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 24

내 육체는 여전히 민경의 좁은 질 속에 박힌 채 격렬하게 경련하고 있었다. 방금 전 뿜어낸 뜨거운 생체 액의 흔적이 그녀의 뜨거운 내부를 축축하게 적시고 있었다. 민경의 가녀린 몸은 모든 힘을 잃은 채 내게 축 늘어져 있었고, 땀과 눈물, 그리고 선혈로 얼룩진 잠옷 블라우스는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었다. 나는 그녀의 골반을 꽉 부여잡은 채 숨을 몰아쉬었다. 지독한 쾌락과 함께 섬뜩한 승리감이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완벽한 지배, 완벽한 통제. 내가 평생을 바쳐 쌓아 올린 삶의 정점이 바로 이 순간, 내 손아귀 안에서 완벽하게 구현되고 있었다.
“하아…”
거친 숨을 내쉬며 그녀의 몸을 나에게서 떼어내려던 찰나였다.
끼이익— 쾅!
갑자기 방문이 활짝 열리는 소리와 함께, 안방에서 들려오던 희숙의 고른 숨소리보다 훨씬 더 크고 날카로운 소리가 내 귓가를 강타했다.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듯했다. 심장이 쿵, 하고 지독하게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눈을 돌리자, 문밖에 서 있는 희숙의 모습이 섬뜩하리만치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의 눈은 휘둥그레졌고, 핏기 없는 얼굴은 경악과 혼란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희미한 달빛 아래, 찢어진 민경의 잠옷과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끈적한 피와 정액의 혼합물이 희숙의 시선에 그대로 박혔을 터였다.
이런, 씨발! 좆됐다!
내 안에서 저급한 욕지거리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완벽하게 통제될 것이라 믿었던 나의 삶에,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균열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희숙은 여전히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서, 우리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분노와 함께, 차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절망감이 뒤섞여 있었다. 나의 가면이 벗겨지는 순간, 나의 모든 세계가 붕괴할 터였다.
“여… 여보…? 민… 민경아…?”
희숙의 목소리는 파르르 떨렸고, 그 속에는 심장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담겨 있었다. 그녀의 두 눈에서는 이미 눈물이 비 오듯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민경은 희숙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듯 몸을 움찔거렸다. 그녀는 축 늘어진 채 내게 기댔고, 그 작은 몸은 공포에 질린 듯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자신의 가장 치욕스러운 순간을 엄마에게 들켰다는 사실에, 민경은 얼굴을 가리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순식간에 몸을 일으켜 민경의 흐트러진 잠옷을 황급히 끌어내렸다. 바지 지퍼를 급히 올리고, 민경의 몸을 침대 가장자리에 기대어 앉혔다. 나의 모든 신경은 희숙에게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멘탈이 완전히 붕괴되기 전에 상황을 통제하는 것이었다. 나는 애써 침착한 척, 차가운 이성을 부여잡으려 했다.
“희숙! 당신 지금… 뭘 본 거야! 오해하지 마!” 나의 목소리는 내가 들어도 어딘가 갈라져 있었다. 하지만 내 안의 짐승은 이미 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가장은,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였다. 이 거대한 기업과도 같은 나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이 위기를 벗어나야만 했다.
희숙은 내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를 격렬하게 흔들었다. “오해…? 오해라고…? 내가 지금… 내가 지금 뭘 본 건데…? 내… 내 딸이랑… 내 남편이…?” 그녀의 목소리는 울음과 함께 히스테리처럼 터져 나왔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자신의 머리를 움켜쥐며 흐느꼈다. 그 모습은 영혼이 찢겨 나가는 듯한 처참한 절규였다.
“엄마… 으흑… 엄마…” 민경이 역시 바닥에 주저앉아 희숙에게 기어가려 했지만, 나는 그녀의 팔을 억세게 잡아챘다. 그녀가 지금 희숙에게 어떤 말을 할지 알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이 나의 완벽한 통제 아래에 있어야만 했다.
나는 희숙에게 다가갔다. 차가운 손길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 쥐었다. 그녀의 몸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작은 어깨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여보! 진정해! 제발 내 말 좀 들어봐!” 나는 그녀의 뺨을 감싸 쥐고 눈을 마주치려 애썼다. 그녀의 눈은 공포와 절망, 그리고 알 수 없는 혐오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난… 난 믿을 수가 없어… 여보… 어떻게… 어떻게 당신이…” 그녀의 목소리는 끊겼지만, 그 속에는 나의 추악한 본성을 향한 날카로운 비난이 담겨 있었다.
