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디스 서연의 이탈(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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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전
에단은 식당 직원에게 부탁해 종이 패드와 연필 한 자루를 얻었습니다. 테라스 위로 쏟아지는 오전의 강렬한 햇살이 에단의 구릿빛 어깨 위에서 부서졌습니다.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서연을 바라보았습니다.
"지금 햇살을 받으며 과일을 드시는 당신의 모습이... 이 테라스의 공기와 너무나 완벽하게 어우러지네요. 식사하는 당신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화폭에 담아도 되겠습니까?"
서연은 입안에 머금고 있던 과일의 달콤한 향을 느끼며 잠시 멈칫했습니다. 단순히 알몸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넘어, 누군가의 시선 아래 정교한 '피사체'가 된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자극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안에서 깨어난 묘한 반항심과 해방감은 멈출 줄 몰랐습니다.
"제 모습을요? 좋아요. 하지만 전 꽤 까다로운 모델일지도 몰라요."
서연은 한층 더 대담하게 답하며 의자 뒤로 등을 여유롭게 기대고, 다리는 꼬지 않은 채 가지런히 11자로 뻗었습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유백색의 피부가 햇빛을 받아 투명하게 빛났고, 그녀는 마치 조각상처럼 우아한 포즈를 취하며 에단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에단은 서연에게 "중간중간 조금 움직이셔도 돼요"라고 말했습니다.
에단은 연필을 쥐고 서연의 얼굴선부터 천천히 그려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종이 위를 구르는 연필 끝의 진동이 마치 서연의 맨살에 직접 닿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에단의 시선은 집요하고도 정중했습니다. 그는 서연의 오뚝한 콧날, 살짝 벌어진 붉은 입술, 그리고 가늘고 긴 목선을 지나 풍만한 가슴의 곡선까지 놓치지 않고 관찰했습니다.
루카스와 마르쿠스는 숨을 죽인 채 그 광경을 지켜보았고, 건너편 카페 창가에서도 사람 몇몇이 이 이색적인 '야외 누드 그림 ' 장면에 시선을 고정했습니다.
"서연 씨, 지금 그 표정... 아주 좋아요. 지적이면서도 무언가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듯한 그 눈빛 말이죠."
에단의 찬사에 서연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살짝 펴며 호흡을 가다듬었습니다. 유니폼의 단추를 채울 때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자신의 신체가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타인의 예술적 시선을 통해 재발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테이블 옆에 놓아둔 서연의 가방 속에서 다시 한번 휴대폰 진동이 길게 울렸습니다. [민준]이라는 이름이 화면에 번쩍였습니다.
‘서연 씨, 보고 싶네요. 한국 가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하지만 지금 서연의 눈앞에는 자신의 나신을 스케치하는 매혹적인 외국인 사업가와 프랑크푸르트의 눈부신 햇살이 있었습니다. 서연은 가방 속에서 울리는 진동을 애써 무시하며 에단을 향해 살짝 고개를 기울였습니다.
"에단 씨, 그림은 어떻게 완성되어 가고 있나요? 제 '개방적인' 모습이 잘 담기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에단은 연필을 멈추고 스케치북을 살짝 돌려 서연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종이 위에는 단정한 승무원 윤서연이 아닌, 태양의 세례를 받으며 당당하게 앉아 있는 한 여인의 관능적이고도 신비로운 선이 살아 숨 쉬고 있었습니다.
6월의 열기가 테라스를 가득 채운 가운데, 서연의 심장은 한국에 있는 민준이 알면 기절할 만큼 거칠게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정적을 깨고 서연의 휴대폰이 다시 요란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평소 같으면 당황했을 법도 한데, 묘한 해방감에 취해있던 서연은 홀린 듯 전화를 받았습니다. 화면 속에는 한국의 사무실에서 정갈한 셔츠 차림으로 웃고 있는 민준의 얼굴이 나타났습니다.
"서연 씨! 마침 쉬는 시간이라 전화해 봤어요. 목소리 들으니까 좋네요."
민준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리자 서연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민준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습니다.
"독일은 지금 아침이죠? 거긴 날씨가 어때요? 나 독일 거리 구경시켜 주면 안 돼요? 화상 전화로 잠깐만 보여줘요!"
서연은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스릴을 느꼈습니다. 지금 그녀는 완전한 알몸이었고, 주변에는 세 명의 건장한 서양 남성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으니까요.
서연은 급하게 식당 직원에게 손짓해 얇은 셔츠 하나를 빌려 상체에만 걸쳤습니다.
