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2] 눈꽃의 후회 015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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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눈꽃의 후회 015 ----------------------------------------------
실내의 방들을 보았다.
다다미식의 비슷한 방들이 꽤 많았다.
침대가 없이 전부 바닥생활을 하는 모양이었다.
아내는 평생을 침대에서 자던 여자인데…
아 물론 학생때는 아니겠구나….단칸방에서 장모님과 둘이 살았을테니까
말이다.
결혼후에는 거의 침대생활만 했었는데…..
바닥에서 잘수가 있으려나?
홍콩에서 아내와 쟈니가 살던 박물관만하던 집의 그 어마어마하게 크던….
마치 무슨 보트 만하던 침대가 생각이 났다.
그런 침대에서 자던 여자가 다다미방에서 요이불을 깔고 자는게 편할까?
지가 와서 사는거니까 뭐….내가 신경쓸 바는 아니었다.
집 구조가 진짜 과거와 최첨단을 동시에 엿보는 그런 집이었다.
정원의 끝쪽으로 별채같지만 본채하고 이어진 방이 하나 더 있었다.
방에 이어진 방인데 옆으로 여닫는 일본 전통의 문을 여니까
향냄새가 진하게 올라왔다.
이게 무슨 향 냄새일까?
제사때 쓰는 그런 향냄새하고는 뭔가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했다.
"이 방은 명상의 방입니다. 이 집 공사를 할때 이 방만 공사가 잘 못 되어서
몇 번이나 보수공사를 한 방입니다.
바깥쪽 외벽하고 맞닿은 방이라서 결로가 심하고 곰팡이가 너무 많이
피어서 처음에 아주 골치 많이 아팠던 그런 방입니다.
그래서 보수공사를 몇 번을 하면서 아예 창문들도 채광만 되도록 해놓고
고정을 시켜버렸습니다.
그리고 틈이란 틈은 전부 매꾸었더니 이젠 환기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예 이렇게 전통 신당처럼 꾸며놓았습니다.
가끔씩 손님들이나 회사 직원들이 명상을 하도록 낮에는 개방을
해 놓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이 방에 마음대로 드나들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이 벽에 그린 그림들은 일본 전통의 민속종교인 음양합궁교라는
지방의 작은 토속 종교의 그림들인데, 저는 잘 모릅니다.
이런거 관심도 없구요.
다만 일본틱 하게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이렇게 꾸며놓은 겁니다."
"여기 집 일을 봐주시는 할머니가 어릴때부터 음양합궁교의
신자였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할머니의 소개로 음양합궁교 분들이 방을 꾸며주신겁니다."
"직원들이 낮에 쉬는 시간에 가끔 여기서 명상을 하고 기도도 하는데,
한 시간 이상 있으면 골치가 아프다고 하더라구요.
그게 저 향냄새 때문인지….아니면 환기가 되지 않아서 그런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환기는 되게 안되는 방이거든요. 어찌되었든간에 저는 별로 이용 안하고
저희 직원들이 가끔 낮에 여기 정원을 구경하고 명상을 하는 곳입니다.
저는 저 향냄새가 좀 이상한데, 낮에 청소 해주는 할머니가 음양합궁교
신당에서 가지고 와서 여기도 피우시는거라서…..
이 집을 처음 짓고나서부터 청소를 해주시던 오래된 할머니십니다.
그 할머니께서 매일 저렇게 향을 피워놓으십니다.
신기한게 저 향을 피우니까 곰팡이도 전혀 피지 않아서 저도 뭐라고
안하고 있습니다."
참 말 많다 많다 이렇게 말 많은 새끼 진짜로 처음 본다는 생각을 했다.
차를 우릴게 아니라 시원한 삐루나 한 잔 떙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말로 맥주가 삐루라고 홍진이가 맥주 처먹을때마다
삐루 삐루 하던 생각이 났다.
영식이나 홍진이는 잘 지내고 있을까?
신당같은 방을 쭈욱 둘러보면서 옥봉이의 설명을 듣는데 여닫이
문이 열렸다.
"시원한 맥주 준비해 놓았어요. 이리 오세요….."
"아….술을 준비하느라 그리 시간이 걸렸구나. 난 차를 우리는줄
알았는데….하하하하"
봉옥봉이 혼잣말을 하더니 크게 웃었다.
