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525~527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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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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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내의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접속 데이터를 뽑는 자체가 무의미했다.
아내는 날이 지나가면 갈수록 접속하는사이트의 수가 점점 늘어만 갔고,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보이스 국제전화와 일반 전화들까지 하면서
아내는 점점 더 왕성하게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내는 점점 바빠지고 있었다. 집에서 말이다.
감시카메라를 보면, 아내는 강이를 돌보는 것 외에는 항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았다.
나는 아내의 전화기로 수집한 전화번호들을 종류별로 정렬을 하면서
정리를 했다.
아내 입으로 택봉이를 만나다고 이야기를 했는데…그걸 놓칠수는 없었다.
아내가 못 믿을 년이기도 하지만…..택봉이는 그냥 진짜 미친놈이었다.
둘 다 공부는 잘 하는데..너무 공부만 하다가 둘 다 진짜 변태쪽으로 미쳐버린
인간들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아내가 새로 산 노트북은 내가 해킹을 할 수가 없었다.
아내가 집에 없어야, 뭘 좀 프로그램을 깔고 해킹을 하지….아내는 항상
집에 강이와 딱 붙어 있었고, 외출을 해도 전부 유모차 끌고 집 근처였다.
내가 들어가서 노트북을 쑤실 시간 자체가 도무지 허용되지 않았다.
아내가 강이 때문에 장시간 외출을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제일 긴 시간이 마트에 갈 때인데…마트가 너무 가까워서 시간차
공격을 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아내는 자기 입으로 이야기 한 이상 택봉이를 만나는데 오랜
시간을 지체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설마 해가 바뀌고 만나지는 않을것 같았다.
12월이 지나고 나면, 해가 바뀐다.
참 시간 빠른 것 같았다.
이젠 나이 더 먹는게 두려웠다.
역시나 아내는 며칠뒤에 택봉이와 한시간이 넘는 긴 핸드폰 통화를 했다.
그리고 짧은 통화도 몇 번을 하더니 문자까지 주고 받았다.
문자내용은 간단했다.
아내가 아기 때문에 멀리 못나가니 단지 근처의 카페형 베이커리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잡는 것 같았다.
나는 솔직히 궁금했다.
아내가 택봉이와 한 시간이나 떠들 이유는 없었다.
뭐가 그렇게 할 말이 많겠는가…..
나는 이제 솔직히 할 일도 별로 없었다.
마대정보진흥의 일은 이제 솔직히 조금 과장되게 말해서 눈 감고도
다 처리할 정도로 능수능란했다.
마회장과 나는 하루에 네다섯시간만 일해도 기본 매출은 충분히 올리고
있었다.
우리가 일을 잘 해서 그런게 아니라, 불륜을 꾸준히 해주는 수 많은
놈년들에게 감사를 해야 할 일이었다.
편셔리 프라자는 내가 신경을 안써도 항상 붙어 있는 영식이와 홍진이가
알아서 다 관리를 하고 있었다.
모든 세입자들이 문제만 생기면 바로 홍진이한테 전화를 해서 문제를
해결했고, 청소는 영식이가 앞장서서 건물반경 삼십미터 이내는 아주
담배꽁초 하나 없도록 관리하기대문에 내가 진짜 신경쓸 일이 전혀 없었다.
그냥 나는 월세가 따박따박 들어오는지 그것만 신경쓰면 되었다.
건물을 사면서 은행 대출 받는거 공부하려고 받았던 대출금도
통장에 있는 쟈니 위자료를 더 꺼내서 다 갚아버렸다.
나는 새로 산 소형 아파트들과 편셔리를 포함해서 은행 빚이 십원 한 장도
안 남아 있었다.
그동안 제일 바빴던 이유중의 하나인, 사지연과의 가슴 설레는 연애도 이젠
물 건너 가버렸다.
나에게 남은건 이제 아무것도 없었다.
고로 나는 한가했다.
오후 늦은 시간부터 저녁까지는 고영식 짐에서 운동하는 것 말고는
진짜 할 일이 없었다.
나는 아내와 택봉이가 만나기로 한 날 아예 삼십분 미리 나와서
빵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망원렌즈를 설치했다.
그리고 아내 유모차의 도청장치를 확인했다.
약속시간 15분전에 택봉이의 고급 승용차가 빵집 근처에 차를 세웠다.
택봉이가 내렸다.
택봉이는 염색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번에 볼때보다는 조금 젊어 보이는 것 같기는 했다.
나이들어서 그래도 고급지게 하고다니니까 추해보이지는 않았다.
세상에 제일 초라해 보이는게 나이들어서 궁색해 보이는 것이라고
사람들이 말을 하던데….
세상에 궁색해 보이고 싶어서 그렇게 하고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사업에 망해서 그렇고, 자식들이 재산 다 말아먹어서 그렇고,
기타 등등의 여러 사정들이 있어서 그렇지….
아닌 말로 나도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지….
내가 택봉이 나이때 어떤 모습일지는 진짜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진짜 아연이 유학시키고 교수 만든다고 재산 다 날려먹고 빚더미에
올라 앉아서 폐지나 줍고 다니는, 그런 모습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파서 몸도 제대로 못 가누고 병원도 돈이 없어서 마음대로 못 가는
그런 처지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연이가 시집가고 나면 나는 세상에 혼자이다.
