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388~390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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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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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봉투 안에는 A4용지에 아내가 손으로 직접 쓴듯한 아내의 글씨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그런 A4용지가 몇 장이 들어 있었다.
대충봐도 엄청나게 긴 내용이었다.
아연이의 이메일 내용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긴 내용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종이들을 다 꺼냈다.
그리고 서류봉투의 안을 보았다.
A4용지 몇 장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새벽시간 안방의 티테이블 의자에 앉아서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아내가
나에게 남긴것 같은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첫 줄을 읽기가 참 힘이 들었다.
아연이의 메일을 이미 한 번 읽은 터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떤 내용이
적혀 있을지 도무지 예상이 되지 않았다.
아연이의 메일과 같은 내용들만 반복된 것들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내용일지
내가 짐작을 할 수가 없었다.
천천히…정말 천천히 첫줄을 읽기 시작했다.
………………………………………………………………………………………………….
오빠, 견이 오빠….
난 이 편지를 오빠가 최대한 늦게 보기를 원하면서 글을 쓰는데, 그게
얼마가 되던간에 한 달 이상의 시간은 걸리지 않겠지요.
오빠는 한 달에 한 번은 무조건 이 매트리스를 들어 엎으니까요.
오빠처럼 매트리스에 진드기 먼지 청소한다고 매트리스까지 뒤집어서
구석구석 다 청소하는 남자도 세상에 없을꺼에요.
그 정도로 깨끗하게 그동안 살림해주고, 아연이 돌봐준거 정말 너무
감사해요.
오빠가 이 편지를 볼때쯤이면, 이미 어느정도 눈치를 채고 있을지도 모를텐데,
내가 어떻게 말을 꺼내야, 오빠가 내가 원하는 대로 해 줄수 있을까
너무 많이 고민이 돼요.
오빠,
나 오빠를 떠나요.
이젠 편견의 아내라는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어요.
이십년은 채우고 싶었는데, 내가 나이를 먹다 보니까, 도저히 그렇게는
안될것 같아서, 이렇게 결단을 내렸어요.
미리 말을 하나 하자면, 절대로 오빠 때문은 아니에요.
정확한 사실 하나를 말해주려고 해요.
오빠가 너무 아파하고 힘들어 할 것은 눈에 보이지만, 이것만은 정확하게
알아주었으면 해요.
오빠가 나한테 잘못한건 아무것도 없어요.
물론 살아오면서 30대 초반에 나를 많이 힘들게 한 적은 있었지요.
사고도 참 많이 치고 내가 뒷처리 하느라고 눈물로 밤을 세운적도 많았지만
그것도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다 추억이네요.
그런 나날들이 없었으면, 지금처럼 돈을 많이 모으지도 못했을꺼에요.
그런날들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으니까요.
내가 오빠를 떠나는 이유는 오빠 때문이 아니라.
내가 이상한 여자라서 그러는거에요.
난 그냥 평범하고 정상적인 여자는 절대로 아니에요.
꿈도 있고 야망도 있지만, 마음속에 사랑하고 싶은 욕망도 참 많이 있어요.
그 상대가 오빠가 아니라서 너무 미안해요.
오빠를 싫어하지 않아요.
오빠를 너무 좋아해요.
아연이 아빠라서 억지로 좋아하는게 아니에요.
나도 오빠랑 살면서 참 행복한적도 많았어요.
오빠는 너무 든든하고 내 삶을 지탱해준 하나의 축이었어요.
하지만, 오빠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겠죠.
내가 오빠를 사랑해서 선택한 결혼이 아니라는건 말이에요.
오빠는 사랑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나에게 반문할수도 있겠지만,
나는 중요해요.
제2의 인생을 살꺼에요.
사랑을 선택할 것이구요.
내가 가진 것들을 모두 다 내려놓고 새로 시작할꺼에요.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것들은 모두 오빠와 아연이를 위해서 내려놓고
가요.
이젠 나에게는 필요없어요.
나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걸 다 버리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할 것이니까요.
오빠,
이런 이야기 계속 써봤자 오빠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겠죠.
오빠는 단순명료한걸 좋아하고, 간단한걸 좋아하니까 말이에요.