저 꾸민것 같은 웃음 좀 누가 못 웃게 아가리를 좀 막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삿뽀로 맥주였다.
다다미방의 교자상에 삿뽀로 맥주와 육포와 마요네즈 소스가 있었다.
삿뽀로 맥주는 우리나라에도 이젠 아무데서나 쉽게 살수가 있어서
그리 새롭게 보이지는 않았다.
삿뽀로 맥주를 보니까 지금쯤 삿뽀로의 어느 풍속업소에서 등짝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그동안 묵혀두었던 회포를 풀고 있을 마회장이 생각이 났다.
마회장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
나도 물을 좀 빼고 싶은데 말이다.
오늘 물을 뺄 일은 없을 것이다.
자위행위를 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아내가 내 글라스에 삿뽀로 맥주를 따라주었다.
그리고 옥봉이의 잔에도 맥주를 따랐다.
글라스가 길쭉하니 신기하게 생긴 모습이었다.
셋이 건배를 했다.
솔직히 셋중에서 제일 미친놈은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혼한 전 남편이, 이혼하고 집 나가서 딴 놈하고 살고 있는걸 찾아서
일본까지 와서 이혼한 전 부인과, 그 상간남까지 셋이서 마주 앉아서
맥주잔을 짠 하고 부딪치고 간빠이를 하고 있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
하지만 맥주는 시원했다.
육포가 우리나라에서 먹던 그런 육포가 아니었다.
"와규육포인데 아주 부드럽습니다. 이빨이 좋지 않은신 노인분들이
아주 즐겨드시곤 하죠….하하하하"
아악…..
하여간 안끼어드는데가 없었다.
빈 맥주명이 몇 명이 쌓였다.
아내도 맥주를 좀 마시는 것 같았다.
그렇게 주절주절 옥봉이 혼자 떠들고 아내와 나는 그걸 멍하니
들으면서 맥주만 먹고 있었다.
내가 육포를 하도 빨리 먹어서 아내가 육포를 더 내왔다.
아내는 아예 육포를 삼태기로 가지고 왔다.
나랑 살았던 지난 세월 때문에 나를 너무 잘 알아서 그러는것 같았다.
그렇게 주절대던 옥봉이가 아내를 보면서 말을 했다.
"연지야, 아까 식사 하면서 내가 보여 드리라고 했던 그거
여기서 편견씨 좀 보여드리자.
편견씨 직접 만나보니까 우리 연지가 아직도 사랑하는 마음을
떨쳐버릴수 없을만 하네….
정말 좋은분이네….하하하하…."
"………………….."
아내는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아내도 맥주를 두어병 이상은 마신것 같았다.
"연지야 뭐해…얼른….내가 편견씨 한테 자랑하고 싶어서 못 견디겠다."
옥봉이가 아내의 팔을 잡아서 일으켰다.
아내답지 않게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어서…..편견씨 기다리시잖아…."
아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쟁이 핫팬츠 같은 그 반바지의 허리를
붙잡고 살짝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아내의 반바지가 아내의 허벅지에 걸쳐졌다.
역시나 아내는 빤스를 입지 않고 있었다.
질 분비물이라도 나오면 어쩌려고 저 지랄하고 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티팬티라도 입고 있어야지…..
아내의 음부는 영상에서 보았던것 같이 털이 하나도 없이
깨끗하게 제모가 된 상태였다.
뭐…오연지 저 곳 제모한게 한 두번인가…..
이젠 아주 지겨웠다.
뭐 새로운 것도 아닌데 뭘 보여주겠다는 건가……
"견씨, 우리 연지 보지 예쁘죠?"
나는 순간 손에 들고 있던 육포를 떨어트렸다.
육포에 찍은 마요네즈가 바지에 묻었다.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아니 저 새끼가 지금 나한테 뭐라고 했나?
진짜 설마…..그거그거라고 했나?
나도 시팔….학교 졸업하고는 쪽팔려서 쓰지 않고 다른 말로 돌려서 하는데…
저 미친새끼가 지금 설마……
내가 봉옥봉의 말에 넋이 나가서 멍하니 있는데 봉옥봉이
말을 계속했다.
"우리 연지 보지 제가 피부과에 가서 레이져로 영구제모 해준겁니다.
