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061~065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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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까지 걸어가면서 회사 근처의 현금인출기 기계에 아내가 두고간
50만원을 입금 시켰다….
명세서를 보았다…..
내 계좌에 이젠 정말 큰 목돈이 있었다…
그동안 월급에 보너스에….포상금에…..돈을 차곡차곡 모으니까 그게
다 모여서 제법 큰 목돈이 된 것 같았다.
목돈이라는게 별거 아니었다.
항상 푼돈이 모여서 목돈이 되는 것이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이게 진짜 내 돈이라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니미…대학 졸업하고 이런 목돈은 처음 만져보는 것 같았다….
어디 직장을 잡아놓고 진득하니 다닌데가 없고….다들 그렇고 그런
직장들만 다녔으니 월급도 작았고…….
결혼 초기에는 돈 버는 족족 쓰기에 정신 없었다.
대출받은 돈 갚기도 바빴고 말이다….
그때는 아내나 나나 둘다 돈이 없어도…..참 행복했었는데…..
참…..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세월이 정말 빠른 것 같았다.
그 시절의 이야기를 벌써 옛날이라고 기억을 하니 말이다.
뭐랄까..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아내랑 결혼할때….아내는 대기업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임신까지 한 상태였고…..
나는 직장을 다니기는 했지만 정말로 변변치 않은 직장을 다녔었다….
내 월급은 아내의 월급에 한참 못 미쳤으니까 말이다….
아내도 장인이 일찍 돌아가셔서 집안 형편이 어려워 장학금으로
대학을 졸업을 했는데...…..게다가 대출도 있고 말이다….
결혼을 할 돈이 있었을리가 없었다….
결혼할때….그나마 우리 아버지가 여기 저기서 끌어다가 모아준 돈으로
방이라도 얻고 결혼식도 하고 신혼여행도 갔었지만…..
그래도 그때는 정말 행복했었다…..
가만히 생각하니까….오연지….신혼때 고생 정말로 많이 했구나…..
배가 산같이 불러서도 출근해서 죽도록 일하고…..
아기 낳고도 얼마 쉬지도 못하고….다시 죽도록 일하고……
시팔…..
눈에 눈물이 한가득 고였다….
원래 감상적이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서 슬픈 영화를 보면 잘 우는 편이지만….
요새 들어서 눈물이 더 많아진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오연지도 지금이야 럭셔리 오연지 여사지...옛날에는 진짜
개뿔딱지도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렇게 나랑 결혼해서 대기업 열심히 다녀서 연지가 정말 알뜰하게 모은
돈으로 기반을 잡아서 이만큼까지 온건데…..
연지는 신혼때는 메이커 옷이나 구두같은건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살았었는데…….
그렇게 알뜰하게 모아서 우리 아연이 저렇게 예쁘게 잘 키워낸건데……
가슴이 먹먹했다…..
조강지처라서 그런가….
진짜로 어려움을 같이 헤쳐나와서 그럴까…
지금이야…연지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명품으로 휘감고 다니지만…..
예전의 연지는 그러지 않았다…..
아연이가 어릴때는 정말 회사와 일밖에 몰랐던 연지였다…..
대기업 남자 동기들 다 제치고 능력을 인정받고 승진도 하고……
정말 열심히 살아온 연지인데….
돈이 없어서 외국 유학 한번….그 흔한 어학연수 한번 못가보고도….
순전히 독학으로만 외국인들만큼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그런 연지인데….
참….감정이 이랬다가 저랬다가……..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넘어갈수는 없었다….
정말로 말이다….
헤어지고 그럴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그런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자꾸만 스스로 감상적이 되지 말아야 겠다고…..생각을 했다….
현금 입금을 하고 나서 나온 명세표를 다시 한 번 보았다……
돈…..참 좋은 것이다…..
하지만 이 돈 가지고는…..우리 아연이 예술가로 키워내기…힘들겠지…..
나 혼자 벌이로는 힘들것이다…..
아내가…..없으면 힘들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이 돈은 계속 열심히 모아서…..
나중에 아연이한테 꼭 필요한데 다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꽃처럼 소중하고 아름답게 키워주고 싶었다….
체육관으로 바로 갔다….
관장님에게 인사를 했다….
모사범한테도 인사를 했다…..모사범은 아직도 내가 어색한지…
나만 보면 피해다니기 바빴다…..이젠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말이다…..
오전 운동을 하는 관원들이 꽤 많았다…..
거의다 복싱보다는 살빼는게 목적인 사람들이었다.
나는 어제 임택봉이한테 받은 충격과 스트레스를 풀어야만 했다…..
손에 붕대를 대충 감고 글러브를 끼었다…..
샌드백을 쳐다보았다…..
거의 사십여분간을 펀치만 날렸다….
정말 운동복을 입은 온몸이 땀에 젖어버렸다……
자꾸만…….만삭의 몸으로 퇴근을 해서 발이 부어서 울던 연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마지막 한대를 샌드백에 정통으로 날리고 샌드백을 껴안았다….
연지야…..시팔…..졸라 사랑한다……
밉지만….조강지처다……
당장 용서하는건 아니지만…….
왜 자꾸….아내가 과거에 나때문에 고생하고 힘들었던게 생각이 나는걸까….
하지만….절대로….
진짜 절대로….이번에는 그냥 안 넘어간다…..
찬물로 샤워를 했다……
모르겠다….
용서를 하는게 최종 결론이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한참 더 있어야 한다……
다시 옷을 갈아입고 관장에게 인사를 공손히 하고 체육관을 나섰다….
공짜로 일이년 다닐게 아니다…
지금 생각에서는 최하 오년이상 공짜로 다니고 싶었다…..
관장은 와서 펀치만 샌드백이 부서져라 치고가는 나를 이상하다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계단으로 걸어서 사무실로 올라갔다…..