나만을 위한 노후준비를 해야하는거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왜 택봉이를 보니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택봉이 저 새끼는 지가 쓴 책들 인세만 받아도 죽을때까지 왕처럼
살텐데 말이다.
택봉이를 감시하면서 이 생각 저 생각 하고 있었다.
약속시간 10분전에 아내가 유모차를 밀면서 나타났다.
겨울이라서 유모차에 방풍 비닐도 씌운채 아내도 따뜻한 코트 차림으로
나타났다.
아내는 화장을 거의 안 한 수수한 차림이었다.
아내가 빵집 안으로 유모차를 밀고 들어갔다.
나는 도청 장치를 작동시켜서 소리가 잘 나는 것을 확인하고, 망원렌즈에
잡히는 아내 모습을 확인했다.
렌즈에 아내의 모습도 잘 잡히고 소리도 명확하게 잘 들렸다.
"교수님 일찍 나오셨네요….."
"연지양…..걱정 많이 했는데, 얼굴이 괜찮아보여…정말 다행이야…"
택봉이의 니글니글한 목소리가 들렸다.
택봉이 꼴 보기 싫어 죽겠는데…..저 새끼도 참 징하게 아내 곁을 맴도는 것
같았다.
하긴….결혼식까지 참석하는 새끼니까 뭐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아내가 미소를 지으면서 택봉이에게 물었다.
"어제 돌아오셨어요?"
"응, 일박이일로 후딱 다녀왔지….."
택봉이가 아내를 보고 웃는 것 같았다.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아니 무슨 소리야….내가 뭐 할 일이 있다고…... 이젠 집필도 안하고
나 하는 일 아무것도 없어.
그냥…..연지양 목소리를 이렇게 다시 듣는 것만 해도, 너무 좋아…."
"교수님 잠깐만요…..아기 좀 보고 계세요…"
아내는 일어나더니 빵들을 고르고, 커피를 주문해서 쟁반에 가져오는
것 같았다.
12월의 어느 햇살이 따사롭던 겨울날 오후에 아내와 택봉이가
아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입구 근처의 카페형 베이커리에서
햇볓이 잘 드는 창가에 마주 앉아 빵을 쳐먹고 있었다.
"여기 빵이 맛있네…..빵집 참 오래간만에 오는것 같아…."
"많이 드세요 교수님, 죄송해요, 저때문에 홍콩까지 다녀오셨는데,
여기까지 다시 오시게 해서요."
"무슨 말이야 연지양, 자꾸 그러면 내가 진짜 화낸다.
내 삶의 기쁨이 어떤건지 잘 알면서…."
아내가 택봉이를 보면서 웃었다.
"홍콩에서 제가 소개 시켜 드린 곳은 가 보셨어요?
어떠셨어요? 좀 즐기셨어요?"
"응, 좋았어…..미인들이더라고….난 홍콩에 그런곳이 있는줄은
몰랐네…."
"저도 옛날에 지사 남자직원들이 이야기 하는걸 귀동냥 해서 알고
있던거에요…..성공하셨어요?"
"아니…..아가씨들이 노력은 많이 해 주었는데…..
결국 세우지는 못했어.
이젠 안 되나봐…..뭐 예전에도 안 되었는데…뭐….
연지양아니면….난 힘든가봐…..
괜찮아. 연지양 걱정하지 말어.
옛날에 좋은 날들, 행복한 날들 많잖어….
그 기억으로 살지 뭐….."
"이번에는 아가씨 둘이서 노력 많이 했거든, 이상한 행위들도 해주고…
그런데….안 되더라고….신호가 전혀 안와…
그래서 뭐 시원하게 오일마사지만 실컷 받았지 뭐……"
아내가 고개를 살짝 숙이고 택봉이에게 말을 했다.
"죄송해요 교수님…."
"아니야….연지양이 뭐가 죄송해…
내가 늙어서 그런거지…..내가 젊어서 잘 못 살아서 벌 받는건가보지 뭐…
그리고 내 나이 되면 다 그래…..걱정하지 말어…."
아내와 택봉이는 그렇게 천천히 빵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내도 빵을 계속해서 잘 먹었고, 택봉이고 계속 쩝쩝 대면서 빵을
잘라 먹고 있었다.
저 집 빵이 맛있나?
나도 나중에 저 집에서 빵을 좀 사먹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입안에 침이 고였다.
"좀 알아보셨어요?"
"응, 연지양이 알려 준 곳은 다 확인했어.
근데, 쟈니군은 없어, 아니 쟈니군의 흔적 자체가 없더라고.
한 곳은 대표가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고, 다른 한 곳은 그 쟈니의 백부인가?
그 냥반이 청산을 해 버렸더라고….
그때 연지양 머물던 그 집도 지금 사람이 없는 것 같아.
그 대궐같은 집이 을씨년 스럽더라고 불도 하나도 안 켜져 있고….
연지양이 확인해 보라고 하는 장소랑 연락처들을 다 확인했는데….
