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첫마사지
김끝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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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22:28
등장인물
남편 - 나
아내 - 미경
새로운 시리즈입니다. 등장인물은 이어서~^
추천과 댓글은 글쓰는 저에게 큰 힘이됩니다~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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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일주일 전부터, 아내는 식탁에 인쇄한 일정을 펼쳐 놓고 펜으로 동그라미를 치고 있었다. 앙헬레스, 사흘은 골프, 나머지는 호텔. 회사에서 포상으로 받은 여행이었고, 동행 티켓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 있는 걸 확인한 뒤에야 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사지는 매일 하자. 비행기 타면 어깨부터 죽을 거야.”
아내는 일정표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투정 같으면서도 이미 풀린 뒤를 상상하는 목소리였다. 나는 그 말이 좋았다. 마사지를 받고 나면 아내는 유독 얼굴이 먼저 풀렸다. 목덜미가 붉어지고, 저녁에는 내 팔을 붙들며 “데려가 줘서 개운하다”고 했다. 칭찬이 거창하지 않아서 더 오래 남았다.
“알아봐 둘게.”
나는 대답했다. 호텔 근처에 깨끗한 데가 있으면 됐다. 아내가 수건을 두르고 나와 어깨를 한 번 돌리는 얼굴, 그 다음에 오는 짧은 칭찬. 앙헬레스에서 기대하는 건 거기까지였다. 아내는 캐리어를 열어 얇은 원피스를 넣으며 혼잣말을 했다.
“거기 덥대잖아. 마사지 받고 나면 과일이나 잔뜩 먹자. 망고랑 망고스틴.”
아내는 캐리어에 원피스를 접어 넣으며 웃었다. 나는 그 웃음이 좋았다.
“근처 마트도 찾아봐야겠네 ㅎㅎ”
나는 일정을 사진으로 찍어 두기만 했다. 골프 티타임, 호텔 주소. 그 아래는 비어 있었다. 공항으로 가는 날 아침, 아내는 목을 좌우로 돌리며 조수석에 탔다.
“벌써 신나는거있지? ㅋㅋ.”
나는 네비에 호텔만 찍었다. 저장해 둔 핀도 없었다. 차가 고속도로에 올라탄 뒤에도 아내는 창밖에 고개만 돌렸다.
비행기가 앙헬레스에 내리자 더위가 먼저 달라붙었다. 문을 여는 순간 습기가 셔츠 안으로 들어왔고, 아내는 한 걸음 걷고는 이마를 손등으로 닦았다.
“진짜 덥다. 숨이 목까지 차네.”
나는 캐리어를 끌어 그늘 쪽으로 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골프보다 이 무더위가 먼저였다.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1층 뷔페로 내려갔다. 가격이 생각보다 낮아서 아내가 메뉴판을 두 번 봤다.
“와 엄청 싸네 서울이면 30만원은 할텐데 그지?”
접시를 들고 과일 코너에서 발이 멈췄다. 망고가 통째로 쌓여 있고, 망고스틴은 껍질째 얼음 위에 올라 있었다. 아내는 접시가 기울도록 담으며 웃었다.
“자기 여기 과일 많네. 매일 와도 되겠다.”
자리로 돌아와 망고를 숟가락으로 떠먹으면서 아내는 어깨를 한 번 돌렸다.
“싸게 배불리 먹고 과일까지. 데려와 줘서 좋다.”
아내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더위에 지친 얼굴이 아니었다. 나는 얼음물만 기울이며 그 손목을 그냥 두었다.
아내와 더 가까워진 게, 그 초대 이후와 같아서 잠깐 그렇게 느꼈다. 모텔에서 돌아온 다음 주도 이랬다. 미경은 잠들기 전 말없이 내려가 자지를 입에 넣었다. 꿈 이야기를 꺼내던 얼굴도 떠올랐다. 다른 남자가 위에서 움직이더라고, 꿈속에서 흥분했다고. 나는 그날 밤을 입 밖에 내지 못한 채 그 흥분만 받았었다. 그 초대남과는 그 뒤로 연락한 일이 없었다. 다른 초대를 한 적도 없었다. 둘만 있어도 좋았다. 먼저 꺼내는 이 웃음이면 충분했다. 그런데 망고를 떠먹는 손목을 보는 동안, 생각은 한 번 스쳤다. 그때의 짜릿함, 안대 아래서 신음이 굵어지던 박자. 다시 해보고 싶기도 했다. 다만 한다면 술 없이, 아내가 원할 때. 기절한 숨이 아니라, 깨어 있는 고개로.
