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602~604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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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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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텅 빈 강의실에서 임택봉 교수님에게 울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다 털어놓자, 교수님은 크게 한 숨을 쉬셨어요.
그리고 제 등을 두들겨 주면서 한마디 하셨어요.
미안하다고….."
"교수님은 그렇게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강의실을 떠나셨어요."
"저는 임택봉 교수님이 어떻게 해 줄것을 기대한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털어 놓았다는 것에 대해서….그냥 후련했어요.
그 사람이 그렇게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교수님에게 이야기 하는데서
만족을 했었나봐요."
"그리고 교수님에게 제 이야기를 다 털어놓으면서 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어요.
제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제가 얼마나 비이성적으로 행동을 했는지
제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어요."
"저는 스스로 생각했어요.
아니 결심했었어요.
그 사람이 저를 다시 협박을 해서 제 몸을 유린하려고 한다면….
절대로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심을 했어요.
그리고 계속 협박하면 경찰에 신고한다고 말을 하려고…
굳게 마음을 먹었어요.
어떻게 보면 임교수님에게 털어놓으면서 저는 조금씩 순진함을
벗어가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이틀정도 뒤에 교수님이 강의가 다 끝나고 저를 교수님 방으로
부르셨어요."
"저는 너무도 깜짝 놀랐어요."
"그 곳에는 그 사람이 앉아 있었어요."
"저는 어떻게 된 일인지 영문을 몰라서 그냥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어요."
"그때 교수님이 그 사람에게 소리를 질렀어요.
저는 교수님이 그렇게 화가 난 모습을 그때 처음 보았어요.
아니…..지금까지…..제가 나이가 들어서 교수님을 계속 보았지만…
아직도 그때만큼 교수님이 크게 화를 내었던 적은 없었던것 같아요."
"교수님의 책상위에 그 사람의 일제 캠코더가 보였어요.
나와의 성행위를 몰래 찍었던 그 캠코더 말이에요.
그것도 임교수님이 빼앗아 버렸더라구요."
"교수님은 그 사람에게 제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고 하셨어요."
"그 사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교수님이 책상위에 있는 교수님이 직접쓰신 책들을 그 사람 얼굴에
집어던지셨어요.
짐승만도 못한 쓰레기라고 욕을 하시면서요."
"그 사람이 제 앞에 무릎을 꿇었어요."
"아직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 사람이 그때 뭐라고 한참동안이나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했는데….
그 사람이 뭐라고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때…..난 그 사람이 내 앞에 무릎을 꿇은것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통괘했는지 몰라요…"
"그 사람이 어쩌다가 아파트에 들르면 내가 현관에서 부터 무릎을 꿇고
그 사람 발을 핥아주면서……그 사람 비유를 맞추었는데….
그런 그 사람이 제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어요."
"그 사람이 저에게 한참동안 그렇게 알아듣지 못할, 아니 제 기억에 없는
사과를 하고 나서 교수님 방을 나갔어요."
"교수님은 분노를 가라앉히고 천천히 자신이 던진 책들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하셨어요."
"저는 교수님이 책 정리 하는걸 도와드렸어요."
"교수님이 그때 저한테 따뜻한 쟈스민 차를 한 잔 타주셨어요."
"쟈스민은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켜주고 고민을 잊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시면서 말이에요….."
"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침에 출근하면 꼭 시작을 따뜻한 쟈스민 차
한 잔으로 시작했어요.
십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출근하는 날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구요…"
"그때 교수님이 타주셨던 그 쟈스민차의 향기는 아직도 제 기억속에서
잊혀지지 않아요."
"교수님이 그때 저한테 그러시더라구요.
살다보면 시련은 누구나 있다고,
하지만 그 시련에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서 남은 인생이 하늘과 땅만큼
큰 차이가 난다고 말을 하시더라구요.
억울하면 공부하고,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교수님이 제 어깨를 두들겨
주시면서 말씀하셨어요.
세상엔 그 사람보다 더 무섭고 더 나쁜사람이 더 많다고 하시면서요…."
"저는 그날 이후로 정말 미친듯이 공부만 했어요.
일학년때 같이 말이에요.
임택봉 교수님은 저를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다시 알바를 하고 일학년때와 같은 그런 생활로 돌아갔어요."
"그 사람은 임교수님이 학교에서 쫒아내셨어요.
부인과 아이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하더라구요."
"그 이후로 졸업할때까지 그 사람을 다시 본 적은 없어요.
임교수님의 영향력은 정말 막강했거든요….
다시는 우리 나라에서 강단에 서지는 못했어요."