그래, 그녀는 지금 나를 한낱 짐승으로 보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나는 그 비난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는 어디까지나 완벽한 가장이자, 존경받는 아버지여야만 했다.
나는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이건… 훈육이었어… 여보… 오해하지 마… 민경이를 바른길로 인도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훈육이었다고…” 나의 목소리는 꿀처럼 끈적하고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는 차갑고 잔혹한 지배욕이 들끓고 있었다.
희숙은 내 말에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혼란스러웠지만, 그 속에 미세한 의아함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훈육’ 이라는 단어는 그녀의 이성을 잠시 멈추게 하는 듯했다. 희숙은 우리 가문의 명예를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고, 내가 우리 아이들을 세상의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바르게 키웠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으니. 이 단어만이 그녀를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열쇠였다.
나는 자리에 앉아 흐느끼는 희숙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는 민경이를 가리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봐봐, 민경이를. 저 아이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당신은 알지 못할 거야…”
민경은 나의 시선에 화들짝 놀란 듯 몸을 움찔거렸다.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 흐느끼고 있었다.
“여보… 당신 기억나? 민경이가 중학생 때… 그 남학생 무리한테 치근덕거렸던 일… 그때 당신이 얼마나 치욕스러워했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당신 딸 단속이나 잘하슈. 여우같은게 먼저 꼬리치고 다녔더구만…’ 그 비열한 말이 당신 심장을 후벼 팠던 걸 내가 똑똑히 기억해!” 나는 희숙의 가장 깊은 상처를 헤집었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보며, 나는 나의 전략이 통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희숙은 순간적으로 몸을 뻣뻣하게 굳히더니, 이내 다시 흐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울음 속에는 이전의 절망감 대신, 분노와 함께 알 수 없는 혼란이 뒤섞여 있었다.
“그때부터였어, 여보. 민경이 안에… 뭔가 위험한 불씨가 있다는 걸 내가 느꼈다고. 당신이 아무리 단속하고 간섭해도, 그 아이의 내면에는… 엇나가려는 본능이 숨어 있었던 거야!” 나의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었지만, 그 속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논리가 담겨 있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주물러주었다. “그리고 최근 제주도에서 어땠어?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그 요염한 복장! 마치 창녀처럼… 주변 남자들의 시선을 즐기는 듯한 그 태도! 당신 눈에는 보이지 않았을지 몰라도, 나는 다 봤어! 나의 눈에는 더 이상 순수하고 단정한 딸이 아니었어! 완벽한 내 세상에 드리워진 그림자 였단 말이야!” 나는 희숙에게 민경이의 '불경스러운 행위'를 일일이 나열하며, 나의 '훈육'이 얼마나 정당하고 필요한 것이었는지 강조했다.
희숙의 눈빛은 충격으로 흔들렸다. 그녀는 민경이의 돌발적인 행동들이 그저 사춘기적 일탈이었다고 믿고 있었지만, 나의 말을 듣자 그녀의 확신이 흔들리는 듯했다. “그… 그게… 정말…?” 그녀의 목소리는 희미했다.
나는 더욱 몰아붙였다. “그리고 얼마 전 백화점에서 그 남자친구는? 내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우리 가문의 명예에 먹칠을 하려는 그 추악한 행위들을… 당신이 모르는 사이 민경이는 유튜브에 야한 춤 영상까지 올리고 있었다고! 수많은 개같은 새끼들이 우리 딸을 보고 욕구 해소하는 걸 알면 얼마나 더럽다고 생각하겠니? 내가 그걸 우연히 발견해서 겨우 지우게 했어! 내가 이렇게 나서지 않았다면, 이 아이는 이미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졌을 거야!” 나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않고 말을 쏟아냈다. 나의 논리는 한 치의 허점도 없었고, 그녀는 이 완벽한 논리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민경은 나의 말에 몸을 움찔거렸다. 그녀의 얼굴은 더욱 창백하게 질렸고, 두 눈에서는 공포와 함께 절망감이 뒤섞여 있었다. 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녀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비밀들을 폭로하고 있었다.
