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391~393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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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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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긴 편지가 끝이 나버렸다.
그리고 다른 종이들…
A4용지 두장에 한장은 손으로 쓴 글씨로 아내의 재산들과 나에게
옮긴 과정들을 꼼꼼하게 다 써놓았고, 제일 마지막 한장은 컴퓨터로
작성된 재산들과 앞으로 내가 이 재산들과 관련되서 해야 할 일들이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었다.
내가 바보인가.
이 정도는 나도 다 안다.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그렇게 돈이 중요했을까?
돈을 나에게 안전하게 잘 넘기고 가는게 그렇게 중요했을까?
재산관련 종이들은 대충 한번 읽기만 하고 아내의 편지와 같이 서류봉투에
다시 넣었다.
그리고 매트리스 아래에 다시 집어넣고 매트리스를 똑바로 놓았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머리속에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내용은 길지만, 결국 결론은 젊은 놈팽이와 바람이 나서 자식과 남편
모두 버리고 떠난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아무리 병신 모자른 놈이라고 해도, 가정이라는것을 그렇게 쉽게 깨면
안되는데…..
눈을 감았다.
이제 아내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아내없이 어떻게 살아야 하지?
눈앞이 캄캄해졌다.
단순히 버림받고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그냥 연인 사이가 아니다.
우리는 가족인데 말이다.
헤어지고 버리고 이런걸 해서는 안되는 그런 사이인데 말이다.
결국 새벽 여섯시가 될때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언제나처럼 새벽 여섯시가 되어서 주방으로 가서 아연이 아침을 준비했다.
아연이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할것 없이 풍족하게 자란 아연이다.
지 하고 싶다는 것은 거의 모든걸 다 해주고, 진짜 꽃처럼 소중하게 키워왔다.
그러고 보니 장모님은 아내를 꽃처럼 소중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아내보다도, 더 많이 소중하게, 진짜 꽃보다 더 소중하게 자란것은
아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부족한 것이 없는 아연이지만, 엄마의 사랑은 많이 받지 못하고
살았다.
특히나 유아기시절 말이다.
아내가 대기업에 다닐때는 아내는 항상 많이 바빴었다.
아연이 아기때 목욕은 장모님이 씻겨주시고 아닐때는 거의 내가
목욕을 시켰다.
아기 목욕시키는건 생각만큼 쉬운게 아니었다.
아내는 아기목욕같은건 전혀 할줄도 모른다.
내가 전문가니까 말이다.
그렇게 아연이가 유아기를 거칠때까지 아연이 목욕은 내가 항상 담당했었던것
같았다.
그래도 신기한게 나는 아연이를 남탕에 단 한번도 데리고 가지 않았다.
어쩌다 남탕에 어린 여자아이를 데리고 오는 남자들도 있기는 하지만,
나는 목욕탕 안에 어떤 변태들이 있을지도 모르는 법인데 아연이를
데리고 목욕탕을 다닐수는 없었다.
그렇게 소중하게 자란 아연이였다.
지 엄마가 젊은 남자랑 바람이 나서 달아나버린것을 이젠 아연이가
다 알아버렸다.
불쌍하고 측은했다.
그런데 지 아빠 생각을 해서 엄마한테 돌아오라고 홈페이지에 글까지
남겨놓고 기다린다.
아연이가 너무 불쌍했다.
오연지가 눈앞에 있으면 따귀라도 한대 쳐주고 싶었다.
이건 배신의 문제가 아니라, 진짜 인간에 대한 예의 문제였다.
집에서 키우던 똥개새끼한테도 이렇게 하지는 않을것 같았다.
내가 무슨 잘못을 그렇게 크게 했다고……
아연이 아침을 정성껏 만들었다.
그리고 아연이를 깨우고 아침을 먹였다.
9월말이다.
10월에 모든것이 결정난다. 10월 한 달은 진짜 집중을 해야 할 것이다.
10월에 입시를 치르고 11월에 발표를 할 것이다.
아연이가 희망하는 예고가 거의 제일 처음 입시를 시작할 것이다.
제일 수준높은 애들이 모여서 겨루니까 말이다.
아연이에게 집중하기로 했다.
