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눈꽃의 후회 008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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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눈꽃의 후회 008 ----------------------------------------------
나는 확대한 사진을 원본사이즈로 환원시키지도 못하고 그대로 멍하니
노트북 화면만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머드축제화면을 이미 예전에 본 후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미친장면이 그나마 빨리 인식이 된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원래 포르노를 보아도, 관장약을 넣어서 분수처럼 뿜는건 자주 나와도
저렇게 된 변을 보게 하는 경우는……
아니….저게 사진이라서 그렇지…
현장에서 얼마나 냄새가 날 것인가?
페브리즈를 뿌려가면서 하는 것도 아닐테고, 천연방향제를 놓아둔 것도
아닐텐데….
기가 막혔다.
다른 사진들을 빠르게 열었다.
전부 비슷한 류의 사진들이었다.
대변이 아니면 소변…..그리고 아래에 놓여진 그걸 받아내는 대야들….
그리고 아내의 주변에 남자 네명이 이젠 옷을 다 벗은채로 아내의 주위에서
있었는데, 이게 동영상이 아닌 사진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 인간들이 뭔 짓을 하는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은 마치 무슨 예술의식을 거행하듯이 그 것들을 받아내고 치우는것
같았다.
졸라 냄새날텐데…..미친새끼들….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솔직히 똥 싸는거 처음도 아니고, 인간들은 누구나 먹는만큼 싼다.
많이 처먹는 놈은 시도 때도 없이 쌀 것이고.
조금 처먹는 놈들은 조금 쌀 것이다.
탄수화물과 섬유질 위주의 식사를 하는 놈들은 조금 덜 구린 똥을 쌀 것이고,
육류위주의 단백질 식사를 하는 놈들은 진짜 졸라게 구린 똥을 쌀 것이다.
조개를 좋아하는 아내는 비린 똥을 쌀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내 인생이 비리게 느껴지는것 같았다.
이미 이혼한 년인데 똥을 싸던 설사를 하던 지 꼴리는대로 살게 내버려
두어야 겠다는 결심을 다시 한 번 했다.
그동안 비슷한 결심을 적어도 백번은 한 것 같았다.
그나마 한 해의 마지막날 이 메일을 발견해서 다행이었다.
한 해의 첫날 이 메일을 열어보았으면 한 해가 변 같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사진들을 다 열어보고, 마지막 사진이 한 장 남았다.
나는 얼른 보고 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사진을 열었다.
아뿔싸……
나는 영화 매니아이자, 미드 매니아이다.
웬만한 미드는 안 본게 없었다.
하지만 미드는 볼때마다 혈압이 오른다.
특히 사십분이 넘어가면 초조해지기까지 한다.
한번도 곱게 끝난적이 없다.
끝나기 전에 꼭 뭔가 되게 궁금한 이야기를 하려다 말려다, 하려다 말려다가
딱 끝나버린다.
거의 매회마다 그 지랄을 한다.
물론 미드중에 가족드라마나 이런건 좀 덜 그러지만, 그런건 재미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범죄수사물이나 추리물이나 이런쪽은 백이면 백
다 그 지랄들을 한다.
특히나 시즌이 넘어가는 때면 아주 극에 달한다. 시즌2에서 시즌3으로
넘어갈때 시즌2 마지막회는 아주 엄청나게 궁금한 내용을 던져놓고는
화면을 딱 끊어버린다.
씨발놈들…..
리모컨을 몇 번을 집어던진줄 모른다.
바닥에 집어던지면 깨지니까 항상 푹신한 소파의자로 집어 던지지만….
그렇게 혈압이 올라서 다시 미드보면 내가 시팔 편견이 아니라
편개새끼다라고 되뇌이면서도 다음 시즌이 나오면 한편 한편 차곡차곡
미드를 보고 자빠지는 나를 발견할수 있었다.
한번쯤은 그런 생각도 했었다.
시즌이 다 끝날때까지 모았다가 봐야지 하는 생각에 보지않고 참을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밤에 잠이 안온다.
시팔…다음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궁금해서 잠이 안온다.
옥봉옥이 이 씨발놈이 지금 날 가지고 노는건가?
진짜 믿을수가 없는 마지막 사진 한 장을 보고나서 내가 미드 시즌2
마지막회를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이 개새끼는 앞으로 나에게 사진을 더 보내겠다는 것인가?
