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516~518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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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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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연이가 재능을 뛰어넘는…..
저렇게 음악에 빠져서 즐기는….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는 아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몇 분간의 진짜 빠른 겨울 1악장의 속주가 끝났다.
숨을 쉴수가 없었다.
진짜……너무도 멋진 연주였다.
아연이는 1악장이 지나고 2악장으로 넘어가자 다시 아까와는 다른 모습으로
차분한 자세로 연주를 하고 있었다.
1악장에서 아연이가 솔로파트를 연주하면서 보여주었던 그 모습은 분명했다.
아연이가 춤을 출때의 그 모습과 너무도 흡사했다.
아연이는 지금 바이얼린과 함께 춤을 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정말 너무 근사한 연주였다.
그렇게 겨울의 끝악장까지 연주가 끝나고 아이들의 활이 일제히
하늘로 치솟았다.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나는 앉은 자리에서 힘껏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브라보!!"
내 목소리가 진짜 크게 울렸다.
우리나라는 묘한 군중심리가 있다.
누가 하면 얼떨결에 딴 생각하고 있다가 깜짝 놀라서 따라하는 사람들이
꼭 있게 마련이었다.
내가 워낙에 우렁차게 브라보를 외치자 다른 몇몇 관중들이
따라 일어나서 기립 박수들을 치기 시작했다.
원래 연주회 끝나고 기립박수는 누가 먼저 일어나서 열렬히 박수를 치면
다들 따라 일어나게 되어 있는 것이었다.
학부모들이 하나둘씩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인사를 하고 들어갔다.
이게 실내악만 하는 공연이면 앵콜이 있겠지만 다음 순서때문에 그런건
없었다.
정말….최고의 공연이었다.
저런….숨김쟁이 계집애 같으니라고….이런 근사한 무대를 연습했으면서…
나한테는 오케스트라의 일원일 뿐이라고 구라를 치다니…
아내가 말을 해주지 않았으면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와서 멍하니
구경을 했을것 같았다.
안경을 벗어서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이제 무대에는 오케스트라 좌석들이 준비가 되고 있었다.
나는 준비되는 막간을 이용해 이층의 관객석을 보았다.
아내는 보이지 않았다.
아내가 있던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
아내는 무사히 탈출을 한 모양이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아내는 얼마나 감동적이었을까?
음악에 문외한인 나에게도 이렇게 벅찬 감동이었는데…
아내는 진짜 어땠을까?
비발디의 사계중 겨울 1악장이 이렇게 멋진 클래식 곡인줄은 진짜
몰랐었다.
아내가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이유를 알 수 있을것 같았다.
동영상으로 보는것과는 그 감동의 크기가 달랐다.
나중에…아내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꼭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었다.
공연이 다 끝나고 아연이를 만나서 꽃다발을 건네주었다.
아연이는 뒤풀이를 다 하고 들어온다고 나보고 먼저 가라고 했다.
나는 집으로 가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저쪽에서 아기 목소리가 들렸다.
"전 아까 무사히 왔어요…..강이 찾아서 지금 분유 다 먹이고 쉬는 중이에요…
오빠…너무 고마워요, 안 봤으면 평생 후회할뻔 했어요….
그리고 있잖아요….
그 악기 저렇게 더 좋은 소리가 나도록 수리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아연이가 저 악기를 사용해준것도 너무 고맙구요."
아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했다.
"비발디의 겨울이 그렇게 멋진 곡인줄 나도 몰랐었어….
유투브로 보는것과는 많이 다르더라…."
"아연이 있잖아요…..
우리가 생각하고 기대하는것보다…..더 멀리…더 큰 날개를 가지고
날아갈꺼에요….
오빠….정말 고마워요…
아연이 빗나가지 않게 잘 이끌어주어서요….."
아내가 말을 이었다.
"오빠…나 사과하고 싶은게 있어요…
오빠한테도…
그리고 아연이한테도….
