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식이 - 17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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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전
봉식이 ----- 17
다음 날 건물주의 연락이 와 그녀의 집으로 찾아 갔다.
시숙 되는 그 건물주와 인사를 하는 게 좋지 않느냐 하는 것이었는데 잠시 후에 오신단다.
시간보다 약간 일찍 찾아 가니 그녀가 맞아 주는데 밖에서와 다른 차림이 아주 여성스럽게 보였다.
아담한 단독주택에 집안이 정갈하였고 거실에 들어 가자 여기 저기 사진을 보니 아마 음악을 공부한
것 같았다.
잠시 후 그 시숙이라는 분이 도착하였는데 얼굴은 평범하지만 풍기는 분위기는 예사롭지 않았다.
[ 숙부님. 어서 오세요~! ]
깍듯하게 인사한 그녀가 소개를 하자 봉식도 인사를 했다.
윤정숙 그녀가 앞뒤 전후를 이야기 하니 그 사람은 고개를 끄덕인다.
[ 질부가 신뢰하면 믿을 만 하겠지… 난 그리 알고 그만 가 보겠네~! ]
[ 아~이~! 숙부님. 오랜만에 오셨는데 그냥 가시면 어떡해요~? ]
자신이 봐 온 그녀답지 않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자 그 남자가 엉거주춤 앉았다.
[ 그럼… 차라도 한 잔 마실까? ]
봉식은 더 앉아 있을 이유가 없어 그 집을 나왔다.
다시 한 번 그 집을 되돌아 보았다.
윤정숙…
그녀는 제법 부유한 집안에서 성장하였고 음악을 전공하고 외국에 유학까지 하였다.
그렇지만 유학 중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인하여 도중에 그만 두고 돌아 와 피아니스트 꿈을 접고는
음악교사로 지내다가 공무원인 남편을 만나 평범하게 살았다.
남편은 성격이 조용하면서도 내성적이었고 늘 일에 묻혀 살았다.
남편이 공무원을 그만 두고 정부 하청을 받는 사업체를 차려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애도 크자
교사 직을 그만 두고는 전업주부로 지냈다.
하루는 남편이 늦게 술을 마시고 들어 오더니 그녀가 챙겨 주는 주스를 마시며 이야기 한다.
[ 숙부님 말야… ]
[ 응. 숙부님이 왜? ]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작은 시숙부가 머리에 떠 오르며 물었다. 현재 남편은 사업을 하면서 가끔
도움도 받고 하는 삼촌 분이시다.
낮에 잠깐 숙부님을 만나고 왔단다.
[ 그 왜 있잖아? 중요한 사람들 만날 때 부부 동반으로 만나는 경우…. ]
[ 응…그렇지만 지금 숙모님은 병환 중이시잖아요? ]
간호 조무사가 전문적으로 간호를 하며 현재 병원에 있다.
[ 그래서… 빠질 수는 없고 해서 형수님한테 부탁을 하셨대. 그 뭐 퍼스트 레이디 역할이라는 거… ]
[ 응… 들어 봤어. 그래서 형님이 하셨대? ]
[ 응…또 새로 호텔을 만들려고 하시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형수님한테 부탁을 하셨나 봐.
회사 여직원이야 많지만 전적으로 신뢰하기도 어렵고 또 의무적으로 할 것이기에 가족이 낫다 싶어
부탁하셨는데…. ]
잠시 말을 끊은 남편이 이어 간다.
[ 근데… 형수님이 영어도 모르고… 또 손님들한테 결례를 범했나 봐. 그래서 숙부님이 단단히
화가 나셨더라구! ]
[ 호호… 형님 영어 못하셔~! ]
[ 그러니까 말이야. 외국인들도 부부 동반으로 참여 하는 자리인데… 그 동안 숙모님이 그 역할을
잘 해 내시다가 저렇게 아프시니….. ]
[ 걱정 되시겠다. 큰 사업 하는 분들은 그런 일들이 많을 텐데… 전에 아버지 사업하실 때도 엄마가
자주 그런 곳에 다니셔서 좀 알아 ]
[ 그렇지? 누가 그 역할을 해 주면 좋으련만…. ]
[ 뭐 그런 사람이 쉽게 있으려구…. ]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남편이 뜬금없이 묻는다.
[ 당신이 한 번 해 볼텨? ]
[ 내가? 호호… 난 그런 거 못해. 그리고 알지도 못하고… ]
[ 아냐… 당신이 형수님보다야 훨씬 낫지. 지금 숙부님은 새 호텔 짓는 것에 승부를 거셨는데….! ]
[ 그래도 난 못해… ]
[ 그래… 아까 숙부님 만났을 때 형수 이야길 하면서 은근히 그걸 좀 바라시는 것 같기도 하고… ]
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고 나서 한 일주일이나 지났을까….
남편이 뜬금없이 그 이야기를 꺼낸다.