진짜로 말이다.
아내가 돌아오기를 아직도 무척이나 바라고 있다.
그리고 돌아온다면 모든걸 용서하고 진짜 바지남편이 되더라도, 꾹 참고
살아갈 것이다.
아연이를 위해서….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그리고 아내를 아직도 좋아하니까……
그동안 정이 너무 많이 들었으니까……
인터넷 보니까 결혼전에 많이 놀았던 여자들은 그 놈이 그 놈이라는걸
잘 알고는 결혼후에는 착실하게 잘 산다는 그런 글들이 많았는데…..
아내는 그것도 아니다.
결혼전에도 남자편력이 심했고, 결혼후에는 더 하다.
내가 모르는 불륜 상대가 더 있다는 것을 자기 입으로 이야기 하고 떠났다.
장모님은 그걸 알고 나를 보기가 얼마나 힘드셨을까….
아내가 미웠다.
하지만 너무 보고 싶다.
이 모든게 꿈이면 좋겠다.
"아연아, 다음 달이네 이제…..
진짜 올 봄, 여름 고생 많았어….
이제 진짜 니 실력을 보여주자…."
아연이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빠, 난 자신있어….별로 떨리지도 않아.
아빠 너무 걱정하지 말어…..아빠 얼굴이 좀 헬쑥해진것 같아…"
아연이가 나를 보고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했다.
"헬쑥해지기는…..이 배를 봐봐…"
내가 내 배를 두들기면서 아연이에게 말을 했다.
아연이를 등교시키고 나서 식탁에 홀로 앉았다.
아연이가 남긴것들을 먹다가 뜨거운 밥을 커다란 사발에 퍼서 버터를 넣고
간장을 몇숟가락 넣어서 비볐다.
그리고 간장밥에 깍두기를 올려서 먹기 시작했다.
마누라는 나 싫다고 도망을 쳤는데, 나는 지금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가고
있었다.
억지로 먹는것도 아니었다.
배가 고팠다.
맛도 있었다.
버터를 넣어서 간장에 비벼먹는건 언제 먹어도 맛이 있었다.
내 자신이 너무 한심했지만, 그래도 먹어야 한다.
아연이의 일생이 걸린 한 달이 바로 며칠뒤부터 시작된다.
아내를 잊을수 있을까?
편지내용을 보자면 아내는 돌아오지 않을것이다.
그건 바보도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기대를 한다.
아내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돌아오기를 말이다.
아연이의 입시시험전에 말이다.
그래서 아연이에게 힘이되어 주면 참 좋겠는데…..
그게 가능할까….
밥을 다 먹고 출근을 했다.
체육관에 가니까 영식이가 벌써 와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영식이 집에서 아주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침마다 주류트럭을
몰고 여기까지 와서 운동을 하는 영식이가 참 용했다.
처음에는 한 주에 한 번이나 운동하러 온다고 했던놈이 일주일에
두세번은 오는것 같았다.
"견아, 오랜만에 미트 좀 잡아줘라…."
나는 미트를 끼고 링에서 영식이에게 미트를 대 주었다.
영식이의 펀치에 힘이 실렸다.
"뭐가 그렇게 좋아서 펀치가 이렇게 경쾌하냐…."
내가 무표정한 얼굴로 영식이에게 물었다.
"뭐가 좋긴 임마…..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고 제일 잘 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것만큼 행복한게 어디있어….
아….진짜 체육관 하나 차려서 애들 가르치면서 나도 원없이 운동 좀
해봤으면 좋겠다."
영식이는 해맑게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나는 영식이 미트를 잡아주고 나서 푸쉬업을 했다.
팔이 저려서 터지는 느낌이 들때까지 푸쉬업을 했다.
"니미 육체미 대회 나갈라고 그러냐? 알통이 터지겠네…."
영식이가 내 옆에서 거울을 보고 자세를 잡으면서 말을 했다.
나는 내 몸에 고통을 주어서라도 지금 이 미친 상황을 잊고 싶었다.
나를 버리고 떠나갔어도 아내를 보고 싶어하는 내 이 미친것같은
머리통을 어떻게 해 보고 싶었다.
마회장에게 이야기를 했다.
