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버님은 남편에게서 얻지 못한 2%를 채워주다 9
온새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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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6 15:34
제9회 : 은밀한 꼬리, 그리고 드러나는 의심의 그림자
시댁 건넌방의 어둠 속에서 숨을 죽인 채 나누었던 두 번째 정사 이후, 내 안의 두려움은 기묘하게도 대담한 확신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남편의 코골이 소리가 울려 퍼지던 침실 바로 건너편에서 189cm의 거대한 남자를 온전히 굴복시켰다는 배덕의 승리감은, 7년간 얌전한 며느리로 살아오며 억눌려 있던 내 존재감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활짝 피워 올렸다. 아침에 거울을 보면 볼에는 생기가 감돌았고, 눈동자는 물기를 머금은 것처럼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남편은 내가 요즘 부쩍 예뻐졌다며 둥글둥글한 얼굴로 웃어넘겼지만, 그것이 제 형의 묵직한 체온과 정액으로 물든 관능의 꽃이라는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던 우리의 비밀에도 서서히 서늘한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일요일 오후, 별거 중이라 명절이 아니면 발걸음을 잘 하지 않던 큰동서가 시어머니의 겨울 침구를 가져다준다는 핑계로 불시에 우리 집을 찾아온 것이었다. 마침 아주버님도 어머니의 안부를 살핀다며 집에 들러 계시던 참이었기에, 좁은 거실 안에는 순식간에 살얼음판 같은 긴장감이 내려앉았다.
큰동서는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날카로운 눈빛으로 집안 구석구석을 훑었다. 그녀는 본래 눈치가 귀신같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여자였다. 거실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고 신문을 넘기던 아주버님과 큰동서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두 사람 사이에는 숨이 막힐 듯 차가운 침묵만이 흘렀다. 나는 얼른 부엌으로 들어가 정성스레 우려낸 찻잔을 쟁반에 받쳐 들고 나와 큰동서 앞에 다소곳이 내려놓았다.
“혀... 형님,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날이 제법 쌀쌀하죠?”
“그래, 동서… 그런데 안 본 사이에 집 안에서의 옷차림이 아주 과감해졌네?”
찻잔을 매만지던 큰동서의 가늘고 매서운 눈동자가 내 가슴 언저리에 턱 하니 꽂혔다. 그 서슬 퍼런 시선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사실 그날의 내 차림새는 예전의 정숙했던 며느리의 옷과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네크라인이 넉넉하게 파이고 살결이 비칠 듯 얇은 분홍빛 니트 원피스 한 장만을 걸친 채, 안에는 브래지어를 아예 하지 않은 노브라 상태였다.
내가 집 안에서 이토록 대담하고 헐벗은 홈웨어를 입게 된 것은 결코 하루아침의 우연이 아니었다. 이 집안 세 사람의 묵인과 각기 다른 욕망이 7년에 걸쳐 내 몸을 서서히 길들여온 결과였다.
시작은 아주버님의 은밀한 속삭임이었다. 지난번 호텔 침대 위에서 아주버님은 내 헐벗은 몸을 쓰다듬으며 “카에데, 넌 상체를 숙일 때 옷 속으로 가슴이랑 뽀얀 뱃살이 다 쏟아질 듯 보이는 게 미치도록 예뻐. 집에 있을 땐 답답하게 속옷 챙겨 입지 말고 편하게 있어”라며 귓가에 나직하게 명령하셨다.
시어머니의 묘한 태도 역시 결정적인 방패막이가 되어주었다. 처음 속옷을 벗고 얇은 옷을 입었을 때, 찻상을 차리는 내 모습을 보신 어머니는 그저 실실 웃으며 “아가, 시집와서 고생이 많다. 너 편하면 난 다 좋다”라며 모른 척 넘어가셨다. 그 말뜻에 덜컥 부끄러움을 느껴 다음 날 얼른 단정하고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자, 어머니는 도리어 내 손을 잡으며 말씀하셨다.