사층에서 팔층까지 단숨에 올라갔다…
지문을 대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기름걸레로 바닥에 광이 나도록 청소를 하고 무슨 식물원처럼 많은
화분과 분재들에 일일이 물을 주었다……
얼마후 마회장이 등장을 했다…..
마회장과 삼십분정도 작전회의를 하고 오전에 한 중년부인을 미행하는
일을 했다……
이제는 카메라의 망원렌즈도 자유자재로 다룰수 있었다….
정말…별의 별걸 다 배운것 같았다….
오전일을 그렇게 열심히 하고 마회장과 오랜만에 중국요리를
먹으러 갔다.
마회장이 먼저나온 깐풍기를 입안 가득 넣고 씹어먹다가 꿀꺽
삼키고는 나에게 말했다.
"편부장….너 뭐 걱정있냐?
너같은 천하태평 낙천주의자가…..표정이 왜 그러나?"
"아뇨….그냥….집에 좀 일이 있었는데요….다 해결되었습니다……
이젠 괜찮습니다….아침에 체육관에서 운동을 조금 심하게 해서…..
몸이 늘어지는 것 같아서요….."
나는 마회장을 보고 씨익 웃으면서 말을 했다….
마회장에게 다 털어놓고 싶었다…..
그러고 보니….난…사회에 선배라고 부를만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어디 한군데 직장을 오래 다닌것도 아니고…..
직장생활을 제대로 못하고 여기 저기 옮겨다니다 보니…..
사회에서 만난 선배라고 할만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학교도 마찬가지였다….
아내같은 학교야 동창회 같은게 잘 발달했겠지만…..나는 아니었다….
맞다…아내도 대학교 동창회에 몇 번 나가고는 했던게 기억이 났다…
이런….설마….박재호랑 동창회에서 본 건 아니겠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에….나는 그런 동창회 같은것도 거의 없고…..
정말…..선후배라고 불릴 만한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
내 주위에는 다들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고 말이다….
영식이를 포함해서….몇 명 빼놓고는…..아직까지 연락하는 친구도
많지 않았다…..
마흔셋인데…..
내가 살아온 지난 세월이 너무 초라했다…..
아내가 아니었으면….경제적으로도 무척이나 궁핍했을 것이다….
아내 덕에…..경제적으로라도 이렇게….풍요롭게 사는건데…..
그냥 모든게 다 답답했다….
마흔세살 현재 상태로 내 주위에서 내가 제일 기댈수 있는…..아니…
기댈만한 선배는 마회장 밖에 없는 것 같았다…..
마회장처럼 머리 좋고…..경험많고…..마음까지 따뜻한 그런 사람이
어디 있을까…..
교도소에서까지 모범수로 인정을 받는 사람인데 말이다……
마회장한테 정말로 다 털어놓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하지만….차마 그럴수는 없었다…..
처음에는 입맛도 조금 없는 듯 했는데 마회장이 잡탕밥과 깐풍기를 너무
맛있게…..먹으니까 나도 식욕이 돌았다….
나도 잡채밥과 깐풍기를 부지런히 먹기 시작했다….
둘이서 깐풍기 대자를 양념 하나 안 남기고 다 먹어치웠다….
각자의 잡채밥과 잡탕밥도 마찬가지였다…..
다른건 몰라도 먹는건….정말…환상의 듀엣이었다…..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마회장과 일도 마치고 점심까지 포식을 한 후에 사무실로 복귀했다….
오후에는 동영상 편집을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마회장은 드론을 분해해서 손질을 하고 있었고……
나는 동영상 편집과 고객에게 보여줄 사진들의 불필요한 사람들
얼굴에 모자이크를 넣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이런 식이면 오후 네시 정도면 일이 끝날것 같았다….
항상 집에 가는게 기분이 좋았는데….
오늘은 좀…그랬다…
오늘도 아내랑 말을 안하고……소파에서 잠을 자야하기 때문이었다…..
아내와 관계는 안하더라도……아내 엉덩이라도 쓰다듬으면서 침대에서
같이 자는걸 제일 좋아하는데……
이제…당분간은 참아야 한다….
말도 안하는데….엉덩이를 쓰다듬을수는 없지 않는가……
불현듯 어제 보았던 사진들이 머리속에 쫘악 떠올랐다….
내가 고개를 막 휘저었다….
얼굴이 상기되고….또 막 화가 나는것 같았다….
아내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그런 촬영들에 응한 것일까……
어떤 장면은 도저히….
휴우…….
상상을 하기 싫었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 조차 두려웠다……
모든 사진들을 내가 다 가지고 있지만…..
보기가 두려웠다…..
아직 내가 보지 않은 사진이 많지만…..
최고 수위의 사진들은 아직 내가 오픈도 안했지만……
내 짐작대로라면…..
그건….안 보는게 나을것 같았다….
혼자서 한숨을 푹푹 쉬었다……
목이 탔다……
일어나서 냉커피를 커다란 컵에 탔다…
"회장님 냉커피 드시겠습니까?"
"응…..최대한 달달하고 찐하게….."
마회장은 교도소에서 출소한 이후로 모든 식습관이 바뀌었다고 했다…
무조건 많이 무조건 진하게…..무조건 양념도 듬쁙…..
그런식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교도소에서 많이 못먹고…항상 심심하고 싱겁게 먹고…..
자극적인 음식을 못먹다 보니까….
생긴 버릇이라고 했다…..
아니 자극적인 음식이야 있었겠지만….
자기가 먹고 싶을때….마음대로 먹지못하니까….
그 스트레스가 무척이나 컸었던 모양이었다.
마회장은 냉커피를 받고서 드론의 영문 매뉴얼을 일일이 해석을 해서
공부를 하고 있었고…..
