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419~421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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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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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형님은 제가 싫으시겠지만, 전 형님이 싫지 않아요.
형님,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이젠 그만 포기하세요.
전 아직도 형님이 연지를 포기 하지 않고 있을것 같다는
생각만 합니다.
제가 이제 형님에게, 연지가 지내고 있는 영상을 좀 보내드릴꺼에요.
물론 연지는 모릅니다.
연지는 반대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구요.
연지가 알면 무척이나 놀랄겁니다.
연지는 어떤 경우에도 아연이와 형님을 자극하는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거든요.
제가 이런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형님 그만 포기하시라고 도와드리는거에요.
어차피 형님과 연지는 처음부터 맺어져서는 안 될 사이였으니까요.
이번 메일을 보내고 다음 메일을 언제 보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영상을 하나 보내 드릴께요.
연지에게 연결되는 수단도 없겠지만 연지에게 만약에 제가 이런
영상을 보낸다는게 알려진다면 형님은 더 이상 영상을 받지는 못하실겁니다.
저도 어떤게 다 나은 선택인지 결정은 못하겠네요.
연지한테 알려져서 영상을 더 이상 못 보내는것이 나은건지…
아니면 연지 몰래 형님에게 연지의 근황을 영상으로 보내는게 나은건지
말이에요.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이제 연지는 저의 여자이니까,
형님은 포기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짧은 메일 내용이 끝이 났다.
그리고 그때처럼 동영상 파일이 하나 첨부되어 있었다.
아내의 최근 모습이 저 영상 파일 안에 담겨 있다는 말인가?
나는 파일을 다운로드하기 시작했다.
시간을 보았다.
이제 자정이 막 지난것 같았다.
난 나이 한 살을 더 먹은 것이다.
그리고 한 살을 더 먹고 새해를 맞이하자마자 쟈니가 보낸 영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
다운로드가 끝나고 영상을 재생시켰다.
시작하자마자 음악소리가 들렸다.
내가 너무나도 잘 아는 음악이었다.
아니 내가 잘 아는 이유는 아내가 좋아하는 음악이기도 해서 였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였다.
아내가 아연이가 어릴때 어쩌다 일요일날 같이 집에 있는 날이면
같이 피아노를 치고 놀았던 그 노래였다.
화면은 무슨 잔디밭 같은 화면인데….음악은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클래식과 함께 평생을 살아가고 싶어했었지만
그런 꿈을 이루지 못한 아내와, 클래식 음악과 함께 평생을 살아갈
딸을 두고 있는 아빠였다.
내가 아무리 개무식쟁이라고 해도,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나도 알고보면 귀에 익은 곡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았다.
그런데 쟈니 이 개자식은 왜 갑자기 저런 음악이 들려오는 동영상을
보낸것일까?
화면이 움직였다.
카메라를 들고 잔디밭을 찍고 있는 화면이었다.
상당히 넓은 잔디밭이었는데 갑자기 조금 먼 배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에 익은 경치가 눈에 들어왔다.
날씨가 좋은 날이었다.
낮인것 같았다.
어떻게 저 곳을 모르겠는가…..
빅토리아산 전망대에서 보았던 그 멋진 모습을 평생 잊을수가 없을텐데
말이다.
산 아래 홍콩섬의 초고층 빌딩들이 눈에 들어왔고, 저 멀리 바다 건너
구룡반도의 수많은 초고층 건물들이 눈에 보였다.
아내가 하나 하나 보면서 나와 아연이에게 설명을 해주었던 그 건물들이
내 눈앞에 들어오고 있었다.
홍콩이었다.
분명했다.
어떻게 저 경치를 잊을수가 있단 말인가...
홍콩 여행에서 저 곳을 볼때만 해도 우리 세가족의 분위기는 너무 좋았었다.
저때는 아내가 아연이에게 걸리기 전이니까 말이다.
지금 영상을 찍고 있는 곳은 홍콩의 빅토리아 산이 분명한 것 같았다.
아내가 설명해주었던 그곳….빅토리아산에서 아래를 내려보는
영상 같았다.
그런데 우리가 갔던 전망대에는 저런 잔디밭은 없었다.
아무리 봐도 전망대 같지는 않았다.
화면이 계속 움직였다.
아래 바다가 내려다 보이다가 갑자기 카메라가 한바퀴 도는것 같았다.
바다와 초고층 빌딩들이 내려다 보이던 화면에 갑자기 근사한 저택이
보였다.
진짜 으리으리한 저택이었다.
저게 집인가 무슨 미술관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게 지어진
커다란 건물이었다.
잔디밭은 저 건물앞의 정원인것 같았다.
얼마전에 방문했던 레오나르도 본드의 저택같은건 비교도 할수 없는
어마어마한 저택이었다.
