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596~598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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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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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자주 고장나고 그러는 메이커가 아닌데….이거 우리도 쓰는 메이커잖아.
이게 왜 고장이 나냐?
딴거보다 훨씬 고가인데도 우리가 내구성이나 안정성 때문에 쓰는
메이커인데…."
마회장은 혼잣말을 하면서 외장하드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이거 뭐 외관만 봐서는 모르겠다, 어디 작은 흠집 하나도 없는데…
이게 뭐 중요한 데이터라도 들어있는거냐?"
마회장이 나에게 물었다.
"네….그냥 개인적인 중요한 데이터들 많이 넣어놓은 것이라서요….
살릴수는 있겠죠?"
"글쎄다…가장 확실한건 제조사에 A/S를 의뢰하는거지…"
나는 깜짝 놀랐다.
"그…그건 안돼요….A/S맡기면 안의 내용을 그쪽에서 볼 수도 있잖아요…"
"그럴수도 있지…
테스트 차원에서…원래는 보면 안되겠지만….이 세상에 호기심이 철철
넘치는 놈들이 좀 많냐…."
"일단 뭐….그럼 배를 째봐야지….와꾸만 봐서는 뭐….아무런 이상도 없을것
같기는 한데…"
마회장이 외장하드를 컴퓨터에 접속을 해보았다가, 노트북에 접속을
해보았다가 아무곳에도 접속이 되지 않자….외장하드를 들고
드론을 수리하는 테이블로 이동을 했다.
나도 마회장의 옆에서 마회장이 외장하드를 어떻게 분해하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게…이렇게 중요한거면….조심해서 두었어야지…
가만히 두었는데….이렇게 어느날 갑자기 먹통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게 싸구려 조립메이커도 아니고….대기업 제품이고….가격이 다른
비슷한 용량의 두배가 넘는건데…."
나도 의아한 표정으로 대답을 했다.
"그러니까 말이에요…..이게 먹통이 될 하등의 이유가 없거든요…
신주단지 모시듯 잘 보관하고 있던건데….참 기가 막히네요…."
마회장은 외장하드의 케이스를 조심스럽게 분해했다.
"어….이게 뭐지?"
마회장은 커다란 확대경 같은것에 외장하드의 케이스를 벗겨낸
알멩이를 대보고 혼잣말을 했다.
"회장님 왜요…."
"아니…….이게 왜 이러지…..잠깐만…."
마회장은 천천히 다시 외장하드의 안쪽 복잡한 회로같은게 있는 쪽을
유심히 보더니 다시 그걸 조심스럽게 분해하기 시작했다.
"편이사…..이거…..회로가 다 부식이 되었는데….
금속부분이 다 부식이 되어서…….. 그래서 인식이 안되는거야….
너 이거 물에 빠트린적….
아니지…물에 빠트려도 이렇게 되지는 않을텐데…"
마회장은 혼잣말을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이건 제조사에 가도 수리가 안되겠는데…아예 물리적으로
손상이 된거라서 말이야….
상태가 아주 심각하다…."
마회장은 외장하드를 유심히 살펴보다가 갑자기 안쪽 부속들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크아……젠장……"
마회장이 나를 보고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손에 있는
외장하드 부속들을 나에게 디밀었다.
"너 이거 냄새 좀 맡아봐라…."
마회장이 나에게 내민 부속들을 코에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진짜 천천히 잘 맡아봐라…조심스럽게 말이다."
마회장이 나에게 말을 했다.
처음에는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듯 했지만, 가만히 눈을 감고 계속해서
냄새를 맡자, 아무 미세하게 락스 냄새가 나는 듯 했다.
"무슨 락스 냄새 비슷한게 나는 것 같은데요…"
내가 마회장에게 말을 했다.
"응 맞어….락스 냄새 비슷한게 아니라….락스 냄새야….
누가 이 외장하드를 케이스를 벗겨내고 알멩이를 락스 원액에 푸욱
담궈 놓았다가 뺀 모양인데…
락스원액은 금속을 부식시키거든……
그렇게 락스 원액에 담그었다가 뺀 후에 아마 한참을 두었다가
물에 헹구워서 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으로 조져버린것 같다.
가만히, 안에 망가진 꼬라지를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드네…
내 추측인데…이거 락스에 담근지 며칠 안 되는것 같은데…
락스냄새라는게 생각보다 빨리 없어져 버리거든…..
