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눈꽃의 후회 006
네코네코
0
42
0
2시간전
눈꽃의 후회 006 ----------------------------------------------
번쩍 눈이 떠졌다.
벽시계를 보았다.
새벽 다섯시 오십분이다.
몸이 완전히 자동이었다.
새벽 여섯시에 알람이 울리는데 알람을 듣고 깬적은 거의 없었다.
알람이 울리기 오에서 십분전이면 정말 거짓말처럼 눈이 딱 떠진다.
오늘 아연이 아침은 뭘 해줄까….오늘은 빵 말고 밥을 해줄까나…..
오늘 아침 메뉴를 생각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아차차….
아연이 방학했지…..겨울방학 한 것을 깜박 잊었다.
다시 누웠다.
눈을 감았다가 다시 눈을 번쩍 떴다.
이런……아연이랑 강이는 지금 집에 없지…..
아연이랑 강이가 시골집에 있는데도 저절로 눈이 떠지는 내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 했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습관이란건 정말 무서운 것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거실로 나갔다.
할 일이 없었다.
집안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고, 밀린 빨래도 없다.
아이들이 없으니 솔직히 요리할일도 없다.
살림만 이십년이다.
진짜 집안 일은 눈 감고도 척척 해낼 정도니까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아이들이 없는 아침이 무척이나 쓸쓸했다.
아연이가 아침 먹으면서 조잘대는 것이 듣고 싶었고, 강이가
나를 보고 뒤뚱대면서 달려오는 그 표정이 보고 싶었다.
아이들의 빈자리가 너무 컸다.
그만큼 아이들만 보고 살아서 그런것인가?
그러고 보니 오늘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아이들 데려다 놓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렇게 보고 싶은지….
하지만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애들을 얼마나 살뜰히 챙길지는 눈에 선했다.
엄마가 애들 데리러 1월 마지막 주에 오라고 했다.
아연이의 개학이 2월 1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뭐하지?
아연이의 연습방을 보았다.
아연이는 시골에서 연습을 한다고, 바이얼린을 챙겨갔다.
원래 가지고 있던 바이얼린이 아닌 아내가 홍콩에서 보낸, 아연이가
박살을 내버렸다가 내가 고쳐온 그 바이얼린을 가지고 간 것 같았다.
하긴…..언제부터인가 아연이는 그 바이얼린을 메인 악기로 쓰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악기로 권위있는 콩쿨에 나가서 상도 받았으니까 말이다.
아연이는 콩쿨에 나가서 상을 받은 뒤로는 별로 초조해 보이지도 않고
여유로움이 많이 넘치는 것 같았다.
저렇게 여유로우면서도 항상 최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는 아연이를
보면, 정말 유전자의 힘이란건 무시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부하는걸 보면 진짜 딱 지 엄마였다.
아연이의 바이얼린 소리를 생각해 보았다.
나는 진짜 소리 구별을 못하겠는데, 전문가들은 소리가 차이를 느끼는
모양이었다.
아연이도, 그리고 아내도 소리가 다르다는것을 느낀다고 했다.
아내…..
오연지….
언제쯤 은연중에 나오는 이 아내라는 호칭이 사라질 것인가?
시간이 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고팠다.
항상 규칙적으로 아침을 먹다보니까 배가 고팠다.
물을 끓였다.
그리고 라면 두개를 삶고 거기에 미제 후랑크 소시지 다섯개를 넣었다.
미제 후랑크 소시지는 국산보다 짠맛이 많아서 평소에 거의 안 먹었다.
애들도 먹고 싶어할까봐 말이다.
아무래도 짠게 건강에 좋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가끔씩은 이런 맛이 먹고 싶었다.
살을 빼고 나서 혈압도 다시 낮아져서 혈압약도 안먹는 이 마당에
눈 딱 감고, 라면에 후라크 소시지 다섯개를 투척했다.
너무짜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살짝 물을 넉넉히 잡아서 끓였다.
소시지 넣는 타이밍이 참 중요했다.