“여보… 당신도 알잖아? 여자아이는 한번 엇나가기 시작하면 끝이라구요. 여자아이가 한번 잘못된 길로 빠지면 다시 돌아오기 얼마나 힘든지. 그 낙인은 평생을 따라다니는 그림자처럼 쫓아다닐 거예요.” 나는 희숙이 과거에 했던 말을 그대로 되돌려주었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보며, 나는 나의 승리를 직감했다.
희숙은 고개를 깊이 숙인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어깨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그 떨림은 더 이상 분노나 절망이 아닌, 체념과 함께 알 수 없는 공포에 가까웠다. 그녀는 내 논리에 반박할 수 없었다. 그녀가 그토록 중요하게 여겼던 가문의 명예 와 나의 사회적 성공 이 민경이의 일탈로 인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나는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려 눈을 마주치려 애썼다. “여보… 당신의 빈틈없는 살림과 흔들림 없는 원칙은 내가 바깥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굳건한 토대가 되어주었어. 당신이 우리 가문의 중심이자 흔들림 없는 평화의 상징이었기에, 내가 대기업 임원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민경이 하나의 일탈로 무너진다면… 당신이 그토록 지키려 했던 우리 가문의 명예는 어떻게 될까? 아빠의 사회적 위치는… 너 하나의 일탈로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거라.” 나는 희숙의 약한 고리를 다시 한번 강하게 건드렸다.
희숙의 눈빛은 공포와 혼란,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굴욕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지만, 더 이상 저항하려 들지 않았다. 나의 논리는 그녀의 모든 방패를 뚫고 심장을 강타했다. 그녀는 내게 물었다. “그… 그럼 여보… 당신이… 민경이를… 훈육했다는 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희미했지만, 그 속에는 나의 주장을 받아들이려는 미세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나는 그녀의 손을 더욱 단단히 잡았다. “그래, 여보. 내가 했어. 내가…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이 아이를 바른길로 인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가 아니면 누가 이 아이를 이런 추악한 길에서 건져낼 수 있었겠어? 당신은 몰랐겠지만, 민경이는 이미 걷잡을 수 없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나의 명예와 자부심까지 내려놓고… 이 아이를 위해… 최악의 경우를, 내가 먼저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바깥세상의 **‘날파리’**들에게 더럽혀지기 전에, 내가 먼저 그녀를 **‘교육’**시켜야 한다고!”
내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었지만, 그 속에는 완벽하게 짜인 논리와 위선이 담겨 있었다. 나는 이 모든 추악한 행위를 ‘훈육’이라는 미명 아래 정당화하는 순간이었다.
희숙은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녀의 어깨는 여전히 떨리고 있었지만, 그 떨림은 점차 잦아들었다. 그녀는 나의 말을 듣고 있는 듯했다. 나의 논리에 반박할 수 없다는 듯, 그녀의 이성이 점차 혼란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듯했다.
“그리고… 정훈이도… 정훈이도 민경이 사진 보면서 자위를 했다고 했지? 네가 오빠를 그렇게 만들었으니… 네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란다. 이 모든 것이… 민경이의 책임이라고. 내가 이 아이에게 **‘욕구 해소’**를 시키지 않았다면… 정훈이마저 위험한 길로 빠질 수 있었다고! 이 모든 것이… 우리 가족을 지키기 위한 나의 **‘투쟁’**이었다고!”
희숙의 얼굴은 다시금 창백하게 질렸다. 아들의 금지된 욕망까지 나의 '훈육'의 결과물로 엮어내자, 그녀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듯 무너져 내렸다. 그녀는 마침내 모든 저항을 포기한 듯,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설득에 넘어간 것이다.
나는 희숙의 몸을 끌어안았다. 그녀의 작은 몸은 여전히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그 떨림은 더 이상 저항의 몸부림이 아니었다. 마치 폭풍이 지나간 후의 잔해처럼, 모든 힘을 잃은 채 나의 의지에 기댈 수밖에 없는 무력한 떨림이었다.
“그래, 여보… 당신은 현명해… 우리 가족을 지키기 위한 나의 고통스러운 선택을 이해해줘서 고마워…” 나의 목소리는 부드러움을 가장했지만, 그 속에는 잔혹한 만족감이 숨겨져 있었다.