아직도 냄새가 남아 있다는건….이거 이렇게 된지 며칠 안 되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아니…생각이 아니라 그게 확실할꺼다…."
마회장이 멍한 표정으로 외장하드의 알멩이를 바라보고 있는 나를
보면서 물었다.
"이거 혹시 니 와이프에 관한 내용을 담아놓은 외장하드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했다.
"네……"
"그럼, 뭐…따로 용의자를 특정할 필요도 없네….
니가 집에 숨겨놓은 외장하드인데….그게 니 와이프에 관한거야…
근데 너는 낮에 회사를 오느라고 집을 비우지…
그럼 니 와이프는 집에서 심심한데 뭐하겠냐?
내가 니 와이프라도 이런짓 하겠다.
그런데….되게 전문적이다.
니가 꽤 일찍 발견했기에 이 범인이 락스를 이용한 걸 알지….
날짜가 조금만 더 지났어도 락스 냄새가 다 날라가 버려서
완전범죄가 될 뻔했는데….
보통 외장하드 손상시킬때는….우리가 많이 하는 방법이자,
제일 확실한 방법인 불에 굽거나…
아니면….망치로 조지거나…이게 제일 쉬운 방법이고….
진짜 고수들은 높은 가우스값을 가진 자석에 대고 자력으로 조져버리는데
그건 장비를 구하기가 힘들잖아.
우리 주변에 그런 높은 자력을 낼수 있는 자석을 구하기도 힘들고
말이야…
전자레인지에 조지기도 하는데…그건 조금 위험하기도 하고…
화재나 부상의 위험이 있거든….
락스에 담궈서 드라이로 조지는건 정말 참신한데…
머리 진짜 좋다….니 와이프….
거의 완전 범죄가 될 뻔하다가 말았다."
나는 하도 기가 막혀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
"그나저나 이런걸 숨길때는 잘 숨겨야지…
그냥 집안 깊숙히 숨기면 누구나 찾을수 있지…
내가 어딘가에 숨기겠다고 깊이 숨겨봤자…
다른 사람들은 짱구인가?
자기가 숨기면 어디에 숨길까를 생각하면서 찾을꺼 아니야…
사람은 다 비슷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거든…."
"이런걸 집에 숨길때는 천장을 까고 안에 넣던가….
아니면 벽을 뚫고 넣어야지…
물리적으로 접근이 힘든곳에 말이야…"
마회장이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면서 말을 했다.
"그나저나 니 와이프도 대단하다, 이런 외장하드가 있다는걸
어떻게 알고 말이다.
외장하드의 존재는 어떻게 와이프가 알게된거냐…"
"그…그건 제가 예전에 대화중에….은연중에 아내에게 말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그런 하드가 있다는 것을요…."
나는 예전에 아내와 대화중에 아내에게 그동안의 동영상과 사진들을
버리지 않고 다 외장하드에 모아두었다는 말을 했던것을 기억했다.
아내가 그때 내 말을 대충 흘려 들은줄 알고 있었지만…
아내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마회장의 말에 따르면 아내가 외장하드를 찾아서 이렇게 무력화 시켜버린게
며칠 안 된 것 같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타이밍상….강이가 내 자식인것을 아내가 확인한 다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고장나서 다시는 사용할수 없도록 손상이 가버린 외장하드를
다시 조립해서 주머니에 넣었다.
마회장과 낮에 열심히 일을 했다.
마회장은 간숙이가 임신을 한 뒤로는 이제는 사업과 가족에만 진짜로
전념을 다 하는 것 같았다.
태도가 달라졌다.
작은 건수도 놓치지 않고 한푼이라도 더 벌려고 일에만 몰두 하는 것 같았다.
내일 모레면 육십인데….
마회장은 삶에 대한 열정이 예전보다 더 활활 끓어넘치는 것 같았다.
마회장이 오후에 집으로 먼저 가면서 나에게 물었다.
"와이프한테 뭐라고 할꺼냐?"
마회장이 웃으면서 말을 했다.
내가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죽이겠어요….살리겠어요….그냥 왜 그랬는지….물어보다가 끝나겠지요 뭐….."
오후에 퇴근을 해서 편셔리 프라자에 들르지 않고 바로 집으로 갔다.
