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어 키운 걸그룹 27
멍멍이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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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전
"대박!"
"꺄아아아!"
업키걸 자선 공연 때 게스트 무대를 선다고 하자 연습생들은 방방 뛰면서 좋아했다. 소속사 선배이자 롤 모델인 업키걸과 같은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감회가 새로운 것이다.
나는 안무 트레이너인 루주에게 물었다.
"루주 쌤, 얘네 이번 월말평가 단체 곡 뭐예요?"
"바이올렛이랑 shape of you요."
"Shape of you도 업키걸 커버 버전이죠?"
"예."
"바이올렛은 업키걸 애들이 할 거니까 그거 빼고 다른걸로 하나 더 준비해주실래요?"
"전에 했던 것도 괜찮죠?"
"예."
전달사항을 모두 전하고 이제 막 나가려던 참에 미오와 라희가 안무실로 들어왔다.
나는 미오만 살짝 불러서 비어 있는 연습실로 들어갔다.
내가 대표실에서 나간 뒤 어떻게 됐냐고 묻자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
"두 번 가게 해줬어요. 입으로 한 번, 손으로 한 번. 처녀막이 아직 살아 있길래 질 안으로 삽입은 안 했고요. 처음은 대표님이 해주실 거잖아요."
이건 또 무슨 유은빛 우슴하는 소리인지···.
"어···?"
"예? 라희 첫 경험은 대표님이 해주실 거 아니에요?"
"아니아니, 그거 말고. 뭘 두 번 해줬다고?"
"입이랑 손으로 클리토리스 애무···."
미오는 내 표정이 이상한 걸 눈치 채고는 말허리를 끊고 되물었다.
"저보고 대신 해주라고 하신 거 아니었어요?"
"어, 마사지 대신 해주라고."
"아···."
"너 설마 그냥 마사지가 아니라 에로 마사지를 해준 거냐···?"
"예. 저는 대표님 이미지 상 당연히 그쪽인 줄 알았죠. 대표님이랑 라희 관계도 그렇고···."
"내 이미지가 에로 쪽이야?"
"모르셨어요? 되게 색기 있으신데···."
혼란하다, 혼란해···.
내가 언제부터 색기 있는 남자가 된 거지.
"라희는 오르가즘 느꼈고?"
"예. 두 번이요. 저도 계속 발기돼서 참느라 힘들었어요."
혼란하다, 혼란해!
자기가 남자인 줄 알고 딜도가 발기됐다고 믿는 놈.
마비가 오지 않았으면서 쾌락을 위해 마비가 왔다고 하는 놈.
개꿀잼 몰카 대전인가···.
"라희는 별 말 없디?"
"뭐 그냥 고맙다고 하죠."
"일단 알았다···. 이번에는 커뮤니케이션에 오해가 있었으니 넘어가고, 다음부터는 무조건 건전 마사지로 가는 거야."
"근데 라희요, 성감이 엄청 예민하던데요?"
"그러냐?"
"예. 그 정도면 일반 마사지로도 느낄 거 같아요."
이거 기분이 조금 야리꾸리한데.
나한테만 반응을 할 줄 알았던 라희가 미오의 손길에서도 쾌락을 느꼈다고 하니 뭔가 배신감이 드는 것이다.
"니가 마사지를 너무 잘해준 건 아니고?"
"뭐 그런 것도 없지 않아 있겠죠? 페티시 클럽에서 일하면서 배운 스킬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나왔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 그거겠지."
"그런 의미에서 풋잡 한번 해드릴까요?"
"응, 다음에···."
미오의 입가에 다정한 미소가 걸린다.
"대표님 많이 변하셨어요."
"응? 뭐가?"
"제가 저번에 풋잡 해준다고 했을 땐 단칼에 거절하셨거든요. 근데 이번에는 다음에 받는다고 하셨잖아요."
"어? 내가 그랬다고?"
"예. 응, 다음에, 이러셨어요."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라희 때문에 생각이 복잡해져서 무의식중에 대답이 나갔나보다.
"내가 외우라고 한 노래는 다 외웠어?"
"예. 가사는 다 외웠어요."
"이따가 란이 개인평가 끝나면 너도 볼 거야."
"예."
"연습생 생활 해보니까 어때? 적성에는 좀 맞는 거 같아?"
"예, 아직까지는 괜찮아요. 안무 배우는거 재밌어요."
"다행이네. 힘든 건 없지?"
바로바로 대답이 나오던 미오의 입술이 한 차례 멈칫 거린다.
"···안 그래도 아까 그거 말씀드리려고 갔던 건데···."
"어, 말해."
"솔직히 저 혼자 정리를 할까 생각했는데요, 적어도 대표님한테는 비밀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씀드리려고요."
"아, 뜸들이지 말고, 뭔데 그래?"
"저 란이 좋아하는 거 같아요. 아니, 좋아해요."
"어? 니가 란이를 좋아했다고···?"
"예. 처음 봤을 때부터 한눈에 반했어요."