[ 여보… 저 번에 이야기 한 그거…. 내일 숙부님이 또 연회가 있는데 곤란하네…
저 번엔 형수님이 했으니 이번엔 당신이 한 번만 해 드리지? ]
[ 아~이~! 나 못해! 그리고 형님처럼 실수하면 어떡해? ]
[ 그래도 어쩌냐? 당장 내일이라고 아까 전화 오셨던데…. ]
남편이 몇 번 이야기 하다 숙부님에게 전화를 하는 듯 하였고 곧 숙부님이 전화를 바꿔 달라고 하여
정숙이 받았다.
‘ 질부… 이거 급하게 되어서… 좀 도와 줄 수 있겠나? ‘
어쩔 수 없었다.
다음 날 정숙은 걱정하면서 있는 옷 없는 옷 끄집어 내어 입어 봐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그 동안 가정생활 하면서 딱히 마련한 옷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런 곳에 가려면 무슨 옷을 입어야
할 지도 몰라 모르겠다 싶어 하나 골랐다.
숙부님을 찾아 가니 많이 미안해 하신다.
[ 이거… 질부한테 미안하네! 집 사람이 저렇게만 되지 않았어도… ]
[ 아니에요~! 당연히 도와 드려야 하는데 실수라도 할까 걱정이… ]
[ 그냥 편하게 하게. ]
시아버님과는 나이 차이가 많아 이제 쉰 중반에 들어 선 시숙이었다.
모임 장소에 갔다.
주로 외국 금융 관련 인사들의 모임이었는데 가 보고 나니 자신의 옷이 가장 초라하였다.
[ 신경 쓰지 말게! ]
처음에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당황하다가 숙부님이 이끄는 대로 따라 하니 별 문제가 없었고
대화를 할 적에는 유학 경험도 있는 지라 비교적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하였다.
그러자 놀라는 눈치를 보이는 숙부님…
더군다나 외국 손님 중의 하나가 생일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얼떨결에 정숙이 피아노를 치게 되었고
갈채를 받았다.
그 날 밤에 연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 가니 남편이 집에 있다가 말한다.
[ 당신 너무 잘했다며? ]
[ 잘하긴… 옷도 촌스럽고… 뭘 해야 할 지도 모르고…. ]
[ 아냐! 좀 전에 숙부님한테 전화가 왔어. 너무 잘했다고… 숙부님 원래 얼마나 칭찬에 인색한데…
질부 덕 봤다며 고마워 하더라! ]
[ 몰라. 나 다시는 그런데 안 가. 진땀이 다 났어! 그런 걸 숙모님은 어떻게 다 하셨나 몰라? ]
[ 그러니 대단한 분이지… 암튼 당신 다시 봤어? ]
[ 피~! ]
그렇지만 정숙은 숙부님이 그렇게 만족하셨다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 번 하고 나자 숙부님이 만족하셔서 급할 때면 부탁을 하니 어쩔 수 없이 나가게 되었다.
숙부님은 아예 마음 편히 하자며 수고비를 주겠다 했는데 정숙이 손을 내저으며 거절해도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며 일정 금액을 넣어 주신다.
아르바이트가 되면서 또 시숙부님도 도와 주니 괜찮은 것 같다.
옷도 좀 세련되게 입게 되었고 행동이나 태도 등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났다.
남편은 그런 정숙을 보고 당신이 이렇게 세련된 여자인 줄 몰랐다며 웃는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전에는 시숙부님을 그렇게 주의 깊게 보지 않았다.
키도 그리 크지 않고 얼굴도 옆집 아저씨 같이 평범한데다가 호텔을 운영한다는 오너답지 않게
늘 수수하게 해 다니시기 때문이었는데 직접 사람들을 만나고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시숙부님을 새삼 다시 보게 되었다.
일을 할 때에는 젊은 사람보다 더 열정을 가지고 달려 들었고 또한 자신이 생각하기엔 애매모호한 것도
주저없이 결정을 내리는 결단력을 갖추고 있었다.
‘ 그러니까 그런 호텔도 운영하시겠지…. ‘
큰 회사의 오너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여보~! 나 안 하면 안될까? 하루 종일 서 있었더니 다리가 아파 죽겠어! ]
[ 당신이 안 하면 누가 할 건데? 이왕 도와 드리는 거… 좀 도와 드려… ]
요즘 남편의 사업체도 좀 성장을 하여 전보다 훨씬 바쁘게 살고 또 출장도 잦아지는 남편은
정숙이 투덜대자 도와 드리기 시작한 거… 계속 하란다.
[ 숙부님… 저 춤 못 추는데요…. ]
[ 그냥 내가 하는 데로 따라 하게! 뭐 별 거 없어! ]
춤을 춰야 하는 장소에서 어색한 정숙은 숙부인 그의 이끌림에 따라 움직였다.
