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3] 비밀일기 004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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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비밀일기 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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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은 그리 많이 해보지 않고 살았다.
단지,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려고 노력을 하면서 살기는 했었다.
그 친절이, 진심으로 내 마음 깊은 곳 에서 우러나온 것인지, 아니면
내 이기심을 감추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는지는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랬을까?
쟈니가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한 것일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세상에 어떠면 내가 이해하지 못할 것은 없다는 교만함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진짜로 그렇기도 했고 말이다.
쟈니에 대한 모든것을 다 안다고 생각을 했었다.
아직은 조금은 어린애 같은 그런 유치함까지 말이다.
하지만, 쟈니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무엇이 있었던것
같다.
내가 모르는 쟈니가 내가 아는 쟈니안에 숨어 있었던 것일까?
용서하기 힘들다.
진심으로 말이다.
생각을 하지 말아야 겠다.
내 안에 그런 생각 자체를 들이지 말아야 겠다.
분노도, 용서도, 그와 비슷한 다른 어떤 모든 단어들을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강이가, 자꾸만 그 이를 보고 반가워 한다.
미안하고 또 너무 미안하다.
그 이에게는 또 한 번의 상처일텐데, 그 이는 그런 내색을 하지 않고
강이를 잘 안아준다.
착한 남자인줄은 알고 있었다.
나를 만난 처음 그 순간부터 나를 다시 찾아왔던 그 순간까지 그 이는
한결 같았었다.
그 이가 그렇게 나올수록 그 착하고 순진한 마음을 내 식대로
조정하면서 살았던 지난 세월이 자꾸만 떠오른다.
내가 자신을 조정하는줄 알면서도 나만을 바라보았던 그 이는
아직도 나를 처음 만날때의 그 눈빛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것만 같다.
하지만, 나와 쟈니가 많이 미울텐데, 그 분노가 다 사그러 들지도
않았을텐데, 그런 쟈니와 내 사이에서 태어난 강이를 혹시나 다칠까봐
조심조심해서 그 큰 가슴에 안아올리는 그 이의 표정을 볼때면,
내가 그 이한테 도대체 무슨 짓을 했던 것인지 머리속이
복잡하기만 하다.
아직도 나를 많이 사랑한다.
그런 그 이의 마음이 너무도 선명히 보여서 말이다.
그래서 그 이한테 너무 미안해서 일부러 더 독을 품고 이야기를 했다.
성탄전야의 일들이 하나하나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 이의 앞에서 옷을 벗으면서 나는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결혼 십년차가 지나면 서로의 육체에 대해서 성욕을 느끼지 못한다고들
말을 하지만, 세상에 그런 법칙이 통하지 않는 단 한 명의 남자가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그 이 일 것이다.
그 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많은데, 난 아직도 그 이를 이용한다.
그 이 앞에서 옷을 벗으면서 나는 머리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아래가 젖어드는것을 느꼈다.
나쁘다, 정말 나쁘다.
그런 상황에서도 나 자신의 쾌락이 앞서는 내가 정말 너무 나쁘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이에게 심하게 말을 했던것을 후회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 이에게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없었다면, 결코 그런 독설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계속 이용해먹기만 할 것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말이다.
미안했다.
그리고 고마웠다.
그 이의 한결같은 사랑이, 말이다.
내가 싫었다.
술김에, 아니 홧김에, 아니 그 이를 위해서?
어찌되었든간에 그 이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을 해버렸다.
그 이를 위해서 그랬다는게….어쩌면…..
가장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아연이 때문에 어쩔수 없이 결혼한것이라는 것은
내 진심이었다.
그건, 그 누구도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니까 말이다.
나는 그 이를 사랑해서 결혼했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에게 사랑 따위는 없었다.
나를 돌보아주었던 포근함이 고마웠던것 뿐이었다.
성탄전야에 그걸 그 이에게 다시 한 번 확인을 시켜주었고,
난 지금, 후회도 하면서,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도 같이 하고 있다.
이젠, 어쩌면 내 인생에 그 이가 없으면 안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에게 반말로 꺼지라고 소리쳤던 내 진심은 무엇일까?
