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식이 - 03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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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전
봉식이 ----- 03
여름이 지날 무렵…
뜻하지 않는 슬픈 일이 있었다.
그 동안 기침을 하던 사촌 형이 쓰러진 것이다. 늦게서야 폐암 진단을 받았고 이미 늦었다.
세상에! 왜 좋은 사람들에게는 늘 안 좋은 일만 일어 날까…
형수님의 얼굴이 어른 거렸다. 얼마나 슬퍼 하실까…
작은 댁으로 가니 마치 초상집 분위기였고 형수님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었다.
무어라 위로해 줄 말이 떠 오르지 않았다.
가을 초쯤 되어 사촌 형님이 돌아 가시고 나니 작은 댁은 적막하고 웃음이 떠나간 집이 되었다.
봉식은 회사 일을 하면서 지금 일을 시작한 건물 신축 현장에 자주 드나 들었다.
사장님도 익히 그의 희망을 알고 있었기에 되도록 여유를 주었다.
이미 마트 자리를 자신이 하기로 사장님을 통해 건물주에게 확약을 받아 두었지만 얼마라도 계약금을
걸고 도장을 찍어 둘 필요가 있었다.
봉식은 마침 건물주와 약속이 되어 그녀를 찾아 갔다.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처음 그녀를 보았는데 빼어난 미인은 아니지만 고아한 귀품에 나이에 맞는
적당한 몸매 하며 인상이 참 좋은 사람이었다.
계약서를 쓸 때 보니 나이가 마흔 셋이다.
이름은 윤정숙…
[ 젊은 사람이 마트를 하시겠다니 대단하시네요? ]
[ 뭐라도 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행이 좋은 자리가 나서 행운입니다 ]
[ 저도 제일 먼저 장….봉식씨와 계약을 맺게 되어 영광이에요~! ]
그녀의 말 하나 하나에 기품이 들어 있는 것을 새삼 느끼며 계약서를 챙겨 나왔다.
10월이 되어 형수님 매장으로 가자 형수님이 반겨 주신다.
형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슬픔에 빠져 살았는데 이제 많이 괜찮아진 듯 했다.
[ 도련님…. ]
일부러 웃어 주는 형수님…
[ 형수님. 가요… ]
[ 어딜요? ]
[ 형수님 너무 수척해서 안되겠어요… 제가 맛있는 거 사 드릴 테니 가세요.. ]
[ 아니에요.. ]
[ 어허! 또 고집 피우신다. 어서요! ]
그러자 형수님이 미소 짓고는 잠시 기다리고 하곤 전화를 한다.
[ 가요… ]
식당에 가자 3인분을 주문하여 봉식이 의아해 하는데 그 여자가 들어 온다.
송서영이라는 그 여자였다.
[ 어머! ]
그녀도 들어 와 봉식을 보고 놀라더니 자리에 앉는다. 마침 이 근처 매장을 둘러 보던 중이라 전화 받고
바로 올 수 있었단다.
식사를 하며 형수님은 자꾸만 봉식에게 말을 시키었고 봉식은 대답을 하다 보니 어느 새 서로 대화를
나누는 꼴이 되었다.
식사를 다하고 나서 그녀가 가고 나서 형수님이 말한다.
[ 잘해 봐요… 도련님두 나이가 이제 장난이 아니에요… ]
[ 참 형수님도… ]
슬픔이 있는대도 불구하고 자신을 챙겨 주는 형수님이 무척이나 고마웠다.
두 번 만나고 나니 자주 머리에 떠 올랐다. 순영 아줌마도 떠나고 나니 적적했고 그래서인지
가끔 생각이 나 명함을 만지작거리다가 전화를 했다.
시간을 내어 식당에 나온 그녀는 여전히 편한 차림이었는데 전과는 달리 찬찬히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주로 봉식에 대해 물어 보았고 봉식은 대답하는 그런 형태였다.
[ 마트 하시려면 돈이 많이 있어야 할 텐데…? ]
[ 요즘은 대출이 잘 된대요… 그리고 회사 일 말고 따로 하는 일도 좀 있어요 ]
[ 네~~! ]
식사를 하고 커피까지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한 것 같기도 한데 실은 딱히 한 말은 없었던 것
같았다. 단지 그녀에 대한 호감이 증가했다는 것 뿐…
[ 저… 혹시 사귀는 사람 있으세요? ]
[ 왜요? ]
[ 없으면… 저하고 사귀어 보실래요? ]
[ 어머! 호호… 전 댁이 어떤 분인 줄 모르는데…. ]
[ 그러니까 만나 보고 괜찮다 싶으면 사귀자는 거죠… 전 서영씨가 맘에 드는데! ]
[ 어머나! 늘 그렇게 솔직하세요? 절 잘 모르시면서도? ]
[ 앞에 앉은 분이 서영씨 아니에요? 그리고 지금은 솔직해야지… 이 나이가 뭐 젊은 것도 아니고…
체면치레 하다가 장가도 못 가겠어요! ]
[ 호호… 재미 있으시네~~! ]
아무튼 그녀와 둘만의 첫 만남은 괜찮은 편이었다.