"그러니까··· 이성으로 좋아한다는 거지? 동료나 친구가 아니라?"
"그렇죠.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좋아하는 거면 말씀도 안 드렸죠. 남자로서 좋아해요."
아니, 너 여자잖아··· 란이도 여자고···.
이건 레즈라고 해야 되는 건지 뭔지.
"아니··· 둘 사이에 무슨 일 있었어? 뭐, 회사 밖에서 따로 만났다거나."
"아뇨, 회사에서만 봤어요."
"근데?"
"대표님이 그만두라고 하시면 정리하겠습니다. 당분간은 힘들겠지만요."
"아니··· 어··· 내가 지금 너무 당황스러워서···."
"저 솔직히 란이랑 자고 싶습니다. 걔 너무 섹시해요."
"어, 그래··· 알지···"
신세대다, 신세대야.
엔터테이먼트 대표로서, 그리고 생체 딜도로서 바쁘게 살다보니 잠시 미뤄두고 있던 미오의 정보창이 다시 떠올랐다.
───────
★성 정체성 혼란으로 인해 팀워크를 망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성적 쾌감과 신비한 자극을 통해 백지민의 봉인된 여성성을 일깨워 줘야 한다.
───────
이게 그런 의미였구나.
미오를 그대로 방치하다가는 허리에 차고 있는 거대 딜도가 라희와 란이를 포함한 연습생 애들의 음부를 파괴한다는 뜻이었다.
생각해보니 미오도 퍽커였다. 내가 조금 특별한 케이스였을 뿐, 퍽커는 일반 사람들에 비해 성욕과 성충동 지수가 높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대표님이 깔끔하게 말씀해주세요. 저 마음 정리하는게 맞는 거죠?"
"어, 정리해야지."
"그럼 서아도 포기해야겠죠?"
서아는 연습생 중 한 명이다.
"뭐? 서아도 좋아해?"
"예···."
"너 뭐하는 놈이야?"
"죄송합니다. 제가 원래 여자를 좀 밝혀서···. 요즘에 욕구불만이기도 하고요."
이거 안 되겠다.
"여기서 간단하게 말할 문제가 아니었네. 연습 끝나고 따로 얘기하자."
< 솔직히 란이랑 자고 싶습니다 > 끝
──────────────────
< 연습생 미오(1) - 여자로 보는 건 못 참아 >
"으음, 많이 좋아졌네. 지금까지 니가 한 것 중에 제일 괜찮았어."
염이 덤덤하게 감상평을 말했다.
표정이 험상궃고 억양의 굴곡만 없다 뿐이지 극찬이라고 봐도 됐다.
긴장한 표정으로 평가를 기다리던 란이가 허리 숙여 인사한다.
"감사합니다."
점심시간 이후 진행된 란이의 노래 평가는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담당 트레이너인 현동이도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이 정도면 됐다. 살짝 아쉽긴 한데 연습 때보다는 훨씬 잘했네."
"감사합니다."
란이의 시선이 내게 향한다.
보컬 전문가 두 명이 좋다고 하는데 내 평가 따위가 뭐가 중요하랴. 보상으로 화끈하게 삽입이나 해주면 그만인 것을···.
그래도 칭찬을 들을수록 더 잘하는 타입이니 한마디 해줘야겠지.
"거봐, 너는 지금까지 연습을 열심히 안 한 거라니까. 마음먹고 하면 이렇게 잘 할 거면서."
란이 이놈. 염이랑 현동이의 감상평에는 그저 감사하다고 허리를 숙이더니, 내가 하는 말에는 어김없이 토를 달면서 끼를 부린다.
"대표님, 저 이제 안 밉죠?"
"참나··· 너한테는 칭찬도 못 하겠다."
"도랐나. 뭐라 씨부리 쌌노."
나랑 현동이는 그나마 애교로 넘어갔지만 염은 아니다.
곧바로 중저음의 묵직한 철퇴가 떨어진다.
"야. 니 수준에서 그나마 잘했다는 거지, 전체평가로 보면 우리 회사에서 너보다 못 하는 애 없거든?"
맹랑한 란이는 그걸 또 넉살 좋게 받아친다.
"에이, 그래도 미오 언니보다는 제가 낫잖아요."
"이거 완전 미쳤네. 데뷔까지 했던 애가 아무것도 모르는 생초짜랑 비교하고 싶냐? 안 쪽팔려?"
"치··· 염 대표님은 맨날 나한테만 뭐라고 그래···."
"이야. 란아, 너 멘탈 하나는 진짜 인정이다. 윤호 형 아니었으면 넌 진짜 나한테 죽었다."
"염. 나는 괜찮으니까 내 눈치 보지 말고 성격대로 해."
염도 예전에는 많은 가수와 연기자들을 가르쳤던 실력파 보컬 트레이너 출신이다.
역대 걸그룹 보컬 중 원탑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플랜엘의 수현이도 염의 제자고 그 외에도 많은 가수와 연기자들이 염에게 노래를 배웠다.
