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레의 늪 5화 - 또 다른 씨앗
법사의하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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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굴레의 늪
5화 주요 등장인물/시간선
이 경석(진우의 할아버지) : 1948년생
이 인겸(진우의 아버지) : 1971년생
최 민지(진우의 어머니) : 1973년생
[1989년 – 1990년]
5화 또 다른 씨앗
화자(話者) : 최 민지
난 어릴 때는 남자아이들과 뛰어노는 게 더 좋았다. 고무줄 공기놀이도 좋아했지만 숨바꼭질이나 딱지치기 같은 남자애들의 놀이에도 관심이 많았다. 자연스레 친구들도 여자애들 뿐만 아니라 남자애들과 도 친해서 초등학교 고학년 부터는 남자애들 집에도 종종 놀러가곤 했었다. 그런 남자애들 중 유독 나를 잘 챙기는 동갑내기 친구가 있었다. 인석이는 다른 애들보다 덩치도 컸고 생기기도 남자 다웠다. 다만 똑똑해 보이진 않았다. 그저 나를 챙기고 위해주고 혹시 다른 남자애들이 괴롭히거나 하면 언제나 나를 지켜주는 그런 친구였다.
인석이네 집에 가면 두 살 많은 오빠가 있었다. 5학년때 처음 인석이네 집에 갔을 때 중학생 오빠가 학교 갔다 오는 걸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난 인석이와 자주 집에 드나들었고 인석이 핑계로 오빠를 볼 수 있을까 싶어 인석이가 집에 같이 가자고 하면 거절하지 않았다. 하루는 인석이를 따라 집에 들어갔는데 인석이 아버지가 거실에 계셨다. 고등학교 선생님이라고 하는데 키도 크고 남자 답게 너무 잘 생겼다고 생각했다. 인석이의 체격이 아버지를 닮은 거라 생각했고 오빠는 아름다우신 어머님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인석이네 집에서 놀다가 집에 왔을 때 왠지 오빠보다 아버님의 얼굴이 떠올랐고 그땐 그냥 잘생긴 아저씨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었다. 나에게도 사춘기가 찾아왔다. 친구들은 학교의 총각선생을 좋아하며 편지를 전하는 애들도 있었고 개중 까진 애들은 유부남 선생도 쫓아다니며 좋아하는 걸 보곤 했다. 인석이와 나는 중학생이 되어서도 종종 붙어 다녔다. 남들은 둘이 사귀냐 고 물어보곤 했지만 난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아 별 대꾸도 안 했다. 그러다 하루는 인석이 집에서 같이 공부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어머니가 과일을 가지고 들어오셨다. 문 밖에는 인석이 아버지가 양복을 입고 외출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인석이 어머님도 어딘가 모르게 야하면서 멋진 옷을 입고 같이 외출을 하는 모양이었다. 양복을 멋지게 차려 입은 아버님이 눈에 들어왔고 저렇게 이쁜 여자를 아내로 삼은 인석이 아버지가 너무도 멋져 보였다. 그날 이후로 난 인석이나 인겸이 오빠보다 아버님을 사모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가까워지기는 커녕 대화조차 하기 어려운 사이였다.
인겸이 오빠는 고등학생이 되어 점점 잘 생겨지고 있었고 주변에 인겸이 오빠를 소개 시켜 달라는 친구들도 몇몇 생겨났다. 내가 중1때까진 인겸이 오빠는 날 그저 동생의 친구정도로만 대했다. 워낙 오빠는 공부도 잘하고 성실해서 여자친구는 생각도 없는 것 같았다. 하루는 인석이네 거실에 있는데 오빠가 집에 들어오며 우릴 봤고 난 인사하며 오빠를 불렀다.
“오빠, 안녕하세요?”
“응 민지구나, 재밌게 놀아”
“오빠, 잠깐만요.”
“응? 왜? 민지가 오빠한테 무슨 볼일 있니?”
“아니요, 저.. 제 친구들이 오빠 좀 소개시켜 달래서.. 혹시 관심 있으신가 해서요.”
“응? 뭐라고? 하하하 진짜? 나를? 왜? 정말?”
“네 진짜요.. 오빠 잘 생기셨어요. 헤헤”
“그래? 민지가 보기엔 오빠가 그래? 음.. 민지 친구들도 민지만큼 예쁘니?”