현관문 앞에 서서 아내한테 뭐라고 말을 할까 생각을 했다.
진짜 기가 막힌 일이었다.
그래도….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락스원액에 담글 생각을 다 했을까?
아직 못 본 동영상들도 있는데….
그걸 못 봐서 아쉬운게 아니라…
그래도…참…지난 몇 년간 열심히 모은건데….
아쉽다기보다는…그냥 기분이 씁쓸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내와 강이가 현관으로 다가왔다.
아내는 밝게 웃으면서 나를 맞아주었고…..
강이도 해맑은 미소를 지으면서 빠르게 기어서 나에게로 다가왔다.
나는 손을 깨끗하게 씻은후에 강이를 번쩍 안아주었다.
"내가 요리라도 좀 해놓아야 할텐데…..내가 해놓으면 맛이 없어서…..
매일 당신 들어올때마다 미안해 죽겠어요…."
아내가 소파에 앉은 내 옆에 바짝 붙어 앉아서 말을 했다.
"아니야…..요리가 뭔 상관이야…..맛있게 먹고 사는게 중요하지…"
내가 무표정하게 말을 했다.
"자기야….."
내가 강이를 안은채로 아내에게 말을 했다.
강이는 뭘 먹고 있지도 않으면서 내 품에 안겨서 입을 우물우물대면서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왜요?"
아내가 활짝 웃으면서 나를 보고 말을 했다.
나는 주머니에서 외장하드를 꺼내어 아내의 앞에 내밀었다.
아내는 진짜 눈썹 하나 떨리지 않는 태연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면서
나와 외장하드를 번갈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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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이 외장하드에 대해서 나에게 할 말 없어?"
아내는 내 한 손을 꼬옥 잡았다.
나는 그 손을 살짝 뿌리쳤다.
강이가 내가 손을 움직이자 가슴에 안겨서 조금 퍼덕대었다.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 같았다.
"당신이 그런거야?"
내가 아내를 보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네….제가 그랬어요….."
아내는 너무도 순순히 털어놓았다.
"아니…..진짜 어떻게 이걸 찾아낸거야?
내가 진짜 깊이 숨겨놓았는데…."
아내는 다시 내 손을 슬쩍 잡으면서 말을 했다.
"당신이 그때 나에게 말을 했잖아요.
그런 외장하드가 있다구요….
그냥…내가 당신이라면 어디에 숨길까….고민을 해 봤어요….
그래도 꽤 오래 찾았어요….
나도 솔직히 궁금했어요.
당신이 어떤 영상을 모으고 있을까 말이에요…
다 없애버릴 생각은 없었어요.
내가 영상 보고서 그냥 일부만 지우려고 했는데….
당신이 암호를 너무 강력하게 걸어놓은것 같아서….
그냥……내가 도저히 열어볼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극단적인 방법을 썼어요…
미안해요….
내가 당신한테 없애달라고 하면…
당신이 없앴다고 하고….다른데 숨겨놓을까봐요….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그런건 존재하지 않는 편이 더 낫겠다는
섣부른 판단을 제가 자의적으로 했어요..
당신 기분 나빴으면 사과할께요…
하지만….당신이 그 영상들을 보고 다른데 이용하는건 아니잖아요….
당신 그런 이상한 취향 있는건 아니죠?
나…그런 영상보고 흥분하거나 하는…….이상한 취향 말이에요….."
썩을년…..
저렇게 솔직하게 나올것은 상상도 못했다.
집안에 시시티브이 설치해 놓은것들 요새는 거의 작동도 안시켰는데….
집안도 철저히 감시를 해야 하나?
하긴 이제와서 감시하면 뭐하나….
이미 외장하드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렸는데 말이다.
아내는 황당한 표정으로 침울하게 있는 내 팔짱을 끼고 내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서 말을 했다.
"당신이 내 마음 이해해줄것 같았어요….
고마워요…."
니미 나는 이해한다고 말도 안했는데 말이다.
아내는 너무도 태연하게….외장하드를 자신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인정을 해 버렸다.
"내가 하나만 물어볼께….
당신 그 외장하드 그렇게 만든 시점이 언제야?
강이가 내 새끼인거 안 이후야? 아니면 이전이야?"