둘째 날에는 아내가 직접 고른 곳으로 갔다. 아로마 오일 냄새가 칸막이 밖으로 새 나왔고, 음악은 잔잔했다. 테라피스트가 한국어로 “힘 빼세요”라고 하자 아내는 엎드린 채 어깨만 내렸다. 중간에 숨이 고르게 길어졌다. 잠이 든 것이었다. 아내가 커튼을 열고 나왔다. 하품을 삼키며 종아리를 한 번 주무르더니 말했다.
“다리까지 풀렸어. 와 역시 현지에서 받는게 최고야!”
얼굴이 붉게 개운했다. 호텔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그 손이 내 무릎에 올라왔다. 아내가 창밖으로 고개만 돌린 채 “내일도 가자”고 해서, 알겠다고만 대답했다.
매일같이 골프와 밥과 과일과 맥주와 마사지로 이어졌다. 예전처럼 싸우듯 말끝이 올라가는 밤도 없었다. 그냥 다 좋았다. 미경이 망고를 떠먹고, 맥주를 기울이고, 마사지 뒤에 내 팔을 붙드는 동안, 더 가까워진 기분만 남았다. 문득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위에 붉은 볼, 원피스 위로 드러난 어깨. 칭찬을 하지는 않았다.
넷째 날에는 일부러 제일 비싼 샵으로 갔다. 미경은 메뉴판의 그 칸에서 손가락을 멈췄다. 영어가 아니라서, 입을 작게 벌리고 한 음절씩 따라 읽었다.
“부옹…… 카타완. 메이 랑기스. 파힝가 랑.”
발음이 콩글리시로 천천히 이어졌다. 읽다가 나를 보았다.
“자기 뭐라고 적힌거야?”
“오일 있고, 쉬기만 하래. 제일 비싼 거네.”
미경은 한 번 더 입으로 굴려 보고, 비싼 코스라는 이유로 그 칸을 골랐다. 직원이 방 번호를 불러 2층 끝으로 안내했다. 조명은 낮았고, 오일 냄새가 먼저 배어 있었다.
들어온 사람은 남자였다. 서른 중반쯤, 말은 없고 타월만 가리켰다. 그때까지 미경은 무덤덤했다. 여행지니까 남자도 있겠지 싶은 얼굴로, 수건을 두르고 침대 끝에 앉기만 했다. 내가 옆 베드에 누운 뒤에야 마사지사가 미경 쪽으로 손을 저었다. 옷을 벗으라는 손짓이었다. 어깨가 아니라 원피스 자락을 가리켰다. 그제야 미경의 눈이 커졌다. 수건을 가슴께로 끌어당기며 나를 보았다.
“자기, 왜 옷을 벗으래. 등만 하는 거 아니었어?”
이유는 아직 우리만 몰랐다. 전신에 오일을 바른다는 말은, 내가 영어로 묻기 전까지 방 안에 없었다.
“Why does she need to take her clothes off? What is this course?”
남자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Buong katawan, with oil. Full body. Clothes off, towel only. Then rest.”
“All of it?”
“Yes. Oil on the whole body. That is the course she picked.”
나는 미경 쪽으로 돌아앉았다.
“전신 오일이래. 옷은 벗고 엎드리래. 네가 고른 코스래.”
아내는 멈칫했다. 수건을 잡은 채 잠깐 생각하더니 나를 보았다. 거절은 아니었다. 확인에 가까운 눈이었다.
“……나, 벗으면 돼?”
“응. 하라는데 해.”