염은 란이에게 노래 하나를 외워오라며 숙제를 내줬다.
"내가 직접 잡아줄 테니까 다음 주 월요일까지 외워와. 알았어?"
"헼? 대표니임, 저 다음 주까지 할 거 많아요. 바자회 공연 준비도 해야 되고 뮤노 대표님이 내주는 숙제도 해야 되고···."
"이게 배가 불렀네. 야, 너 아이컨택 활동할 때 하루에 몇 시간 잤어?"
"아···."
"몇 시간 잤냐고."
"두세 시간이요···."
"그때 마음가짐으로 하란 말이야. 밥 먹고 노래만 부르는 애가 일주일에 노래 몇 곡을 못 외워? 앨범 준비는 어떻게 했었냐. 내가 김석원보다 만만해 보여서 그래?"
"아니요··· 죄송합니다."
기가 팍 꺾인 란이가 커버를 쳐달라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미안하지만 구구염염 맞는 말이잖니.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질내사정 밖에 없단다.
"윤호 형, 커피 드실래요? 저희 잠깐 1층 내려갔다 오게요."
"어, 사다주면 고맙지. 그럼 미오 10분 있다가 오라고 그렇게."
"옙."
란이의 평가가 끝난 뒤 염과 현동이가 담배 타임을 가지며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 사이 사무실에 혼자 남은 나는 연습실로 올라간 란이에게 톡을 보냈다.
나 [그러게 왜 말대꾸를 해서 염을 자극하냐ㅋㅋ]
망란이 [그렇게 정색할 줄 누가 알았나··· 란무룩ㅠ]
나 [그래도 염이 직접 잡아준다는 거 보니까 어느 정도 가능성은 보였나보다. 여태까지는 니가 너무 엉망진창이라서 거들떠보지도 않았었거든]
망란이 [나 진짜 잘했어요?]
나 [염이 지금까지 한 것 중에서 제일 좋았다고 그랬잖아]
망란이 [대표님이 듣기엔 어땠어요?]
나 [응, 괜찮았어]
망란이 [솔직히 아침까지는 긴장이 너무 많이 됐었거든요? 근데 아까 한 번 싸고 난 뒤로 확 풀린 거 있죠?]
나 [ㅋㅋㅋㅋ]
망란이 [확실히 대표님이랑 하고 나면 컨디션이 확 오르는 거 같아요]
나 [설마ㅋㅋㅋ]
망란이 [진짜루! 원래 제가 한 번 하고 나면 나른해지면서 축 처지거든요. 근데 대표님이랑만 하면 안 그래. 우리 속궁합 대박 잘 맞는 듯]
나 [다 내가 잘해서 그런거지]
망란이 [오구오구~ 그래요 우리 윤호 떡 잘 쳐요~ 우쭈쭈쭈]
망란이 [떡 얘기 하니까 급떡 치고 싶다. 근데 우리 끝나면 어디서 해요?]
나 [일단 숙소에서 기다리고 있어. 나 잠깐 미오 만나야 돼]
망란이 [왜요? 오늘 미오 언니 먹게요?]
움찔.
나 [아니아니, 할 얘기가 있어서]
망란이 [얘기야 회사에서 하면 되지ㅋㅋ 딱 봐도 따먹을 각이구만]
나 [아니라고]
망란이 [근데 미오 언니 살짝 레즈끼 있는 거 같던데]
나 [왜? 너한테 무슨 짓 했어?]
망란이 [ㅇㅇ요즘 나한테 급 친한 척 하면서 스킨십 하는데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요]
나 [어떻게 하는데?]
망란이 [뒤에서 끌어안으면서 뜬금없이 가슴 만질 때도 있고, 뒤치기 하는 것처럼 내 엉덩이에 보지 문지르고 막 그래요]
아아··· 벌써 뭔가가 시작되고 있었구나.
망란이 [근데 앞에 뭘 넣고 다니나 봐요. 뭐가 볼록하던데요. 보지살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딱딱하고···]
딜도.
크고 아름다운 딜도···.
망란이 [중요한 건 나말고도 다른 애들도 거의 느끼고 있따는 거? 서아 언니한테도 그러는 거 같던데]
나 [그래? 일단 내가 얘기해볼게]
망란이 [뭐라고 하게요?]
나 [이제부터 생각해봐야지]
망란이 [내가 고자질했다고 하지 마요ㅋㅋ]
나 [알았어]
***
일주일 정도 연습한 미오의 노래실력은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보다 퇴보해 있었다.
발성을 처음 배우는 애들에게서 나타나는 흔한 현상이었다.
지금까지 쓰던 호흡이나 공명점의 개념을 처음부터 다시 세팅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동이가 의기소침해진 미오에게 포인트를 잡아줬다.
"노래 부르는 거 자체가 많이 불편하지? 뭔가 내 목소리도 아닌 것 같고, 자꾸 삑사리도 나고."