본드의 집도 우리나라에서는 진짜 대궐같았지만 지금 화면에 나오는 건물은
아무리 봐도 개인집 같지는 않았다.
저렇게 호화로울 수가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 화면이 갑자기 조금씩 흔들리던 것에서 벗어나서 고정이 되는 것
같았다.
나도 촬영을 매일 하니까 저런 상태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화면이 이런 상태가 된다는 것은 촬영하는 도구를 평평한 바닥에 놓던가
아니면 삼각대를 설치했다는 것이다.
화면이 전혀 미동도 없이 움직이지 않았다.
잔디밭을 찍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서 들리는 것인지 엘가의 사랑의 인사는 계속해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아마 배경음악을 깔아놓았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음악에 빠져서 편한 마음으로 영상을 보다가 생각을 했다.
지금 이 영상은 쟈니가 보낸것이다.
결코 평범한 영상일리가 없었다.
그때였다.
화면이 수평으로 천천히 옆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건물의 앞에서 의자에 앉아서 첼로를 연주하는 한 여인이 보였다.
여인은 하얀 순백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연주자들이 진짜 연주회 같은걸 할 때 입는 것 같은 그런 드레스였다.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들 같은 그런 자태였다.
외국인인지 머리가 금발의 웨이브진 긴 머리였다.
아연이가 어릴때 가지고 놀았던 미미공주님 인형인가?
하여간 그런 인형들의 헤어스타일 같이 긴 머리인데 머리의 중간
이후부터는 부드러운 큰 웨이브가 들어간 그런 공주님 머리를
하고 있는 그런 여자였다.
지금 나오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는 여자가 첼로를 연주하는 소리였다.
너무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나는 배경음악을 깔아놓은줄로만 알았는데 저 여자가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생음악이라니 놀라웠다.
아…..이 영상은 쟈니가 보낸것이지…
서…설마…
나는 음악과 함께 여성의 머리결에만 정신이 팔려서 잠시 쟈니가
보낸 영상이란걸 잊고 있었다.
여인은 악보도 보지않고 능숙하게 첼로를 연주하고 있었다.
진짜 금발머리를 한 그리스 신화속의 여신이 튀어나와서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고 있었다.
나는 여인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반쯤 고개를 숙인 각도 때문에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잠시후 여자가 머리를 움직이면서 얼굴이 보였다.
이럴수가…..
금발의 공주님 머리를 하고 있는 여자는…..다름 아닌 오연지였다…..
아연엄마….
그리고 내 아내……아직은 법률적으로 내 아내이다.
내가 지금 이혼을 생각하고 있는…..내 아내였다.
아내는 지금 저 근사한 건물 앞 잔디밭 정원에 의자를 놓고 앉아서
첼로를 연주하고 있었다.
"여…연지야….."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모니터 속의 아내를 보면서 손을 뻗었다…..
8월 중순에 아내가 내 곁을 떠나버린후…….네달 반이나 지나버린 후였다.
무려 네달반이 지난 새해 첫날이 되자마자….
나는 아내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었다.
모니터 안에서는 아내가 연주하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너무도 아름다운
선율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
..........
나는 화면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그렇게 일분여동안 아내의 연주가 계속되었다.
그리고 아내가 천천히 활을 위로 들었다.
아내가 연주를 마친후에 하는 특유의 제스츄어가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아내였다.
얼굴은 아내와 똑같이 분장을 할 수가 있어도,
저 제스츄어를 똑같이 흉내를 낼수는 없는 법이었다.
화면이 아내를 멀리 잡고 있다가 조금 더 줌을 당겨서 가까이
잡는것 같았다.
아내의 얼굴이 이제는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브라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혼자 박수를 치는 것 같았다.
"부끄럽게 왜 찍고 그래요…."
"뭐가 부끄러워…..이런 아름다운 순간들을 남기는 건데…."
화면 안으로 남자가 들어왔다.
길쭉한 다리부터 보이고 남자가 보였다.
쟈니였다.
쟈니는 편한 폴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요새 찍은건가?
쟈니의 옷차림이나 아내의 드레스 차림이 요새 날씨에는 조금 춥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나중에 동영상 분석 프로그램으로 돌리면 원본데이터에서 촬영일시를
뽑아낼수가 있으니까 일단 다 보고 나서 동영상 분석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아름다운 연주였어…."
쟈니가 아내에게 허리를 숙였다.
아내가 허리를 숙인 쟈니와 가볍게 키스를 했다.
아내는 잠시동안 그렇게 쟈니와 키스를 한 후에 환하게 웃는 얼굴로
쟈니를 올려다 보았다.
솔직히…..
진짜로 솔직히 말해서……
아내의 미소가….
행복해보였다.
아내는 양볼에 살이 조금 붙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이 참 좋아보였다.