희숙은 나의 품에 안겨 조용히 흐느꼈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침묵 속에서, 나는 나의 완벽한 승리를 확인했다. 그녀는 이제 나를 이 견고한 성의 성주로서 인정해주는 희숙이 된 것이다.
나는 희숙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의심과 함께, 내가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필사적으로 분석하려는 듯한 예리함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대기업에서 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듯, 나의 모든 신경은 그녀의 반응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여보… 아무리 그렇다 해도… 당신은… 당신 딸아이를… 성욕 처리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나 마찬가지잖아… 이건… 너무하잖아…!” 희숙의 목소리는 여전히 흔들렸지만, 그 속에는 냉철한 비난과 함께, 마지막 남은 이성이 허용할 수 없는 진실에 대한 저항이 담겨 있었다. 그녀의 이성이 마지막 저항을 하는 듯했다. 나는 이 작은 균열조차 허용할 수 없었다. 나의 완벽한 통제 아래, 모든 것은 완벽하게 흘러가야 했다.
나는 그녀의 말을 끊고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야, 희숙. 절대 아니야. 내가… 내가 감히 그런 추악한 짓을 했을 리가 없잖아! 나는… 나는 그녀를 지키려 했던 것뿐이야. 그녀를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보호’**하려 했던 것이라고!” 나의 목소리는 진심을 가장했지만, 내면에서는 섬뜩한 희열이 끓어올랐다.
“증거가 있어! 나는… 나는 콘돔을 꼭 사용했어! 내가 어떻게… 어떻게 당신 딸을… 그런 위험에 빠뜨릴 수 있겠어! 이건… 이건 철저하게 **‘훈육’**의 과정이었을 뿐이야. 어떤 **‘결과’**를 위한 것이 아니었어! 오직… 오직 그녀가 세상의 추악함을 미리 깨닫게 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역할극이었을 뿐이라고!” 나는 절박함을 가장하며 희숙의 손을 더욱 강하게 붙잡았다. 콘돔이라는 단어는 그녀의 경계심을 미세하게 누그러뜨리는 듯했다. 어쩌면 나 스스로에게도, 이것은 마지막 남은 도덕적 보루를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변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리고 나는… 나는 오르가즘을 느낀 게 아니야… 희숙… 오히려 고통을 느꼈어! 내… 내 살을 찢어발기는 듯한… 고통! 내가 왜… 왜 이런 고통을 감수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다… 다 민경이를 위해서였어! 그녀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 가정을 위해서… 내가… 내가 이런 희생을 감내했던 것이라고!” 나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떨림은 고통을 가장한 완벽한 연기였다. 나의 떨리는 목소리와 절박한 표정은 그녀의 동정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고통을 느꼈다는 나의 주장은, 내가 '즐기지 않았다'는 완벽한 방패가 될 터였다.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민경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 흐느끼고 있었다. 나의 신호에 맞춰, 그녀의 입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네… 엄마… 아빠… 아빠 말씀이… 맞아요… 저는… 저는 동의했어요…”민경이의 목소리는 파르르 떨렸지만, 그 속에는 나의 의지에 완벽하게 굴복한 체념과 순종이 뒤섞여 있었다. 내가 그녀에게 새겨 넣은 ‘훈육’의 각인이 얼마나 깊은지, 희숙은 알 리 없었다. 그녀의 동의는 나의 명분에 강력한 힘을 실어주었다.
“봐봐, 희숙! 민경이도… 민경이도 스스로 인정하잖아! 이건… 이건 강압적인 것이 아니었어! 오직… 오직 그녀를 위한… 그녀 스스로의 **‘선택’**이었다고!” 나의 목소리는 승리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민경이의 입에서 직접 나온 ‘동의’라는 단어는 나의 모든 행위를 정당화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었다.
나는 다시 희숙의 눈을 응시하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리고 오늘의 경우는… 훈육이 거의 끝나가는 과정이었어. 이제 더 이상… 더 이상의 극단적인 **‘훈육’**은 필요 없을 거야. 이 아이는 이제… 이제 완전히 깨달았어. 세상의 추악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나는 그녀에게 안도감을 심어주듯 속삭였다. 이제 더 이상의 추악한 광경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 그것은 희숙이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유인이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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