"예."
"근데 그게 원래 니 목소리야. 삑사리가 나더라도 그 소리가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해야 돼."
미오는 노래보다 춤 쪽에 소질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하게 운동을 배워서 그런지 몸은 더없이 유연했고 몸 쓰는 법을 알았다.
무엇보다 덤블링 같은 아크로바틱 동작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첫 평가의 긴장감 때문에 그런지 미오는 칭찬을 듣고도 다소 주눅 든 기색이었다.
염과 현동이도 그 점을 감안해서 질책보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자책하지 마. 노래 처음 해보는 애가 일주일 연습하고 그 정도 한 거면 진짜 잘한 거야"
"그래, 믿고 쓰는 윤호산이니까 이번에도 한번 만들어 보자."
"예,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미오가 나간 뒤에는 직원들과 함께하는 주간회의가 시작됐다.
그동안 연습생들의 보컬 트레이닝을 전담해오던 현동이가 'A&R(아티스트 앤 레퍼토리)'팀의 팀장 직을 맡기로 결정이 났다.
업키걸의 3/4분기 매출액이 또 최고치를 갱신했다고 한다.
4/4분기 실적은 그것을 또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으로 이사한지 고작 1년이 조금 넘었는데, 건물 한채를 통으로 쓰는 신사옥으로 이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왔다.
업키걸 한 팀의 실적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긴 했다.(Feat. 알리야 of 브루나의 프린세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육탄방어전 회사 다음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 바로 우리 YH엔터테이먼트다.
"지상 5층, 지하 2층이면 될 거 같은데요."
"상상만 해도 좋다!"
하지만 신사옥 이전은 아직까지 상상만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걸그룹 두 팀을 한 번에 데뷔시키는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기 때문이다.
그것만 성공시키면 7층이 아니라 10층짜리 건물을 세워도 된다.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연습생 관리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바지 사장으로서 미안해질 정도로 회사는 잘 굴러가고 있었다.
라고 생각한지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문제가 터졌다.
***
저녁에 란이를 만나기로 했다던 래퍼 삼도가 대표실로 직접 찾아왔다.
"안녕하세요."
"어? 예,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오셨어요?"
"할 얘기가 있어서요."
160cm 초중반쯤 되는 짱딸막한 키에 동충하초 같은 레게 헤어.
모자가 큰 후드티와 봄버자켓에는 모두 큼직하게 오프화이트 로고가 박혀있고 바지는 일반인은 웬만하면 소화할 수 없는 호피무늬 스키니.
신발 역시 베이퍼맥스X오프화이트 한정판 제품.
작년에 행사장에서 마주칠 때보다 부티는 날지 몰라도 특유의 허세적이고 양아치 같은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뭔가 짜증이 난 듯한 반항적인 눈빛도 그대로다. 본인은 그것을 힙합의 스웩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고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일단 앉으세요. 마실 거 뭐 드릴까요?"
"아뇨, 괜찮아요."
나는 그에 대한 적대심을 숨긴 채, 손님이 찾아오면 항상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다.
"저희 작년 가을겨울 때 행사장에서 자주 봤었죠. 휘닉스파크 때 업키걸 애들이랑 다같이 인사도 드렸고요. 기억나세요?"
"예 뭐. 기억하죠."
"삼도 씨는 그때보다 더 멋있어지셨네요. 앨범 준비 중이시라고 들었어요."
"어제 녹음 끝나서 믹싱 들어갔어요. 흠, 흠."
삼도는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껄렁껄렁한 고갯짓으로 사무실을 둘러봤다.
나도 잠시 그의 행색을 살피며 대화를 멈췄다.
잠시 뒤 그가 먼저 입을 연다.
"그럼 이제 회사 대표님 되신 거예요?"
"예."
"그럼 말씀드려도 되겠네요. 여기 연습생 중에 소란이라고 있지 않아요? 아이컨택 멤버였다가 마약하고 퇴출 당한 애요."
"예. 저희 회사에서 다시 연습생 생활하고 있어요."
"음, 걔 아직도 이태원 클럽에서 남자 꼬시고 다니나···."
"지금 저한테 물어보신 거예요?"
"아뇨, 혼잣말이요."
"란이 만나러 오셨어요?"
"예, 뭐··· 제가 걔한테 받을 게 좀 있어서요."
"저한테 말씀하세요. 제가 대신 전달해드릴게요."
란이의 문란한 사생활을 얼핏 얘기했음에도 내가 동요하지 않자 조금은 당황한 기색이다.
"걔 다시 복귀하려고 준비하는 거예요?"
"아뇨, 아직 정해진 건 없어요. 자기가 다시 연습생부터 하면서 마음 정리하고 싶다고 하길래 연습실만 빌려주고 있는 거예요. 업키걸 요나랑 원래 같은 팀이었었잖아요."
"어? 말이 틀리네. 회사에서 푸시 엄청 받고 있다고 자랑하던데."