"그 사람, 나하고 띠동갑이니까 올해 오십네살이겠네요…
나 홍콩에 가기전에 임교수님에게 그 사람 소식을 들은적이 있어요.
임교수님은 일본에도 지인들이 많으시거든요…."
"일본에 가서도 여자문제가 있었나봐요.
지 버릇 개 못 준다고….
그 사람 부인에게도 이혼당하고….
혼자 살면서 락교 만드는 공장에 다닌다고 하더라구요."
"그 사람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많았었는데….
내가 사회적으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갈수록 그 사람이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어느정도 더 나이가 들자….
이제는 나와 같은 레벨이 아니라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한때 진짜 손가락 발가락을 다 잘라버리고 눈알을 파버려도 시원치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끓어올랐던 제 분노와 증오는….
제가 복수를 해서 씻어버린게 아니라….
저를 업그레이드 해서 그 사람과 레벨이 달라지면서 자연히
사그러들었어요."
"오빠…..견이오빠…..
예전에 오빠한테 임교수님 일 걸렸을때, 임교수님이 학생때 나를
도와준 이야기를 오빠한테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어요.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려면 그 사람 이야기를 해야 하잖아요."
"그 사람 이야기는 임교수님도 내가 지금 말한것 처럼 세세히 알고 있지는
않아요….
그 사람 이야기를 이렇게 세세히 알고 있는건 세상에 오빠와 나
단 두 명 뿐이에요."
"미안해요.
오빠를 버렸던거….
다시 한 번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겠어요.
왜냐하면, 이젠 오빠가 나를 버려도 내가 오빠한테 떨어질수가 없어요.
나는 오빠를 버렸었지만…..오빠는 나를 버리면 안돼요.
아니….만약 버린다고 해도 내가 오빠한테 떨어지지 않을꺼에요…."
"당신……아니…오빠…..나만의 견이 오빠…..
나를 위해서 항상 따뜻한 밥을 해주던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 견이 오빠…..
나 이제 오빠한테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꺼에요.
거머리처럼 말이에요….
혼인신고같은거 안 해줘도 괜찮아요."
"강이가 오빠자식이라는…..말도 안되는 기적같은 일이 생긴거…..
엄마가 그리고 이젠 얼굴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아빠가…
하늘에서 나를 보면서 애처로운 마음에 준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나 그 검사결과 나오고 나서 정말 눈물이 나온게 아니라….
미칠듯이 기뻐서….어쩔줄을 몰랐어요.
세상에는 이런 기적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난 나쁜 여자인데….
진짜 나쁜 여자인데….하늘이 이런 선물도 주시는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어요."
"당신이 나중에 바람이 나서 나를 버린다고 해도, 거머리처럼
당신한테 붙어서 평생 늙어죽을때까지 살꺼에요.
나 정말 야비한 여자죠…..
당신이 이제 강이 때문에 내가 미워도 평생 곁에두고 살껄 알면서
이런 이야기를 뱉으니까 말이에요…."
"미안해요…..
너무 늦게 이야기 해서…..
아까 당신이 나한테 과거 이야기 하라고 해서, 마음 속으로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말하기를 너무 잘 했네요….
당신한테 내 더러운 치부 하나 더 드러낸다고 해서….
아니….내 치부를 하나 더 숨기고 있는다고 해서 내가 깨끗해지는거
아닌거 잘 아는데…..
정말…..미안해요….."
"당신과 결혼을 하고, 당신에게 못할짓 많이 했지만….
난 그래도 아연이 때문에 우리가 언제나 하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어요.
당신이 아연이 때문에 항상 너무 행복해하는게 너무 좋아보여서…"
"아연이가 당신 친자가 아니라는 걸 알고나서 나도 솔직히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몰라요.
아연이 때문에라도 난 당신한테 정말 평생 씻을수 없는 죄를 지은거에요…."
"임교수님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원래 그랬던 사람이 아니에요….
나이가 들면서 발기가 되지 않고 남성기능이 죽으면서….
그렇게 된 거에요…
이상한 성향은 나중에 발현된거에요…"
"제 스승님일때는 단 한 번도 그런 변태같던 짓을 안 하셨던 분이에요…
그리고 그 분이 더 그런쪽으로 점점 더 나중에 변하신 건 제 책임도 커요…
제가…그런쪽으로 살살 더 그분을 유도한것도 있어요."
"그때 그 사람의 그 캠코더를 임교수님은 버리지 않고 계셨더라구요….
제가 30대 중반이 넘어서 임교수님과 처음 그런 사진을 같이 찍고
그러기 전에 교수님이 저에게 털어놓으셨어요.