나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고개만 끄덕였다. 그 끄덕임을 받고 등이 돌아갔다. 원피스가 내려가고, 속옷이 그 위에 겹쳤다. 샤워 타월이 무릎 위로 올라가기 전, 아주 짧은 간격이 있었다. 옆구리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선이 그대로 보였고, 젖꼭지가 팔에 스치듯 지나갔다. 차갑다는 듯 솜털이 살짝 서 있었다. 아내는 타월을 당겨 엎드렸다. 숨이 한 박자 늦었다. 마사지사는 미경의 옷을 수납장에 넣고 오일병 뚜껑을 열고 있었다. 표정은 무덤덤했다. 그런데 시선만 한 번, 타월 가장자리와 드러난 등 사이를 훑고 내려갔다. 오래 머물지 않았다. 일을 시작하는 눈처럼 보였지만, 그 눈빛을 보는 나는 느낌이 묘했다.
곧이어 내 쪽에도 마사지사가 왔다. 여자였다. 노크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미경이 타월을 가슴께로 잡은 채 그 얼굴을 한 번 보았다.
“여긴 여자네.”
“코스가 다른가 봐.”
나도 마사지를 받으려 베드에 엎드렸다. 얼굴 구멍에 넣기 전, 고개만 옆으로 돌렸다. 남자 마사지사가 미경의 배 밑에 깔린 타월을 치우려 하고 있었다. 몸을 살짝 들어 올리자 미경의 허리에 힘이 들어가는 게 보였다. 타월이 당겨져 나가고, 빈자리가 시트에 닿았다. 미경은 말은 하지 않았다. 들린 허리를 바로 내려놓으며 숨만 한 번 삼켰다. 나는 그 힘을 끝까지 보고 나서야 얼굴을 구멍에 넣었다. 시야가 닫혔다. 오일 뚜껑이 열리는 소리와, 미경 쪽에서 손이 피부에 닿는 소리만 아래로 들렸다.
한 시간 정도, 등쪽만 이어졌다. 방 안에는 은은한 테라피 음악만 흐르고, 그 위로 살이 살갗을 타는 소리만 들렸다. 말은 없었다. 오일 뚜껑이 다시 열리는 소리, 손이 등을 길게 밀어 올리는 소리, 숨이 고르게 새는 소리. 미경 쪽에서도 같은 마찰음이 간격만 다르게 났다. 나는 얼굴 구멍에 넣은 채 그 적막을 듣고 있었다. 보이진 않았다. 음악이 낮아서, 손이 허리선을 지나 다시 어깨로 올라오는 경로만 소리로 짐작됐다. 한 시간이 대화 없이, 그 소리만으로 갔다.
여자 마사지사가 내 어깨를 톡톡 쳤다. 고개를 돌리자 앞으로 돌아누우라는 손짓이었다. 몸을 돌리며 옆을 보았다. 남자 마사지사도 미경의 등을 톡톡 치고 있었다. 미경은 나처럼 마사지사를 한 번 보더니, 자연스럽게 돌아누웠다. 허리를 덮고 있던 타월이 그 동작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주우려는 손은 나오지 않았다. 가슴과 둔부 쪽의 털이 그대로 보였고, 오일 때문에 살결이 옅게 빛났다. 눈이 마주쳤다. 잠깐의 어색한 공기가 방 안에 남았다. 테라피 음악만 흐르고 있어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 여기 시원하네. 한국보다 낫네. 그지?”
“응. 확실히 현지에서 받는 게 더 나은 것 같아. ㅋㅋ”
말은 가벼웠는데, 떨어진 타월은 그대로였다. 어깨에 오일을 바르던 남자 마사지사가 병을 더 기울였다. 미경의 가슴과 배, 허벅지 위에도 오일이 뿌려졌다. 타월은 여전히 바닥에 있었다. 차가운 기름이 살에 닿자 미경의 어깨가 짧게 움츠러들었다.
“앗, 차가.”
찌릿한 감촉에 숨이 한 번 걸리는 걸 지켜보았다. 여자 마사지사가 내 가슴에 오일을 뿌렸다. 손바닥으로 쇄골에서 명치까지 천천히 발랐다. 차가운 기름이 살에 퍼지는 동안, 나는 그 손을 받으며 미경 쪽만 보고 있었다. 남자의 손이 미경의 젖가슴을 스치며 오일을 꼼꼼히 발랐다. 유두 가장자리를 피해 가는 척하다가, 손바닥이 그 위를 한 번 지나갔다. 배와 허벅지도 같은 속도로 펼쳐졌다. 미경은 의식한 듯 천장을 본 채 말을 이었다.