사실….아연이가 오빠가 수리한 저 바이얼린을 가지고 곡을 연주해서
나에게 이메일로 보낸적이 있어요.
아빠가 너무 힘들어 한다고, 아빠한테 잘 있다고 안부 연락이라도
제발 해 달라고…부탁을 하더라구요….
나 그때 아연이 부탁 들어주지 못했어요.
오빠가 더 힘들어할까봐요.
미안해요 오빠…..많이 힘들었죠…
아연이가 그것 때문에 나 더 미워할꺼에요….
사과할께요….
그냥 모든거 다요….
그렇다고 오빠 마음이나 아연이 마음이 풀리지는 않겠지만요…"
"……………………."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피곤할텐데 일찍 자….어찌되었든간에,
우리 오늘 작전 성공해서 다행이다.
진짜 간이 조마조마 하더라….."
"네….고마워요…푹 쉬세요…"
"그래…."
아내와 전화를 끊었다.
아연이는 주말 내내 먹고 자기만 했다.
티를 안내서 그렇지….아연이도 무척이나 스트레스를 받았던게 틀림없었다.
아침을 먹고 들어가서는 오후 늦게 나와서 또 밥을 먹고 티브이를 조금
보다가는 들어가서 또 자는 행동을 토요일, 일요일 이틀동안 계속 했다.
그동안 아빠한테 티를 안내고 얼마나 열심히 연습을 하고 준비를 했으면
저렇게 긴장이 풀어져서 그럴까 하는 생각을 했다.
중학생시절 파사칼리아때와는 무대의 중량감이 틀렸다.
더 큰 무대에서 더 많은 관객들 앞에서 선배언니들 틈바구니에서 일학년이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 멋진 공연이었다.
정말 엄청나게 큰 심적 부담이 있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평화롭고 고요한 주말이 지나가 버렸다.
월요일이 되어 다시 열심히 바람피는 놈년들을 잡으러 뛰어 다녔다.
불륜을 사형으로 다스리면 불륜이 과연 없어질까?
불륜은 마약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자가 있는 다른 남자와 혹은 다른 여자와 스릴있는 연애를 즐기는
때갈년, 때갈놈들이 있는 한 불륜은 없어지지 않을것만 같았다.
사형이 안되면 불륜하는 것들은 무기징역이라도 시켜서 지네들끼리
가두어 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마대정보진흥은 망할지도 모르겠지만 한번쯤은 불륜이라는
것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저녁은 신선한 킹크랩을 사서 찜통에 찜요리를 했다.
아연이가 연주회를 잘 마치고 주말에는 먹고 자기만 했는데 피로가
얼마나 풀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연이의 스테미너와 건강을 위해서
킹크랩에 잔뜩 들어있다는 키토산이 좋을 것 같았다.
킹크랩이나 랍스터같은 갑각류에 많이 들어있는 키토산은
면역력도 높여주고 피로회복이나 각종 몸에 좋은 작용들은 다 한다고
예전에 요리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었다.
나는 킹크랩을 먹음직스럽게 쪄내고 저녁을 준비했다.
아연이가 저녁때 집에 들어와서, 아연이와 식탁에 마주 앉아서
킹크랩을 주메뉴로 하는 저녁식사를 했다.
나는 킹크랩 살을 먹음직스럽게 발라서 아연이의 앞접시에 놓아주었다.
아연이는 킹크랩이 맛있는지 꽤 빠르게 먹는것 같았다.
"천천히 먹어…그래야 많이 먹지….제일 무식한게 부페에서 빨리 먹는거야..
천천히 꼭꼭 씹어서 집어넣어야 많이 집어넣지…"
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우리는 그렇게 잡담을 하면서 킹크랩을 먹었다.
"아…배부르다…아빠 둘이 먹는데 뭘 이리 많이 했어…"
"기왕 먹을꺼 배터지게 먹어야지..그리고 남긴다고 버리나…
아빠는 음식물 쓰레기 거의 안나와….뭐 음식을 남겨야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남으면 다 냉장이나 냉동해두었다가 나중에 다 먹는다고."
