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203~205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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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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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출장을 떠난다는 아침이었다.
나는 다섯시에 일어나서 밥을 했다.
아내가 집에서 못해도 여섯시 반에는 나가야 할 것 같아서였다.
아홉시 비행기였다…
인천공항까지 가고…..또 수속을 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면….시간이
없을것 같았다.
평소에는 회사에 들렀다가 출장을 가는 경우도 많았지만…이번에는
직접 오전 비행기로 가는 모양이었다.
서둘러서 아내한테 아침을 먹이고 아연이 일어나면 먹으라고 아침상도
차려놓고 아연이한테는 엄마 공항까지 데려다 주고 온다고 쪽지까지
남겨놓았다.
아내의 트렁크 가방을 들고 아내의 외제차에 올랐다.
아내를 조수석에 태우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출근시간하고 겹치기는 했지만….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뻥 뚫려 있었다.
"가서 몸 조심해…..찻길 건널때 조심해서 살피고…."
"응….걱정말아요….찻길 몇 번이나 건너겠어요…"
나는…천천히 입을 열었다…
말을 할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그래도 다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아내가 항공기를 타니까…..말이다……
최근에 항공기 사고가 여러건 있던걸 뉴스로 보았다.
미사일에 맞은 네덜란드인들을 잔뜩 태운 얼마전의
말레이시아 항공기 사고….
그리고 바다에서 없어져버린…역시 이것도 아마 말레이시아 항공기인가….
그 사고…..
아내가 갑자기 세상에서 없어져버린다면….
난…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아내가 바람을 피우고 잘못한것들….아내의 머드축제 동영상….이런건…
만약 아내가 죽는다면…..이야기 거리도 안되는 것들이었다…
실수….누구나 실수를 하고 산다…
하지만..난 그런 더러운 아내의 치부보다 중요한 이십년 가까운 아내와의
좋은 추억들이 있다….
다른 교통이면 모르겠지만…요새 뉴스에 항공기 사고가 많이 나서…
너무 두려웠다…
"자기….좌석은 뭐야?"
"응…비즈니스 클래스….예전에는 그냥 이코노미 탔는데…임원되니까…
비즈니스 끊어주네요….."
아내가 나를 보고 배시시 웃으면서 좋다는 듯이 대답을 했다….
"밥이 틀리다면서…."
"그러게 말이에요….내 돈 내고는 절대 못타죠……"
"존슨이나 쟈니는 출장갈때 비즈니스 타나?"
"에이….그 사람들이 비즈니스 타겠어요…. 무조건 퍼스트 클래스죠…."
"그렇구나…."
내가 아내에게 할려던 이야기는 그게 아니었다…
일단 관심이 별로 없는 좌석 이야기로 윤활유를 뿌린후에….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번에 아연이하고 은서 시골에 다녀올때….아버지가 날 붙잡고 그러시더라구…..
아연엄마 아직도 아가씨처럼 이쁘다고……
그런 외모로 사회생활 하면 얼마나 남자들이 꼬이겠냐고…..
만약에 서방질하다가 걸리더라도…..절대로 당신 때리지 말라고….
그렇게 신신당부를 하시더라고….."
"어머…정말요……"
아내는 조금 놀라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응….이번에….."
"에이…당신이 언제 나 때린적 있어요……우리 연애할때부터 맞은 기억이
한 번도 없는데…당신이 변태 흉내 내느라고 엉덩이 때린거 말고는….."
아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아버지가 그러더라구….당신 아직 젊다고….다 용서하래…
늙으면 그짓도 못한다고……"
"……………"
아내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아연엄마….내가 진짜 부탁할께…..아연이가 이제….거의 어른이나 마찬가지야…
은서엄마일로 충격도 많이 받았고…당신 닮아서 머리는 좀 좋아….
눈치도 엄청 빠르고……
제발…아연이 스무살 넘어서 유학갈때까지만이라도….조심 좀 해줘……
나…당신이 지금 바람 또 피워도…..난 당신을 용서할 수 밖에 없어…..
난 아연이 유학 보낼 능력도 없고……또 아직도 당신이 너무 좋아…..
난 오연지 없으면 못 살아….
나중에 아연이 유학가면…그때는 우리 뒷방에 와서 남자랑 떡을 쳐도
내가 못본척 해줄테니까…..그때까지만…행실 좀…..부탁해….
나…너무 불안해…아연이가 사춘기인데…상처받을까봐….."
"……………"
아내는 심각한 표정으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운전을 하느라고 정면을 보면서 말을 했고…..
아내의 표정을 흘끔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내가 양심도 없는 년이죠 뭐……
당신이 나한테 얼마나 잘하는지 알면…내가 알아서 행실을 조심해야 하는데…..
진짜 당신 성격을 나한테 안부려서 그렇지…진짜 당신 성격대로 나도 때렸으면
난..아마 맞아죽었을꺼에요…그쵸…."
아내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부탁이야…아연엄마…..당신 얼굴도 이쁘고….몸매는 뭐 말할것도 없으니까….
얼마나 그렇겠어….그리고 당신 성욕 높은건 내가 우리 만날때부터 알았잖아…
솔직히 그거 아니었으면…내가 어디 언감생심 당신하고 결혼이나
꿈꾸었겠어?"