“네? 오빠.. 놀리지 마요”
“놀리는 거 아닌데? 오빤 민지 친구들이 민지만큼 안 이쁘면 관심 없다. 오빠 독서실 가야해서 잘 놀다가”
오빠의 예쁘다는 말에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다. 인석이는 그런 나를 보며 툴툴대며 이게 어디가 이쁘냐며 나를 놀렸고 난 넌 공부나 더 하라며 면박을 줬다. 우리의 투닥대는 모습에 오빠는 웃으며 독서실로 향했다. 난 공부를 핑계로 인석이 집에 더 자주 찾아갔다. 인석이 집에는 대부분 어머니가 계셨지만 간혹 집을 비우거나 하시면 인석이는 내게 추근대곤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불알친구끼리 하지말라며 놀리며 그런 상황을 피했고 그런 나를 그저 아무렇지 않게 받아주는 인석이가 답답하기도 했지만 오랜 친구라 오래 보다보니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않게 넘기곤 했다. 아주 가끔 군복을 입은 큰오빠를 보기도 했다. 큰오빠는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은 듯 했다. 인범이 오빠가 있을때면 난 눈치를 봐서 슬며시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중3이 되면서 나는 키도 훌쩍 크고 몸도 좀 더 여성스러워졌다. 가슴도 봉긋하게 솟아오르고 엉덩이도 조금은 더 커지면서 몸가짐에 주의하지 않으면 인석이와 난감한 상황에 종종 맞닥뜨리곤 했다. 둘이 투닥대다 인석이의 손이 가슴근처에 오거나 스치는 상황이라던가 내가 인석이를 깔고 앉는다든가 하면 인석이의 얼굴이 벌게지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나를 더 부끄럽게 했다. 그 즈음부터 인겸이 오빠는 내게 더 살갑게 굴기 시작했고 난 스스럼없이 오빠와 둘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길가다 만나면 둘이 같이 걷거나 오빠가 분식집에서 떡볶이나 군것질거리를 사주면 좋아라 따라가곤 했었다. 난 예전에 오빠가 이쁘다고 했던 말이 떠올라 간혹 떨리기도 했지만 오빠는 여전히 나를 꼬맹이 동생정도로 보고 있다고 지레 생각하고 다른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연합고사를 마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난 인석이 선물을 준비하며 인겸이 오빠의 선물도 준비했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인석이네 집으로 찾아가 선물을 전했고 인겸이 오빠는 매우 기뻐했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드디어 여고생이 되어 첫 발렌타인 데이를 맞이했다. 난 인석이 것과 인겸이 오빠 것을 준비했고 인겸이 오빠의 학교 앞에서 아침 일찍 기다리다 초콜릿을 전했고 인석이에게는 방과 후에 전했다. 그런데 한 달 뒤 화이트데이에 인석이 집에 갔다가 인겸이 오빠에게 인석이 몰래 사탕을 선물받고 가방에 넣고 떨리는 마음으로 집에 들어와 선물을 펼치니 편지가 한 통 있었다. 예전부터 이쁘게 생각했고 발렌타인 데이에 학교앞에서 기다리던 내 모습이 너무 이뻤단다.
그 날 이후로 오빠와 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인석이와 만나는 날이 점차 줄고 인겸이 오빠와 단 둘이 만나는 날이 늘어갔다. 인석이는 가끔 내게 투덜대며 변했다고 나를 들볶았지만 난 오빠와의 만남이 너무 좋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우리가 만남을 가진 지 서너달이 지나고 여름 방학이 가까워졌다. 오빠와 난 단둘이 여행가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서 수영장에 가기로 약속했다. 수영복 입은 모습을 오빠에게 처음 보일 생각을 하니 너무 떨렸고 어떤 수영복을 고를지 고민하던중에 오빠가 먼저 백화점에 가자고 해서 따라 갔고 수영복 매장에 같이 가게되어 수영복을 고르고 둘이 돌아왔다. 난 오빠와 함께 고른 수영복 하나와 내가 따로 고른 수영복 두벌을 가지고 있었다. 오빠와 함께 고른 수영복은 수영장에서 입을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도저히 수영장에서 내가 입기에 부끄러운 그런 수영복 이었다. 오빠와 난 오빠의 집 앞에서 꽁냥대다 오빠가 내 쇼핑백을 뒤지다가 수영복 한 벌이 더 나오자 내게 이건 뭐냐고 물었고 난 부끄럽게 그냥… 하고 대답했다.