없어……아무런 흔적도….
내가 믿을수 없을 정도라니까….
누가 뒤에서 정리를 해 주는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한 사람의 흔적이
이렇게 감쪽같이 사라질수가 있는지…."
"………………."
아내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연지양, 많이 힘들지…..나도 연지양 연락받고 진짜 많이 놀랐어.
나는 그냥 아기 낳고 잘 살고 있는줄로만 알았거든…..
쟈니군이 연지양 그렇게 많이 아끼고 사랑해주었는데….
어떻게 이런일이….
내가 뭐라고 할 말이 없네…."
택봉이는 혀를 끌끌 차면서 말을 했다.
"본인의 의지일꺼에요…..
제가 벌을 받는거죠…
자식 버리는 인간은 금수만도 못하다고 하잖아요….
제가 먼저 제 딸을 버리고 떠나서, 이 아기가 저 대신에 벌을 받는거 같아서
마음이 아파요.
아 아기는 아무 죄도 없이 아빠한테 버림을 받았잖아요.
교수님, 저 너무 속상해요.
하지만, 이젠 마음 정리 다 했어요.
쟈니가 다시 저를 찾아온다고 해도 용서하지 않을꺼에요.
아기낳고 몸도 마음도 추스리지 못하고 패닉상태에 있는 저를
핏덩어리였던 우리 강이와 함께 강제로 비행기에 태워서 한국으로
보내버린 사람이에요….
이유가 어찌되었든간에, 저에 대한 사랑이 식어서 그랬다고 해도….
저는 버리더라도 저 아기는 버리면 안되는 거였어요.
그러면 안되는 거였다구요…."
아내가 약간 격앙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안에 야채샐러드가 듬쁙 들어간 야채고로케 빵을 먹고 있던 택봉이가
입에 있던걸 씹어 넘겼다.
그걸 찍고 있는 나도 침이 꿀꺽 넘어갔다.
야채 고로케빵에 저렇게 야채샐러드를 듬쁙 넣어주는 곳이 이 동네에
있었다니….
지나다니면서 자주 보았던 카페형 베이커리이데…
저렇게 큰 빵집을 내가 한 번도 안 드나들었던게……후회막심했다.
택봉이가 빵을 다 씹어 삼키더니 커피를 한 입 마시고 아내를 보면서
말을 했다.
"저기 근데 연지양….
혹시 이 아기….
진짜 쟈니군 아기는 맞는건가?"
택봉이가 아기를 한 번 쳐다보더니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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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커피를 한 입 마시더니 대답을 했다.
"다른건 몰라도 그건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제가 홍콩지사에서 이탈하고 나서 쟈니와 관계를 시작한 후로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관계를 했어요.
보통 하루에 많게는 세번….아무리 못해도 두번은 꼭 했어요.
쟈니는 떨어져 있는동안 가지지 못했던 관계를 보상받기라도 하려는 듯이
미친듯이 제 육체를 탐했어요.
그리고 그 기간중에 생리를 했고….
생리중에도 하루 이틀정도만 빼고 관계를 계속 했어요."
"그리고 아래 수술받은거요…그것도 임신 더 잘 되게 하려고 성감 자극을
위해서 한거에요….
혹시나 그때도 수정이 되었을까봐 일부러 마취약도 임신과 상관없이
사용할수 있는 안전한 약으로 양을 최소한으로 사용해서 시술한거에요.
제가 좀 아프기는 했었지만…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고
그거 한날만 관계 안하고 그 다음날부터 또 체위만 조금 조심하면서
관계는 계속했어요.
그때는 고통도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시기였으니까요….
아래에 고통이 느껴졌어도 쟈니가 좋아했었어요.
제 고통도 우리의 사랑으로 승화가 되었던 시기였어요.
교수님, 그건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홍콩지사에서 이탈한 이후로….이 아기를 낳을때까지 쟈니외에
다른 남자와 동침을 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구요…
이 아기는 분명히 저와 쟈니의 아기에요…
교수님 우리 강이 얼굴을 보세요, 누가 보더라도 의심할 여지가 없이
쟈니랑 판박이잖아요."
아내의 말을 다 들은 택봉이가 아내를 보더니 한마디 했다.
"저기….뜬금없이 미안한데 연지양…
나 거기 아래 수술한거 말로만 들었지 직접 보지는 못했거든,
연지양 미안한데 나 거기 한 번만 보여주면 안될까?
지금 여기서야 당연히 안되겠지만 이따가 나가서
차에서라도 부탁 좀 하면…..
예전에 결혼식에서도 거기는 잘 안보였잖아….
힘들까? 연지양……"
택봉이는 조금 멋쩍어 하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그러자 아내가 어이없는 웃음을 터트리면서 대답을 했다.
"교수님….지금 그런거 신경쓰실때가 아니에요, 시간 없어요.
오늘 우리 할 이야기 많잖아요."
아내가 택봉이를 보고 말을 했다.
"아…알았네…
나는 그냥 연지양이 거기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그냥 호기심에…."
택봉이는 머쓱한듯 말을 마치고 커피를 한 입 마셨다.