화장도 거의 안 한것 같은, 가벼운 화장만 한, 편해보이는 얼굴이었다.
아내는 피부가 하얗고 좋아서 그런지 금발을 하고 있으니까 진짜
멀리서 보면 서양여자처럼 보일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진짜 그런 느낌이었다.
"목 안말라?"
쟈니가 아내에게 말을 했다.
"괜찮아요…"
아내가 쟈니를 보고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쟈니는 아내에게 반말을 하고 있었고, 아내는 쟈니에게 꼬박
꼬박 존댓말을 하고 있었다.
하긴 아내는 나이 어린 사람한테도 거의 존댓말을 하면서 평생을 살아
왔으니까 이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쟈니가 그때 메일에서도 연지 연지 하더니 진짜로 아내를 하대하듯이
저렇게 반말로 하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쟈니가 잠깐 화면에서 사라지더니 다시 나타났다.
잠시후에 진짜 영화같은데 나오는 하녀복은 아니었지만 누가 봐도
집안일을 하는 사람들이 입는 것 같은, 그런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쟁반에 쥬스같은걸 가지고 와서 아내에게 주었다.
아내는 웃으면서 그 젊은 여자에게 무언가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쟈니도 화면으로 들어와서 아내와 같이 쥬스 같은걸 마셨다.
"같이 한 번 해볼까?"
쟈니가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아내는 기분이 좋은듯 고개를 끄덕였다.
쟈니는 화면 밖으로 나오더니 아내의 앞에 보면대를 가져다 놓았다.
"이거 말고 다른 곡 해요….."
아내가 악보를 보더니 난처한듯이 쟈니를 보고 말을 했다.
"왜 이 곡 괜찮잖아…그냥 이거 하자…."
아내는 쟈니가 말을 하니까 대꾸를 못하고 그냥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웃기만 했다.
"잠깐만 근데 나 서서할까, 앉아서 할까?
쟈니가 아내를 보고 물었다.
"앉아서요…... 서로 눈 마주보면서 해요…."
아내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이 곡 악보 다 외우고 있어?"
쟈니가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쟈니가 잠시 화면에서 사라지더니 바이얼린을 손에 들고 왔다.
한 손 에는 바이얼린을 들고 한 손에는 활을 들고 있었다.
젊어 보이는 청년 한 명이 의자를 들고 쟈니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쟈니가 청년에게 중국말로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저게 그때 아내가 했던 홍콩에서 쓰던 광둥어 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쟈니는 아내의 옆에 의자를 놓고 앉았다.
아내가 손에 들고 있는 첼로를 보았다.
집에 있는 아내의 첼로보다 웬지 모르게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나무의
색감이 느껴졌다.
뭐가 좋은 악기이고 뭐가 나쁜 악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동안 아연이 때문에 악기들을 하도 많이 보고 살아서 대충 좋아보이는건
눈대중으로 구별이 되었다.
그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쟈니가 아내의 옆에 의자를 놓고 앉아서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자세를
취했다.
아내와 쟈니가 서로 웃는 얼굴로 마주 보았다.
그리고 서로 고개를 가볍게 같이 끄덕인후에 연주가 시작되었다.
첼로와 바이얼린의 이중주가 시작이 되었다.
컴퓨터 스피커에서 음악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쩌면 좋은가……
쟈니…..이런 개자식……
분명히 알고 이러는 것이겠지….
아내가 쟈니에게 다 이야기 했겠지…..
나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아내와 쟈니는 둘이서 같이 헨델의 파사칼리아를 연주하고 있었다.
아연이가 발표회에서 연주했던 곡…..
아연이와 아내가 집에서 같이 연습을 했던 그 곡…..
심지어 아내와 아연이가 우리 엄마와 아버지 앞에서까지 연주를 해서
보여드렸던 그 곡…..
헨델의 파사칼리아였다.
안된다….
이 곡은 우리 집에서 울려퍼져야 하는 우리 가족의 곡이나 마찬가지인데….
지금 아내는 환하게 웃는 얼굴로 쟈니와 호흡을 맞추어서 파사칼리아를
연주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귀에 익숙한….심지어 핸드폰에까지 저장을 하고 있는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퍼졌다.
아내의 어릴적 기억이 살아있는 곡……
그리고 엄마의 어릴적 기억을 다시 한 번 살려주면서 아연이가
학교 발표회에서 멋지게 연주했던 그 곡을 지금 쟈니가 아내와 함께
연주를 하고 있었다.
우리 세가족의 제일 아름다웠던 시절인 아연이의 발표회날 찍었던 그 사진…
그리고 셋이서 함께 찍은 그 가족사진과 함께 뇌리에 박힌 아름다운 선율이
지금 우리 가족의 추억을 무참히 짚밟으면서 울려퍼지고 있었다.