오빠가 충격을 받고 눈물까지 쏟을것을 난 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할께요.
난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할꺼에요.
나랑 부부관계는 여기서 끝내주세요.
오빠 잘못은 절대로 아니에요.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어서 그런거에요.
제발, 이혼해주세요.
그래요, 맞아요.
오빠가 낮에 일하는 그 회사의 그 일들….
바람난 여자들…
나도 바람이 난거에요.
이젠 다시 되돌릴수는 없어요.
되돌리기에는 너무 멀리왔고, 내가 되돌리고 싶지 않아요.
어쩌면 나에게는 이제 시작이니까요.
얼마의 시간이 지난후 오빠에게 변호사가 찾아갈꺼에요.
나를 아직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제발 그 변호사가 하자는 대로
서류에 서명만 해주시고 간단한 법적 절차만 밟아주세요.
어차피 나는 한국에 더 이상 머물지 않아요.
내가 제 2의 인생을 살 곳은 이 나라 이 땅이 아니라 다른 곳이니까요.
하지만 다른 곳에서 결혼을 해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더라도,
오빠를 위해서 이혼절차는 밟고 싶어요.
오빠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에요.
오빠가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을것을 알아요.
하지만, 제말 한번쯤은 노력을 해 주세요.
오빠 정말 매력적인 남자에요. 한결같고, 따뜻하고, 평생 변하지 않는
그런 충실한 마음까지 가지고 있는…
아연이가 스무살이 되면, 오빠도 제발 오빠 인생을 꼭 찾기를 바래요.
그 전에는 내가 아무리 이야기 해도 아연이 뒷바라지 하느라고 내 말
안들을것을 내가 잘 알아서 뭐라고 말은 못하겠어요.
아연이는 다 이해해줄꺼에요. 아연이는 충분히 그럴꺼에요.
아연이가 이제 엄마 많이 미워하겠죠.
나처럼 껍데기만 있는여자 말고, 진짜로 오빠를 너무 많이 사랑해주는
그런 여자 만나서 새롭게 시작하기를 바래요.
그럴때를 대비해서 이혼절차에 협조를 해주었으면 해요.
나는 어차피 이곳에서 살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혼절차 나에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다른 나라에서 그곳의 법으로 새롭게 결혼을 할 것이니까 말이에요.
나 정말 나쁘죠?
맞아요, 이게 내 진짜 모습인거 오빠도 잘 알잖아요.
다른 사람들 다 몰라도, 내 속으로 낳은 아연이도 모르겠지만,
오빠는 사실 다 알고 있잖아요.
내 야망을 위해서라면 무슨짓이라도 할 수 있는 여자라는걸 말이에요.
난 내 사랑과 행복을 위해서 자식도, 남편도 다 버리고 아 땅을 떠나요.
나를 절대로 용서하지 마세요.
오빠와의 편안한 노후를 꿈꾸지 않았던건 아니에요.
내가 나이가 들어 늙고 힘이 없어졌을때는 오빠같이 나만을 위해주는 남자가
곁에 있는것이 제일 행복할것이라는거 나 잘 알아요.
우리 엄마 아연이 어렸을때 많이 아프셨잖아요.
혼자서 외롭게 아픈 모습 보면서 내가 얼마나 마음이 많이 아팠는지 몰라요.
지금 내 선택이 잘못되어서 내가 불행한 노후를 맞이한다고 해도,
절대로 지금의 내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을꺼에요.
우리가 노후에 다시 합쳐질수도 없을꺼에요.
그러기에는 내가 오빠에게 지금 저지르는 이 짓들이 너무 크네요.
내가 아무리 염치가 없어도, 지금 나의 이 행동들이 오빠한테 얼마나
큰 상처가 될줄 뻔히 아는데, 내가 어떻게 다시 오빠를 찾겠어요.
멀리서나마 오빠의 행복을 빌게요. 진심이에요.
다만, 아연이는 나와 끊을수 없는 인연이니 아연이의 자라는 순간순간
내가 아연이의 모습을 멀리서나마 바라볼꺼에요.
오빠한테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아요.
오빠하고 많은 대화를 하면서 살아왔지만, 이런 대화는 오빠와
마주 앉아서는 절대로 할 자신이 없어요.
