔하세요.”
줄리아는 김주리 선생이 다시 번복하지 않고 더욱 순종하도록 하기 위해 암페타민과 카페인이 썩여 흥분제로 사용하는 알약을 안정제로 속여 먹였다. 약을 먹으면 긴장된 몸도 풀려 자연스러웠고 두려움도 별로 없고 안정감도 찾을 수 있다. 연습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데 줄리아가 부른다.
"오늘 저녁 같이 먹자."
"네."
화해를 신청하는 줄리아에게 김주리 선생은 순순히 응했고 둘은 줄리아가 잘 가는 음식점으로 갔고 거기서 김주리 선생은 주눅이 더 들었다. 지금까지 김주리 선생의 실수에 대한 지적과 앞으로 잘 하라는 충고의 말도 했다.
음식이 소화가 되지 않는지 더부룩하다. 그래도 차려준 음식을 예의상 먹고 술까지 곁들인다. 이미 일행에게는 패션쇼 참가라는 이유로 통제를 받지 않은지 오래라 좀 늦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줄리아는 거의 강제적으로 술을 권했고 먹지 못하는 술을 받아먹었다.
남자라 그런지 줄리아는 술이 무척 세었다. 두 세잔 마실때 한잔 마신 술이 몸을 달구로 오른다. 그만 먹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분위기를 깨지 못하는 김주리 선생은 그의 꾸중과 칭찬을 받아준다. 아마 그것은 주정에 가까웠다.
"우리 집이 가는 길에 가까이 있으니까 차나 한잔하고 가."
같이 집에 가자는 말에 겁이 나서 망설인다.
"너무 늦었는데요."
"차 한잔 마시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네. 그렇게 할게요."
줄리아는 집에 들어가서도 차를 마시고는 자신이 혼자 따라 마시던 술도 권했고 다시 몇 잔 마셨다. 김주리는 그가 곁으로 오더니 몸을 밀착하며 접근하는 것에 놀라 한발 물러서고 싶었지만 돌아설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의 자연스런 몸을 허락하고 만다. 강하게 거부할 생각도 없었지만 차 속에는 수면제도 있어 저항의 의지는 더 약했다. 겉 모습은 여자였지만 역시 남자였다. 그는 크게 발기한 페니스를 김주리 선생의 질에 넣고 다른 남자들과 같이 섹스를 즐겼다.
사실 줄리아는 먹고 살기 위해 여장을 했을 뿐 여자에 대한 애착은 별로 없다. 살아가면서 터득한 방식이고 여장을 하고 여자나 남자에게 쉽게 접근하고 있다.
김주리 선생은 줄리아와 섹스를 하면서 완전히 정복당한다. 몸도 마음도 사로잡힌 느낌이다. 점점 무드는 친숙한 연인처럼 무르익고 뜨거워졌다.
샤워를 끝내고 나오는 줄리아는 주리가 섹스 중에 많은 분비물을 흘리고 나중에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을 보고는 꽤 섹스에 능숙하다는 칭찬을 한다.
"내가 바래다 줄게."
".."
연습이 끝나고 저녁은 항상 줄리아와 먹었고 그의 집에서 섹스를 했다. 콘돔을 착용하는 것을 보고 루프를 하고 있어 괜찮다고 했다.
그는 오랄을 요구하기도 했고 갖가지 체위를 요구하여 힘들게 했지만 쾌감은 좋았다. 여성을 자주 만나서 그런지 여자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음핵을 부드럽고 살살 애무를 하여 주리가 음핵 자극으로 절정에 오른 정도였다. 자위로 민감해진 음핵이 주리의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절정을 맞이한 주리는 줄리아에게 더 순종하고 복종했고 그의 노련한 섹스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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