택봉이가 커피를 마신후에 아기를 한 번 쳐다보더니 유모차에 있는
강이를 양손으로 번쩍 들어서 안아 올렸다.
"어이쿠 이 녀석 뭐가 이렇게 무거워…."
택봉이가 아기를 안더니 말을 했다.
"연지양 이 아기 지금 몇개월이라고 했지?"
"지금 6개월 조금 안 되었어요….오는 12월 20일이 6개월 되는 날이에요…"
"아니, 이제 겨우 육개월 된 놈이 무슨 돌지난 아기 처럼 이렇게 커?
어이쿠 손이 다 후들거릴 정도이네….
이놈아….내가 니 엄마 선생님이다….
우루루 까꿍…."
택봉이가 아기를 자기 얼굴에 가까이 대고 웃으면서 재롱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때였다 웃는 얼굴로 팔 다리를 막 움직이고 있던 강이의 한쪽 손이
택봉이의 얼굴을 툭 쳤다.
"어이쿠….그녀석 손이 뭐 이렇게 매워….힘이 장사네…."
택봉이는 웃으면서 강이를 다시 유모차에 내려놓았다.
"아기가 워낙에 많이 먹어요. 분유도 다른 또래 아기들의 거의 두배를
먹어요, 이유식도 주는대로 다 먹구요.
걱정이 되어서 소아과에 자주 가는데, 의사선생님은 원래 체질이
그런 애라고 그냥 똥만 잘 누면 먹이라고 하더라구요.
뒤집기도 제대로 하고 고개들고 기는것도 잘 하는데….
몇 번 하더니 귀찮은지 잘 안해요.
그냥 편한 자세로 먹는것만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내가 강이의 손을 잡아주면서 말을 했다.
아내가 준비해온 분유병을 강이에게 주자 강이는 그걸 쭉쭉 빨아대는것
같았다.
"허…참 그 녀석 진짜 무섭게도 빠네…."
택봉이가 아기가 젖병을 빠는걸 보더니 갑자기 고개를 꺄우뚱 거렸다.
아내가 그런 택봉이를 보고 물었다.
"교수님 왜 그러세요?"
"아니….이 녀석 계속 들여다보니까 그냥 웬지 얼굴이 낯이 익은것
같아. 왜 이렇게 이 녀석 얼굴이 낯이 익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얼굴인데…."
"교수님이 쟈니랑 저 주례 서 주셔서 그렇죠 뭐….."
"그래서 그런가? 이상하네….자꾸 들여다 볼수록 기분이 묘해지네…."
택봉이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찹쌀도너츠를 포크로 찍어서
먹기 시작했다.
점심때가 훨씬 지난 시간인데 택봉이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둘 다 빵을 맛있게 계속 먹으면서 이야기들을 했다.
저 집 빵이 맛이 있는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찹쌀도너츠의 땟갈이 하도 좋아보여서 줌을 더 당겨보았다.
튀겨진 색깔이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연지양 이거 그때 전화로 이야기 했던 자료들 다 뽑아왔어.
확인해 보게나…."
택봉이가 가방에서 서류들을 한 뭉치 꺼내서 아내에게 건내었다.
"교수님이야 뭐 정확하시죠….….고맙습니다."
"연지양, 그런데 투자일은 왜 다시 하는거야? 차라리 옛날 회사로
다시 들어가면 되잖아…
거기가면 이런 정보들은 그냥 천지로 널려있을텐데….
나는 솔직히 이론만 알지 실물투자는 잘 모르잖아.
그건 자네가 전문 아닌가?"
"아뇨, 거기 존슨 사장님 얼굴을 뵐 면목이 없어요.
상처 많이 받으셨을꺼에요.
너무 미안해요.
저 그 회사에서 번 돈이 얼마인가요….그 돈으로 집 대출금 다 갚고
저축 한건데요….예전에 대기업 다닐때는 얼마 못 모았어요.
그냥…..월급쟁이가 모아봤자 얼마나 모았겠어요.
전부 존슨사장님 회사로 와서 재산이 많이 늘어난 거에요."
"자네가 그대신에 그만큼 그 회사에 많은 기여도 했잖아…."
아내가 웃으면서 택봉이에게 말을 했다.
"교수님, 제 생각에는요, 제조업이 아닌 금융회사에서는요 한 사람이
적어도 임원급이라면요. 자신의 연봉의 최소 백배 이상은 수익을
창출해 주어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존재 의미가 없어진다구요……"
아내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그리고 저 강이 때문에 어디 마음대로 나가지도 못해요.
회사 다니는건 불가능해요. 시내 이동도 못하는데요….
강이한테는 저 밖에 없잖아요.
제가 만약 잘못되면 이 아이는 고아가 되는거에요.
절대 그럴수는 없어요.
저는 지금 아무곳도 갈 수가 없어요.
강이한테 너무 미안해요.
태어난지 보름밖에 안 된 핏덩이를 국제선을 태우다니…..
정말…너무 마음이 아파요. 저 때문에 그런일을 겪게 해서요…
강이가 크는동안 계속 강이랑 같이 붙어 있을꺼에요.
직장같은데 나가거나 그런건 안할꺼에요….