내가 꺼지라고 그 이에게 소리치면 더 소리칠수록, 그 이는 나를
떠나지 못한다는 것을,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 이는 너무나도 깨끗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 남자이니까 말이다.
그 이가 없으면, 이젠…..
그 이와 관련된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이젠 정말로…..
내 몸 안에 잠자고 있는 뜨거운 것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면 안되는데….
정말로 그러면 안되는데 말이다.
인간으로써 정말 그러면 안되는건데….
이젠 그냥 남자관계로 만족할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 이가 없이는 말이다.
글을 적으면서 다시 그 성탄전야가 생각이 난다.
나에게는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그런 전환점이 된 날이다.
그 이에게 감히 강간이라는 말을 꺼냈다.
내 주제에, 아니 주제라기 보다 정말 양심도 없이, 그 이에게 그런
말을 꺼냈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그 이에게 뱉은후에 가진 관계에서 나는
그냥 바닥에 눈을 감은채 누워 있을수 밖에 없었다.
마치 강제로 당하는 것을 시위라도 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내 몸속에서 터져나오는 느낌은 그러지 않았다.
내 몸은 그러지 않았었다.
내 몸 구석구석이 날아오르고 있음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그 이와의 일반적인 관계에서 전혀 느끼지 못했던 그런 느낌들이,
내 온 몸을 휘감고 놓아주지 않던 그 느낌들이 아직도 내 몸에서 떠나지
않고있다.
나는 한 번도 내 자신을 미쳤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솔직히, 그 이에게 임교수님과의 일들이 발각이 되어서 모든게
발칵 뒤집혔을 그 당시에도, 나는 내 자신의 행동들이 미친 행동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말이다.
모든것은 내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었다.
그리고 난 그때 그 이 앞에서 내 행동이 미친짓이었던 것 같은
거짓 제스츄어를 취해야만 했었다.
그렇게 해서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했었을 뿐이었다.
그 이는 아마 오늘 밤에도 날 안을 것이다.
그 이에게 말을 하고 싶다.
그날 밤처럼, 나를 바닥에 눕힌채로 강제로 범해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에게 욕을 해달라고, 나를 거칠게 다루어달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아주 오래전 선생님이 나에게 했던것 처럼 말이다.
그 이는 선생님보다 더 볼드한 매력이 있다.
스스로 그것을 모를 뿐이지, 그 볼드함으로 나를 짓이겨 달라고
말을 하고 싶다.
아마도 영원히 그런 말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나는, 그 이를 버리면서 한 번 그 이를 짓밟았고,
내가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었던, 아연이가 그 이의 자식이 아니라는것
때문에 정말 무참히 다시 한 번 그 이를 짓밟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그 이만의 상처가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그 이만큼이나 내 인생도 그 사실을 인정할수가 없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니까 말이다.
그 이와 함께 했던 모든 시간의 가장 큰 대의명분이 사라져 버린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는 그것마저 수용을 해버렸다.
나를 사랑했었다는, 아니 나를 사랑한다는 그 알량한 이유 하나로
말이다.
그 이가 강이가 단지 연약한 어린 아기이기 때문에, 나와 쟈니의 아기라는
생각보다는 단지 불쌍한 아기이기 때문에 돌보는 것을 보면서
나는 생각을 했다.
그 이를 또 짓밟고 있는 행동을 나는 멈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이다.
강이는 그 이에게는 받아들일수 없는 아픔인데 말이다.
강이야 말로, 쟈니와 내 사랑의 소중한 결실 아닌가.
그런 강이를 그 이가 안아주고 쓰다듬어 준다.
그러고 싶지 않다.
미안했다.
그 이는 좋은 남자인데 말이다.
그리고, 좋은 남자인데, 좋은 남자 이전에 너무 강한 남자였다.
이율배반적이다.
몹시나 말이다.
항상, 내 인생의 절반 가까이 내 곁에 있었고, 내 곁에 있는 동안은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있었던 남자였다.
결코 그 이가 머리가 아둔하거나 멍청해서 그런게 아니다.
날 사랑해서, 날 너무 좋아해서, 그게 내 모든 허물을 가려준다는것을
난 알고 있었다.
