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620~622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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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상이었다.
호상이면 조문객들이 술을 마시면서 왁자지껄 떠들고, 조금은 상가집다운
분위기를 연출할텐데, 그런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다는것…..
택봉이는 나에게 씨발놈이기는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아니었나보다.
딸 한 명과, 택봉이의 부인은 진짜 눈이 떠지지 않을정도로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하긴 저런 변태새끼들이 지 가족한테는 원래 그런 척 안하고 더 잘하는
법이니까….
택봉이야, 뭐 워낙에 유명했던 놈이지…
명예도, 명성도, 그리고 부도 다 누렸던 놈이지…
평생을 일유대 교수로 승승장구 하고 석학 소리를 듣고, 책을 써서
번 돈으로 노후까지 풍족하게 누리면서 변태짓을 했으니….
아내는 택봉이 부인과 울면서 무언가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조문실 바깥으로 나와 있었다.
그때 한 중년의 남자가 온건이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더니 나에게 천천히
다가와서 고개를 숙였다.
"저기 혹시 편견씨 되십니까?"
나는 그를 보았다.
나보다는 나이가 많아보였다.
오십대 초반이나 되었을까?
이 새끼는 또 누굴까?
아내와 난잡한 짓을 했던 또 하나의 씨발놈일까?
이젠 그런거 생각도 하기 싫었다.
더럽고 구역질이 올라왔다.
택봉이까지 죽어버린 이 마당에 그런거 정말 싫었다.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내 고객이 아닌한, 새로운 사람과 만나기 싫었다.
그냥 다 귀찮고 머리속이 복잡했다.
택봉이의 장례 이후에 아내가 어떻게 될 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픈데….
내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고 자신을 쳐다보자 그가 다시 말을 했다.
"저는 임택봉 교수님의 변호사입니다.
물론 변호사 이기 전에 저도 교수님의 제자입니다."
누가 물어봤냐……
아무런 말도 하기 싫었다.
그러자 그가 계속 말을 이었다.
"교수님께서, 편견씨에게 따로 유언동영상과 유산을 남기셨습니다.
오연지씨에게도 유산을 따로 남기셨구요.
오연지씨에게 따로 남긴 유언장은 없으셨습니다.
그냥 유서에 교수님의 죽음이 발견되면 오연지씨에게도 연락을 꼭
해달라는 내용만 남기셨습니다."
변호사의 말에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아내에게는 당연히 유언장을 따로 남기지 않았겠지…
이메일을 따로 보냈으니까 말이다.
유언장에 자신의 죽음을 발견한후 오연지에게 연락을 해달라는 내용을
써 놓아서 어제 건이가 그렇게 꼭 아내를 데리고 와달라는 말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은 신장이식 수술을 앞두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재산정리와 주변정리를 저와 함께 거의 다 해 놓으셨던 상태셨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결정을 하셔서 저도 어쩔줄을 모르겠습니다.
너무 당황스럽고, 고통스럽습니다."
변호사가 눈물을 흘렸다.
아…이새끼 울꺼면 저리 가서 울지….왜 내 앞에서….
다들 우니까 나도 괜히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 파리채로 너무 많이 때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덜 때릴껄……얼굴을 너무 많이 때렸었나…..
마음 약하게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내 마누라를 가지고 논 놈인데 말이다.
아니다…아내가 택봉이를 가지고 놀았던건가?
에이 모르겠다 그게 그거지….
"편견씨….장례와 삼우제가 다 끝나고 나면 제가 따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죄송하지만 명함 하나만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교수님이 따로 편견씨 연락처는 저에게 남기셨지만,
편견씨에게 명함 하나만 받았으면 합니다.
제가 교수님 지인들은 거의 다 알지만 교수님이 이렇게
따로 챙기실정도의 지인이 따로 계신건 정말 몰랐습니다.
제가 교수님하고의 인연이 벌써 30년인데 말입니다."
나는 마음이 약해져서 지갑에서 명함을 하나 꺼내서 내밀었다.
마회장 흉내내서 황금빛 번쩍이는 금박명함을 파놓은게 있는데…
하필이면 하얀색 일반명함이 하나도 없고, 지갑에 금박명함만 있었다.