‘난 어차피 늙어서 갈 사람이고, 이제 이 집안을 잘 꾸려야 할 진짜 주인은 너인데 내가 눈치 줄 게 뭐 있냐. 난 네가 편한 게 제일 좋다.’
그것은 며느리를 향한 시어머니의 맹목적인 애정을 넘어, 묘하게 관음적이고 자유분방한 집안 특유의 방임이자 면죄부였다.
여기에 남편의 단순한 본능까지 한몫을 더했다. 남편은 둔감한 사람이었지만, 퇴근 후 얇은 니트 사이로 내 깊은 가슴골과 하얀 속살이 언뜻언뜻 비치는 날이면 유독 얼굴을 붉히며 그날 밤 어김없이 헐떡이며 내 몸 위로 달려들곤 했다.
남편을 만족시키는 아내의 역할, 시어머니의 너그러운 비호, 그리고 아주버님의 뼛속 깊은 갈망을 동시에 채워주는 그 아슬아슬한 옷차림은, 어느새 내게 지극히 당연하고 편안한 일상의 습관으로 굳어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은밀한 가족의 장막은, 큰동서라는 차가운 타인의 시선 앞에서는 한순간에 추악한 난도질의 대상이 될 뿐이었다.
찻잔을 내려놓기 위해 허리를 깊숙이 숙이는 순간, 헐렁한 니트 원피스의 네크라인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앞쪽으로 허공에 붕 뜨며 동굴처럼 커다란 틈새를 만들어냈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아 아래로 자연스럽게 늘어진 둥글고 풍만한 가슴의 곡선, 그 끝에서 빳빳하게 솟아오른 붉은 유두, 그리고 늘어진 가슴 아래로 시원하게 드러난 새하얗고 매끄러운 뱃살을 지나 골반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손바닥만 한 흰색 레이스 팬티의 밴드 라인까지.
상체를 숙인 내 옷 속의 모든 은밀한 풍경이, 정면에 마주 앉은 큰동서의 매서운 눈동자 속으로 적나라하게 쏟아져 들어갔다.
찻잔을 매만지던 큰동서는 입꼬리를 기가 차다는 듯 비틀어 올리며, 거실에 다 들릴 만큼 또렷한 목소리로 나를 쏘아붙였다.
“동서, 아무리 집 안이라지만 시숙도 계시는데 치마는 왜 그리 짧고 속옷도 안 챙겨 입었어? 상체 숙일 때마다 얇은 옷 속으로 젖가슴이랑 아랫배, 팬티까지 다 들여다보이잖아. 예전엔 그렇게 조신하더니, 요즘 무슨 바람이 불어서 집에서 이러고 다녀?”
순간 벼락을 맞은 것처럼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 저, 형님… 그게…”
화들짝 놀란 나는 사시나무 떨듯 손을 떨며 본능적으로 양손을 모아 벌어진 가슴팍과 쇄골 언저리를 허겁지겁 가려 막았다. 하지만 얇은 니트 위로 도드라진 굴곡을 손바닥으로 누르면 누를수록, 손가락 틈새로 붉어진 살결이 비어져 나오며 오히려 그 부끄러운 부위가 더 노골적으로 도드라져 보일 뿐이었다.
발끝부터 목덜미, 귓바퀴까지 온몸의 피가 역류하듯 새빨간 홍당무처럼 타올랐다.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던 아주버님이 헛기침을 삼키며 손가락을 굳힌 채 시선을 창밖으로 돌리는 모습이 곁눈질로 스쳐 지나갔다.
큰동서는 가슴을 쥐어 잡은 채 안절부절못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내 꼴을 위아래로 훑어내리며, 비릿한 조소를 머금은 채 한 번 더 서슬 퍼런 쐐기를 박았다.