몇 번에 걸쳐서 한건데…아직 다 끝난게 아니에요…몇 번 더 가야 할겁니다.
이제 우리 연지 보지 위 이곳에는 영원히 털이 나지 않을꺼에요….."
옥봉이는 말을 하면서 아내의 제모가 된 음부 위 삼각주를 손으로 쓰다듬고
있었다.
아내는 고개를 진짜로 푹 숙이고 있었다.
나는 혼이 빠진것 같았다.
나이 오십이 넘은 새끼가 보지보지 하는 것만해도 정신이 쏙 나갈 지경인데…
영구제모라니….
설마 평생 저기는 이제 털이 안 난다는 건가?
오연지는 이제 빽BO-G가 된거란 말인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진짜 몸이 얼음이 된 것 같았다.
그때였다.
"연지야, 잠깐만….여기도 좀 보여드리자……"
옥봉이가 아내의 몸을 손으로 잡았다.
떨어트린 육포를 집어서 교자상 위에 다시 올려 놓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바지에 묻은 마요네즈를 닦아서 입으로 빨아먹었다.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내가 기분이 아주 이상한 이유가 있었다.
아내고 뭐고 이런걸 다 떠나서 이십년 가까이 한 집에 살았던 가족이다.
그 사람 성격을 잘 안다.
자기 몸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잘 안다.
자기 몸을 얼마나 끔찍히 생각하는지 정말 잘 알고있다.
장인어른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장모님도 아파서 돌아가셔서 그런지는
몰라도, 자기 몸에 대한 애착이 무척이나 강한 여자였다.
그래서 자기 몸 관리 하나는 정말 철저했다.
똥배나온걸 본 적이 거의 없다.
두 번이나 출산을 했어도, 예전의 몸매로 돌아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치 않았다.
바지를 내리자 음부위로 상의에 가려서 보일듯 말듯 수술자국이 보였다.
아내가 아파서 투병했을때 더 많이 슬펐던 이유는….
그렇게나 몸관리를 잘 하던 여자가 그렇게 되어서 더 불쌍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쟈니와의 사이에서 음핵표피제거를 했을때, 많이 놀랬던 이유는
영구적인것이여서 그랬다.
평생 몸에 남는거니까 말이다.
거꾸로 묶여서 장어가 나온 사진을 봤을때 설마설마 했던것도,
내가 아는 아내라면, 자기 몸이 상하는 그런 짓을 할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포개와의 관계를 의심했던것도, 그럴리가 없을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쟈니와의 사이에서 음핵표피제거를 한것에 이어서
두번째로 몸에 영구히 남는 그런 흔적을 만들어 버린 것이었다.
내 모든 추측이 틀린것 같았다.
나는 아직도 아주 조금은, 아내가 혹시나 진짜로 봉옥봉이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아주 작은 의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건 아니었던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정말로 이젠 그곳에 음모가 하나도 없는 상태로 저렇게
나사가 하나 빠진사람처럼 이 일본의 시골구석에 쳐박혀서
남은 인생을 살 것인가……
자기 배 아파 낳은 자식들도 안 본채 말이다.
쟈니와 홍콩에서 사는것은 럭셔리한 귀족들의 생활중에 극치였다.
그건 차라리 이해가 되었다.
누구나 동경하는 상류사회니까 말이다.
하지만 집에서 평생 손에 물 한 번 안 묻히고 산 여자가…..
이런 시골에서 밥하고 남자 시중이나 들면서 산다는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냥 기분이 멍했다.
왜 그런지는 잘 몰랐다.
이제와서 내가 남편도 아니고 전 남편인데….
그리고 모두의 아내로, 오연지를 나누는것을 의논하자는 초청에
응한 등신중의 상등신인데….
내가 옥봉이를 때려 눕힐 이유가 있겠는가…..
여기가 한국이라면 아내가 반바지를 내렸을때, 그걸 보고 교자상을
뒤엎고 나가서 택시타고 집에 가면 되겠지만…..
지금 여기서 그렇게 까불다가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추운 북해도의
겨울 추위에 얼어서 뒈질것이다.
그럼…..우리 아연이 시집은 누가 보내나…..
우리 아연이도, 순영이처럼 착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고 싶은데….