그 영상을 보고 저에 대한 에로틱한 상상을 혼자서만 숨기고 있던걸
저에게 다 털어놓으셨어요.
자신이 성기능이 죽은 이후에…교수직에서 물러난 후에…
우연히 그 영상을 다시 보게 되었다고 말을 하시더라구요….."
"임교수님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저도 공범이에요…..
아니 제 잘못이 더 커요…."
나는 가만히 있었다.
아내가 임교수를 두둔하는건 절대 동의할수가 없었다.
택봉이는 나에게 영원한 개새끼였다.
이젠 증거가 거의 다 사라졌지만 말이다.
아내가 락스에 담그고 드라이로 지져버려서 증거는 없어졌지만…
그래도 내 마음속에서는 택봉이는 영원한 씨발놈이었다.
한참을 가만히 있던 아내가 입을 열었다.
나는 아내가 너무 길게 이야기를 해서 잠이 든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잠이 든게 아니었다.
아내가 다시 말을 시작했다.
"그 사람이 학교에서 사라지고, 모든게 다시 예전처럼 돌아갔지만…
다시 돌아갈수 없는게 하나 있었어요.
바로 제 몸이에요.
그 사람은 없어졌지만….
그 사람은 흔적도 없이 학교에서 사라져 버렸지만…..
그런 일을 당했던 내 몸은…..그 사람을…..아니….그 사람이 아니죠….
남자를 그리워 하고 있었어요.
저는 스스로 미쳤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 치욕을….그런 말도 안되는 고초를 겪었는데,
어떻게 다시 남자 생각이 날까…
아니….남자가 아니라 남자의 몸이 생각이 날 수가 있는걸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지만….
저는 일 년 동안 그 사람 때문에 정신적인 상처만 받은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완전히 변해버렸던 것이었어요."
아내는 천천히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이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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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이야기였지만….
그 사람에 대한 증오심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때부터 남자들을 믿지
못했던것 같아요.
하지만…..남자들의 몸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남자란 존재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아버렸어요.
그 사람과 임교수님 때문에 말이에요.
자신한테 약하고 매달리는 사람한테는 지나칠 정도로 가혹하면서도,
자신보다 강한 사람한테는 꼼짝도 못하는 남자들의 습성을 말이에요."
"그 사람에게 섹스에 관한 정말 모든걸 다 배웠어요.
일반 여자들은, 일반 연인들 사이에서는….일반 부부들은 전혀 하지않는
그런 것들까지 말이에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진짜 말도 안 되는 이야기겠지만….
스스로 너무나도 정신 못 차리는 이야기였겠지만….
저는 그 사람은 너무 싫어졌지만…
그 사람과의 관계는 너무 자주 생각이 났어요.
그 사람이 데리고 와서 가면을 쓰고 같이 관계를 했던
라틴계의 남자도, 백인남자도 생각이 나고….
그런 변태적인 성관계들도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얼마뒤….그 사람이 나를 데리고 갔던 산부인과에 가서 검사를
받았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요…
그 사람은 집단으로 관계를 하고 나면…..꼭 나를 검사받게 했었어요.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그건 내 몸을 아껴서 그랬던게 아니었어요.
콘돔을 전혀 사용하지 않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였겠죠…..
나는 그 사람에게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받는것까지 배워버렸어요……."
"그 사람을 만나서 화장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고,
그 사람이 사준 미니스커트를 입으면서 야한 옷들을 입기 시작했었어요.
그 사람은 공부만 하던 나를 여자로 바꾸어 버린 그런 사람이에요…
지금은 일본의 시골 구석에 처박힌 락교 공장에 다니는 그저 그런
인생으로 변해버린 그런 초라한 중년의 남자이지만….
그 남자가 나를 여자로 만들어 버렸던건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에요."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할 때면 내 자리에 음료수와 편지를 가져다 놓거나
쪽지를 주는 남자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식당에서 친구와 컵라면을 먹을때면 말을 거는 남학생들도 많았구요.
나는 남자들의 외모를 보았어요.
그런데….
내가 나를 이해할수가 없던게….
그 사람과 닮은 외모를….
키가 크고 날씬하고….작은 얼굴이면서도 얼굴이 하얀….
그런 조금은 연약해 보이는 마치 여자처럼 예쁘게 생긴 남자들을
보고 관심을 보이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나는 그 사람을 증오했지만….그 사람과 닮은 남자만 보면…
가슴이 설레였어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죠……"
"그렇게 모델처럼 얼굴이 잘 생긴 남자와 우연히 데이트를 했어요.