우리가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엄마집에 신행을 갔을때, 당신은 혼자 자고
나는 엄마랑 잤잖아요.
그날밤 엄마와 첫 약속을 했어요.
무슨일이 있어도 오빠와 이혼을 하지 않겠다는 그런 약속이요.
엄마는 나를 너무 잘 알고 있었어요.
내가 사랑없이 현실이 너무 막막해서 결혼을 한다는 것을요.
그리고 뱃속의 아연이를 무척이나 힘들어 한다는 것두요.
엄마는 내가 언젠가는 분명히 오빠와 이혼을 할 것이라는것을
직감하고 있었나봐요.
절대로, 무슨일이 있어도 이혼을 하지 말라는 그런 말을 하셨어요.
그리고 나는 엄마와 같이 안고 자면서 손가락까지 걸었구요.
그리고 두번째는 아마도 아연이가 두세살쯤 되었을때일꺼에요.
당신은 나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솔직히 당신은 나에
대해서 모르는게 더 많을꺼에요.
아연이가 그렇게 어릴때, 난 바람을 피웠어요.
당신이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났죠.
당신은 그때 어떤 회사를 한달도 못다니고 때려치고는 계속 집에서
아연이 육아에만 신경을 쓸때라서 끝까지 그 사실을 모르고 지나갔어요.
하지만 내 화장이나 옷차림을 보고서 엄마가 눈치를 챘어요.
결정적으로는 담배냄새때문에 엄마가 나를 추궁해서 걸린 것이지만요.
당신은 담배를 입에 대지도 않는데, 엄마는 내 몸에서 나는 미세한 담배
냄새를 가지고 그걸 알아차리시더라구요.
그때 엄마 때문에 바람핀 상대와 강제로 헤어지면서 엄마 앞에서
두번째 약속을 했어요.
절대로 오빠랑 이혼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에요….
그리고 나의 개방적인 남자관계에 대해서 엄마한테 얼마나 많이 혼났는지
몰라요.
그리고 아연이가 일곱살때 엄마가 투병을 하시면서 돌아가시기 한달쯤
전에 본인 스스로 죽음을 예감하셨는지, 나에게 다시 한번 다짐을 받고
나에게 약속을 하라고 다그치셨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오빠랑 이혼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나는 엄마가 죽고 나면 친척도 없고, 이모, 고모도 없고 세상에 오로지
혼자 남으니까, 제발 남자관계 복잡하게 하지말고,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설령 바람을 피다가 오빠한테 걸리더라도, 바지가랑이라도 잡고 늘어지면서
이혼은 하지 말라고 엄마가 말을 하시더라구요.
나는 결국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네요.
엄마가 세번에 걸쳐서 그렇게 강하게 나에게 약속을 받으신건데,
전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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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제가 오빠와 이혼을 하면 남은 생을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살아갈
것을 염려하셨을지도 몰라요.
다른 사람들은 다 나를 몰라도, 나를 키워준 우리 엄마는 나를 잘 아니까요.
우리 엄마는 나와 많이 달라요.
난 우리 아빠를 많이 닮았다고 엄마가 늘 말씀하시더라구요.
엄마는 오빠를 참 많이 좋아했어요.
엄마는 오빠가 없을때, 나와 같이 있을때는 항상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능력은 없지만, 사람이 진실되다고, 그리고 죽을때까지 절대로 변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항상 말씀하셨어요.
능력은 니가 있으니까….웬만한 남자들 보다 더 출중한 능력을 니가 가지고
있으니까, 나한테는 무조건 오빠같은 남자가 필요하다고 항상
입버릇처럼 말씀을 하셨어요.
이젠, 엄마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오빠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큰 죄를
짓네요.
엄마가 오빠한테 남긴 유언, 지킬수 없게 만든거 정말 미안해요.
다 내탓이에요.
오빠,
이제 오빠가 제일 궁금해 할 것을 이야기 하려고 해요.
오빤, 나에 대해서 이미 많이 알고 있을꺼에요.
난 오빠가 솔직히 나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고 있는줄 잘 몰라요.
아니 알기도 두려워요.
왜냐하면 내가 오빠한테 말하지 않은 비밀들이 너무 많아서요.