참자…..
참고 또 참자…
내가 화를 낼 이유가 없다.
쟈니는 되는거고, 옥봉이는 안 될 이유가 없었다.
아내 본인의 선택이다.
아내가 원하지 않는 이혼을 내 손으로 직접 한거다.
내 행동에 책임을 져야만 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았다.
옥봉이가 아내를 뒤로 돌아서 서게 하더니, 허리를 숙이게 했다.
그리고 다리를 벌리게 했다.
"연지야, 두 손으로 엉덩이 좀 벌려봐….편견씨 잘 보이도록…."
옥봉이가 아내에게 말을 했다.
아내는 나에게 뒤를 보이고 허리를 숙인 상태에서 두 손을
양쪽 엉덩이에 가져다 대고 활짝 벌렸다.
아내의 항문과 음부 아래가 훤히 보였다.
"편견씨, 여길 보세요. 항문 주변과 음부 아랫쪽 털들은 내버려
두었습니다.
컴비네이션이 기가 막히죠…..
위에는 완전히 영구제모하고, 항문쪽에는 털을 남겨두고 말이에요….."
옥봉이는 그러더니 항문의 털을 한가닥 잡아서 뽑았다.
"아야…."
아내가 아주 짧게 작은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하하하….요런 쏠쏠한 재미가 있더라구요…."
옥봉이가 혼자 크게 웃었다.
아내는 다시 돌아서서 반바지를 입으려고 했다.
"에이 그냥….있어……입지말어…"
옥봉이는 아내가 반바지를 입지 못하게 했다.
아내는 아래는 아무것도 안입은 채로 그 이상한 버선같은 것만 신고서는
다시 바닥에 앉아버렸다.
나는 그냥 이제는 뭐가 나오던 얼른 이 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리면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전의를 완전히 상실한, 그냥 자포자기 상태였다.
나는 내 잔에 스스로 맥주를 따랐다.
맥주가 다 떨어진것 같았다.
아내는 고개를 숙인채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있어도 교자상위의
상황을 다 아는 듯했다.
하의를 입지 않은채 엉덩이를 다 드러내놓고 아내가 맥주를 더 가질러
가는 것 같았다.
아내는 삿포로 맥주와 마요네즈를 더 가지고 왔다.
아내의 속마음을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바보 멍충이처럼 시골에 쳐박혀서 살 여자는 아닌것 같은데…
지금 하는 짓을 보면 쟈니한테 푹 빠져서 달아났을때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내가 내 빈잔에 맥주를 따라주었다.
아내는 나와 전혀 눈을 마주지치 않고 있었다.
옥봉이는 뭐라고 하는지 정말 쉬지 않고 씨부렁대고 있었다.
입에 모터를 단 것 같았다.
나는 맥주를 연거푸 몇 잔을 마신후에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말을 하고
일어섰다.
다다미방을 나서서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았다.
화장실이 상당히 넓었다.
욕조가 우리집 윌풀욕조의 두세배는 될 것같은 아주 큰 욕조였다.
화장실에 갔다가 다다미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잠깐 집의 중앙에 있는
야외정원으로 슬리퍼를 신고 나갔다.
맑은 공기를 쐬고 싶었다.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하늘을 쳐다보았다.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진짜 별들도 참 많이 보였다.
별들 사이로 진짜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보다 더 크고 선명하게
보름달이 보였다.
야외정원에 일본식 전등에서 나오는 조명이 있었지만, 보름달빛이
너무 밝아서 그 빛과 쌓인 눈들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일본식 전등이 내 키높이 정도였다.
전등의 덮개에도 눈이 쌓여 있었다.
그 가장자리에 쌓인눈에 전등 빛이 반사되었다.
하얀색 눈꽃의 모양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아름다웠다.
손을 대어 보았다.
손을 대니까 내 체온에 금방 녹아 내리는 것 같았다.
눈꽃이 사라져 버렸다.
눈의 결정으로 빛에 반사되어 보이는 하얀 눈꽃은 아름다웠지만,
손을 대니까 바로 사라져 버렸다.
손을 대지 말것을 그랬나…..
내가 일본에 왜 왔을까…..
봉옥봉이가 내가 둘째 남편이 될건지 안될건지 결정하라고 해서….