맞는 이야기다….아내가 남자의 육체를 탐하지 않는 여자였다면….
나는 결코 아내하고 결혼하지 못했을 것이다…
떡치는 과거가 우리를 결혼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내 자취방은 떡치던 방앗간이나 마찬가지였었다….
그렇게 떡을 쳐대니까…아내가 신입사원일때 아연이가 덜컥 생긴거고….
마음 약한 우리커플은 아연이를 감히 지울 생각조차 못 해보고….
결혼을 한 것이다….
"오빠 고마워요…..나한테 그렇게 속마음 다 이야기 해주어서요….
진심이에요……"
아내가 내 허벅지에 손을 얹고 말을 했다…
"손 치워…..고추 커지잖아……"
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아내가 손을 치우면서 날 보고 웃었다….
"연지야…..사랑해….난 너밖에 없어……너랑 아연이랑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게…내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 목표야…..
그리고….여태 한 말은 지금 한 말을 하기 위해서…..
내가….준비운동 시킨거야….연지야…내가 진짜 너한테 고백할게 있어……"
"오빠 뭔데요?"
"연지야…내가 그때 연하남 동영상 다 알고 있으면서 너 속인거….
너 상당히 상처 받았잖아…그래서 나 너한테 이제 비밀있으면 다 말하게….
니가 나를 배신해도…난 너를 배신하지 않을꺼야……."
"임택봉이 사진 같은건 그때 너한테 내가 이야기 했고….
연하남…동영상도 이야기 했고…..
그런데…내가 말하지 않은게 하나 있어…..
연지 너 출장하고 관련된 일이야……"
"…………"
아내는 집중을 해서 내 말을 듣는것 같았다…
나는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아내에게 천천히 말을 했다.
아무리 앞이 뚫려 있어도…시속 100킬로 이상은 놓지 않았다…..
안전이 제일이었다….
차가 아무리 고성능이어도…..밟고 싶지 않았다…
아내차는 이백을 밟아도 차가 안떨리는걸 예전에 한 번 시험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그때는 나 혼자 타고 있을때고…..아내를 옆에 태운 이상
백 이상은 절대로 밟지 않았다.
"연지야…사실 작년말에 너 홍콩에 출장갔을때….그때……
누군가 나에게 문자를 보냈어…..
유어 와이프라고…..당신의 벗은 사진같은것들….하여간 이상한 사진들을
나한테 다섯번이나 문자를 보냈어……
난 믿고 싶지 않았지만….당신이 맞는것 같아….
동영상도 있었는데 안봤어…처음만 보고 당신이 맞는것 같아서
다 지웠어…..
다섯번 받았는데…다섯번 그냥 다 지워버렸어….
회신도 안되고…전화 걸어도 안되는 이상한 번호더라구…..
영어로 유어와이프라고 써서 보냈는데……
내가 아직 그걸 당신한테 고백을 못했네….."
"여….여보…..자…잠깐…차 좀 세우면 안돼요?"
아내가 무척이나 놀란 표정으로 말을 더듬으면서 말을 했다….
"응 잠깐만…여기는 위험하고 조금만 더 가면 안전지대 나오니까…
거기에 잠깐 세울께….아직 시간은 충분하다….일찍 밥먹고 나와서
시간 넉넉하니까 걱정은 마….."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나는 안전지대에 비상등을 켜고 차를 세웠다…..
룸밀러로 뒤에 차가 안오나 잘 살폈다….
갓길에서 아예 벗어난 안전지대라서….그나마 안전할 것 같았다.
"오빠……그…그걸 왜 나한테 이야기 해 주어요…."
"그걸 나한테 보낸 사람의 의도는 어찌되었든…당신에게 흠결을 내려는
것이잖아…..
하지만….난…그런걸로 흔들리지 않아……
사진도 동영상도 아예 자세히 안봤어….내용도 잘 몰라….
하지만…당신은 확실한 것 같아…그건 확인했으니까…..
당신이 사회생활 많이 하니까…그것도 나이에 비해서 돈도 억수로
잘벌고…..모든걸 다 가졌으니까 적이 많을것 아니야…..
혹시 누가 당신 협박하고…..그러면 나한테 말해줘……
내가…이젠 그런거 처리 잘해….
옛날에 주먹부터 나가던 편견이 아니야…..
내가…잘 아는 사람중에…그런거 남 협박하고 그러는 사람들만 혼내주는게
전문인 사람이 있어…..
그러니까…연지야….고민있거나…누가 널 협박하거나 그러면…..
나에게 말해줘……"
순간…아내가 날 당겨서 끌어안았다…..
"오빠….고마워요…….많이 힘들었죠…."
"괜찮아……대신에….난…더 많은 걸 누리고 살잖아……"
"그런 사진과 영상들…..어떤건지는 내가 모르겠는데…..
나중에….다…나중에 제가 해명할께요….."
"아니야…연지야…그럴 필요없어…..내 전화기에서 문자 지우는 순간…..
내 기억에서도 지웠어….."
물론…구라다……
너무도 생생히 기억나고 내 외장하드에 잘 모셔져 있다…
하지만….최대한 멋진 대사를 쳤다…..
"오빠….나 너무 더럽죠……한두번도 아니고……"
"아니야…….나 단 한 번도 당신 만나고 더럽다는 생각해본적 없어….