그리고 잠자리를 가졌죠….
너무 좋았어요.
눈물이 날 정도로 섹스가 좋았어요.
하지만….남자가 나에게 매달리자…..사랑한다고 고백을 하고 매달리자…
남자를 매몰차게 차버렸어요.
그 남자는 테스트용이었거든요…."
"그렇게 몇몇의 남자들을 만나면서 자신감이 붙었어요.
세상 모든 남자들을 내 미모로 유혹할수가 있겠다는 말도 안되는
그런 자신감이 말이죠….."
"당신이 만났던 복근씨도 그때 만났던…..그때 내가 만났었던 수 많은
남자들중의 한 명일 뿐이에요…..
복근씨를 만나면서도 다른 남자들을 계속 만나고 다녔어요.
하지만 복근씨와 관계가 오래갔던건…..그 사람은 나에게 집착을 하지 않고
그냥 좋아하면서도 기다려주고….그리고 나를 구속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복근씨는 참 따뜻한 사람이었어요.
나한테 무조건 맞추어주려고 참 많이 노력했던게 아직도 생각이 나요.
그래서 홍콩가기 전에 따로 만났던 것이구요…
그때도 이야기 했겠지만….
복근씨한테 예전의……그 어리던 이십대때 느꼈던 짜릿함은 느끼지
못했어요.
그건 나만의 추억으로 남겨놓았어야만 했었나봐요….."
"남자들이 주는 너무 지나치게 비싼 선물이나 금전은 받지 않았어요.
난 스스로 창녀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단지 남자들과의 육체관계를 즐겼을 뿐이고, 내가 모든걸 주도했으니까요.
나를 리드하는 남자는 싫었어요.
그렇게 수없이 많은 남자들을 만났고, 공부를 해서 장학금을 받으면서도
남자들을 만나는 기행은 계속되었어요,
재호씨도 그들중의 한 명이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재호씨는 모든게 너무 완벽했었어요….
하지만…..재호씨와는 될 수가 없는 운명이었죠….
당신을 만난건…..진짜 호기심 때문이었어요.
당신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당신이 나 두번째 만났을때 헤어지기 전에 길거리에서 튀김만두 한 봉지를
사서 나에게 주었던거 기억나요?
나에게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더듬거리면서 존댓말로 집에 가서 먹으라고
튀김만두 한 봉지를 사주던게 당신이었어요.
그걸 집에 가지고 와서 엄마랑 맛있게 먹었어요.
내가 당신하고 처음 잠자리를 같이 한 가장 큰 이유는….
그 튀김만두가 너무 맛있었기 때문이에요….."
시팔….전혀 기억이 안난다.
아내한테 연애할때 먹을것을 사주었던 기억은 많지만….
그게 튀김만두였는지 찐만두였는지 왕만두였는지 야끼만두였는지…
솔직히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내와 떡친 기억만 있지…..그 만두가 튀긴것이었는지는 솔직히
다 잊고 살았었다.
아내는 아직도 그런 세세한 것들을 기억하고 있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내 과거는 그랬어요.
그래서 힘들때마다 나이트에서 원나잇도 했고…..
그때는 너무 겁이 없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산부인과에 한 두 달에 한 번씩 가서 검사를 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르는 남자가 내 스타일이면…..그 남자에게 내 몸을 준게 아니라…
내가 그 남자 몸을 빼앗는다는 생각을 하던 시절이에요…."
"당신이 알고 싶던게….조금이나마….해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말을 순서대로 잘 정리하지 못해서 못 한 이야기가 있다면,
나중에 살아가면서 천천히 다 할께요.
난….당신한테는 이제 숨기는 것도 없고, 부끄러운것도 없어요.
고마운것만 남아있지…
당신은 나를 살려준…..사람이니까요….
고마워요….
결혼전에 날 그렇게 계속 쫒아다녀줘서….
내가 재호씨랑 그짓을 하는걸 보고 난 후에도 한결같이 날 사랑해줘서….
그래서 결혼까지 해줘서…너무 고마워요.
당신을 만나지 않았으면…..
내 인생도 일본의 락교 공장에서 락교나 만들고 있는 그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나는 그 사람 욕할 자격이 없어요.
나는 더 난잡하게 살아왔으니까 말이에요…..
내가 당신을 버렸어도…..
당신이 나를 버리지 않아주어서 너무 고마워요…..
당신 기억할지는 모르겠는데…옛날에 내가 당신한테 조조 이야기를
한적이 있을꺼에요…..