나는 계속해서 사진과 동영상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나는 자꾸만 아내의 어제 사진들이 떠올라서…..또 한숨을 푹 쉬었다….
"편부장…..정말 왜그래….사막에 떨어트려놓아도 혼자 실실대고
웃을 사람이…..하루종일 죽상이야…..아까 밥먹을때만 빼놓고 말이야…….
진짜 괜찮아? 아무일 없는거지….
너같이 낙천적인 애들이 고민 쌓이면 한방에 가는거야……
너 니 나이면 뇌출혈 같은것도 조심해야해……
혈압관리는 하냐?"
나는 정말 너무 답답했다….
그냥 아주 조금이라도 누구에게 털어놓고 싶었다….
"회장님 저…..사실….고민이 있습니다……."
마회장이 나를 보면서 대답했다….
"내가 본 사람중에 거의 제일 낙천적인 성격의 편부장이 고민이라면
뭘까…….나한테 말해봐….내가 해결해 줄 수 있는것이면….내가 다 해결해줄께…
진짜야….한 번 말해봐….."
"아내가요…..다른 남자 앞에서 누드모델을 했습니다….."
"컥….컥컥…….카악…..아…..아악……."
마회장은 내 말이 끝나자 마자 한 입 마시던 냉커피를 바닥에 뿜었다….
그리고 목에 사래가 들렸는지….얼굴이 빨개져서 계속해서
헛기침을 해대었다……
"하…하악…..하악…."
마회장이 가쁜 숨을 쉬면서 나에게 걸어왔다……
마회장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작업을 하던 내 머리를 가볍게 안아주었다….
그리고 내 등을 두들겨 주었다…..
"아…..씨팔……진짜……불쌍한 새끼………
아…..정말 어떻게 하냐……
속이 숯검댕이가 되었을텐데…..니가 지금 버티고 있구나…..
편부장……아….씨발….진짜……"
욕을 그렇게 많이 하는 마회장이 아닌데……당황한 얼굴로 욕을 하면서…..
나를 안은채 내 등을 두들겨 주었다…..
내 머리를 안아 주었다….
나는 눈에 눈물이 가득 맺혔다…..
나도 정말…힘들다…..
나도…강한척 하지만….사실은 졸라 여린 남자였다…..
나도 기대고 싶다….
나도 정말 누구한테 기대고 싶었다…..
"편부장…..참어……
딸이 중2라고 했지….아연이라고 했지……
아연이가 딱 우리 순영이 나이 될 때 까지만 참어…..
앞으로 10년이네……
참어……그리고 10년뒤에…..와이프를 죽이던 살리던……그때 해…….."
마회장이 내 옆의 의자에 앉더니 말했다…..
"누드모델 아니라…포르노 배우를 했더라도…참어……
내가 못 참아서 교도소까지 갔지만…..교도소가 문제가 아니라…..
애가 너무 불쌍해져…….
내가 우리 순영이 생각했으면 참았어야 했는데……
그 어린것한테 너무 큰 응어리를 안겨 주었어…….
참아라…..그리고 나중에 아연이가 우리 순영이 나이되면…..
그때 죽이던 살리던…..그때….결정해……."
"회장님…..저도…..그 생각이에요…..
제 능력으는….우리 아연이 잘 못 키울것 같아서요…..
그래서……저도 참으려구요……
근데요….너무 아파요……자꾸만 눈물이 나오고…..
배신감이 느껴져요……"
결국에는……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때였다….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발신자를 보았다….
아내다…..양반은 아니었다…..지 말을 하는데….전화를 하다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잠시후 전화가 또 왔다…..
나는 또 받지 않고…수신거부를 눌러버렸다……
............
............
마회장에게 위로아닌 위로를 받았다…..
위로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솔루션을 받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해결책은 나도 알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해결책은 이미 내가 손에 쥐고 있었다…
다만….그 방식으로 하는게 내 스스로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래서…그런 것이었다….
그냥….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다….
우리 가족의 치부이지만…..
철저하게 비밀도 지켜주면서…터놓을 사람이….
마회장 말고는 아무도 없을것 같았다…..
그래도 마회장에게 털어놓고 마회장 스스로도 내키지 않을 그런
충고를 받고 보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 졌다…
내가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솔루션을 마회장 입으로 다시 한 번 확인을
하니…..
이게 내 숙명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날 안아준게 정말 얼마만인가….
마회장이 날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등을 두들겨 준게…
얼마나 고마운지….
내 마음이 다 타버렸을꺼라고….내 마음을 꽤뚫어보는 위로를 해줄때….
얼마나 의지가 되는지….
늦은 나이였지만….
인터넷 취업사이트에서 만난 우연한 인연으로 이젠 정말 죽을 고비까지
함께 넘긴…그런 사이가 되었지만….
내 나이 마흔 셋에 만난 마회장은….
이젠….세상에서 내가 믿고 의지할….단 한명의 유일한 선배가 되어 있었다…
네시경에 퇴근을 했다….
마회장이 나를 빨리 퇴근하라고 하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편부장….시간이 해결해 준다…..
세상에 아무리 큰 분노도….시간이 조금은 해결해준다….
하지만…그건 그냥 무뎌지는거야….근본적인 해결은 아니야….
다만….그 근본적인 해결을 최대한 뒤로 미루어라…..
넌….잘 할수 있을꺼야….
일단 세월로 인해서 무뎌질때까지 기다려라….."
나는 마회장에게 인사를 꾸벅하고 퇴근을 했다……
나는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갔다….
가는 길에 옛날 핫도그 집에서 핫도그 다섯개를 포장하려다가
일곱개를 포장했다…..
아픔을 잊는것은 먹을때 뿐이었다….
아연이가 어제…..핫도그 먹고 싶다고 했으니….