당신처럼 자주 씻고 청결한 사람이 어디 있어...
이십년가까이 같이 살았지만….아직 당신 입에서 나쁜 냄새 나는걸 맡아본
기억이 없어…."
"뭐에요….."
내 농담에 아내가 웃음을 터트렸다…..
"얼른 가자……."
내가 다시 차를 출발 시켰다…..
"왜 근데 하필 오늘 말해주었어요….."
"그냥….요새 비행기사고가 많아서…당신 잘못되면…..평생 후회할까봐….
당신 비행기 타기전에…..당신 홍콩출장 또 가기전에 다 말하는거야……"
공항에 거의 다 도착을 했다….
인천공항 3층 출국장쪽에 차를 대었다….
비상등을 켜고 내려서 아내의 트렁크 가방을 내려주었다.
"조심해서 잘 다녀와….사랑해…연지야……."
"응…오빠…나도 사랑해요……."
"얼른 들어가…."
"…………."
아내는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아내가 뒤돌아서려다가 다시 나를 보고 물었다…
"오빠…그 유어와이프라는 문자….동영상이 어떤건지….내용 좀 말해주면
안돼요?"
"응….나도 기억이 잘 안나……제대로 보지 않고…당신 얼굴만 보고 바로
삭제했어……"
차마 내 입으로…..니미 똥같은 영상이라는 말은 못할것 같았다….
내 입에 똥을 물지 않는한….내 입에서 그 영상을 설명할수는 없을 것 같았다..
에이…똥같은 세상……
아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고맙긴…..고백의 형식을 빌린 빅 엿을 먹인건데…..
내가 이렇게까지 이야기 하는데….또 그 지랄을 하고 다니면….
오연지 넌 인간도 아니다…..
하지만 또 그러면 어쩌지….
그럼 인간도 아닌년 밥 차려주면서 살아야 하나….
에이…내 주제에……그것도 과분한가….
아내가 출국장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걸 보고 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왔다……
이번 아내의 출장을 계기로….좀….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아내한테 이렇게 털어놓았는데도 나한테 이번에 또 문자가 온다면…..
그건 정말 심각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반면에….문자가 안 온다면….아내는 그 문자를 보낸 놈이 혹은 년이….
누군지 안다는 것이다….
나는….그걸 확인해 보고 싶어서…..
입을 놀린것이었다….
차를 몰아서….. 집으로 향했다…..
0204 / 0837 ----------------------------------------------
아연이는 벌써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있었다.
"아빠 나 깨우지 그랬어…."
"응…엄마가 너무 일찍 나간다고 일부러 깨우지 말라고 해서….."
나는 엄마 출장 가는데 자기를 안 깨웠다고 뭐라고 하는 아연이에게
다정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그래도…..또 이번에도 한참 있다가 오는거 아니야?"
"아니야…엄마 이번에는 진짜 보름만 있다가 오도록 노력한데….."
나는 아침을 먹는 아연이에게 디저트로 먹을 과일을 깍아주면서 말을했다.
아연이를 학원을 보내고 나도 출근을 하려고 안방에서 옷을 갈아 입는데…
아내의 화장대 위에 봉투가 하나 있었다.
봉투를 열어보았다.
이런…오만원짜리 다발이다.
돈을 세어 보았다. 이백만원이다.
작은 쪽지가 하나 같이 들어 있었다.
[여보 나 없는동안 급하게 현금 필요하면 이걸로 쓰세요
아연이 잘 부탁해요. 항상 고마워요…]
에구…..부부가 뭔지….
같이 살아온 세월이 뭔지…..
아내의 신용카드도 가지고 있고….
아내통장의 현금카드도 내가 가지고 있어서 돈은 언제든지 마음대로
뽑아쓸수 있는데…..
굳이 이렇게 따로 현금까지 주고 갔다.
이건 뭐…그냥 나 가지라는 거나 다름없었다.
현금을 쓸일이 뭐가 있나…
아내의 신용카드로 다 지불하는데…..
현금이 생겨서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코끝이 시큰해졌다….
얼마전에 지갑에서 오십만원을 쓱싹 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돈을 장롱안에 내 양복 안주머니에 잘 넣어놓고 나는 편한 자켓을 입고
출근을 했다.
며칠이 그렇게 후딱 지나버렸다.
아연이는 개학을 해서 다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고…..
아내는 홍콩 출장을 가서 처음 이틀동안은 매일 문자를 보내주었다.
잘 도착해서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다고….
그리고 자신이 묵게 될 리츠칼튼홍콩호텔의 사진도 한 장 찍어서
문자로 같이 보내주었다.
대충 보기에도 무지하게 화려해 보였다.
나도 저런데 가서 며칠 푹 쉬다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프로 비즈니스맨 편견…..편이사…..크아….폼사리 날 것 같은데….
난…승합차 뒤에 앉아서 드론을 날리고 남의 불륜 남녀 떡치는것이나
찍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게 어디인가….
낮에 집에서 살림만 하던게…내 인생의 전부였던때가….불과 얼마전이었는데…
참….내 인생의 삼십대를 다시 돌릴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을것 같았다.
다시 태어난다면….삼십대를 가장….알차게 살 것이다….
이미 기회는 지나갔지만 말이다…
아내는 처음 이틀 문자를 보내주고 세번째 날부터는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하지만…윤진경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열심히 문자를 보낸다….