요나가 있었다면 '틀레나가 아니라 다르네'라고 지적질을 했을텐데.
"예, 푸시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케어는 해주고 있죠."
"케어를 해주는데도 그 모양이었구나. 하긴, 걸레는 빨아도 걸레니까···."
"삼도 씨, 저한테 무슨 말씀하러 오신 건지 요점을 말해주세요. 빙빙 돌려서 말씀하지 말고요. 란이 뒷담화 하러 온 거예요?"
"아니, 저는 회사에서 걔가 하고 다니는 꼬라지를 모르고 있는 거 같길래요. 괜히 뒤통수 맞으실 거 같아서 알려주러 왔죠."
"그건 저희 쪽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고요. 삼도씨는 란이랑 무슨 관계예요? 사귀었어요?"
"사귄 거 까지는 아니고··· 저는 썸 정도는 된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까 그냥 어장관리에 놀아난 거더라고요. 꽃뱀한테 당한 거랑 비슷하죠."
"표현을 조금 신중히 하셔야 할 거 같아요. 젊은 남녀가 호감 갖고 만나다가 싫어지면 헤어질 수도 있고 그런거 아니에요? 그걸 꽃뱀이라고 표현하면 꽃뱀 아닌 여자 찾기가 더 힘들 거 같은데요."
비트에 리듬을 타듯 고개를 까딱까딱 끄덕인다.
하지만 내 말을 인정하는 게 아니라 아니꼽다는 뉘앙스였다.
"근데 대표님 예전에 봤을 때보다 느낌이 많이 달라지셨네요."
"예, 방송을 해서 그런지 그런 말 자주 듣습니다."
"아, 방송도 하셨구나. 제가 TV는 잘 안 봐서···."
"예, 업키걸이랑 같이 예능 프로그램 하나 했었어요."
"아, 그러시구나···."
삼도는 잠시 턱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뒤 그의 입에서 맥락과 예의에 어긋나는 말이 나온다.
"대표님, 란이 먹을 만해요? 존나 맛있어 보이던데···."
"예?"
미간을 찌푸리며 되묻던 그때 달리는 다급한 노크소리.
─떡떡떡
"예, 누구세요?"
"대표님, 저 미온데요."
"어, 왜?"
"들어가도 돼요?"
"잠깐만. 지금 손님하고 얘기 중이거든?"
─철컥
그냥 들어올 거면 왜 물어봤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 미오.
고개를 돌려 미오를 바라보는 삼도.
그의 얼굴을 알아본 미오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문을 잠그면서 내게 말한다.
"대표님, 이쪽으로 오세요."
"어?"
"그 사람 반인 바이러스 감염돼서 반인화 진행 중이에요."
나도, 삼도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미오를 쳐다봤다.
그 순간, 한달음에 삼도 앞까지 달려온 미오의 발이 소파 등받이 위로 솟은 삼도의 뚝배기를 걷어찼다.
─퍽!
"야, 야, 왜 그래."
미오는 나를 일으켜 세워서 자신의 뒤로 피신 시켰다.
소파 위로 쓰러졌던 삼도가 벌떡 일어서며 소리친다.
"이런 미친 년이···. 너 오늘 사람 잘못 건드린 거야. 내가 여자라고 봐줄 사람으로 보이지?"
"년? 여자? 니 눈엔 내가 여자로 보이냐?"
"그럼 여자지, 남자냐?"
미오는 걸치고 있던 목욕가운 스타일의 코트를 벗었다.
안에는 짧은 체크무늬 셔츠와 스판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중심부를 집중해서 보면 두툼한 딜도의 존재가 식별이 됐다.
낮은 목소리로 삼도에게 경고한다.
"너 지금 크게 실수한 거야. 나를 여자로 생각하는 건 넘어갈 수 있어. 하지만 여자로 보는 건 못 참아."
그게 무슨 말인데···.
"넌 오늘 나한테 두 번 치료 받을 거야. 반인 바이러스 때문에 한 번, 여자라고 확정지은 것 때문에 한 번. 안타깝게도 핀 포인트가 항문이네."
이후, 미오는 삼도를 일방적으로 구타했고 말리는 내게는 반인 바이러스 치료는 이렇게 하는 거라며 안심하라고 일렀다.
니킥으로 명치를 올려쳐서 쓰러뜨린 뒤에는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말해주기도 했다.
"지금은 그나마 이성이 남아있었는데 여기서 조금 더 지나면 여자 강간하고 다닐 거예요. 심하면 살인까지 할 수 있고요."
미오는 배를 움켜쥔 채 컥컥 거리고 있는 삼도의 턱을 사커킥으로 올려쳐서 반기절 상태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바지를 벗기면서 내게 말했다.
"대표님, 잠깐만 나가 주실래요? 바이러스를 치료하려면 핀 포인트에 체액을 주입해야 되거든요. 얘는 애널이 핀 포인트네요."
"니, 니가 삼도 애널에 넣는다고···?"