하얀명함이 좋은데…
금박명함은 허세용 명함인데….
조금 창피하지만 그 금박명함을 변호사에게 주었다.
금박명함에는 이사 편견이 아니라 다른 직함이 새겨져 있었다.
마대정보진흥지주 이사회 부의장 편견 이라는 글씨가 너무도
크게 쓰여져 있었다.
시팔…..괜히 마회장 따라했다가 되게 창피한것 같았다.
명함 팔때는 깔깔대고 좋아했었는데 말이다.
아내는 온건이와 다른 남자들 몇 명과 어두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변호사는 아내에게 가서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변호사는 아내에게도 무언가 한참 이야기를 했다.
삼일장이었다.
장례식에 참석을 했다.
발인을 하고 화장장으로 옮겨서 화장을 했다.
그리고 유해가 공원묘지로 향했다.
공교롭게도 택봉이의 유해가 가는 곳은 장모님이 계신 공원묘지였다.
하긴 이 도시 주변에서 제일 좋은 공원묘지가 그곳이라서
택봉이의 가족들이 그곳을 선택했을 것이다.
따로 선산이 있고 그런건 아닌것 같았다.
하긴 요새는 선산이 있어도 집에서 가까운 곳에 모시는 경우가
많다고 하기는 했다.
나중에 우리 아버지 엄마도 돌아가시면 이런 좋은 곳에 모셔야 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우리 아버지 엄마는 돌아가지시 말고 천년만년 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라는건 너무 슬펐다.
발인을 할때는 꽤 많은 사람들이 참석을 했다.
하지만 화장을 할때는 그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그리고 화장이 끝나고 유해가 공원묘지로 와서 안치가 될때에는
사람들이 더 많이 줄어 있었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을 가도, 정승이 죽으면 안간다는 말이
맞는것 같았다.
나는 아내를 데리고 끝까지 다 참석을 했다.
충격적이었다.
택봉이의 장례기간동안 들은 택봉이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말이다.
택봉이는 자살을 하기는 했는데…..
정말 희귀한 방법으로 자살을 했다.
죽을때까지 변태인증을 한건가?
생복어를 구하는게 쉬운일은 아닌데……
조리사 자격증은 한식 양식 일식 중식 그리고 복어조리 기능사가 따로있다.
한식이나 양식이 따로 있는건 이해가 되었다.
문화가 다른 거니까 말이다.
하지만 단일 요리재료에 자격증이 따로 있다는건 그만큼 요리가 힘들거나
아니면 자격증이 있을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복어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독이 있다.
요리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였다.
그 독이 있는 부분을 안전하게 제거하고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
복어만 따로 조리사 자격증이 있는 것이었다.
손질한 복어는 수산시장에서 그다지 어렵지 않게 구할 수가 있다.
복어요리집도 많고 말이다.
하지만, 손질을 하지 않은 생복어는 취급하는 곳이 많지 않을텐데…
택봉이는 수산시장에서 생복어를 구입을 해서 호텔방에서 대바칼과
사시미칼로 그 복어를 직접 회를 떴다고 했다.
그리고 복어회를 초장에 찍어서 다 먹은후에….
따로 손질해 놓은 복어의 몸에서 독이 있는 부분들을 먹었다고 했다.
택봉이가 죽기 직전의 상황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다 남겼다고 했다.
하여간에 동영상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놈이었다.
죽을때까지 동영상을 찍다니….
자신의 자살과정에 궁금증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남긴걸까?
호텔방에는 택봉이가 회를 뜬 사시미칼과 대바칼 그리고 도마가 있었고
손질하고 남은 복어 대가리가 있었다고 했다.
나중에 장례식장에서 들은 이야기지만 택봉이는 해군 취사병 출신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자기 혼자서 복어회를 뜰수가 있었겠지….
택봉이가 취사병 출신이라고 하니까 마음이 괜히 이상했었다.
택봉이는 복어회를 와사비 간장이 아닌 초장에 찍어먹었다고 했다.
복어회는 원래 와사비 간장에 찍어먹어야 제맛인데 말이다.
택봉이는 복어회를 먹으면서 자신의 변호사와 주치의에게 예약문자를
남겼다고 했다.
택봉이는 변호사에게 문자를 받으면 경찰을 데리고 호텔방으로 오라고
문자를 남겼다고 했다.