아연이가 나를 보고 웃더니 과일을 먹으면서 나에게 물었다.
"아빠 그건 그렇고 연주회날 아빠 차에서 내린 선글라스 쓰고 스카프로
머리 가린 여자는 누구야?"
아연이는 너무도 태연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어보았다.
아연이는 그 동그란 눈을 더 동그랗게 뜨고서 과일을 오물오물 씹으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너무 깜짝 놀라서 사래가 들려버렸다.
"컥…커…컥…콜록 콜록…."
"뭘 놀래….새삼스럽게 아빠답지 않게….아빠는 칼들고 있는 나쁜 사람들도
떄려잡는 용기남이잖아…
용감한 시민상 두 번이나 받은 겁없는 아빠가….뭘 이런걸 가지고 그렇게
놀래…."
아연이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태연하게 나에게 말을 했다.
나는 너무 놀라서 손이 떨릴 지경이었다.
이런 망할놈의것….
어떻게 하지…
뭐라고 말을 해야 하지….
이놈의 예리한 기집애….어떻게 알았지….
"내 친구가 봤데…..미술 전공하는 친구인데….같은 중학교 나와서 아빠 알거든…
그리고 아빠 차는 진짜 희귀해서 타는 사람 거의 없잖아…
우리 반 친구들중에 아빠가 가끔 나 학교 데려다 줄때 본 애들 많어…
아빠가 나 학교에 태워다 줄때 아빠랑 차랑 다 봤어….
학원에 데리러 올때 본 애들도 있고…."
"그 친구가 연주회때 운동장에 있었는데 아빠차가 들어오더래…
그런데 아빠는 안내리고 선글라스랑 스카프를 한 되게 멋쟁이 여자가
내리더래…
그리고 그 여자가 혼자 콘서트 홀로 들어가고 아빠는 한참 있다가 내리더니
혼자 들어가더래…"
"카풀했어?"
아연이가 웃으면서 나에게 물었다…
"어…어…맞어…카풀,….."
나는 워낙에 당황을 해서 그냥 웃으면서 아연이가 말을 한 것을 따라서
하면서 둘러대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어색하기는 했지만…나는 지금 머리속이 다 얼어
버린것 같았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누구랑? 엄마랑? 나 버리고 달아난 오연지 엄마랑 말이야?"
아연이는 너무도 태연하게 나를 쳐다보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
망했다….이젠 진짜 어떻게 하지…..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가만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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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너무 당황하지 말어….말하는 내가 더 그러네…"
아연이가 다정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했다.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진짜인가 보네…."
아연이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연주회 당일에는 진짜 그런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 난 아직도
연주 다 끝나고 들렸던 브라보를 외치는 아빠의 그 큰 목소리만 기억나….
근데 오늘 학교 가니까 미술전공친구가 그 이야기를 하더라구,
연주회날 아빠차에서 웬 여자가 내렸다고….
그래서 내가 그 친구한테 좀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했지….
스카프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고 굉장히 근사한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늘씬한 모델 몸매 같았데….그리고 굽이 높은 샤넬 부츠를 신고 있었는데
걸음걸이가 진짜 모델 같았다고 하더라구…
이야기 끝난거잖아.
누가 더 있을수가 있어?"
"아….아연아…..미안해…
아빠가 다 설명할께…."
내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연이에게 말을 했다.
"참….나….
아빠가 뭐가 미안해?
아빠가 왜 나한테 미안해 해야 하는데…
다른 집들은 그냥 그런 경우에 자식한테 통보하고 끝나….
아빠는 왜 그렇게 맨날 나 상처받을까봐 쩔쩔 매는데…
아빠 상처받는건 생각도 안하고….
아빠, 나 진짜 괜찮아.
나 아무렇지도 않아. 진짜야…..
그리고 나 사실 알고 있었어.