오늘 저녁에 간식으로 주어야 겠다고 생각을 했다….
나도 좀 먹고…..
아연이가 승준이만 핫도그 사준것을 샘내할줄은 몰랐다…
승준이가 그걸 친구들한테 떠벌린것도 놀라웠고….
승준이라는 녀석은 좋은 유전자를 타고 나기는 한 것 같았다…
지 애비를 닮아서 중학교 이학년 밖에 안된놈이 키도 훌쩍 크고
모가지도 사슴처럼 길었다…
이목구비가 선량하게 박혀 있고…..
게다가….아연이를 좋아한다고 꽃과 편지까지 주다니…
이런….호로잡놈의 새끼 감히 누구의 딸을……
근데….승준이가 엄마없이 자라는 애라는 아이라는걸 알면서….
마음이 자꾸만 약해졌다…..
아주 가끔 단지에서 마주치면 나를 보고 달려와서 환하게 인사하는
녀석을 보면…..미워할수가 없었다…
애비는 미워도 새끼는 미워할수가 없었다….
핫도그 일곱개가 든 비닐봉투를 들고 집까지 걸어갔다…..
집에 도착을 해서 샤워를 했다…..
옷을 갈아입고….핫도그를 비닐에서 꺼내어 보관그릇으로 옮겼다….
그리고 저녁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아연이가 좋아하는 부대찌개를 끓여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며칠전에 장을 보아둔 품질좋은 고급 햄과 소시지들을 꺼내어 다듬었다….
그때였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시계를 보았다…..
이제 겨우 다섯시 반이다…아직 여섯시도 안된시간인데…
아연이가 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누구지?
우리집에는 지금 이 시간에 지가 스스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사람이 없는데..
도둑놈인가?
나는 현관으로 갔다…..
아내였다…..
아내는 울어서 눈 화장이 지워져 있었다…..
아내가 나를 보자마자 이미 울었던 눈에…다시 눈물을 터트렸다….
"오…..오빠….."
아내가 내 앞으로 달려오더니…..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오빠..…..잘못했어요…..
오빠……내가 정말 잘못했어요……내가 미쳤었나봐요……."
아내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푹 숙였다….
아내는 울면서 내 다리를 붙잡았다…..
"오빠…..오늘….임교수님….연락 받았어요……..
오빠……나…지금 교수님 보고 오는 길이에요…..
잘못했어요…..오빠……나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아내가 내 다리를 붙잡고 엉엉 울었다……
아…..씨발…..
이…좆같은 늙은이……
진짜 확 던져버려도 시원치 않은 노망난 늙은이 같으니라고….
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말을 하다니…….
아….정말….너무 기가 막혔다…..
이건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인데…
아직 내 마음속에 상처가 아물기는 커녕…..
이제부터 그냥 무뎌지게 생각하는 그런 길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데….
아내와 거리를 두어야만 할….그런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아내는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그렇게 계속해서 엉엉 울었다…
나도…눈시울이 조금은 뜨거워졌다….
하지만…이를 악 물었다…
이렇게 넘어간게 그동안 벌써 몇번째인가…
이번만은 도저히 그렇게 넘어갈수가 없었다…
내가 지금 눈으로 보아서 알고 있는게 전부는 아닐것이다…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임택봉이의 입으로 삼사년이나 되었다고 했다…
삼년일까 사년일까…..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수회의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었을 것이다…
횟수가 거듭할 수록 그 농도나 수위가 더 심해져 갔을 것이다…
사람은…남자는….
나도 남자다…
포르노를 보다보면….매 번 같은것만 보다보면 질린다..
그러다 보면 더 자극적이고…더 충격적인걸 찾게 되는게…
남자고…인간이다……
상상도 하기 싫었다…
생각자체를 하기 싫었다….
그런 임택봉이의 놀음에 놀아난 아내가 미웠다….
나는 최고 수위의 사진들을 아직 못 본게 많다…
아니 못본게 아니라 안본것이다…
내가 본게 전체의 몇프로나 될까?
나는 지금 수면위로 나온 빙산의 일각을 보고 놀란 것이다…
빙산의 바닷속에 잠겨있는 엄청난 부분을 보면…
난…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솔직히…보고 싶지 않은게 아니라….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왜냐하면….죽으나 사나….
내 원래 결심은…..아내의 그런 사진들을 임택봉이가 보여주기 시작한
그 순간에도 나는 결론을 스스로 내리고 있었으니까….
아내가 갈보라고 해도….어찌되었든…아연이가 성인일 될때까지는
죽으나 사나 용서를 해야하는 그런 운명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나는…..무조건 참고 살아야 하는 세월이 있으니까…
아닌말로 정말 마회장의 말처럼 앞으로 10년은 나 죽었습니다….
하고 참고 살아야 하니까 말이다……
나는 내 두 다리를 붙잡고 울고있는 아내를 너무 세게는 아니고…
조금 힘을 주어서 뿌리쳤다…
그리고 주방으로 걸어갔다….
가서 싱크대 앞에서서 야채를 계속 다듬기 시작했다….
오늘 할일이 많았다….
아연이가 좋아하는거 위주로 밑반찬도 몇 개 더 반들어 놓아야 하고…
반죽을 조금 숙성시킨후에 쿠키도 구워야 한다….
부대찌개에 넣을 재료들은 거의 다 완성이 되었고….
지금 끓이고 있는 육수는 오늘 부대찌개에 조금 넣고….
잘 보관해서 앞으로 일주일간 여러 요리에 사용할 것이다….
0063 / 0837 ----------------------------------------------
의경시절 취사병으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때는 솔직히 맛을 위해서 일을 하는게 아니라…기계적으로 일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손님을 대접할
일류 호텔 주방장의 느낌으로 요리를 하고 있었다….