내가 세상을 버릴지언정….세상이 나를 버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그 이야기를 당신에게 한게 너무 후회가 되요….
말이 씨가 된다고…..
정말 미안해요."
아내가 뒤에서 내 등에 바짝 붙어서 한 손으로 내 가슴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렇게 밀착한채로 나에게 말을 했다.
"사랑해요 여보…..나 지금 너무 졸려요……당신하고 같이 계속
한 이불을 덮고 잘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니미….
내가 진짜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을때는….그런 말을 안해주고…
사랑한게 아니라고 개소리를 하더니….
약발 다 떨어지고 나서 이제와서 사랑타령을 한다.
니미랄……
그래도 아내의 몸은 따뜻했다.
아내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내는 진짜 잠이 든걸까?
나도 눈을 감았다.
"아우…..아우…..아……"
이게 뭔 소리일까?
바야바가 나타난 것일까?
눈을 번쩍 떴다.
창밖에서 햇살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어떻게 휴대폰 알람소리도 못듣고 잠을 내쳐 잘수가 있단 말인가…
아내와 서로 마주보고 서로의 몸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있었다.
내 눈 앞에 아내의 얼굴이 보였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연이 아침 먹여서 학교에 보내야 하는데…
시계를 보았다.
벌써 아홉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도대체 아내가 어제 몇 시까지 그렇게 이야기를 했던것일까?
아내의 이야기는 몇 시에 끝나서 우리가 같이 잠이 든 것일까?
새벽에 시계를 보지 않았으니 알수가 없었다.
아내가 무척이나 길게 이야기를 했었는데 말이다.
"아우….아우…"
소리가 나는 쪽을 보았다.
바야바가 아니었다.
강이였다.
강이가 안전침대 난간을 잡고 일어나서 나를 보고 계속 입을 벌리고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강이에게 갔다.
강이를 번쩍 안아들고 거실로 나갔다.
식탁위에 쪽지가 있었다.
[아빠, 너무 곤히 자는것 같아서 나 빵 먹고 먼저 학교가….
걱정하지 말어, 나 아침 많이 먹었으니까….]
아연이가 써놓은 쪽지였다.
나랑 아내가 너무 곤하게 잠이 든 것 같으니까 아연이가 아침을 혼자
차려먹고 학교에 간 모양이었다.
강이를 눕히고 기저귀를 갈아주었다.
이 녀석은 기저귀가 축축하게 젖어 있어도 울지도 않고 그저 배가 고프니까
아우 아우 소리만 내고 있던 것이었다.
강이에게 분유를 타서 물려주고 곤히 자는 아내를 보았다.
아내같은 똑똑한 여자가…그런 일을 당했다는게 솔직히 잘 믿겨 지지가
않을 정도였다.
그런 아내가…..남자에게 그렇게 정말 피맺히게 당했을 아내가….
꽃돌이들에게 환장을 해서 지내는 것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고
쟈니를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로맨스 냄새를 풍기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설마 그런것도 거짓말을 할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고개를 숙여서 내 아래를 보았다.
손가락이 다 붙어 있었다.
아내같이 욕한번 안하는 여자가 손가락을 다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의
증오심을 느꼈다는게 섬찟했다.
앞으로 당분간은 손가락 발가락만 보면 아내의 그 말이 생각날 것
같았다.
에라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주방으로 가서 아침을 준비했다.
모닝빵을 굽고 야채 샐러드를 만들고 어제 사다놓은 싱싱한 조개로
클램 차우더를 끓였다.
클램 차우더의 구수한 냄새가 온 집안에 퍼졌다.
아침을 다 한 후에 마회장에게 조금 늦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강이를 식탁의자에 앉히고 식탁을 차렸다.
아내도 냄새에 깬건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서 볼일을 보더니 간단히 세수를 하고
주방으로 와서 나에게 안겼다.
아무 말도 없이 말이다.
나는 그런 아내를 포근히 안아주었다.
식탁에 앉았는데 아내가 내 맞은편에 차린 자신의 자리에 앉지 않고…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 자신의 접시를 맞은 편에서 자신의 앞으로 당겼다.
"팔 걸리적 거리게 왜 옆에 앉어? 맞은편에서 편안하게 먹지….."
내가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그냥요……좋아서요…."
아내가 씨익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아내도 어제 밤에 나에게 말을 한 것들이 뻘쭘한 모양이었다.
그냥 가볍게 웃기만 하고 있었다.
클램차우더에 빵을 담궈서 입안에 넣고 오물오물 씹는 아내의 얼굴을
보았다.