아내가 나에게 편지를 남겼다고…..
아내가 자기 발로 돌아오기 전에는 아내를 찾아도 소용없을 것 같다고…..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그냥 담담했다.
마회장에게 말을 했다.
10월에는 아연이 예고입시에 내 모든것을 다 바쳐야 하니까
아내 생각은 하지 않을것이라고 말을 했다.
말을 하면서 나 스스로도 믿을수가 없었다.
내가 과연 그럴수가 없을까?
아내의 생각을 머리속에서 지울수가 있을까?
스물일곱의 어느 이른 봄날 아내와 처음 마주쳤던 그 순간 이후로
아내를 머리속에서 지운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말이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미칠것 같을때는 계단으로 가서 혼자서 미친듯이
푸쉬업을 했다.
팔 근육이 진짜 터지는 느낌이 들때까지 푸쉬업을 했다.
그러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9월이 다 지나가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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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되었다.
아연이의 예고입시 실기시험일정은 10월 말이다.
아연이는 그동안 실기시험 못지않게 내신을 위해서 공부도 꾸준히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계속 유지했다.
일단 내신은 거의 최상급으로 나올 것 같았다.
출결이나 봉사활동도 최고점수를 받을수 있었다.
내신이나 출결 그리고 봉사활동에서의 마이너스는 없었다.
이제 남은건 오로지 최고의 기량으로 최고의 연주를 해야만 한다.
전국에서 내놓으라하는 애들이 다 올 것이다.
아니 전국이 아니더라도 이 도시에만 예중이 몇 개인가….
그중에 뛰어난 애들은 다 몰릴텐데….
바이얼린을 하는 애들끼리 모아놓고 겨루면 당일 컨디션도 무척이나
중요할 것 같았다.
아연이의 컨디션이 최고로 유지될수 있도록 한달치의 식단을 미리
짜서 냉장고에 붙여놓았다.
그리고 아연이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수 있도록 내 모든걸 다 바칠
생각이었다.
아연이와 아침을 먹으면서 말을 했다.
"아연아….그때 아연이가 말했잖아.
아빠가 곰곰히 생각해 보았거든….
아연이 말이 맞는것 같아…."
"엄마는 외국에서 엄마가 하고 싶은 일들 마음껏 하게 살게 내버려두고
우리는 우리일에 최선을 다 하고 살자….
아빠도 요새 관심가지는게 많아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거든…..
그러니까 아연이도 아빠 신경쓰지 말고, 입시에만 최선을 다하자…."
내가 웃으면서 아연이에게 길게 말을 했다.
아연이는 눈에 눈물이 맺히는것 같았다.
나는 일부러 못본척을 하고 다른곳을 보았다.
마음이 아팠다.
우리 착한 딸의 눈에 눈물이 맺히게 하다니..
하지만 내가 해줄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다.
아연이가 눈물을 훔치고 억지로 웃으면서 말을 했다.
"아빠, 걱정마……합격한거나 다름없어…..난 진짜 하나도 걱정안해…
난 고등학교 가서가 더 문제지….시험은 걱정안해…"
아연이가 자신만만하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지 에미 닮아서 아주 그냥 자신감이 넘친다.
너무 당당해 보였다.
다른건 몰라도 저런건 지 엄마 닮은게 다행이었다.
아연이도 지 엄마처럼 눈치가 빠르고 머리회전이 빠르니까 내 말뜻을
이해할 것이다.
이젠 아연이도 알것이다 내가 모든것을 다 알았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서로가 모른척을 하고 있을뿐이었다.
아연이가 자라면 자랄수록 외모가 점점 지 엄마랑 판박이가 되어가는것
같아서….아연이 얼굴에서 아내가 자꾸만 보여서….그게 나를 더 힘들게 했다.
하지만 그건 어쩔수 없는 것이었다.
아마 아연이가 더 자라게 되어 성인이 된다면 정말 외모는 아내와 흡사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연이는 외모적으로는 참 복받은 유전자였다.
하긴 여자애가 나를 닮으면 그것도 문제겠지만 말이다.
아연이는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될 것 같았다.
10월이 되고 아연이와 그런 대화를 마친후에….그 다음날 아연이의 홈페이지에
글이 바뀌었다.