단 하루도 빠짐없이…
나는 단 한 번도 답장을 하지 않았는데……
하지만….윤진경이 문자 내용에…내가 싫어하는줄 알면서도 너무 외로워서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고 싶어서 문자를 보내니까 이해 좀 해달라는 말을
보낸걸 보았을때는…..미안하기도 하고…마음 한켠이…좀…아려왔다…
윤진경은 어차피 국내 일보다 상하이 지사일이 급해서 본사에서 상하이로
추가 출장들을 나가고….사장님도 얼마뒤에 상하이로 오신다고 해서….
귀국이 2월말로 연기가 되었다고 했다.
그게 나하고 상관있는 일은 아니지만….
윤진경은 그런 세세한것까지 나에게 일일이 보고를 했다.
내가 윤진경네 사장이 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그렇게 매일 윤진경의 문자를 받으니….진짜 우리가 아주 오래전부터
엄청나게 친하게 지내던 사이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윤진경이 노리는 것이 그것일까…..
어찌되었든간에…내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 같았다.
마회장과 낮에 일을 마치고 점심도 먹고 마회장은 볼일이 있다고 나가고
나 혼자 사무실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을때 진동이 울렸다.
나는 하품을 하면서 생각을 했다.
누구지?
윤진경이는 아까 문자가 왔는데….
서…설마…유어 와이프인지 지랄인지…그건 아니겠지….
전화기 화면을 켜보았다.
에이…영식이다….
한참 신나게 졸고 있는데…깜짝 놀라게…..
영식이와 대화창이 열렸다…
[왜?]
[야 오늘 저녁 바쁘냐?]
[왜? 뭔일 있냐?]
[응 일이 좀 있다 오늘 무조건 보자…]
[소주먹자고?]
[아니야….내가 여섯시까지 니네 아파트 입구에 차 댈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차타면 이야기 해줄께]
[마누라 출장갔는데 잘 되었다….소주나 신나게 빨자]
나는 부지런히 사무실을 정리하고 사무실 문단속을 했다.
그리고 걸어서 퇴근을 했다.
영식이랑 저녁에 술을 마시려면 아연이 저녁을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하니까…집으로 부지런히 가야 할 것 같았다.
나는 고기를 볶고 몇가지 반찬을 해서 아연이 저녁 먹을 것을 준비 해놓고
아연이에게 쪽지를 남겼다.
밥 데워먹고 문단속 잘 하고 있으라고….
하긴…우리 아파트는 문단속이라는게 좀 웃기기는 했다.
외부인이 침임하다가 짜증나서 돌아갈 것 같을 정도로 방범은 진짜
완벽한 것 같았다.
그게 아연이가 집에 혼자 있어도 내가 안심이 되는 이유기도 했다.
단지안에 아내가 박재호 좆빨던 그런 으슥한 곳이나 시시티브이 사각지대가
조금 있지….
건물내에는 정말 사각지대가 전혀 없이 곳곳에 시시티브이가 있고
현관부터 엘리베이터 그리고 구석구석에 전부 지문이나 비밀번호를
입력 안하면…외부인이 접근조차 불가능한 구조였다.
그나저나 영식이 놈이 웬일이지…..
같이 소주 마신지 몇 달은 된 것 같아도 일이주에 한번씩은 문자를 하거나
통화를 해서…..특별한 일이 없을텐데…..
고영식….나랑 동갑인 44세이다…
뭐…대학동창이니까…
하지만…
우리는 학번이 달랐다.
영식이가 나보다 한 학번이 빨랐다.
하지만…내가 재수를 하고 입학을 해서 일학년 마치고 의경을 갔다가
복학을 했고….
영식이는 일학년 마치고 군대를 단기하사로 조금 오래 복무를 하고
제대를 해서……나와 같은 년도에 2학년으로 같이 복학을 했었다….
복싱동아리에서 영식이는 경량급의 간판이었고…..
나는 중량급의 간판이었다…..
복싱을 잘하는 간판이 아니라…술먹고 노는것에 관해서는 말이다…
당시 복싱동아리는 운동 동아리이기는 했지만….규율이나 기강 이런건
거의 없었다….
나와 영식이가 복싱동아리 들어오기 전에는 그런 선후배간에 기강잡고
그런게 좀 있었다고 들었지만….우리가 복학을 해서 복싱동아리를 장악한
이후로는 그런게 전혀 없어졌다….
복싱동아리방은 술먹고 난장피는 완전히 당나라 동아리 방이 되어 있었고…
그 중심에는 나와 영식이가 있었다.
우리는 천성이 게으르고 공부에 관심이 없으면서 뭐든지 대충대충 해서
얼렁뚱땅 넘기는 성격이 비슷해서…복학후에 만나자마자…..금새 친해졌다….
그런 영식이가 갑자기 오늘 전화해서 오늘 바로 만나자고 하다니…..
그것도 너무 갑작스럽게…..
뭔가 냄새가 좀 이상했다….
시간이 여섯시가 다 되어서 집에서 나왔다.
단지 앞의 대로변에 서 있었다…
여섯시 오분인데 상놈의 시키는 아직도 안왔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중의 하나가 시간 약속 잘 안지키는 놈인데…
제일 친한 친구놈이….아..아니다...….아직도 꾸준히 제일 자주 연락하는
친구는 영식이니까….