그런 뜻으로 이런 사진을 제일 마지막에 배치한 것인가?
아내가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하지만 눈밭위에서 나무에 매달릴때처럼 두 다리가 모인채 매달려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높이 매달려 있는것도 아니었다.
아내의 머리가 다다미조의 방바닥에서 그리 많이 떨어져 있지도 않았다.
사람 키 높이로 꺼꾸로 매달린 것이었다.
다리가 벌려져 있었다.
한문 글씨가 아랫배 수술상처에 잔뜩 써 있어서 아까 눈여겨 보지를
못했는데, 아내의 음모가 보이지 않았다.
아까 변에 너무 집중을 하느라 음모가 있던 부분에 있던 검정 글씨들이
음모인줄 알았던 것 같았다.
하지만 화면을 정확히 확대해보니 그건 음모가 아니었다.
그냥 먹물로 쓴 한문 글씨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심심하면 미는 년이다.
지가 고3도 아니고 고3때 공부 못 하는 놈이 마음잡고 공부한다고 대가리
빡빡미는것처럼 자주 음부털을 밀어대는 년이라서 뭐 새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진짜 놀란것은,
음부털이 없어서도 아니고,
아내가 거꾸로 매달려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거꾸로 매달린 아내의 아래에 고무다라 같은것이 하나 있었다.
아까 변을 받던 다라는 아닌것 같았다.
내가 진짜 놀란 이유는 그 다라안에서 헤엄치는듯이 파닥대는 모습이
찍힌놈들 때문이었다.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놈들….
민물에서 사는 놈들과 바다에서 사는 놈들은 내가 딱보면
구분이 되는 놈들이다.
내가 워낙에 좋아하니까 말이다.
옛날에 마회장과 가서 먹던게 생각이 났다.
저걸 먹다가 사장들 좆을 빨아주던 윤진경이도 생각이 나고 말이다.
다다미조의 방바닥에 있는 고무다라에는 민물장어 두마리가 막 움직이는
듯한 사진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사진은 끝났다.
씨발놈…..
여기서 사진이 끝나면 다음 상황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예전에 비슷한 포르노류를 본 적이 있었다.
포르노 역사만 삼십년이다.
내 인생에 있어서 복싱의 역사 다음으로 긴게 포르노의 역사인데….
복싱을 시작한 5학년 열두살시절은 아직 포르노에 심취하기 전이다.
그러니까 포르노 역사가 복싱보다는 짧았다.
저런류의 포르노를 한두편 본게 아니었다.
머리속에 그림이 쫘악 그려졌다.
정말 미친새끼들….
바다장어인 갯장어나 붕장어인 아나고는 저런 모양이 아니다.
저건 백프로 민물장어이다.
더 이상 생각을 멈추었다.
더 생각을 하다가는 나 까지 미쳐버릴것만 같았다.
참을만큼 참았다.
원래 제일 무서운 복수는 무관심이다.
내가 너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 만큼 상대방 기를 꺽어놓는것은
없는 것이다.
욕을 하고 지랄을 하고 하는 것도 관심의 일종이다.
사랑했던 연인을 찌르고 하는것도 결국에는 무관심으로 이르지 못해서
쌍방 파멸로 가는 것이다.
무관심 만큼 큰 복수는 세상에 없는 것이다.
오죽하면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겠는가….
봉옥봉이는 성공한 것이다.
참고 또 참고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내가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으니까 말이다.
[봉옥봉씨 보세요
오연지는 이제 내 부인이 아닙니다.
이혼도 했고 이젠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하지만 하나 알려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오연지의 배에 있는 상처는 자궁암 수술을 한 자국입니다.
자궁을 드러낼 정도로 위급하고 중한 상황이었습니다.
아직 수술을 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게 아닙니다.
일상 생활이나 일반적인 성생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겠지만
과도한 변태 행위는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질병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완치가 된 상태이지만 그 점도 고려하시어
너무 추운곳에서의 변태행위는 해로울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너 이 씨발놈아 한 번만 더 메일 보내면 일본으로 쫒아가서
찢어 죽여버린다.