이런…..젠장…
아무리 요리에 몰입을 하려고 해도…..
거실에서 주방까지 옮겨와서 내 바로 일미터 뒤에서
무릎을 꿇은채 울고 있는 아내를 신경쓰지 않을수가 없었다.
아내는 출근했던 그 복장 그대로….
검정색 타이트한 미니원피스에 아이보리색 자켓 그대로다….
타이트한 미니원피스가 거실에서 무릎을 꿇었다가 일어나서
주방으로 나를 쫒아와서 다시 무릎을 꿇자….
허벅지까지 오는 밴드스타킹이 훤하게 보였고…..
엉덩이 살이 훤히 드러날 정도로 치마가 위로 올라가 있었다….
하긴…아내가 지금 옷차림을 신경쓸때가 아니었다…..
아내는 계속 울면서…잘못했어요를 중얼거리면서….
요리를 하는 내 뒤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나는….계속 무릎을 꿇은채 고개를 숙인 아내를 못 본척 했다….
한 두번이 아니었다…
저렇게 잘못을 빌고 용서해 주기에는….
이번 일에 대한 내 충격이 너무 컸다….
일곱시가 다 되었다….
징한년…..
독하다…..끈질기다…
하긴…저렇게 강하고 끈질기니까….
그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학원이나 과외같은것도 한번도 안받고
일유대 경제학과를 장학생으로 들어갔지….
독하다….정말…..
아연이를 배에 가진채로…..늦은 밤까지 일하고 돌아오면 내가 팅팅부은
다리를 주물러주고….모든 시중을 다 들어 주었다…
그때는…정말로 나의 여왕님이었는데……
아연이가 아기때……
아장아장 겨우 걸어다닐때…..지방공장에 출장을 갔다가 새벽 한시에
집에 와서는 잠든 아연이를 안고 울던 아내의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다….
아….코끝이 시큰했다….
하지만…안된다….지난세월 고생도 많이하고….
남편을 속이고 남자를 밝힌 아내의 나쁜점도 있지만….
분명히 잘한게 더 많고…..헌신한게 더 많다….
하지만……지금…내가 과거의 감상에 빠질때가 아니었다….
아내는 정말로 집중력은 최고였다….
나처럼…물에 물탄듯…술에 술탄듯….그런 여자가 아니다….
아내는 내가 주방에서 요리에 몰두하는….거의 한시간 반동안
옷도 갈아입지 않고…미동도 안한채 내 등뒤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때 문득….무릎을 꿇은채….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내의 옆 모습을
보다가 머리속에….예전에 마회장과 드론을 날렸던….
윤진경의 그 사건때…..
여자들이 거의 알몸이나 다름없는 차림으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장면이 떠올랐다….
왜 아내가 무릎을 꿇고 있는것을 보고….그 모습이 떠오를까…..
순간 깜짝 놀랐지만….
그냥 그때 그 여자들도 무릎을 오랫동안 꿇고 있었고….
지금 아내도 무릎을 오랫동안 꿇고 있어서 그렇겠지….
하는 생각으로 머리속의 생각을 애써 지워버렸다….
나는 계속 오븐과 냉장고를 움직이면서….
아내를 보았지만….
없는 사람 취급을 했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얼른 가서 아내를 안아주라고…..
얼마나 다리가 저리고 아프겠냐고…..
아내를 안아주라고….
그런 목소리가 들렸지만…..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런 목소리가 들렸지만…
아니다…..
단일 사건으로 이렇게 내 스스로 많이 울어본적이 없었다….
아까 마회장 앞에서도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내가 아픈만큼….절대로 이번에는 그냥 못넘어간다….
그나저나 고자질쟁이 임택봉이는 내일 죽었다는 생각을 했다….
씹새끼….바로 다음날 아내한테 다 일러바치다니…..
어디보자…오늘은 목요일이니….
아연이가 몇시에 올려나….
냉장고 앞에 붙여둔 아연이의 스케줄표를 보았다….
요일마다 학원과 레슨의 스케줄이 다 달라서
귀가시간이 요일마다 전부 달랐다…..
오늘은 아연이가 집에 일곱시 반이면 도착하는 날이다….
일곱시 십오분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아연이가 올 시간이었다….
아내는 아직도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아…정말 징하고 독한년….
내가 사랑하는 여자만 아니면….
내 조강지처만 아니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내 딸의 생모만 아니면….
그냥 발길로 내질러 버렸으면 좋겠구만….
아내를 보았다……
아내도 자신에게 시선조차 주지않던 내가 자신을 내려다 보는걸 알았는지
살짝 고개를 들어보였다…
얼굴이 정말로 엉망이었다….
눈에 마스카라와 눈화장이 다 번져서 엉망이 되어 있었다……
하도 울어서 눈이 팅팅부어 있었다….
"일어나….아연이 도착할때 다 되었다….."
"오빠….정말 잘못했어요….
나…난….정말….내가 왜 그랬는지….
오빠….미안해요…..제발 용서해주세요……"
아내가 나를 올려다보면서 두손을 빌었다….
아내가 저렇게 두손까지 싹싹 비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연하남하고 쪼가리를 씹다가 현행범으로 걸리고….
박재호 좆을 빨다가 현행범으로 걸려도…..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뭔가 구린게….많기는 많은 모양이었다…..
그게 뭐든지간에….정말 알고 싶지 않았다….
마회장은 무조건 아는게 힘이라고…
정보는 많이 알수록 좋은거라고 침을 튀기면서 말했지만…..
때로는 모르는게 약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얼른 일어나…아연이한테 이꼴을 보일꺼야?"
내가 언성을 조금 높였다….
"오빠…제발 용서해주세요……"
아내가 다시 울부짖었다…
나는 몸을 숙여서 무릎을 꿇고 있는 아내를 무릎을 꿇은 그 상태로
그대로 번쩍 들어올렸다….
