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잠 깊은곳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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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전
김지혜 A, 그리고 미나가 된 밤
김지혜의 고등학교 시절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었다. 중산층 가정의 외동딸로, 공부도 중간 이상은 해내며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친구들과 놀고, 수업에 늦지 않고, 때로는 시험 전날 벼락치기를 하며 지내는 평범한 십대 소녀였다.
얼굴이 예쁘다는 말은 자주 들었지만, 그저 주변의 호의로만 받아들였다. 그런 그녀에게 유일하게 특별한 것은 몰래 읽던 소설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강렬한 사랑 이야기들이었다.
그 세계의 감정들은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었지만, 가끔 그녀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대학에 진학한 지혜는 처음으로 자유를 맛보았다. 서울로 상경한 그녀는 낯선 도시에서 모든 것이 새로웠다.
지혜의 변화는
첫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경험 이후 찾아왔다. 대학에서 만난 선배와의 관계가 깨지며 상처받은 그녀는
몇일전 친구가 아르바이트라고 소개한곳에 가서 기분을 풀기위해 갔는데 그곳에서
손님의 관심에 쉽게 빠져들었다.
그 경험은 그녀에게 새로운 욕망의 세계를 열어주었고, 동시에 혼란을 안겨주었다. 성적 욕구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그녀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낮과 밤의 경계가 흐려졌다.
미나로서의 정체성이 점점 지혜의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이제 그녀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가 아닌, 자신의 내면의 욕망과 직면하는 장소로 그 단란주점을 바라본다.
손님들의 시선 속에서 그녀는 존재감을 확인하고, 그들의 관심에서 일시적인 만족감을 얻는다.
하지만 매일 새벽 집에 돌아와 화장을 지울 때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누구인지 종종 혼란스럽다.
22살 김지혜는 낮에는 강의실에서 노트를 정리하고, 밤에는 단란주점 카운터에서 웃음을 팔며, 두 개의 삶을 살고 있다.
그 사이에서 그녀는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점점 더 깊은 미로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ㅡㅡㅡ
김지혜 B, 22세, 명문대 여신
아침 햇살이 강남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의 거대한 유리창을 스치며 김지혜의 방을 밝혔을 때, 그녀는 이미 완벽했다.
살짝 일곱 내린 커튼 사이로 비친 빛이 그녀의 우아한 목선과 갸름한 턱선을 더욱 선명하게 그려냈다. 거울 앞에서 마지막으로 입술에 발라낸 무광 토네이드 핑크 립스틱은 그녀의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완성하는 마지막 터치였다.
아버지가 선물한 한정판 체셔 시계가 가느다란 손목을 감쌌고, 오늘은 소박한 펜던트만 목에 걸쳤지만, 그것마저도 빛을 받아 은은하게 반짝였다.
캠퍼스에 그녀의 발길이 닿을 때마다, 공기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지나가는 길에는 미묘한 정적이 흐르고, 시선들이 몰래, 혹은 노골적으로 그녀에게로 쏠렸다.
캠퍼스에 그녀의 발길이 닿을 때마다, 공기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지나가는 길에는 미묘한 정적이 흐르고, 시선들이 몰래, 혹은 노골적으로 그녀에게로 쏠렸다.
도서관 창가 자리에 앉으면, 마주 보는 테이블의 남학생이 책을 읽는 척하며 오래도록 그녀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강의실 복도에서는 뒤에서 따라오는 발소리가 고의적으로 느려지며, 그녀의 종아리 곡선을 훑어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그녀는 이런 시선들에 익숙했고, 오히려 무감각해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가끔은 그 수많은 시선이 모두 '김지혜'라는 사람이 아닌, '완벽하게 포장된 상품'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한 번은 길거리에서 특별한 제안을 받았다. 그녀가 갤러리아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세심하게 차려입은 한 남자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명함을 건넸다.
한 번은 길거리에서 특별한 제안을 받았다. 그녀가 갤러리아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세심하게 차려입은 한 남자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명함을 건넸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OO 엔터테인먼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입니다. 당신의 얼굴에서 정말 특별한 매력을 느꼈어요. 단순한 예쁨을 넘어서는, 카메라와 호흡하는 어떤 기질이 느껴집니다.
혹시 연예인이나 아이돌에 관심 있으신가요?" 그의 말은 정중했고, 눈빛은 진심어려 보였다.
그 순간, 지혜는 자신의 인생이 또 다른 가능성으로 열리는 상상을 잠깐 했지만, 머릿속을 스친 것은 아버지의 엄한 얼굴이었다.
"그런 데서 얼굴 팔며 사는 건 우리 집안 체면에 먹칠이야." 그녀는 미안하다는 미소를 지으며 명함을 돌려주었다. 그 남자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파티는 그녀에게 가장 빛나야 하는 동시에 가장 외로운 시간이었다. 명품 드레스를 입고 샴페인 잔을 손에 든 그녀는 파티의 중심에 있었지만, 그 중심은 심연처럼 공허하게 느껴졌다.