아내는 쟈니가 이 연주동영상을 나에게 보여줄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겠지….
아내도, 쟈니도, 보면대에 놓여진 악보를 보지는 않았다.
둘은 서로 웃는 얼굴로 눈을 마주보면서 연주를 하고 있었다.
자니 역시 아내와 마찬가지로 파사칼리아의 악보를 모두 머리속에
외우고 있는 것 같았다.
쟈니가 저렇게 바이얼린을 잘 연주하는지는 몰랐었다.
진짜 바이얼린 전문가는 쟈니 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있는집 자식들은 어릴때부터 악기를 거의 필수로 배우니까 말이다.
하지만 쟈니의 연주수준을 보니 그냥 취미수준의 연주는 아닌것 같았다.
남자가 연주하니 더 파워풀 하고 색다른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어떻게…..
차라리 다른 곡을 연주하지……
아내와 쟈니는 그렇게 활짝 웃는 얼굴로 파사칼리아를 연주를 했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보다는 훨씬 더 긴 곡이다.
나는 이 곡을 수백번도 더 들었기에 얼마나 긴 곡인줄 알고 있었다.
종반부에 연주가 무척이나 빨라지는 부분이 되었다.
아내와 쟈니는 호흡이 딱딱 맞으면서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연주를 끝냈다.
쟈니의 얼굴도, 아내의 얼굴도, 꾸미지 않은 진짜 환한 표정으로 기뻐하는게
내 눈에 보였다.
아내와 쟈니는 악기를 바닥에 놓고 서로 키스를 시작했다.
자니가 일어나서 앉아있는 아내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대고
그렇게 한참을 키스를 했다.
이어서 쟈니는 아내를 안아서 들어 올리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쟈니는 아내를 번쩍 들어올리지는 않았다.
조심스럽게 엉덩이 밑에 한 손을 넣고 다른 한손도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손을 넣더니 천천히 아내를 안아서 들어 올렸다.
왜 저러지?
쟈니는 키만 큰게 아니라 온몸이 근육질이라서 힘도 센편인데 말이다.
나는 쟈니와 팔씨름을 해보았기때문에 쟈니의 힘을 알고 있었다.
아내처럼 가볍고 날씬한 여자는 번쩍 들어올릴수 있을텐데….
쟈니는 너무도 조심스럽게 무슨 신주단지 모시듯이 아내를 천천히
안아 올렸다.
그리고 안은채로 가볍게 아내에게 키스를 했다.
"오늘 첼로 연습은 그만해…. 들어가자고…."
쟈니가 아내를 보면서 말을 했다.
"네….."
아내가 대답을 했다.
쟈니는 아내를 안은채 천천히 화면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검정화면이 나오고 동영상이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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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끝난후에 나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젠 동영상이 더 이상 재생되지 않는, 그런 모니터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해가 바뀐지 얼마나 되었을까?
아니, 몇 시간….몇 분이나 지났을까…
얼마 되지 않은것 같은데….
나는 마흔 네살에서 마흔 다섯살로 한 살을 더 먹자마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만든 그런 영상을 보게 된 것 같았다.
나는 천천히 동영상을 다시 앞으로 돌려서 파사칼리아를 연주하는
시작 부분부터 다시 보기 시작했다.
아내와 쟈니가 같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면서 연주를 시작했다.
연주 중간중간 아내와 쟈니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눈을 마주치면서
연주를 하고 있었다.
아내의 얼굴이 너무도 행복해 보였다.
연주에 열정을 가지고 연주를 하는 아내의 모습….
영어를 잘하고 매사 똑부러지는 커리어 우먼의 모습보다는
어쩌면 지금 저 모습이 아내가 더 원했던 그런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아내의 표정이 언제 저랬었는지 생각을 해 보기 시작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내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생각해 보았다.
정말...저 모습이...진짜 아내의 모습인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동안 내가 알던 아내의 모습은 생존을 위해 억지로 살았던 그런 모습이기만
한 걸까?
그래 맞는 이야기다.
장인어른의 사업만 부도가 나지 않았었으면 아내는 지금 저 나이에
저런 삶을 살고 있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게 진짜로 아내가 원하던 인생이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 중의 한 곳인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그런 근사한 장소에서 멋들어지게 첼로를 연주하는 아내의 모습…..
아내가 정말로 평생을 꿈꾸었을….
그런 모습이었다.
나는 결국 파사칼리아 연주를 끝까지 다 보지도 못한채…..
동영상을 중지시켰다.
노트북을 켜고 연결을 시킨후에 동영상 분석 프로그램을 작동시켯다.
뭐 특별하게 편집을 하고 그러지도 않은것 같았다.
핸드폰을 열어서 마회장이 그때 이야기 했던것을 체크해놓은 날짜를
보았다.