저 이 아이 태어나고 나서 떨어져 본게…
우리 아연이 연주회 할때 두 시간 정도 잠깐 떨어져 본 거 말고
육개월동안 한 번도 안 떨어졌어요.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 해요….
이 아이는 진짜 저 밖에 없어요."
아내의 말을 다 들은 택봉이가 숙연한 표정으로 아내에게 말을 했다.
"자…그리고 여기 자네가 부탁한 계좌들도 있네….내 이름으로 만든거야…
자네가 시키는대로 다 만들었네…..해외계좌도 있어.
근데 이런건 뭐 하려고?"
"선물이나 옵션 그리고 스왑쪽은 존슨사장님이 완전히 꽤고 있어요
아무리 개인 투자자라고 해도 이상 수익률이 나오면 존슨 사장님
귀에 들어갈 우려가 있어요.
저 존슨 사장님한테 인간적으로 너무 미안해요.
그 사람…..불쌍한 사람이에요.
처음부터….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그 사람 나와 그런 변태적인 행위를
원했던건 아닐꺼에요. 그렇게 해서라도 나를 자신의 곁에 두려고
노력했던 것 뿐이죠….저는 그걸 알면서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을 친거구요.
아니….그냥….그렇게 해서라도 쟈니와의 관계도 이어가고, 돈도 벌어야
했어요.
제 딸의 미래를 위해서는 무조건 돈이 필요했거든요."
아내가 냉수를 한 입 먹더니 말을 이었다.
"쟈니와 결혼을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을 안할줄 알았는데….
이 아기 너무 불쌍하잖아요.
저 두 번째 아기인데…..첫 애 낳았을때는 제가 너무 어리고 철이 없던
시기라서 그런지…..육아같은건 전혀 몰랐어요.
애낳고 회사로 바로 복귀해서 그런것두 있구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하루 하루 책임감이 느껴져요…."
"홍콩가기전에 재산 다 정리한다고 했는데…..그때 너무 시간이 촉박했어요.
그때 채권을 좀 남겨놓은게 있는데, 그걸로 일년 정도만 투자해서
우리 강이 나중에 교육비 정도만 벌어놓고 다시 쉬게요.
그 투자기간동안 진짜 집중해서 투자할꺼에요.
하지만 배운게 도독질이라고, 분명히 존슨과 투자영역이 겹칠꺼에요
저도 존슨의 전략을 머리에 꿰고 있지만, 존슨 역시 제 패턴을 모두
머리속에 기억하고 있어요.
우리는 둘이 합치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하지만 각자 같은 곳을 치게
된다면 분명히 서로 눈치를 채게 된다구요.
존슨은 저보다 분명히 몇 수 위를 보고 있을 꺼에요…
교수님….전 이제 존슨에게 어떤것도 해 줄수가 없어요.
몸이 예전같지 않아요.
그리고 마음도 없구요.
존슨에게 인간적으로 너무 미안하지만,
사람 마음가지고 장난쳐서 너무 미안하지만, 전 이제 존슨에게
해 줄게 없어요. 서로 절대로 만나서는 안되는 사이에요…."
"연지양, 차라리 내가 강이 교육비는 대줄께….그냥 내가 저축해놓은
돈에서 강이 교육비 줄테니까 그러지 말어……"
택봉이가 아내에게 말을 했다.
"교수님…..제 성격 아시면서 그래요….
제 아기에요….
그리고 교수님, 자제분들한테 돈 많이 들어가잖아요….
그리고 사모님 요새 어떠신지 모르겠는데….
사모님 몸 불편하신거 나중에 요양비용도 많이 들꺼에요."
"연지양, 왜 그랬어? 홍콩갈때 왜 그 불한당 같은놈한테 돈 다준거냐고…
둘이 이혼했다면서……절반만 주어도 꽤 큰 금액일텐데….."
"아니에요 교수님, 우리 아연이 음대 교수만들꺼에요…
그냥 교수가 아니라 인정받는 훌륭한 연주자겸 교육자요….
그러려면 돈 많이 필요해요….."
"전 일부러 남겨놓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다행히 채권이 남아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채권 없으면 교수님한테 시드머니만 조금 빌려서
나중에 갚아드리려고 했는데….그래도 처분 못한 채권이 있어서
다행이네요…
교수님 잘 아시잖아요.
전 돈 없어도 된다는거…..
교수님이 저 학생때 해 주신 이야기잖아요.
제가 외국인 회사로 이직할때 교수님이 학생때 해주신 그 말을
참 많이 생각했어요.
보통사람들은 자식에게 돈을 물려주지만….
유대인들은 자식에게 돈을 안 물려주고 돈버는 법을 혹독하게 훈련시킨다구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아주 큰 돈을 벌수는 없겠지만 우리 강이 위해서 교육비 정도는
언제든지 벌수 있어요.
교수님 명의의 계좌로 다 작업할꺼에요. 나중에 작업 끝나고 다 폐기할께요.
혹시나 그럴리는 없겠지만 존슨이 교수님에게 물어보면, 아는바
없다고 잡아떼세요….
존슨이 교수님과 그리 친하지 않더라도 제가 관련된 일이라면
그런거 상관 안하고 집요하게 물을수도 있으니까요…."