오연지를 구워먹던 삶아먹던 민물장어랑 놀게하던, 유니콘이랑 떡을 치게하던
그건 니네들이 알아서 하고, 난 씨발놈아 너 같은 변태가 아니니까
제발 나한테 메일 좀 보내지 말어 이 씨발놈아…
메일 계정을 바꾸고 싶어도, 너 같은 새끼 때문에 몇 년 동안 쓰던 계정을
바꾼다는게 기가 막혀서 안 바꾼다.
이 개새끼야…
한번만 더 메일 보내면 한국에서 사람 보낼줄 알어…..
곱게 오연지랑 둘이 떡이나 치면서 살어….씨발놈아
사진 같은 것 좀 고만 보내고….이 똥 같은 새끼야….]
다 치고 나니까 나는 뜨거운 콧김을 내 뿜으면서 씩씩대고 있었다.
너무 욕지거리를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봉옥봉이는
그 동안의 전적으로 보아, 더 이상 해도 상관없는 새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놈의 미끼를 문걸 모르는게 아니었다.
상대방이 아무리 도발을 해도 그걸 웃어 넘긴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새삼 깨닫는 것 같았다.
상대방이 아무리 지랄을 하고 발광을 하고 해도 그걸 무시하는건
정말 힘든일이었다.
결국에는 지랄이고 발광이고 모두 자신을 봐 달라는 이야기인데,
그걸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결국에는 지랄하는 놈이 먼저 지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나는 그 간단한 인생의 진리를 알면서도 봉옥봉이 던진 미끼를
덥썩 물었다.
벌써 발송 버튼을 눌렀으니까 말이다.
쓰면서 계속 후회를 했지만, 너무 열이 받아서 안 보낼수가
없었다.
내가 사랑하는 민물장어를 가지고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사진을
보내다니….
이미 술을 한 잔 걸친 상태였지만 열이 팍 받아서 술이 다 깨버렸다.
주방으로 가서 술을 찾았다.
찬장을 열다보니 조니워커 레드가 한 병 있었다.
시팔….아껴둔건데….
내 사랑 조니워커….
글라스에 조니워커를 부어서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러지 않고서는 잠을 잘수가 없을 것 같았다.
조니워커는 참 기분이 좋아지는 술이다.
아주 비싼 고급 양주는 아니지만, 난 조니워커의 그 익숙한 향이 좋았다.
비싼 블루 라벨이 아니더라도…..레드 라벨 정도만 해도 나에게는
과분했다.
조니워커때문에 오랜만에 푹 잔것 같았다.
식탁위에 있는 조니워커 레드 한 병을 보았다.
그리고 그 옆에 맥주 세병까지….
조니워커 레드 한 병을 십분도 안되어 글라스에 따라서 안주도 없이
급하게 마시고, 입가심으로 맥주 세병을 마시고 바로 잠에 들었다.
애들이 집에 있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강이가 있기 전에는 가끔 집에서 술도 마시고, 옛날에 영식이가
주류도매트럭을 할때는 가끔씩 국산 양주를 박스로 쌔벼서 줘서
먹고 그러기는 했지만, 강이를 내가 돌 본 후로는 집에서 술은
거의 먹지 않았다.
아이들은 밤에 열이 날수도 있고 돌발상황이 발생할수가 있으니까
밤에 집에서 술은 가급적 자제를 했었다.
아이들이 시골에서 편하게 있으니까 내 마음이 많이 풀어져서 그런것……
이런 젠장….
그런게 아니었지….
아내 때문에 야마가 돌아서 그런거였다.
엄밀히 말하면, 아내가 아니라 꺼꾸로 매달린 아내와, 그걸 앞에 앉아서
쳐다보고 있는 봉옥봉이 때문에 그런거다.
봉옥봉이는 왜 그런걸 나한테 사진으로 보냈을까?
아직 확인된건 아무것도 없었다.
마회장이 항상 말했다.
팩트에 집중하라고….
팩트가 없이 온갖 가설과 추측만 하다가 병신되기 일쑤라고….
그렇게 추측만 하다가는 자기 안에 덫에 갇혀서 나오지 못하는거라고
일을 하면서 항상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또 그럴수밖에 없었다.
벌거벗은 여자가 가랑지를 쫙 벌린채 꺼꾸로 매달려 있고,
그 아래 고무다라에 민물장어 두 마리가 파닥대고 있으면 뭐가
생각이 나겠는가….