“오일 냄새도 세지 않고. 아까 그 집보다 낫다.”
“비싼 값을 하나 봐. 오늘 저녁엔 뭐할까?”
“오면서 보니까 바 있던데 맥주 마실까?”
“나도 봤어. 거기가 보자.”
목소리는 가벼웠다. 그런데 가슴을 스칠 때마다 문장 끝이 조금 늦어졌다. 나는 그 늦어짐을 들었다. 묘했다. 내 아내의 젖가슴과 배와 허벅지를 다른 남자의 손이 오일 핑계로 펴고 있었다. 불쾌하기보다, 그때의 그 초대남의 기억이 다시 가슴을 건드렸다. 나는 눈을 감지 못하고 그 손만 보고 있었다.
누워서 고개를 돌려 미경과 대화를 이었다. 아까보다 어색한 공기가 풀려 있었다. 미경은 천장을 보다가 내 쪽으로 눈만 굴렸다.
“보니까 쌀국수집도 있던데. 흠, 쌀국수 먹고 바에 갈까?”
“그래. 아, 오늘 제일 잘 고른 것 같아. 오일 코스.”
남자의 손바닥이 가슴 아래를 지나 둔부 사이로 내려갔다. 미경의 입에서 짧은 소리가 새었다.
“아, 으. 근데 조금 부담스럽긴 하네. ㅋㅋ”
신음인지 놀라움인지 모를 숨이었다. 바로 웃음으로 덮였다.
“좀 그렇긴 한데, 뭐 어때. 외국까지 왔는데.”
미경은 반박하지 않았다. 천장을 보다가 코로 한 번 더 웃고, 어깨의 힘을 풀었다. 부담스럽다는 말은 나왔고, 그만두자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 짧은 신음을 들으며, 옆에서 이어지는 손만 보고 있었다. 알몸을 마사지하는 그 장면이 은근히 흥분됐다. 남자의 손짓에 미경의 몸이 살짝씩 흔들렸다. 가슴이 손바닥을 따라 밀렸다가 돌아왔다. 이어서 손이 허벅지를 잡아 다리를 살짝 벌렸다. 사타구니 사이를 오일 묻은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깊게 파고들지는 않았다. 가장자리를 천천히 오가는 정도였다. 거절이 없는 몸, 대화로 넘기는 목소리. 동시에, 서로 나체로 누워 마사지를 받으며 이야기하는 게 또 즐거웠다. 여행지의 더위와 오일 냄새가 그 둘을 이상하게 붙여 두었다. 나는 선 기색을 타월로 가린 채, 미경의 웃음만 받아 주었다.
그 흔들림 사이로 대화는 계속됐다. 말이 평범할수록 이상하게 꼴렸다. 아내의 알몸이 다른 남자의 손에 맞춰 흔들리는데, 입은 여행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어긋남을 느끼며, 바짝 발기한 자지를 타월 아래로 숨긴 채 고개만 끄덕였다. 다리를 벌린 채 마사지 받던 미경의 무릎이 한 번 오므라들려다 멈췄다. 말은 끊기지 않았다.
“맥주, 바에서 말고 호텔에서 먹자. ㅋㅋ 거기 술 엄청 많더라.”
“그래. 시설은 좋아 보이더라.”
나는 그 벌린 다리와, 그 사이를 지나는 손을 보았다. 대화는 아직 여행이었다. 내 자지는 이미 서 있었다. 여자 마사지사가 손을 멈추고 영어로 물었다.
“Sir, do you want the men’s service?”
“What is that?”
“Handjob, oral, or insertion. You choose.”
“Ah, no. I’m okay.”
미경이 고개를 돌렸다. 대화의 끝을 들은 얼굴이었다.
“여자가 무슨 말 했어?”
“아, ㅋㅋ 아무것도 아니야.”
미경은 그냥 넘기지 못했다. 궁금한 걸 못 참는 쪽이었다.
“아니, 뭐라고 했는데. 나만 빼지 마.”
마지못해 대답했다.
“그냥 손으로 해 주거나, 입으로 하거나, 삽입 서비스 받을 거냐고 묻길래 안 한다 그랬어.”