결혼을 하기 전부터 말이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강하고 볼드한 남자이다.
강하고 볼드하지만, 그는 내가 원하는대로 지난 삶을 살아왔었다.
그 이의 것을 강제로 마시면서 뱉었던 내 말들이 어쩌면 내가 요 근래에
가장 그 이에게 솔직했었던 순간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수가 없다.
자유롭게 산다고?
그럴수는 없을 것이다.
강이가 불쌍했다.
강이에게도 그 이 같은 자상하고 책임감 강한 남자를 아빠로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쟈니는 그럴수 없다.
나는 그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우리 사랑의 결실인 강이를 버렸으니까 말이다.
나중에 다른것은 용서해주는 한이 있어도 그것만은 용서해 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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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을 읽어내려가다가 목도 마르고 오줌도 마려워서 의자에서
일어났다.
시원하게 소변을 갈기고, 냉수를 마셨다.
출출했다.
라파계면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물을 끓이면서 생각을 했다.
쓰리를 먼저 읽은후에 투를 읽으니까 헷갈렸다.
거꾸로 가는 것 아닌가…..
투를 읽다보니까 그때 그 크리스마스 이브가 지나고 글을 쓴 내용 같았다.
그건 강이가 내 자식이라는 것이 밝혀지기 훨씬 전의 일이 아니던가
아내가 아프기도 전의 일이고, 수술도 받기 전이다.
니미, 무슨 박하사탕을 찍는 것도 아니고 거꾸로 돌아가면서 글을
읽으니까 헷갈렸다.
순서대로 완 투 뜨리 포 빠이브 식스 이렇게 읽어야 아내의 심경 변화가
착착 이해가 될텐데, 이걸 홀랑 뒤집어서 거꾸로 읽으니까 해골이 복잡했다.
니미 젖같은년 뭐가 그리 쓸 말이 많은지 주절주절 많이도 지껄어 놓은것
같았다.
생각같아서는 식스 리틀 스타 스토리가 가장 최신꺼 같은데,
그것만 볼수 있다면 지난 거 다 볼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누구나 마음은 변한다.
과거에 무슨 생각을 했던지간에, 최근에 어떻게 변해서 최근의
진심이 무언지만 알면 될 것 같은데, 그러자면 가장 최근에 쓴 것으로
의심되는 식스만 보면 될 것 같은데….
아내는 아마도 시간의 흐름대로 원 투 뜨리를 따로 저장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력하게 보안을 걸어놓고 노트북에도 암호를 건 것을 보면 확실히
누구한테 보여주기는 싫었던 본인의 속마음일 것이다.
나는 그걸 기를 쓰고 이렇게 밤까지 세워가면서 까발리고 있는 중이고…..
다음번에는 어떤 순서의 파일이 먼저 풀릴지 궁금했다.
어찌되었든간에 아내의 가장 최근 마음은 아연이에게
말을 했던 나와 남은 여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이다.
불가능한거 아니었다.
지금처럼 아이들 옆에서 지금 처럼 늙어가면 되는 것이다.
살다보면 내가 한 두번 찔러주는 날도 있을 것이다.
사랑은 없겠지만 말이다.
그 이상 뭘 바라는가…..지 년이 한 짓이 있는데 말이다.
물이 팔팔 끓고 있었다.
라면에 파를 넣고 계란을 넣어서 라파계면을 만들었다.
꼬들꼬들한 라파계면에 석박지를 들고서 뒷방으로 갔다.
라파계면을 먹으면서 아내의 글을 계속 읽기 시작했다.
졸라게 길었지만, 흥미진진했다.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그것도 시간이 많이 지나버린 오래전의
속마음을 훔쳐본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었다.
내가 감정적으로 동요될 필요는 없었다.
그런다고 지금 현재가 바뀌는 것은 좆도 없으니까 말이다.
벤자민버튼이처럼 외모가 거꾸로 가면서 바뀌면 몰라도
거꾸로 글을 읽는다고 좆도 바뀌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해골만 복잡할 뿐이었다.
나는 다시 글을 읽기 시작했다.