난 오빠 아내를 계속할 자격도 솔직히 없는 그런 여자에요.
건이가 오빠한테 걸렸을때, 솔직히 아주 조금은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맞아요, 나 건이 많이 좋아했어요. 아니 사랑하는 마음까지
들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물론 지금은 그 사랑이 많이 식었어요.
건이는요, 잠깐 설레이는 연애는 할 수 있겠지만, 제가 모든걸
다 던질수 있는 그런 남자는 아니에요.
건이는요 그냥 귀여운 제 상대남이었을뿐, 건이와 미래를 꿈꿀수는 없어요.
그럴수 있는 상대는 아니에요.
건이는 그냥 잠깐 좋아했던 스쳐가는 인연일 뿐이에요.
하지만 건이도 참 많이 그리울꺼에요.
남성편력으로 만났다고 하기에는 제 이상형과 많이 가까운 남자이니까요.
하지만, 건이도 이젠 안녕이에요.
당신한테 걸려서 억지로 안녕하는게 아닌, 이젠 제가 다시는 건이를
생각하지 않을 예정이니까 말이에요.
떠나기전에 건이도 한 번 보고 갈 예정이에요.
마지막으로 말이에요.
오빠,
난 지금 오빠와의 마지막 인사를 하는 편지를 쓰면서도 다른 남자를
생각을 해요.
절대로…..절대로 말이에요. 나를 용서하지는 마세요.
자꾸 말을 빙빙 돌리네요.
제가 진짜 사랑하고 저를 진짜 사랑해주는 남자를 오빠에게 말해주려고
해요.
오빠도 아는 사람이니까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는거 잘 알아요.
오빠는 절대로 믿을수 없겠죠.
오빠한테 말을 하는 이유는, 내가 이렇게 말도 안되는 사랑을 하니까,
나를 얼른 포기하라는 뜻도 있어요.
견이 오빠,
나는 쟈니를 사랑해요.
아니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너무 많이 사랑해요.
엇그제 시작한 그런 사랑은 아니에요.
오래되었어요.
처음 봤을때,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몰라요.
첫눈에 반한다는 그런말을 나에게 알려준 남자중의 한명이에요.
물론 쟈니말고도 내가 첫눈에 반한 남자들은 몇 명 더 있어요.
하지만 지금 몇 년이 지금 이순간까지 아직도 그 마음을 유지하게
해주는 남자는 쟈니가 유일해요.
쟈니는 내가 지금 당신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 만큼
당신에게 미안해 하고 있어요.
쟈니는 진짜로 당신을 좋아해요.
처음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이니까 당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을 했었지만, 당신과 점점 가까워 지면서 당신의 솔직함과
따뜻함에 반했다고 하더라구요.
쟈니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장난이었다면, 당신을 무서워하고
피했을것이에요. 하지만, 쟈니는 내 남편인 당신까지도 사랑을 했어요.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이라는 이유만으로요….
나와 쟈니가 당신을 기만하려고 했던건 아니에요.
단지 나는요, 쟈니가 얼마나 괜찮은 남자인지 당신에게 미리 보여주고
싶었을뿐이에요.
그게 얼마나 당신을 무시하고 기만하는 행동인줄은 알았지만,
절대로 일부러 기만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어요.
말이 앞뒤가 안맞지만, 나와 쟈니는 어쩌면 당신에게조차 인정받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쟈니는 나를 위해서 모든걸 다 버렸어요.
쟈니는 어려요.
쟈니는 나보다 일곱살이나 어리지만, 나는 한번도 쟈니를 어리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어요.
어떨때는 나보다 오빠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쟈니는 자신의 멘토라고 생각하는 존슨과 이제 다시는 화해할수 없는
그런 사이가 되어버렸어요.
두 사람이 왜 그런 사이가 되었는지는 내가 당신에게 세세하게 설명을
할 수가 없어요.
오빠가 알 필요는 없는 일이기도 하구요.
쟈니는 존슨에게 아직도 배울게 더 많지만, 나를 위해서 과감히
한국에서의 모든것을 다 던져버렸어요.
나는 쟈니를 말렸었어요.
하지만 쟈니는 나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버릴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제 내가 오빠한테 이런 편지를 쓰는것을 쟈니도 다 알아요.