"알았네 연지양….."
아내는 커피를 뚜껑을 열어서 컵을 들고 한 입 마시더니 창 밖을 바라
보았다.
"오늘 햇살이 참 따뜻하네요…겨울인데도 이렇게 오후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다니….."
아내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면서 바깥을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아내가 내 쪽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돌렸다.
아내는 다시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택봉이를 보았다.
"교수님…..지금부터 제 말 잘 들으세요….
절대로 고개 바로 돌리지 마시구요.
지금 저쪽 큰 길 건너편에 검정색 일제 승합차가 한대 서 있어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옛날에 오빠가 일하는 흥신소에 저런 승합차가
있었거든요….
오빠 흥신소를 갔다가 본 기억이 있어요.
혹시나 오빠가 지금 저와 교수님이 만나는 것을 몰래 감시할지도 몰라요.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바깥을 한 번 보시고 저 차 일제 승합차가 맞는지만
다시 확인해 주세요. 혼다꺼에요…."
이런 시팔…….
나는 등에 소름이 쫙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택봉이가 크게 기지개를 켜면서 창밖을 한 번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웃으면서 빵을 입에 대고 속삭였다.
"연지양, 혼다 승합차 맞어….저쪽 길건너편에 검정색으로 진하게
선팅된 차량 말하는거지…."
이런 망할놈의 것……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눈을 감고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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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리속으로 생각을 했다.
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아내가 택봉이를 보면서 말을 했다.
"아닐지도 모르니까 일단 바로 나가지는 말자구요.
어차피 제가 오빠한테 교수님 만난다고 이야기는 했었어요.
너무 웃거나 그러지는 마시구요.
제가 오빠한테는 서류 때문에 만났다고 그럴꺼니까요…
그냥 자연스럽게 행동하세요."
"그래….."
택봉이가 대답을 했다.
나는 계속 생각을 했다.
편셔리 프라자에서 여기까지는 뛰면 이삼분이면 달려온다
아니 영식이는 더 빨리 올수 있다.
녀석은 거의 날라다니는 수준이니까…
하지만 연지가 영식이는 너무 잘 안다.
뒷 모습만 봐도 알 것이다.
하지만 홍진이는 달랐다.
홍진이 얼굴은 알 것이다.
학교 다닐때 얼굴을 자주 보았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 조금 얼굴에 살이 찐 홍진이의 뒷 모습은 구분 못 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바로 홍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형….왜 안와? 얼른 와 야쿠르트나 마시자고…."
홍진이가 밝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정홍진 지금부터 내가 하는말 똑똑히 들어, 졸라게 중요한 일이야….
너 지금 혼자 있어? 아니면 영식이 말고 누구 인부 있어?"
"응 형 옥상 공사하는 인부 한 명 있어 왜?"
"지금부터 내가 설명하는 장소로 잽싸게 날라와….. 너 내가 가끔 몰고오던
흥신소 혼다승합차 알지?"
"그럼 그걸 모르나….완전 요새더구만….."
"내가 설명하는 장소로 2분내로 도착해서 그 차에 올라타면
내가 오만원 줄께…..2분 이내로 못오면 오늘 똥바가지 뒤집어 쓸 줄 알아라…
도착하면 그 승합차에 무조건 올라타 그리고 작업복에 모자 깊게 눌러쓰고
와라…..누가 니 얼굴 못 보게….
그리고 승합차 일본차라서 운전석이 반대야…그러니까 당황하지 말고
그냥 아무데나 올라타 알았지? 문 활짝 열지 말고 그냥 잽싸게 타라…"
나는 홍진이에게 차가 서 있는 위치와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시간을 쟀다.
아내와 택봉이는 자연스럽게 빵을 먹고 있었다.
일분 삼십초가 넘어서 편셔리쪽에서 진짜 졸라게 빨리 달려오는
두 사람을 볼 수가 있었다.
두 명은 내가 시킨대로 카페형 베이커리가 보이는 각도부터는 태연하게
천천히 걸어서 차로 다가왔다.
둘다 작업복에 모자를 쓰고 있었다.
홍진이와 인부는 너무도 태연하게 승합차에 올라탔다.
차에 시동이 걸리고 출발을 했다.
차를 편셔리 앞으로 돌려서 다시 홍진이와 인부를 내려주었다.
돈을 받은 홍진이와 인부는 이게 웬 떡이냐며 춤을 추면서 내렸다.
진짜 홍진이 녀석이 시키는대로 하는건 진짜 잘 하는 것 같았다.
맨날 시팔좆팔 해가면서 장난쳐도 이럴때는 진짜 손발이 착착 잘 맞는것
같았다.
나는 다시 빵집 근처로 차를 몰았지만 아내가 볼 수 없는 주차장쪽으로 차를
옮겼다.
아내를 촬영하는건 포기해야했다.
하지만 음성은 계속 들리고 있었다.
"휴우……교수님….제가 착각했나봐요 죄송해요.
하긴…..오빠가 저를 몰래 감시할 이유가 없죠….
오빠 입으로 저한테 다른 남자 만나고 싶으면 만나라고 하니까요…."