아가리에 그걸 넣던 후장에 쳐넣던….아니면 다른 구멍에 쳐넣던…
포르노를 한 번 이라도 본 인간은 그런걸 생각하지 않을까?
나도 그래서 흥분을 해서 술을 먹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팩트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봉옥봉이가 내가 미끼를 물게 하기 위해서 변과 오줌을 가지고 간을 보다가
막판에 그런 의미심장한 사진을 하나 끼워넣은 것 일수도 있었다.
진짜 그 장어를 가지고 뭘 했는지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어찌되었든 봉옥봉이가 진짜 의도가 무엇이든간에…..
봉옥봉이가 저 민물장어를 삶아 쳐먹었든 아니면 구워 먹었든
그것도 아니면 진짜로 괴상한 포르노를 찍었든간에…
나에게 메일을 보낸 소기의 목적은 성공한 것이었다.
어찌되었든 내 반응을 이끌어냈으니까 말이다.
내가 봉옥봉이게 심리전에서 진것이 확실했다.
원래 상대가 지랄을 하던 욕을 하던 소 닭 보듯이 상대를 안 해주면
상대는 더 지랄을 하고 더 발광을 하고 더 심해지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약점과 치부를 찾아내보려고 최후의 발악을 하게된다.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한 번도 안 봐준다면….
결국은 그 욕이 자신에게 뒤집어써지는 똥바가지인것을 깨닫고
지풀에 자빠지게 되는 것이다.
나는 그런것을 너무도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알면서도 흥분해서 당했다.
내가 진 것이었다.
봉옥봉이에게 답장을 보내서 욕을 한 것이 무척이나 후회가 되었다.
그냥 보기만 하고 바로 술이나 마시면 될것을….
왜 답장을 보냈을까….
너무 후회가 되었다.
푹자고 일어난 새해 첫 날 아침부터 후회가 밀려왔다.
에버라스트 트레이닝복을 입고 그 위에 파카를 걸쳤다.
주방에서 칼과 몇가지를 챙겼다.
커다란 가방에 챙긴것들을 넣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에스컬레이드를 몰고 수산시장으로 향했다.
참, 말도 안되는 행동이지만, 정초 벽두부터 민물장어가 먹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정월 초하루부터 수산시장은 사람들이 참 많았다.
이 아침 이른 시간부터 수산물을 사러 나온 사람들이 꽤 되는 것 같았다.
나는 싱싱한 민물장어를 구입을 했다.
아주 파닥파닥 대는 힘들이 장난이 아닌 놈들이었다.
한두마리 가지고는 간에 기별도 안갈것 같아서 좀 많이 구입을 했다.
편셔리로 왔다.
첫날이라서 그런지 편셔리도 한가하고 좋았다.
문을 연 점포는 없는것 같았다.
약국도, 병원도, 체육관도, 도시락집도, 다른 기타 점포들도 모두
문을 닫고 있었다.
나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수왕보 안의 수납장에 있는 것들을 꺼냈다.
날씨가 추운 겨울이지만 얼른 불을 피웠다.
그리고 가방에서 도마와 칼을 꺼내고 장어를 다듬기 시작했다.
장어를 재빨리 다듬었다.
생선이나 생닭 다듬는건 진짜 빛의 속도로 할 수가 있었다.
취사병 생활을 한지 어언 이십오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칼솜씨는 여전했다.
잘 다듬은 장어를 불에 굽기 시작했다.
양념을 하지 않은 소금구이였다.
그리고 집에서 가지고 온 재료들로 즉석 데리야끼 소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절반은 소금구이로 먹고, 절반은 데리야끼소스를 발라서
구울 것이다.
그렇게 새해의 첫날 편셔리 옥상에서 민물 장어를 구워서 먹고
온천에서 몸을 씻었다.
아주 개운하고 좋았다.
혼자였지만 외롭지 않았다.
아버지가 한 말씀이 정확했다.
나는 어떠헌 역경이 닥쳐도 먹을것만 있으면 살아갈 놈이라는 것 말이다.
아버지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인것 같았다.
그렇게 오후까지 편셔리 옥상에서 온천을 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장어를 너무 배터지게 먹어서 몸이 늘어지는 것 같았다.
장어꼬리가 효험을 부리면 아래에 힘이 팍팍 들어갈텐데…
그것 또한 조금 걱정되기는 했다.