처음에는 그냥 엄마랑 연락만 하는줄 알았어…."
오늘 이놈의 기집애가 나를 아주 심장마비로 보내려고 그러나….
심장이 진짜 아주 쿵쿵쿵 소리가 나게 뛰고 있었다.
"내가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말이야.
아마 7월이나 8월…그러니까 내 여름방학쯤 되었을꺼야….
아빠가 요리를 하면서 콧노래를 부르더라구….
엄마가 작년 8월에 그렇게 나가버린후로 처음이야….
그러고 보니까 일년만이었네…
그렇게 일년만에, 아빠가 요리를 하면서 콧노래를 부르는거야…
아빠는 모르지?
근데 난 알아…..
왜냐하면 아빠는 예전에도 요리를 할때면 아빠 본인은 못느끼는것
같지만 항상 콧노래를 부르면서 요리를 했어.
그리고 설거지할때 엉덩이를 흔들면서 엉덩이 춤을 추면서 설거지를 하고….
아빠, 나 아주 꼬맹이때부터 그런 아빠 콧노래와 엉덩이춤을 보면서
자랐어.
근데….엄마가 집을 나가고, 아빠가 더 이상 요리를 하면서 콧노래도
부르지 않고, 설거지 하면서 엉덩이 춤도 추지 않는거야….
뒤에서 그걸 보고 있는 사람 심정을 알기나해?"
"내가 오죽했으면 엄마한테 이메일까지 보냈어….
그래도 꼴에 딸이라고, 나한테는 이메일 보내고 그러더라구…..
아빠가 수리해온 바이얼린으로 연주까지 해서 보냈다니까…
아빠 때문에 너무 마음이 아파서 말이야…"
"아빠가 여름에 요리를 하면서 콧노래를 한 이후로….아빠 표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아빠는 전혀 모르지….
아빠는 내 기분 맞추어주느라고 식사때, 항상 억지로 웃고 이야기 해주고
그랬는데….
지난 여름 이후로는 아니야….
아빠가 진짜로 기분이 좋아서 항상 들떠있고….그냥 갑자기 너무
행복해보이는거야….
그래서 난 엄마가 드디어 아빠한테 연락을 했구나 하는걸 혼자 그냥
생각했어.
아빠 난 괜찮아.
그냥 아빠와 엄마의 일이잖아.
난 엄마 용서 안해…하지만, 아빠가 행복하다면…그냥 아빠는 만나도
상관없어…."
"난 진짜 연락만 하는줄 알았는데…..가을에는 가끔 밤에 목말라서 일어나보면
아빠가 없더라구….
그런데 다음날 새벽이면 아빠가 또 콧노래를 부르면서 아침을 하고 있어.
아침을 먹을때 요리 냄새 말고 아빠한테 엄마 냄새가 나는거야….
아빠는 혼자 괜히 들떠서 웃으면서 별의 별 이야기를 다 하고 말이야.
아빠….내가 아무리 둔하다고 해도…날 낳아준 생모인데…
그 냄새를 잊겠어…."
"게다가 신발장에 있던 엄마 그 많은 명품구두중에 구하기 힘든 한정판들이
싹 사라졌더라구….사실 내가 대학가면 신으려고, 나도 눈독 들이고
있던것들이거든….."
아연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내가 간신히…..입을 열었다.
"아…아연아….아빠가 너 대학가면 더 좋은걸루 사줄께…"
아연이가 웃음을 터트렸다.
"엄마가 내 공연 보고 싶다고 했어?"
아연이가 나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응…..아빠는 절대 안된다고 했는데….엄마가 울면서 사정을 했어….
아빠는 그냥 오케스트라에서 니가 작은 역할만 하는줄 알고 있었잖아…
근데 비발디 곡 실내악 연주에서 니가 솔로파트 연주한다는것도
엄마가 아빠한테 알려준거야….."
"…………………….."
아연이가 말을 잇지 못했다.
"미안해 아연아….거짓말해서…."
