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2] 눈꽃의 후회 025
네코네코
4
107
0
3시간전
눈꽃의 후회 025 ----------------------------------------------
타이트한 블랙진에 블랙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벤치에 다리를 꼰채로 앉아 있어서 그 늘씬한 각선미가 더욱
돋보이는 것 같았다.
아내는 왜 한국에 다시 온 뒤로 치마를 입지 않는것일까?
예전에 대기업 다닐때나, 존슨의 회사에 다닐때는 바지를 입는적이
거의 없고 항상 치마를 입었었는데…..
삼일절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로, 아내가 치마를 입은 모습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한것 같았다.
저년이 분명히 허벅지에 용가리 문신을 새긴게 틀림 없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맨날 빽바지만 입을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상의는 회색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오연지야 뭘 입어도 잘 어울리는 옷걸이가 좋은 몸이지만….
저렇게 진한 무채색으로 아래 위를 입으니까 더욱 세련되어 보이기는 했다.
우리는 오연지가 앉아 있는 벤치옆을 바로 스쳐 지나갔다.
오대리는 아내를 계속 흘끔흘끔 대었지만 아내는 고개를
숙인채 스마트폰 화면에만 집중을 하고 있었다.
나는 오혜지대리가 경차를 타는것을 보면서 배웅을 했다.
"사장님…..나중에…동동주라도 한 잔 드시면서 더 이야기 해요…..
맨 정신에는 창피해서…제 이야기 잘 못할것 같아요…."
오대리가 웃으면서 농담조로 말을 했다.
"그래요….나도 동동주에 파전 좋아해요…
나중에 한 잔 해요…."
나는 웃으면서 오대리를 배웅했다.
나는 아내가 앉아있는 벤치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고
바로 편셔리로 올라갔다.
한창 애들이 많을 시간이라서 영식이는 애들 가르치느라 정신이 없는것
같았다.
홍진이는 새 건물 공사하는데서 하루종일 공사감독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옥상에서 새 건물 공사가 점점 진행되어 가고 있는 것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오빠, 저 왔어요."
아내가 어느새 옥상까지 와서 내 옆에 서 있었다.
이년이 일본에 다녀오더니 닌자한테 몰래 잠입하는 법을 배운것 같았다.
나는 아내가 옆에 다가올동안 전혀 눈치를 못채고 있었다.
건물을 보느라 너무 집중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며칠전 봉옥봉이를 보낸날 오전에 아내를 보고나서 처음이었다.
그동안 아내는 나를 찾아오지 않았었다.
"봉옥봉씨 일은 다시 한 번 사과드릴께요. 정말 미안해요."
아내가 내 옆에서 말을 했다.
"………………."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까 누구에요? 참하게 생겼던데…예전에도 한 번 본 것 같은데…."
아내가 작은 목소리로 나에게 슬쩍 물어보았다.
내가 기가 막혀서 아내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아내에게 언성을 높였다.
"니미….너는 이놈 저놈 다 떡을 치고 다니는데…..
나는 그냥 여자랑 나란히 걷지도 못하냐?
니가 뭔데……신경을 쓰는데…."
나는 신경질적으로 아내에게 말을 했다.
"미안해요….그런뜻이 아니에요….
그냥….난 오빠와 대화를 이어가고 싶어서….정말 미안해요…."
아내는 상당히 저자세로 나에게 사과를 했다.
"왜 또? 오늘도 한 번 찍어보게? 오늘 하면 몇 번째냐?
그냥 하루에 백 번 다 찍어보고 시마이하면 안되냐?
이젠 짜증난다….."
나는 아내가 오혜지 대리가 누구냐고 물어보는게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살짝 화가 난 것 같았다.
지가 그럴 자격이 되는가…..
"오빠, 기분 푸세요…..난 그냥….그때일 사과 드리려고 온거에요…..
그리고 이거….."
아내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나에게 내밀었다.
"이거….지난 2월달에 봉옥봉씨가 절 촬영한 영상들이에요….
제가….흑인들……그냥…..그때 오빠가 봉옥봉씨에게 들었던 그 영상이에요…
맞아요…제가 가지고 온거에요….