우리는 항상 서로의 일을 서로에게 모두 다 이야기 하니까 말이에요.
쟈니는 절대로 죽는날까지 한국에 다시 들어오는 일은 없을꺼에요.
존슨 때문이 아니에요.
당신이 이 사실을 다 알게된 이 마당에 쟈니를 가만놔두지는 않을꺼 아니에요.
난 쟈니를 보호하고 싶어요.
당신에게 건이가 걸렸을때, 나는 머리속으로 쟈니를 더욱 더 보호해야겠다는
그런 생각만을 했었어요.
건이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그때도 솔직히 건이보다는 쟈니의 생각을
더 하고 있었어요.
여보, 아니 당신…..아니…견이 오빠…
이젠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여보라는 호칭은 이젠 부르면 안될것 같은데 말이에요.
나 오빠한테 고백하고 싶은게 있어요.
일년도 넘은 이야기에요.
당신 내 차 트렁크에서 내 벗은 몸이 담긴 카메라를 본적이 있을꺼에요.
맞아요, 당신은 그걸 열어보았을꺼에요.
카메라에 보이지 않게 표시를 해 놓았었어요.
쟈니가 말이에요.
누가 열어보았나 안열어 보았나 금방 알수 있게요.
내 벗은 몸을 쟈니가 찍어준거에요.
쟈니는 나를 찍어주기 위해서 사진에 취미를 붙였어요.
나는 그 카메라를 당신한테 걸릴게 뻔한 내 트렁크에 넣어두는걸
끝까지 반대했었어요.
하지만 쟈니가 원했어요.
쟈니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것이에요.
나와 진도가 너무 나가지 않으니까….
내가 너무 결정을 못 내리니까, 쟈니가 나에게 시킨 일이에요.
그때는 내가 미쳤었던것 같아요.
아무리 쟈니가 시켰다고 해도 그런 사진이 들어있는 카메라를
내 트렁크에 넣어놓고 말이죠.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도 스릴을 느끼고 흥분도 느꼈어요.
당신한테는 너무 미안한 이야기지만 당신이 그 사진을 다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척 모른척 할때는, 나도, 그리고 쟈니도 말로 표현 안 되는
엄청난 흥분을 느꼈던것도 사실이에요.
당신이 알도록 만들고 싶다고,
하지만, 당신은 그 일을 끝까지 오픈하지 않고 넘어갔죠….
물론 나중에 임교수님때문에 더 큰 사실도 알게 되었지만 말이에요.
나도 비정상적인 성욕을 지니고 있지만, 쟈니도 그건 마찬가지에요.
우린 정말 비슷한점이 많은 것 같아요.
쟈니는요. 내 몸을 사진 찍는것을 정말 좋아했어요. 아니 지금도 무척이나
좋아해요.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쟈니의 앞에서 모델을 했는지 몰라요.
쟈니와 둘이 있을때면 항상 쟈니는 나를 모델로 해서 사진을 찍었어요.
나는 쟈니의 앞에서 옷을 벗고 모델을 하면서, 말로 표현할수 없는
그런 느낌에 빠져요.
쟈니가 그 트렁크의 사진들로부터 시작을 해서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당신에게 접근을 하려고 참 많은 노력을 했었어요.
워크샵 이후로 당신과 쟈니가 가까워 지면서 쟈니는 티가 날 정도로
당신에게 접근을 하려고 했었어요.
나는 항상 쟈니에게 그만하라고 말렸지만, 쟈니는 그런 불안한 외줄타기와도
같은 행동을 계속했어요.
당신을 더 알고 싶다고 하면서 말이에요…..
오빠,
내가 지금 쟈니와의 이런 일들을 세세하게 다 편지에 적는것도 사실은
쟈니가 시킨 것이에요.
난 그냥 오빠에게 사죄를 하고 이혼을 해달라는 이별의 편지만
쓰고 싶었지만, 쟈니는 형님에게 자신과의 일들을 세세히 알리라고
하더라구요.
내가 쟈니의 여자인것을 형님에게 확실하게 알리라고 나에게
몇 번이고 확인하듯이 말을 했어요.
홍콩에서 쟈니와 키스하는 것을 아연이에게 걸렸을때는 정말 죽고싶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사랑하는 남자이지만, 아연이는 제 자식이잖아요.