오후가 되어서 집으로 왔다.
한번은 미끼를 물었지만, 두 번 다시 물지 않을 것이다.
봉옥봉이는 아내 말에 따르면 일유대를 나온놈이다. 게다가 유학까지
다녀와서 젊은 나이에 일유대 강사를 할 정도면
대단히 똑똑한 놈일 것이다.
똑똑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오연지를 떡주무르듯 가지고 놀던
놈이다.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한번은 미끼를 물어서 답장을 했지만, 두번째부터는 진짜 달관작전을
쓰기로 했다.
아내를 묶어놓고 그 아래 아나콘다 한마리가 또아리를 틀고 있어도
눈 하나 까딱 안하기로 했다.
내가 병신이었다.
그냥 무관심하면 될 것을…
내가 더 날뛰면 내가 아직도 관심이 있고, 내가 아직도 신경을
쓴다는것을 상대에게 보여주는 꼴밖에는 안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욕을 하고 지랄을 한 것이 상대에게는 그렇게 보일 것이다.
욕은 하지만 아직 오연지를 못 잊어서 그런다고 생각할것이다.
분명히 봉옥봉이가 보기에는 말이다.
어휴 시팔…..
생각 같아서는 앞에 있으면 원투 스트레이트로 아주 박살을 내버리고
싶었지만, 폭력은 이제 쓸수가 없었다.
내 앞에 그 놈이 있는 상황도 있을수가 없고 말이다.
집에서 저녁은 짜장라면을 삶아서 계란후라이를 얹어서 먹었다.
애들이 없는데다가 아침부터 고단백 식품인 장어를 꼬리 조각 하나 안 남기고
삼태기로 구워 먹어서 그런지….저녁은 대충 먹고 싶었다.
티브이 뉴스를 보면서 스마트폰을 열었다.
종일 스마트폰은 손도 안대고 있었다.
여기 저기서 안부 문자들이 와 있었다.
나도 부지런히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안부문자 답신을 해주었다.
아연이가 강이 사진을 찍어서 카톡으로 많이 보내놓았다.
새로 아연이와 강이가 같이 찍은 사진으로 핸드폰 배경화면을 바꾸었다.
강이는 내려간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양 볼이 빵빵했다.
할머니가 너무 잘 걷어먹여서 그런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사골국물에 밥을 말아주면 한 그릇씩 뚝딱 한다고 하는데 말이다.
이것 저것 스마트 폰을 보다가 메일 계정을 보았다.
아 이런 육시랄놈의 새끼….
봉옥봉이는 어제 메일을 보내고 오늘 또 메일을 보냈다.
시간을 보니까 오늘 새벽에 보낸 것이었다.
내가 어제 밤에 답장을 보냈으니까 아마 내 답장을 새벽에 보고 바로 다시
답장을 한 것일까?
나는 일단 릴렉스를 외치고 메일을 열었다.
다시는 답장 같은 건 없다는 생각을 했다.
[편견씨, 답장 잘 받아보았습니다.
연지에 대한 건강 염려는 저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편견씨 이상으로 연지 건강을 챙기고 있으니 그 점은 염려 놓으시지요.
제가 내일 국제특송으로 물건을 하나 보내겠습니다.
며칠내로 들어갈겁니다.]
뭔가 이런 개새끼…..
내용은 이게 다였다.
더 이상 아무 내용도 없었다.
사진 첨부 파일도 없었다.
정말 뭔가 이 개새끼…
나를 가지고 노는 것만 같았다.
이런 씨발놈 민물 장어를 말려서 보낼래나?
아니면 밧줄을 보내는건 아니겠지?
설마 오연지를 국제특송으로 보내주는건 아니겠지….
내가 지금 농담이나 생각할때는 아닌데 그런 생각을 하니까 너무 웃겼다.
에라이 좆이다 이 좆봉같은 새끼야….
이런거에 연연하지 않고 살기로 했다.
진짜 아버지 말 마따나 돈도 많은데, 즐기면서 살아야 되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돈이 돈을 번다고, 이제는 아연이 교수 만드는 정도의 돈은 문제가
아닌것 같았다.
재산은 점점 불어나고 있었다.
편셔리 생긴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쓰는건 얼마 되지 않는데 마대정보진흥에서 매월 수익을 정산받고,
편셔리 임대수익에 아파트 월세 받는거에….아주 그냥 돈이 천지사방에서
들어오고 있었다.
