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업자 남편친구 10부
여심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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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22:44
10. 여름 피서지에서...
동령의 제안으로 현창은 아내 문제로 꺼렴직하지만, 동령 패거리의 조직에서 운영하는 리조트에 아내와 같이 동령을 형님이라 하며 따르는 몇몇 동생들과 휴가를 보내려 같이 가기로 하였다. 매년 있는 일이어도 이번은 느낌이 좋지 않았지만 현창의 입장에서는 아내와 휴가 몇일을 같이 보내며 복잡한 심경을 다독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응하게 되었다.
동해안 피서지에서 현창은 아내가 동령을 대하는 태도에서 이전과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이전에는 자주 보는 사이이긴 하지만 동령을 거북해하고 경원 시 하는게 보였는데, 이번 피서지에서는 서스럼 없이 대하는 것이 사뭇 생경한 장면이었다.
동령의 후배들은 같이 오긴 했으나 개인적인 볼일들로 하나둘 사라져 버리고, 현창 부부는 동령과 줄곳 어울리게 된다. 조동령 역시 예전과 뭔가 달랐다. 마치 일부러 작정이라도 한 듯이 현창 앞에서도 주희에게 노골적으로 치근덕거리기 시작하였다.
항상 현창의 아내에 대한 호칭은 제수씨였으나, 이번에는 주희씨라고 하다가 술이 거나하게 취하자 주희라고 하기도 하는 등 격의 없이 부르고 무례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첫날의 아내에 대한 동령이 무례한 태도에 현창는 너무 기분이 언잖아져서 하루밤 자고 아침이 되자 이제 빨리 가고 싶어졌다. 노골적으로 아내를 쉽게 대하는 동령 그 자식이 있는 곳에 한시도 있기 싫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우리 이제 그만 올라가지 여기 더 있고 싶지 않아”
그러나 아내는 현창의 생각과 달리 예상 외의 반응을 보였다.
“아니예요, 저는 오랜만에 이렇게 도심을 떠나 바닷가에 오니 너무 좋아요. 이왕 온 거 하루 밖에 안 남아서 내일까지 잖아요. 푹쉬다 가요 우리, 동령! 그 사람 어제 당신이 화를 내고 한 소리 하니까, 오늘 다른 일 보려 떠난다 했으니 우리 끼리 편히 쉬다가요. 저는 그사람 싫어요. 어젠 어쨌든 당신 신경 쓰게 해서 미안해요. 걱정마시고 식사부터 하세요.”
‘친구이자 남편인 내 앞에서 아내를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나를 얼마나 만만하게 보고 무시하는 처사인가? 뭐... 아내가 본 바탕이 뜨거운 여자이고 자기가 그 꺼풀을 벗기고 음란한 여자로 거듭나게 해줄 수 있다고? 살짝만 건드려 주어도 봇물처럼 터진다고? 음욕이 쌓여있는 아내같은 경우는 자기처럼 강한 사내를 본능적으로 원하고 있다고?’ 가당찮은 이야기를 하는 동령이 놈에게 죽일듯한 분노가 일었었다. 아직도 동령의 여과없는 말들이 잔상처럼 떠올랐다.
“니 와이프처럼 우아한 여자들이 개같은 섹스를 좋아한다구, 넌 그런거 모르지? 오히려 겉으로 천박해 보이는 년들이 노멀한 섹스를 원하고, 고상해 보여서 밝히지 않을 거 같은 년들이 벗기면 피부가 매끈하고 알몸이 볼록 볼록할 때 더 꼴린다니까? 그런 년들은 밤새 떡을 쳐야 돼, 여자의 길을 알려주어야 돼......”
떠올릴수록 괘씸한 말이지만, 더 있겠다는 아내 앞에서 어쩔 수 없어서 현창은 아침 식사를 펜션에 주문하고 먹고나서 식사 후 담배를 한 대 피며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그래 어차피 온거 하루 더 있다 가자. 지금 부랴부랴 가면 그것도 모양이 우습다. 똥이 더럽다고 피할 수만은 없다. 그 자식은 이제 친구도 아니다. 오늘부터는 한시도 아내를 곁에서 떼 놓치 않으리라. 그러면 무슨 일이 있으랴.’ 하고 생각을 다잡으며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아내의 단호한 태도로 보아 동령을 심정적으로 멀리할 게 분명하다. 물론 아내가 지나치게 동령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약간 마음에 걸리지만 말이다.
어제 해변에서 패브릭 비치 체어에 누워 밀려오는 파도의 부서짐을 바라보며 나른한 잠에 취할 때, 갑자기 동령은 “주희씨 내가 좀 빌린다. 친구야” 하고 외치듯 말하고는 대응을 못한 채 멍하니 쳐다보는 현창을 뒤로하고 허락이라도 받은 듯 태연하게 아내의 손을 잡고 해변쪽으로 내달렸다. 멀찍이서 바라볼 때 시야에 들어오는 두 사람의 서스럼없고 밀착된 스킨쉽은 현창의 예민해진 신경을 더욱 긁었으며, 남편 앞에서 그러한 행동을 하는 아내에게 엄청난 질투가 낫었다. 그러나 뭐! 그럴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것은 다 아내를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고 놓쳐버린 자신의 잘못이리라.
아내와 오전은 방에서 쉬기도 하고 바닷 바람도 쐬면서 보냈다. 정오가 조금 지나자 아침보다 더 잘 차려진 점심 식사가 들어왔고 현창은 마음이 정리되자 아내와 유쾌한 대화를 주고 받으며 즐겁게 식사를 했다. 상추쌈에 돼지고기 수육이 나왔는데 펜션 음식 답지 않게 맛깔스러워 반주 한잔을 곁들이며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그게 탈인지 그는 식사 후 TV를 좀 보다가 아내랑 포항 시내도 구경하고 바닷가도 구경하려고 했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 같이 잠이 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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