그리고 호텔방에는 유서가 있었다.
그리고 가족들과 여러 사람들에게 따로 남가는 유서와 동영상이 담긴
007가방을 따로 남겼다고 했다.
문자를 받은 변호사와 주치의 그리고 경찰이 동시에 호텔방으로
달려왔고, 택봉이는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다고 했다.
급하게 하는 응급조치가 다 무의미 했다고 했다.
복어독은 현재 해독제가 없는것으로 알고 있었다.
경찰이 호텔방에 삼각대로 설치된 카메라 안의 자살순간 동영상과
호텔방의 상황, 그리고 유서를 보고 자살로 결론을 내리고 유족의
요청에 따라서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택봉이의 주변사람들은 택봉이의 자살을 모두 인정했다고 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택봉이의 자살 이유였다.
택봉이는 만성 신장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했다.
예전에 남자의 발기와 콩팥과 아주 깊은 관계가 있다는걸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말이다.
아내는 그 만성질환을 깨트리고 택봉이의 발기를 도와준 셈이었다.
작년말부터 택봉이의 신장 상태가 무척이나 안좋아졌다고 했다.
작년까지는 투석도 안받고 잘 지냈는데, 올해부터는 투석을 받지 않으면
몸이 부어서 문제가 많았다고 했다.
치료방법은 신장이식밖에는 없었다고 했다.
워낙에 오랜기간 조금씩 아프다가 이제 심해진것이라서
도리가 없었다고 했다.
그때 택봉이의 큰딸이 검사를 받고 자신의 신장 한쪽을 아버지에게
이식하겠다고 나섰다고 했다.
택봉이는 불같이 화를 내면서 반대했다고 했다.
이식 안해도 투석하면서 충분히 살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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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가 끝날때 쯔음에 미국에 있던 둘째딸도 왔었다.
둘째딸도 엄마를 꼭 빼닮은것 같았다.
솔직히 택봉이가 명성이 있던건 워낙에 머리도 좋지만
외모가 호감이 가는 스타일로 생겼던것도 사실이었다.
멋지게 늙은 늙은이였는데….
딸들은 전부 엄마를 닮은것 같았다.
키나 몸매나 전부 엄마스타일이었다.
진짜로 판에 박은듯 다들 엄마 스타일이었다.
늘씬하고 그런건 그 가족중에 택봉이 혼자뿐이었다.
큰딸도 미국에서 사는데, 이번에 아버지 신장이식을 해주러
한국에 들어와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장례식장이 차려지자마자 딸이 한 명 같이 있었던 것 같았다.
변태여도 딸은 효녀를 둔 것 같았다.
택봉이는 일흔도 넘었는데 시집도 안간 딸의 콩팥을 이식받기가
싫어서 그래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았다.
유서에 딸과 가족들에게 마음만 받겠다고 장난스럽게 농담을 남겼다고
했다….
그건 누가 뇌물줄때 완곡하게 거절하면서 하는 농담인데…
그걸 자기에게 콩팥을 주겠다는 딸과 가족들이게 농담으로 하다니…
하여간에 별종인 인간이었다.
자신은 살만큼 살았다고, 충분히 행복했었다고, 가족들에 의해서
강제로 신장이식 수술날짜가 잡히자…..
스스로 복어회를 최후의 만찬으로 먹고 그 후에 디저트로 복어독을
먹고 가버렸다.
그걸 동영상으로 다 남기고 말이다.
진짜 보통놈은 아니었다.
나는 슬프다는 생각보다는, 진짜 대단한 놈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대단한 놈을 요리했던, 아내가 더 새롭게 보였고 말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작년 말이면 아내가 택봉이를 멀리한
시점이다.
아내가 택봉이를 멀리한 시점부터 택봉이는 더 몸 상태가 안좋아 졌다고
했다.
아내가 빨아주었으면…택봉이가 더 오래 살았을까?
시팔…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장례식장부터, 그리고 발인을 하고, 화장을 하고 그리고 이 공원묘지까지
제일 많이 운 사람은 택봉이 와이프도 아니고 딸들도 아니었다.
가족들은 울다가 지쳐서 기진맥진 한 상태였고….