"예. 대표님이 넣으셔도 돼요. 퍽커 체액이면 되거든요."
"응, 나가 있을게. 근데 진짜 괜찮은 거지···?"
"예, 치료만 해주면 바로 원래대로 돌아올 거예요."
"어, 수고···."
밖으로 나오는데 방금 전 미오가 했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너 지금 크게 실수한 거야. 나를 여자로 생각하는 건 넘어갈 수 있어. 하지만 여자로 보는 건 못 참아···.'
오늘 밤 미오에게 성교 요법을 실행할 생각이었는데 이거 괜찮은 걸까.
방금 삼도 터는 거 보니까 진짜 싸움도 잘하고 살벌하던데···.
< 연습생 미오(1) - 여자로 보는 건 못 참아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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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생 미오(2) - 흥분하면 넣을 수도 있지 >
삼도가 참교육을 받는 동안 나는 빈 회의실에서 미오 공략법을 생각했다.
보자··· 미오는 내가 여자냐고 물어봤을 때도 엄청 정색을 했었다.
그 예민하고 두터운 방어선을 어떻게 뚫고 들어가느냐가 관건인데···.
'풋잡 해드릴까요?'
'핸드잡 해드릴까요?'
그래. 미오는 항상 내게 자신의 유사성행위 실력을 자랑하고 싶어 했지.
내가 미오를 덮치기보다는 미오가 떡밥을 던질 때 무는 게 좋겠다.
일단 그렇게 분위기를 잡은 뒤 서서히 내 쪽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것이다.
에스테틱 갓 핸드로 물꼬를 튼 뒤 삽입까지 쭉쭉···.
"대표님, 끝났어요."
잠시 뒤 미오가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러닝머신에서 막 내려온 것처럼 얼굴에 생기와 피로가 동시에 흐르고 있었다.
내 시선은 저절로 녀석의 중심부를 향한다.
저 안에 있는 거대종으로 삼도의 뒤를 헤집었단 뜻이지···.
섬뜩하네.
"좋은 반인족은 뚫린 반인족 뿐이죠."
"어? 어···. 어떻게 됐어?"
"감정을 지배하던 폭력적인 육욕이 제거됐어요. 정신병이 고쳐졌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체액이 백신 역할을 하는 거라고 했지?
근데 고작 모형 고추로 뭘 한단 말이야.
사정은 했고 정액은 나왔는지 물어보고 싶지만, 고쳐졌다고 하니 믿어야겠지 뭐.
이쪽 세계의 일은 웬만하면 신경을 끄고 싶다.
"지금 들어가도 돼?"
"예, 란이한테 정식으로 사과하고 싶대요."
내 사무실에 내가 들어가는 게 왜 이렇게 꺼려지냐.
나는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열었다.
삼도는 몹시 평온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특유의 껄렁껄렁한 태도도 사라지고 마치 청학동 서당 체험을 하는 초등학생처럼 공손해져 있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조금 흥분했던 거 같아요."
"예···."
"실례지만 란이 좀 불러주실 수 있나요? 정식으로 사과하고 싶어요."
"예, 내려오라고 전화 했으니까 바로 올 거예요."
─철퍽!
참나. 노크소리가 '떡떡' 으로 들리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문 여는 소리마저 질fuck하게 들리네.
"뭐예요?"
대표실로 들어온 란이가 삼도를 보고 놀란 것은 당연한 일.
"이 오빠가 왜 여기 있어."
"어, 삼도 씨가 너한테 사과하고 싶다면서 직접 찾아왔어."
"예?"
훈훈하기는 한데 허무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떡밥을 뿌릴 줄만 알지 회수는 못하는 실력 없는 작가의 소설처럼, 이것 때문에 잠시나마 고민을 했던 내가 민망해지는 용두사미 결말이었다.
란이는 선물로 받았던 시계를 돌려줬고 삼도는 매너없게 굴었던 것을 사과했으며 미오는 눈만 마주치면 싸우는 남매를 극적으로 화해시킨 엄마처럼 흐뭇하게 두사람을 바라봤다.
나만 못해···.
진짜 사람들 다 적응하는데 나만 못해.
"실례 많았습니다, 대표님."
"아니에요. 오해가 풀려서 다행입니다."
"혹시 랩 피처링 필요하면 연락 주세요."
"예, 전화번호 찍어주세요."
삼도는 나와 연락처를 교환한 뒤 란이에게 주먹을 내밀었고, 란이도 주먹을 맞대며 덕담을 나눴다.
"야, 열심히 해서 꼭 복귀 성공해라?"
"어, 고마워. 오빠도 앨범 잘 됐으면 좋겠다."
"대표님, 저 그럼 가보겠습니다."
"예, 들어가세요."
대표실 밖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향해 어그적 어그적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이 너무 안쓰럽다.
그 모습을 본 란이도 눈썹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뭐야. 저 오빠 걸음걸이는 왜 또 저래? 힙합도 너무 힙합인데? 꼭 똥 싼 거 같지 않아요?"