“이제 와서 가리면 뭐 해? 다 보란 듯이 내놓고 다녀놓고선. 서방도 아닌 시숙 앞에서 몸뚱이를 그렇게 훤히 드러내고 다니는 건 무슨 경우야? 동서,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원래 이렇게 천박한 여자였어?”
그 잔인한 추궁이 비수처럼 심장을 후벼 파는 순간, 나는 뼛속까지 차갑게 얼어붙으며 숨이 턱 막혔다.
단순한 옷차림 지적이 아니라, 아주버님과 호텔 방에서 나눴던 음탕한 정사며, 한밤중 건넌방 문을 열고 들어가 그 거대한 육체 아래 깔려 신음하던 모든 배덕의 비밀이 이 여자에게 낱낱이 들통나버린 것만 같았다.
‘다 들킨 거야… 어쩌면 좋아… 이제 난 끝장이야…’
극도의 수치심과 공포감에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려왔고, 세상의 모든 시선이 나를 더러운 죄인으로 손가락질하는 것 같아 어깨를 잔뜩 웅크린 채 쥐구멍이라도 찾듯 한없이 작아져만 갔다. 눈가에 눈물이 왈칵 차올라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기 직전, 안방 문이 벌컥 열리며 시어머니의 서슬 퍼런 호통이 거실의 적막을 찢어발겼다.
“얘는! 오랜만에 집에 기어들어 와서 동서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시어머니는 큰동서를 매섭게 째려보며 쿵쾅거리는 걸음으로 다가와, 덜덜 떨며 웅크리고 있던 내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 안으셨다.
“집에서 일하느라 시원하게 입고 있는 걸 가지고 뭘 그리 트집을 잡아? 내가 집에서 편하게 입으라고 사줬다, 왜! 집안 사내놈들 밖에서 마음 편하게 일하고 집안이 두루 편안하려면 우리 아가 몸부터 편해야 하는 법이야! 온종일 집안일하고, 거기다 지친 시숙 밥 챙기느라 애쓰는 우리 착하고 이쁜 아가한테 무슨 말을 그렇게 뾰족하게 해! 지는 남편이랑 별거하고 밖으로 나돌면서 더러운 놈팽이들이랑 서방질이나 해댄다더니, 네년이야말로 꼴불견이지!”
시어머니의 입에서 거침없이 터져 나온 ‘서방질’이라는 날 것 그대로의 육두문자가 거실의 공기를 찢어발기는 순간, 나는 어머니의 품 안에서 숨을 들이켜며 온몸을 굳혔다.
‘서방질…’
비수처럼 꽂히는 그 단어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으며 귓바퀴가 화끈거렸다. 시어머니는 밉살스러운 큰며느리를 잡기 위해 아무것도 모른 채 나를 감싸며 독설을 쏟아붓고 계셨지만, 사실 그 추악한 단어의 과녁은 지금 어머니의 품 뒤에 숨어 있는 내 가슴팍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나 역시 남편 몰래 다른 사내를 품고 있는 부정한 계집이었으니까.
하지만 심장을 후벼 파는 지독한 죄책감의 틈새로, 기묘하고도 서늘한 우월감이 뱀처럼 고개를 쳐들었다.
똑같이 제 남편을 두고 딴 사내를 품는 짓이라 해도, 큰동서의 서방질과 나의 비밀은 근본부터가 달랐다.
큰동서는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대형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유리천장을 뚫고 영업·대관 총괄 임원에 오른 지독한 여자였다. 겉으로는 철저한 몰입형 업무 스타일과 칼 같은 결벽증으로 쌓아 올린 성공인 척했지만, 그 실상은 수백억대 의약품 납품권과 인허가 줄을 쥔 대형 병원장들과 정·재계 실세들의 뒷배를 잡으려 보통의 여자들은 엄두도 못 낼 은밀한 밀실 접대와 호텔 스폰서십까지 서슴지 않았던 냉혹한 출세욕의 결과물이었다. 오직 제 야망만을 위해 가정을 내팽개친 채, 아주버님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치욕과 배신의 상처를 남기고 집안을 풍비박산 낸 진짜 파괴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나는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은 채, 시어머니의 삼시 세끼를 차려내고 남편의 안온한 밥상을 지키고 있었다. 더욱이 내가 품어주고 있는 사내는 길거리의 낯선 놈팽이가 아니라, 바로 큰동서 당신이 출세를 위해 내팽개치고 짓밟아버린 시어머니의 저 잘난 장남이자 내 남편의 유일한 형님이었다.