불태워 버린거 거짓말이에요.
이거 오빠가 맡아주세요….
폐기하는 것도 그냥….힘드네요….
오빠가 폐기하던지…해 주세요…..부탁드려요…."
나는 놀란 표정으로 아내를 쳐다보았다.
도대체 아내가 무슨 생각으로 나에게 이 유에스비를 내미는 것일까?
내가 보기를 바라는 것인가?
내 외장하드도 락스에 담그고 드라이로 조져서 못쓰게 만들었던 아내인데…
이까짓 좆만한 유에스비 하나 폐기를 못 해서 나에게 맡긴다고?
진짜 아내가 왜 이러는지….쉽사리 납득이 되지 않았다.
나는 손에 유에스비를 받아들고 아내에게 되 물었다.
"이 안에…..니가 흑형들하고 떡치는 영상이 들어있다고?"
내 질문에 아내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도저히 아내를 납득하지 못해서 아내를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다.
"이걸 나한테 주는 이유가 뭔데?"
나는 한참동안의 침묵을 깨고 아내에게 말을 했다.
"주어야 할 것 같아서요...……"
아내는 잠깐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었다.
"속이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일본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요….
오빠가 일본에 오기 전의 일들은 전부 다 아시는거나 마찬가지에요
사진과 영상으로 보셨고….또 직접 눈으로도 보셨으니까 말이에요.
오빠가 다녀가신 이후에…..2월달에….이 유에스비 안에 있던
일들이 있었어요.
옥봉씨가 말을 한 것처럼 말이에요….."
아내는 말을 하더니 잠깐 고개를 숙였다.
"아니….그런 황당한 변명 말고, 진짜 이유를 말해주면 안되겠니?
나도 확신이 서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지금 얼굴이 무척이나
벌겋게 상기된 아내를 보니까,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
아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이리 따라 들어와봐…."
나는 아내를 데리고 수왕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완벽하게 통제된 공간이다.
내가 모르는 시시티브이도 없고, 감시하는 눈도 전혀 없는
그런 통제된 나만의 공간이다.
천장이 뚫려있으니 인공위성에서 진짜 고성능 카메라로 보면 보일까?
그런 나만의 공간에 아내를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수왕보 문을 잠그어 버렸다.
"너 바지 벗어봐…"
내가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아내가 조금 놀란듯, 고개를 들어서 나를 보았다.
"얼른 벗어보라고….뭐 나한테 창피할것 있냐?"
아내가 천천히 벨트를 푸르고 허리버튼을 풀렀다.
그리고 고개를 숙인채 천천히 바지를 허벅지까지 내렸다.
아무래도 타이트한 바지라서 그런지 허벅지에 바지가 걸린채로 가만히
있었다.
"팬티도 내려봐…."
아내는 천천히 팬티를 내렸다.
아내가 예전에 입던 티팬티는 아니었다.
사각의 거들같이 생긴 실크팬티였다.
엉덩이를 다 가려주는 그런 편안해보이는 팬티였다.
아내가 천천히 팬티를 다 내리자 아내의 그곳이 드러났다.
진짜 레이져 영구제모를 해서 그런지 털이 하나도 없었다.
아니 이제는 털자국도 찾기 힘들 정도였다.
반으로 갈라진, 눌린 보리의 가운데 같은, 갈라짐만 음부 아래의 삼각주
쪽으로 보이고 있었다.
내가 확인하려던 것은 아내의 음부안이었다.
하지만 아내가 바지를 벗고 나자 나는 아내의 회색 브라우스를 살짝 들추어
보았다.
아내의 아랫배에 있는 수술자국이 많이 희미해져 있었다.
물론 아직도 확연하게 티가 나지만….예전에 비해서는 수술자국이 많이
흐려져 보이는게 사실이었다.
아내는 흉터를 없애기 위해서 뭔가 시술을 받았던게 분명했다.
어쩌면 지금도 계속 시술을 받고 있을지도 모르고 말이다.
내 눈에 시선을 끄는게 있었다.
