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2] 눈꽃의 후회 011
네코네코
0
47
0
3시간전
눈꽃의 후회 011 ----------------------------------------------
마지막 영상을 재생시켰다.
여긴 어딜까?
실내정원같은 곳이었다.
분명히 지붕이 있는 것 같은데 돌과 나무 그리고 연못 같은 것들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곳 이었다.
봉옥봉과 오연지가 갑자기 화면에 등장을 했다.
그 거지같은 요리사 비슷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연못 앞의 의자 같은 곳에 둘이 나란히 앉았다.
카메라를 설치한 후에 영상을 촬영한 모양이었다.
아내가 앉을때 보니까 아내는 아래는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었다.
털이 제모된, 가운데가 갈라진 음부가 보였다.
봉옥봉이는 바지를 제대로 입고 있는 상태였다.
아내가 의자에 앉으니 꼭 긴 상의를 원피스처럼 입은 것 같이 보였다.
아래 반바지라도 입은것 같았다. 상의가 치마처럼 내려와서 말이다.
실제는 아무것도 안 입었는데 말이다.
봉옥봉이가 오연지와 바짝 붙어 앉아서 오연지 손을 꼭 잡고 말을 했다.
"편견씨, 우린 서로 사랑합니다.
하지만 연지는 편견씨도 사랑하고 있어요.
연지한테 이야기 다 들었습니다.
편견씨가 아니었으면, 연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연지와 나는 평생 같이 있을꺼에요.
편견씨에게 영원히 돌아갈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난 인간의 인연을 그렇게 모질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편견씨의 마음이 어떤지 난 모릅니다.
일단 일본으로 오세요.
그래서 우리 대화를 나눕시다.
내가 오해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잖아요.
연지가 편견씨를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혼자만의 생각이고, 편견씨는 이미
마음이 떠났을수도 있구요……"
"난 그걸 정확히 확인하고 싶습니다.
편견씨가 와서 자신의 의견을 우리와 마주 앉아서 정확히 밝혀준다면
난 연지를 편견씨는 제외한 쟈니 버나드 리와 나누면 되는 겁니다.
그건 연지도 원하는 바이구요."
"하지만 편견씨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으로 오세요, 단 하루, 단 한시간 만이라도 우리 이야기 합시다."
"내 사진들을 보고 내가 연지를 학대한다고 오해할수도 있겠지만
동영상을 보셔서 아시겠지요.
난 세상 그 누구보다도 연지를 아낀답니다."
봉옥봉이 자신의 옆에서 가볍게 웃고 있는 아내의 입에 자신의
입을 가져다 대었다.
두 사람은 가벼운 키스를 나누었다.
"사랑한다 연지야…"
"저두요, 선생님…."
봉옥봉이 아내를 보고 환하게 웃으면서 사랑한다고 말하자
아내도 봉옥봉을 보고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이십몇년전에 연지는 날 오해했어요.
그때의 오해만 아니었다면, 지금 연지와 내 인생이 모두 지금과는 많이
다를텐데 말입니다."
"첫사랑이 안 이루어진다는 말은 모두 거짓입니다.
우린 서로의 몸과 마음을 평생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가득 채울겁니다."
봉옥봉이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옆에 앉은 아내의 가운데로 손을 넣었다.
"다리 좀 벌려봐 연지야…."
아내가 수줍은듯 고개를 숙이면서 다리를 살짝 벌렸다.
털 한오라기도 없는 반들반들한 음부 아래가 보였다. 다리를 조금 더 벌리니
표피가 제거된 음핵이 보였다.
봉옥봉이는 그곳을 어루만지면서 말을 했다.
"연지가 이곳을 이렇게 개조한 이유는 바로 편견씨 때문이라고 하더라구요.
편견씨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이렇게 했다고…..
쟈니 버나드 리를 기쁘게 해주기 위한게 아니었데요…..
그거 편견씨 알고 있나요?"
뭔 개소리인가?
날 위해서 공알을 까다니…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나를 떠나서 쟈니하고 둘이 깐거면서 무슨 개소리인가….
나를 완전히 떠나기로 진짜로 마음먹었던것을 내가 잊을것 같은가….
