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위의 금기] -8화 톱니바퀴에 갇힌 비밀]
[궤도 위의 금기] -8화 톱니바퀴에 갇힌 비밀]
사무실의 공기는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책상 아래 지수의 상황은 처절했다.
지하철에서의 열기가 가시기도 전,
그녀는 대담하게도 앞쪽 슬라이더를 클리토리스 부근까지 올려둔 상태였다.
벌어진 바지 틈 사이로 블랙 레이스 티팬티의 가느다란 끈과 매끄러운 살결이 사무실의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직접 맞고 있었다.
"지수 씨, 오늘 바지 핏 진짜 예술이다! 브랜드 어디 거야? 나도 좀 사게."
입사 동기 혜진이 커피 잔을 들고 불쑥 다가왔다.
지수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지금 일어서는 순간, 바지 앞부분이 훤히 열려 있다는 사실과 그 사이로 비치는 음란한 속옷의 정체가 탄로 날 판이었다.
"아... 그게, 그냥 인터넷에서 대충 산 거라 잘 기억이 안 나네. 나중에 알려줄게."
지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의자 깊숙이 몸을 묻었다.
혜진이 끈질기게 물었지만, 간신히 그녀를 돌려보낸 지수는 동료들이 멀어지자마자 책상 밑으로 손을 뻗었다.
정적을 깨는 '치익-' 소리가 날까 봐 숨을 죽인 채, 슬라이더를 앞쪽 끝까지 밀어 올려 닫으려던 그때였다.
"윽...!"
낮고 짧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티팬티 밖으로 삐져나와 있던 예민한 부위의 털 몇 가닥이 무자비하게 지퍼 이빨 사이에 씹혀버린 것이다.
당황해서 다시 내리려 했지만, 털이 엉겨 붙은 지퍼는 옴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움직이려 할수록 살점을 뜯어내는 듯한 날카로운 고통이 훑고 지나갔다.
지수는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책상 위 사무용 가위를 집어 들었다.
책상 밑으로 손을 넣어 바지 밖으로 삐져나온 털들을 조심스럽게 잘라냈지만, 잘린 털들이 바닥에 흩어졌다.
누가 봐도 명백한 음모(陰毛)였다.
당황한 지수가 그것을 줍기 위해 몸을 숙이는 순간, 지퍼에 씹힌 털이 다시 한번 쩍, 하고 당겨졌다.
"아얏!"
자기도 모르게 터진 비명에 사무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지수 대리님, 무슨 일이에요? 어디 아파요?"
동료들이 몰려들었다.
지수는 얼굴이 터질 듯 달아오른 채 잘린 털들을 발로 슥슥 문질러 가리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리에 쥐가 좀 나서..."
고통이 심해질수록 극도의 긴장감에 방광이 터질 듯 차올랐다.
소변이 급했지만, 지퍼에 털이 끼어 바지를 내릴 수 없으니 화장실에 가도 소용이 없었다.
바지를 못 벗는다는 공포에 요의는 더욱 심해졌고, 지수는 땀에 젖은 채 다리를 꼬고 끙끙 앓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장이 넌지시 웃으며 다가왔다.
"지수 대리, 얼굴이 사색이네. 반차 쓰고 병원 가봐요.
아, 반차 쓰기 아까워서 그러는 건가?"
"아닙니다, 부장님. 괜찮습니다..."
"걱정 말고 그냥 가요. 상무님이 찾으면 내가 외근 나갔다고 처리해 줄 테니까.
선심 쓰는 거니 어서 가봐요."
부장의 배려로 사무실을 빠져나왔지만, 지수의 발걸음은 여전히 절뚝거리고 있었다.
병원에 가서 이 수치스러운 상황을 말할 수는 없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지수의 머릿속에 번뜩이며 떠오른 것은, 예전 남편이 권했던 왁싱샵이었다.
지수는 터질 듯한 방광과 뽑힐 듯한 고통을 안고,
생전 처음 가보는 왁싱샵의 간판을 향해 필사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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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불가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