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미경 시리즈 -촬영 1
김끝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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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21:23
그날 이후로는 초대남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 아내의 그 말
`말할 때까지 꺼내지 마`
그 문장이 아직 입 앞에 있었다. 다행히 소라넷에 사진 올리는 건 계속해도 된다고 했다.
나는 그 허락만 붙잡고 아내 사진을 찍었다. 짧은 치마, 스타킹 , 앉아서 찍은 다리. 올리기 전에 미경한테 보여 줬고,
미경은 고칠 곳만 짚고 나머지는 두라고 했다.
댓글은 달렸다. 쪽지도 왔다. 사진 더 달라는 것, 지역 묻는 것, 주말에 시간 되냐는 것. 읽을 때마다 그 생각이 떠올랐다.
아. 불러보고 싶은데. 말할 때까지 꺼내지 마라는 거지, 아예 안 한다는 건 아니잖아.
말은 안 했다. 꺼내는 순간 화낼 것 같았다. 벤치에서 울던 날이 아직 가까웠다. 나는 쪽지를 읽다 말고 화면을 엎어 뒀다.
절대 안 한다고는 안 했다. 그 생각만 속으로 굴렸다.
사진이 몇 장 더 쌓이자, 나는 소라넷에 올라오던 사진들을 미경한테 보여 줬다. 큐티럽,난나쁜노옴,와이프사랑,허니부부
큐티럽은 아내 사진을 길게 연재한 쪽이었다. 얼굴은 가리고, 야외에서 찍은 사진들이 많았는데 몸매가 드러나는 짧은옷과 스타킹샷이 많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야외노출이나 아내 사진만 올리다가 아마 시간이 좀 지난뒤에 쓰리썸부터 갱뱅등 좀 하드하게 갔었던 기억이난다.*
“이런 식으로 오래 가면 다르긴 하네.”
미경은 화면을 넘기며 봤다. 멈추는 장은 얼굴이 안 나온 컷이었다. 나는 초대남은 빼 두고 말했다.
“스튜디오에서 찍으면 어때. 사진사만. 올리는 컷이니까.”
미경은 바로 안 답했다. 우리 사진이랑 그 화면을 한번 비교해 보다가, 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사진사지? 남자 부르는 거 아니고.”
“응. 촬영만.”
미경이 나를 한번 봤다. 화난 얼굴은 아니었다.
“그럼 돼. 중간에 포즈 시키면 내가 멈출 거고. 너는 옆에 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쪽지함은 그대로 안 읽힌 채 남아 있었다.
소라넷에 스튜디오 있는 사진사를 찾는 글을 올렸다. 생각보다 쪽지가 많이 오진 않았다. 온 것들도 대부분 촬영이 아니었다. 사진 핑계로 어떻게 해 보려는 말투였다. 장소 묻고, 남편은 같이 오냐 묻고, 샘플보다 다른 사진을 먼저 묻는 쪽. 나는 그걸 읽다 말고 지웠다.
`이래서 말 못 꺼내지. 사진사만 찾자고 해도 이 모양이네.`
그 얘기가 있은 지 며칠 지나서 쪽지가 하나 왔다. 말투가 달랐다.
사진관을 하고 있는 사장이라고 했다.
평소에 아내 사진을 보고 한번 꼭 찍어 보고 싶었고 팬이라고 하는데,
쓸데없는 잡소리가 안달려있었다.
스튜디오 주소와, 가능한 시간만 적혀 있었다.
나는 그 쪽지를 두 번 읽었다. 다른 쪽지함이랑 나란히 열어 보니, 이쪽만 촬영 문장이었다.
미경한테 그 쪽지를 보여 주며 물었다.
“이 사람, 일정 잡아 볼까.”
미경은 화면을 한번 훑고 폰을 돌려줬다. 화난 얼굴도, 멈추는 얼굴도 아니었다.
“그래. 언제 시간 된대?”
별일 아닌 말투였다. 나는 그 담담함이 편하면서도, 입 안이 잠깐 말랐다.
남자에게 쪽지를 보냈다. 주말 가능하냐, 아내는 같이 간다, 얼굴은 가린다. 답이 저녁에 왔다.