아내는 옛날에 배꼽에 피어싱을 한 적이 있었다.
물론 오래 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아내는 배꼽에 새끼손톱크기의 금색 링을 하고 있었다.
대충 빛깔로 보아서는 순금링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별로 색다른건 아니었다.
음모도 레이져로 영구제모를 했는데….
예전에 피어싱 뚫었던 자리에 다시 피어싱을 한게 뭐 대수겠는가
저건 빼면 그만인데 말이다.
"다리 벌려봐…."
아내의 얼굴이 아까보다 훨씬 더 빨개져 있었다.
내가 이럴 권리는 없었다.
나는 이제 법적으로 아내의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아내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내 말에 그 어떤 토도 달지 않은채
고분고분 시키는 대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눈을 마주치지는 못하고 있었다.
아내의 얼굴이 심하게 상기된 것이 보였다.
아내는 내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다.
아내가 살짝 다리를 벌렸다.
나는 왼손에 아내가 건네준 유에스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오른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리고 아내가 다리를 벌린 사이로 손을 넣어서 아내의 음부 안쪽을
만져 보았다.
역시나….
내가 이럴줄 알았다.
아내의 음부가 흥건히 젖어 있었다.
꽃잎까지 그 젖음이 확연히 느껴졌다.
설마설마 했었는데 말이다.
"오연지, 너 나한테 이 유에스비 준게…..
내가 너하고 흑인들하고 변태같은 관계하는거 보면…..
아니….니가 다른 남자랑 하는걸 나한테 보여주는게…
그런 자극을 나에게 주는게….너의 흥분 포인트냐?"
"너의 흥분을 위해서…..니가 흥분하기 위해서 나는 또 이 흑인들과
너하고 관계하는…..니가 곱게나 했겠냐?
또….별의 별 짓을 다 했을텐데…
나는 그걸 보고….또 멍하니 있어야 하고….
너는 그걸 생각하면서 혼자 흥분하시게? 그럴려고?"
내가 아내에게 쏘아붙여 주었다.
나는 말을 하면서 아내의 음부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아내의 음부에 있는 내 손가락에 아내의 음부에서 새롭게 배출되는
체액들이 따뜻하게 느낌이 왔다.
그리고 왼손에 들고 있는 유에스비를 편셔리 온천탕에 던져버렸다.
온천을 하고 있던 물이 아니라서 데우지 않은 차가운 물이었다.
"오빠….그런거 아니에요…
그냥….오빠를 사랑하니까, 이젠 숨기고 싶지 않았어요.
제 모든걸 다 오빠한테 말을 해야….다 오빠한테 털어놓아야…
내가 오빠한테 떳떳하다고 생각했어요.
난 이제 갈때가 없어요.
오빠….그런건 아니에요…."
아내가 울먹이면서 말을 했다.
"……………………"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오빠….한번만 안아주세요…..
제발 부탁이에요….
나…몸이 너무 뜨거워요……"
나는 아내의 음부에 있는 내 손가락을 빼내려고 했다.
그런데….손가락을 앞으로 빼내는데 이상한 느낌이 났다.
"이게…뭐야…."
나는 아내의 한쪽 다리를 들게 해서 아내의 음부를 벌리게 해 보았다.
세상에나…..
이게 완전히 미친년이지….
영구제모된 음부 아래로 표피제거술을 한 아내의 클릿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아래로….외음순에 뭐가 있었다.
남자가 삽입을 할때 방해 받지 않는 위치였다.
외음순의 가장 바깥쪽 꽃잎에 배꼽과 같은 모양의 새끼손톱만한 링이
피어싱 되어 있었다….
"너 완전히 미친년이구나….
진짜 창녀가 되었어.
뚫을떼가 없어서 여기를 뚫냐….."
"오빠…그런게 아니라…배꼽이랑 거기는…..제가 수술한 후에
배가 많이 차가울꺼라고….일본에서 의사선생님이….순금 피어싱을
권유해 주신거에요…
혈액순환이 잘 될꺼라면서요…."
아내가 들릴까 말까한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에게 속삭였다.
