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들의 비밀 2
남편은 문을 천천히 밀고 들어갔다. 터벅터벅, 발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만삭의 아내 민정은 침대에 엎드린 채 엉덩이를 높이 들고 있었고, 뒤에서 그녀를 껴안은 민준이는 아직도 바지를 내린 상태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몸이 한데 뒤엉킨 채로, 방 안은 아직도 그 뜨거운 체액 냄새와 신음의 잔향이 가시지 않았다.
“……!”
민정이 먼저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친 순간, 그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민준이도 얼어붙어 허리를 멈췄다. 두 사람은 급하게 자세를 고치려 했지만, 만삭의 거대한 배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민정은 다리를 오므리며 시트를 끌어당겼고, 민준이는 황급히 바지를 끌어올리며 침대 끝으로 물러났다.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그저 고개를 푹 숙인 채, 숨소리만 거칠게 울렸다.
준호는 그 광경을 한참 내려다보았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지만, 이제 분노조차 다 소진된 상태였다. 자포자기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제 우리, 어떻게 해야 할까.”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멀리 보이는 도시의 불빛들이 흐릿하게 번졌다. 세 사람 사이에 무거운 침묵만이 내려앉았다.
시간이 흘렀다. 민정의 출산일이 다가왔다. 병원 복도, 분만실 앞 대기 의자에 준호와 민준이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준호는 담담한 얼굴로 팔짱을 끼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끝없는 피로와 체념이 소용돌이쳤다. ‘이게 내 인생인가.’ 민준이는 반대로 초조하게 발을 떨고 있었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이따금 엄마가 있는 문을 힐끔거렸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흐르는 공기는, 이제 더 이상 평범한 부자 관계가 아니었다.
준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낮고 무거운 목소리였다.
“저 아이는… 네 아들이자, 네 동생이 되는 거야. 그러니 오빠나 형으로서 잘 보살피고, 때로는 아이의 아빠로서 책임감을 가져라.”
민준이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목이 메인 듯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제가 정말 죄송하고, 할 말이 없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엄마를 저는 진짜 여자로 사랑하고 있어요. 엄마도 저를 한 남자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미친 소리인 거 알아요. 그런데… 우리 둘의 관계를… 인정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우리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저도 아버지와 똑같아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돼버렸지만… 아버지만 허락해 주신다면, 제가 최선을 다해 엄마와 아이를 보살필게요.”
준호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이 새끼가…’ 당돌하고, 미친놈 같고, 분노가 치밀었지만 동시에 이상한 안도감도 들었다. 이미 모든 걸 알고,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기까지 한 마당에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 그는 창밖을 다시 바라보며, 짧게 대답했다.
“……그래. 알았다.”
분만실 문이 열리고, 간호사가 “아버님 들어오세요”라고 불렀다. 준호와 민준이가 동시에 일어났다. 태어난 아이는 건강한 사내아이였다. 작은 울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간호사가 준호에게 탯줄 가위를 내밀었다.
“아버님이 자르셔야죠.”
준호는 가위를 받으려다, 옆에 선 민준이의 얼굴을 보았다. 아들의 눈빛이 간절했다. ‘내 아이야. 내가 잘라주고 싶어.’ 그 무언의 외침이 그대로 읽혔다. 준호는 가슴이 저려왔다. 분노와 연민, 그리고 기이한 유대감이 뒤섞인 감정이었다. 그는 민준이를 손짓으로 불렀다.
“너도 와라.”
민준이가 다가왔다. 준호는 아들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 가위를 쥐여주었다. 간호사들 앞에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두 손이 함께 탯줄을 잘랐다. 민준이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가위가 스르륵 잘리는 순간, 민준이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분만이 끝난 민정은 지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민준이가 먼저 달려가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만삭의 배가 이제 텅 빈 채로 출렁였다.
“정말… 고생했어요. 사랑해요, 엄마…”
민준이의 목소리가 울먹였다. 눈물이 민정의 어깨를 적셨다. 그는 엄마를 자신의 여자처럼, 아내처럼 꼭 끌어안고 있었다. 준호는 그 모습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가슴이 아팠지만, 동시에 이 이상한 가족이 앞으로 어떻게든 버텨나가야 한다는 체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측은한 미소가 입가에 걸렸다.
민정은 아들의 포옹 속에서도 고개를 들어 준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미안함과 감사함, 그리고 여전히 남편을 향한 애정이 뒤섞여 있었다. 한 손을 천천히 내밀었다. 준호는 그 손을 조용히 잡아주었다. 따뜻하고, 익숙한 손이었다.
“이제… 우리 다시 시작해 보자.”
준호의 목소리는 낮고 갈라졌지만, 그 안에는 오랜 세월 쌓인 사랑과,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현실이 담겨 있었다. 세 사람, 그리고 새로 태어난 아이. 이 기묘하고 뒤틀린 가족은, 그렇게 또 한 번의 시작을 맞이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BET38
dark888
달달한인생
탑리
박은언덕
08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