내가 아연이에게 다시 한 번 사과를 했다.
"아니야 아빠……난 아빠가 행복하면 그걸로 괜찮아.
세상 그 누구보다도 아빠가 엄마를 제일 미워할줄 알았는데…
아직도 그렇게 엄마를 좋아하는게 이해가 되지는 않어…
하지만….아빠는 나처럼 풀고 해소할게 없잖아…
나는 음악을 하거나…아니면 춤을 출때면….
엄마생각이고 뭐고….그냥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
그래서 해소를 할 수가 있는데…
아빠는 그런게 없잖아….
어찌되었든간에 집에서 일년만에 다시 콧노래 소리가 들렸는데…
내가 그걸 엄마한테 고마워 해야하나….."
아연이가 가볍게 웃었다.
어이가 없이서 웃는 웃음일 것이다.
"엄마 어디있어? 홍콩에서 산다고 하더니…
그 사랑한다고 하는 젊은 놈하고는 깨졌나보지?"
아연이가 나를 보고 물었다.
"그냥….아연아 아빠가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그건 아빠도 잘 몰라…
그리고 엄마는 말이야…여기 아빠 건물 뒤쪽에 있는 00아파트 있지?
거기 살어…."
"와우…..그렇게 가까이 사는데…진짜 감쪽같이 몰랐네…."
"미안해, 아연아…..아빠는 니가 상처받는게 싫어서…."
아연이가 말을 자르고 나에게 말을 했다.
"아빠, 나 이제 상처 안받어, 나 그 정도로 약하지 않어….
아빠가 나한테 죄인처럼 그러지 말어…
진짜 죄인은 따로 있는데 아빠가 왜 그 죄를 다 짊어지려고 그래…
난 한번도 아빠 원망한적은 없어."
나는 담담하게 말을 했다.
어차피 아연이도 다 알고 있어야 한다.
눈을 질끈 한 번 감았다가 아연이를 보고 말을 했다.
"아연아, 너무 놀라지는 말어….
사실….너한테 말해주어야 할게 있어.
어휴…..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하는지….
그냥…..진짜 너무 충격받지 말기를 바래…"
"아빠 뭔데 또 그래…그냥 시원하게 말해봐. 나 그정도로 약하지 않다고
했잖아. 나 아빠 딸이야….나도 성격 쿨하다구…"
"아연아 사실…..엄마 혼자 그 아파트에 사는게 아니야…..
엄마 아기가 있어….
이제 다섯달 조금 더 지난 간난아기야….
니 동생이지…"
아연이의 눈이 진짜 동그래져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아연이는 놀라서 말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연이는 진짜 어쩔줄을 몰라 하는 것 같았다.
"아…아연아 괜찮아?"
아연이가 한참을 그렇게 놀란 표정으로 있다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오마이갓…..아빠….근데….지금 진짜 놀래야 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아빠 아니야?
아빠는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그렇게 태연하게 해?"
나는 그냥 조금은 무덤덤하게 말을 했다.
"그냥….어차피 아빠랑 엄마는 이제 이혼한 사이잖아…
아빠는 그냥 엄마랑 친구처럼 지내고 싶어.
아연이도 알다시피….아빠는 아연이도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있고….
다른 친척들도 있고, 영식이 삼촌같은 친구도 있잖아….
근데…엄마는 아무도 없어….
외할머니도 돌아가셨고…연락하는 친척도 하나도 없다구…
그리고 엄마는 대학 졸업하고 그냥 미친듯이 일만 해서 옛날에 친하던
친구들도 이젠 거의 다 연락이 안될꺼야…..
아연이가 허락해주면 아빠는 엄마랑 그냥 계속 친한 친구처럼
지내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
내가 말을 마치고 아연이의 눈치를 살폈다.
아연이가 어이없다는 듯이 너털 웃음을 터트리면서 말을 했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으면서….뭘 물어….."
아연이가 말을 이었다….