아내의 눈에서는 어느덧 눈물이 한줄기 흐르고 있었다.
내가 웃었다.
헛웃음을 웃었다.
"넌 미쳤어…..
진짜 성에 미친년이야…
성 도착증인가…그런거 치료 받아야 되는거 아니냐?
아랫배 차가운거 걱정할때가 아니라….정신과 부터 가봐…..
넌…있잖아….진짜 완전히 미쳤어…..
니가 있어야 할 곳은 어학원 강사가 아니라 정신병원 일지도 몰라…."
"………………."
아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아내는 엉엉 우는 것이 아니었다.
눈물을 억지로 참으면서 눈가로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었다.
"오빠….한 달 넘게….남자관계를 못했어요….
제발 한 번만 안아주세요…."
"너 같으면 서겠냐? 이십년 가까이 살던 전처가 몸 여기저기에
창녀 표시를 하고 나타나서 안아 달라고 하면…내가 흥분이 될까?
너는 변태일지 몰라도, 나는 변태 아니야…
나는 건강한 정상인이라고…..
진짜 할말이 없다….
얼른 바지 입고 내려가라….
제발 병원 좀 가봐…..
널 위해서야…."
나는 바지와 팬티를 허벅지까지 내리고 수왕보 건물 안에 있는 아내를
혼자 내버려 둔채 사무실로 내려왔다.
내려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 아래가 너무도 단단히 발기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내에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거의 반년만에 아내의 뜨거운 체액을 내 손에 묻혔다.
아내의 뽀얀 허벅지가 눈앞에 떠올랐다.
허벅지에 문신같은건 없었다.
나는 문신을 해서 치마를 안 입는줄 알았는데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발기를 한 내 아래가 미웠다.
나는 손바닥으로 내 아래를 때려주었다.
어이쿠…
발기가 된 상태로 때리니까 아주 욱신욱신 거렸다.
사무실에서 시시티브이를 보았다.
계단 시시티브이가 보였다.
내가 내려오고 오분정도 후에 아내가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아내는 그렇게 계단을 다 내려가서 편셔리 건물 앞에서 자신의 학원건물
쪽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아내가 그렇게 편셔리에서 멀리 사라졌다.
내가 왜 이럴까…..
나는 다시 수왕보로 올라갔다.
그리고 식어버린 수왕보 온천탕의 찬 물에서 유에스비를 건졌다.
그리고 잘 털었다.
이게 작동이 될까?
물론 당장 볼 생각은 없었다.
아니 생각이 아니라 용기가 없었다.
나는 유에스비를 잘 털어서 물기를 제거했다.
물기를 탈탈 턴 후에 손수건에 싸서 주머니에 넣었다.
누가 볼까봐 두려웠다.
진짜 폐기를 해도 내 손으로 폐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이상한 놈이지만….아내도 정상은 아니다.
정신병원 이야기는 괜히 했나….
상처받을텐데 말이다.
솔직히 남자 문제 말고는 아내는 지극히 정상인데 말이다.
배꼽에 피어싱이야…뚫었던 자리라고 해도….
세상에 어떤 미친 의사가 혈액순환을 위해서 성기에 피어싱을
권유를 할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것을 핑계라고 대다니…
아니다…
내가 뭐라고…아내가 나한테 그런 핑계를 대야하나….
아까 아내의 흠뻑 젖은 음부를 만져보니….아내는 그 흑인과의
관계를 담은 유에스비를 나를 주면서 내가 그것을 볼 것에
흥분을 느낀건 사실인것 같은데…..
아니다…어쩌면 내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것 때문에….
에이 나도 정말로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골이 복잡했다.
뭐가 뭔지 나도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며칠이 또 후딱 지나가고 있었다.
아연이는 일주일에 두 번 아내가 하는 영어 강의를 들었다.
시험을 보면 영어는 거의 항상 만점을 맞기 때문에, 영어를 잘 모르는
나로써도 아연이 영어 공부는 거의 신경을 안 썼다.
아니 솔직히 안 쓰는게 아니라 못 쓴다는 표현이 맞는것 같기도 했다.