아니면 아내가 이젠 정말 끝을 보자고 나를 자극해서…..
머리가 띵했다…..
맥주를 너무 급하게 마신걸까?
어쩌면….
진짜 어쩌면 말이다.
내가 일본에 진짜로 온 이유는…..
아내가 진짜 아주 조금이라도 보고 싶어서….
그래서….그런 이유로…..내가 그런 진심을 속이고….
다른 핑계를 대고 온 것은 아니었을까…..
고개를 들었다.
내가 내 자신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흔 일곱살이다.
그런데 생각은 서른 일곱살때와 달라진게 거의 없었다.
마회장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기는 했지만…..
기본 생각들은 서른 일곱살때의 나와, 마흔 일곱살때의 내가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왜 나이가 먹었음에도, 나이를 먹은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일까…..
일본에….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 온게 후회가 되었다.
내 마음속에 정말 일프로라도 헛된 기대가 있었다면,
그 기대를 원망하고 싶었다.
정말 미치도록 후회를 한다.
난 아내와 봉옥봉이에게 과연 어떤 모습을 원했던 것일까…..
얼른 자고 싶었다.
마회장을 만난 이후로 이토록이나 마회장이 보고 싶었던 적은
처음인것 같았다.
아니…두번째인가….
마회장이 어깨에 칼이 깊게 꽂혔을때….
마회장이 수술하러 들어갔을때….
그때 멀쩡하게 나오는 마회장이 무척이나 보고 싶었었다.
물론 죽지 않을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때 참 마회장이 보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두번째인것 같았다.
얼른 마회장과 같이 일본에서 떠나고 싶었다.
내 가족, 그리고 내 사랑하는 동료들이 날 기다리고 있는 한국으로
가고 싶었다.
수왕보에 몸을 담그고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방으로 다시 들어왔다.
문을 여니 아내와 옥봉이가 키스를 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왔음에도 두 사람은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부둥켜 안고 키스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면서 말을 했다.
"술도 먹을 만큼 먹었는데, 이제 할 이야기 빨리 해버립시다."
내 조금은 거친 목소리에 옥봉이가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저기, 혹시 편견씨 화나신건 아니시죠?
제가 연지와 다정히 키스하는 모습에 혹시 기분이 상하신건자…."
찬 바람을 쐬고와서 옥봉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갑자기 울컥하고
화가 치밀었다.
"이미 사진이고 동영상으로 별에 별 지랄하는 거 다 보내서 봤는데,
뭘 씨팔….뽀뽀하는거 가지고 내가 화가 나겠냐….
나 빨리 자고 싶어….에이 시팔….."
상스러운 말이 내 입에서 나와버렸다.
와규로 배터지게 저녁을 먹고, 맥주를 급하게 많이 먹었더니 배가 너무
많이 불렀다.
술도 살짝 오른 것 같았다.
저 새끼가 오연지랑 띠동갑이면 나보다 여덟살이 더 많은건가?
해가 바뀌었으니 오십다섯살일 것이다.
아무리 많이 봐도 삼십대 후반으로 보면 많아 보이는 외모인데 말이다.
존중해주고 싶지 않았다.
"저기 편견씨 진정하시고….."
옥봉이가 내 눈치를 보면서 말을 했다.
"이것봐 봉옥봉씨, 나 지금 화나서 이런거 아니야….
지금 시간이 몇시야? 공장 소개 그렇게 오래하고 저녁먹고
술 먹고 조금만 더 있으면 자정이라고….
이제 자야 할 꺼 아니야…
나 내일 아침 열시에 내 일행이 이리로 나 데리러 올꺼야.
그러니까 나도 그때까지 사고 안치고 얌전히 자기만 하다가 가고 싶어.
그러니까, 한국에서 바다 건너온 나한테 하고 싶은말 빨리 하라고…."
"아니…아니다…
당신은 나중에 하고 오연지….
너 고개 들어봐…."
나는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아내가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내 가슴쪽을 쳐다볼뿐 내 눈을 보지는 못했다.
"연지야, 니가 나 싫어 떠났는데, 왜 영상에서는 진짜 끝을 낸다고 하냐?
그걸 말이라고 씨부리냐?
그냥….차라리 세월의 정때문이라고 얼굴이나 한 번 보자고 오라고
하면 되잖아.