그리고는 민준이 의심하지 못하도록 아주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테라스 난간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럼요, 잠시만요. 여기 날씨가 정말 환상적이에요."
서연은 테라스 난간에 등을 기대고 섰습니다. 화면 속 민준의 시야에는 서연의 단아한 얼굴과 그 뒤로 펼쳐진 푸른 독일의 하늘,
그리고 고풍스러운 건물들만 보였습니다. 민준은 아무것도 모른 채 "우와, 정말 예쁘다. 서연 씨랑 잘 어울려요"라며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아찔했습니다. 서연이 기대고 있는 테라스 난간은 격자무늬로 뚫려 있었고, 2층 높이에서 그녀가 난간에 바짝 붙어 서 있는 탓에 난간 아래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는 서연의 하반신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었습니다.
가려진 상체와 달리, 난간 아래로 드러난 그녀의 매끄러운 엉덩이와 다리 사이의 은밀한 은모는 독일의 오전 햇살을 받아 유백색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길을 가던 몇몇 독일 행인들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이 기막힌 풍경을 올려다보았지만, 서연은 민준과의 화상 통화에 집중하느라 그 시선들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마치 한국의 평범한 카페에서 연인과 통화하듯 여유롭게 웃어 보였습니다.
테이블에 앉아 있던 에단의 눈이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 '이중적인 상황'이야말로 서연의 본모습을 가장 잘 나타낸다고 생각했습니다.
화면 속 연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조신하고 단아한 승무원의 미소를 짓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낯선 이들의 시선 앞에 자신의 가장 은밀한 곳을 노출한 채 서 있는 여인. 에단은 광기 어린 속도로 연필을 놀렸습니다.
난간에 기댄 서연의 우아한 상체, 그리고 그 아래로 대비되는 적나라하고 관능적인 하반신의 곡선과 다리 사이 가지런히 정렬된 검은 은모는 신비롭고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그 광경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며 경탄하는 행인들의 시선까지, 에단의 캔버스 위에는 단순한 누드화를 넘어선 짜릿한 배덕감과 해방감이 뒤섞인 걸작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에단은 입 밖으로 소리를 내지 않고, 계속 그 자세를 유지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바디랭귀지로 서연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아, 여기 독일 분들이 제 모습이 배경이랑 너무 잘 어울린다고 칭찬해 주시네요. 독일 사람들은 참 친절한 것 같아요, 민준 씨."
서연은 자신의 다리 사이 그곳으로 수많은 시선이 꽂히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생애 가장 위험하고도 달콤한 거짓말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6월의 프랑크푸르트 바람이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부드럽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민준과의 화상 전화가 끊기자, 긴장이 풀린 서연의 손에서 휴대폰이 힘없이 내려갔습니다. 화면 속 민준의 다정한 얼굴이 사라진 자리에는 다시 프랑크푸르트의 눈부신 햇살과 낯선 해방감이 차올랐습니다. 에단은 스케치북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주문했습니다.
"서연 씨, 그 자리에서 잠시만 더 서 있어 주세요. 지금 당신을 감싸고 있는 그 공기를 조금 더 담고 싶습니다."
서연은 아무런 대꾸 없이 에단의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상체에 걸친 얇은 셔츠 너머로 들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하반신의 매끄러운 피부를 직접적으로 애무하는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기묘한 조화를 이뤘습니다.
서연은 난간에 몸을 기댄 채 가만히 눈을 감았습니다. 한국에서의 '윤 승무원'이라는 무거운 굴레, 박 사무장의 날 선 가시, 그리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들이 이 낯선 도시의 대기 속으로 흩어져 가는 것 같았습니다.
서연은 천천히 고개를 뒤로 젖혔습니다. 길게 늘어진 목선과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만족스러운 숨결이 새어 나왔습니다. 11자로 곧게 뻗은 다리는 난간의 그림자와 섞여 더욱 길고 유려해 보였고, 그 사이의 은밀한 숲은 햇살을 받아 신비로운 광택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에단의 연필 끝은 거침없이 그림을 그려 나갔습니다.
한창 그림을 그리던 중, 셔츠를 빌려주었던 직원이 다가왔습니다. 근무 시간이 끝나 퇴근해야 한다며 서연에게 셔츠를 돌려달라고 요청한 것이었습니다.
서연은 다시 셔츠를 벗어 반납했고, 상반신마저 모두 드러난 완전한 나신으로 난간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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