허리를 숙이지 않고 허벅지의 힘을 이용해서 내 허리가 다치지 않게….
가뿐하게 들어올렸다…
몸매가 글래머라서….꽤 무거울줄 알았는데…..
옛날 무게 그대로인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별로 무겁지가 않았다….
연애할때…그리고 신혼때나 아연이 어릴때는 참 많이 안아도 주고 업어도
주고…..번쩍 안아올려서 집안에서 들고 다니는것도 많이 했었는데….
안그런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난것 같았다…
아연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후로는 한번도 아내를 이런식으로
안아 올린적이 없는것 같으니까 말이다….
아내를 번쩍 들어서 안방으로 가서 안방 침대위에 아내를 내려놓았다….
"얼른 샤워하고 옷 갈아입어….
아연이 앞에서도 그러면…..정말 가만히 안 있을꺼야……"
나는 아내를 안방에 그렇게 둔채로 안방문을 닫고 나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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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보았다….
아….일층에서 올라오고 있다….아연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엘리베이터문이 열리고 교복을 입은 아연이가 보였다…
환하게 나를 보면서 손을 흔드는 아연이가 보였다…
"아빠…나 배고파….오늘 뭐야…."
"응…부대찌개 해 놓았어…."
"아…나 마침 부대찌개 먹고 싶었는데….잘 되었다…."
아연이가 웃으면서 현관으로 들어왔다…
아….정말…오늘 하루의 모든 피로가 다 풀리는것 같았다….
아연이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는걸 보니까….정말 좋았다….
탯줄을 내 손으로 자른게 엇그제 같은데…언제 저렇게 빨리 컸을까……
한살에서 열다섯살……
십오년이 정말…총알처럼 빨리 지나버린 것 같았다….
현관에 아내의 굽높은 하이힐이 있었다…
"어…뭐야? 엄마가 벌써 왔어?"
나는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응…엄마가 몸이 좀 아프데….조금전에 왔어…
엄마도 안방에서 샤워중이야…아연이도 얼른 씻어 밥먹자….."
나는 아연이의 가방과 바이얼린을 받아주면서 말을 했다…..
아연이가 씻고 옷을 갈아입고 식탁으로 왔다….
"아…뭐야…..어떤것부터 먹어야 해……고민되네……"
아연이가 싱크대에 쿠기도 보고…핫도그도 보고….
식탁에 차려진 근사한 부대찌개까지 본 후에 나를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아연이도 먹을게 너무 많으니까 행복한 고민을 하는 모양이었다…
아연아….걱정하지 말아라…잔반은 내가 책임진다….
우리집은 사실….음식물쓰레기가 별로 나오지 않았다….
내가 음식을 남기는것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그런 철저한
잔반불가의 인생 철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연이와 아내는 먹다가 배가 부르면 음식을 남기지만….
아연이와 아내가 먹던건….내가 다 먹는다….
두 사람의 침이 닿은 음식이라고 해도…..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내 가족들이다….
그리고….가장 큰 문제는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것도 내가 해야 하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것은 나의 지상과제였다….
"엄마 왜 안 나오지?"
아연이가 안방으로 갔다….
나는 살짝 긴장을 했다…
아내가 아까와 같은 모습 그대로 침대에 있으면 어쩌지…
혹시 저 미친것이 안방 문앞에 무릎을 꿇은채…잘못했어요 이러고
있으면 어쩌지….
살짝 긴장이 되었다….
아연이가 안방문을 열었다…
아내는 샤워를 마치고 옷을 입고 있었다….
집에서 입는 편안한 티셔츠에…분홍 핫팬츠를 입고 아내가 거실로 나왔다….
팬티같은 분홍 핫팬츠를 입은 아내의 하얗고 늘씬한 두 다리를 보니
아래가 또 불끈 솟아 올랐지만….시선을 다른데로 돌렸다…
지금이 내가 흥분할 타이밍이 아닌데….
이 미친 숫당나귀같은 나의 성욕은 도대체 주체할수가 없었다….
"엄마 많이 아퍼?"
아연이가 엄마의 이마를 짚어본다…..
"열은 없는데…."
아연이가 지 엄마의 얼굴을 보다가 깜짝 놀란다…
"엄마…눈이 왜이래….울었어…눈이 팅팅 부었어……"
아연이가 지 엄마를 보고 걱정을 한다….
그래도 지 에미라고…..
딸이 걱정을 한다….
아연이가 지 엄마의 그런 사진들을 보면 어떻게 될까…..
이 지구가 두쪽이 나더라도 절대로 그런 일은 없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택봉이에게 빼앗은 외장하드와 SD카드들은 벌써 잘 숨겨놓은 후였다….
식탁위에 밥을 차렸다….
아연이와 엄마도 앉고 나도 앉았다…..
아연이는 배가 고팠는지 부대찌개를 앞접시에 덜어서 맛있게 먹고 있었다….
아내는 국물만 깨작깨작 뜨고 있었다….
하지만…아연이 만큼이나 아내도 내가 만든 부대찌개를 좋아한다…..
특히나 부대찌개에 들어간 당면은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인데…..
아내는 지금 당면을 하나도 안 건지고 있었다…
"엄마 왜 당면 안먹어……오늘 찌개 너무 맛있다….."
엄마가 당면 킬러인걸 아는 아연이 인지라….지 엄마를 보면서 아연이가
묻고 있었다….
"오늘 당면 너무 부들부들하고 맛있다…"
아연이는 자기 앞접시에 덜은 당면을 후루룩 먹으면서 지 엄마한테도
당면을 권하고 있었다….
잔소리를 많이 하는 엄마지만….그래도 이렇게 같이 저녁을 먹는날이
거의 없는데….오랜만에 엄마랑 같이 저녁을 먹어서
아연이는 신이 나는 모양이었다….
