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뻘 연하녀 따 먹기 [S1 E4 - 이유 있는 거래]
처형Mandy봊이속살
0
45
0
04.09 23:43
본 작품은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작성되었으나 일부 내용과 디테일은 허구이며, 인명, 지명 및 상호명은 실제와 무관함.
‘씹할, 이러면 안 되는데.’
건호는 두 다리 사이에서 슬슬 기지개를 켜는 그 놈을 애써 잠재우고는 웃음도 삼켰다. 분위기가 한결 풀렸지만 그는 지금 자신의 속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화제를 틀었다.
“아 참,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
“뭔데요?”
“어디 사람이야?”
키라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냐는 듯, 눈을 둥그렇게 떴다.
“호주 사람이죠.”
“아니, 그건 알겠는데 너 백그라운드가 어디냐고. 처음 봤을 때, 동북아시아 사람처럼 보이길래 혹시 중국이나 일본 쪽 아닌가 했거든.”
“아, 하하. 저 혼혈이에요. 엄마는 필리핀 사람이고, 아빠가 호주 사람이거든요.”
“그랬구나.”
피부가 너무 검지만은 않은 이유가 있었네. 이제야 모든 퍼즐이 맞아 떨어진다. 분위기도 조금은 풀렸고, 호구 조사도 어느 정도 했고. 쭉 그냥 시덥잖은 이야기나 하고 술이나 마시면 좋겠지만, 건호가 오늘 그녀를 불러낸 이유는 따로 있다. 조금 무거운 주제이기는 해도 본론을 말해야 할 때다.
“근데 아까 얘기하던 거 있잖아.”
키라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셨다.
“가게 얘기요?”
“응.”
건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바라봤다.
“다른 마켓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너 지금 너무 혼자 버티고 있는 것 같아.”
키라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떨궜다. 와인잔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천천히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
“버티는 거 맞죠 뭐…… 도매업체들도 도와주기는커녕 벌써 손절하려고 하는데.”
건호는 잠시 그녀를 지켜보다가, 결심한 듯 말을 꺼냈다.
“우리 거래한 지도 몇 년이나 됐고, 나도 뭐 네가 돈 떼먹고 도망갈 거라는 생각은 안해. 그래서 말인데……”
“네?”
“작게나마 나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키라의 시선이 다시 그에게 향했다.
“일단 미수금은 두 달까지는 깔고 가자.”
“두 달이나요? 갑자기 왜요?”
“그리고 다음 분기까지는 우리 회사에서 들어가는 물건은 전부 20% 할인줄게.”
키라의 눈이 순간 크게 흔들렸다.
“그게 무슨……. 그렇게까지 해도 돼요?”
건호는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못 할 건 없지. 어차피 비즈니스라는 게 길게 보는 거니까.”
“아니, 그래도…”
키라는 말을 잇지 못했다. 건호는 부드럽게 손짓을 하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다른 뜻 없어. 나 고객 잃기 싫어서 그래.”
솔직히 마음에도 없는 말. 레스토랑, 슈퍼마켓을 포함해서 100군데가 넘는 거래처를 보유하고 있는 건호에게 작은 거래처 하나 사라지는 건 그렇게 큰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키라의 가게는 동남아 제품이 주력이라 한국 제품을 그렇게 많이 주문하는 편도 아니었으니. 당장 없어지더라도 건호의 회사에는 일말의 타격도 없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가볍지 않았다.
키라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눈빛이 흔들리다가 다시 건호를 향했다.
“앤디……”
“응?”
“고마워요. 진짜… 고마운데…”
말끝이 흐려졌다.
“그렇게까지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 혹하는 마음이 생기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그럴 만도 하지. 아무리 몇 년 동안 거래했다고 해도 이렇게 과분한 제안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 그리고 이런 거 덥썩하고 잘못 물었다가는 나중에 철저한 갑을 관계로 전락할 위험도 있고.
키라는 자기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생각했다고 하지만 건호에게는 어림도 없었다. 수많은 거래처를 두고, 이 업계에서 몇 년을 굴렀던 그는 이미 여기까지 예상을 하고 있었다.
“나도 아무한테나 이런 제안 안 해. 믿을 만하고 비전 있어 보이는 곳에다가 하는 거지. 온정을 베푸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는데, 아무리 그렇다 해도 나 사업하는 사람이야. 무슨 말인지 알잖아.”
키라는 잠시 말이 없다. 지금 그녀의 마음 속에서도 많은 갈등이 있을 터. 건호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내가 도와줄게. 그러니 포기하지 마.”
“……알겠어요.”
키라의 얼굴에는 수많은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뭘까? 안도감? 고마움? 어찌됐든 좋은 감정인 것만은 분명했다. 건호는 빙긋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고, 그녀도 동경의 눈빛을 하고서 그를 바라본다.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자 건호는 헛기침을 하며 괜히 손목시계로 시선을 돌렸다.
“늦었네. 그만 갈까?”
“네, 그래요.”
두 사람은 건호의 차에 올라탔다. 키라는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술 마셨는데, 운전해도 돼요?”
“와인 한 두 잔은 괜찮아. 어떻게, 가게에 다시 내려 줘?”
“네, 거기까지만 부탁드릴게요. 가게 앞에 제 차가 있으니까요.”
키라가 조수석에 타고 안전벨트를 매자, 건호는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가로등 불빛이 두 사람 사이를 부드럽게 채우고 잠시 침묵이 흐른다. 그러나, 건호의 가슴은 쿵쿵 뛰기 시작했고, 다리 사이 긴 살덩어리는 어느새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고 있었다. 다행히 차 안이 어두워서 키라는 아무 것도 눈치채지 못한 듯하다.
차는 금세 그녀의 가게 앞에 멈췄다. 키라는 안전벨트를 풀고 문을 열려다 멈췄다.
“오늘……. 진짜 고마워요.”
건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했잖아. 내 고객 잃기 싫어서라고.”
키라는 작게 웃었지만 그 말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잠깐이나마 서로의 시선이 마주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음에도 차 안 공기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건호의 손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더니 그녀의 손등 위에 가볍게 얹혔다. 키라는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미세하게 숨을 고른다.
“앤디……”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다. 가슴이 미친듯이 뛰어서 터질 것만 같았지만 그럼에도 건호는 물러서지 않았다. 천천히, 그러나 망설임 없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 순간, 키라도 눈을 감았다. 짧지만 깊은 침묵 끝에, 두 사람의 입술이 닿았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마치 확인하듯. 그러다 점점 부드럽게 이어졌다. 따뜻한 두 혀가 입술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어루만지고,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만이 정적을 메운다.
잠시 후, 서로를 놓았을 때는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키라는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숨을 고르고 있었고, 건호는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봤다.
“이만 가 볼게요. 오늘 고마웠어요.”
키라는 조용히 말하고 문을 열었다. 차에서 내리기 전, 한 번 더 그를 돌아봤다. 그 눈빛에는 분명, 전과는 다른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그렇게 차문이 닫히고, 그녀의 발걸음이 점점 멀어졌다.
건호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한동안 그대로 앉아 있었다. 입술에 남아 있는 온기와 방금 전의 순간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차키는 꽂혀 있었지만 시동을 걸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저, 방금 스쳐 지나간 그 짧은 순간이 이제는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말해주고 있는 것만 같아서였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시드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