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뻘 연하녀 따 먹기 [S1 E1 - 시작]
처형Mandy봊이속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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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 23:30
본 작품은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작성되었으나 일부 내용과 디테일은 허구이며, 인명, 지명 및 상호명은 실제와 무관함.
건호가 한국 수출업체에게 보낼 리스트를 작성하며 정신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딸깍'하고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와 함께 이메일이 전송됐다는 내용이 모니터에 뜬다. 시계를 바라보니 오후 6시가 훌쩍 넘었고, 창밖은 이미 땅거미가 내려 앉아있다.
"아, 하루 좆나 기네."
이건호. 39세. 14년 전, 호주에 와서 영주권을 따고서 정착했다. 젊은 나이에 개인 사업체를 꾸렸고, 크지는 않더라도 10인 미만의 한국 물류 회사를 운영하며 그래도 동년배보다는 금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띠리리링."
전화벨이 울린다. 화면에는 '윤필도 차장'이라고 떠 있다. 건호의 회사에서 영업맨으로 일하는 윤필도는 업무 보고를 하기 위해서 항상 이 시간에 전화한다.
"어, 윤 차장. 다 끝났어?"
"네, 사장님."
그리고 브리핑을 시작한다. 오늘도 특별한 내용은 없다. 거래처에서 어떤 일이 있었고, 시장 분위기가 어떻고, 경쟁사의 특이 동향은 무엇인 지를 국어책 읽듯이 보고하고 있다. 늘 똑같은 레퍼토리다 보니 건호는 그렇게 귀담아 듣지는 않는다.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저 콧구멍만 후비고 있다.
그렇게 10여분 정도가 지나고 필도가 모든 보고를 마친 뒤 한 마디 덧붙였다.
"아, 근데 사장님. 나리워런에 있는 아시안 슈퍼마켓 있잖아요."
"응. 거기 왜?"
"자기들 손님하고 약속한 게 있는데, 그 손님이 우리 물건을 오늘 꼭 받아야 된대요. 혹시....... 지금 거기 갈 수 있는 배송직원들 없어요?"
"무슨 소리야. 다들 끝나고 집에 들어갔지."
"하........"
윤 차장의 한숨소리가 들린다. 이런 일로 한숨을 쉴 친구가 아닌데. 순간, 건호는 전화기에서 귀를 떼고는 그의 이름을 바라보며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다.
"어떡하죠?"
"뭘 어떡해. 이미 회사 문 닫았다 그러고 내일 갖다준다고 해야지."
"저 그게...... 걔들이 사흘 전부터 갖다 달라고 했던 건데, 제가 오늘은 꼭 가져다 준다고 했거든요."
"그래? 그럼 네가 회사 잠깐 들어와서 배송해주고 퇴근해."
"사장님, 말씀드렸다시피 저 오늘 와이프랑 결혼 기념일이라 저녁에 약속이........"
“?”
건호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 새끼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고서 말했다.
"…..... 윤 차장."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평소처럼 그를 부르는 말투였지만, 그 안에는 날이 서 있었다. 이 분위기를 모를 리 없는 윤 차장은 잽싸게 사과부터 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커뮤니케이션을 잘못해서…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잠깐의 침묵.
건호는 의자에 몸을 기대며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피곤함이 몰려오는데, 괜히 일이 하나 더 붙었다.
"그래서 나보고 해 달라고?"
"혹시 괜찮으시면……."
윤필도의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갔다. 건호는 한숨을 짧게 내뱉었다.
"야."
"네, 사장님."
“장난하냐?”
“....... 죄송합니다.”
이 회사에서 건호 다음인 필도는 잘하다가도 꼭 이렇게 한 번씩 나사 빠진 짓을 한다. 그래도 자기가 똥 싸 놓은 거, 사장한테 치워달라고 한 적은 없었는데. 이런 일이 있을 때면 건호는 가끔 젊은 사장이라는 게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다음부터 이런 일 없도록 해. 알겠어?"
"네, 사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이번 한 번이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진짜…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건호는 인보이스를 출력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라이 씹할……. 사장이 배달까지 뛰네."