동영상 촬영날짜는 아내가 마카오에 다녀온 이후인것 같았다.
마카오에 몇주 머물다가 홍콩으로 다시 돌아간 후에 쟈니는 이 영상을
촬영 한 것 같았다.
중간에 편집을 하거나 이어붙인건 없었다.
그냥 연주 구간만 별도로 촬영을 한 독립 동영상 파일이었다.
더 이상 분석하고 자시고 할 내용도 없었다.
그냥 내가 본 것들이 전부였다.
나는 외장하드에 동영상을 저장하고 이메일도 디지털 문서형태로 변환을
해서 외장하드에 저장을 했다.
그리고 이메일 계정은 아무것도 없도록 깨끗하게 비워버렸다.
아연이도 없는 넓은 집에 혼자 있었다.
나는 영식이가 준 양주를 한 병 더 가지고 거실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병나발로 양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아연이가 저 영상을 본다면…..
상상도 하기 싫었다.
아연이는 지금처럼 환하게 웃고 춤추면서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
상처를 숨긴채 간신히 봉합을 하고 살아가는 아연이에게 그 어떤 상처도
주기 싫었다.
나는 삽시간에 안주도 없이 깡으로 양주 한병을 비웠다.
아까 영상을 보기전에 한 병을 먹고 지금 너무 급하게 한 병을 더 먹었더니
속에서 불이 나는것 같았다.
나는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위로 샤워기에서 뿌려주는 물줄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눈물이 나와서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과 섞였다.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입에 발린 소리를 했지만…..
아내는 진짜 말이 씨가 된다고….
너무 행복한 것 같았다.
나하고 있을때보다 백배는 더 행복해 보이고 더 잘 어울려 보였다.
쟈니가 아내를 소중하게 다루어주는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쟈니랑 아내가 서로 의자를 마주놓고 마주 보면서 연주를 하는게
너무 싫었다.
나는 왜 아내와 저렇게 나란히 할 수 있었던게 하나도 없었을까?
나는 그저 지난 17년동안 아내와는 같이 밥먹고 떡치는것 말고는
뭐 같이 다정하게 한 것도 없었다.
온천을 다정한게 한다?
라이브카페에서 다정하게 노래를 듣는다?
다 요 근래 몇년동안 있었던 일이었다.
파리채로 엉덩이에 상채기가 심하게 날 정도로 두들겨 패기나 했지….
아내를 저렇게 소중하게 조심조심 안아준 적도 거의 없었다.
아내가 쟈니를 사랑한다고 나를 떠난게 이해가 되었다.
난 아내한테 너무도 부족한 남자였을 뿐이었다.
그래 차라리 잘 된 일이었다.
쟈니가 한국에 있었다면 마회장하고 쟈니를 찾아가서 아마 반 죽여놓았을
것이다.
저런 모습까지 보았다면 어쩌면 나도 마회장처럼 다리미로 지져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내가 그런걸 참을 만큼 자제력이 뛰어난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잘 되었다.
나같이 병신같은 놈 떠나서 저렇게 행복하게 지낸다니
이젠 진짜로 마음 다 비우고 보내주어야 겠다.
아내는 나에게 모든걸 다 주고 떠났다.
저런 집…..
아내가 홍콩에 여행을 갔었을때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아내와 뜨겁게 관계를 가진후에 아내가 창밖으로 보이는
홍콩의 야경을 보면서 했던 말…..
잘 보이지도 않는 빅토리아산을 이야기 하면서 홍콩의 부자들은
전부 산속의 저택에 산다는….우리나라 부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그런 이야기를 했던게 기억이 났다.
어쩌면 아내는 그 이야기를 나에게 했을때, 이미 자신이 저런곳에
살것을 알고 있던게 아니었을까….
아연이에게 말했던 것을 진짜로 실행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17년동안 나랑 사느라고 고생했으니…
이젠 진짜 행복하라고 보내주어야 겠다는, 내가 아연이한테 한 말 말이다.
나는 욕실 바닥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머리위로 떨어지는 샤워물줄기와 함께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진작에 보내주어야 했는데…..
여름에 떠난 아내를 이젠 겨울이 되어서야….보내게 되는 것 같았다.
아니….아니다…
보내주고 싶지 않지만……
어쩔수 없이 보내 주는것 같았다.
아내가 진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해 첫날 새벽에…..
그렇게 머리위로 물줄기를 맞으면서 진짜 눈물이 말라서
더 이상 흐르지 않을때까지 울었다.
1월의 첫 주말이 되었다.
영식이와 만나서 술을 마셨다.
평소보다 더 급하게 술을 마시는 나를 보고 영식이가 말을 했다.
"천천히 마셔, 여기 술 누가 안 훔쳐가….."