나 왔어….
니미….졸라게 힘들게 여기까지 왔어.
이제 이야기 해봐….니가 나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 말이야…."
"………………….."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 앞에서 후장까지 깠는데, 뭐가 창피해서 말을 못하냐?
후장까서 털 뽑히는건 안 창피하고, 말하는 건 창피하냐?"
내가 조금 언성을 높여서 이야기 했다.
"흥분하지 마세요……"
아내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흥분하는거 아니야….
오늘은 폭력도 안쓸꺼고, 진짜 흥분하지 않을꺼야….
그냥 이야기 해봐…."
"오빠…..날 죽었다고 생각해주세요.
오빠가 알던 오연지는 죽었다고 생각해주길 바래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연지야….내가 이야기 할께….."
옥봉이가 아내의 말을 잘랐다.
"편견씨 제가 이야기 할께요.
제가 다 이야기 할께요.
흥분을 가라앉히세요."
옥봉이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연지는 아직도 편견씨를 그리워 합니다.
제가 증거를 보여드릴께요….."
옥봉이가 나에게 말을 하더니 자리에 앉아 있는 아내의 음부쪽으로
손을 가지고 가서 뭘 조물딱조물딱 하는 것 같았다.
옥봉이가 자신의 손가락들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아내의 애액이 묻었는지, 손가락이 번들번들 빛났다.
"연지는 편견씨앞에서 이런 모습으로 있는데서 흥분을 느낍니다.
그리고 레이져 영구제모를 한 것을 편견씨에게 보여주는것에서
엄청난 흥분을 느꼈습니다."
"연지 지금 아래가 평소에 비해서 몇배나 더 흥건하게 젖었습니다.
바로 사랑하는 마음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편견씨 앞에서 이 수치스러운
모습을 모였기 때문입니다.
아니 제가 말이 틀렸네요, 수치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원초적인 모습이라고
해야 맞을것 같네요…."
"어휴……."
내 입에서 저절로 탄신이 터져나왔다.
이게 정말 뭔지…..
말이 통하지가 않았다.
"오연지 너 나한테 더 할 말 없어?
니 입으로 직접 말해봐…."
내가 아내를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
"미….미안해요…..
날 죽었다고 생각해 주세요…."
"이런 시팔….
그렇게 간단하면 왜 오라고 했냐?
끝내자고 지랄할때는 언제고….
그냥 할 말 있으면 메일로 보내지…."
속이 터졌다.
아내와 무슨 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온 내가 병신이었다.
"어이 첫째 남편……당신이 이야기 해봐…..
뭐라고 씨부린건지 말이야…"
"아…네….
제가 설명을 드릴께요…."
하아….정말 기가 막힌 새끼다.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나불거릴 준비를 하고 있다.
저 새끼는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살짝 핀트를 틀어서
보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지와 전 서로 사랑합니다.
평생을 같이 보낼것이에요…
하지만 연지는 저와 달라서 편견씨도 사랑하고, 중국의 감옥에 갇혀
있다는 쟈니 버나드 리도 사랑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입니다.
우리 셋이 연지를 공유 하는 것……"
"난 빼…..이 씨팔……
당신하고, 쟈니하고 둘이 다 해 처먹어….
난 싫어…
난 빠지겠다고…
니미 옛날 속담에 빽BO-G랑 씹을 하면 좆도 삼년이 좆같다고 했어."
"난 당신이 빽BO-G 만든 년 이제 싫으니까
당신 혼자 마음껏 남편하고 살아….
씨팔….모두의 아내라고? 장난해? 인생이 장난이야?"
내가 조금 언성을 높여서 씩씩대면서 이야기 했다.
"편견씨…..하지만 연지가 아직 편견씨를 사랑합니다."
"저기요 봉옥봉씨 제발 사랑사랑 하지 말아주세요…
시팔…니가 남궁옥분도 아닌데 왜 자꾸 사랑타량이야….
제가 사랑 안해요….
나 당신들하고 같이 그러고 싶지 않다고….
그래…..내가 당신은 모르겠는데, 쟈니는 저 여자가 진짜
사랑하는 남자야….
니미 진짜 죽기 직전에 유언하는 그런 비슷한 자리에서도
쟈니 이야기를 했던 여자라고….