파티는 그녀에게 가장 빛나야 하는 동시에 가장 외로운 시간이었다. 명품 드레스를 입고 샴페인 잔을 손에 든 그녀는 파티의 중심에 있었지만, 그 중심은 심연처럼 공허하게 느껴졌다.
주변의 웃음소리와 수다는 그녀를 스치듯 지나갔고,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 뒤에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고독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버지의 사랑은 그녀를 감싸는 동시에 옥죄는 보이지 않는 실이었다. "너는 특별한 존재야, 지혜. 너에게 맞는 사람은 아버지가 잘 알아보겠다." 그 말의 무게는 그녀의 젊은 날의 상상력과 자유를 짓누르는 감시탑이었다.
그녀의 미래 설계도는 호화롭고 정교했다. 명문대 졸업, 해외 명문 대학원 유학, 아버지 회사 내 요직 또는 제휴사와의 정략 결혼. 모든 계획은 철저히 계산되었고, 안정과 영광이 보장되어 있었다.
그녀의 미래 설계도는 호화롭고 정교했다. 명문대 졸업, 해외 명문 대학원 유학, 아버지 회사 내 요직 또는 제휴사와의 정략 결혼. 모든 계획은 철저히 계산되었고, 안정과 영광이 보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설계도 한가운데, 그녀 자신의 욕망과 꿈, 심지어 실패할 권리조차 비워져 있었다.
김지혜는 아름다운 얼음 궁전에 갇힌 공주였고, 그 궁전의 벽은 그녀의 외모와 가문이라는 빛나는 얼음으로 만들어져 있어, 밖에서 보기에는 눈부시도록 완벽했지만, 안에 서 있는 그녀에겐 차갑고 투명한 감옥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감옥의 유리 벽 너머로 보이는 자유로운 세상을 바라보며, 조용히 숨을 쉴 뿐이었다.
ㅡㅡ
김지혜 A
단란주점 지혜는 어느날 일하는데
몸이 좋지 않은것을 느꼈다.
최근 몇 주간, 지혜는 제대로 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캠퍼스에서는 여전히 빛나고 완벽해 보였지만, 새벽마다 침대에서 뒤척이는 그녀에게 잠은 도망치는 것 같았다.
가슴 아래의 뭉친 듯한 통증은 며칠째 사라지지 않았고, 생리 주기는 완전히 뒤죽박죽이 되어 있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그녀는 작은 산부인과를 찾았다.
"생활 패턴이 불규칙하신 것 같네요. 스트레스도 많고… 기본적인 검사는 해보시는 게 좋겠어요."
의사의 조언에 따라 그녀는 대학병원에서 종합검진을 예약했다. 대기실의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번호표를 기다리던 그녀의 시선이 한쪽 벽면의 게시판에 멈췄다. 복잡한 병원 안내문 사이에, 한 장의 A4용지가 투명 테이프로 덧붙여져 있었다.
[의과대학 교육용 모델 모집]
· 조건: 건강한 20대 여성
· 내용: 부인과 검진 시뮬레이션 모델 (마취 상태)
· 제공: 전액 무료 종합검진 (위/대장내시경 포함) + 모델료 100만 원
· 문의: 5층 간호사실
지혜는 순간적으로 눈을 크게 떴다. 손이 저절로 배를 감쌌다. '내 몸의 가장 깊은 곳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냉방 바람이 갑자기 얼음처럼 차가워 느껴졌다.
하지만 머릿속은 빠르게 계산되기 시작했다.
· 단란주점에서 밤새 웃으며, 때로는 더러운 손길을 피하며 버는 돈: 하루 30-40만 원 (순수익은 훨씬 적음)
· 이번 달 원룸 보증금 마련 부족액: 80만 원
· 예정된 병원비: 50만 원 상당
'잠든 사이에 일어나는 일일 뿐이야. 아프지도 않고…' 그녀는 스스로를 달랬다. '의사 선생님들 앞에서니까 안전할 거야. 검사도 공짜로 받고, 돈도 받고…'
그러나 마음 한구석의 목소리는 냉랭했다.
'이것도 '미나'가 겪는 일과 다를 게 뭐야? 밤에는 웃음을 팔고, 여기서는 몸을 팔고.'
그 순간, 접수 창구에서 그녀의 번호가 불렸다. 지혜는 일어서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결심은 되어 있었다.
"저… 저기 게시판에 있는 모델 모집에… 지원하고 싶습니다."
간호사는 잠시 그녀를 훑어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좋은 결정이세요. 많은 분들이 망설이시는데, 실제로 의대 교육에 큰 도움이 된답니다."
서류에 서명하는 그녀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김지혜'라고 쓰고, 옆에 '미나'라고 쓰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ㅡㅡㅡ
캠퍼스 여신 지혜 B
그녀의 삶은 언제나 '완벽한 김지혜'라는 역할을 연기하는 무대와 같았다.
캠퍼스에서는 모든 시선을 의식하며 걸어야 하고, 집에서는 아버지의 기대에 부합하는 이상적인 딸이 되어야 합니다.