"와…근데…진짜 대단하네….아이까지 낳았는데….아빠한테 다시
그렇게 온거야….와우….나같으면 아빠한테 미안해서라도 절대로
이 동네 안올텐데…..
아빠….엄마랑 친구로 지내던 애인으로 지내던 내가 그건 상관하지
않는데….
나 절대로 엄마나 그 아기랑 마주치지 않을꺼야…
내가 평생 살면서…절대로 말이야.
나 진짜 그럴꺼야…
내가 아빠 존중해주니까, 아빠도 내 부탁 들어줘…..그럴꺼지?"
역시나…아연이 마음의 응어리는 아직 풀어지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대답을 했다.
"아연아….사실은 엄마가 너를 많이 보고 싶어해…
엄마 한 번만 만나주면 안될까?"
"싫어….절대로 안만날꺼야…
날 버렸다고.
내가 엄마한테 뭘 잘못했는데…
것봐…불륜이니까 그렇게 애만 낳고 끝나잖아.
사랑? 그게 무슨 사랑이야? 더러워….
그걸 다시 친구라고 받아주는 아빠도 이해 안되고….
날 버린 여자 절대로 다시는 안 볼꺼야….
아빠가…그냥 행복해 보여서 내가 모른척 한 것 뿐이야…
아빠랑은 밖에서 만나더라도, 절대로 나랑 결부시키지는 말아줘…."
"아…아연아….엄마는 너 버린거 아니야…
항상 너 걱정을 하고 있었어.
엄마는 널 버린게 아니라 아빠한테 잠깐 맡겨놓은거래…."
아내가 씨부렸던 대사를 내가 잠깐 인용해서 말을 했다.
"하….정말…뻔뻔하기 짝이 없는 여자네….
그게 말이돼? 엄마? 그게 무슨 엄마야? 그런 여자가 무슨 엄마냐고….
세상에 자식 버리는게 무슨 엄마야…."
아연이가 언성을 높이면서 소리쳤다.
"꼴도 보기 싫다고 전해….내 눈앞에 나타나면 내가 진짜 심하게
욕해준다고….다시는 내 눈앞에 그 더러운 모습 보이지 말라고
똑똑히 전해줘….."
그때였다.
찰싹하는 소리가 우리가 마주 앉아 있는 주방에 퍼졌다.
아연이도, 그리고 나도 마치 얼어버린것 처럼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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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은 동시에 얼어붙어 있다가 갑자기 아연이가 놀란 목소리로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아…아빠 괜찮아?"
"아…..아……아이고……"
나도 모르게 저절로 입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진짜 졸라게 아팠다.
저번에도 힘조절 못하고 주먹으로 내 얼굴을 쳐서 진짜 졸라게 아팠는데…
이번에는 손바닥이라서 살짝 때리면 툭 소리만 날것 같아서
찰싹 소리를 내야지 하는 생각으로 살짝 세게 쳤더니만
진짜 볼따구니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았다.
나는 두 손으로 내 볼을 감싸쥐었다.
"아빠….뭐하는거야….왜 뺨을 치고 그래……"
"아….아이고……
나죽네…..
아니….아침 드라마 같은데 보면 막 가족끼리 싸우다가 싸다구를 찰싹
날리잖아…
갑자기 그게 생각나서 그 음향효과 좀 내보려고…..그랬지…."
내가 웃으면서도 아픈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했다.
아연이가 너무 흥분하는것 같아서 살짝 기분을 가라앉혀 줄라고 장난을
친다는 것이 내 얼굴을 너무 세게 친것 같았다.
도대체 옛날에 나한테 싸다구를 맞았던 놈들은 얼마나 아팠던 걸까….
나한테 따귀를 맞으면 아무도 덤비지 못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진짜 아팠다.
조금 천천히 칠껄….그놈의 소리가 뭔지….까불다가 아구창이 씹창이
나는 것 같았다.
"아빠 거기 아랫입술에 피나…..