아내 말마따나 내가 평생 버릴수 없는….강이 엄마이자….
내 마음 깊은곳에 정말 깊숙히 숨겨놓은
진짜 첫사랑인 오연지의 얼굴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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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아주 옛날에 본 기억이 있었다.
이게 원래 책이고 영화로 만들어진건데…나는 드라마만 본 기억이 있었다.
이상하게도 요새 본 드라마들은 제목도 잘 모르겠는데….
예전에 본 드라마들은 제목이 토씨하나 안 틀리고 기억이 잘 났다.
뇌가 텅 비어있을때 기록이 되어서 그런건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제목만 기억이 날뿐……
무슨 내용인지는 좆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갑자기 그 드라마가 왜 생각이 났냐면….
너무 더웠기 때문이었다.
그해 겨울이 따뜻했네가 아니라 올해 여름은 진짜 졸라게 더웠다.
어떻게 이렇게 더울수가 있을까?
칠월이 지나고 팔월이 되어서 아연이도 여름방학을 했지만…
아연이는 이번 여름방학때는 아무곳에도 안가고 오로지 학교 연습실과
집, 그리고 교수님의 레슨만을 오가면서 콩쿨준비에 전념을 할 예정이었다.
방학때마다 아무리 바빠도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가서 며칠이라도
지내고 올라왔었는데 올해는 그것도 가지 않고 오로지 연습뿐이었다.
여름이 되어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불륜을 저지르는 인간들은
이렇게 더운 날에도 떡을 친다는 것이었다.
여름은 입는게 별로 없어서 그런지 쉽게 옷을 벗고 쉽게 입으니까
더 불륜을 많이 저지르는 것인가?
우리가 촬영하는 방이 아니더라도 가끔 드론의 카메라를 작동시킨채
비행을 해보면 한낮의 모텔에는 빈방이 없을 정도였다.
이 방도 그리고 저 방도 살색의 몸뚱이들 가운데 시커먼게 보이는
그런 사람들이 방마다 열심히 떡들을 쳐대고 있었다.
마회장과 나는 열심히 그걸 촬영을 해서 제일 자극적인 장면들만
추려서 고객들에게 발송을 해주었다.
그러면 그 고객들중의 칠십프로 정도는 이혼을 위해서 변호사에게
상담을 의뢰했고, 또 이혼을 결정한 고객들중 절반 이상은
자신의 자식들에 대해여 친자감정을 의뢰했다.
물고 물리는 다같이 돈을 벌어 먹고 사는 연관된 서비스 업종이었다.
간숙이는 워낙에 강철 체력이라서 그런지 더운 여름에도 임신한 몸으로
건강하게 잘 지낸다고 했다.
아연이와 아내는 이제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콩쿨 준비에 모든걸
쏟아붓는 모습이었다.
한가지 달라진 모습이 있었다.
아내가 아연이 콩쿨을 위해서 아연이가 교수님 레슨에 가는날은 이제
아내도 같이 갔다.
그러려면 아내도 차가 필요했는데….
아내는 내 캐딜락을 몰고 다녔다.
나도 처음에 캐딜락을 몰고 다닐때는 조금 낯설기는 했었다.
차가 너무 커서 말이다.
하지만 아내는 그런것도 없이 그 큰차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잘 몰고
다녔다.
아내가 아연이 레슨 때문에 캐딜락을 써야되는 날은 나는 일부러
걸어서 출근을 했다.
차를 한 대 더 살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불안했다.
아내가 차를 몰고 가다가 지나가는 꽃돌이를 붙들어 잡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얼굴이 빨개지고 치마를 걷어올릴까봐 말이다.
그냥 아내가 차가 필요할때는 내 차를 같이 타는게 더 나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 캐딜락은 원격시동부터 해서 차의 모든 정보가 내 스마트폰으로
제어가 되는 어플이 있으니까 말이다.
차의 위치도 지피에스로 바로 파악을 하니까 말이다.
나는 오후에 일이 끝나고 편셔리로 갔다.
체육관에도 오후에 관원들이 없었다.
너무 더운날은 운동을 하러도 잘 안 오는것 같았다.
영식이도 보이지 않고 홍진이도 보이지 않았다.
이 인간들도 너무 더우니까 어디 쳐박힌 모양이었다.
가장 유력한 장소는 수왕보였다.
8월의 햇살이 아주 사람들을 말려 죽이려고 쨍쨍하게 내려쬐는 어느날…
나는 수왕보로 올라갔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말이다.