이리 저리 맞추다 보니 그럭 저럭 할만하다.
숙부님과 같이 있으면서 처음 어려웠던 관계보다는 많이 가까워진 것도 같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정숙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시숙부인 그가 어느 새 많은 시간 동안 자신의 생각 속에 머물러 있고 또 점점 그에게 빠져 들어가는
자신을 느껴서였다.
‘ 어머머~! 망칙하게… 더군다나 시숙부인데…. ‘
하지만 외모는 평범해도 결단력 있는 그의 판단이나 행동, 쉰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튼튼한 체력과
일을 파고 드는 열정에 서서히 빠져 들어 갔음을 할게 되었고…
마흔 중반인 남편이 안정성을 중요시하며 되도록 모험을 걸지 않으려는 것에 비하면
시숙부님이 오히려 더 젊은 것 같았다.
어느 새 시숙부는 열정을 가진 남자로 각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부정하려고 여러 번 고개를 흔들었지만 그런 생각이 점점 커져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들수록 자신이 맡은 역할에 더 충실하여 되도록 숙부님에게 도움이 되려 했고
숙부님도 그녀의 정성에 고마워 하였다.
제주도에서 모임이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남편의 허락을 받고 내려 갔다.
외국인이 많이 왔고 정숙은 자신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는 호텔 객실로 들어 가 씻었다.
남편에게 전화를 하여 이제 일이 끝났다고 하니 고생했다며 쉬라고 한다.
누워서 눈을 감아도 몸은 피곤한데 이상하게 잠은 오지 않는다.
간편한 옷으로 갈아 입고 호텔 정원을 거닐었다.
봄 바람이 살랑이며 기분이 좋았다.
[ 자네… 아직 안 잤나? ]
[ 어머! 숙부님. 숙부님도 안 주무셨어요? ]
[ 응… 잠이 와야지 말이야~! ]
[ 네에~! 저도 잠이 안 와서 나온 거에요~~! ]
[ 그래? 그럼 좀 걸을까…? ]
[ 네…. ]
호텔에서 조금 나오니 파도 소리가 바닷 내음이 나는 것 같다.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연회에서 자주 했듯이 살짝 숙부님의 팔짱을 끼자 돌아 보신다.
[ 참… 질부는 센스도 있고 기품도 있어… ]
[ 제가 하기는 괜찮게 하는 건가요? ]
[ 괜찮은 정도가 아니야. 손님들이 칭찬을 많이 하던데? 훌륭한 질부 뒀다고… ]
[ 호호… 훌륭씩이나….]
그러며 천천히 걸었다.
[ 빨리 숙모님이 나으셔야 할텐데…. ]
[ 그러게 말이야. 그래야 나도 걱정 없이 일 하는데…. ]
[ 그렇겠죠… ]
[ 질부… 처음엔 몰랐는데 보면 볼수록 조카가 결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
[ 숙부님도 멋있으세요! ]
[ 멋? 하하… 난 그런 거 몰라. 그저 일 밖에 모르고 살았어. 가난한 집에 태어나 돈 버는 것 밖에
몰랐는데 무슨 멋이야…. ]
[ 호호… 아니에요~! 숙부님 일하시는 거 보면 얼마나 매력이 있으신지 아세요? ]
[ 매력? 하하… 젊은 질부한테 그런 이야기 들으니 이거 괜히 어깨가 으쓱한 걸?! ]
[ 호호… 으쓱하셔도 되어요~~! ]
숙부님과 같이 움직이게 된 것도 벌써 제법 된 것 같았다.
돌아 오는 길에 간단한 술이나 한 잔 하기로 하고 바에 들렀다.
거기서 평소, 전혀 듣지 못했던, 늘 강했던 숙부님에게서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 사업 하면서 어려운 점,
그리고 마누라도 모르게 혼자 가지고 끙끙 앓아야만 했던 고민 등에 대해 들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정숙은 더욱 더 숙부님에게 끌리면서 더 다정하게 느껴졌다.
그러고 나서 몇 달 뒤…
몇 년 째 병환을 앓으시던 숙모님이 돌아 가시고 나자 자신 때문에 고생을 해서 일찍 죽었다며
슬퍼 하던 숙부님이 다시 기운을 차렸다.
그 동안 정숙도 점점 옷 입는 것이나 행동도 많이 바뀌어졌다.
이젠 당당히 숙부님과 대동하여 손님을 맞을 수 있게 되고 어떤 때는 능숙하게 이끌었다.
그러다 보니 숙부님은 더욱 그녀를 믿으시고… 또한 많이 친해져 숙부님의 사소한 것도
챙겨 주게 되었다.
[ 숙부님. 이것보다 이 넥타이가 더 나은 것 같은데요? ]
[ 그래? ]
정숙이 넥타이를 매어주자 거울을 보고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짓는 숙부님이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