아내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살짝 들어서 나를 보았다….
내가 시선을 피하자 아내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아내가 또 다시 눈물을 흘리는것 같았다….
나는 일부러 외면하면서 햄과 소시지들을 입에 넣어서 씹고 있었다…
부지런히 밥을 먹어 밥을 한공기 거의 다 먹은 아연이가…..
반찬들을 이것 저것 집어먹다가 옆의 지엄마를 보더니 젓가락을 놓았다…
"어….엄마….엄마…울어? 왜그래? 많이 아퍼?"
아연이가 자기 엄마의 얼굴을 손으로 잡고 말을 했다….
"아…아연아….."
아내가 울음을 터트리면서…..아연이를 끌어안았다…
이런….씨부랄……
최악의 시나리오다…….
나는 아직 배가 안불렀지만…..일단 젓가락을 내려놓았다가….
아니다….그래도 먹어야지 하고 다시 앞접시의 국물을 마셨다….
이게 뭐 한두번인가…..
일단은 가슴 졸이면서 지켜보기로 했다…
아내가 어떻게 나오는지…..
"엄마…..어디가 아퍼…말해봐….지금 병원 가야하는거 아니야….."
아연이가 놀란 목소리로 자신을 부둥켜 안은 엄마에게 말했다…
아내가 아주 천천히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아연아…..엄마 아픈게…아니라….엄마가 너무 큰 잘못을 했는데…..
엄마가 아빠한테 너무 큰 잘못을 했는데…..
아빠가…용서를 안해줘…….."
따쉬………
저…..저년이…..
이제…정말….최후의 한수를 나에게 던졌다…….
외통수다…..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아내의 입장에서는 배수의 진이자….
최후에 남겨놓은….마지막 한가지 패일 것이다….
조커와 같은 패를……초장에 던지다니…..
머리가 좋아도 너무 좋았다….
저러니까….그렇게 남자를 밝히고….별짓을 다 하고 돌아다녀도…
아니…그…전에..연애할때도 이놈 저놈 다 만나면서도 그렇게 잔머리를
잘 굴리니….나같은 호구가…푹빠져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들지…..
그리고 결혼 후에도….그런 짓들을 다 했으면서도 아직도 나에게
사랑을 받고 사는걸 보면…..
아내는 보통 지능지수의 여자가 아니다….
남자를…..정말….잘 아는 여자다….
남자를….어니…모든 남자는 아닐지도 모르지…적어도 호구같은 나는….
지 손바닥위에 놓고 뒤집었다 엎었다……
지 마음대로 하는것 같았다……
그렇게 혼자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말..생각지 못하던 한마디는 아내의 입도 아니고…..내 입도 아닌…..
내 사랑하는 외동딸 아연이 입에서 나왔다….
"엄마….엄마도 혹시….은서 엄마처럼….아빠 몰래 남자친구 생겼어?"
뜨악……
나는 소리를 지를뻔 했다….
...........
...........
하지만….나보다 더 놀란건 분명히 아내였다…..
아내는 아연이를 껴안은 것을 풀고 아연이의 얼굴을 보면서 말햇다…
"으…은서 엄마가 남자친구가 생겼어?"
아내가 놀란 목소리로 아연이를 보고 말했다….
나는 아연이가 말을 해주어서 알고 있었지만…..아내는 처음 들은 모양이었다…
하긴…아내가 아연이랑 언제 대화를 나눌 시간이나 있었나….
내가 끼어들어서 이야기 했다.
"아연아….아니야…..엄마는 그런거 아니야…..
그냥 아빠랑 싸워서 그래…..엄마가 무슨 남자친구야……"
내가 재빨리 수습을 해야 했다…
아내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아내를 닮아서 더럽게 눈치가 빠른 아연이가 단 일프로라도 정신적인
충격을 받게 되는건 내가 용납할수가 없었다…
오연지 치사한년….결국….지 새끼를 이용하다니….
내 말을 들은 아연이가 대답을 했다….
"그치….아빠…근데….아빠가 나한테…엄마 맨날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한다고
이해 좀 해주라고 맨날 그러면서…..왜 아빠가…힘들게 돈버는 엄마한테
뭐라고 해서 엄마 울려……
그리고 엄마가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하는데…..좀 받아줘….
덩치는 백두산 만해서….아빠 옛날처럼 또 엄마랑 말 안하고 삐짐쟁이
하는거야?"
아따…그놈의 기집애….지 에미 닮아서 말은 정말 청산유수네…..
엄마랑 말을 하지 않는건 맞지…..
하긴….예전에도 아내랑 가벼운 말다툼을 하면…내가 말을 안하고 삐진걸
아연이가 본 적은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정말…거의 없는 일이었다…손으로 꼽을 정도로 말이다…
그걸 기억하고 있는 아연이가 더 대단했다….
"아연아빠….나 용서해 주시는거에요?"
크아…..더 이상 회심의 한수는 없다….
타이밍 기가 막히고…..
무남독녀 외동딸이 아빠에게 용서해 주라고 훈계가 끝난 그 타이밍에
딱 맞추어서…..
아내는 오빠나 여보….그리고 당신도 아닌…….
아연아빠라는 호칭을 부르면서 회심의 한수를 던졌다….
아연이가 나를 째려본다….
밴댕이 속을 가진 아빠라는 눈빛 레이저를 나에게 쏘고 있었다….
"어..어….그래……용서해…..그래…용서해……."
씨발…..
이게 아닌데…..
일단 아연이 앞에서 무마는 해야한다….
아연이 입에서 은서엄마처럼 아빠몰래 남자친구 생겼냐는 말이 나올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아연이의 돌발 발언에…내 결심이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하지만…이건….연막이다…
아연이 앞에서만 용서하는거다…
내 마음은 아직도 하나도 풀리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그 사진들 생각만 하면…뚜껑이 열린다….