아직은 아연이에게 정식으로 소개시킬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미안해요.
당신을 속였어요.
맞아요, 내가 홍콩에 가는것을 알고 쟈니는 홍콩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만나서 사랑을 나누었어요.
그렇게 사랑을 나누고도 헤어지기가 아쉬워서 그만 내가 어디있는지도
자각하지 못하고 그렇게 사랑을 나누다가 아연이에게 걸린거에요.
많이 힘들었어요.
아니 지금도 힘들어요.
아연이가 이젠 나를 더욱 더 미워하게 되겠지요.
내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뿐이에요.
아연이가 성인이 되었을때 나를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것 뿐…..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어요.
난 이 편지의 내용들을 쟈니에게 모두 다 말할 수밖에 없어요.
쟈니가 그러기를 원하니까 말이에요.
쟈니는 내가 원하고 시키는 것을 모두 다 해요.
마찬가지로 나도 쟈니가 원하는 것은 모든지 다 해주어요.
쟈니는 내가 건이를 만날때는 건이와 관계를 한 것까지 세세히 물어보았어요.
건이는 쟈니의 존재를 모르지만, 쟈니는 건이의 존재를 알고 있어요.
나에게 이야기를 들어서 말이에요….
나는 쟈니에게 건이와 했던 체위들을 이야기 하면서 쟈니와 관계를
가져요.
쟈니는 내가 자신과 사랑하는 사이이면서도 건이와 만나는것을
뭐라고 하지 않았어요.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말이죠….
나는 쟈니를 사랑하면서도 건이를 만났어요.
재호씨도 만나다가 당신에게 걸렸고 말이에요.
여보, 나 이런 여자에요.
이게 내 진짜 모습이에요.
당신 내가 미친년이라고 생각이 들겠죠.
맞아요.
그래서 내가 더 이상 당신곁에 머물수 없다는 것이에요.
이제 나는 당신곁에서 더 이상 정상적인 아내의 역할을 할 수가
없어요.
이제 그러니 제발 나를 놓아주세요.
제발 부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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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아픈게 아니라 마음이 아팠다.
지금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것인가….
나는 잠시 종이를 티테이블에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도 읽지 못한 남은 내용들이 있었다.
하지만 잠시 벌렁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킬겸 문을 열고 주방으로 나가서
물을 따라 마셨다.
쟈니가 아내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것을 모르는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내가 직접 쓴, 아내의 글씨로 적힌 내용으로 그 사실들이
확인이 되는것이 너무 낯설었다.
아내가 직접 그 사실을 털어놓는것이 너무나도 부담이 되었다.
편지를 쓴 종이들을 물끄러미 내려보았다.
여자치고는 지나치게 잘 쓰는 마치 무슨 펜글씨 대회에 나가는 학생들이
쓴 것같이 정자로 써내려간 편지들이었다.
보통 여자들은 깨알같은 글씨를 귀엽게 쓰지만 아내의 글씨는 비교적
정자로 반듯하고 알아보기 쉽게 쓰여져 있었다.
아내는 어떨때는 빠른 글씨로 귀여운 글씨도 쓰고, 어떨때는 이런 정자체
글씨도 쓰는것 같았다.
한가지 확실한건 분명히 아내가 쓴 아내의 자필이었다.
이십년 가까이 보고 살아온 아내의 글씨 말이다.
내용은 진짜 아내가 쓴게 맞는지 장황하고 여러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들까지 포함되어 있었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아내가 작성한 것은
분명했다.
이 편지가 컴퓨터로 작성이 된 것이었으면, 어쩌면 나는 아내가 직접
작성한것인지 의심했을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아내의 글씨가 분명하니까 말이다.
우리 어릴때 학교에서 펜글씨 쓴다고 잉크에 펜촉을 찍어서 글씨 연습을
하던게 생각이 났다.
왜 갑자기 그게 생각이 나는 것일까?
아내는 나를 버리고 떠난 이 마당에 말이다.
이젠 솔직히 눈물도 나지 않았다.
너무 황당해서 말이다.