[행복한 시작, 흘러가는 것은 흘러가는대로, 우리는 새로 또 다시….]
아연이의 홈페이지에서 돌아오라는 글들이 다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아내의 얼굴이 있던 가족사진도 아연이는 삭제해 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새로 또 다시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려 놓았다.
마음이 아팠다.
저 어린게 얼마나 태연해보이려고 노력을 하는 것일까…..
나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아연이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아연이가 너무도 의연해서 내가 아파할수는 없었다.
엄마 사진은 그냥 내버려두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연이는 가차 없었다.
그냥 바로 지 엄마의 얼굴이 나온 사진을 삭제해 버렸다.
그렇게 10월초가 되고 며칠이 지나서 아침에 출근을 하려는데 집으로
전화가 왔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집으로 전화가 올리가 없는데…..핸드폰 싸게 해준다고
바꾸라는 전화인가 생각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모르는 번호가 찍혀 있었다.
"여보세요?"
내가 수화기를 들고 말을 했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오연지 이사님 댁이죠? 여기는 회사입니다.
저는 이사님 부하직원인 김미중이라고 합니다."
이름이 기억이 난다. 워크샵에서 아내가 인사를 시켜주었던 이지적으로
생긴 세련된 아가씨였다.
목소리를 들으니 얼굴하고 매치가 되는 것 같았다.
마음이 더 아팠다.
김미중이라는 아가씨가 떠오르자 아내 생각이 더 나는 것 같았다.
"네, 기억납니다. 오연지 이사 남편입니다."
내가 말을 했다.
"아…네….안녕하셨어요.
집으로 불쑥 전화드려서 죄송합니다.
오연지 이사님이 핸드폰을 계속 안받으셔서요. 도저히 연락이 되지 않아서
집으로 전화를 드렸습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이사님이 10월부터 출근을 다시 하시는 것으로 회사에서는
알고 계시는데, 지금 계속 출근을 안 하셔서요. 혹시 이사님에게
무슨 일이라도?"
김미중이라는 여직원이 말끝을 흐렸다.
아내가 10월이 되고도 출근을 하지 않으니까 전화를 한 모양이었다.
"저기 아내가 사정이 생겨서요, 앞으로 직장에 나가지 못할것 같습니다.
그냥 그렇게만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저….저기….오이사님하고 연락할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김미중이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내가 전화를 끊을까봐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네…..아내는 전화를 받지 않을겁니다.
이만 전화를 끊겠습니다."
나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먼저 끊었다.
나쁜 사람……
자신의 직장동료들도 모두 기만을 하고 떠난 것이었다.
하긴 자식하고 남편까지 버렸는데, 다른 사람들이야 오죽 하겠는가….
하지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왜 아내는 한달을 쉰다고 말을 했을까?
어차피 나와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그냥 그만둔다고 회사에 왜 이야기를 하지 못한것일까?
이해할수가 없었다.
존슨과 직원들까지 다 속여버린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자신이 개인문제로 그만둔다고 하면 뭐 반대야 심하겠지만, 평양감사도
자기가 싫으면 그만인 세상 아니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면 한 석달 쉰다고 이야기를 해 놓던가…
왜 아내는 한달후면 걸릴 그런 거짓말을 해 놓고 사라진 것일까?
알수가 없었다.
이해할수 없는것 투성이였다.
아내와 쟈니는 그냥 즐기는 사이인줄만 알았지…
사랑타령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었다.
아내가 그냥 젊고 잘빠진 놈들을 좋아하니까 그런것이라고만 생각
했었다.
쟈니라는 놈을 이해할수도 없었다.
아내도 마찬가지이지만 말이다.
자기 주변을 모두 다 버리고 떠날만큼 쟈니와의 사랑이 큰 것인가?
일곱살이나 연하인 남자이다.
남자라는 동물은 쉽게 싫증을 잘 내는 동물이다.
아내가 끝이 비참하게 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아내는 과연 그때는 무얼 어떻게 하려고 이런 미친 선택을 한 것일까?
편지에 끝이 좋지 않아도 나에게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다고 했는데
그러면 뭘 어쩌겠다는 것인가?