오연지 역시 첫 날만 많이 울었지….
택봉이 죽음의 비밀을 전부 알게된 이후로는….교수님다운 생각이라면서
택봉이의 죽음을 받아들이는것 같았다.
교수님다운 선택이었다면서 말이다….
제일 많이 운 사람은 바로 택봉이의 두번째 노리개이자 택봉이가
교수를 만들어준….그 은숙이라는 여자였다.
나중에는 택봉이를 협박하기까지 했었다는….
그 여자는 택봉이의 영정앞에서 교수님 잘못했어요를 외치며서
며칠째 계속해서 울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공원묘지에서도 정말 서글프게 잘못했다면서 무릎을
꿇고….계속 울고 있었다.
건이가 은숙이라는 교수를 달래고 있었다.
택봉이는 건이와 은숙이라는 여자에게도 따로 유산을 남겼다고 했다.
돈이 얼마나 많으면 이 놈 저 놈 다 찢어주는건지……
임교수는 죽을때까지 그 은숙이라는 여자를 감싸안고 간 것 같았다.
그 여자는 택봉이를 협박을 했어도, 택봉이는 끝까지 그 여자를
감싸 안았던것 같았다.
건이가 그 은숙이라는 여자를 계속 부축하고 챙겨주었다.
설마 택봉이가 건이랑 은숙이라는 여자도 접붙이는 촬영을 한건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기까지 했다.
그렇게 택봉이는 한줌의 재가 되어서 공원묘지에 묻혔다.
장모님이 계신곳과는 반대쪽이었다.
택봉이의 유해안치가 다 끝나고 다들 돌아간후에 아내와 장묘님의
묘역앞으로 올라갔다.
그러고 보니 아내가 강이를 낳은후에 처음 와보는것 같았다.
장모님 묘역은 내가 육개월에 한번정도 둘러서 색이 바랜 조화를 갈아놓고
한 번씩 둘러보고 관리를 했었다.
"나 없을때도, 여기 계속 관리 했었나봐요…."
아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그럼….장모님은 내 팬클럽이셨잖아…"
내가 웃으면서 아내에게 말을 했다.
"고마워요….."
아내가 나에게 말을 했다.
"당신한테 고맙다는 소리 듣자고 한거 아니잖아…
장모님이 나 좋아해주셨으니까 자식된 도리로 하는건데….
당신이 그러지 말어….."
내가 먼 곳의 경치를 바라보면서 말을 했다.
"………………."
아내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장모님의 유해를 모신 묘역을 바라보았다.
"장모님한테 인사나 해……또 떠날지도 모른다고…..이제 다시 언제
올지 모르잖아….."
내가 그냥 낮은 음성으로 말을 했다.
아내가 나를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
"맘대로 생각해요, 난 결국에는 당신 곁에 있을꺼니까요...…."
나는 아내의 말을 듣고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젠장…죽어도 안 간다는 말은 안하네…."
아내가 나를 보고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웃었다.
나도 그런 아내를 보고 웃었다.
젠장 사람 죽고도 산다….
아내가 살아 있다는것만으로도 좋았다.
아직도 아내를 많이 좋아하는것 같았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말이다.
그렇게 아내와 같이 장모님 묘역근처에서 한참을 가을의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면서 있다가 집으로 갔다.
어린이집에서 안가겠다고 땡강을 놓는 강이를 번쩍 들쳐 안고서는
집으로 갔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서 삼우제까지 다 치른후에 우리 부부는
변호사 앞에 같이 앉았다.
택봉이가 예전에 살던 그 교외의 전원주택에서였다.
택봉이의 와이프와 딸들은 지방의 친척집에 있다고 했다.
당분간 다들 지친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서 미국으로 가지 않고
사십구제가 지날때까지 지방에 머물것이라고 했다.
변호사가 전원주택에서 우리를 맞이해서 거실에 마주 앉았다.
택봉이가 아내에게 남긴것은 작은박스에 든 물건이었다.
밀봉이 되어 있었다.
아내는 그걸 변호사 앞에서 열어보지 않았다.
그리고 서류를 하나 내밀었다.
그리고 변호사가 설명을 했다.
택봉이는 아내에게 제주도의 별장과 부속토지를 남겼다.