꼬들꼬들한 라면을 먹고 소시지를 씹으면서 행복함을 느꼈다.
라면 두 개와 소시지 다섯개를 다먹고 밥도 한 공기 말아먹으니
배가 불렀다.
소파에 누워서 빈둥거렸다.
기분은 좋았지만 뭔가 이프로 부족한 듯 했다.
나이가 들어서…..마흔 여섯이나 되어서 마땅한 취미가 없다는건
참 슬픈 일이었다.
오늘이 지나고 나면 난 마흔 일곱살이 되는데 말이다.
영화나 미드를 보고 수왕보 온천에서 노래방기기로 노래를 부르지만
그건 솔직히 가볍게 즐기는 것이지 취미라고 하기가 그랬다.
무언가 집중하고 싶은게 필요했는데, 나는 그런게 없었다.
사진에 좀 취미를 붙일까 했는데, 그것도 참 녹록치 않았다.
카메라와 렌즈는 진짜 전문가 급으로 구비하고 있었다.
택봉이가 물려준 카메라와 렌즈들만 가지고 다녀도 주위에서 시선이
집중될 것이다.
하지만…..사진은 하고 싶지 않았다.
택봉이 생각도 나고, 쟈니와 게이 브라더스 생각도 나고,
김구수와 노교수 떼거리들이 생각이 나고…..
결정적으로 아내 생각이 나기 때문이었다.
바위 위에서 오줌을 싸고, 온건이와 늙다리 교수들 앞에서 성행위를 하는
아내의 모습이 떠올라서….자꾸만 연관되는 아내의 모습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은 하고 싶지 않았다.
티브이를 보았다.
아침드라마를 보고 출근을 했다.
마회장과 오전에만 근무를 했다.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 해의 마지막 날이라고 해도 불륜은 계속되었다.
오십대 여성과 불륜을 저지르는 육십대 남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그들만의 페티쉬인가?
드론을 날려서 그런 영상을 찍는 내 손이 다 부끄러웠다.
배 나오고 축 늘어진 여성과, 온 몸의 피부가 검버섯이 핀 육십대 남자의
정사는 진짜 별로 훔쳐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여자의 남편이 의뢰한 것이다.
저게 만약 진짜 부부의 정사라면 아름다울 것이다.
세월을 함께한, 그래서 그 세월이 묻어나는 사랑의 행위니까 말이다.
하지만….저 나이에 불륜이라니….시팔…..
내가 지금 몰래 훔쳐보자고 이 짓을 한 건 아니었다.
돈을 받고 하는 짓이니 열심히 촬영을 했다.
그리고 자극적인 장면들만 열심히 캡쳐를 하고 포커스를 잘 맞추도록
노력을 했다.
마회장과 점심을 먹으면서 반주를 마셨다.
마회장은 간숙씨의 배가 불러올수록 점점 더 가정적이 되고 있었다.
옛날에는 혼자서 별 짓을 다 하고 돌아다니더니, 요새는 일이 끝나면
집에 간숙씨 챙기러 가기 바뻤다.
"출근은 뭐하러 하세요…그냥 원격으로 일을 하시지…"
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내년에는 그걸 진짜 한 번 검토해봐야 겠다…"
마회장이 웃으면서 말을 했다.
"간숙이가 이쪽에 가족들이 하나도 없잖아……
그리고 간숙이 나이만 많이 먹었지…초산이야….
많이 불안해 한다….
내가 두 사람 세 사람 몫을 해주어야 해…."
마회장이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말을 했다.
"아차…순영이도, 비슷한 시기에 예정일 아니에요?"
"그렇지….순영이도 봄에 출산이야…..아마 비슷한 시기에 나올껄….
근데 순영이는 남편이 의사인데 뭔 걱정이냐…..
두병이가 어련히 알아서 잘 챙길라고….
그러라고 시집보낸거야…..내가 걱정 안 하고 편하게 살라고…."
