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gerous - 13
한아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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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17:30
영길이 지갑에 있는 돈을 탈탈 털어 택시를 잡아타고는 으슥한 골목 바로 앞에서 내렸
다. 시간이 벌써 저녁 7시다. 영길은 숨을 한번 가볍게 몰아내쉬곤, 주위를 한번 슥 살피
다가 이내 익숙한 발걸음으로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잠자코 얼마를 걷자니, 네온사인이 그득한 요란한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성인용품'
과연. '역시나 네놈 답다‘ 는생각이 영길의 머릿속을 옭아맸다. 그러면서도 가게 앞에 말
끔히 주차되어있는 ’렉서스’를 보고는 부러움에 괜히 혀를 내둘렀다. 예나 지금이나 차
라면 정말 사족을 못 쓰는 놈이다.
"아저씨.. 여자친구한테 정말 이거 매기면 뿅 갑니까?"
-뿅가는게 뭐야. 질질 싸지 질질싸. 이거 한방이면 구멍이란 구멍에서 물이란 물은 말라
비틀어질때까지 흘러 나오지
"우와. 죽이네. 아저씬 이런거 어디서 구하셨어요?"
-입닥치고 살거냐 말거냐 이 십숑키야
영길이 조용히 가게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이제 겨우 20대 초반이나 됐을까 싶은 총각
하나가 가게의 주인으로 보이는 중년남자와 마주하고 서서 떠들고 있었다. 영길이 벌써
들어와 있는데도, 두 사람 다 영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벙찐 표정의 영길이 인사
를 건내려다 포기하고 잠시 가게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세라복에 스타킹 그리고 각종
자위기구, 콘돔. 그리고 여성용 자위기구들 뭐 대략 그런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눈앞
의 바이브레이터 하나를 손에 집어든 영길이 유심히 그것을 보고 있는데, 등 뒤에서 다
시 대화가 들려왔다.
"아저씨. 뭐 그런건 없어요? 막. 뭐 그런.."
-말자지로 맞아본적 있냐?
"없습니다."
-그럼 그만 꺼져
"예"
그 먹으면, 갑자기 일시적으로 남자 좆이 말자지가 되는
한동안 죽이 맞아서는 이런저런 얘기를 쏟아내던 '어린' 손님은, 주인장으로부터 무언
가를 건내받고선 서둘러 가게를 빠져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영길이 가게주인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러니까 그게 . 새끼 장사 잘 되나 보다?"
-미친. 이게 잘되는거냐? 손님이래뵈야 존나 저따위 어린새끼들만 맨날 꼬인다. 후우.
그나저나 갑자기 연락도 없이 왠일이냐?
"새끼야 그러니까 그게. 친구 만나는데 그게 이유가 필요하냐? 연락도 없이 올수도 있는
거지"
-아 그러셔? 그래서 저번에 니네집에 불러서는 그렇게 개차반마냥 매몰차게 쫓아낸거
여?
"그건 그러니까, 병신같은 니가 그러니까 우리 처남댁한테 실수를 해서리 어쩔수가 없
는 뭐 그런"
-아 니네 줘남댁? 큭큭
영길이 조금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변명아닌 변명을 늘어놓자, 가게주인이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 진짜. 뭐 이제와서 얘기지만, 여자 허리춤 좀 감싼게 그게 뭐 실수 축에나 들어가냐?
실수라고 하면 까까머리 고등학생 두 명이, 길 가던 여고생 하나 잡아서 날이 샐때까지
돌리고 돌려줘야, 그게 실수라고 할 수 있는.."
-그게 그러니까. 이 미친놈아. 입 다물어.
가게 주인이 연신 비릿한 미소를 날리며 -영길을 보며- 조롱하듯 말하자, 얼굴이 한껏
달아오른 영길이 신경질적으로 가게주인의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가게주인이 영길
의 손바닥을 피해서 다시 무언가를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큭큭 병신. 기억나냐? 우리 진짜 담날에 담임인가 뭔가하는 인간한테 진짜 좆털리도록
맞았잖아. 운이 좋게도 나는 소년원에 잠시 다녀오는걸로 끝나고 너는 정학 맞는걸로
끝나고. 아씨발 생각해보니 또 억울하네 이거. 큭큭. 보지는 둘이 같이 쑤셨는데, 왜 나는
소년원이고 너는 정학이냐고."
-그게 그러니까 임마. 뭐 그건 조금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게 그러니까
"큭큭. 됐어 됐어 임마. 흐흐. 그나저나 나갈까? 술이나 한잔 하게?"
-아니 그러니까 그게. 음. 오늘은 좀 힘들거 같다. 어차피 술마시러 온것도 아니고, 어디
갈데가 없는 틈에 그러니까 그게 그 뭐시냐 그래 발걸음 닫는대로 찾아온게 여기다. 크.
뭐 그냥 얘기나 하자
"씨펄놈. 내일은 뭐 해가 서쪽에서 뜬다냐? 왠일로 술마시자는 소리를 안해? 흐흐"
술 생각이야 절실하긴 했지만, 지금 또 한 잔 들이켰다간 정말이지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를거라 생각했다. 영길은 고개를 좌우로 크게 흔들다가, 가게주인 남자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그나저나 그래, 그러니까 요즘 뭐 좋은 물건 들어왔냐? 그러니까 그게 아까 어린애랑
얘기하는 거 들어보니까 뭐 죽이는거라도 있는거 같던데?"
-음?
오돌도돌한 자위기구를 매만지던 주인이 고민을 하는 듯 싶다가, 겨우 대답을 하기 시
작했다.
아 죽이는거? 큭큭. 있지 있어."
-그냐? 그게 그러니까 뭔데? 아까 들어보니깐 무슨 구멍이란 구멍에선 물이 마를때까
지 어쩌구 저쩌구 그러니까 그러더만 흐흐.
크크크ㅋㅡㅋ. 병신 존나 훔쳐들었구먼. 그게 말이다. 바로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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