제일 친하고 자시고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영식이 말고 다른 친구들은 전부 연중행사로나 만나면 다행이었다.
사회생활을 오래 안하다 보니까…인맥이라는것 자체가 없었다…
그나마 내가 백수로 놀고 그래도 무시 안하고 꾸준히 연락해준건
영식이 하나밖에 없었다.
그런데…이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시간약속을 잘 안지킨다…
시간약속을 안지키니…돈 심은 뭐 뻔한거고 말이다…
학교다닐때도 동아리 선후배들에게 천원 이천원 빌려가고 땡까먹는건
아주 선수였다….
여섯시 십오분쯤 되자….거대한 2.5톤 트럭이 주류박스를 가득싣고
내 눈앞에 등장을 했다…
"야….타…."
영식이가 조수석 유리창을 열고 우리 젊을때 유행했던 야타족 흉내를 냈다.
"좆까고 계신다 진짜…."
내가 차에 타면서 말을 했다….
"시간약속 좀 잘 지켜 이 씁새야….15분이냐 늦냐…."
"왜 나한테 지랄이야…..교통신호를 지랄같이 만든놈한테 따져….."
뭐낀놈이 성낸다고 영식이는 나한테 지랄을 했다…
"야….옷 좀 더 활동적인걸 입고 오지……너 흥신소 일하더니….왜 기지바지를
입어…맨날 츄리닝이나 입던 놈이…."
영식이가 내 옷을 보고 말을 했다….
"아 나 이거 참…..
소시알 포지션이 있지…새키야…어떻게 츄리닝을 입고 술을 마시러 가냐….."
내가 짧은 내 머리를 슬쩍 한 번 뒤로 넘겨주면서 말을 했다…
"좆까고 있네….
우리 지금 싸우러 가는거야….술은 이겨야 먹지…졸라 개터지고
술 먹을일 있냐….
터지면….응급실에서 소독용알콜 처먹어라…."
영식이가 낄낄대면서 말을 했다…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아니…이런 개새끼….
이건 또 무슨 심장이 내려앉는 소리인가….
대학때….학교 후문에서 싸움판 일어나는 거의 오십프로는 이 쌍놈의
고영식이가 술쳐먹고 시비를 걸어서 싸움이 일어난 거였다…
체구가 작지만 워낙에 몸이 빠르고 주먹도 빨라서…..
처음에 치고 빠지는건 아주 선수였다…
게다가 영식이는 사회체육과라서 진짜로 공부하고는 거의 담을 쌓고
살았기 때문에…졸업반까지 그 지랄을 하다가….
지금은 주류회사에서 주류트럭을 모는 일을 하고 있었다.
영식이도 이 직장이 첫직장은 아니었다…
나만큼 많이 옮기지는 않았지만….영식이도 엄청나게 많이 직장을 옮겨다녔다…
옛날에 내가 잠깐 농약회사에서 배송트럭을 운전할때….
영식이는 그때 분뇨수거차를 운전했었다.
벌써 꽤 오래전의 일이다….
그때 서로 자기가 더 좋은 직장이라고 말다툼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복싱을 했지만…영식이는 중학교 3학년때부터
복싱도장에 나갔다고 했다…
하지만 폼은 영식이가 진짜 선수 같고…나는 늘 사이비 같았다.
내가 동아리 대항전 헤비급 우승을 할때…영식이는 페더급 3위를 했었다…
하지만 나는 달랑 4명 출전한 헤비급에서 운으로 우승을 했지만…
영식이는 페더급에서만 20명이 넘게 출전해서 3위를 한 것이었다…
복싱 실력은 영식이가 더 뛰어났다….
물론 펀치력의 강도와 체급때문에 영식이와 나는 스파링 상대조차 안되었지만…
정통 복서에는 영식이가 더 가까운것 같았다….
하지만 이 얍삽한 놈은 술먹고 패싸움이 벌어지면…지가 항상 바람을 잡고….
제대로 싸울떄는 항상 내 뒤에서 싸우는 얍삽함을 보여주고는 했었다.
지난 과거들이 주마등처럼 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영식아….나 이젠 싸움같은거 못해….."
"좆까고 있네….용감한 시민상 사진찍어서 문자보낸 새끼가 누군데…."
"그건…..실수였어….시팔….."
"오늘 니가 할 일은….내 옆에서 나를 끝까지 지키는 것이다….."
영식이가 운전을 하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니미…내몸도 잘 못지키는데…누굴 지켜…."
아….망했다…집에서 케이블티비로 새로나온 영화나 볼 것을….
괜히 소주 마시면서 노가리 까고 싶어서 기어 나왔다가 뭔가 일 나는것
아닌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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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일인데….그리고 지금 어디로 가는건데…"
나는 영식이에게 물었다.
영식이가 천천히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영식이네 주류회사 바로 옆에 화물차들을 세우는 차고지가 있다고 했다.
이 도시의 공단 초입에 있는 곳인데….영식이네 회사도 거기에 가끔 차를
세운다고 했다.
거기는 주류트럭 말고 다른 화물트럭들도 많이 세우는데….
기사들끼리 자주 모여서 담소도 나누고 휴게실을 같이 이용한다고 했다.
화물차중에서 수입냉동돼지고기를 운반하는 트럭이 있는데….