시팔…계란을 하나 더 넣을껄 그랬다.
닭똥 냄새 날까봐 하나만 넣었더니 노른자가 너무 맛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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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라도 쟈니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자꾸만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수 없는것 같았다.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것 때문일까?
쟈니와 사랑의 결실인 강이가 있기 때문일까?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처음의 결심처럼, 정말 생각을 하지 말아야 겠다.
강이를 잘 키워내려면 말이다.
나와 강이에게 상처를 준 쟈니가 미웠지만, 그래도 보고 싶었다.
한때는 내 사랑하는 남편이었던 사람인데 말이다.
미안하지만, 정말 미안하지만, 그 이가 이럴때 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얼떨결에 그 이에게 내 진짜 모습의 일부를 다 보여버렸지만,
그 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한결같다.
저 들에 푸르른 솔잎처럼 말이다.
그 이와 아주 오래전 함께 흥얼거렸던 그 노래의 가사가
자신과 같다는 것을 그 이는 알고 있을까?
임신이 아니다.
어쩌면 내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임신을 꼭 하고 싶었다.
쟈니와 아기를 가지게 된 것은 정말 어메이징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노력도 많이 했던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게 끝으로 생각을 했었지만 그러면 안된다.
마지막 임신이 되어야 하는데, 임신이 아니라고 한다.
그 이는 실망을 하지 않았다.
내 몸 걱정부터 한다.
좋은 남자, 그리고 정말 착한 남자이다.
내 몸에는 큰 이상은 없을 것이다.
항상 몸 관리를 잘 하고 살아 왔으니까 말이다.
단지 강이를 출산한후에 엉겁결에 한국으로 버려지게 되고, 그 이후에는
많이 신경을 쓰지 못한건 사실이었다.
그 전에 비해서 말이다.
강이를 먼저 신경써야만 했다.
우리 불쌍한 강이를 말이다.
아기를 꼭 가지고 싶었다.
그것도 다른 남자가 아닌 진짜 그 이의 아기를 말이다.
그 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내가 진짜 그 이의 아이를 가져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내가 그 이의 아기를 가지게 된다면, 그 이는 평생 강이까지 자신의
친자식처럼 돌보아 줄 것이다.
그 이는 분명히 그럴 남자였다.
그 이를 이 세상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나니까 말이다.
아연이는 그 이가 평생을 친자식으로 알고 키웠다.
아연이의 걱정은 별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강이가 불쌍했다.
내가 그 이의 아기를 셋째 아이로 가지게 된다면, 강이는 좋은 새아빠가
생기는 것이다.
그 이가 일단 강이까지 키워주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평생 아연이처럼
잘 돌봐줄것이 분명했다.
걱정이다.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서 임신 가능 여부를 다시금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짧은 기간동안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었던것 같다.
죽고 싶지 않았다. 진심으로 말이다.
하지만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이에게 신파조의 편지를 남겼다.
아마도 절반은 거짓말이었는지도 모른다.
없던 사랑, 없던 애틋함을 만들어내서 그냥 미안한 마음을
담았을 뿐이었다.
그 이는 아마 아직 그것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 이에게 중요한것은 그까짓 편지 따위가 아닐테니까 말이다.
내가 깨어난후에 다시 보게 된 그 이의 얼굴…
난 그 이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이 아니었나 보다.
난 그 이를 진짜 아빠처럼, 보호자처럼 생각했었던 것 같다.
기대기만하려고, 그렇게 기대기만 하려고 그 이와 함께 여기까지
온 모양이었다.
결국 나는 다시 생각을 하고 있고, 숨을 쉬고 있다.
피를 흘리면서 의식을 잃을때, 그리고 다시 깨어나서 수술을
받기 전에, 그리고 아연이를 껴안고 울때, 난 내가 벌을 받는 다고
생각을 했다.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무참히 짓밟은 죄에 대한 벌을 말이다.
그 이가 수술들어가기전에 나에게 했던말들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강이를 친자식처럼 키워주겠다는 그 이의 그 말……
그 이는 내가 밉지도 않을까?