뭐가 또 살짝 핀트가 어긋나고 있었다.
즉 오연지의 개구라가 시작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오연지의 표정을 유심히 보았다.
행복한듯 웃고 있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분명히 쟈니와 홍콩에
있을때의 표정이 아니었다.
오연지는 쟈니와 홍콩에 있었던 동영상을 내가 보게된것을 경악을 했었다.
나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때의 그 자연스럽게 행복한 오연지의 표정이 분명히 아니었다.
분명히 저 년 무슨 꿍꿍이가 있던가, 꿍꿍이는 아니더라도, 분명히
그때와는 달랐다.
느낌이 그랬다.
쟈니와의 홍콩영상은 숨기고 싶었고….
지금 이 영상은 나에게 간다는 것을 뻔히 아는건데….
뭔가 앞뒤가 맞지 않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년이 진짜 무슨 개구라를 까는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촉이 그랬다.
증거는 없어도 내 촉이 그런것 같았다.
봉옥봉이가 다시 천천히 말을 했다.
"편견씨도 모르는 이야기들이 많을 겁니다.
연지는 보기보다 생각이 많은 여자니까요.
오래전 그날 완성하지 못한 연지를 완벽한 여자로 만들어 주기 위해서
요새 연지와 정말 많은 대화를 합니다.
이십여년 넘게 중단되었지만…..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연지가 수술을 해서 몸이 약할줄 알았는데 아니에요.
제가 처음 연지의 순결을 가졌던 스물 한살의 연지와 지금의 연지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변한것은 흘러가는 세월뿐이지요….
우리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전 아직도 연지의 순결을 가지던 그 날을 잊지 못합니다.
연지가 저의 여자가 되던 바로 그 순간을 말입니다."
봉옥봉은 아내의 클릿을 계속 비비면서 말을 했다.
유부남이던 새끼가 총각행세하면서 순진한 여자 처녀성을 가진게
그런식으로 미화해서 할 이야기인가?
아주 질 나쁜 개새끼였다.
"연지 지금 무슨 생각하니….."
"그냥요….."
아내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면서 몸을 움찔움찔 대었다.
"연지야, 편견씨가 올까 안올까?"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내가 고개를 숙인채 대답을 했다.
"난 편견씨가 꼭 왔으면 좋겠다.
도대체 연지랑 그렇게 오랜 세월을 같이 산 남자가 어떤 남자인지
보고 싶어.
연지 넌 한 남자로 만족을 할 몸이 아닌데….
어떤 남자가 과연 그런걸 이해해주고 그렇게 오랜 시간을 같이
살았을까?
나 아니면 도저히 불가능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말이야…."
봉옥봉이가 이죽대듯이 웃으면서 말을 했다.
갑자기 아내가 고개를 들더니 말을 했다.
두건을 쓰지 않은 아내의 머리카락이 출렁거렸다.
아내가 입을 열었다.
"편지를 먼저 쓰고 나서 이 영상을 찍으려니까 무척이나 쑥스럽네요."
"오빠……
아니….여보…..
지긋지긋 하지도 않아요?
이런 우리 관계…..
이렇게 이십년을 끌어왔잖아요.
이젠 제발 끝내요….
오빠는 보나마나 마음 깊숙한 곳에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이번일이 끝내고 나면 또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다시 모든게
제자리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그런 막연한 기대 말이에요…."
아내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말을 계속했다.
"여보…..
이젠 제발 끝내요…..
나도 이젠 더 이상 지긋지긋하고….
당신도 피가 마를꺼에요…..
나 공항 데려다 주면서 통곡했던 당신의 눈물을 보면서….
이젠 이런 끝이 없는 듯한 반복….
끝을 내자는 생각을 했어요…
내 탓이에요….
우유부단한 내 탓이에요….
이젠 끝내요….."
"그래 끝내 이 씨발년아!!!"
아무도 없는 큰 거실에서 나는 노트북 화면속의 아내 얼굴을 보면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내 목소리가 너무도 크게 분노한듯이 포효해서….
내 스스로 내 목소리에 놀랄 정도였다.
나는 영상을 멈추고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주먹이 크게 움직일 정도로 큰 떨림이었다.