"응….나…지금 졸라게 천천히 마시는거야….시팔…."
나는 히죽히죽 웃으면서 영식이에게 대답을 했다.
"뭘 시팔…내가 너랑 일이년 술 마시냐…..
너랑 꺽어진 구십살까지 같이 술을 마시게 될줄이야….."
영식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나는 일부러 아내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미친듯이 술만 마셨다.
그렇게 술을 이차까지 코가 비뚤어지게 마신후에 영식이와 노래방을 갔다.
노래방 사장이 얼굴 몇 번 봤다고 영식이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반갑게
인사를 했다.
아주 섹시한 아줌마들로 골라서 넣어준다고 영식이랑 둘이서 짝짜꿍 하고
난리가 났다.
나는 그냥 히죽히죽 웃기만 하고 있었다.
아줌마들이 들어왔다.
단골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영식이랑 오면 돈 안 아끼고 팁도 잘주고 술도 팍팍 잘 시켜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진짜로 섹시하게 생긴 아줌마 두명이 들어왔다.
둘 다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몸매가 좀 되는 미시들이었다.
영식이는 아줌마를 보자마자 역대 최강의 비쥬얼이라면서 의자에 올라가서
춤을 추고 아주 생 난리를 쳤다.
내 옆에 아줌마도 그렇게 맥주를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놀다가 영식이가
한쪽 구석에서 자기 파트너와 떡을 치자…..나를 쳐다보더니 웃으면서
안겼다.
맥주를 급하게 마셔서 파트너의 얼굴이 살짝 붉어진것처럼 보이는것 같았다.
나는 그냥 웃기만 하고 계속 맥주만 마셨다.
"오빠….왜 이렇게 말이 없어…제가 서비스 좀 해드릴께요…."
파트너가 내 지퍼를 내리고 물건을 꺼내더니 입에 물었다.
파트너가 한참을 입으로 애무를 했다.
그런데…..
내 물건이 발기가 되지 않았다.
나도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
거의 필름이 가는 수준이 되어도 빳빳함을 유지하던 내 물건이었다.
술 때문에 안서고 그럴놈이 아니었다.
나는 멍하니 고개를 숙이고 발기가 되지 않는 내 물건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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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에서 나와서 영식이와 나란히 걸었다.
"니미 술 많이 처먹어서 그런거야 신경쓰지 말어…"
영식이가 나에게 말을 했다.
아까는 못본척 했어도 영식이도 본 모양이었다.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말없이 걷다가 영식이가 말을 했다.
"어차피 넌 연지 아니면 다른 여자들 하고 하지도 않을꺼잖아…
당장 세울일도 없는데 뭐 어때…."
"이런 씨부럴….니가 어떻게 알아…내가 딴 여자랑 하면 어쩌려고 그런
망발을 씨부리냐…"
내가 영식이에게 말을 했다.
"아니면 말고…..씨부럴…..
견아….우리집에 가서 한 잔 더 할까?"
"이런 미친놈아 지금이 몇시인데…새벽 세시야…..제수시 잘텐데 뭔 지랄이냐.."
"오랜만에 가서 딱 한 잔만 더 하자….."
영식이는 내 팔짱을 끼고서 나를 지네 집으로 끌고 갔다.
어차피 영식이 동네니까 뭐 가는건 금방이지만 이 새벽에 괜히 영식이
와이프인 희경씨에게 미안했다.
그리고 솔직히 그때 희경씨가 그런 완전 개난잡한 성관계를 맺는걸 본후에
희경씨를 보는게 마음이 아프고 껄끄러웠다.
나와 영식이는 영식이 아파트 앞 편의점에서 봉투에 술과 안주를 잔뜩
사가지고 영식이 집으로 들어갔다.
지은지 상당히 오래된 겉보기에도 많이 낡은 아파트였다.
뭐 처음 가보는건 아니지만 이런 새벽에 들이닥치는건 처음인것 같았다.
대출을 왕창끼고 산 아파트지만 영식이는 그래도 자기 집이 있다는
자부심이 상당히 강했다.
방이 세개지만 평수가 넓지 않아서 거실이 상당히 좁았다.
우리는 비어있는 뒷방으로 들어갔다.
남자애들 둘이 한 방에서 자고 영식이 와이프는 안방에서 자는 모양이었다.
잠시후 자다가 깬 모습으로 영식이 와이프인 희경씨가 나왔다.
새벽에 쳐들어 왔는데도 희경씨는 짜증 한 번 안내고 나를 보고 웃었다.
"견이오빠 오래간만이에요….."
"잘 지냈어 제수씨?"
내가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결혼전부터 십수년을 본 사이였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는 전부 크게 변한건 없는것 같았다.
마음은 그대로인데….세월이 외모만 변하게 만들고 있는것 같았다.