오빠는 일어나 오빠 집으로 가자고 했고 집에 가보니 비어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외출하는 날이라고 했다. 오빠는 내게 아까 그 수영복을 입어 볼 수 있냐고 물었고 난 부끄럽다고 거절했지만 오빠는 내게 자기 보여주려고 산거 아니냐며 잠깐만 입어달라고 부탁했다. 난 어차피 수영장에서도 못 입어볼거 오빠 보여주려고 산게 맞으니 보여주기로 결심했고 오빠 방에서 방문을 잠그고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거실로 나왔다. 오빤 눈이 휘둥그레지며 나를 쳐다보며 연신 너무 이쁘다며 칭찬했고 난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오빤 내 손을 잡고 자신의 방으로 끌고가 나를 끌어안고 내게 입을 맞췄다.
첫 키스였다.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맞은 첫 키스.. 오빤 키스만으로 끝낼 생각이 없어 보였고 난 처음엔 완강히 거부했다. 오빤 거의 알몸이나 다름없는 내 몸을 더듬으며 사랑을 고백했고 난 오빠의 고백에 넘어가 버렸다. 침대에 눕혀지고 수영복을 벗지도 않은 상태로 오빠는 나를 먹어치울 듯이 입으로 물고 빨기 시작했다. 목덜미, 가슴, 겨드랑이와 가슴사이 가슴골을 지나 배꼽에 다다랐을 때 난 오빠의 얼굴을 잡고 위로 끌어올리며 입술을 찾으며 날 책임질거냐고 물었고 오빤 즉시 책임진다며 자신의 바지를 벗었다. 둘 다 모두 서투른 첫 경험이었다. 오빤 어디에 삽입할 지 몰라 자꾸만 빗나가기 일쑤였고 난 수영복도 채 벗지 못한 채 오빠의 자지를 겨우겨우 질 내로 받아들였다. 너무나 아팠고 좋은지 나쁜지도 모른 채 오빠의 몇 번의 왕복이후 급한 사정을 보지로 받고는 끝나버렸다. 퍼뜩 임신에 대한 걱정이 들어 옷을 갈아입지도 못한 채 수영복 차림으로 옷가지를 들고 거실로 나갔다가 깜짝 놀라 굳어졌다. 거실엔 오빠의 아버지와 어머님이 돌아와 계셨다. 난 부끄러움에 씻지도 못하고 오빠 방에서 후다닥 옷을 입고는 인사도 하는둥 마는 둥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을 아래가 아파서 오빠도 보지 못했다. 방학이 되었고 집에 있는데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오빠의 어머니였다. 잠깐 볼 수 있냐고 하셔서 알겠다고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불안과 걱정이 마구 소용돌이 쳤다. 만약 오빠가 나를 안을 때 거실에 계셨다면 우리일을 알고 계시리라 생각됐지만 아니어도 수영복 차림의 모습을 들켰으니 뭐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약속 당일 오빠 집에 찾아가니 어머니가 인자한 웃음으로 나를 맞이해 주셨다. 집엔 어머니와 오빠만 있었다. 어머니는 오빠와 나를 불러 거실에 앉히고 조용조용 남녀관계와 사랑 임신, 결혼에 관해 말씀해주셨고 우리의 관계를 반대할 생각없으니 앞으로 조심하란 말씀을 하셨고 나가볼 일이 있으시다며 둘이 잘 보내라 말씀하시곤 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외출을 하셨다. 어머니의 외출복은 평소 정숙한 어머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싸보이지는 않지만 어딘지 모르게 섹시하달까 야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여성의 몸을 매우 강조하는 듯한 옷차림으로 외출을 하셨고 오빠는 방에서 나를 불렀다.
우린 웬지 어머님에게 우리 관계를 인정 받은 느낌이 들었고 그런 생각은 우리를 좀 더 자유롭게 만들었다. 오빠는 자연스레 내 몸을 탐하기 시작했고 난 오빠에게 내 몸을 열어주었다. 두 번째 오빠와의 관계는 너무 달콤했다. 오빠의 입술이 내 몸 구석구석을 탐할 때는 난 간드러지는 신음을 흘리며 오빠에게 사랑을 속삭였고 오빠도 내게 사랑을 말하며 내 안에 들어왔다. 처음처럼 그렇게 아프지 않았고 내 안에서 뭔가 움찔거리며 물이 흘러나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으.. 민지야. 사랑해. 흐 흡 윽 으 으으 윽 흡 흡”
“악 하. 핫 오. 오빠 나도. 핫 사랑해 응 흐응 흥 으응 응 흣”
오빠의 움직임은 단순했지만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사랑하는 오빠의 것이 내 안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도 행복했다.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오빠의 방에서 서로를 탐했고 오빠의 품에 안겨 잠깐 잠이 들었다가 깨어보니 저녁때가 지나 있었다. 난 황급히 일어나 대강 옷을 차려입고 거실로 나가니 인석이와 어머니가 거실에 있었다. 인석이는 나를 보더니 표정을 확 구기고 말도 없이 방으로 들어가 버렸고 어머니는 그걸 보고 민망해하는 나를 인자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난 너무 부끄러웠다. 아까 관계에 대해 설교를 하고 가셨는데 가시자마자 몸을 섞은 내가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었다.