나는 아내를 보고 진짜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아내는 바로 대답을 했다.
"이후에요……
솔직히 이전에는….그 외장하드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요…..
강이가 당신 자식인걸 알고 난후에….
우리 가족의 행복을 해칠게 뭐가 있을까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그냥…생각이 난거에요….."
말이나 못하면….
우리 가족의 행복을 해치는 것은 그런게 아니라 아내의 뻘짓이었다.
아내만 잠잠히 있으면….예전과 다른 행동을 해주면…
우리 가족의 행복은 진짜 보장이 될 것 같은데….
기분이 묘했다.
나는 주방에서 요리를 했고, 아내는 강이를 데리고 거실에서 놀고 있었다.
강이는 아내와 잘 놀다가도 조금만 재미가 없어지면 내가 있는 주방을
향해서 돌진했다.
그러면 아내는 강이를 붙잡으러 와서는 말을 했다.
"강아, 아빠 바쁘셔…..엄마랑 놀자….이리와…."
이제는 아빠랑 엄마라는 말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아내였다.
아내는 진짜로 저럴때 보면 전업주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9월에 아연이 콩쿨이 끝나고 나면 아내는 과연 무슨 말을
하면서 나에게 쟈니 이야기를 꺼낼것인가?
생각하기도 싫었다.
진짜 아내가 쟈니를 만나러 가는것은 무슨일이 있어도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녁을 먹고 후식으로 다같이 멜론을 먹었다.
멜론은 아연이가 좋아하는 과일이었다.
나는 멜론 접시에 있는 멜론 안쪽의 부드러운 부분들만 따로 모아서
부드럽게 숟가락으로 으깨서 강이에게 먹이고 있었다.
아연이가 멜론을 열심히 먹다가 내가 부드러운 부분은 모두 뜯어가고
바깥의 조금 딱딱한 부분만 남겨놓자 그걸 보면서 웃었다.
그리고 웃으면서 나에게 농담을 했다.
"아빠…..나도 멜론 부드러운 부분 좋아해….
우리 아빠 진짜 천사인가봐…어떻게 친딸보다……업둥이를….더 챙겨…."
아연이도 얼떨결에 말을 뱉어놓고는…..아차 한 모양이었다.
아내의 눈치를 보더니 아내에게 말을 했다.
"엄마…미안….농담인거 알지…."
아연이도 아차 했는지 자기가 실수로 뱉은 말을 아내에게 바로 사과를
했다.
아내는 슬쩍 내 눈치를 보았다.
"엄마야 뭐…….아빠한테….사과해야 하는거 아닌가…."
아내는 내 눈치를 보면서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아연이가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아빠…미안해…..내가 농담한거 알지? 내가 말이 헛나왔어…
요새 정신이 없나봐….
우리 아빠 쿨한거 내가 알고 농담한건데…..아빠….맘 상한건 아니지?"
나는 나에게 웃으면서 사과하는 아연이를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찡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연이를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아연아….
아빠가 더 미안해…아빠가 아연이보다 열배는 더 미안해….
원래….멜론의 부드러운 부분은 전부 다 아연이 차지였었는데…
아빠가….아빠 맏상주 강이 먹이느라고…
우리 아연이 먹을 멜론의 부드러운 부분을 홀랑 다 가지고 가버렸네…
미안해 아연아…
아빠 입장에서는 니가 업둥이라는 말을 할때 진짜 깜짝 놀랐어….
누가 누구 이야기를 하나 해서 말이야….
아빠가 일부러 그런건 아니란다….
아빠 손이….자꾸만 그랬어….아빠가 더 미안해….
우리 아연이 불쌍해서 어쩌누…..
차별하면 안되는데….
내가 울먹이는듯한 표정을 짓자 아연이는 내가 강이 때문에 슬퍼서
그러는줄 알고 내 눈치를 보았다.
아내가 슬슬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다른건 몰라도 아연이가 강이의 비밀에 대해서 아는건 절대로 안되었다.
그리고 아연이 자신에 대한 비밀도 말이다.
나는 눈에 힘을 주고 아내를 쳐다보았다.
아내는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바로 눈을 깔고 고개를 숙였다.
"아연아 괜찮아….강이가 부드러운 부분을 좋아하니까….
니가 이해해주면 아빤 고맙지…
아빠도 농담인줄 다 알어….