쟈니가 아닌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겠다는 것인가?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출근을 해서 낯에 일을 하는데 전화기의 진동이 울렸다.
존슨의 전화번호가 떴다.
나는 전화를 받을수가 없었다.
존슨에게 무엇이라고 말을 할 것인가?
존슨과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었다.
두번이나 연속으로 온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러자 문자가 왔다.
[견씨, 존슨입니다. 급하게 통화를 좀 하고 싶습니다.
꼭 좀 연락부탁드립니다.]
안봐도 비디오였다.
다들 아내에게 뒤통수를 맞은것이었다.
마음이 갑갑햇다.
그리고 저녁에 집에서 아연이 저녁을 먹이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아연이는 연습방에 들어가서 실기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때 전화기의 진동이 울렸다.
설거지를 할때는 항상 전화기를 싱크대 옆에 놓고 하기 때문에 바로
전화가 온것을 알수가 있었다.
발신자를 보았다.
설마 존슨이 이 밤에 다시 전화를 건것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으로
화면을 보았다.
이동훈 이사의 핸드폰 번호였다.
존슨이 보나마나 시킨것이겠지….
나는 핸드폰을 보면서 받을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설거지를 하던 손에 물이 묻은채 나는 전화기를 물끄러미 내려다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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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나는 전화를 받았다.
저번에 이동훈 이사에게 먼저 전화를 건것은 바로 나였다.
내가 아쉬울때는 생전 연락을 안하던 이동훈 이사에게 먼저 전화를 하고
내가 그의 전화를 피하는 것은 조금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존슨과는 다른 문제였다.
존슨하고는 말을 하기가 힘들겠지만, 이동훈 이사에게는 대충이라도
말을 해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녕하세요 편선생님 이동훈입니다."
"네…이사님…"
"밤늦게 죄송합니다. 오이사님때문에 전화 드렸습니다."
"네…그렇지 않아도 아침부터 회사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사님도 들으셨겠지만, 아내가 앞으로 직장생활을 하는건
불가능할것 같습니다."
이동훈 이사가 걱정되는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혹시 오이사님에게 무슨 일이 있는건 아니겠죠?
건강은 괜찮으시죠?"
"네……사실은 아내가 어디를 좀 멀리 갔습니다.
요양하듯이 조금 오래 어디에 머물러야 할 것 같습니다.
회사에는 죄송하지만 이사님이 좀 대신 이야기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이동훈 이사가 나에게 물었다.
"저기 편선생님 정말 죄송하지만, 오이사님과 연락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저희 회사에서는 오이사님과의 모든 연결선이
다 끊어졌습니다.
핸드폰도, 이메일도, 그 어떤것도 연락이 안됩니다."
"……………….."
나는 한동안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는 그렇게 잠시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사님, 당분간은 아내와 연락하시기 힘들겁니다.
그냥 아내는 퇴사하는 것으로 처리를 부탁드립니다."
내 말이 끝나자 이동훈 이사가 말을 했다.
"편선생님 제가 지금 두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저는 오이사님이 계시는 회사의 자회사 임원입니다.
첫번째 하나는 지금 사장님이 무척이나 급하게 오이사님을 찾고 계십니다.
사장님도 모든 채널을 다 동원하는데 오이사님의 소재가
파악이 되지 않는것 같습니다.
이런말 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오이사님 홍콩에서 귀국을 안하신건
편선생님도 알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나는 솔직히 조금 놀랬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이사는 잠시 침을 꿀꺽 삼키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두번째는 오이사님이 안계시는동안 저희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큰 차질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서 제일 깊이 알고 위기를 해결할수 있는건 오연지
이사님인데…..이사님은 지금 연락도 안됩니다.
이사님이 회사에 안 나오시더라도, 이 프로젝트가 지금 위기가 있다는걸
이사님에게 소식만이라도 전하고 싶습니다.
오이사님이 무척이나 공을 들이셨던 프로젝트였거든요……
지금 저희 자회사가 휘청거릴 정도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실례를 무릎쓰고 편선생님에게 직접 전화를 드린 겁니다."
알고 있구나….