마회장이 껄껄대고 환하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참….마회장 같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마회장을 만난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중의 하나일 것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세번의 기회가 온다고들 말을 하는데….
내 세번의 기회중에 한 번은 분명히 마회장과의 만남이라는 것에
난 전혀 이의가 없었다.
마회장과 반주를 해서 점심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얼음소주였다.
그렇게 조촐한 종무식을 마치고 마회장은 바삐 간숙씨에게 갔다.
나는 조금 급하게 먹은 얼음소주가 알딸딸한게 기분이 좋아서 천천히
편셔리까지 걸어가고 있었다.
편셔리 앞에 도착을 하자 편셔리 건물 뒤쪽의 공영주차장 건너편
이면도로 앞에 있는 삼층짜리 건물에서 연기가 보이고 있었다.
저게 뭐지?
나는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체육관안에 대고 영식이에게 소리를 질렀다.
영식이가 나를 따라서 옥상으로 올라왔다.
홍진이도 운동을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홍진이는 글러브도 풀지 않은채 옥상으로 올라왔다.
삼층 건물에서 불이 난것이었다.
나는 빠르게 일일구로 신고를 했다.
아까 편셔리쪽으로 걸어올때 연기만 보이던 것이 어느새 검은 연기가
하늘로 솟구치면서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사..사람 없으려나….."
내가 걱정스럽게 말을 했다.
"삼층 건물인데 뭐……벌써 다 피하지 않았겠어?"
영식이가 건물 앞으로 나온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대답을 했다.
누가 벌써 신고를 한 모양이었다.
우리 건물 뒤가 소방차로 가득찼다 그리고 건물에 물이 뿌려졌다.
불이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퍼졌다.
삼층 건물의 이층 삼층은 소방차가 뿌려대는 물로 인해서 연기가 하늘로
완전히 구름처럼 올라가고 있었다.
"불이 뭐 저렇게 빨리 퍼지냐?"
내가 소방관들이 불을 끄는걸 보면서 혼잣말을 했다.
"인화성 물질이 많으면 뭐, 번지는 건 삽시간이지….."
그때였다.
뭐가 뻥 하는 소리가 나면서 유리가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났다.
우리는 옥상에서 멍하니 불끄는 것을 보다가 셋다 동시에 화들짝
놀래버렸다.
"아 시팔…..엘피가스 터졌나보다…."
홍진이가 펑소리에 놀라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것을 다시 내리면서
이야기 했다.
불을 끄던 소방관들도 많이 놀랐고, 불구경 하던 주변에 모인 많은 사람들도
다들 놀란 모양이었다.
불은 삼십분도 안되어 다 잡혔는데 삼층건물의 이삼층이 아주 작살이
났다.
새까맣게 그을린 삼층건물은 예전의 아담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옆건물들로 불이 번지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영식이 홍진이는 다시 체육관으로 내려갔고, 나는 수왕보에 혼자 앉아서
깜짝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건물에 불이 나는 것이 이렇게 삽시간에 모든걸 날려버린다는걸
눈으로 직접 보니까 겁이 났다.
갑자기 건물 화재보험 들은것이 생각이 났다.
작년 이맘때쯤인가?
아….일년 단위 갱신계약이니까 어차피 일월달에 다시 계약을 해야할텐데….
그냥 갱신을 할께 아니라 좀 꼼꼼히 살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온천을 하다말고 홍진이를 불러서 건물의 소화전을 다시 점검하게
시켰고, 임차인들 점포마다 소화기 배치 안된곳 있는지 확인하고
얼른 소화기 파는데 가서 제일 성능좋은 소화기를 사다가 복도고 어디고
건물 구석구석에 다 배치해놓으라고 했다.
"에이 형….너무 오버하는거 아냐? 우리 건물은 소화기 있을만큼 있어…."
홍진이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내가 홍진이를 째려보면서 말을 햇다.
"오, 사, 삼, 이…."
"에이 시팔….알았어…"
홍진이가 내가 카운트다운을 세자 얼른 계단으로 뛰어내려갔다.