그 트럭의 기사가 방지대 출신이라고 했다.
그래서 영식이와 말을 섞다가 나이 이야기가 나왔는데…그 수입돼지고기차
기사가 올해 마흔 다섯이라고 했다….
나와 영식이보다 한 살 위였다.
그런데…영식이 이 자식이 무슨 미친 생각을 한건지…..자기는 마흔 여섯이라고
구라를 친 것이었다.
하긴 영식이는 하도 얼굴이 팍 삭아서 오십 둘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돼지고기차 기사가 작년 일년동안 영식이한테 형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사회에서 한두살 차이나는것은 솔직히 나이 차이도 아닌데….
그걸 가지고 거짓말을 하고 그러는것도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에…..차로 배송하는 시간들이 달라서 자주는 못 먹지만….가끔 소주들도
같이 마시고 그렇게 친하게 지냈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얼마전에….
이 공단에서 나오는 폐 고철들을 수거해서 지방의 다른 제철회사로 운반하는
트럭의 기사가 새로 차고지에 등장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이 기사가 방지대 출신이고 영식이 일년 선배라고 했다.
같은 과는 아닌데….같이 노가다 알바하다가 만난 사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일년선배가 수입돼지고기차 기사와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했다.
영식이는 그걸 모르고 어느날 술자리에서 그 두명과 동시에 만나게
되는 엄청난 불운을 겪었다고 했다.
단박에 영식이가 나이를 사기친걸 걸리게 되었고…
일년동안 한 살 동생한테 형이라고 부른 수입돼지고기차 기사가
너무 억울하다면서 술에 취해서 영식이 멱살을 잡아서 바닥에 패대기를
친 모양이었다.
영식이가 체구가 작으니까…복싱선수 출신 인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워낙에 꼬질꼬질하고 불쌍하게 생겼으니까 말이다….
하지만…고영식이가 누군가…과거 방지대 후문에서 술만 처먹으면
미친개로 변한다는 전설이 있던놈 아니던가….
영식이가 바닥에 쓰러졌다가 일어났는데..그 수입돼지고기차 기사가
영식이 얼굴을 향해서 주먹을 날렸다고 했다.
솔직히 일반인은 복서와 주먹으로는 상대가 안된다….
일반인은 주먹이 날라오면 움찔하지만…복서는 주먹이 날라오면 그 주먹의
끝을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영식이는 가볍게 피하고 한대 툭 친것이….돼지고기차기사의 죽탱이에
제대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돼지고기차 기사는 그자리에 대자로 뻗었다고 했다….
그래도 나처럼 중량급이 아닌 경량급의 펀치라서 그런지….의식을 잃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주변의 사람들이 다들 엄청나게 놀랐다고 했다….
그때….상대가 맞은 다음에…영식이 일년 선배인 그 사람이….
그랬다고 했다…..아차….영식이 너 옛날에 복싱했었지…라고…….
그래서 그날은 영식이가 바로 자리를 피해서 끝이 나는가 했나보다 했는데….
다음날부터 수입돼지고기차 기사의 주변 기사들이 고소하라고 옆에서
살살 꼬셨다고 했다.
상처는 크게 안났지만..얼굴에 아주 미세하게 멍이 들었다고 했다.
세게 때린것도 아니고…경량급 펀치라서….많이는 안 다친 모양이었다.
하지만..주변의 기사들이 최하 백만원은 받을수 있다고 계속 그 돼지고기차
기사에게 달콤한 유혹을 했다고 했다…
영식이는 큰 돈이 나갈까봐 너무 불안해서 그 수입돼지고기차 기사를
차고지에서 만나서 잘못했다고 사과를 했다고 했다.
그때….수입돼지고기차 기사 옆에 있던 다른 기사들이 또 막 바람을
잡았다고 했다.
영식이가 여기까지 말하고는 열이 받는지….혼자 씩씩 대었다..
"열내지 말고 말해라…..니가 다리미냐…열내게…그러게 왜 사람을 쳐…
개뿔딱지도 없는게…."
내가 낄낄대면서 말을 했다…
"씹새끼야..그래…넌 사람치면…돈 물어주는 마누라 있어서 졸라 좋겠다…."
"언제적 이야기를 하냐….나 변했어…..나도 돈벌어 씹새야…..
그리고 이젠 싸움같은거 안해…..애들이냐…쪽팔리게 싸움질이나 하게……"
내가 낄낄대면서 다시 말을 했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오늘 우리 둘이서 그놈들 패러간다는거야?
니미 우리가 고삐리냐….아….요새는 고삐리라는 말 안쓰냐?
요새는 고딩이라고 한다며….."
"아니…그게 아니라…..자꾸 옆에 기사놈들이 바람을 잡아서 그렇지…
그 수입돼지고기차 기사가 사람이 착하거든……
그래서 고소를 안할라고 하는것 같더라구…그런데…자꾸 그 옆에 기사들이
그런게 어디있냐고…그럼 똑같이 한대 때리기나 하라고…..
자꾸 그렇게 바람 잡아서……
오늘….한대 맞으러 가는 길이다….."
나는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니미…한대 때렸다고 한대를 똑같이 맞고 끝낸다고…..
"우와……내가 너나 그 너를 똑같이 한 대 때린다는 그 기사랑 같은
방지대를 나왔다는게…창피하다…..