비록 도덕의 눈으로 보면 끔찍한 배덕일지언정, 큰동서의 천박한 배신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은밀한 정복감과 우월감이 내 아랫배 깊은 곳을 뜨겁게 달구었다.
“어머니! 제가 틀린 말 했어요? 며느리 단속을 하셔야지, 아무리 집이라도 시숙 눈앞에서 저렇게 젖가슴이랑 아랫배 다 내놓고 다니는 게 정상이…”
“듣기 싫다! 네가 언제부터 이 집안 시숙 눈치를 봤다고 시어미 앞에서 훈계질이야? 우리 둘째 아범도 아무 소리 안 하는데 네년이 뭔 상관이냐!”
시어머니는 사시나무 떨듯 분을 삭이지 못하는 큰동서를 향해 쐐기를 박듯 삿대질을 하셨다.
“너처럼 밖에서 서방질하며 집안 말아먹는 년보다, 집에서 시어미 모시고 시숙 속 달래주며 밥 챙기는 우리 둘째 아가가 백 번 천 번 더 귀하고 이쁘다! 꼴도 보기 싫으니 헛소리 지껄일 거면 당장 네 집으로 꺼져!”
시어머니의 완강한 호통 아래 큰동서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입술을 바들바들 떨며 입을 다무는 순간, 나는 어머니의 품 뒤로 숨으며 안도의 숨을 가늘게 내쉬었다.
하지만 가슴을 쓸어내리던 찰나, 시어머니가 큰며느리를 향해 쏟아내셨던 서슬 퍼런 말마디들이 귓가에 맴돌며 등줄기로 서늘한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
‘집안 사내놈들 마음 편하려면 아가 몸부터 편해야 한다…’
‘시숙 속 달래주며 밥 챙기는 우리 둘째 아가…’
‘속…? 속을 달래준다고…?’
순간 쿵 하고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는 듯했다.
시어머니가 말씀하신 ‘속’은 겉으로 보기엔 밖으로 나도는 아내 때문에 상처받은 큰아들의 속상한 마음을 뜻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방금 전까지 속옷조차 입지 않은 몸으로 아주버님의 시선을 받아내고, 며칠 전 호텔과 건넌방에서 그 거대한 살기둥을 제 옹달샘 깊숙이 받아냈던 내게는 그 단어가 전혀 다른 의미로 날아와 꽂혔다.
사내의 굶주린 뱃속, 뼛속 깊이 응어리진 성적 갈증과 욕망을 내 알몸으로 풀어주고 있다는 것을… 설마 어머니가 알고 계신 걸까?
‘설마…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어머니가 아실 리가 없잖아…’
머릿속이 하얗게 점멸하며 손끝이 바들바들 떨려왔다. 단순한 며느리 편들기치고는 ‘몸’과 ‘속’이라는 단어의 쓰임새가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기괴했다. 어머니의 맹목적인 비호가 나를 향한 순수한 애정인지, 아니면 우리 둘의 배덕한 짓거리를 이미 다 내려다보며 던지는 무서운 떠봄인지 분간이 되지 않아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두려움과 혼란 속에서 나는 어머니의 등 뒤로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소파에 앉아 신문을 쥐고 있던 아주버님이, 창밖으로 돌렸던 고개를 슬그머니 돌려 나와 정면으로 눈을 마주쳤다. 큰동서의 서방질을 저주하는 어머니의 호통 소리가 여전히 거실을 맴도는 그 아슬아슬한 공기 속에서, 아주버님의 입가에는 찰나의 은밀하고도 짓궂은 미소가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마치 ‘어머니의 말뜻이 뭔지 넌 알고 있지?’라고 묻는 듯한 그분의 묵직하고 나른한 눈빛을 마주하는 순간, 내 아랫배 깊은 곳은 어머니를 향한 의구심과 큰동서의 서슬 퍼런 시선 속에서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뜨거운 애액을 배어 물었다.