쟈니 그 새끼도 당신하고 과가 비슷한것 같으니까….
둘이서 형님 아우 하면서 사이좋게 나눠 먹으라고….
시팔….내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오연지 저 미모, 몸매 평생 갈 것 같냐?
오연지 십년내로 폐경오고…….
아…아니구나…오연지 자궁이 없구나.
오연지 생리 안하지…
에이…진짜 헷갈려서…
하여간에, 난 몰라….
사랑타령 하지 말구, 내 의견 분명히 말할께….
오연지가 날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았다면, 그건 내가 죽어가는년
살려줘서 고마워서 그러는 것일꺼야…
그런데 내가 저 년 필요없어.
짐승도 지 자식 안버려….금수만도 못한년…
욕정을 못 이기고 자식버린 금수만도 못한년,
너하고 쟈니하고 둘이 나눠 먹든지 말던지 난 시팔 제발 좀 빼줘…."
내가 진짜 숨도 안 쉬고 쏘아 붙였다.
숨이 찼다.
내 앞에 놓인 맥주를 한 입에 다 들이켰다.
맥주를 마신후에 아내를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
"연지야, 나 오늘 어디서 자냐?
나 다다미 바닥에서 자야 하는거면 요 두꺼운걸로 좀 줘라…..
딱딱한 바닥에서 자면 허리 아프다."
내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아내가 고개를 들었다.
울고 있었다.
"나….애들 버린거 아니에요…..
당신한테 맡긴거에요…"
아내가 울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내가 그런 오연지를 보고 웃었다.
"니미 좆을 깐다…
엎어치나 메치나….
애들이 물건이냐…... 맡기게……
원래 쌍팔년도 부터 그랬어, 욕정에 몸부림치는 년들….
바람피는 년들은 새끼 버리는 거 다반사였어….
원래 여자들은 좆에 미치면 그러는거야….
원래 여자들이 뒤가 나면 그러는거라고…."
내가 웃으면서 빈정대듯이 말을 했다.
오연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소리내어 울었다.
"편견씨…..제발 부탁입니다.
연지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아주세요……..
연지는 제 사랑입니다.
연지는 몇가지 트라우마가 있어요.
제가 그 트라우마들을 다 털쳐 버리도록 도와줄꺼에요.
연지는 흑인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아주 옛날에 흑인들과 관계를 하다가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어요….
제가 연지가 흑인들을 더 이상 두려워 하지 않도록, 흑인들을
따로 섭외해서, 연지를 도와줄 생각입니다."
나는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왔다.
일유대를 나오고 유학까지 다녀온 새끼가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동문서답을 하고 자빠지고 있다.
"아니….시팔….지금 흑인 이야기가 왜 나와?
시팔…..대가리가 사차원인가?
아우 속터져….."
나는 정말 기가 막혔다.
"죄송합니다 편견씨…
저는 편견씨와 사이가 나빠지고 싶지 않습니다.
평생 누구하고 원수지고 지내본일이 없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연지에 대한 노여움을 풀어주세요."
아….시팔….공부하는 머리하고, 생활하는 대가리는 따로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 그런것 같았다.
잘난척 하는 새끼의 동문서답에는 당할 장사가 없었다.
"저도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잘 방 좀 알려주세요…."
내가 봉옥봉이에게 고개를 푹 숙이고 옥봉이의 말투를 따라서 했다.
"저는 더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그럼 잠자리로 옮겨서 대화를 나눌까요?"
봉옥봉이가 또 사람 염장 지르는 이야기를 하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내는 여전히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고 있었다.
봉옥봉이 우리가 술을 먹는 방의 바로 옆 방 문을 열었다.
방과 방 사이에도 옆으로 여는 일본식 문이 있었다.
방문이 열리자 옆방이 나왔다.
이불이 깔려 있었다.
나는 그 방을 보고 기겁을 했다.
넓은 요가 깔려 있었고, 베개 세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나는 그걸 보고 기겁을 해서 옥봉이를 보며서 말을 했다.
"에이 시팔 이게 뭐야….셋이 같이 자자고?"
내가 놀래서 소리를 지르자 옥봉이가 나를 보면서 너무도 태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했다.
"우리 밤새 대화하면서 같이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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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