심장이 쭈글쭈글 해지는 느낌이다….
아내가 일어나서 나에게로 왔다….
"아연아빠…사랑해요….너무 고마워요….."
아내가 나를 꼬옥 껴안았다……
"아이…부끄러워라….."
아연이가 우리를 보면서 놀리듯이 말을 했다…..
"아직도 신혼인가봐…."
아연이가 계속 우리를 보면서 싱글벙글 하면서 말했다….
아연이때문에 어쩔수가 없었다…
나도 손을 뻗어 아내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마음같아서는 주먹을 쥐고 너클부분으로 등을 갈겨주고 싶었지만…..
꾸욱 참았다…..
아내는 그렇게 나를 한참을 안고 포옹을 푼 후에 나를 쳐다보았다….
이쁘다….
시팔…이게 아내가 너무 이쁘게 생겨서 벌어지는 일이었다….
적당히 좀 떨어지는 외모의 여자를 데리고 살았다면……
아내의 주위에 벌떼처럼 남자들이 꼬이지 않았을것이다….
서른아홉인데도 아직도 스물 아홉같이 잘 가꾸어진 아내를 보니까…..
참…..가슴이 답답했다……
"아빠….이것봐…얼마나 좋아…….
나는 심장이 철렁했네…..
오늘 은서 학교에서 하루종일 울다가 양호실가서 누워있었어…..
어제 밤에 은서아빠가 은서엄마 따귀 때렸데….….."
나와 아내가 동시에 눈을 크게 뜨고 아연이를 바라보았다…..
"아까 엄마 우는데 내가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은서가 혹시나 부모님이 이혼할까봐…..나한테 죽고 싶다고 아까 그러더라구……
은서 때문에 너무 마음이 아퍼….."
"아연아…은서좀 잘 달래줘…….그리고 다시 화해하실지도 모르잖아….
일단….기다려봐야지…."
내가 아연이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은서가 그렇지 않아도….오늘 집에가서 아빠한테 엄마 한번만 용서해 주라고
말해본다고 했어……나하고 아까 한참을 이야기 했거든…."
"그래…잘 될꺼야…….기다려보자….아연아 얼른 밥 마저 먹어….
당신도 이제 밥 먹어….."
"네…."
아내는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면서 대답했다….
아연이가 지 엄마 앞접시에 당면을 가득 퍼 주었다…
아내가 그걸 입에 넣고 먹는다…
"엄마 맛있지?"
아연이가 엄마를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응…정말 맛있다….."
아내가 아연이를 보고 웃어주었다….
아직 눈은 부어있지만….이제 눈물을 닦고 아내는 밥을 먹고 있었다….
"아연아빠…정말 맛있어요…."
아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응…많이 먹어….."
나도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을 해주었다…
대답을 안하면 아연이가 또 눈에서 레이저를 쏠것 같았다….
내가 앞으로 딱 십년만…..아니지…
계산을 해보니까….
아연이가 스물세살이면 대학교 졸업반이니까….
꼭 십년을 채우지는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에 앞으로…..길어야 십년만….
더 그 맛있는걸 먹여주지…..
그 다음부터는 복수다……
내가 받은 상처를 백만배로 갚아주마…오연지…..
각오해라…..
나는 혼자서 이를 갈다가 다시 밥을 먹었다….
내가 만들었지만…반찬이고 찌개고 너무 맛있었다…
우리는 밥을 다 먹고 셋이서 핫도그를 하나씩 입에 물었다…
설탕이 잔뜩 묻은 위에 케찹을 내가 다시 한줄씩 뿌렸다….
"아빠…이게 옛날 핫도그구나….
승준이가 맛있다고 감탄할만 하네…."
아연이가 맛있게 핫도그를 뜯어먹으면서 말을 했다….
"응…아빠는 어릴때 혼자서 다섯개도 먹은적 있어…."
나도 핫도그를 먹으면서 말했다…
나는 잽싸게 하나를 먹고 하나를 다 먹었다…
밥 한공기를 다 먹었지만…
아직도 나는 배가 고팠다….
운동을 꾸준히 하니까…..밥이 아주 꿀맛이었다…식사량도 늘어나고…..
먹은만큼 칼로리를 빼주니까 몸이 더 많은 칼로리를 원하는것 같았다….
아내를 보았다…
아내도 아연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핫도그를 먹었다….
아내는 겉에 빵을 먹고 안에 소시지를 먹는데…
마치 소시지를 남자 물건처럼 입에 물고 빨듯이 먹고 있었다….
내 눈에 착시가 보이는걸까….
개눈에는 똥만 보인다고….
아내는 그냥 핫도그를 먹는데…..내가 자꾸 그렇게만 보려 하는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아내는 정말로 핫도그를 먹는 자세가…딱…그자세였다….
에이…망할년……
나는 아내를 보지 않고 핫도그만 열심히 먹었다…
"아빠….내일 학교갈때 쿠키싸줘…."
"응…알았어….친구들하고 나누어먹어…."
"그러려고,…..아빠가 만든 쿠키 애들한테 인기짱이야….
승준이가 제일 잘먹어….아빠가 만들었다고 하니까 얼마나 놀랬는데…..
은서도 쿠키 좋아해…내일 많이 싸줘…."
"알았어….."
승준이 시키는 쿠키 가루만줘….라고 말을 하려다가 참았다…..
"근데…아연아….은서엄마가 남자친구가 생겼어?"
아내가 이제는 조금 편안하진 표정으로 아연이에게 물었다….
아내는 궁금한 모양이었다…
하지만….나는 왜 또 그런말을 꺼내나…불안하게….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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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비아그라 직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