택봉이의 가족들에게까지 다 통보된 내용이라고 했다.
변호사의 말로는 가족들 외에는 가장 큰 액수의 유산상속이라고 했다.
나는 그까짓 제주도의 별장이라고 해봤자 어디 산속에 움막이겠지
하는 가벼운 생각을 했다.
변호사가 계속 말을 이어서 했다.
"별장과 부속토지 합쳐서 시가 15억원정도 합니다.
아마 상속받으시면 세금이 부과되실 겁니다."
아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는 입이 떡 벌어졌다.
택봉이가 책도 많이 써서 돈이 많은건 알았지만 가족들 말고 아내에게
15억짜리 별장과 땅을 상속한다는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아내는 고개를 숙인채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변호사가 주절주절 이야기를 계속했다.
교수님이 쓰신책들은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의 경제학과에서
수업교재로 쓰이고 있어서 일년에 걷히는 인세만 해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라고 했다.
아내에게 남긴 유산은 교수님의 전체 유산중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이었다.
시팔 내 주위에는 왜 이렇게 부자들이 많은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솔직히 말하면 내 주위는 아니었다. 아내 주위였지….
아내는 작은 종이박스였는데 나는 주먹을 쥔것 크기의 작은 나무상자였다.
아주 작은 나무상자였다.
나무상자는 본드로 붙인건지 아주 단단하게 붙어있어서 열수가
없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상자를 열려다가 포기를 했다.
상자위에 한문으로 세자가 쓰여져 있었다.
첫자는 이게 불자이다 나도 이정도는 안다 아니불자인것 같은데
다음 두자는 몰랐다.
나는 아내에게 물었다.
"이거 뭐라고 쓴거야?"
아내가 작은 목소리로 내 귀에 대고 말해주었다.
"불한당이요…."
이런 개새끼….죽으면서도 장난을 치다니…..
나는 이 상자 하나인가?
내가 상자를 보면서 생각을 하고 있는데 변호사가 서류를 더 내밀면서
말을 했다.
"편견씨에게 교수님이 남긴것이 더 있습니다.
교수님이 타시던 레인지로버 차량을 편견씨에게 남기셨습니다."
서..설마 동영상에 나오는 그 레인지로버인가?
나는 설마하면서 서류를 보았다.
년식이 그게 아니었다.
작년에 나온 신형이었다.
먼저 타던 레인지로버를 작년에 신형으로 또 바꾼 모양이었다.
하여간에 돈도 많은 놈이다.
세단은 누구주고 나는 레인지로버를 주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나저나 작년에 나온 레인지로버면 내차보다도 훨씬 비쌀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아내에게 남긴것에 비하면 작지만 그래도 억대가 넘는 아니 이억에
가까운 고급차량이다.
SUV차량중에서는 거의 제일 비싼차중의 하나인데….
동영상에 나오던 구형도 아니고 작년에 바꾼 신형차를 왜 나한테
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아해 하고 있는 나에게 변호사가 말을 했다.
"여기도 사인을 좀 해주십시요…
교수님이 남기신게 하나 더 남았습니다."
나는 서류를 보았다.
영어로 된 서류가 잔뜩 있었다.
이게 뭐지 하면서 서류를 넘기다 보니까 어디서 많이 보던놈이
서류안에서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택봉이가 레인지 로버에 이어서 포개를 나에게 유산으로 남긴것이었다.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벙찐 표정으로 변호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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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뭐 이런 개새끼까지 유산으로…..
제가 안 받을수는 없는겁니까?"
내가 변호사에게 말을 했다.
변호사가 나를 보더니 말을 했다.
"편견씨가 알렉산드로를 맡아주지 않을 경우 알렉산드로를
안락사 시키라는 교수님이 저에게 남기신 내용이 있습니다. 여기…."
변호사가 나에게 임교수가 변호사에게 남긴 자필 편지의
일부를 보여주었다.
변호사에게 자필로 주구장창 별의 별 세부적인 내용을 다 남긴
모양이었다.
내가 서류에 사인을 하자 변호사가 나에게 인사를 했다.
"교수님이 정말 아끼시던 개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편견씨가 안맞아주시면 정말 안락사를 시켜야 할 처지입니다.