그리고 멜론의 안 부드러운 부분도 꼭꼭 씹으면 단물이 많이 나와서 맛있어…
아연이 그거라도 꼭꼭 씹어…알았지?
아빠가 다음에 멜론 더 많이 사다놓을께…."
아연이가 내 말을 듣고 활짝 웃었다.
강이도 아연이 닮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멜론에 아주 환장을 하는것
같았다.
졸지에 업둥이 소리를 들은 강이는 그런건 신경도 안 쓰고 멜론 빨리
입에 집어 넣으라고 온몸을 흔들면서 시위를 하고 있었다.
아직 멜론을 배불리 먹지 못한 모양이었다.
나는 부지런히 숟가락으로 멜론의 부드러운 부분을 으깨서
강이에게 먹여주고 있었다.
늦은밤 아내와 침대에 누웠다.
강이는 이미 꿈나라로 간지 오래였다.
아내가 내 곁에 바짝 붙어 누운채로 말을 했다.
"아까….아연이 말한것 때문에 신경 많이 썼죠…..
미안해요, 당신 잘못이 아닌데…..다 내 잘못인데….
아연이가 우리가 생각하던…그게 아닌건….전적으로 모두
내 잘못이에요….
내가 입이 열개라고 해도 할 말이 없어요….."
"……………"
나는 대답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용기를 내어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당신….내가 당신한테 이런거 물어본적은 한 번도 없는것 같은데….
그냥 궁금해서….
대답하기 싫으면 안해도 괜찮아….
당신…..그때 나를 만나는 동안에도 이놈 저놈 맘 내킬때마다 자고
다녔잖아…..
당신 도대체 몇 살 때부터 그러고 다닌거야?
당신 몇 살 때부터 그렇게 아무 남자하고나 그렇게 막 자고 다닌거야?
난 솔직히 그게 너무 궁금해….
그런거 이제 내가 알아도 되지 않을까?
날 만나기전의 당신이 어떤 남자랑 어떤 과거가 있었는지….
솔직히 궁금해…..
당신이 도대체 어떤 과거가 있길래….
그렇게 보통 여자들은 상상도 못할 그런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솔직히 너무 궁금해….
내가 뭐 당신 과거가지고 발목잡자고 이러는건…그런 유치한 행동은
아닌거 당신이 더 잘 알잖아…
그냥 진짜 호기심 때문에 그래….
도대체 어떤 과거가 있길래….
그렇게 나이트 화장실에서까지 모르는 남자들하고 그런 관계를 가지고
살았는지….
내가 좀 알면 안될까?"
밑져야 본전이었다.
그리고 아내가 솔직히 말을 해준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냥…..그냥 한 번 찔러본 것이다.
예전에….내가 아내를 너무 좋아해서 과거따위는 상관없을때는 아내에게
그런 질문을 해 본적이 없었다
물론 지금 아내에 대한 마음이 식은건 아니다…
하지만….이제는……진짜 이제는….그런걸 서로 이야기 해도…
우린 서로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 사이 비슷한게 된 것 같기도 하다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아내는 안방의 은은한 무드등 아래로 조금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보…..갑자기 그런걸 물어보는 이유가 뭐에요?
외장하드 때문에 나한테 아직도 화난거에요?
난, 당신이 적어도 내 치부를 담은 그 외장하드보다는
나를 더 소중하게 아껴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외장하드 때문에 그런거라면…..제발 마음 풀어요…."
아내는 놀란 표정을 억지로 감추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했다.
나도 아내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면서 아내에게 다시 말을 했다.
"자기야….
그런거 아닌거 알잖아.
왜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말을 돌려….
외장하드랑 지금 내가 물어본 건 전혀 다른 문제야….
그냥 호기심 때문에 말이야….."
나는 아내의 잠옷을 들추었다.
그리고 아내의 팬티속으로 손을 쑤욱 집어 넣었다.
아내가 몸을 조금 움추렸다.
"당신, 그 젊은 남자애들 앞에서 옷벗고 누드 사진찍을때 말이야….
그때 생각 요즘 안 해?
설마 또 그러고 싶다는 생각 하고 있는거야?
어떻게….남편한테 그렇게 많은 바람을 걸렸는데…
그 후에도 그런 어린 남자애들하고 그런 짓을 할 생각을 할 수가 있어?