그 숨 막히는 침묵을 깬 것은 마침 외출에서 돌아온 남편이었다. 남편은 집안의 팽팽한 기류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양손에 과일 상자를 들고 들어오며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형수님 오셨어요? 잘 오셨네! 형님, 어머니! 우리 이번에 새로 분양받은 신축 주택 계약 최종적으로 끝났습니다. 다음 달이면 이사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남편의 천진난만한 외침에 거실의 공기가 일순간 전환되었다. 남편은 땀을 닦으며 거실 바닥에 집 구조가 그려진 평면도를 신나게 펼쳐 보였다. 방이 넉넉하게 세 칸이나 딸려 있고, 거실과 방 사이가 널찍한 미닫이 창호문으로 연결된 현대식 단독 주택이었다. 남편은 어머니를 바라보며 효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 이 집은 너무 오래돼서 외풍도 심하고 좁잖아요. 이번에 새로 지은 집으로 어머니 모시고 다 같이 들어갈 겁니다. 방 하나는 어머니 방으로 아주 따뜻하게 꾸며둘 거고요, 남는 방 한 칸은 형님이 언제든 오셔서 편하게 주무시고 가실 수 있게 아예 형님 방으로 지정해 둘 생각입니다.”
남편의 그 순박하고 헌신적인 제안을 듣는 순간, 나는 찻잔을 쥔 손끝에 찌릿한 전율이 이는 것을 느꼈다. 남편은 제 손으로 아주버님과 나를 위한 완벽한 은밀의 성채를 마련해주고 있는 꼴이었다. 미닫이문으로 이어진 넓은 방, 시어머니를 모시고 산다는 완벽한 명분 아래 아주버님이 합법적으로 드나들 수 있는 독립된 공간.
나는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아주버님을 바라보았다. 신문을 쥐고 있던 아주버님의 커다란 손이 굳어져 있었고, 그분의 묵직한 눈동자가 내 젖은 시선과 허공에서 얽혀들었다. 남편과 큰동서가 지켜보는 그 아슬아슬한 공간 속에서, 우리 둘만의 은밀한 공모가 무언의 눈빛을 타고 번개처럼 오갔다. ‘그 집으로 어머니와 함께 합가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서로를 탐닉할 수 있다’는 배덕한 확신이 두 사람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다.
큰동서는 입술을 비틀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 모시는 거야 효도니까 좋은 일이지. 하지만 아주버님 방까지 따로 챙길 필요가 뭐가 있어? 어차피 별거 중이어도 서류상으론 내 남편인데, 남의 집에서 허구한 날 자고 가는 것도 보기 흉하잖아.”
큰동서의 뼈 있는 한마디에 아주버님이 묵직한 저음으로 받아쳤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어머니 모시는 동생 집 들여다보는 게 뭐가 흉하다는 거야?”
두 사람 사이에 서슬 퍼런 설전이 오가는 틈을 타, 나는 굳어버린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 부엌 싱크대 쪽으로 도망치듯 걸음을 옮겼다.
도마 위에 과일을 올려두고 칼을 쥐었지만, 손가락이 사시나무 떨듯 떨려 사과 껍질 하나 제대로 깎아낼 수가 없었다.