아내가 말을 했다.
"연지양, 너무 예민한거 아니야? 요새 저런 승합차들이 얼마나 많은데…"
택봉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교수님 죄송해요. 제가 우리 강이 낳고나서 좀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보다 겁도 많아지고, 어떤면에서는 맹하다가도 어떤건 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요. 정말 죄송해요…..신경쓰게 해드려서요…"
"아니야….괜찮아…
그런데 연지양 진짜 가만히 생각해 봐도 말이야.
이미 이혼했다고 하면서 그 놈 눈치를 볼 필요가 있을까?
이젠 아무런 상태도 아니잖아. 혹시 저 불한당 폭력배녀석이 연지양을
아직도 괴롭히는건가?….혹시 스토커인가?
아직도 못살게 괴롭히고….서…설마 아기낳은 연지양을 때리는건
아니겠지?"
"아니요 교수님…..
저 사는 아파트도 오빠가 얻어준거구요…..
제가 전화로 잠깐 이야기 했잖아요.
저 제 정신 아니고 정신줄 놓고 있을때….
처음 강이 낳고 강제로 한국으로 보내졌을때….
절 찾아와서 돌봐준게, 오빠에요…..
오빠가 스스로 먼저 저를 찾아오지 않았으면…..
생각하기는 싫지만, 저도 강이도 지금처럼 건강하지 못했을꺼에요…
오빠가 절 살렸어요…..
저 오빠한테 너무 감사하고 살아요."
"솔직히 아까 저 차가 오빠가 저를 감시하는 차였어도, 그리 기분
나쁘지 않았을꺼에요.
아직 저한테 관심이 있다는 거니까요…..
근데….교수님이나 제 생각처럼 오빠는 이제 더 이상 저를 감시할
필요가 없겠네요…
옛날에는 아내라서…..가족이라서 감시를 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잖아요.
제가 요새 정신이 좀 그래요….너무 예민한가봐요 죄송해요 교수님…."
"아니 그런데, 연지양, 그 무식한 불한당 같은 놈이 어떻게 연지양이
한국에 온걸 찾아낸건가? 진짜 아무도 모르고 있던 사실아닌가?
나도 솔직히 연지양이 먼저 전화하지 않았으면 계속 모르고 살았을텐데…."
택봉이가 아내에게 물어보는 소리가 들렸다.
아내가 잠시 무언가를 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이놈의 도청기 진짜 성능 환상이었다.
처먹는소리까지 라이브로 생생하게 들렸다.
요새 마대정보진흥 고객님들중에 불륜을 저지르는 배우자의 라이브 영상과
더불어 라이브 음향까지 원하는 고객님들이 간혹 계셨다.
고객님들의 요구에 맞추려면 장비는 계속 진화해야만 했다.
다시 아내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빠곁에…..사람이 있어요….
교수님….우리 오빠는 항우같은 사람이에요…
초나라의 항우장사요….
저는요, 그런 항우장사 옆에서 우미인 역할만 충실히 해주면….
우리 오빠는 아무런 불만도 없었을꺼에요….
항우는 심플했어요.
자기가 생각한것만 보고, 자기 마음 내키는대로만 행동했죠….
그런데요 역사가 뒤집혔어요.
장량은 원래 유방한테 붙어야 하잖아요…..
만약에 초한지에서 장량이 항우한테 붙었다면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아니…..초한지 내용이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아내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항우의 등에 장량이 올라타버렸어요.
전직 경찰인것 같은데…..
다방면에 있어서 상당히 경험이 많은 뛰어난 지략을 갖춘 사람 같아요.
그 장량이 항우를 바꾸어 버렸어요…..
용맹하기는 했지만 심플했던 항우가 장량화 되어 버렸어요.
장량의 흉내를 내는, 그 어디에도 없던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해 버렸어요.
그 캐릭터 때문에 교수님도 걸린거고…..존슨도 걸리고, 심지어 쟈니까지
다 걸렸어요….
그리고 그 밉상인 장량이….한국에 팽개쳐진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저를
찾아내서 항우에게 알려주었어요.
항우가 저에게 말하더라구요….장량이 저를 찾아주었다고…..
제가 장량에게 고마워해야 할까요?"
"여….연지양 진정하게……그냥 흥분하지 말고 편하게….편하게 이야기 하게…"
"죄송해요 교수님…..제가 그 냄새나는 오피스텔에 버려졌던 그때 생각만
하면…..그냥 기분이 이상해져요…"
아내와 택봉이는 무언가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의 일들을 이야기했다.
선물이 어쩌고, 원유가격이 어쩌고 달러가 어쩌고 저쩌고 계속
둘이 이야기를 했다.
나는 솔직히 뭔 소리인지 잘 알아들을수가 없었다.
도청내용이 녹음되고 있기는 하지만 뭐 별로 중요한 내용도 아니었다.
젠장, 한국말로 대화를 해도 못 알아먹는 내용이 있다니…..
그렇게 둘이 이삼십분간 대화를 하더니 아내가 택봉이에게 말을 했다.
"교수님, 정말 감사해요……제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에다가 교수님이
느끼고 계시는 국제 상황을 대입하니까 뭔가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아요….