우리는 뒷방에서 상을 놓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희경씨는 그 새벽에 주방으로 가서 부대찌게를 끓여서 라면사리까지
넣어서 뒷방으로 가지고 왔다.
"아니 그냥 자지…뭘 이런걸 끓여 미안하게….."
내가 희경씨를 보고 말을 했다.
"나 이제 진짜 잘께요….오빠 아침까지 드시고 가세요…"
희경씨가 웃으면서 나를 보고 말했다.
"당신은 술 조금만 먹어요….내일 애들하고 축구차기로 했잖아요…"
희경씨는 영식이를 보고 한마디를 더 했다.
"걱정마….밤새 술 먹어도 다음날 쌩쌩하잖아…
그나저나 우리 마누라 오늘 왜 이렇게 이쁘지?
이리와봐…뽀뽀 한 번 해줄께…"
"아이 참…견이 오빠도 있는데….."
희경씨는 그러면서도 영식이 옆에 왔다.
잠옷차림인 희경씨의 풍만한 가슴이 출렁하는 것이 보였다.
노브라인것 같았다.
영식이는 기어코 희경씨를 한 번 끌어 안아주고 진하게 뽀뽀를 해 주었다.
둘은 좋다고 웃더니 희경씨는 안방으로 자러 들어갔다.
나는 영식이와 부대찌게의 라면사리를 건져 먹으면서 소주를 마셨다.
새벽이라서 방문을 닫고 크지않게 대화를 하면서 술을 마셨다.
"니미 옛날보다 사이가 더 좋아진것 같다….
언제는 바람을 피니, 죽이니 살리니 하더니…"
"인생이 다 그런거지 뭐….
죽으나 사나 조강지처고 애들엄마인데….
동남아새끼들 졸라게 패고 들어와서 희경이 싸다구 날린적도 있어
애들 잘때 옷 싹 벗겨서 나가라고 현관까지 질질끌고 간적도 있고…..
근데…..다 소용없더라구…
희경이 나한테 각서도 쓴거 아냐?
절대로 나 말고 딴놈하고는 손도 안 잡는다고….
그렇게 각서 쓰고도 또 몰래 만나서 떡 치더라구….
근데 옛날에 비해서는 진짜 횟수가 확 줄었어.
이제는 한 달에 한 번이나 그러면 많이 그러는거야…
이제 그 정도는 애교로 봐주고 살려고…..
니미…
내가 잘 났으면 공장 같은데 다니겠냐?
내가 못 벌어오니까 공장 나가고 사회 생활 하니까 남자들이 꼬이는거
아니야…
집에서 맨날 솥뚜껑 운전이나 하면 남자 만날일이 뭐가 있겠냐…
난 괜찮아…
이젠 진짜로…..
나 우리 희경이 없으면 못 살아…씨발….."
옛날에 했던 이야기 비슷하게 또 하는 것 같았지만…
영식이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희경씨는 바람을 피우기는 했지만…..그래도 그 와중에도 가족을 챙기고
절대로 가족을 떠나지 않았다.
난 파리채로 엉덩이를 때린게 고작인데…
영식이는 싸대기도 날리고 빨가벗겨서 쫒아내려고 까지 했었다고 했다.
사람들 사는건 다 제각각 이기는 하겠지만…..
그냥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희경씨가 아까 영식이와 뽀뽀하는 모습을 보니 진짜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에 연애할때 처럼 말이다.
그냥…..자기 부인이 진짜 극한에 몰렸어도, 딴 생각하지 않고 굳건하게
가정을 지키고 살아가는 영식이가 대단하게 보였다.
옛날부터 악바리 같은 새끼였는데…..자신의 식솔들 관리도 진짜
악바리 같이 하는것 같았다.
일월 일일날 양주 두 병 나발로 깐 것 이후로는 처음 술을 먹는것이었다.
오랜만에 술을 먹어서 그런지…..
진짜 술술 잘 들어갔다.
아까 희경씨의 노브라인 잠옷 안으로 보이는 가슴을 보고도 아래는
전혀 신호가 없었다.
옛날에는 친구 부인이라고 해도, 살짝 움찔 하는건 있었는데….
어떻게 전혀 움찔도 안하지…..이상했다.
영식이의 꿈인 복싱 체육관 이야기를 들으면서 술을 마셨다.
영식이는 그동안 정관장의 체육관에서 운동만 한게 아니었다.
정관장이 복싱 체육관을 차리고 망하면서 재기하고 또 재기하고
지금의 다이어트 복싱겸 주짓수까지 종합체육관으로 성공한 걸
계속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영식이는 주짓수는 잘 모르기도 하고, 또 사범을 월급주고 당장 고용할
처지도 안되니까 일단 복싱과 다이어트 그리고 특공무술을 접합시킨
그런 프로그램을 운영해야겠다고 나에게 침을 튀기면서 말을 했다.