‘어머니가 아신 거야… 다 들킨 거야… 어쩌면 좋아…’
귓가에는 여전히 ‘시숙 속을 달래준다’, ‘아가 몸부터 편해야 한다’라던 시어머니의 서슬 퍼런 목소리가 메아리치고 있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금방이라도 시어머니가 칼자루를 빼 들고 부엌으로 들이닥칠 것만 같은 공포감에 온몸의 솜털이 바짝 곤두서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스윽—
등 뒤의 공기가 묵직하게 가라앉으며, 익숙하고 거대한 그림자가 냉장고 문으로 가려진 틈새의 사각지대로 소리 없이 파고들었다. 거실 쪽에서 남편과 큰동서의 말소리가 들려오는 찰나, 아주버님의 커다란 손이 슬그머니 다가와 내 잘록한 허리를 감싸 안으려 했다.
“힉…!”
화들짝 놀란 나는 벼락을 맞은 것처럼 몸을 뒤틀며 아주버님의 팔을 거칠게 쳐냈다. 그리고 부들부들 떨리는 두 손으로 그분의 단단한 가슴팍을 사력을 다해 밀쳐냈다.
“안 돼요…! 하지 마세요…! 제발 저리 가세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애원하듯 쏘아붙였다.
“어머니가 다 아시는 것 같아요… 방금 말씀하시는 거 못 들으셨어요? 우리 사이 다 눈치채신 거라고요…! 제발 이러지 마세요, 들키면 우리 둘 다 끝장이에요…!”
사색이 되어 헐떡이는 내 작은 손목을, 아주버님의 커다란 손바닥이 단숨에 부드럽게 낚아채 감싸 쥐었다. 189cm의 거대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안정감이 내 떨림을 통째로 덮쳐왔다. 아주버님은 전혀 당황하지 않은 채, 턱을 살짝 굽혀 내 귓가에 입술을 바짝 대고 나지막한 저음으로 속삭였다.
“카에데, 진정해… 손 떨지 말고.”
온몸을 짓누르던 공포를 단숨에 흩어버리는 그 다정하고도 압도적인 음성에, 밀쳐내려던 내 손끝의 힘이 스르륵 풀려버렸다. 아주버님은 내 뺨에 맺힌 식은땀을 커다란 엄지손가락으로 살며시 훔쳐내며 지그시 눈을 맞춰 주셨다.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나직한 속삭임이 끝나기 무섭게, 아주버님의 묵직하고 뜨거운 손바닥이 슬그머니 내 등 뒤로 돌아가 얇은 앞치마 뒤편으로 쑥 파고들었다. 속옷을 입지 않은 얇은 홈웨어 원피스 위로, 그 거대한 손이 내 하얗고 둥근 엉덩이 골을 단숨에 거칠게 움켜쥐었다.
“앗…! 오, 오빠… 안 돼요…”
예상치 못한 불시의 손길에 놀란 내가 작게 숨을 들이켜며 그분의 셔츠 소매를 다급히 부여잡았고, 다리를 오므리며 살짝 몸을 비틀어 빼내려 했다.
하지만 내 골반을 단단히 움켜쥐며 제 쪽으로 지그시 당겨오는 그분의 묵직한 손아귀 힘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얇은 천을 뚫고 손바닥 전체로 전해지는 뜨거운 체온과 나를 온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그 압도적인 장력에, 방금 전까지 사시나무 떨듯 날뛰던 공포감이 기묘하게 잦아들며 귓가가 아득해졌다. 거부하려던 내 손가락은 어느새 그분의 단단한 팔뚝을 매달리듯 꽉 쥐고 있었고, 갈비뼈를 부술 듯 요동치던 심장 박동은 차츰 서늘하고도 눅진한 안도감으로 가라앉았다. 이 거대한 남자의 품 안에 있는 한, 세상의 그 어떤 서슬 퍼런 칼날도 나를 해치지 못할 것이라는 묘한 믿음이 아랫배 깊은 곳을 묵직하게 채워왔다.
손끝으로 내 엉덩이 굴곡을 진득하게 훑어내린 아주버님은,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며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거실에 다 들릴 만큼 태연한 목소리로 싱크대 위의 물컵을 집어 들고 유유히 걸어 나갔다.