양심의 가책같은것도 없었어….
당신 지금 몸에 수술자국 있고 그래서 하고 싶어도 못하는거 아니야?
그때 그 애들 앞에서 어떤 복장을 입고…..사진을 찍은거야?
처음부터 훌렁 벗고 찍은건 아닐꺼 아니야….."
아내의 음부앞에 바짝대고 있는 내 손이 젖어들었다.
아내의 음순안으로 들어간 내 손가락이 뜨겁게 젖어들었다.
아내는 지금 흥분하고 있는것 같았다.
나는 천천히 손을 빼내었다.
그리고 애액으로 젖어버린 손가락을 입에 넣고 천천히 빨았다.
"당신……아직도, 젊은 남자애들 앞에서 옷 벗고 사진찍은거 이야기 하면
이렇게 혼자 흥분하잖어…..
그냥 당신 스스로 참고 지내는 것뿐이잖아….
난 그냥 궁금해….
당신이 나이가 들면서 이렇게 된건지?
아니면 나를 만나기 전에도 그냥 젊은 남자들 찾아서……무분별하게….
당신이 결혼후에 그런것 처럼…….다른 꽃돌이들하고 그랬던 것처럼…..
그런 난잡한 생활을 하고 다녔는지…정말 궁금하다고….."
내가 왜 갑자기 아내에게 그런 말을 물었는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외장하드 때문이 아니라고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내가….내 외장하드까지 자기 맘대로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그랬다는게….기분이 좀 그랬다.
락스에 푹 담근것도 모잘라서, 드라이기로 뜨겁게 지져버려서
확인사살까지 한 아내의 철두철미함에….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당신 외장하드가 없어지니까…..
당신 머리속에….새로운 외장하드를 하나 더 만들고 싶어서 그래요?
나 솔직히 당신에게 말해주기 싫어요.
맞아요….당신한테 말하기 창피하고 부끄러운….
지금 생각해도,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그런 부끄러운 과거도 있어요.
그리고 그 기억들이, 결국에는 내 인생을 끝까지 발목 잡으면서
따라왔구요….
여보….부탁이에요….
이제….과거는 그냥….과거로 덮어주세요.
생각하기 싫어요.
내 입으로 다시 입에 올리기 싫다구요."
아내가 이야기 하다가 혼자 흥분한 듯 살짝 언성을 높여서 나에게
말을 했다.
하긴…..무의미한 짓이다.
아내에게 그런 이야기 들어서 뭐 하겠는가…
뜬금없이 그런걸 물어본 내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뻘쭘해서 아내에게 말을 했다.
"알았어….
내가 대답하기 싫으면 대답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냥 안 하면 되지 왜 그래….."
나는 아내에게 말을 하고 등을 돌리고 누웠다.
괜히 뻘쭘했다.
아내한테 뭐 화나고 그래서 그런건 아니었다.
아내 과거야 뻔할텐데….
뭐 나이트 원나잇이던, 아니면 나복근이 같은 섹파던, 이놈 저놈 다 거치면서
그렇게 살아왔을텐데…
내가 이제와서 그런걸 캐 묻는것도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 화난건 아니죠?"
아내가 뒤돌아 누워있는 내 등뒤에서 말을 했다.
"당연하지….그냥 뻘쭘해서 당신 볼 낯이 없어서 그런거야…
신경쓰지 말고 자…..오늘은 그냥 자자….."
"네….."
안방의 무드등을 꺼버렸다.
안방이 컴컴하게 변해버렸다.
잠이 오지 않았다.
피곤하지 않아서 그런건 아니었다.
이미 볼장 다 본 사이인데…
굳이 결혼전의 과거가 뭐가 중요하다고 뜬금없이 그런말을
꺼낸 것일까?
내 스스로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을 고비를 넘긴 아내였다.
아내가 아파서 죽어버리면….
진짜 많이 슬플것 같았다.
아니 내가 정상적으로 살지 못할것 같았다.
수술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계속해서 아내를 아프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들이 개썅년, 더러운 걸레같은 년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강이의 엄마이고, 아연이의 엄마였다.
아이들 엄마인데….
나라도 용서하고 보듬어야 하는데…
내가 그까짓 과거 알아서 뭐하겠다고….