"냅둬. 사람마다 사정이 있는 거야."
"사정은 잤잤 할 때만 있는 거 아닌가."
"풉···."
란이의 섹드립에 미오의 웃음이 터졌다.
"아~ 미오 언니 이런 거 좋아하시는구나."
"어, 나 섹드립 좋아해."
"오홍, 앞으로도 많이 해드릴게요. 원래 연습실에서 섹드립 치면 다른 애들은 내숭 엄청 떨거든요. 지들도 알 거 다 알면서 막 못 알아듣는 척 하고 그래요."
"흐흐흥."
"안 지 얼마 되지는 않았는데 언니는 진짜 가식은 없는거 같아요. 저 내숭 떠는 사람 개 싫어하거든요."
"어, 나도 내숭이나 허세 같은 거 싫어. 조금 모자라고 부적하더라도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주는게 좋다고 생각해."
그런 놈이 괴물 딜도를 달고 다니냐···.
"그쵸. 내숭 떨어봤자 그게 진짜 자기 모습은 아닌데 안 부끄럽나? 언니, 저 솔직히 섹스 엄청 좋아하거든요? 근데 우리 사회가 여자의 성을 무슨 죄처럼 여기잖아요. 전 그게 너무 마음에 안 들어요."
넌 내숭 좀 떨 필요가 있어.
맥락에 맞지 않게 아무 때나 섹스 타령이냐.
두 사람은 서로의 말에 어머어머, 공감하며 대표실로 들어갔다.
"야, 거길 왜 다시 들어가? 이제 올라가서 연습해."
"대표님 얼굴은 왜 빨개졌는데요?"
"그럼 어린 것들이 회사 대표 앞에서 섹스, 섹스 거리는데 안 빨개지냐?"
"여기 있네, 가식 끝판왕."
"뭐?"
"언니, 올라가요."
"어? 어. 대표님, 저 올라가보겠습니다."
"그래, 이따가 6시까지 내려와. 내가 집까지 태워줄게."
"예."
자기들끼리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걸까.
란이가 라희 외의 연습생들에게 먼저 살갑게 구는 건 처음 본다.
자기 몸을 더듬느니 어쩌느니 해도 마음에는 든 모양이다.
***
"란이 진짜 웃긴 거 같아요."
"애가 똘끼가 좀 있지."
"큭큭. 제가 성격이 좀 무난한 편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란이처럼 톡톡 튀고 특이한 사람한테 끌리더라고요."
아니. 너 안 무난해.
니가 가장 난해해.
란이랑 라희도 돌아이지만 너는 격이 다른 돌아이야.
─빵빵!
"대표님, 파란불이요."
"어, 어."
"와 사람들 인내심 진짜 없다. 그거 몇 초 늦게 간다고 빵빵거리냐."
"느긋한 사람들도 운전대 잡으면 인내심 없어져."
"대표님은 안 그러시잖아요."
"아냐, 나도 운전하다보면 욱할 때 많아. 안 그럴려고 노력할 뿐이지."
"대표님은 웬만한 일에는 화 안 내실 거 같아요."
미오는 회사에선 그래도 여자처럼 행동을 하는데 나와 둘이 있을 땐 유독 남성스러워진다. 물론 그래봤자 외모가 천상 여자라서 남자처럼 느껴지지는 않지만···.
"대표님 진짜 사기 캐릭이에요. 같은 남자가 봐도 진짜 잘생기고 멋있어요."
나는 녀석이 나를 칭찬하는 틈을 타서 슬쩍 떠봤다.
"반하지 마라. 나 남자한테 관심 없다."
"흐흐, 저도 여자 좋아해요."
"근데 여장 하고 다니다보면 너도 모르게 헷갈리고 그럴 때는 없어? 정체성이 흔들린다거나, 아니면 이러다가 게이는 아니더라도 양성애자는 될 수도 있겠다, 뭐 그런거."
"음··· 글쎄요."
"페티시 클럽에서 일할 때도 진짜 소 젖 짜는 것처럼 아무 감정 없이 했던 거야? 나는 웬만큼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못 할 거 같거든. 나 말고도 대부분의 남자들도 그럴 거고. 뭐, 천 단위 이상을 준다면야 고민은 해보겠지만 억지로 참으면서 하겠지."
"음···."
그래도 예전처럼 딱 잘라 대답하진 않는다.
녀석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건 대표님한테만 말씀드리는 건데요···."
"어."
"저도 사실 싫었어요."
"그렇겠지."
"일이라서 했던 거고 임무라서 하는 거지, 솔직히 저라고 해서 같은 남자 꺼 만지는 게 좋을 리가 있겠어요. 뭐 손이나 발로 하는 거는 그나마 적응되니까 괜찮았는데 입은 와···. 하다가 토할 뻔한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핸드잡이랑 풋잡 연습을 더 했어요."
"아, 그랬구나···."