미경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때 남자의 손이 아내의 허벅지를 타고 다시 올라왔다. 사타구니 가장자리를 지나, 배 아래에서 멈추지 않고 가슴 아래를 마사지했다. 오일 때문에 손바닥이 부드럽게 미끄러졌다. 유두 바로 밑을 엄지로 한 번 누르고, 다시 갈비뼈를 따라 내려갔다.
“여기서 그런 것도 해 줘?”
문장 끝에 숨이 섞였다. 나는 그 손이 가슴 아래를 도는 걸 보며, 방금 거절한 서비스가 이미 이 코스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삼켰다. 나는 여자 마사지사에게 영어로 물었다.
“Is that service included?”
“No. Extra charge. Then possible.”
“Handjob, oral, insertion. All extra?”
“Yes. Pay, then we do.”
미경이 듣고 있다는 걸 알고, 그대로 번역해 줬다.
“기본은 아니래. 추가요금 내면 가능하다네. 손도, 입도, 삽입도.”
미경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가슴 아래를 지나던 남자의 손이 한 박자 느려졌고, 나는 그 침묵을 먼저 들었다. 미경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보았다. 목소리는 낮았다.
“혹시 여자도 되는 거야?”
남자의 손은 아직 가슴 아래를 돌고 있었다.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남자 마사지사 쪽을 한 번 보았다. 미경의 눈은 장난보다 확인에 가까웠다. 나는 그 눈이 타월 가장자리를 훑고 내려가는 걸 보고 물었다.
“Do you have service for women too?”
남자는 손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여기서는 sensual massage까지만 되고, insertion은 안 된다. 되는 곳은 아는 데가 있다고 했다. 목소리는 코스 이름을 읽는 것처럼 평평했다. 나는 아내에게 옮겼다.
“여자는 성감 마사지만 있고, 삽입은 안 된대. 삽입이 되는 곳은 따로 있대.”
아내가 고개를 들었다.
“헐. 삽입도 하는 사람이 있다고? 대박.”
숨이 짧은 웃음으로 새었다.
“성감 마사지는 뭐야?”
나는 남자에게 다시 물었다.
“What is sensual massage?”
남자는 오일 묻은 손을 미경의 사타구니에 둔 채, 나를 보지 않고 말했다.
“Oil, hands only. Back, legs, then front if she wants. Clit with fingers. Inside, G-spot. She says finish or stop.”
나는 그 말을 미경에게 그대로 옮겼다.
“오일하고 손만 된대. 등, 다리, 원하면 앞. 손가락으로 클리도 하고, 안에 넣어서 지스팟도 자극한대. 끝내든 멈추든 네가 말하면 된대.”
미경의 눈이 당황으로 커졌다.
“코스에 포함돼 있는 것 같은데. 한번 받아 볼래?”
“아니, 아니. 아니야. 됐어.”
“ㅋㅋㅋㅋ 왜. 온 김에 받아 봐. 공짜래.”
“미쳤어, 진짜. 너나 그 핸드잡인가 받아. 저 아줌마한테.”
나는 여자 마사지사 쪽을 한 번 보고 아내를 다시 보았다.
“별로야. 너보다 못생겼어.”
“ㅋㅋ 그치. 내가 훨씬 더 예쁘지?”
짧은 웃음이 겹친 뒤, 시선이 남자의 손쪽으로 갔고, 잠깐의 찰나에 거의 놓칠 뻔했다. 이미 사타구니를 마사지하던 그 손의 손가락이, 입구의 살을 그 끝을 따라 갈라졌다 붙었다. 클리 쪽을 스친 것인지, 오일이 흘러 들어간 것인지는 바로 구분되지 않았다. 미경의 무릎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말은 나오지 않았다. 웃음이 아직 입가에 남아 있었다. 나는 그 한 장면을 다시 확인하려 눈을 돌렸지만, 손은 이미 허벅지 바깥으로 나가 있었다. 본 건지 본 것 같은 건지, 딱 애매한 그 정도였다.
그런데 방을 나서기 전, 생각이 하나 붙었다. 아까부터 조금씩 들어가 있던 건 아닐까. 가장자리를 문지른다고 봤을 때부터, 끝이 이미 살을 가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미경은 아직 웃고 있었다. 나는 그 웃음을 받아 주며, 확인하지 못한 그 생각만 가지고 마사지샵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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