나는 집으로 가서 빌딩 화재보험 계약서를 꺼내어 꼼꼼히 보았다.
건물 화재보험 계약서에 특약사항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허술했다.
조금 더 보험을 강력하게 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나에게 남은거라고는….
가족들 말고는 편셔리가 전부였다.
편셔리는 돈으로 가치를 환산할수가 없었다.
내가 정말 힘들때 나를 일으켜 세워준게 바로 편셔리였다.
편셔리에 임차인이나 혹은 다른 누군가의 사소한 실수로 화재가 나서
잿더미가 되는건….내 마음이 잿더미가 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생각을 했다.
절대로 그런 일이 있을수는 없었다.
건물이 가로로 넓게 벌어져서 평수가 넓어서 그런지 보험료도
장난아니게 비쌌다.
내가 비싼 보험료를 내면서 이런 세부사항들을 더 꼼꼼히 챙기지
못했던게 후회가 되었다.
하지만, 내 눈으로 주변 건물의 화재를 직접 보았으니,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계약서에 적힌 보험대리점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서 계약서 갱신계약을
계약내용을 조금 더 강화해서 바꾸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차분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종무식이라서 방문이 힘드니까 신정이 지나고 바로 연락을 드리고
방문을 하겠다고 여자가 친절하게 말을 했다.
작년에 계약을 할때는 친절해 보이던 안경 쓴 남자가 왔었던것 같은데
기왕이면 작년에 계약을 했던 그 남자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종무식이라니까 더 꼬치꼬치 물어보기가 그랬다.
나는 다시 편셔리로 갔다.
소방차들은 어느새 다 가고 없었다.
화재조사하는 경찰관들과 소방관들만 몇 명 있는것 같았다.
건물 앞에 가보았다.
진짜 처참했다.
화재라는게 얼마나 무서운건지…..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였다.
건물 주변이 온통 물바다였다.
"어이 편사장…."
부동산 사장님이 날 불렀다.
"사장님….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다 타버리죠?"
내가 부동산 사장님을 보고 말을 했다.
편셔리 중개부터 시작해서 내 모든 부동산일을 봐주고 있는
근처 부동산의 사장님이었다.
"그러게 말이야….전기 합선 같다고 하는데….뭐 자세히 더 조사해봐야겠지…
조사 결과에 따라서 보험이 달라지잖아….
이 건물주 영감님 혈압 좀 오르게 생겼어….저기 옆 건물에 그으름 생긴것
봐봐…..신고들 빨리해서 옆 건물들로 불 안 번진게 다행이지….
내가 건물주 영감님한테 전화드렸거든,
영감님이 지방에 별장같은거 사놓고 사모님하고 거기서 지내고 계시거든…
아마 지금 부리나케 올라오고 계실꺼야.
노인네 쓰러지는거 아닌가 몰라….
그나저나 화재원인에 따라서 보상이 크게 왔다갔다 할텐데…..
복잡하게 생겼어….가스통이 터져서 건물 뒤편에 있는 다른 건물이
아주 아작이 났던데….."
아….건물 뒤편도 있었구나…..
나는 건물 앞쪽만 생각하고 건물 뒤쪽은 전혀 생각을 안했었다.
부동산 사장과 한참동안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편셔리로 올라왔다.
홍진이가 자기 트럭에서 빨간소화기가 아닌 스테인레스 용기같이 보이는
하론소화기를 부지런히 내리고 있었다.
"형, 이거 일반소화기보다 비싸….나한테 뭐라고 하지마…."
"오케이….잘했다…."
나는 홍진이와 같이 건물 구석구석에 소화기를 추가로 배치했다.
그래야 좀 안심이 될 것 같았다.
화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초기 진압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임대한 점포들과 복도들에 소화기를 배치했다.
"홍진아 소화기 어디다가 배치했는지 그림 다 그려놔라,
시시티브이 사각지대 없겠지?
설마 소화기 쌔벼가는 새끼들은 없겠지?"