‘ 전화해서 만났다면서요? ‘
‘ 네.. 이야기 하던가요? ‘
‘ 그럼요… 우리 도련님… 보기보다 화끈하시네? 좋으면서 안 그런 척 했죠? ‘
‘ 형수님도! 제가 뭐 내숭 떨 인간으로 보이나요? ‘
‘ 그렇진 않지만… 아무튼 잘해 보세요. 지켜 보니 참 좋은 아가씨니까! ‘
형수님과 대화를 하고 나선 하던 일을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 일은 업무와 관계되는데
생각보다는 수입이 짭짤해서 얼마 전부터 하고 있는 일이다.
형님 때문에 미뤄 왔던 사촌 동생 영식이의 결혼식이 있었다.
동생 결혼하는데 넌 뭐하느냐 형님과 누나들의 핀잔을 받으며 결혼식을 다녀 왔고
다시 회사 일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바쁘게 보냈다.
오랜만에 서영에게 전화를 하며 오마 조마 하는데 만나러 나온다고 한다.
그녀도 바쁘기 때문에 오래 같이 있지는 못했지만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니 좀 더 잘 알 것 같았다.
위로 오빠 둘이 있으며 그 일을 한 지는 4년 정도 되었단다.
나이는 스물 여덟.. 꽉 찬 나이라 집안에서도 아마 성화이지 싶었다.
시월 중순에 접어 들어 토요일이라 좀 일찍 원룸에 돌아 와 아르바이트 일을 하고 있을 때
초인종이 울려 문을 열자 형수님이 들어 오신다.
[ 이제 반찬은 그만 가져 오세요… ]
[ 반찬 안 가져 오면 뭐 어디에서 저절로 생기나요? ]
형수님을 안으로 들어 오게 하곤 음료수를 대접하자 대뜸 서영의 일을 묻는다.
[ 그냥 한 번 더 만나 봤어요. 이것 저것 좀 더 알게 된 것 같기도 하고… ]
[ 호호… 이제 우리 도련님두 장가 가게 되나 부다! ]
[ 형수님~~! ]
[ 뭐 그렇게 사귀다 결혼하는 거죠…. 근데 일에 방해 되는 거 아닌가요? ]
[ 아뇨. 일을 잡았더니 잘 안되던 차에 형수님이 오신 거에요. 잘 오셨어요… 형수님이 오셨으니
제가 영화라도 보여 드릴까요? ]
[ 영화는 되었고… 그럼 도련님. 우리 어디 바람이나 쐬러 갈까요? ]
형수님을 태우고 야외로 나와 드라이브를 하자 기분이 상쾌했다.
[ 언제까지 들어 가셔야 해요? ]
[ 좀 늦어도 상관없어요. 동서하고 삼촌이 어머님 모시고 제주도 여행 갔으니까…. ]
[ 민혁이는? ]
[ 민혁이도 같이 갔어요. 난 매장 때문에 못 갔고… ]
[ 그러시구나… ]
혼자 적적하던 차에 반찬을 해 오신 것 같았다.
카페에 들러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다시 원룸으로 돌아 오자 방안에 앉은 형수님이 방안을 둘러 본다.
[ 도련님. 혹시… 술 있어요? ]
[ 네? 하하… 형수님이 술을 찾으시다니…. ]
곧 나가서 술을 조금 사 왔다. 형수님은 형님이 돌아 가시고 나서 가끔 술을 입에 댄단다.
[ 내가 이런 이야길 누구한테 하겠어요? 도련님이 제일 만만하지…. ]
[ 그렇죠? 언제든 오세요…. ]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고서 형수님이 팔을 약간 굽혀 팔베개를 했다. 예전 작은 집에 살았을
때에도 형수님은 그런 모습으로 누운 모습을 많이 봤다.
[ 힘드시겠어요. 여기 베개… ]
[ 고마워요… 이렇게 좀 있어도 되죠? ]
[ 그럼요… ]
봉식은 옆에서 티브이를 켜 놓고 보고 있었는데 새근새근 소리가 들린다. 형수님이 잠 든 것 같았다.
이불을 펴서 덮자 형수님의 눈이 떠진다.