요새 초딩들도 그렇게는 안하겠다…
그냥 악수하고 사과하면 되지…그걸 꼭 니 얼굴을 한대 때려야겠데?
진짜…유치하고….듣는 내가 다 창피해서 몸둘바를 모르겠다…."
어휴….진짜…..나이 사십 넘어서 할 짓들이 아니었다…
해외토픽감이었다…
"가만….근데 나는 왜 불러? 듣고보니 싸우는것도 아니잖아….
그냥 얼굴 대고 맞으러 가는 거잖아….근데 왜 나보고 같이 가자는 거냐?"
내가 의아해서 영식이에게 물었다.
"아니 니가 덩치가 있으니까….니가 옆에서 후까시를 딱 잡고 있어주면….
쫄아서 세게 못 때릴꺼 아니야….
그러니까 내 옆에서 인상 좀 더럽게 쓰고 있으라고….
또 팔불출같이 마누라 생각하면서 혼자 실실대고 있지 말고….."
아…진짜 기가 막혔다.
내가 그런 자리에 끼어야 하나……
정말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차는 벌써 차고지로 들어서고 있었다…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내가 사는 이 도시에…..이런 거대한 화물차들의 터미날과 같이 거대한 곳이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다….
"니미 뭐 이렇게 넓어….차가 몇대야….."
"그러니까 별의 별 놈들을 다 만나지…..에이….주먹을 묶고 다닐수도 없고….."
영식이가 한숨을 쉬면서 말을 했다.
내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계속 피하기만 하면 되잖아….."
"그게 되냐…..넌 그게 돼? 피하고 나서 원투….이게 딱 자동으로 나가는데….
어릴때부터 습관이 그게 고쳐지냐고….."
"그러게 씁새야…..노래도 있잖아….
어릴때 날렸던 몇방의 펀치는 무엇을 준다해도 바꿀수 없다고….."
"뭔 개소리야…..
눈 크게 뜨지 말고….넌 눈을 크게 뜨고 웃고 있으면…..곰이 꿀 달라고
웃는 것 같단 말야…눈을 최대한 가늘게 뜨고 최대한 인상을 써라…."
마회장도 언젠가 비슷한 말을 한 것 같은데….내가 얼굴이 선량하게 생겨서
겁을 주는건 안된다고……
몇 백년을 살겠다고 얼굴에 힘주고 살껀가…둥글둥글 웃으면서 살아야지…
영식이를 따라서 휴게실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이런…..
깜짝 놀랐다.
무슨 세계 타이틀 매치가 벌어지는것도 아니고….
기사들이 한 적어도 스무명은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싸움 구경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은것
같았다.
나이가 적은 것들도 아니다…적어도 여기 모인 사람들중 8할 이상은
우리보다 나이가 많아 보였다…
하여간 남자들만 모이면…..그놈의 습성들은 다 비슷비슷한 것 같았다.
"깔끔하게 한 대 때리시고 이제 서로 안면몰수하고 지내죠……"
고영식이 이 병신이 또 특유의 껄렁한 말투로 상대 기사에게 말을 한다….
이런 병신…..상대를 잘 구슬려서 안맞고 끝내야지…
고따마시로 싸가지 없이 말을 하면…살살 때릴것도 더 세게 때리지…..
나는 뻘쭘해서 그냥 영식이 옆에 서 있기만 했다…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이 다 나한테 집중되는 것만 같았다.
짧은 머리에 백킬로가 넘는 덩치…그리고 앞으로 튀어나온 배까지…..
나는 한마디도 안 하고 그냥 눈만 가늘게 뜨고 있었다.
니미 소눈깔 만한 눈을 가늘게 뜨고 있으니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어…근데….영식이 바로 앞의 그 수입돼지고기 냉동차 기사라는 사람을
보니까 어디선가 안면이 있어 보였다.
눈을 크게 떴다…
기억은 안나지만…분명히 아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알지….좁아터진 내 인맥에 아는 사람이 없을텐데…..
그 사람도 내 얼굴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
"호…혹시 물리학과 아닌가요?"
그 남자가 나에게 물었다…
안봐도 비디오다….방지대 물리학과 출신인것 같았다.
누군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나는 상대를 기억못해도 내 위아래로는
물리학과 출신치고 나를 기억 못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전공수업 들어가면 맨날 뒷자리에서 술에 취해서 자거나 떠들거나…..
학과 체육대회같은 행사하면 맨날 깽판 부리고 선배들 우습게 알고
들이받고….
어휴….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과거였다….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나는 최대한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상대 기사에게 말을 했다.
"아…형님도 물리학과 출신이시군요....
제가 여기 고영식이 친구인데요…..솔직히 이런 자리 너무 창피한것 같네요…"
내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어 오만원짜리 두장을 꺼냈다…
조금 아깝기는 했지만…아내 지갑에서 오십만원 슬쩍하고 아내가 아침에
이백만원 준것도 있으니까….십만원 정도 투자해서 나랑 영식이랑
얼른 이 쪽팔린 장소에서 퇴장하고 싶을 뿐이었다…
게다가 내 얼굴을 아는 사람까지 있으니 말이다…."
"형님…이거 약소하지만….파스값이라도 하시고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요…..