계단을 올라가는데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수왕보의 문을 여니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치고 홀랑 벗은 홍진이와 영식이가
어디서 구해왔는지 사람 머리통 만한 얼음덩어리들을 탕안에
둥둥 띄워놓고 그 물 안에서 야부리들을 털고 있었다.
"웰컴 투 마이 월드…."
홍진이가 나를 보더니 말을 했다.
"이 씨발놈아 영어쓰면 죽인다고 했지…"
내가 홍진이에게 바가지로 물을 떠서 끼얹었다.
"형….졸라 환영해…홍진이의 냉천에 방문한걸…."
홍진이가 팔을 벌리면서 말을 했다.
영식이는 물속에 커다란 수박을 둥둥 띄워놓고 그걸 굴리고 있었다.
"니미 찬물 받아놓으면 냉천이냐…..시팔…."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후다닥 옷을 벗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아…진짜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역시 냉탕에 몸을 담그는게 최고였다.
얼음을 둥둥 띄워놨는데도 더울 정도로 진짜 무더운 날씨였다.
"아…시팔 왜 이렇게 더운가 했더니 천장이 유리라서 이렇게 덥구나…
완전히 온실이네…시팔…."
내가 천장을 보면서 말을 했다.
나는 홍진이를 째려보았다.
"왜 그래…시팔…..난 형이 만들라는 대로 만들었어…."
홍진이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했다.
우리는 얼음을 끌어안고 냉탕에 몸을 담그고 연예인 욕을 하기 시작했다.
최근에 유명한 놈들은 하나씩 돌아가면서 다 씹어대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우리한테 걸리면 아주 욕으로 난도질을 당하고 있었다.
영식이가 수박을 주먹으로 쳐서 쪼갰다.
"아….씨발새끼 칼로 예쁘게 썰어야지…..시팔…..무슨 그지새끼들처럼
손으로 수박을 깨먹냐 씨발…."
나는 영식이가 손으로 잘라준 수박조각을 받으면서 말을 했다.
영식이는 벌거벗은채 수박을 입안 한 가득 씹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일단 먹어봐…꿀이야…..좆도 여기 칼이 어디있어….졸라 맛있어..
일단 먹어보고 말을 하라니까…."
우린 홀랑 벗고 냉탕에 몸을 반만 담그고서 수박을 먹기 시작했다.
"아 씨팔...진짜 꿀이네...설탕물을 주사기로 쑤셔 넣었나....졸라 달어...."
"아...입이 얼얼하다 니미 진짜 설탕수박이다...시팔..."
우리는 말에 시팔을 섞어가면서 한마디씩 했다.
"아…시팔 진짜 신선이 따로 없네…..오후 내내 여기 있어야지…."
홍진이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했다.
나도 마찬가지의 생각이었다.
이런 공간이 있고, 같이 수박을 나누어 먹을 친구들이 있고,
아무 걱정없이 지내는 이런 생활이 너무 좋았다.
그렇게 수박을 다 먹고 한참을 놀다가 집으로 걸어갔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어린이집에 들렀다.
오늘 아내가 교수님에게 가는 날이라서 강이가 어린이집에 맡겨져
있을것 같았다.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고 강이를 찾아보았다.
하도 애기들이 많아서 그놈이 그 놈 같은데….앉아있는 폼이 다른 애들보다
모가지 하나가 더 큰 아기가 있었다.
그런데 강이는 다른 여자아기 근처에서 멍하니 여자아기만 보고 있었다
여자아기는 강이한테는 신경도 안쓰고 장난감 같은걸 만지고 있는데…
강이는 장난감도 안 만지고 여자아기만 보고 있었다.
씁쓸했다.
닮을것을 닮아야지….
나는 강이를 안아올리려고 했다.
강이가 몸부림을 치면서 울음을 터트렸다.
안가겠다고 발버둥을 치는 것 같았다.
"강이야….남자는….여자가 따라오게 만들어야지….여자 뒤꽁무니나
따라다니고 그런거 정말 좋지 않아….
순정파는 아빠대에서 종결시키고….너는 차도남이 되면 참 좋겠다."
나는 엉엉 우는 강이를 안고 어린이집에서 나오면서 강이에게 속삭여
주었다.
강이는 뭐든지 쿨했다.
울다가도 지가 왜 우는지 까먹었는지 어린이 집을 나서자 울음을
딱 멈추고 다시 벙글벙글 웃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지나치게 쿨한 놈이었다.
뒤끝이라는 단어가 강이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아내가 나에게 과거를 고백한 이후로 아내가 2탄 3탄을 계속해서
이야기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알아서 뭐 나쁠건 없었고….이젠 아내가 진짜 나에게 모든지 다 털어놓는
다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내는 그 날 이후로 나에게 더 이상의 고백은 하지 않았다.