프린터에서 인보이스를 출력해 손에 쥐고, 창고 쪽으로 향한다. 수백, 수천 개의 박스가 쌓여 있는 랙 사이를 지나며 능숙하게 물건을 찾아서 밀차에 쌓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점검을 한 후, 차 트렁크에 싣는다. 다행히, 양이 많지는 않아서 그의 SUV 트렁크에 모두 들어간다.
'쿵.'
마지막 박스를 밀어 넣고 트렁크를 닫고서, 시동을 건다. 그리고 차는 천천히 어둠이 내려앉은 도로 위로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 * *
마트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기운이 짙게 깔려 있었다. 간판 불빛이 환하게 어둠속에서 빛나고 안에서는 형광등이 환하게 켜져 있다. 건호는 작은 밀차에 물건들을 모두 싣고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딸랑.'
문에 달린 종이 가볍게 울리고, 뒤이어 건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녕하세요. 엔케이 트레이딩입니다. 배달이요."
그 때, 카운터에 있던 여자가 고개를 든다. 건호의 회사와도 몇 년 째 거래를 했지만 그는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던 곳이다. 당연히 서로 처음 보는 사이일 터. 그녀는 검은 머리를 질끈 묶고, 뿔테 안경을 끼고 있다. 너무 검지만은 않은 피부에 앳되어 보이는 외모가 동아시아 여자같은 인상을 풍긴다. 뭐지?
잠깐, 서로 시선이 마주친다. 그녀는 건호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천천히 걸어나왔다.
"처음 뵙네요. 새로 오신 분?"
"아, 아니에요. 저희 직원들이 다 퇴근해서요."
그 여자는 박스를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럼…...... 사장님이세요?"
건호는 잠깐 멈칫했다.
"…....... 네."
"그렇군요. 직접 배달까지 하시나보네요. 늦은 시간인데 와 주시고. 감사해요."
초면이라 어색할 줄 알았는데, 그녀는 다정하고 가벼운 말투로 건호를 맞이한다. 그 순간, 건호의 가슴에서는 작은 파장이 일어난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피곤한데 얼른 끝내고 집에 들어가서 맥주나 한 잔 해야겠다라고 다짐했지만, 그녀의 따뜻한 한 마디에 피로가 달아난다.
"여기 싸인 좀 부탁드려요."
검수를 마친 건호는 펜을 건넸고 여자는 그걸 받아 인보이스에 서명을 하며 다시 한 번 그를 올려다 보았다.
"정말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 지. 저희가 손님 한 명하고 약속한 게 있어서 오늘까지 필요했거든요."
"아, 네......."
건호는 인보이스를 받아 들고는 인사를 하고 가게를 나오려고 했다. 그 때 등 뒤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려왔다.
"늦은 시간에도 이렇게 와 주시고. 다음에는 일찍 주문할게요. 정말 고맙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속으로 ‘아, 말 많네’ 이러고 넘어갔을 거지만 이상하게 오늘따라 그런 생각이 안 든다.
"별 말씀을요. 그럼 전 이만 들어가볼게요."
조심해서 가라는 말이 문 너머 들려오고, 찬 공기가 다시 그를 에워싼다. 이제 정말 하루가 다 끝났다. 밀차를 차 트렁크에 싣고서 운전석에 올라탔는데 참으로 이상하다. 조금 전에 봤던 여자의 잔상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돈다. 단지 고맙다고 말한 것이었고 고객들한테 했던 것처럼 작은 친절을 베푼 게 다다. 그런데, 건호의 생각은 달랐다. 자꾸 생각이 나고 한 번 본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친절함에 마음이 기운 걸까? 이 일 하면서 진상 새끼들을 하도 많이 만나서 그런가?
작고 아담한 키에 다소 흰 피부. 그리고 또렷한 눈망울까지.
내일모레면 마흔이 되는 건호이건만 그의 마음속에서는 20대 초반일 무렵 누군가를 짝사랑할 때의 설렘과 기대가 조용히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 닥칠 일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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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