저는 너무 미시적으로 현 상황을 바라보는 것 같아요….
교수님의 의견을 들어봐야 뭔가 거시적으로 그림이 좀 그려지는 것
같아요."
"감사하긴…..나야 뭐 할 일도 없는데…..이렇게 만나서 연지양도 보고
맛있는 빵도 먹고…..내가 더 감사하지…."
"사모님은 요새 안녕하세요?"
"우리 와이프?....지금 다시 미국갔어….애들이 미국에 있으니까….
있으면 뭐하나…..아내도 차라리 미국이 편한가봐….
둘이 같이 있으면, 그냥 미안하지 뭐…..
우리 막내 낳은후로는 우리 와이프 한번도 안아보지 못했는데 뭐…..
아내도 나에게 미안하겠지…..
몇 십년간 부부관계가 한 번도 없었는데 뭐….
아내도 참 대단하지 몸이 그렇게 안 좋은데도….미국까지 왔다갔다
하는거 보면 말이야…."
나는 임택봉의 부인을 떠올렸다.
예전에 보았던 졸라 박색중의 박색이던 할머니…..
어디 몸이 안 좋은 모양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남의 여자나 껄떡대는 새끼는 개새끼였다.
택봉이는 포개하고 동급으로 취급을 해주어야만 한다.
"연지양……나 사실 고민이 있네….
내가 연지양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는것도 참 창피하고….부끄러운 일인데…"
"뭔데요 교수님? 저한테 창피한 일이 어디 있어요?"
"자네한테 내가 옛날에 어디까지 이야기 했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말이야…..내 제자중에 은숙이라고 있어.
내 조교를 하다가 강사를 하고…..내가 조교수까지 만들어주었지…
전임교원이야…이제…."
"저도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제가 바빠서 자주 못하니까 대신에 모델
해준 그 후배 이야기 하시는건가 보네요…."
"맞어…..자네 기억하고 있구먼….
그 친구 내가 주례를 섰었거든, 남편도 얼굴을 알고 말이야….
그 친구는 내 성적인 성향을 완벽하게 이해해주고 나를 위해주는줄
알았어…아니 알고 있었어…..연지양 자네처럼 말이야…..그런데 말이야…
이 친구를 전임을 만들어 주니까….
자기 남편하고 바로 이혼을 하더구먼…..
그리고, 나한테…..돈을 요구하더라고….
협박을 하는건 아니지만, 구렁이 담넘어가듯 나를 가지고 노는듯
하면서 자꾸만 돈을 요구해….그리고 국제 학회 논문도 나에게 대신 쓰도록
시키고 말이야….
협박은 아니지만, 그냥 안해주면, 나랑 같이 산다고 하더라구…..
이젠 진짜 보기도 싫어….
만나도 흥분도 안되고 어떤 리비도를 건질수도 없어.
연지양, 그 친구 진짜 보기 싫어….
오늘도 아침에 나에게 문자를 보냈어. 연구비 지원을 좀 해주면 좋게다고
말이야…
내가 인생을 헛 산 것 같아.
그 친구는 단지 나를 이용해 먹은것 뿐이야…..내가 바보였던것 같아….."
아내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존슨 사장님도 저한테….그런 감정을 느꼈을꺼에요…..
존슨한테 너무 미안하네요."
아내도 택봉이도 잠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교수님, 제가 시키는 대로 하세요….
그냥 그 여자에게 말하세요.
교수님이 먼저 사람들에게 다 말하겠다고.
사모님과 이혼하셨다고 그분에게 말을 하고서
당장 짐싸서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세요.
교수일도 하지 말고 둘이서 즐기면서 살자고 말하세요.
총장님한테도 교수님이 직접 이야기 하시겠다고 하시면서요……"
"여…연지양….."
택봉이가 놀란 목소리로 아내를 불렀다.
"돈을 원하는 여자는요…..절대로 그러지 못해요.
진짜 성에 미친여자 같으면 그래도요…..
저는 진짜 남자에 미쳤기 때문에 가진걸 버렸었지만…..
그 여자는 자신이 가진걸 버리지 못할꺼에요.
교수님이 그렇게 강하게 한 번 나가시면요….
그 다음부터는 교수님한테 그러지 못할거에요."
"연지양….진짜 그래도 될까?"
아내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교수님도 참 많이 늙으셨어요….
저도 교수님한테 배운거에요….
힘 좀 내세요….."
택봉이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래…..맞어…내가 늙다보니 마음이 많이 약해지고 겁도 많아졌나봐…..
연지양 같은 사람이 없네….
자네같은 여자는 내 평생 다시 만나지 못할꺼야…"
"아차….근데 연지양, 내가 전부터 궁금하던게 있어.
전화할때는 생각이 안나더니 지금 연지양하고 이야기를 하니까
생각이 나는구먼….
자네 그 불한당인지 항우인지 그놈이 도대체 어떻게 자네하고
쟈니의 결혼식을 알게 된 건가?
그건 진짜 비밀 결혼식 아니었나?"
언성이 높아진 아내의 음성이 들렸다.
"교… 교수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OECD
경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