[ 깜박 잠이 들었나 보네… ]
[ 좀 주무세요… 많이 피곤하신 듯 한데… ]
[ 나한테 도련님이 너무 편한가 봐요… 누우니 잠이 들고…. ]
[ 하하… 그게 아니고… 전에도 형수님은 팔베개를 하시면 금방 잠드셨어요… ]
[ 호호…그랬어요? ]
[ 네… 침도 흘리고 주무시던데~! ]
[ 어머~! 도련님은…. 근데 몇 시에요? ]
[ 11시 10분 정도 되었네요… ]
[ 어머나! 벌써 그렇게 되었어요? 가 봐야 하는데… ]
[ 가시게요? ]
[ 네… 가긴 가야겠는데… 가 봐야 혼자니…… ]
그런 모습을 보고 봉식이 형수님에게 한 마디 한다.
[ 숙모님도 안 계시면 그냥 여기서 주무시고 가세요…. ]
[ .. 그럴까요? ]
[ 네…. ]
형수님이 상의 겉옷만 벗고 누워서는 봉식 쪽으로 돌아 보며 묻는다.
[ 그 아가씨… 보면 볼수록 괜찮죠? ]
[ 성격이 그냥 좋은 것 같아요… ]
[ 도련님 하고 셩격이 잘 맞을 것 같았어요…. ]
그러다 형수님이 봉식의 팔을 만져 본다.
[ 참 단단하다. 너무 단단해서 다음에 장가가면 색시가 곤란하겠어요? ]
[ 왜요? ]
[ 팔베개 하면 딱딱해서 불편할 거 아니에요? ]
[ 어? 그래요? 하하…그럼 형수님이 한 번 해 보세요… 불편한 지 안 한지… ]
[ 그래 볼까…. ]
형수님이 봉식의 팔에 머리를 얹어 본다.
[ 생각보다는 별로 불편하지 않네? ]
[ 그렇죠? 걱정 안해도 되죠? ]
[ 호호…그게 걱정 되었어요? 도련님 내음…. 참 좋다~! ]
[ 저도 형수님이 좋은 걸요…. ]
잠이 언제 들었는지 모른다.
눈이 떠진 봉식은 자신의 팔에서 느끼는 무게감에 옆을 돌아 보니 형수님이 자고 있었다.
좋은 인상의 형수님이 그 쪽을 향해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모습…
형님 돌아 가시고 나서 많이 적적해 하는 것 같아 안스럽다.
그러다가 이불이 약간 걷힌 형수님의 모습을 봤는데… 서른 후반답게 풍만한 젖가슴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갑자기 형수님도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라는 생각이 들자 찬찬히 형수님을 바라 보았고 새삼 형수님도 어디 빠지지 않는 매력이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형수님의 눈이 떠진다.
[ 어머! 벌써 아침이네. 근데 밤새 도련님 팔베개를 하고 있었어요? ]
[ 편안히 주무셨어요? ]
[ 네… 아주 오랜만에 단잠을 잤어요… ]
아침을 대충 해 먹고 나설 때 형수님의 미소가 햇살 같다.
작은 집에 오랜만에 갔는데 생각보다는 그리 좋은 형편은 아닌 것 같았다.
문제는 영식이 와이프가 되는 제수씨와 형수님의 성격이 조금 달라 약간의 마찰이 있는 것 같았다.
혼자 외롭게 된 형수님이 그런 일까지 신경이 쓰이니 보기 안되어 보여 영식에게 조용히 한 마디
하곤 나왔다.
이야기를 들으니 그날 저녁 가족 회의가 있었고 영식이 내외가 얼마간 독립 생활을 하기로 했단다.
송서영과의 만남은 간혹 이루어졌고 그녀도 이젠 봉식에게 제법 마음을 털어 놓는 사이가 되었다.
여자 친구라 하기엔 뭐하고 뭐… 친구 그런 정도는 된 것 같았다.
아침에 달력을 보던 봉식은 아차 하며 서둘러 출근을 하였고 저녁 무렵 백화점에 들르고 꽃집에
들러 꽃을 한 바구니 사서 형수님의 매장으로 갔다.
[ 어머! 도련님.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세요? ]
[ 매장 두 개 중에 하나 찍었는데 맞았네요… 받으세요! ]
[ 이게 뭐에요? 꽃다발 하며 이건? ]
[ 옷이에요… 예뻐 보여서 샀는데 한 번 보세요…. ]
형수님이 포장을 뜯어 보더니 입을 벌린다.
[ 어머! 정말 예쁘네… 이거 비싼데.. 근데 무슨 일로? ]
[ 하하… 오늘 형수님 생일이잖아요. 맞죠? ]
[ 새…생일? 어머! ]
표정을 보니 몰랐던 것 같다. 주변에서 아무도 챙겨 주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형님이 살아 있을 적엔 꼭 외식을 하고 선물을 받았었는데…
[ 형수님! 축하 드려요~! 가 볼게요 ]
[ 도련님…. ]
손을 흔들고 나오는 그를 바라 보는 형수님이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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