이 친구 이렇게 비리비리한데 때려서….뭐 좋으시겠습니까……"
내가 상대 운전사에게 십만원을 두손으로 내밀었다…
그 기사는 엉겁결에 십만원을 받았다….
어휴….다행이다….
이제 째기만 하면 된다….
"야….그래도…이게…"
영식이가 지도 뻘쭘한지….나를 보고 작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조용히 해 씁새야…이게 무슨 망신이야…이제 얼른 째자….."
그때였다…..
구경하던 사람들중에 웬 걸죽한 목소리로 누군가가 말을 했다.
"거…제 삼자는 빠지지….재미있는 구경하는데….."
혼잣말이지만 목소리가 하도 걸죽해서 휴계실안에 다 들렸다….
나는 너무 갑자기 순간 열이 받았다.
나이살도 처먹은 놈들이 싸움을 붙이려고…..
"어떤 씨발새끼가….."
나는 너무 열이 받아서 혼잣말을 하면서 두 손을 꺽어서 소리를 내었다…
내가 주먹에서 뼈관절 꺽는 소리는 보통사람의 두세배 크게 난다…손도 크고
하도 어릴때부터 이 짓을 해서…아예 특기가 되어 버렸다…
손에게 우드득 소리를 내면서 혼잣말을 한 쪽을 쳐다보았다….
내가 무섭게 쳐다보자 남자는 바로 눈을 피하고 고개를 숙였는데….
그 남자보다 더 놀란건 나였다….
어쩐지 귀에 익은 목소리더라…
나는 너무 놀라서…지금 영식이의 이 싸움건이 생각이 안 날 정도였다…
내가 무섭게 쳐다보자….바로 눈을 깔고 피한 놈은…..
다름아닌….섹스머신 강무준이었다….
아니….저 병신이……아니지…섹스에는 거의 달인 수준인데….
하여간에…저 새끼가….왜 여기에 있는건가……
나는 너무 깜짝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상대 기사가 바로 분위기를 정리했다…
"그럽시다….그냥…끝냅시다…나도 솔직히 창피했어요….
나이살 먹고 이게 뭔지….."
나도 얼른 정신을 차렸다…
"뭐하냐….형님한테 사과드려……"
내가 영식이 옆구리를 꽉 찔렀다…
"죄송합니다..형님…거짓말 해서요…."
"그래…..그냥….이렇게 끝내자고…….나도 면목이 없네 그려….
하여간 내가 먼저 밀친거니까…나도 할말이 없지 뭐….."
기사들이 다 흩어지고 나와 영식이도 잽싸게 휴게실을 빠져나왔다…
"어휴 쪽팔려…….친구 잘 두어서 이게 무슨 영광이냐…"
내가 고개를 흔들면서 영식이에게 말을 했다.
우리는 빠른 걸음으로 차고지를 빠져나왔다…
영식이는 밤에는 그곳에 화물차를 세워놓으니까….그곳에 화물차를 놓고
나와서 길가에 서있는 영식이의 너무 오래되어 트럭소리가 나는 승용차에
올라탔다…
우리는 차를 타고 영식이네 집 근처 술집으로 들어갔다…
소주에다가 돼지주먹고기를 시켜놓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영식아….근데…너 아까……내가 돈줄때…옆에서 깐죽대던 놈 혹시 아냐…
내가 째려보니까 눈깔던 놈….."
"알다 뿐이냐….이번에 한대 때리라고 바람잡은것도 그새끼야…
완전 야비하고 더러운 새끼야…모사꾼같은 새끼….
나이는 우리보다도 한참 위인것 같은데…..
맨날…구라만 치고 다니고……사람들 모아놓고 맨날 유부녀 따먹은 이야기만
하는데…기사들이 다 구라인줄 알면서도 하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니까…엄청 재미있게 들어….
나도 몇 번 들었는데….의사 부인, 변호사 부인 지가 다 따먹었데…..
지가 한 번만 넣어주면….다 지 성노예가 된데나…
하여간…..구라까는게 특기인 새끼야…
아까 니가 겁주길 잘했어….니가 안쳐다봤으면….
그새끼가 돈 받지 말고 때리라고 바람 계속 잡았을꺼다….
어휴…..진짜 진상새끼….."
어허허…..
강무준이의 정체를 알았다…..
하지만…강무준이가 유부녀 따먹은 이야기는 거의 다 진짜일텐데….
여기서 사람들한테 무시를 당하고 사는구나….
"그 사람은 무슨차 기사냐?"
"어…그사람은 야간 전문기사야…..거의 밤에 장거리 화물만 뛰고 낮에는
노는것 같더라구…야간에 뛰는 화물은 안가리고 이것 저것 다 하는것
같더라구….어휴…그새끼 인상도 맘에 안들어…그 말코하고…..
짜증나…."
영식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을 했다….
강무준의 새로운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알던 강무준은
허스키한 멋진 목소리를 가진….
옷을 벗으면 검투사같은 멋진 등근육을 가진….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팔십년대 에로영화 대사같은….
그런 미스테리한 인물이었는데…..
그렇게 멋진 대사를 날리고 변호사와 변호사 부인에게 그렇게
최고의 대접을 받던 강무준이….
시정잡배들 싸움이나 살살 붙이는 그런 놈이라니…..
어휴……
세상은 참 진짜….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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