너무 황당하고 기가 막혀서, 내가 마음속으로 한번쯤은 고민했을수도
있었겠지만 드러내놓고 고민하기가 껄쩍지근해서 절대로 드러내지
않았던 그런 일들이 기어코 벌어지고야 만것 같다.
다시 천천히 편지를 쓴 종이를 들었다.
그리고 아까 읽은 부분 다음부분 부터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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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아달라고 하니 너무 표현이 우습네요.
오빠가 나를 묶어놓거나 감금해놓은것은 아니잖아요.
나도 오빠와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좋은데 말이에요.
내가 무슨 말을 한다고 오빠한테 용서를 받을수 있을까요?
오빠와의 이별을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해왔지만, 오빠가 얼마나
상심하고 힘들어 할줄 알고 있기에 실제로 결심을 할 수는 없었어요.
아마도, 쟈니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평생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면서
오빠 몰래 남자들과 즐기면서 살아갔을지도 모를 일이죠.
평생 불안불안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면서 말이에요.
눈 앞이 캄캄해지네요.
오빠에게도 글을 남기지만, 아연이에게도 글을 남겨요.
아연이도 크게 충격을 받을꺼에요.
아연이는 이제 엄마를 평생 미워하면서 살지도 모를 일이에요.
나 그런거 생각 못하고 이런 일 벌이는거 아니에요.
나도 이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을 해요.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나는 다시는 내 꿈을 펼쳐볼 기회가 없을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것 같아요.
어머님, 아버님에게는 오빠가 잘 설명해 드리세요.
많이 힘들어 하실꺼에요.
진짜 딸처럼 아껴주셨는데….
제가 차마 말씀을 드릴 염치는 없어요.
평생 저를 용서하시지 않으실꺼에요.
집과 자동차 그리고 모든 예금까지 가능한 것들은 오빠 앞으로 다 넘기고
가요.
회계사와 상의를 해서 세금문제까지 모두 제가 마무리 짓고 가니까
오빠는 그냥 오빠와 아연이를 위해서 쓰시기만 하면 돼요.
자세한건 다른 편지지에 자세하게 설명을 해 놓았어요.
그걸 보아주셨으면 해요.
견이 오빠,
정말 미안하지만, 쟈니를 정말 너무 많이 사랑하고 의지해요.
우리는 이제 떼어놓을래야 떼어놓을수 없는 사이가 되었어요.
눈을 감으면 쟈니가 생각이 나요.
눈을 뜨고 있어도 쟈니가 생각이 나고 말이에요.
지금은 사정상 떨어져 있지만 다시 같이 있게된다면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예정이에요.
제가 가볍게 설레임으로 시작해서 쉽게 식어버렸던 다른 남자들하고는
달라요.
쟈니와는 같이 미래를 꿈꿀수가 있어요.
오빠는 저에게 말을 하고 싶을꺼에요.
사랑은 변한다고,
남자는 다 똑같다고, 시간이 지나고 제가 늙게되면 쟈니가 저를
사랑하는 마음도 식어버릴것이라고 저에게 말을 하고 싶을꺼에요.
맞아요.
그건 저도 알아요.
만약에, 제가 더 나이가 들어서, 아니 나이가 들지 않더라도,
쟈니가 마음이 변한다고 하면요…..
하지만, 쟈니는 그렇게 금새 마음이 변하지는 않을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우리가 지금 한두달 만나고 이런 결정을 내린것은 아니잖아요.
쟈니는 처음 만나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나에게 한결 같았어요.
한결같이 나를 사랑해줘요.
쟈니도 나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고백을 했어요.
하지만요, 그래도 진짜 만약에 쟈니가 마음이 변해서 제가 버림을 받는다고
해도…..
제가 나이가 들어서 이 미친 불장난의 끝에서 버림을 받는다고 해도,
절대로 후회는 하지 않을꺼에요.
저 그런 생각 하지않고 이렇게 일을 저지르는건 아니에요.
오빠, 만약에 그렇게 되더라도, 제가 버림을 받아서 바닥까지 떨어진
비참한 상태가 되더라도, 절대로 오빠한테 돌아가지는 않을꺼에요.
아연이가 저를 용서하지 않을꺼에요, 나중에 나이가 많이 먹어서
성인이 되어 사랑을 하게 되는 나이가 되면 모를까, 그전에 아연이는
저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것 같아요.