뭘 알아야 면장을 해 먹지 말이다.
살아가면서 학생때 공부 안 한걸 제일 후회할때가 자식 키울때였다.
자식이 뭘 물어보는데 눈만 껌뻑이면서 대답을 못해주는게…
제일 창피하고 민망했다.
학생때 공부 좀 열심히 할 것을 하는 후회가 제일 크게 되는 때가 바로
그때인것 같았다.
내가 그 모양이라고 해도 아연이가 영어를 저렇게 잘 하는 것을
보면 정말로 대견하고 기특했다.
아내가 아연이 어릴때부터 가장 신경 쓴 것이 바로 영어공부니까 말이다.
바이얼린을 잡기전부터 아니 바이얼린 전에 피아노를 치기 전부터도
영어책은 항상 아연이 손에 들려 있었다.
아내는 아무리 늦게 퇴근을 해도 아연이 영어학원을 신경 썼으니까 말이다.
지금와서 보면, 그게 얼마나 잘 된 판단인지는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아연이 또래에 조기유학을 다녀온 애들보다도 아연이의 영어가 더
뛰어나다고 학원 선생님이 이야기를 해 줄 정도니까 말이다..
아연이는 방학때 연수는 갔었어도, 조기 유학같은건 가본적도 없다.
보낼 생각도 없었고 말이다.
가족은 함께 해야 하는것이다.
적어도 성인이 되기 전에는 유학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성인이 되기 전의 조기유학은 내가 결사 반대하는 것이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겠다고, 성인이 안 된 자식과 떨어져 산단
말인가….
이 험한 세상에 말이다.
마대정보진흥 일을 하다가 정말 많이 이야기를 들었다.
기러기 아빠들의 자살 소식같은 슬픈 소식들을 말이다.
그리고 변호사님의 사무실에도 기러기 아빠 엄마들의 이혼 상담이
끊이지를 않았다.
지금은 한 풀 꺽이기는 했다고 하지만…그래도 기러기 아빠를 만드는
그런 일은 정말 잘못된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
물론….나도 그렇게 못 살지만 말이다.
아연이가 조금 늦게 와서 다 같이 저녁을 먹었다.
다음주가 모의고사인데 이번주는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안하고 엄마
강의 없는 날은 오후에 바로 엄마 집으로 가서 모의고사 전 과목
문제풀이를 엄마랑 같이 한다고 아연이가 말을 했다.
"엄마가 학교 졸업한지 벌써 몇 년이야….
엄마가 경제학을 전공해서 그런가?
엄마 아직도 수학 문제 막히는게 없어…
엄마 미적분 문제도 못 푸는게 없어….진짜 대단해…
학원가면 선생님들이 자기 과목밖에 못 봐주잖아…
근데 엄마는 모의고사 전 과목을 다 봐주거든….
엄마도 대학입시 볼때 생각난데…지금보다 엄마 대학갈때가 훨씬 더
어려웠다고 엄마가 그러더라고….
엄마는 그때…진짜 밥 먹는 시간 빼놓고는 공부만 했었데…
하여간에 아빠…이번주는 엄마 강의 없는 날은 나 모의고사 전 과목
엄마가 문제풀이 다 봐준다고 했으니까…엄마 집에서 오후에
공부하다가 올께….
괜찮지?'"
내가 강이 밥을 먹여주면서 대답을 했다.
"그럼…..공부를 위해서는 엄마 최대한 많이 이용해….
엄마 옛날에 대학 졸업반때 대기업 입사시험 보기전에도 그랬었어…
그때는 밥 먹으면서도 공부했었어….
엄마는 딴 건 몰라도 공부하나는 진짜 귀신이야…
아빠가 알기로는 엄마 중국말도 엄마 회사 들어간 뒤에 배운걸꺼야…"
"엄마도 그때 그런 이야기 하던데…
아빠가 무슨 버터밥인가 만들어서 먹여주었다고…
엄마가 그거 받아 먹으면서 공부해서 회사 합격한거라고 그래서…
내가 아빠 이야기 하지 말라고 또 막 뭐라고 했었거든…"
아연이는 입에 있던것을 꿀꺽 삼키고 나에게 다시 말을 했다.