단 한번도, 심지어 내가 수술실로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나는 내 스스로 몸을 함부로 굴렸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내 입으로는 그런 가식의 말을 뱉을지 몰라도, 내 진심은 그것이
아니었다.
모두 다 내가 직접 선택한 순간들이었을뿐…
하지만 그 선택들은 내 몸을 이렇게 만신창이를 만들어 버렸나보다.
다시 눈을 뜨던 그 순간, 나는 다시 태어났다는 생각보다는
결국 죽지는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부터 느꼈었다.
엄마에게 살려달라고 빌었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고, 살고 싶다고 말이다.
아연이가 나를 껴안고 서글피 울때, 꼭 살아야 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곳곳에 메모를 남겼던 것들을 다시 읽어 보았다.
어쩌면 죽을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 살펴보고 그것을 활자로 다시 입력을 하고 있다.
그냥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다.
그 이가 나를 보는 눈망울이 예전에 나를 처음 만났을때 보다도 더 많이,
더욱 더 많이 나를 사랑해 주는 것 같다.
나는 단지 몸이 아파서 생명의 위기를 겪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 이에게
다시 사랑받고 고귀하게 여겨지는 존재가 되어버린것 같았다.
그동안 내가 그 이에게 했던 짓들은 모두 이레이즈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이제 다시는 아기를 낳을수 없는 몸이 되었다.
하지만 내 몸은 생각보다 정말 빨리 회복되고 있었다.
아기를 낳을수 없는 몸이 되었지만, 그 이는 강이를 이젠 친자식처럼
돌봐준다.
미안하다.
혹시나 모를 죽음의 공포때문에 그 이에게 신파조의 편지를 남길때와
지금의 감정이 사뭇 다르다.
사람이 죽음을 앞두면 솔직해진다고 했는데, 난 뭔가 이상했던것 같다.
죽음을 앞둘수록 내 자신에 대한 의문만 점점 더 커져갔던것 같았다.
그 이에 대한 내 마음을 말했었다.
고맙고 든든하고 감사한 마음을 다 더해서 내 사랑하는 마음을
말했었다.
그 이는 아마 믿지 않을지도 모른다.
죽음을 앞둔 여자의 급조된 사랑이나 다름없었다.
내가 그 이에게 사랑이라는 단어를 말 할 자격이나 있을까?
쟈니를 사랑했던 마음도 그 이에게 말을 했다.
속일 필요는 없었다.
강이까지 낳은 마당에, 그 사랑이 거짓이었다고 그 이에게 말을 한들
그게 무슨 소용있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였을 것이다.
내 인생을 통틀어서 수많은 남자들이 있었는데, 왜 죽음앞에서
눈 앞에 보이는 얼굴이 없었을까…
난 남자들을 만났던게 아니라, 어쩌면, 내 이기심이 만들어 놓은
환영들과 같이 어우러져서 즐겼던 것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여자 구실이나 제대로 할 수가 있을까?
아연이와 강이의 엄마 구실이나 제대로 할 수가 있을까?
나는 아연이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었는데, 그런 나를 에미라고
껴안고 울어주던 아연이 때문에, 아직까지도 마음이 아리다.
그 이도 그렇고, 아연이도 그렇고, 내가 그런 좋은 사람들과 한 가족으로
그렇게 오랜 세월 한 집에 같이 살았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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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글을 읽는 것을 멈출수 밖에 없었다.
시그널이 울렸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첫번째 파일도 암호가 풀렸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네번째 파일도 암호가 풀렸다.
세번째를 먼저 보았고, 지금 두번째를 읽고 있다.
그리고 첫번째와 네번째가 순차적으로 암호가 풀렸다.
첫번째와 네번째 암호 역시 아내의 생일과 학번을 이용한 모르는
문자들과의 조합이었다.
벌써 네개의 파일암호가 풀려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다섯번째와 여섯번째 뿐이었다.
파이브 리틀 스타 스토리와, 식스 리틀 스타 스토리의 암호만 풀리면
아내가 숨기고 감추어 두었던 이 일기같지도 않고, 수필 같지도 않은
짧은 생각과 메모의 나열같은 글들의 모든 암호가 풀리게 된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비아그라 직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