존슨도, 이동훈 이사도 아내가 홍콩에서 귀국을 하지 않은걸 알고 있구나….
하긴 홍콩에 지사가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존슨의 재력에 그정도 알아
보는것은 일도 아닐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드릴수 있는 말씀이 아무것도 없는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사님….."
나는 내 마음대로 인사를 하고 나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답답했다.
아내는 어쩌자고 회사 사람들과도 연을 딱 끊어버린것일까?
아닌말로 아내는 세상에 혼자이다.
친한 친척도 없다.
그야말로 가족이라고는 나와 아연이가 전부나 다름없는 사람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만 버리고 그렇게 홀가분하게 떠나가기가 편했던
것일까?
이동훈 이사가 말하는 프로젝트의 위기라는 것은 무엇일까?
아내는 그런것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나는 솔직히 아내와의 끈이 있었다.
아내가 아연이에게 보낸 이메일주소….그리고 아연이의 홈페이지였다.
다른 것은 몰라도 아내는 그 두가지는 분명히 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연이의 홈페이지는 절대로 이용할수가 없다.
심지어 아연이조차 내가 그것을 보는지 안보는지도 모르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
아연이는 내가 예전에 인터넷 검색이나 겨우 하는 그런 컴퓨터 실력으로
나를 알고 있을텐데 말이다.
이제는 해킹까지 하는 내 컴퓨터 실력을 아연이는 전혀 모를것이다.
아내의 이메일로 내가 메일을 보낸다면, 아내는 내가 아연이의 메일까지
다 본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아내가 편지에서 아연이와의 그 끈을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꼭 찍어서 이야기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답답했다.
정말로 답답했다.
아내가 보고 싶지만 아내한테 화가 많이 난 상태였다.
내가 사랑하는만큼 똑같이 사랑해 달라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아내를 내 몸의 일부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아내는 나를 언제든지 등돌리면 남이될수 있는 그런 존재로
생각을 했었던것 같다.
아내가 너무 걱정이 되지만 아내가 미웠다.
미워서 때려주고 싶지만 아내가 너무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도대체 무얼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핸드폰을 보았다.
맞다….
아내에게 연결된것은 아니지만 나는 다른 연결고리를 하나 더 가지고
있었다.
쟈니나 아내나 핸드폰은 이제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난 훈태가 준 쟈니의 이메일 계정을 알고 있다.
쟈니가 그 계정을 사용하는지 안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훈태, 재민이와
쟈니가 그 이메일 계정으로 소식을 주고 받았다면 쟈니는 그 계정으로
오는 이메일들을 가끔이라도 확인을 할 것이었다.
미친짓인건 알았지만, 쟈니에게 메일을 보냈다.
이제 쟈니에게 존댓말을 해줄 이유는 없었다.
나는 반말로 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반말? 욕을 안하는것만해도 다행이었다.
어쩌면 나를 진짜 기만한것은 아내보다도, 쟈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쟈니가 내 눈앞에 있다면 턱을 부수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는 음식을 씹지 못하도록 말이다.
………………………………………………………………………………………..
쟈니
편견이다.
아내는 지금 정상이 아니야.
아내를 제발 돌려보내줘….
니가 뭐가 아쉬워서 남의 유부녀와 이런 짓을 하는거냐?
아내만 돌려보내 준다면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이제까지의 일들은
내가 다 묻어버릴께….
부탁한다.
만약에 그럴 생각이 없다면, 넌 언젠가 내 손으로 턱을 부숴버릴줄 알아라.
아내 회사에서 아내를 찾고 있다. 무슨 프로젝트가 위기가 생겼다고 하니까
아내에게 그걸 전해다오.
내가 연락할수 있는 수단이 이것밖에는 없다.
만약 아내만 다시 돌려보내준다면, 그렇게 도와준다면
내가 그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께…..
………………………………………………………………………………………….
나는 쟈니에게 짧은 메일을 쓰고 발송을 눌러버렸다.
이젠 물릴수도 없다.
아내도 이 메일을 볼수 있을까?
답답했다.
정말 미치도록 가슴이 답답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연이를 학교에 보내고 아침을 먹은후에 집에서
나왔다.
