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미경 시리즈 - 외도 3 남자편
김끝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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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22:05
그날 미경은 평소보다 한참 늦게 왔다.
“죄송해요. 오늘 사진 찍느라 늦었어요.”
표정은 꽤 밝았다.
“그 사진 찍고 온 거예요?”
“네. 이번엔 사진관에서 제대로 찍었어요.”
“혼자요?”
“남편이랑 같이 갔죠.”
괜히 물었다 싶었지만 미경은 아무렇지 않았다.
“잘 나왔어요?”
“생각보다요.”
미경은 거울로 자기 몸을 한번 보더니 웃었다.
“PT 하길 잘했어요. 확실히 달라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나를 보며 짧게 덧붙였다.
“고마워요.”
늦게 시작한 만큼 운동이 끝났을 때는 회원들도 다 빠지고 직원들도 퇴근한 뒤였다.
넓은 헬스장에 둘만 남으니 평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나는 괜히 주변만 정리했다.
몇 번 눈이 마주쳤지만 둘 다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끝난 줄 알았던 질문을 이번에는 미경이 먼저 꺼냈다.
“전에 사장님이 물어봤잖아요. 남편 아니었으면 사장님 같은 남자는 어땠을 것 같냐고.”
순간 가슴이 한번 세게 뛰었다.
굳이 끝난 얘기를 미경이 먼저 다시 꺼냈다.
그런데 표정만 봐서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웃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불편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조용히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잠깐 미경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미안해요. 그때는 내가 욕심냈어요.”
미경은 아무 말 없이 나를 봤다. 나는 잠깐 숨을 고르고,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물었다.
“그럼 지금은 어때요?”
미경의 표정이 아주 조금 굳었다.
대답은 바로 나오지 않았다.
그 짧은 침묵이 이상하게 길게 느껴졌다.
잠시 뒤 미경은 가방을 들었다.
문 앞까지 가더니 한번 돌아봤다.
“다음에 봐요.”
그 말을 남기고 미경은 천천히 사라졌다. 언제라는 말은 없었다.
며칠 뒤, 사진을 찍으러 간다고 했던 게 생각났다. 날짜를 듣지는 못한 것 같았다. 오던 시간이 비어 있자 괜히 궁금해져, 오후 두 시가 조금 넘었을 때 전화를 걸었다.
몇 번 신호가 간 뒤에야 미경이 받았다.
“여보세요.”
평소보다 목소리가 조금 가라앉아 있었다.
장부에는 그날 PT가 없었다. 전에 사진 찍을 일이 있다고 했던 날이 겹쳐 보였다.
번호는 회원 카드에 있었다. 오후 세 시가 조금 넘어서 걸었다. 신호는 몇 번 가고 나서야 받았다.
“여보세요.”
평소보다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다.멈칫한 기척이 있었다.
“저 헬스장 트레이너에요. 오늘 안 보이길래.”
“아, 네.”
“사진 찍는다더니, 아직 찍고 있어요?”
잠깐 대답이 없었다.
“아뇨. 다 끝났어요.”
전화 너머로 물소리가 들렸다. 더 물을 자리는 아닌데, 끊기도 애매해서 그 말을 했다.
“그럼 잠깐 볼래요? 커피나 한잔하게.”
“지금요?”
“네. 바쁘면 말고요.”
다시 잠깐 조용했다.
그러더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어디예요?”
나는 순간 말을 못 했다.
“주소 보내줄게요.”
“네.”
전화가 끊겼다.
나는 화면을 내려다봤다.
왜 갑자기 만나겠다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평소 같으면 열리지 않았을 시간이,
그날은 이상하게 열렸다.
미경은 카페에 왔지만 평소와 조금 달랐다.
사진은 잘 나왔다며 웃었는데, 그 웃음이 오래 가지 않았다. 멍하니 커피잔을 만지다가 창밖을 보는 시간이 더 길었다.