근데 아빠…지금 장난칠 분위기인가…."
내가 거실로 가서 거울을 보면서 아연이에게 말을 했다.
"아니….너한테 너무 미안해서 그러지…..그러게 왜 그렇게 흥분을 해….
아야…... 얼굴아….."
아랫입술에서 살짝 피가 보였다.
입을 크게 벌리고, 입 안을 보았다.
다행히 입 안은 피가 안나는 것 같았다.
한쪽 뺨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런 망할놈의 것….
지가 지 얼굴 때려서 붓게 하는 병신은 세상에 나밖에 없을것 같았다.
나는 식탁으로 가서 다시 입에 사과를 넣고 씹으면서 아연이를
보고 씨익 웃었다.
"아빠는 지금 사과가 입으로 들어가?"
아연이가 기가 막힌다는 듯이 나에게 말을 했다.
"아연아 사과는 깍은후에 얼마동안 시간이 지나면 갈변 현상이 일어나서
아삭아삭한 맛이 없어진단 말야…..얼른 먹어….
일단 디저트나 먹으면서 이야기 하자…."
내가 사과를 아구아구 씹으며서 아연이에게 말을 했다.
아연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하여간에 아빠….난 엄마 진짜 안볼꺼야…그 아기도 진짜 안 봐….
얼굴도 모르는데…그리고 아빠 자식도 아닌데 그게 무슨 내 동생이야.
난 절대로 인정못해…아니 안한다고…."
아연이가 또 언성을 높였다.
"아이고 아연아…알았어….언성 좀 높이지 말어…아빠는 아침 드라마 광팬이라서
언성이 높아지면 자꾸 싸다구 날리는 소리 음향효과를 내고 싶단 말야…"
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난 정말 싫어……엄마가 너무 싫어….."
아연이가 내 눈을 똑바로 보면서 소리를 쳤다.
나는 사과를 씹고 있다가 아연이에게 대꾸하듯이 소리를 쳐 주었다.
"싫으면 시집 가…."
아연이가 어이없어 하면서 나를 보고 말을 했다.
"아빠….진짜 괜찮아? 난 진짜 꿈도 못꾸었어….어떻게 엄마가 다른 남자
아기를 낳았는데…콧노래를 불러…..아빠…진짜 왜그래…."
내가 사과를 하나 더 먹으면서 말을 했다.
"아니…아연아 아빠도 황당하기는 한데….
그렇다고 이미 나온 아기를 다시 들어가라고 할수도 없잖아…
아빠가 존경하는 아빠네 회장님이 그랬어.
이미 벌어진 일 혼자서 씩씩 대봤자…바뀌는건 아무것도 없다고.
받아들일건 받아들여야지 혼자 씩씩 대봤자….수명만 단축되지…"
내가 가볍게 웃으면서 아연이에게 말을 하자 아연이가 자기 이마를
짚으면서 혼잣말을 했다.
"오마이갓…."
역시 교육의 힘이다.
나는 혼잣말을 할때 니미나 시팔이 자동으로 나오는데…아연이는 영어를
초등학교때부터 집중적으로 교육을 시켰더니 황당할때 영어부터 나오는
것 같았다.
"알았어…아연아….엄마보는건 아빠가 강요 안할께….대신에 아빠가
일이주에 한번씩 엄마 만나는건 니가 알고 있어죠….그냥 이해해줘…
엄마가 너무 불쌍해서 그래….엄마가 옛날의 그 당당하던 엄마가 아니야….
비실비실하고, 너무 불쌍해서 그래….
아빠가 저렇게 좋은차타고 좋은 건물에서 월세받아서 우리 아연이
레슨도 시켜주고 학원도 보내주는거 다 엄마 덕분이라고….
아빠가 엄마 너무 불쌍해서 돈 좀 다시 나누어준다니까 엄마가 그랬어
그 돈들은 아연이하고 아빠꺼니까 받을수 없다고….
엄마…..좀 가여워….잘 못한건 맞지만….