8일 오후, 서울이었다. 스튜디오는 간판이 작았고, 안에는 조명과 배경천뿐이었다. 사진사는 사십 대 중후반으로 보였다. 팬이라는 말부터 했고, 아내 사진을 올린 포즈를 기억하고 있었다. 미경은 담담했다. 준비한 옷으로 갈아입고, 내가 옆에 있는 걸 한번 확인하고 포즈를 받았다. 한 포즈에 몇 장씩. 수위가 높은 포즈는 없었다. 옷만 바꿔 입고, 모델처럼 카메라를 응시했다. 나는 옆에서 그걸 봤다. 일은 없었다. 촬영이 끝날 때쯤 사진사가 웃으며 말했다. 자기는 누드 사진 전문이라고. 오늘은 옷 입은 컷만 찍은 거고, 다음에 마음 있으면 그쪽으로도 가능하다고. 미경은 대꾸하지 않았다. 나는 그 말을 옆에서 들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미경이 먼저 말했다. “아, 자기는 누드 사진 전문이라나 뭐 그러더라고.” “응. 들었어.” 신호가 바뀌기 전에 내가 먼저 말했다. “이담에 누드 사진도 찍어 볼까.” 미경이 바로 안 답했다. 창밖을 보다가, 무릎 위에 올린 손을 한번 고쳐 잡았다. “나체로 보여 주는 건 좀 그렇지 않아.” 거절은 아니었다. 나는 핸들을 잡은 채 이었다. “젊고 예쁠 때 찍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그 남자, 돈도 안 받는다고 하던데.” 미경이 나를 한번 봤다. 화난 얼굴은 아니었다. 입술을 잠깐 깨물었다가, 다시 창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싫다는 말은 아니네.`
이틀쯤 지나 사진사가 찍은 사진이 메일로 왔다. 미경이 노트북 앞에 앉아 한 장씩 넘겼다. 집 안에서 내가 찍던 각도가 아니었다.
조명이 얼굴을 가린 쪽까지 고르게 들어가 있었다. “자기가 찍은 거보다 훨씬 낫네.” 좋아하는 말투였다. 나는 뒤에서 그걸 같이 봤다. 짧은 치마, 스타킹, 카메라를 응시하는 얼굴. 수위는 그대로인데 사진만 달랐다. “이쁘게 나오긴 했네. 역시 전문가는 틀려.” 미경이 코로 웃었다. 나는 그 옆에 앉아 이었다. “너도 좀 잘 찍어 봐. 모델이 이렇게 좋은데. 연습을 좀 더 해야겠는걸.”
“ㅋㅋ 연습할겸 , 오늘 한번더 찍으러 갈까.”
미경은 자신의 사진이 꽤 마음에 든 것 같았다. 한 장에서 손이 안 넘어갔고, 입꼬리가 풀린 채로 같은 컷을 두 번 봤다.
한 장 더 넘기고, 나를 보지 않은 채 덧붙였다.
“오늘은 아니야. 이건 잘 나왔으니까, 집에서는 이만큼만 나와도 돼.”
저녁에 사진사 아이디를 추가하고, 네이트톡으로 먼저 말을 걸었다. 아내는 방에 있었다. 나는 화면을 기울여 대화를 열었다.
[나]
이렇게 사진 찍어 주는 경우가 있나요.
[사진사]
있습니다. 출장도 몇 번 갔어요.
[나]
출장이요?
[사진사]
네. 소라넷은 아니고, 페티쉬코리아에서 아는 사람이 많아서요. 모델을 섭외해서 합동 출사도 몇 번 갔습니다.
[나]
오..호..
[사진사]
부부끼리 오시는 경우도 있고, 모델만 오시는 경우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아는 부부한테 스튜디오 빌려 드린 적도 있고, 직접 찍어 드린 적도 있습니다.
[나]
부부 사진을 찍으면 그냥 사진만 찍나요. 아님 뭐 더, 수위 높은.
[사진]
그런 분들도 몇 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많지는 않고, 부부간의 섹스를 촬영이나 동영상으로 원하시는 분도 계셔서 찍어 드린 분도 있고요.
[나]
직접 하신 적은 없고요?
[사진사]
분위기상 몇 번 한 적은 있었죠 ㅎㅎ
[나]
분위기상이라면, 사전 합의 없이 그때 분위기라는 거죠?
[사진사]
네. 미리 정하고 오신 분들도 있지만, 찍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적도 있어요. 강요한 건 아니고, 분위기상 이어진 거죠 ㅎㅎ
[나]
이담에 내가 누드 컨셉 한번 생각해볼게요, 부부 섹스까지도 촬영된다고 하셨죠?
[사진사] 원하시면 됩니다.
나는 그 마지막 문장에서 창을 닫지 못했다. 다른 사람 앞에서 섹스하는 느낌이 먼저 떠올랐다.
처음 초대남을 부른 날, 모텔에서 아내를 교대로 몇번씩 돌아가며 했던 그날에, 내가 할 때 그 초대남이 보고 있었지만 창피했는데, 그 눈빛 때문에 더 흥분됐었다.
미경이 방 안에서 불 끄는 소리가 났다. 나는 그제야 네이트톡을 내렸다. 답장은 쓰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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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총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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