“오늘 좀 이상한데요.”
미경이 나를 봤다.
“뭐가요?”
“기분 좋은 사람 같다가도 아닌 것 같아서.”
미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남편하고 싸웠냐고 묻자 고개만 저었다.
“싸운 건 아니에요.”
잠깐 뜸을 들이더니 혼잣말처럼 덧붙였다.
“그냥 내가 왜 그랬나 싶어서.”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었다.
커피를 다 마셨는데도 미경은 먼저 일어나지 않았다.한참 뒤에야 말했다.
“오늘은 집에 바로 들어가기 싫네요.”
그 말이 평소의 미경답지 않아서 오히려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카페를 나와 차에 탔을 때도 미경은 집으로 가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잠시 기다리다가 물었다.
“조금 더 같이 있을래요?”
미경이 한동안 나를 봤다.
평소였다면 바로 선을 그었을 것 같은데, 그날은 그러지 않았다.
“어디로 갈까요 미경씨?”
“조용한 데 아무데나요..”
미경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금 뒤 무인모텔 간판이 보였다.
그제야 미경의 시선이 앞쪽으로 움직였다.
미경은 간판을 한번 올려다봤다. 화낼 수도 있었고, 그냥 내려달라고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아무 말이 없었다.
잠시 뒤 차단막이 천천히 올라갔다.
나는 괜히 미경 쪽을 한번 봤다. 미경은 창밖만 보고 있었다.
차를 안쪽에 세우고 시동을 껐다. 그제야 미경이 나를 한번 봤다.
“여기예요?”
“싫으면 지금 가도 돼요.”
잠깐 정적이 흘렀다.
미경은 대답 대신 안전벨트를 풀었다.
차에서 내려 방으로 올라가는 동안에도 말은 없었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미경이 아주 잠깐 걸음을 멈췄다.
나는 먼저 들어가지 않았다.
몇 초쯤 문을 바라보던 미경이 조용히 말했다.
“오래는 못 있어요.”
미경은 내 옆을 지나 먼저 들어갔다. 문이 닫히자 에어컨만 돌았다. 신발을 벗고 가방을 내려놓더니, 마시지도 않을 물병 뚜껑만 돌렸다.
“불편하면 지금 나가도 돼요.”
“자꾸 묻지 마요.”
더 묻지 않았다. 침대 끝에 앉자 미경이 한 박자 늦게 옆에 왔다.
미경은 내 옆에 바짝 붙어 있었다. 잡은 손에는 둘 다 땀이 차 있었지만, 미경은 손을 빼지 않았다.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더 가늘었다. 손목도, 허리도, 목에서 쇄골로 내려가는 선도 길고 얇았다.
립이 조금 지워진 입술과 볼에 붙은 머리카락 한 가닥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치마는 허벅지 위로 조금 올라가 있었고, 스타킹 아래로 길게 뻗은 다리가 보였다.
단정하게 앉아 있으면서도 손바닥만은 내 손 안에서 뜨거웠다.
미경은 나를 보지 않았다.
내가 얼굴을 기울이자 숨이 먼저 코에 닿았다. 입술이 닿자 미경이 눈을 감으며 어깨를 한 번 굳혔다.
아랫입술이 갈라졌고, 혀가 스치자 손이 올라와 내 셔츠를 쥐었다.
키스가 길어지며 침이 입꼬리로 새자, 미경이 삼키려다 내 입술을 얕게 물었다. 감은 눈꺼풀이 떨리는 동안 치마가 허벅지 위로 말려 있었고,
단추에 손을 대자 고개만 돌린 채 막지 않았다.
단추가 풀리고 유두가 이미 서 있었다. 엄지로 누르자 숨이 코로 새었고, 유두를 입에 물자 허리가 뜨며 내 머리카락을 당기듯 잡았다.
“으……”
힘이 들어가도 끝까지 닫히지는 않았다. 블라우스 단추를 마저 풀자 미경은 막지 않았고, 팔을 빼 주지도 않은 채 몸이 따라 기울어졌다.