들어오는 길은 여러군데 뻥뻥 뚫려 있는데, 돈이 나가는 구멍은 콧구멍
보다 작은것 같았다.
돈 만원 쓰는것도 생각을 하면서 쓰니까 돈이 쉽게 잘 나가지 않았다.
내가 오연지에 대해서 단 일프로의 관심도 없다면 진짜 무관심 할텐데…
아직은 그게 조금은…아주 조금은 힘들어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부터 다시 일상 생활이 시작되었다.
마회장은 일월 중순쯤에 일본 동경으로 가기로 했다고 했다.
현지에 재일교포 부품상과 통화를 하면서 부품들을 미리 다 주문을
해놓는것 같았다.
마회장이 직접 가서 호환성 테스트 같은것을 시험해본후에
국내로 들여와야 한다고 말을 했다.
"편이사 진짜 같이 안갈래?
나 이번에 진짜 화끈한 곳에 가서 즐길껀데…
내가 간숙이 몸에 손도 못댄지 어언 몇 달이냐….
혹시나 잘 못 될까봐 진짜 조심조심했다…
이번에 일본가서 좀 풀고오게…."
마회장이 음흉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을 했다.
"싫어요….제가 일본으로 가면 뭔 돌발행동을 할지 몰라서 안갈래요…"
"너 애들도 다 시골집에 대려다 놓았다면서 뭔 걱정이냐…
하여간에 니 맘대로 해라….
넌 한국에서 짬뽕이나 먹고 있어라…난 일본가서 라멘먹고 올테니까…"
마회장이 웃으면서 말을 했다.
그렇게 오전시간이 지나가는데 전화가 왔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000입니다."
공손한 여자의 목소리였다.
나긋나긋한게 무슨 나레이터 모델들 목소리 같았다.
보험회사였다.
"아…네…….."
"네 사장님 이따가 오후 네시쯤에 찾아뵈어도 괜찮을까요?"
나는 네시경에 편셔리로 직접 오라고 했다.
그리고 작년에 계약한 남자 직원분 어디갔냐고 물으니까 그 분은
다른 보험회사로 이직을 하셨다고 했다.
아까비….남자가 신중하게 생긴게 믿음직했는데….괜히 아쉬웠다.
하여간에 누가 오던간에 보험회사 직원만 제대로 오면 문제는 없었다.
나는 오후에 퇴근을 해서 편셔리에서 바로 운동을 했다.
네시에 온다고 했으니까 세시 사십분까지만 운동을 하고 샤워 딱 하고
기다리면 되겠지 하고 생각을 했다.
런닝티만 입고서 샌드백에 봉옥봉이와 쟈니를 묶어놓았다고 생각을 하고
두들기고 있었다.
씨바랄 전봇대 같은 새끼들…..
무적의 편견 펀치를 받아라 하는 심정으로 한 방 한 방 야무지게
샌드백을 패고 있었다.
그때였다.
"편사장님, 편사장님 계세요?"
홍진이의 목소리였다.
저 새끼 전기 합선 될 만한데 없나 구석구석 빌딩 일층부터 차근차근
다 뒤지라고 일을 시켜놓으니까 체육관에 기어와서 또 장난을 친다는
생각을 했다.
"야 이 병신아…..편사장이 뭐냐….또 뭔 장난을 치려고….씨부럴…."
나는 홍진이를 쳐다보면서 웃으면서 말을 했다.
홍진이가 터져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편사장님, 보험회사에서 오셨대요…"
홍진이는 혼자 웃음을 터트리면서 도망을 쳤다.
홍진이의 뒤에는 웬 늘씬한 젊은 여자 두 명이 서 있었다.
홍진이는 내가 여자들 앞에서 욕을 하니까 웃겨서 도망을 친 모양이었다.
체육관 벽에 달린 시계를 보았다.
세시반이었다.
이런 시팔…네시에 온다고 했으면서…
나도 급 당황을 했다.
우리끼리 있을때 하던 막말을 다른 외부 손님들 앞에서 했으니까 말이다.
"아 죄송합니다.장난 치는줄 알구요…
바로 옷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잠시만 저기 사무실에서 기다려 주세요…"
나는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바로 샤워실로 뛰어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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