노트북을 들었다.
벽에다가 던져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난 마흔 여섯 평생동안….
아….해가 바뀌었으니 마흔 일곱이구나….
비싼 물건을 던져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국민학교때 연필 한 번 던져본적이 없다.
근검절약을 하지 않고 낭비를 하면 아버지 엄마한테 무섭게 혼이 나면서
자랐고, 그게 몸에 뱄기 때문이었다.
태어나서 아연이를 가장 무섭게 혼냈던게….
아마도 아연이가 홍콩에서 엄마가 보낸 바이얼린을 부쉈을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노트북을 내려놓았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국제특송택배를 뜯고 락교를 먹고 편지를 읽고
영상을 보느라고 양말도 벗지 않고 있었다.
나는 양말을 벗어서 주방의 빨래함 쪽으로 힘껏 던졌다.
"씨발놈의것……"
양말이라도 힘껏 던지니까 그나마 맘이 조금 후련해지는 것 같았다.
아닌말로 노트북 하나 부숴봤자 엄마 아버지 새잠바 사드린 값이면
떡을 치고도 남는다.
하지만 , 엄마 아버지 메이커 좋은옷은 사드릴지언정….
내가 낭비를 할 수는 없었다.
노트북 부수느니 우리 아연이 백화점가서 예쁜 치마 하나 더 사입히고,
우리 강이 좋은 음식 사먹이는게 나을 것이다.
주방으로 걸어가서 내가 던진 양말을 집어서 빨래통에 집어넣었다.
집에 빨래 널부러진 건 보기 싫었다.
아내 때문에 정리된 내 생활이 손상받기는 싫었다.
한두번 겪은 일도 아닌데, 나는 왜 이렇게 흥분을 하는걸까……
혹시 아내가 너무 정곡을 찔러서 이야기 해서 그런건 아닐까?
나는 혹시 아내를 이제는 신경 안 쓴다고 하면서 반년후, 혹은 일년후…
아내가 락교병신의 단물을 쪽쪽 빨아먹고 돌아올것을 정말
백만분의 일이라도 기대했던것은 아닐까?
아내가 그걸 너무나도 정곡을 찔러서 그런건 아닐까……
머리속이 복잡하고 생각이 복잡해졌다.
목이 말랐다.
생수를 먹었다.
몇 잔을 연거푸 먹었다.
냉장고를 열었다.
음료수라도 하나 꺼내 마시려다가 아까 내가 넣어놓은 락교단지가 보였다.
락교 단지를 꺼내서 국자로 락교 몇 알과 락교초절임물을 그릇에 담았다.
그리고 그릇째 원샷을 했다.
배알도 없는 병신이다.
저런 개새끼가 만든 락교를 독특한 맛이라고 또 처먹고 있으니 말이다.
국물을 삼켰다.
이 시원한 청량감이 좋았다.
락교를 아작아작 씹었다.
저 시팔놈의 영상을 얼른 다 보고 라면에 스팸을 좀 썰어놓고 삶아서
락교랑 같이 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썅년 때문에 내가 맛있게 먹을 권리까지 침해받을수는 없었다.
나는 엄마 말마따나 어디 내놓아도 이젠 빠지지 않는 그런 남자가
되어 있었다.
마흔 일곱살이지만 얼굴에 진짜 주름하나 보이지 않았다.
자신감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떠올랐다.
내 보험 전담직원이라는 오혜지라는 직원이 말이다.
내일인가?
언제 찾아온다고 했더라….
하도 짜증이 나서 그런 사소한 것들도 헷갈렸다.
시팔….
이름이 마음이 들지 않았다.
오혜지가 뭔가?
오연지 동생인가?
망할놈의 것…..
세상 모든게 다 오연지와 연결이 된 것 같았다.
이십년이라는 세월은 뛰어넘기가 정말 힘이드는 것 같았다.
이런걸 배반이율적이라고 하던가? 이율배반적이라고 하던가…
헷갈리기는 했지만….
나는 락교새끼가 보낸 영상을 보고 야마가 돌았지만,
락교새끼가 보낸 락교초절임물을 먹고 조금 안정이 되고 있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세상에 나만큼 깨는 놈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애들이 보고 싶었다.