운동이라도 해서 머리 아픈것들을 다 잊고 싶었다.
적어도 운동을 할때는 모든걸 다 잊으니까 말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우리동 현관밖에서 서성대던 만두귀와 마주쳤다.
만두귀가 나를 보더니 고개를 꾸벅 숙여서 인사한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만두귀는 손에 작은 미니 무전기를 들고 있었다.
"이리와, 편사장님 현관으로 나오셨다."
만두귀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동료가 지하주차장에서 나오는 출입구에서 사장님을 기다리고 있어서요….
편사장님 저희 사장님이 잠깐이라도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싶니다.
아파트 입구에 기다리고 계세요. 아파트내로 차가 출입하기가 힘들어서요
저희가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던 중입니다."
만두귀가 나에게 설명을 했다.
"그래요, 갑시다…"
나는 만두귀와 함께 천천히 단지를 걸었다.
가다보니까 지하주차장에서 차가 나오는 입구 근처에서 기다리던 거인도
보였다.
거인도 나를 보고 고개를 숙여서 인사했다.
내가 어쩌다가 이 놈들하고 이렇게 다정하게 인사하는 사이가 된 것일까….
이 놈들은 아내가 없어진걸 알고들이나 있을까?
아파트 입구 근처 길가에 근사한 외제차 리무진이 서있었다.
처음보는 차종이었다.
저게 무슨차인가….
내가 다가가니까 존슨이 차에서 내렸다.
"견씨,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너무 미안합니다…"
나는 존슨을 보자 마음이 더 답답해졌다.
존슨의 리무진 뒷자리에 단 둘이 앉았다.
운전기사도 있었지만 그는 내가 차에 타자 바로 차에서 내렸다.
"견씨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정말 미안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견씨를 만나지 못할것 같아서 이렇게
실례를 무릎쓰고 찾아왔습니다."
이 와중에도 격식을 차리고 예의를 차리는 말부터 하는 존슨이
한심하기도 하고 기가막히기도 했다.
지금 존슨도 나만큼이나 황당할텐데…
하긴 지금 내가 지금 존슨 걱정해줄때인가?
존슨은 가족이 아니라 회사 직원을 잃은 것 뿐이고…
나는 가족을 잃은 것이다.
나에게 비교할수는 없었다.
존슨이 먼저 이야기를 했다.
"견씨,
홍콩지사에 조사를 지시해서 알아본 바에 의하면 오이사는 홍콩에서
출국을 하지 않은것으로 나왔습니다.
자사 직원의 안전확인을 위해서 얼마든지 알아볼수 있는 내용입니다.
우리 회사 홍콩지사는 홍콩특별자치정부에 매년 꽤 많은 교육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금 내가 지 기부 이야기를 듣자고 있는것인가?
"………………………"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채 가만히 있었다.
존슨은 뒷좌석에 달리 냉장고 같은 곳에서 작은 유리병을 두개 꺼내어
하나를 따서 나에게 주었다.
시원한 매실음료 였다.
그리고 자기도 하나 따더니 그걸 마시기 시작했다.
나도 목이 탔다.
그걸 한 입 마셨다.
"견씨….
처음입니다.
진짜 처음입니다.
공식적으로 오연지 이사가 나에게 거짓말을 한 적은 처음입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공적으로 거짓말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존슨이 말을 이었다.
"견씨, 지금 견씨 상황이 어떤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제가 하나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겠습니다.
견씨는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견씨와 인간적으로 매우
가까운 사이라고,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감히 물어보겠습니다.
견씨 지금 오연지 이사와 연락이 되시나요?"
존슨이다, 역시 존슨이다.
다른 질문 다 필요없었다.
솔직이 저 질문 하나면 다 끝 아닌가.
차라리 잘 되었다.
솔직히 이야기 하자….
"안됩니다. 저도 지금 연락이 안됩니다."
내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휴우……"
존슨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견씨, 당분간 오이사는 회사에 그대로 재직중인것으로 생각하고
급여통장으로 계속 급여를 지급하겠습니다.
따님하고 생활도 하셔야 할 것 아닙니까…
그리고 오이사는 꼭 돌아와야 합니다.
오이사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 입니다.