"아빠…그 버터밥이 무슨 맛이야…."
아연이가 나를 보고 물었다.
"너도 어릴때 아빠가 몇 번 해주었어…근데 자라면서…하도 맛있고
영양 많은게 많으니까…그런건 잘 안해주었지….."
"궁금한데…"
아연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보온밥솥에서 따뜻한 밥을 그릇에 조금 덜어서
냉장고에 있는 서울우유 버터를 조금 넣고 간장을 적당량 넣어서
휘휘 비볐다.
"먹어봐….원래 마아가린으로 비비면 더 맛있는데…마아가린은
포화지방산이라서 버터만큼 좋지는 않은가봐…..
그래서 버터로 비비는거야…
아빠는 옛날에 마아가린으로 비벼 먹었거든….
마아가린이 버터보다 훨씬 싸니까 말이야…"
아연이도 한 숟가락 떠먹었고, 나는 강이 입에도 한 숟가락 넣어주었다.
"우와…맛있다….고소한데…"
아연이는 분명히 어릴때 이걸 여러 번 먹어보았는데 잘 기억하지 못하는것
같았다.
아연이는 자기 밥 대신에 아예 빠다밥을 퍼먹고 있었다.
"맘마…맘마…."
강이는 자기가 제일 정확하게 구사하는 단어인 맘마를 외치면서
빨리 입에 음식을 넣으라고 했다.
이제 22개월째인 강이는 자기 혼자 숟가락으로 퍼먹기도 했지만 워낙에
많이 여기저기 흘려서 내가 먹여주는것을 더 좋아하기도 했다.
또래의 여자아이들은 말이 좀 빠르다고 하던데…강이는 말이 빠른 편은
아니었다.
단어로만 몇 개 구사할뿐…아직 제대로 말은 못하고 있었다.
밥을 다 먹고 강이를 거실에서 안아주고 있었다.
이제 이번 유월이 되면 강이 두돌이다.
참 세월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이년전에 그 낡고 허름한 햇빛도 들지 않던 오피스텔에서 강이를
보았을때는 정말 머리도 작고 연약해 보이는 핏덩이였는데…
어느새 머리가 큼지막한 떡두꺼비로 변신을 해서 맘마를 외치고 있었다.
"빠…..빠…"
"빠가 뭐야….아빠라고 해야지…
아빠…아빠…따라해봐…아빠….아빠…."
"빠….빠…."
나는 강이를 안고 아빠라는 단어의 발음 연습을 시키고 있었다.
강이는 밥을 잔뜩 먹어서 배불러서 그런지 그냥 얌전히 안겨 있을라고만
했다.
나는 서랍에서 아연이 아기때의 육아수첩을 꺼냈다.
소아과에서 준 예방접종 일정이 나와있는 수첩이었다.
벌써 이십년 가까이 된 물건이다.
아연이가 벌써 열아홉살이니까 말이다.
소아과에서 준건데…내가 그 수첩의 빈 공간에 깨알같이 메모를 해놓은
것이었다.
글씨도 개발새발인데….그런 글씨로 깨알만한 메모들이 수첩에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가득 메모가 되어 있었다.
아연이 아기때는 내가 워낙에 아는게 없으니까 일단 뭐든지 다 적어서
기억하려고 했었다.
그때 적은 내용들을 강이를 안은채 보고 있었다.
아연이 22개월에는 확실히 강이보다 언어구사가 빨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연이는 22개월 전에 아빠 엄마를 발음한게 메모로 기록되어
있었다.
"야…편강….너 이거 안보여? 넌 왜 이래…니네 누나가 빠른거냐?"
나는 웃으면서 강이를 보고 말을 했다.
아연이와 강이의 아기때 차이가 또 하나 있었다.
아연이는 밥을 먹고도 계속 움직이고 놀려고 했는데…강이는 일단
배가 부르면 나무늘보가 된다.
배가 부르면 잘 안 움직이려고 했다.
게다가 강이는 22개월 치고는 너무 무거웠다.