치마가 허벅지를 스치며 내려갔고, 스타킹은 발목까지 걷혀 나갔다.
젖어 붙어 있던 팬티를 내리자 실이 한 번 늘어졌다가 끊어졌고, 브라를 치워도 미경은 가슴을 가리지 않았다.
옷은 한쪽에 뭉쳐 있었고, 스타킹만 침대 끝에 걸쳐 있었다.
헬스장에서부터 속에 맺혀 있던 게 그제야 풀리는 것 같았다. 거울 앞에서 몸의 선을 살피던 모습도,
말을 아끼던 입도, 분명 선을 그어놓고도 끝내 내 앞에서 사라지지 않던 시간도 전부 옷과 함께 벗겨진 기분이었다.
남편 이야기를 할 때마다 표정이 부드러워지던 여자가 지금은 내 앞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누워 있었다.
그 이름만 나오면 자연스럽게 풀리던 얼굴도, 그 순간만큼은 어딘가 멀리 밀려난 것처럼 보였다.
결국 여기까지 왔네.
잠깐이지만 남편이라는 사람을 미경에게서 밀어내고, 내가 이 여자의 남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미경의 가슴 위쪽으로 몸을 옮기자 쇄골이 무릎 사이에 들어왔다.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내 그림자가 미경의 얼굴 위로 드리워졌다.
눈을 감고 있던 미경의 입술에 귀두 끝을 밀어 넣었다.
미경이 천천히 눈을 떴다. 바로 앞을 잠깐 보더니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걸로 충분했다. 나는 더 가까이 가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잠시 멈춰 있었다.
그 순간에는 받아들이는 건지, 아직 망설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조금 전보다 숨이 빨라졌다는 것만 느껴졌다.
돌아간 고개 쪽으로 귀두를 입술에 대자, 미경은 더 돌리려다 입이 살짝 열렸고, 피하려던 입술에 끝이 걸린 채 뜨거운 숨이 귀두를 적셨다.
닫혀 있던 입이 귀두를 한 번 물었다. 깊게는 아니어서 혀만 아랫면을 스쳤고, 입술이 조이자 빠는 소리가 작게 났다.
“축…… 춥.”
내가 더 넣으려 하자 미경의 손이 자지를 쥐고 입에서 빼냈고,
“후우…… 잠깐만요.”
침이 실처럼 늘어졌다가 끊기자 고개는 다시 옆으로 돌아가며 입이 닫혔다.
나는 더 누르지 않고 가슴 위에서 내려왔다. 다리 사이로 들어가려다 멈췄다.
미경은 고개를 돌린 채 숨을 골랐고, 오므려 있던 무릎이 먼저 조금 벌어졌다. 내 손목을 잡지는 않았다.
다만 벌어진 다리 사이로 허리가 내려앉아, 아까 떼어 낸 거리가 다시 좁아졌다.
나는 자지를 잡아 클리 위에 살짝 갖다 댔다. 닿자마자 미끄러웠다. 흥건해서 귀두가 그 자리에서 바로 미끄러졌고,
애액이 끝에 줄처럼 묻어 나왔다.
귀두를 클리 위에 문지르다 조금 내리자, 젖은 입구에 끝이 걸렸다. 미끄러워서 바로 들어가지 않고, 비빌 때마다 벌어졌다가 다시 귀두를 물었다. 미경의 숨이 한 번 멈췄다. 고개는 여전히 옆으로 돌아간 채였다.
천천히 누르자 입이 열리듯 끝이 들어갔다. 뜨거웠다. 귀두만 묻힌 자리에서 벽이 조여 왔고, 더 밀자 미경의 허리가 시트에서 살짝 떴다.
“하아…… 으.”