“고마워요, 제수씨. 물 잘 마셨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남편이 신나게 새집 평면도를 설명하고 큰동서가 싸늘하게 집을 나설 때까지 아주버님은 점잖은 장남의 태도를 잃지 않으셨다.
하지만 “다 잘될 것”이라던 든든한 말과 달리, 그날 이후 아주버님은 거짓말처럼 우리 집에 발걸음을 뚝 끊으셨다.
하루, 이틀, 일주일… 열흘이 넘어가도록 전화 한 통, 문자 한 자조차 오가지 않는 철저한 침묵이 이어졌다.
처음 며칠 동안은 안도감과 공포가 뒤섞여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시어머니의 눈치를 살피며 ‘오늘 나를 내쫓으실까, 남편에게 모든 것을 실토하실까’ 가슴을 졸였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평소와 다름없이 다정하게 내 손을 잡으며 찌개를 칭찬하셨고, 남편 역시 이사 갈 새집 꾸미기에 들떠 있을 뿐이었다. 폭풍이 들이닥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자, 내 안의 공포는 기묘하게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왜 안 오시는 거지…? 큰동서와의 일 때문에 회사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걸까?’
‘설마… 어머니가 아주버님을 따로 불러내 호통을 치고 우리 집 출입을 막으신 걸까?’
불안은 날이 갈수록 아주버님에 대한 애타는 걱정으로 번져나갔다. 퇴근 시간이 지나 어스름이 깔릴 때면 나도 모르게 현관 도어록 소리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고, 골목길에서 묵직한 발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부엌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그 침묵이 3주를 넘어서자, 걱정의 껍질을 찢고 터져 나온 것은 참을 수 없는 육체적 갈증과 뼛속 깊은 그리움이었다.
아주버님이 닿았던 자리마다 불이 붙은 듯 살갗이 근질거렸다. 189cm의 거대한 체구가 내 작은 몸을 짓누르던 그 묵직한 무게감, 내 가장 깊은 바닥을 빈틈없이 채우고 들었다 놓던 그 압도적인 부피감의 잔향이 밤마다 뇌리를 사정없이 난도질했다.
남편이 곁에서 고단하게 잠든 깊은 새벽, 이불 속에서 몰래 손을 뻗어 스스로를 달래보아도 채워지지 않는 ‘2%의 결핍’은 더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온몸을 찔러댔다.
문득 곁에서 규칙적인 숨을 몰아쉬는 남편의 둥근 등판을 바라보며, 나는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달라진 남편의 잠자리를 되짚어보았다.
결혼 7년 동안 남편과의 관계는 늘 미적지근하고 드물었다. 한 달에 두세 번, 많아야 일주일에 한 번 정도였고, 그마저도 내 좁은 속살 깊숙한 곳까지는 닿지 못한 채 입구 언저리에서 조심스럽게 깔짝거리다 금세 숨을 헐떡이며 끝나는 얕은 움직임뿐이었다. 그래도 순박하고 착한 남편이었기에 그 조촐한 온기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며 살아가려 애썼다.
그런데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아주버님과 거실에서 첫 배덕을 치르고 난 그 무렵부터 남편의 태도가 이상하리만치 저돌적으로 변해 있었다.
남편은 부쩍 잦은 빈도로 나를 원했고, 침대 위에서 나를 탐하는 손길도 눈에 띄게 거칠어졌다. 특히 이상한 것은 바로 이 ‘새벽녘’이었다. 아주버님과 호텔에서 밀회를 나누고 돌아온 날 밤이나, 어두운 건넌방에서 그 거대한 살기둥에 짓눌려 온몸이 땀과 정액으로 흠뻑 젖은 채 새벽에 남편의 침대로 기어들어 갈 때면, 남편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잠결에도 헐떡이며 내 몸 위로 무섭게 덮쳐오곤 했다.