그걸 새삼스럽게 물어보았는지….
기분이 참 그랬다.
내가 나를 만나기 전의 아내의 과거를 알아서 그걸 결혼한 후의 과거에
대입시켜서 뭘 알아내겠다는 것인가?
그렇다고 뭐 좆도 바뀌는거라도 있는가?
아니었다.
진짜 좆도 바뀌는건 없었다.
내가 왜 그랬는지 진짜로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과를 하고 싶었는데….
돌아누운 상태에서 사과를 하기도 참 그랬다.
아내가 잠이 들었을수도 있고 말이다.
몸을 돌아눕기가 힘들었다.
우린 거의 등을 돌리고 잔 적이 없는데…
아까 별 생각없이 뻘쭘하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몸을 돌려 누운것이 참 그랬다.
아내가 받을 상처는 생각도 안하고 말이다.
아내가 나한테 상처를 주었다고 해서 그걸 나도 똑같이 되갚아준다는건
참 유치한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한테 많이 미안했다.
아직 몸도 백프로 성한 상태도 아닐텐데 말이다.
많이 좋아지기는 했어도…..그래도 아직은 마음에 받은 충격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아내였다.
쓰러질때의 공포나…..수술전의 공포가 마음속에 큰 상처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내일 아침에 아침을 먹으면서 사과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강이랑 아연이 잘 키우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쟈니 그 병신을 만나지 못하게 하고….
택봉이나 존슨같은 병신 쭈꾸리 들이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면서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내가 뭔 짓을 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시간 넘게 컴컴한 어둠속에서 잠이 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냥 머리속으로 이 생각 저 생각 하고 있었다.
아까 무드등을 끈 뒤로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한 시간은 넘게 지난것 같은데….
"자요?"
갑자기 등 뒤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자는척을 했다.
"내가 지금부터 평생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할 꺼에요….
당신이 지금 자고 있더라도….그건 당신 잘못이에요…
난 말 할꺼에요….내 이야기를요….."
아내는 조금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아주 작게 속삭였다.
내가 한 시간 넘게 잠에 들지 못했듯….
아내 역시 잠을 자지 못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난 고등학교때….공부 말고는 아무것도 해본게 없었어요.
남들 다 하고 다니던 그 흔한 화장 한 번 해본 적 없었어요.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내가 그때 너무도 싫어했던 그 지긋지긋한
그 생활의 굴레에서 벗어날 재간이 없을것 같았어요.
그래서 진짜 목숨을 걸고 공부해서…..대학에 들어갔어요."
나는 일부러 자는척을 했다.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아내의 말을 듣기만 했다.
하지만….아내는 알 것이다.
이십년 가까이 한 이불을 덮고 살았다.
내 숨소리만 들어도 내가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내를 보고 돌아누울수는 없었다.
차라리 아내가 내 뒷통수를 보고 이야기 하는게 더 편할지도 모르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대학에 들어가면 마냥 기쁘고 행복할줄만 알았는데….아니었어요….
장학금을 받기는 했지만….항상 전액 장학금을 받을수는 없었어요.
과에서 탑을 하기도 하늘에 별따기였구요….
세상에는 나 말고도 똑똑한 애들이 참 많다는걸 일유대에 들어가서
알게 되었어요."
"장학금을 아무리 받는다고 해도, 책도사고 밥도 먹고 하려면….
돈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엄마가 몸이 아파서 일을 자주 그만두었기 때문에….
난 일학년때부터 계속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어요.
그때는 낯을 많이 가렸기 때문에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아니 할 용기가 없었어요.
스무살의 나는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어요.
주로 주방일이나, 설거지 같은 일들을 많이 했어요.
나도 과외같은 알바를 하고 싶었는데…..
잘사는 집 애들한테….공부를 가르친다는게….그때는 그냥 진짜 하기 싫었어요
왜 그랬는지는 나도 잘몰라요….
나중에 학년이 올라가서는 과외알바도 하기는 했지만….
일학년때는 참 마음이 그랬어요….."
"난….스무살이 지날때까지 순결을 간직하고 있었어요….
남자를 만날 시간도 없었고, 이유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스물 한 살이 되고 이학년에 올라갔어요."
아내가 작은 목소리로 계속 속삭이고 있었다.
나는 등을 돌리고 누운채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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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