"니미 주변에서 형 건물인줄 다 아는데 누가 감히 그 모험을
하겠어….
형 물건 쌔비다가 걸리면 아주 팔목이 부러질텐데…"
홍진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저녁에 홍진이 영식이와 저녁을 먹으면서 한 해를 마감하는
망년회를 했다.
술잔이 오갔지만 과음들은 하지 않았다.
다들 주머니가 두둑해지자 가족들하고 시간들을 더 많이 보내는것
같았다.
영식이도 집에서 가장으로 대접을 받으면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홍진이도 처가에서 개선장군 대접을 받는다고 했다.
나는…..집에 아무도 없었다.
집에서 아이들 엄마 노릇도 하고, 머슴노릇도 하고…..
아내는…..날…..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
아무 남자하고나 자니까 말이다.
아니…아니지….이미 이혼한 사이인데….내 말은 말이 안되었다.
아내가 집 나간지가 언제인데 그런 이미 다 지나가버린 쓸쓸한 생각을
하는건지….
내가 지금 오연지 생각이나 할때인가?
그렇게 한 해의 마지막 망년회를 마치고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갔다.
포개라도 있으면 야밤에 산책이라도 같이 돌텐데,
포개도 시골에 가서 없었다.
젠장….
집에 걸어가서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는데 전화가 왔다.
영상통화였다.
발신자가 아연이였다.
나는 너무 반가워서 전화를 받았다.
"아연아…."
나도 모르게 화면을 보면서 크게 아연이를 불렀다.
"아빠 뭐해? 또 술 마셔?
아연이가 웃으며서 말을 했다.
아연이 뒤로 엄마와 아버지가 고구마를 드시면서 웃고 있었다.
강이는 할머니 품에 안겨 있었다.
웬만하면 좀 떨어지지, 저 놈은 하루종일 저기 붙어 있는 모양이었다.
"강아….니 아빠다, 아빠한테 손 흔들어 줘야지…."
엄마가 강이를 보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강이는 전화기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고구마인지 뭔지
연방 입으로 집어 넣기 바빴다.
가족들을 보니까 저절로 얼굴에 웃음이 지어졌다.
"아빠 우리 잘 지내….미리 새해 복 많이 받어…."
아연이가 할머니 몸빼바지 같은걸 입은채 나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아연이가 강이 손을 잡더니 강제로 같이 흔들게 하니까
강이가 막 짜증을 내면서 소리를 질렀다.
뭐 먹을때 건드리면 강이는 항상 저랬다.
"애비야 잠바가 완전 부티난다, 잘 입을께…."
아버지가 화면에 대고 웃으면서 말을 하셨다.
"나두…."
엄마도 한마디 거드셨다..
그렇게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끝냈다.
젠장…..
영상으로 보니까 더 보고 싶었다.
나도 시골집에 며칠 더 있다가 올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회장 1월에 일본가면 나는 시골집에 내려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집에가서 영화나 한 편 때리고, 맥주나 마시다 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막상 집에 와서 영화를 찾다보니 볼만한게 없었다.
그냥 소파에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을 찾아 보았다.
혼자 킬킬대면서 만화를 보다가 갑자기 메일 계정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옥봉이는 그때 사진 이후로는 메일을 보내지 않고 있었다.
설마 한 해의 마지막 날인데 오늘 메일을 보내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밤에 확인할때는 분명히 메일이 없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시차가 없으니까 거기도 지금 일년의 마지막 날
밤일테니까 말이다.
나는 메일계정을 열어보았다.
이런 젠장…..
봉옥봉이였다.
그 놈의 메일 주소가 보였다.
이제는 몇 번 메일을 받았다고 메일주소가 눈에 딱 들어왔다.
보낸지 한 두어시간 지낸것 같았다.
대중없는 놈이었다.
낮시간에 보낸적도 있고, 밤시간에 보낸적도 있고 말이다.
락교장인이라는 새끼가 도대체 락교는 언제 만드는 지 알 수가 없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