평소라면 곯아떨어져 아침까지 미동도 없던 사람이, 내가 아주버님의 뜨거운 온기를 가득 품고 제 품을 파고드는 그 찰나의 새벽마다 유독 짐승처럼 내 가슴과 엉덩이를 쥐어짜며 달려들었던 것이다.
‘왜 그러는 걸까…?’
순간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오한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그 착한 사람이 무언가 눈치를 챈 걸까? 내 몸에서 풍기는 냄새를, 내 속살에 고여 있던 그 뜨거운 흔적을…?’
쿵 하고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며 목덜미로 식은땀이 흘렀다. 하지만 이내 내 시선이 침대 밑에 벗어둔 얇은 분홍빛 슬립 원피스에 닿는 순간, 나는 굳었던 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내 옷차림 때문일 거야.’
생각해 보면 아주버님의 은밀한 요구와 시어머니의 묵인 아래, 내 집 안 옷차림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담해져 있었다.
브래지어를 벗어던진 얇은 니트 원피스 사이로 유두와 가슴골이 도드라졌고, 허리를 숙일 때마다 뽀얀 뱃살과 하얀 팬티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어두운 밤뿐만이 아니었다. 환한 대낮에도 속살이 투명하게 비치는 얇은 슬립 한 장만 걸친 채 빨래를 널러 베란다를 드나들거나, 거실을 태연히 활보하곤 했던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남편은 둔감한 사람이었지만 눈앞에서 매일같이 펼쳐지는 아내의 아슬아슬한 노출과 관능적인 굴곡 앞에서는 제아무리 순박한 사내라도 피가 끓어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가 제 눈앞에서 보란 듯이 헐벗은 몸으로 살랑거리고, 새벽마다 뜨겁게 달아오른 몸으로 제 품을 파고드니, 그 단순한 시각적 자극과 본능에 취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것이 당연했다.
‘그래… 저 사람은 그저 내 과감해진 옷차림에 흥분한 것뿐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게 분명해.’
만약 눈곱만큼이라도 진실을 알았다면 남편이 집안을 발칵 뒤집어놓았지, 이렇게 헤벌쭉 웃으며 내 몸에 매달릴 리가 없었다. 모든 것이 내 옷차림이 불러온 자연스러운 욕정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자, 덜컥 내려앉았던 가슴이 차츰 가라앉으며 깊은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남편이 아무리 밤낮으로 땀을 흘리며 내 위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어도, 내 가장 깊은 바닥의 갈증은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다.
문턱 언저리를 맴돌며 얕게 부딪히는 남편의 움직임은, 아주버님의 189cm 거대한 육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체중과 완력, 그리고 내 옹달샘 바닥 끝을 쿵 하고 짓누르며 들어찼던 그 압도적인 포만감의 기억을 오히려 더 선명하게 끄집어낼 뿐이었다.
남편이 내 몸을 탐하면 탐할수록, 내 속살 깊은 곳은 제 진짜 주인의 거대한 육체를 떠올리며 더 뜨거운 애액을 쏟아냈고, 아주버님의 거친 숨결과 뼛속까지 울리던 피스톤질이 미치도록 그리워 베개를 눈물과 땀으로 적셨다.
‘보고 싶어… 오빠의 그 거대한 품에 다시 안기고 싶어… 제발 한 번만 더…’
들켰다는 공포 따위는 이미 그 지독한 금단증상 아래서 흔적도 없이 타버린 뒤였다. 남편의 얕은 숨결 옆에서 속살을 바르르 떨며 밤을 지새우는 동안, 내 온몸은 이미 도덕도 죄책감도 모조리 잊은 채 오직 그 거대한 침입자만을 애타게 갈구하는 완벽한 포로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메마른 갈증 속에서 겨울의 문턱을 맞이하던 무렵, 마침내 우리는 모든 짐을 정리하고 얇은 한지 미닫이문이 달린 신축 주택으로 이사를 떠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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