이 '완벽함'은 그녀에게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프로젝트이자 감시의 대상이었다.
낮에는 그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고, 밤이 되어 홀로 남았을 때야 비로소 그 무게가 전신을 짓눌렀다.
최근 몇 주간, 지혜는 제대로 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캠퍼스에서는 여전히 빛나고 완벽해 보였지만, 새벽마다 침대에서 뒤척이는 그녀에게 잠은 도망치는 것 같았다.
깊은 수면에 빠지는 순간이면 이유 모를 불안감이 그녀를 잠에서 깨웠다. 피어나는 다크서클을 커버하는 컨실러 두께는 점점 두꺼워졌다.
7월 1일 오전 10시 , 지혜는 집 근처 대학병원 신경정신과에 앉아 있었다. 진료실은 차갑고 청결하게 느껴졌다. 50대 중반의 여의사는 그녀의 말을 경청하며 진료 기록을 확인했다.
"생리 주기는 규칙적이신가요? 특별한 스트레스 요인은 없으신지?"
"네... 특별히 큰 일은 없는데, 그냥 잠이 안 와요. 새벽 3시, 4시가 되면 몸은 지친데 머리는 계속 돌아가요."
의사는 여러 검사 결과지를 넘겨보며 고개를 저었다.
"혈액검사, 갑상선 기능, 기본적인 생리 지표 모두 정상이에요. 불면증의 명확한 생리적 원인은 보이지 않습니다."
의사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말을 이었다.
"오늘 오신 김에, 일단 깊은 휴식을 취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피로가 누적되면 수면 패턴이 더욱 망가질 수 있어요.
7월 1일 오전 10시 , 지혜는 집 근처 대학병원 신경정신과에 앉아 있었다. 진료실은 차갑고 청결하게 느껴졌다. 50대 중반의 여의사는 그녀의 말을 경청하며 진료 기록을 확인했다.
"생리 주기는 규칙적이신가요? 특별한 스트레스 요인은 없으신지?"
"네... 특별히 큰 일은 없는데, 그냥 잠이 안 와요. 새벽 3시, 4시가 되면 몸은 지친데 머리는 계속 돌아가요."
의사는 여러 검사 결과지를 넘겨보며 고개를 저었다.
"혈액검사, 갑상선 기능, 기본적인 생리 지표 모두 정상이에요. 불면증의 명확한 생리적 원인은 보이지 않습니다."
의사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말을 이었다.
"오늘 오신 김에, 일단 깊은 휴식을 취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피로가 누적되면 수면 패턴이 더욱 망가질 수 있어요.
수험생들이 심한 피로 회복이나 극심한 불면증에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 있습니다. 안전성이 검증된 수면 유도제예요.
오늘 여기서 투약 후 3~4시간 정도 푹 주무시고, 이후 상태를 지켜보는 거죠. 집에 가서도 계속 피곤한지, 오늘 밤 잠은 잘 오는지 확인해보시구요."
지혜는 망설였다. 약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 있었지만, 동시에 '푹 자고 싶다'는 절박한 욕구가 더 컸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해보겠습니다."
간호사의 안내로 따뜻하고 조용한 치료실로 이동했다. 부드러운 침대에 눕자마자 피로가 몰려왔다. 간호사가 정맥 주사를 놓자, 시원한 액체가 혈관을 타고 흘러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편안하게 눈을 감아보세요. 천천히 숨을 쉬시구요."
의사의 말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지혜는 눈꺼풀의 무게를 느꼈다. 몇 주 만에 처음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이 하나둘씩 풀려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잠들지 못하게 했던 불안의 실타래가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스스로 아무 질문이나 하다가 그 질문에 답하기도 전에, 깊고 고요한 어둠이 김지혜를 삼켰다.
지혜는 망설였다. 약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 있었지만, 동시에 '푹 자고 싶다'는 절박한 욕구가 더 컸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해보겠습니다."
간호사의 안내로 따뜻하고 조용한 치료실로 이동했다. 부드러운 침대에 눕자마자 피로가 몰려왔다. 간호사가 정맥 주사를 놓자, 시원한 액체가 혈관을 타고 흘러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편안하게 눈을 감아보세요. 천천히 숨을 쉬시구요."
의사의 말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지혜는 눈꺼풀의 무게를 느꼈다. 몇 주 만에 처음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이 하나둘씩 풀려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잠들지 못하게 했던 불안의 실타래가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스스로 아무 질문이나 하다가 그 질문에 답하기도 전에, 깊고 고요한 어둠이 김지혜를 삼켰다.
3~4시간 동안, 그녀는 꿈도 꾸지 않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치료실 밖, 병원 복도에서는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같은 이름의 여성이 머지않아 다른 치료를 받기 위해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지혜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고요한 수면 속에 잠겨 있었다.
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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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10175 |
01.12
+68
밍쮸 |
01.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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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25
이니니 |
01.07
+8
소심소심 |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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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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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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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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