저도 아연이 나이때는 그런 마음이었으니까요.
오빠가 혹여나 나를 용서한다고 해도, 제가 오빠한테 미안하고 얼굴을
볼 자신이 없어서 못 돌아가요.
쟈니와 끝이 좋지 않더라도 오빠에게 돌아가는 일은 절대로
없을꺼에요.
그러니까 나에게 혹시나 아주 작은 남은 미련이라도 있다면, 이 글을
읽으면서 다 포기해주길 바래요.
하루 이틀 생각하고 내린 결정은 아닌것을 알아주세요.
난 제 2의 인생을 살 준비를 다 했어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지 까지도요…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다면, 우리 딸 아연이 정말로 예쁘게 잘
키워주세요.
그건 내가 너무 안심이 되어요.
내가 있던 없던 오빠는 아연이에게 모든걸 다 바칠테니까 말이에요,
어쩌면 그런게 있기때문에 내가 이렇게 생각보다 빨리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도 몰라요.
이제 나도 늙어가요.
쟈니는 내 외모보다는 나의 내면을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쟈니도 남자잖아요.
쟈니에게 더 이상 늙어가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아직 한살이라도 젊을때 그에게 알맞은 상대가 되어주고 싶어요.
쟈니도, 나도 장난하는것 아니에요.
젊은날의 치기도 아니구요.
쟈니가 나와 함께 하고 싶은 미래를 구체적으로 나에게 이야기 해주었을때,
나는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어요.
내가 생각하는게 그의 생각과 너무 같았기에 말이에요.
이 편지가 끝나고 나면 이젠 오빠와도 끝이겠네요.
오빠와는 모든 연락수단이 다 끊길꺼에요.
미리 말을 하지만 아연이와는 작은 끈을 연결해두고 싶어요.
나중에 정말 나중에 오빠가 아연이와의 그 작은 끈을 알게 된다고 해도,
절대로 오빠가 그 끈을 이용해서 나에게 연락하는 일은 없었으면 해요.
그건 오빠 스스로가 아연이와 나와의 그 끈을 잘라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말이에요.
어쩌면 아연이가 그 끈을 잘라버릴수도 있겠지만, 오빠는 제발 그 끈을
사용하지는 않았으면 해요.
난 끝까지 이렇게 오빠한테 잔인한 짓만 하고 떠나네요.
이젠 진짜 끝을 맺어야 겠네요.
오빠, 그동안 잘 돌봐주어서 너무 고마워요.
오빠와 함께하는 순간 행복한 순간도 많았었어요.
오빠는 너무 좋은 사람이에요.
오빠가 싫어서 떠나는건 아니라는 것만 알아주세요.
내 사랑을 찾아서 떠나는 것일뿐…..
절대로, 절대로 나를 용서하지 마세요…
너무 걱정이 되어 다시 한 번 말을 해요.
변호사가 찾아가면, 제발 이혼절차에 따라주세요.
그게 오빠와 나 모두를 위하는 길이에요.
변호가가 찾아간후에 오빠한테 내가 남기고 가는 재산 말고 별도로
위자료가 입금이 될꺼에요.
그 돈이면 나중에 아연이가 원하는 만큼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도
남을 만큼의 충분한 액수일꺼에요.
아연이가 하고 싶은것, 꿈을 누리고 싶은것은 모두 누릴수 있도록 오빠가
도와주세요.
쟈니와 내가 오빠에게 사죄의 의미로 드리는 위자료에요.
이건 오빠가 받기 싫어도 무조건 받아주셔야 해요.
아연이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에요.
나같이 더러운 여자, 이기적인 여자 잊고 오빠도 새 출발 하세요.
얼마전까지 한이불 덮고 웃고 키스하던 여자가 이런 식의 글을 남기니까
얼마나 배신감이 클지 내가 모르는거 아니에요.
쟈니와 내가 오빠한테 함께 사과를 함과 동시에 부탁을 드려요.
이젠 내가 쟈니의 여자가 될 수 있도록 허락을 해 주세요.
미안해요, 진심으로…
고마웠어요.
그리고 아연이 정말 잘 부탁해요….
날 절대로 용서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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