원래 옛말에도 있잖아.
죄는 미워해도 오연지는 미워하지 말라고…."
아연이가 기가막힌듯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아연아 엄마한테 더럽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빠는 엄마처럼 깨끗한 여자 한 번도 못보았단 말야…
엄마한테 입냄새나 그런거 나는거 봤어?
엄마처럼 청결한 여자가 어디있다고…."
"아빠는….지금 내가 그런거 더럽다고 한거야?....."
아연이가 기가 막힌듯 말을 했다.
"아니면…말어…..둘둘 말어...….."
나는 머쓱해서 또 농담을 해 버렸다….
우리는 사과를 다 먹고 거실에 앉았다.
내가 안경카메라로 찍은 4K화질의 아연이 연주동영상을 거실의 대형티브이에
재생을 시켰다.
낮에 회사에서 근사하게 편집을 한 것이었다.
진짜 고화질의 생생한 장면이었다.
볼륨을 크게 하고 아연이와 같이 보았다.
아연이가 신들린듯이 악보도 보지 않고 현란하게 손을 놀리는
겨울 1악장의 연주 장면이 나왔다.
"아…..아빠….내가 고개를 너무 흔드는 구나…."
아연이가 혼잣말을 했다.
내가 대답을 했다.
"아니야 아연아….아빠가 유투브에 찾아보니까 다른나라 유명 연주자들은
너보다 더 흔들어…완전히 상모 돌리는 것 같이 흔드는 놈도 있어…."
아연이가 춤출때 빼고 저렇게 푹 빠져드는건 나도 자주 보지 못한거라서
동영상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아연아….바이얼린 연주하는게 그렇게 좋아?"
내가 아연이를 보고 물었다.
"응…..그냥….소리가 좋아…..
아빠….저 악기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보더니 어디서 났냐고 다들 물어봤어….
돈이 있어도 구하기 힘든 악기라고 하던데…."
아연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그럼 팔아서 돈으로 먹고 다른 악기를 살까? 그래도 남는 장사일텐데…"
내가 웃으면서 농담을 했다…
"아빠는 참….."
아연이가 환하게 웃었다.
다행이었다.
그냥 농담을 섞어가면서 잘 넘어갔다.
어찌되었든 아연이한테 알렸다.
아내의 존재를…
강이의 존재를….
아연이가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안다.
하지만….모르고 있다가 놀라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도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나을것 같았다.
역시 아연이는 오연지 판박이다.
강하다….그리고 쿨하다…..
나는 동영상을 다보고 식탁을 치웠고, 아연이는 그동안 연주회 준비로
소흘했던 공부를 한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킹크랩 남은것을 잘 싸두었다.
나중에 볶음밥에 넣으면 훌륭한 킹크랩 볶음밥을 할 수가 있었다.
키토산이 킹크랩 껍데기에 많다고 하던데…
껍데기중에 살짝 얇은것들을 껌처럼 씹으면서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를 하다말고 내 엉덩이를 보았다.
진짜 춤추듯이 경쾌하게 온몸을 들썩이면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나는….이혼을 하고 안 하고가 중요한게 아니었다.
그냥…..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 곁에 있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한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이번주에 지연이를 만나기로 했는데….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조금 떨리기는 했다.
그런데 지연이도 그 전에는 매일 열통 이상씩 문자를 보내더니 요새는
낮에 한 두통 문자가 전부였다.
내가 적극적으로 답장을 안보내서 그런가?
아니면 저녁에 실장이 주선하는 소개팅에 바쁘게 불려다녀서 그런건가…
하지만 나에게는 지연이를 구속할 아무런 명분이 없었다.
그냥….좋아하면…좋아하는대로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좋아하는 것도 참 힘든일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연이와 수요일날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이 잡혔다.
나는 저녁에 아연이 저녁을 차려놓고 아연이에게 메모를 남긴후에
지연이를 만나러 시내로 나갔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시드머니
경타이
타르타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