우리는 꾸준히 밤일을 하기는 했지만…..더 이상의 과거 고백은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대 놓고 더 말해 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아내는 나에게 더 이상 쟈니의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때 마지막으로 쟈니의 대화를 나눈 그 이후로는 아내는 절대로
나 앞에서 쟈니의 쟈자도 꺼내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의 여름은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9월이 되었다.
아연이는 개학을 했고, 콩쿨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물론 마지막 콩쿨은 아니었다.
콩쿨은 다른 콩쿨도 있었다.
하지만 2학년때는 이게 마지막 콩쿨이 될 수가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3학년때의 콩쿨들 뿐이었다.
2학년에 남은 콩쿨들은 공신력이 좀 떨어지는 콩쿨들이었다.
별로 잘 알아주지 않는 그런 콩쿨들 말이다.
아내의 말에 따르자면 말이다.
그렇게 아연이와 아내가 진짜 몇 달 동안 심혈을 기울여서 준비한
콩쿨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어느날이었다.
주말이었다.
이 주말이 지나고 나면 아연이는 콩쿨에 나갈것이다.
철저한 비공개 콩쿨이라고 했다.
부모가 들어가서 볼수가 없었다.
대기실에서 들려오는 소리 정도나 간신히 들을 정도라고 했다.
아내가 그런 설명을 해 주었다.
일요일날 아연이는 아내와 나 그리고 강이 앞에서 이번 콩쿨에서
연주할 곡을 미리 연주했다.
아연이의 연주는 나이가 한 살 한 살 더 먹을수록 진짜 무슨 프로 연주자가
하는것처럼 실력이 향상되는것 같았다.
클래식의 클자도 모르는 귀동냥만 한 내가 들어도 그런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전문가급인 아내가 직접 인정을 했으니 아연이가 잘하기는 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정한 이번 콩쿨의 목표는 3위 입상이었다.
일단 3학년들이 대거 나올 것으로 예상해서 1위나 2위는 힘들것이라는
의견이 아내의 냉철한 판단이었다.
일단 첫번째니까 등위 입상이 목표라고 했고 아내가 정한 목표는 3위
입상이라고 했다
3위 입상만 해도 아연이에게는 큰 것이라고 아내는 이야기 했다.
아연이의 연주가 끝난후 아내가 아연이에게 말을 했다.
"아연아….몸도 풀겸 아빠한테 그 곡을 연주해 드리자…"
아내가 웃으면서 아연이를 보고 말을 했고….
아연이가 역시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는 연습방으로 갔다.
첼로를 가지러 간 것 같은데….
아내는 머리를 묶고 나왔다.
아내의 짧은 단발머리가 봄을 지나서 여름이 지나고 9월이 되니
이젠 묶을수 있도록 많이 길어진 것 같았다.
아내가 머리를 묶었다.
뒤로 단정하게 묶어 올렸다.
어디선가 많이 본 헤어스타일인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내와 아연이가 눈을 맞추더니 내 앞에서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곡이 시작하자 마자 나는 이 곡이 무슨 곡인지 알수가 있었다.
내가 너무나도 감명깊게 보았던 그 영화….
춤을 전혀 추지 못하는 내가 탱고를 추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던
영화….
멋진 페라리….
그리고 여배우인 가브리엘 앤워가 알파치노와 탱고를 추는 섹시한
모습을 보면서 수도 없이 자위행위를 했던 그 영화….
가브리엘 앤워의 위로 올려묶은 머리….그 하얀 목덜미를 보면서
미친듯이 흥분했던 젊은 시절의 나……
지금 아연이와 아내가 연주하는 곡은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에서
알파치노와 가브리엘 앤워가 탱고를 출때 나왔던 그 연주곡이었다.
아내의 첼로와 아연이의 바이얼린이 멋진 화음을 만들어내면서
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아내와 아연이는 밝게 웃는 모습으로 너무도 가벼운 모습으로 연주하고
있었다.
아내가 연습방에 들어가서 묶고 나온 머리는 바로 가브리엘 앤워가
탱고를 출때 했던 그 머리스타일이었다.
완전히 똑같지는 않았지만….그 머리스타일을 최대한 흉내내려고 한게
틀림 없었다.
나는 너무나도 환한 얼굴로……아내의 머리스타일을 보면서
황홀한 기분으로…..아연이와 아내의 연주를 듣고 있었다.
가슴이 울컥거릴정도의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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