나는 그런 영식이에게 대답을 했다.
"그래…소프트웨어는 준비가 다 되었다고 치자….
체육관 차릴 돈은 있어?"
영식이가 내 말을 듣고 멍하니 나를 쳐다보더니 말을 했다.
"이런 씹새끼….한창 기분좋게 꿈을 꾸고 있는데….초를 치네….
씁새야 삼년뒤에 진짜 목숨걸고 시작해볼꺼다…."
"니미 씨발 삼년 뒤에 뭐라고 씨부리는지 보자…."
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우리는 그렇게 오전 일곱시가 다 되어서까지 술을 마셨다.
"야…아침먹자…."
영식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나는 배가 불러서 죽을 것 같았다.
"니미 내 배에 아침 들어갈 공간이 어디있냐 배불러 죽겠구만……"
"나 간다…..희경씨 깨우지 마라….."
우리는 방문을 열고 나갔다.
애들 방문이 열려 있었다.
애들이 벌써 일어나서 안방에서 지 엄마 옆에서 장난을 치고 있는것 같았다.
니 애들 언제 이렇게 컷냐….진짜 오랜만이네…..
희경씨가 나오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오빠, 아침 하고 있으니까 해장하고 가세요…."
"나 배불러 죽겠어…..나 집에 가서 잘꺼야…."
내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애들이 나와서 나에게 인사를 했다.
진짜 영식이 닮아서 남자놈 형제가 둘다 아주 차돌멩이 같이 단단하게들
생긴것 같았다.
나는 지갑에서 오만원짜리 두개를 꺼내어 애들에게 하나씩 주었다.
"삼촌이 새벽에 와서 선물 못 사와서 미안하다….책들 사 봐 알았지…'
애들이 입이 찢어졌다.
애들이나 어른이나 제일 좋아하는건 역시 현금박치기였다.
나는 아침을 먹고 가라는 희경씨를 뒤로 하고 아파트를 나섰다.
기분이 좋았다.
영식이가 화목하게 사는것 같아서 말이다.
나도 한때는 저렇게 화목한 가족들이 있었는데…
한 명이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뒤에 나는 인터넷을 뒤져서 좀 유명하다는 남성전문병원을
찾아갔다.
비뇨기과와 기타 남성질환을 진료하는 제법 큰 규모의 전문병원이었다.
나이가 내 또래나 되었을까?
사십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 의사와 마주 앉았다.
증상을 묻는 남자의사에게 내가 천천히 말을 했다.
"저기….발기가 안됩니다…."
의사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아예 안되시나요?"
"네….."
"일단 검사를 좀 해보죠…."
나는 소변검사부터 시작해서 별 해괴망측한 검사를 다 했다.
시간이 꽤 걸려서 검사를 마친후에 다시 진료실로 들어가서 의사와
마주 앉았다.
"특별히 신체적이나 비뇨기과적으로는 이상이 없으세요…."
나는 혈압을 다시 재고 약 알러지를 물어본후에 다른 작은 진료실 방으로
가서 간호사가 주는 약을 먹었다.
아까 잰 혈압은 정상으로 나왔다.
이제는 혈압약을 안먹어도 혈압이 정상이었다.
나는 간호사가 주는 약을 먹은 후에 간호사에게 물었다.
내가 지금 먹은 약이 무슨약이냐고 말이다.
간호사가 발기부전치료제인데 검사 때문에 먹는거라고 했다.
나는 일정시간을 대기하다가 다시 의사에게로 가서 진료하는 침대에 누웠다.
나는 깜짝 놀랐다.
발기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평소같이 아주 단단한 상태는 아니었다.
약간 흐물흐물하게 커진 상태였다.
의사는 수술장갑을 끼고서 내 물건을 만져보기까지 했다.
나는 다시 옷을 입고 의사와 진료실에 마주 앉았다.
"아무 이상없으세요…약물로 발기를 시킬수 있다는것은 신체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겁니다.
발기강직도도 그정도면 큰 문제는 없으실것 같고….
혹시 2세계획이 더 있으시거나 그런건 아니시죠?"
"네…그런건 아닙니다….."
"심리적인 요인 같은데요, 제가 소견서를 하나 써드릴테니까
계속 발기가 안 되시면 한 번 찾아가 보실래요?"
의사는 대학병원의 정신치료 전문의에게 소견서를 써주었다.
나는 병원을 나와서 터벅터벅 걷다가 의사가 써준 소견서를 찢어버렸다.
그냥 안 꼴리면 안 꼴리는 대로 살면되지 누구한테 가서 내 사정을 털어놓기가
싫었다.
인생….그렇게까지 비참하게 살고 싶지 않았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경타이
비와you
와다바
타르타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