애들이라도 있으면 애들을 보면서 다 잊을텐데…
혼자라서 더 외로운 것 같았다.
얼른 남은 영상이나 다 보고 라면이나 삶아먹어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노트북을 식탁으로 가지고 와서 식탁의자에 앉아서
동영상을 다시 재생시켰다.
"여보, 너무 화내지 마세요…."
이런 시팔년….
나를 너무 잘 안다.
역으로 이야기 하면 지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내가 방방 뛸것을
알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씨부렸다는게 된다.
니미 이십년동안 금이야 옥이야 손찌검 한 번 안하고 모시고 살았다.
물론 내가 경제적 능력이 없어서 얹혀 살다시피 해서 그런것도 있지만,
진짜 사랑해서 그랬다….
그건 진짜였다.
파리채로 팬것도 다 근래의 일 아니던가….
그런데 이 썅년은 지가 바람피고 싶은거 다 피고, 도대체 만나서
변태 개지랄을 떤 놈들만 몇 놈인가….
지가 하고 싶은거 다하고….그렇게 살다가 이제와서 개소리를 한다.
다시 영상에 집중을 했다.
"여보…..
나도, 당신도 우린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잖아요.
당신이 그래서 큰 마음먹고 우리 이혼을 하게 했지만….
당신 솔직한 속 마음 내가 모르는거 아니에요.
나도 역시 마찬가지구요….
당신에 대한 믿음과, 당신이라는 사람을 너무 잘 알기에….
내가 이래요…..
애들한테는 나보다도 당신이 더 필요할꺼에요…."
"닥쳐 이 시팔년아 그 더러운 입에….애들 들먹이지 말어…
이 썅년아….
애들을 버린 년이 어디서 까진 주둥이라고…."
나는 모니터 화면속에 아내 얼굴을 보고 쏟아부었다.
"아흐….."
아내가 말을 하다말고 잠깐 신음소리를 내었다.
"선생님….잠시만요….나…..말을 해야해요….잠시만…."
아내가 자신의 음부를 만지고 있는 봉옥봉이의 손을 잡고
옆으로 밀어냈다.
그리고 다리를 얌전히 모으고 앉았다.
"같은 말 되풀이 하지 않을께요….
일본으로 오세요….
당신은 보나마나 내가 또 뭔 짓을 꾸민다고 생각하겠죠…
맞아요…..날 세상에서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당신이니까요.
뭘 꾸미려고 일본에 온거 맞아요.
그런데 마음이 바뀌었어요.
진짜 원초적으로 살꺼에요.
마음이 바뀌지 않았으면, 당신한테 이런 영상 보내지 않을꺼에요…
일본에 오세요…
그리고, 이젠 정말로 우리 사이에 종지부를 찍어요.
당신이나 나나 서로 우유부단해서 종지부를 찍지 않으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서로의 인생에 얼마나 더 큰 상처를 주고 살지 몰라요.
아니 내가 당신 인생에 일방적으로 상처를 주겠죠.
와서 내가 원초적으로 사는 모습을 보고, 내 진짜 모습을 보세요.
그리고 선생님이 제시하는 조건을 받아들이시던지, 아니면 그냥
포기를 하세요.
시간 오래 걸리지 않을꺼에요.
단 한시간만을 이야기해도 얼굴을 서로 마주보고 이야기 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 아이디어지만,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당신이 결정하세요.
이 지긋지긋한 생활을 계속 이어나갈 것인지?
아니면 변화를 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잡을 것인지는
당신이 정하세요."
아내는 말을 마치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영상이 끝났다.
나는 말없이 노트북을 닫고 일어났다.
그리고 라면 두 개에 스팸 한 통을 다 썰어넣었다.
그리고 락교를 듬쁙 덜어서 같이 먹고 라면 국물에 밥까지 말아서 국물
한 방울 안남기고 다 먹어버렸다.
밥을 다 먹은후에 냉동실에서 아이크스림 통을 꺼내서 퍼먹었다.
단걸 먹으니까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나는 그렇게 잠시 배가 부른채 멍하니 있다가
안방 서랍으로 갔다.