하지만…..아기들은 많이 안아주어야 한다.
스킨쉽을 더욱 많이 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연이는 연습방에서 바이얼린 연습을 하고 나는 강이를 안고
거실을 천천히 걷고 있었다.
강이가 거실 한쪽 벽에 크게 걸린 가족사진을 보고 손을 뻗었다.
"마…..마….."
강이가 손을 뻗어서 가족사진에 걸린 오연지 얼굴을 만졌다.
그리고 또 말을 했다.
"마….마…."
강이가 가장 정확하게 구사하는 단어는 맘마이다.
그건 정확했다.
그리고 쉬도 정확하게 말한다.
지금 강이가 말하는건…..맘마가 아니다.
분명히 맘마와 발음이 틀리다.
그냥 마였다.
강이는 아내의 얼굴을 보면서 마 라고 부르고 있었다.
아직 강이의 기억에 아내가 살아있는것 같았다.
하긴…처음에는 강이와 아내 단 둘이만 살았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다시 합쳐서 산 이후에도 나는 낮에 일 나가고 아내가 낮에
하루종일 강이를 보았었다.
강이는…솔직히 나보다 아내와 보냈던 시간들이 훨씬 더 많았다.
내가 강이가 친자인걸 알기전에는 진짜 뭐 소 닭보듯이 보던
사이 아니었는가…살갑게 안아준 기억도 별로 없고 말이다.
강이가 내 품에서 몸을 뻗어서 아내의 사진쪽으로 가까이 얼굴을 대더니
아내의 얼굴에 입술을 맞추고 뽀뽀를 하는 것이었다.
그냥 뽀뽀가 아니었다.
아침에 어린이집에 강이를 맡길때, 다른 맞벌이 엄마들이 아기에게
해주는 그런 뽀뽀의 자세였다.
강이는 그때마다 손가락을 빨면서 그걸 멍하니 보고는 했었다.
강이가 엄마 사진에 뽀뽀를 한후에 나를 보고 말을 했다.
"마….마…."
그러더니 강이가 다시 손가락을 빨았다.
평소에는 손가락을 잘 빨지 않는 강이인데 말이다.
"강아 손가락 지지….지지야…."
나는 강이의 손가락을 입에서 빼주었다.
눈에 눈물이 조금 고였다.
내가 지금 무슨짓을 하고 있는건지….
강이는 처음에 모유를 먹였었다.
모유를 먹다가 아내가 강제로 모유를 끊은게 아니었다.
노산이라서 젖이 말라버려서 어쩔수 없이 분유로 바꾼것이었다.
기간은 짧았지만 강이도 분명히 모유를 먹은것을 몸이 기억할 것이다.
본능적인 행동일까?
강이는 엄마생각이 나면 손가락을 빠는 것일까?
강이가 세상을 보는 눈은 순수하다 못해 아주 맑음 그 자체일텐데…
내가…아니…나를 위해서 강이의 행복을 막는건 아닌가 하는
그런 자책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그런줄 알면서도 내가 어떻게 해 줄수 있는게 없었다.
순간의 아픔 때문에 나중에 강이한테 더 큰 고통을 줄 수는 없었다.
한 번 째는게 어렵지 한 번 쨌던 년은 분명히 또 다시 쨀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었다.
강이는 엄마를 잘 찾지 않았었는데…
어린이집에서 맞벌이 엄마들이 아이들을 맡기면서 뽀뽀하는걸 몇 번
보더니, 그 다음부터 유독 엄마의 가족사진을 자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엄마라는 발음은 못해도 마..마…거리면서 말이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가족사진을 떼어버릴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냥….마음이 갑갑했다.
---------------------------------------------------------------------------
아.편 시리즈
1부 ㅇr내와 편.견 - 오리지널 내용..
2부 눈꽃의 후회 - 스핀오프 1 아내의 일탈과 과거 정리..
3부 비밀일기 - 스핀오프 2 아내의 노트북에 기록된 속마음..
4부 끝없는 여행 - 스핀오프 3 현재 상황과 결말 암시..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9292뱅뱅
장도인
비와you
카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