맡아줄 사람이 없습니다.
사모님과 가족들도 결국 미국으로 다 돌아가실 예정입니다."
"그리고 여기 협회 가입 서류에도 자필 서명해주시고 핸드폰 번호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교배를 원하시는 분들이 편견씨에게 따로 전화를 드릴겁니다."
변호사에게 사인해줄것은 다 사인을 해 주었다.
등기이전작업이 진행될 것 이라고 했다.
자동차의 소유권 이전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포개는 그런거 필요없었다.
그냥 내가 데리고 가면 되는 것이었다.
변호사가 말하기를 포개는 오로지 교수님만 돌봤었다고 했다.
사모님도 포개가 너무 커서 부담스러워 했다고 했다.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일것만 같았다.
포개는 밤에 보면 진짜 무시무시 할 것 같았다.
레인지로버에 포개를 실은후에 데리고 가면 땡이었다.
가만히 생각하니까 레인지로버를 나에게 남긴 이유가 포개 이동용으로
남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개를 태울만한 차는 레인지로버나 내 차인 에스컬레이드외에는
드물것 같았다.
포개의 덩치가 워낙에 커서 말이다.
포개와 포개가 먹던 사료푸대를 레인지로버에 실었다.
그 외에 개밥그릇과 포개관련 용품들을 실었다.
그리고 포개의 커다란 개집은 에스컬레이드의 뒤에 실었다.
일단은 가져가는데 새로 좀 보수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변호사와 인사를 하고 몇가지 이야기를 좀 더 한 후에 아내가 에스컬레이드를
운전하고 나는 레인지로버를 운전해서 택봉이의 집을 떠났다.
우리의 커다란 차 두대가 떠나는 것을 변호사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추억이 많은 장소였다.
개같은 추억이 말이다.
이제 다시는 이 곳에 올 일이 없을 것이다.
아마 이곳은 가족들이 처분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에서 개를 못 키우는건 아니었지만 포개는 말이 안되었다.
엎드린 사람보다 더 큰놈을 어떻게 아파트에서 키우겠는가….
편셔리로 향했다.
아내가 운전한 에스컬레이드에서 개집을 먼저 내리고
아내는 먼저 집으로 가게 했다.
나는 하는수 없이 영식이와 포개집과 사료들 그리고 짐들을 옥상으로
옮겼다.
포개는 넓은 옥상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얌전히 있었다.
아무리 봐도 포개가 너무 풀이 죽어있는것 같았다.
영식이는 포개가 너무 커서 접근도 못하고 있었다.
나는 영식이에게 포개를 맡기고 회사로 갔다.
가서 밀린 일들을 좀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집으로 왔다.
저녁을 먹고 애들이 다 잠든 늦은 밤에 아내와 단 둘이 안방에 있었다.
아내의 화장대 위에 택봉이가 남긴 종이박스가 있었다.
"저거 아직 안 열어봤어?"
내가 아내에게 말을 했다.
아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불한당이라는 한문이 씌여진 상자를 가지고 와 보았다.
아무리 해봐도 열리지 않는 나무상자였다.
나는 화가나서 상자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상자가 박살이나면서 상자안에 있던 유에스비가 보였다.
이런……아무런 상자도 아니었다.
단지 유에스비를 보관하기 위한 상자였었다.
괜히 열라고 용을 쓴것 같았다.
처음부터 부숴버리면 되었을 것을….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아내도 그걸 보고서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아내와 같이 보고 싶었다.
무슨 내용이던 말이다.
내가 이걸 같이 봐야 아내도 자기가 받은 상자안의 것을
나와 같이 볼 것 같았다.
나는 노트북을 가져와서 아내와 침대에 같이 등을 기대고 앉아서
유에스비안에 달랑 하나 있는 동영상을 재생시켰다.
치지직 거리더니 임교수가 보였다.
자신의 방 같았다.
카메라를 책상 앞에 놓고 찍은 모양이었다.
책상에 앉아 있는 임교수의 모습이 보였다.
"야, 이 불한당 같은 놈아…..
내가 너한테 할 말이 좀 있어서 이렇게 직접 영상을 남긴다.
아마 니놈은 내가 죽어서 좋아하고 있겠지?
내가 안봐도 다 안다 이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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