예전처럼 모든걸 다시 돌려놓으려면 견씨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존슨이 따뜻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했다.
"아니….아니요…..
아내가 일을 하지 않는데 급여를 받을수는 없습니다.
저도 돈을 벌고 있습니다.
제 딸하고 저 먹고사는데는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사장님 그리구요….."
그냥 솔직히 이야기 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 지금 연락이 되지는 않지만, 아내는 꼭 집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아니 그래야만 합니다. 아내와 따로 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혹시나 사장님이 먼저 제 아내와 연락이 되신다면, 꼭 제뜻을 전해주십시요.
제가 지금 사장님에게 도움이 될 방법은 전혀 없을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먼저 내리겠습니다."
리무진에서 내리려는 나를 존슨이 다급히 불렀다.
"저…..겨…견씨….."
나는 문을 열려다가 말고 존슨을 돌아보았다.
"할말이 있습니다. 견씨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다시 제대로 앉았다.
존슨은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쟈니가 홍콩으로 입국을 했습니다.
쟈니의 집안, 그러니까 우리 본가에서 쟈니에게 홍콩의 사업체를
하나 맡겼습니다.
쟈니는 지금 본가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말 드리기는…….."
존슨은 말을 잠깐 멈추더니 한숨을 쉬었다.
그러더니 천천히 말을 했다.
"견씨 혹씨 쟈니와 오이사의 관계를……."
내가 존슨의 말을 자르고 말을 했다.
"사장님,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혹시 쟈니와 연락이 된다면 꼭 이말을 전해주십시요.
만약에 만나게 된다면 턱을 부숴버리겠다구요.
복싱을 하다가 턱이 손상이 되어서 음식을 씹지 못해서 죽처럼 된 영양식을
튜브로 공급받으면서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쟈니가 제 눈앞에 보인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가 감방을 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게 만들어 버릴꺼라고 전해주십시요."
"…………………."
존슨은 내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존슨도 이제 알것이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니까 말이다.
내가 쟈니와 아내의 관계를 알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존슨도 알고 있었구나…
존슨도 다 알고 있었구나.
언제부터 다 알고 있었을까…..
나만큼 알고 있을까?
아니면 내가 모르는 것까지 다 알고 있을까….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 말이다.
"사장님, 먼저 내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나는 존슨의 리무진에서 내렸다.
터벅터벅 걸어가는 나에게 거인과 만두귀가 인사를 했다.
나도 같이 인사를 해 주었다.
저 놈들도 집에 처자식이 있겠지?
평범하게 사는게 얼마나 행복한건지….
나도 한때는 세상에서 제일 평범하고 제일 행복했었는데,
어쩌다가 일이 이지경에 이른건지 알수가 없었다.
미친듯이 뛰면서 생각을 했다.
모든걸 다 되돌리고 싶었다.
지금 이 모든게 다 꿈이면 좋겠다.
진짜 이 모든게 다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차라리 긴 꿈을 꾸다가 깨는 상황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정신줄을 놓을수도 없었다.
아연이를 생각해야한다.
걷다가 천천히 달렸다.
그리고 회사건물까지 뛰기 시작했다.
숨이 차 올랐다.
하지만 쉬지 않고 달렸다.
건물앞에 도착을 하니 마침 영식이의 주류트럭이 들어오고 있었다.
"니가 록키냐? 아침부터 왜 뛰고 지랄이야….."
영식이가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뱃살 줄이려고 뛰어다니는거냐? 배살 줄이려다가 무릎이 먼저 나가지...
차라리 체육관에서 런닝머신을 살살 걸어, 뭘 그렇게 과격하게 뛰어다니냐?
아침부터 탱크가 한대 오는줄 알았다.
무릎조심해라, 무릎나가면, 완전 맛탱이간다..."
영식이는 내 옆에서 서서 숨을 헉헉대고 있는 나에게 일장 연설을 늘어놓았다.
나는 한참을 뛰어서 숨을 헉헉대면서 영식이게 말을 했다.
"여…영식아….
아연엄마가 집을 나갔다…."
나는 숨을 헉헉대면서 영식이에게 말을 했고, 영식이는 벙찐표정으로
나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내 얼굴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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