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위의 금기] - 제1화: 2호선의 침입자
[궤도 위의 금기] - 제1화: 2호선의 침입자
퇴근길 2호선은 거대한 고철 짐승의 뱃속 같았다.
눅눅한 체온과 누군가의 땀 냄새, 그리고 기계적인 소음이 뒤섞인 그곳에서 지수는 남편 민준의 팔에 의지해 간신히 서 있었다.
"지수야, 조금만 참아. 신도림만 지나면 좀 나아질 거야."
민준이 다정하게 속삭이며 지수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는 지수를 문과 자신의 몸 사이에 가두어 일종의 보호막을 만들어 주었다.
지수는 남편의 정장 로션 냄새를 맡으며 안도했다.
이 지옥 같은 인파 속에서도 민준의 품은 유일한 도피처였다.
하지만 그 안도감은 채 1분도 가지 못했다.
전동차가 급하게 커브를 돌며 휘청이던 순간, 지수의 엉덩이 밑부분에 낯설고 이질적인 딱딱함이 닿았다.
처음엔 단순히 백팩이나 소지품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온기는 살아있는 생물처럼 꿈틀거리더니, 지수의 허벅지 사이를 파고들듯 강하게 압박해 왔다.
'아...'
지수의 눈동자가 커졌다.
등 뒤에 밀착된 누군가가 자신의 골반을 양손으로 움켜쥐듯 주무르기 시작한 것이다.
얇은 슬랙스 천 너머로 느껴지는 타인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소름 끼칠 정도로 선명했다.
손가락 끝은 엉덩이의 가장 부드러운 살을 파고들며 노골적으로 원을 그렸다.
지수는 당장이라도 민준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민준의 얼굴을 본 순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민준은 지수를 보호하느라 다른 한 손으로 손잡이를 꽉 쥐고 버티는 중이었다.
그가 이 사실을 안다면?
불같은 성격의 민준은 분명 이 좁은 열차 안에서 가해자를 찾아내 소란을 피울 것이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어...'
범인이 칼이라도 들고 있다면? 혹은 민준이 폭행죄에 휘말리기라도 한다면?
지수의 머릿속엔 온갖 끔찍한 시나리오가 스쳐 지나갔다.
무엇보다 수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이 타인의 손에 유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언해야 한다는 수치심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하윽..."
손가락이 엉덩이 사이의 가장 은밀한 봉합선을 훑어 올리자 지수의 입술 사이로 억눌린 신음이 새어 나왔다.
"지수야? 왜 그래? 어디 아파?"
민준이 놀라 고개를 숙였다.
지수는 민준의 셔츠를 꽉 움켜쥐며 간신히 대답했다.
"아, 아냐... 누가 발을 밟아서 그래. 괜찮아."
거짓말이었다.
범인은 지수의 거짓말을 비웃듯, 이제 손을 옷 안으로 집어넣을 기세로 허리춤의 밴드를 파고들었다.
거친 손등의 털이 지수의 허리 살에 스쳤다.
지수는 온몸을 떨며 민준의 가슴팍에 얼굴을 더 깊이 묻었다.
그런데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극도의 공포와 수치심이 뇌를 지배하던 순간, 척추 아래에서부터 찌릿한 전류가 흘러나왔다.
남편의 따뜻한 품속에 안겨 보호받고 있다는 안전함과,
그 울타리를 비웃듯 등 뒤에서 자신을 허물어뜨리는 타인의 음란한 침범.
이 극단적인 비대칭성이 지수의 평생 잠들어 있던 무언가를 깨웠다.
불쾌함은 어느새 눅진한 열기로 변해 가랑이 사이로 모여들었다.
범인의 손길이 대담해질수록 지수의 호흡은 가빠졌고, 민준의 심장 박동 소리는 마치 배경음악처럼 그녀의 흥분을 부추겼다.
'이러면 안 돼... 나 왜 이러지?'
머리로는 부정했지만, 몸은 정직했다.
지수는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뒤로 살짝 젖히며, 등 뒤의 손길이 더 깊은 곳을 유린하도록 길을 내어주고 있었다.
민준이 걱정스레 그녀의 땀 젖은 이마를 쓸어 넘겨줄 때,
지수는 등 뒤의 남자가 자신의 엉덩이 골 사이에 더 깊숙이 손가락을 밀어 넣는 것을 느꼈다.
수치스러운 쾌락이 머릿속을 하얗게 태웠다.
지수는 민준의 목을 감싸 안으며 신음을 삼켰다.
남편에게는 '힘들어서 기대는 아내'의 모습이었지만,
사실 그녀는 뒤에서 가해지는 그 비밀스러운 유린에 몸을 맡긴 채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열차는 아직 목적지까지 여덟 정거장이나 남아 있었다.
이 지옥 같고도 달콤한 고문은 이제 막 시작된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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