“민지가 너무 이뻐서 인겸이가 가만두질 않나 보구나. 여기와서 앉으렴 저녁 먹고 갈래?”
“아.. 어머니, 죄송해요. 저 가봐야 될 것 같아요. 늦었어요.”
그때 아버님이 현관을 열고 들어오시며 말씀하셨다.
“민지구나? 저녁 먹고가라 뭣하면 내가 부모님께 말씀드려줄까?”
더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어머님 저 전화 한통 쓸게요.”
난 집으로 전화를 걸어 인석이네 집에서 저녁 먹고간다고 전했다. 왜 인겸이 오빠네로 말하지 않고 인석이네로 얘기했을까.. 어머님이 차려주신 저녁 식탁에 아버님, 어머님, 인석이, 인겸이 오빠, 나까지 다섯이 식사를 했다. 인석이는 굳은 얼굴로 밥을 뜨는 둥 마는 둥 하더니 먼저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고 그런 막내의 눈치를 보던 어머님이 인석이가 자리를 뜨자 내게 말을 걸어오셨다.
“인석이하고 소꿉친구라 인석이가 서운한가 보네. 민지야 마음쓰지마 남자들은 다 그래.”
“뭐가 남자들이 다 그래, 당신이 뭘 안다고.. 인겸아, 니가 인석이 좀 달래봐라”
“네 아버지. 제가 남자 대 남자로 얘기 한 번 할게요.”
“그래. 민지가 이뻐서 인석들이 난리구먼. 허허”
항상 마음에 두었었던 아버님의 이쁘다는 소리가 듣기 싫지 않았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나간 상태로 식사를 마치고 집을 나가니 오빠가 집에 바래다 준다며 따라 나섰다. 그 후로 며칠 뒤 오빠와 수영장에 같이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그날은 오빠 집에 들러 짧게 사랑을 나누고 집에 식구들이 돌아오기전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오빠와 나는 여름방학 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상대방의 집이 비기만하면 서로의 육체를 탐했다. 그러다 결국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난 임신을 하고말았고 우리집은 난리가 났다.
오빠는 나를 책임지겠다며 나섰고 오빠의 부모님도 나를 며느리로 삼겠다며 나를 두둔하고 나섰다. 그때부터 우리집에서는 나를 내놓은 자식 취급했다. 괴롭고 외로웠다. 내가 기댈 수 있는 곳이 오빠와 오빠의 부모님 밖에 없었다. 오빠는 대입을 준비하느라 내게 큰 신경을 쓰지 못했다. 다만 매일 얼굴을 봤고 항상 나를 사랑한다며 자신이 대학에 들어가면 결혼하자고 했고 난 주위의 시선을 그저 감내할 수 밖에 없었다. 오빠의 학력고사가 끝나고 겨울방학이 되자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고 난 학교를 휴학했다.
다음해 오빠는 무사히 대학에 합격했다. 대학생이 될 오빠가 부럽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난 불안했다. 학교에 가면 이쁜 대학생들이 많을 텐데 배가 불러오는 나를 오빠가 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오빠는 내게 괜한 걱정이라며 혹시 집에 있기 불편하면 자신의 집에 들어와 살라고 했다. 어차피 결혼 할 건데 이참에 같이 살면 내 불안감도 줄거고 자기도 나를 매일 볼 수 있으니 좋을 거라 했다. 난 오빠의 말에 수긍했고 집에다 오빠집에 들어가 살거라 하니 화를 내면서도 한편으론 안심하는 얼굴들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고등학생인 딸래미가 배가 부른채로 동네를 돌아다니면 집안 창피하다는 이유에서 였으리라. 난 그렇게 짐을 챙겨 오빠집으로 들어갔다.
내가 오빠 집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오빠네 집도 변화가 있었다. 오빠의 큰 형인 인범 아주버님이 오빠와 나에게 방을 양보해주고 독립을 한 것이었다. 난 자주 뵌 적은 없지만 내가 오빠와 사귀면서 부터 내게 따뜻하게 대해주던 큰 아주버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듣기론 큰 아주버님은 장차 결혼할 분과 동거를 시작한다고 했고 그 문제로 아버님과 다툰 걸로 들었고 그것 때문에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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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