"그리고 돈은 원하는 대로 줄 테니까 삽입 섹스 한번만 해달라던 손님들도 많았거든요? 그때는 진짜 때리고 싶었어요. 고추가 제 몸 어딘가로 들어온다고 생각만 해도 어후···."
소름끼친다는 듯 몸을 떠는 미오를 보면서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샤워를 하거나 옷을 벗을 때마다 분명 자신의 오목 생식기를 볼 텐데 그때마다 무슨 생각을 할까.
봉긋한 가슴을 보고 여유증이라고 했던 것처럼 그건도 또 정신승리와 망상으로 극복하려나? 이건 뵤지가 아니라 사실 항문이 두 개 달린 거다, 이러면서?
그나저나 이거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봉착했는걸.
지금까지 줄곧 거부감이 없었다고 말하던 남근이 사실은 싫었다니···.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지금까지의 대화를 통해 밑밥을 깔아둔 나는 슬슬 본론으로 유도했다.
"지금까지 니가 남자라는 거 눈치 챈 손님이 한 명도 없었어?"
"예."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 아무리 그래도 본능적인 느낌이 다를 텐데. 니가 진짜 스킬이 좋긴 좋나보다."
미오는 내가 던진 미끼를 힘차게 물었다.
으스대며 대꾸한다.
"잘난 척 하는 게 아니라요, 저 진짜 잘한다니까요. 괜히 에이스였겠어요?"
"무려 에이스였냐."
"예. 지명은 제가 제일 많았어요."
"그렇게 말하니까 궁금하긴 하다. 진짜 여자가 해주는거랑 느낌 똑같나···?"
"눈 딱 감고 한 번 받아보세요. 제가 대표님한테는 한 번 해드리고 싶어서 그래요."
고추는 싫지만 나한테는 한 번 해주고 싶다?
그나마 좋은 징조다.
"그럼 한 번 해볼까···."
"대표님 혹시 선호하는 신체 페티쉬 있으세요?"
"나?"
"느낌상 풋잡 취향은 아니신 거 같고···."
"아··· 겨드랑이···?"
"겨드랑이요?"
"원래는 진짜 관심 없었는데 어느 순간 생겼어."
"그럴 수 있죠."
"그리고 뭐··· 다리도 좋아하기는 해."
"아, 다리 페티쉬도 있으시구나."
이게 다 씨바색기를 필두로 한 업나니들 때문이다.
그것들이 나를 계속 각선미와 스타킹 성애자로 몰고가는 바람에 그 길로 빠져버렸다.
"가슴도 좋고···."
"가슴이야 뭐 남자들 다 좋아하는 거고요. 혹시 스타킹 플레이 좋아세요?"
"뭐··· 좋아하지."
"그럼 제가 겨드랑이랑 스타킹 풋잡으로 해드릴게요."
"너 근데 되게 신나 보인다? 방금 전까지는 고추 극혐이라고 그러더니."
"대표님 건 괜찮을 거 같아요. 제 안에 넣지만 않으시면 되죠."
움찔.
정곡을 찔린 나는 너스레를 떨며 슬쩍 떠봤다.
"큭큭, 나도 흥분하면 넣을 수도 있지."
"아··· 아무리 대표님이라고 해도 그건 좀···."
"그럼 니 몸 만지는 건?"
"으으으으음······ 글쎄요."
"야, 그럼 나는 목석처럼 가만히 있냐?"
"예, 뭐. 다리 같은데 만지는 것 정도는···."
과연 이 싸움의 끝이 어떻게 될지 나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
"대표님 먼저 씻으실래요? 저 잠깐 방 정리 좀 하게요."
"그래."
"이걸로 갈아입으세요."
"땡큐."
두 번째로 방문한 미오의 원룸.
내가 먼저 샤워를 마쳤고 이후 미오가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욕실로 들어갔다.
침대에는 아까와는 다른 하얀색 시트가 깔려 있었고 러브젤로 보이는 분홍색 통이 머리맡에 놓여져 있었다.
─싸아아
샤워기 소리를 듣는데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페니반은 당연히 빼고 씻겠지?
내가 만약 그걸 빼고 있는 알몸을 보게 된다면 녀석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눈길이 욕실 문고리 쪽으로 돌아간다.
미친 듯이 궁금하긴 한데 괜히 자극해서 좋을 건 없다는 생각에 포기했다.
잠시 뒤 샤워를 끝낸 미오가 방으로 나왔다.
메이크업과 헤어는 건드리지 않고 몸만 씻었나보다.
갈아입고 나온 옷은 평소의 미오에게서는 볼 수 없던 의상이었다.
겨드랑이가 오픈된 흰색 민소매 블라우스, 검정색 미니스커트, 검정스타킹.
전형적인 오피스룩이었다.
양 갈래로 묶었던 머리도 풀었다. 숏단발의 한 쪽 머리칼만 귀 뒤로 넘겼는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일할 때 입던 거야?"
"예. 회사원 컨셉이요."
"안경까지 쓰면 딱이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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