소리가 아까보다 낮고 길었다. 빼고 다시 넣지는 않았다. 귀두가 입구에서 클리를 스치듯 비벼지다가, 그대로 조금씩 안으로 밀려 들어갔다.
찰박, 찰박 하는 젖은 마찰음이 고요한 방 안에서 유난히 선명하게 이어졌다.
미경은 얼굴을 옆으로 돌린 채였다. 손끝은 이불을 움켜쥐었다가 놓기를 반복했고, 다리에 들어가 있던 힘은 조금씩 풀렸다.
헬스장에서 선을 그으며 나를 보던 얼굴이 자꾸 겹쳐졌다.
넣을 때마다 안쪽 살이 바짝 조여 왔다. 빠지려 하면 빠지지 말라는 듯이 달라붙었다가, 다시 넣으면 더 세게 조였다
젖은 소리와 따로, 안에서는 뜨겁게 죄어 오는 느낌만 남았다.
처음 품었던 욕심이 우스워졌다. 그 여자는 지금은 숨을 제대로 고르지도 못한 채 내 앞에 있었다.
처음에는 정말 한 번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헬스장에서 볼 때마다 신경 쓰였고, 남편 이야기를 하며 웃는 얼굴을 볼 때마다 한번쯤 저 표정을 내가 흐트러뜨려 보고 싶었다. 그것뿐이라고 생각했다.
이걸 한 번으로 끝낸다고?
그 생각부터 견딜 수가 없었다.
내일이면 미경은 다시 옷을 입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집에 돌아갈 것이다. 남편 옆에 앉아 밥을 먹고,
그 사람 이야기에 또 그 특유의 부드러운 표정을 지을 것이다. 상상만 했는데도 속이 뒤틀렸다.
이 여자라면 평생 데리고 살고 싶다.
아니.
나 없이는 못 견디게 만들고 싶다.
순간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그때 침대 옆에 놓인 미경의 휴대폰이 울렸다.
미경은 처음에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진동이 끊겼다가 다시 울렸고, 잠시 뒤 세 번째로 화면이 밝아지자 그제야 손을 뻗었다.
전화를 받지는 않았다.
화면만 한동안 내려다봤다.
그 순간 얼굴이 아주 미세하게 달라졌다.
미경은 아무 말 없이 화면을 몇 번 눌렀다. 짧은 문자를 하나 적어 보내고는 휴대폰을 뒤집어 놓았다.
천장만 보던 눈이 잠깐 흔들렸다. 그러더니 미경이 손을 뻗어 내 몸을 조용히 떼어냈다.
조금 전까지 내 앞에서 흐트러져 있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얼굴이 차분했다.
“집에 갈게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화가 났다.
내가 부족해서도 아니었다. 미경이 후회하는 것 같아서도 아니었다.
그냥 저 여자가 자기 마음대로 여기까지 와놓고, 자기 마음대로 끝내고, 다시 남편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는 내 품 안에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붙잡을 이유조차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
결국 나는 잠깐이었구나.
그 생각이 드는 순간 속에서 무언가가 뒤틀렸다.
평생 데리고 살고 싶다는 생각보다 더 지독한 욕심이었다.
다음에는 이렇게 못 돌아가게 만들고 싶다.
내가 연락하지 않으면 먼저 찾고, 나를 끊으려고 해도 결국 다시 돌아오고, 내 앞에만 오면 자기가 세워놓은 선을 스스로 무너뜨리게 만들고 싶었다.
차라리 나한테 길들었으면 좋겠다.
노예처럼 내 자지를 원하며 신음하는창녀처럼 만들고 싶었다.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앞에서만큼은 저 차가운 얼굴도, 저 침착함도, 자기 마음대로 돌아서는 버릇도 전부 무너졌으면 했다.
미경은 그런 내 생각을 알 리 없었다.
문을 열고 나가는 뒷모습은 여전히 자기 발로 들어왔던 여자 그대로였다.
아마 그래서 더 갖고 싶었던 것 같다.
내 것이 아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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