그리고는 서랍안에 있는 여권을 꺼내서 유효기간이 언제까지 인지
확인을 했다.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다른데 비교 견적 하신다고 하셔서
솔직히 속으로 많이 조마조마 했었거든요, 전임자분이 퇴사를 하셔서
사전 준비없이 맡은 담당이라서 제가 사장님 계약을 놓치는 줄만 알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특약 내용이나, 보장 내용이 좋아서 계약하는거에요."
내가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전에 다시 마회장과 계약서와 약관들을
세세하게 번갈아 돌려보면서 대답을 했다.
"솔직히 오늘 계약서에 바로 서명하실줄은 생각도 안하고 그냥
설명만 드리러 혼자 온 것이거든요."
오혜지라는 보험사 직원이 활짝 웃으면서 말을 했다.
미인은 아니지만 치열이 참 고르다는 생각을 했다.
착하게 생겼다.
예전에 임연수가 저런 스타일이었던가? 이젠 얼굴도 잘 기억이
안 날 정도였다.
임연수가 말이다.
임연수도, 윤진경도, 다들 유부녀였는데 나랑 잤다.
솔직히 부끄러웠다.
임연수에게 꼬심을 당해서 나를 진단해 준다고 했던 그 정사도…..
윤진경과 워크샵에서의 그 격정적인 정사도…
솔직히 떳떳한 일은 아니었다.
윤진경과 떡을 치는 것을 다 보았을 가면을 쓰고 있던 오연지를
생각하니까 또 열불이 났다.
얼른 보험 계약에 다시 집중을 했다.
"편이사, 보장이 너무 지나칠 정도로 막강하지 않냐?
보장이 완벽한건 좋은데…..이러면 보험료가 상당히 많이 올라갈텐데…
저기……"
마회장이 테이블 위에 놓은 오혜지씨의 명함을 보더니 말을 했다.
"아…오혜지 대리님이시구나, 오대리님, 이 계약에서 이 보장과, 이 보장을
빼면 보험료가 얼마나 다운될까요?"
마회장이 보험계약 내용 몇 가지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오혜지씨에게
물어보았다.
"음…그것들 빼시면 보험료가 지금보다는 많이 낮아지실 겁니다.
하지만 그건 편사장님께서 꼭 넣으라고 하신거라서요…."
마회장이 나를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
"아….진짜 징한건 알고 있지만…..천장 무너질까봐 건물 안으로는
어떻게 들어오냐?"
내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전 벽에 똥칠할때까지 살아야 해요.
우리 강이 스무살이면 제가 몇 살 인지 잘 아시잖아요."
"강이 장가가서 편빈을 낳을때까지는 악착같이 살아남을꺼에요…"
"편빈은 또 누구냐?"
마회장이 물었다.
"강이가 낳을 아들 이름을 제가 미리 지어놓은건데요…
편육, 편견, 편강, 편빈…..어때요…..후대로 갈수록 이름이 덜 창피해지죠…"
내 이야기에 오혜지 대리가 쿡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오대리가 깜짝 놀라면서 사과를 했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진 모양이었다.
내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괜찮아요, 우리 아버지 이름 듣고 안 웃는게 이상한거죠…."
결국 보험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마회장이 징한놈이라고 할 정도로 보험료가 비싼 별의 별 보장을
다 집어넣어서 보험을 들었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오혜지 대리는 자신의 신분증과 사원증을 복사기에 복사해서
나에게 주었다.
"아니 이건 왜 주는거죠?"
내가 의아해서 물었다.
오대리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면서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내 눈을 응시하면서 말을 했다.
"제가 사장님 개인 정보를 다 아니까요, 사장님도 제 개인정보를
아셔도 괜찮다는 생각에 드립니다.
상업용 빌딩 말고도, 주택보험이나, 자동차 보험쪽등 모든 화재나
손해보험쪽을 다 취급하니까, 앞으로 어떤 일이든 맡겨만 주시면
담당자로써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 이름을 걸고 정말 확실하게 하겠습니다.
제가 관리파트에 있다가, 이쪽 업계에서 빠르게 승진하고 커나가려면
영업파트 경력이 없으면 안된다고 해서 에프씨쪽으로 지원한 것이거든요…
앞으로 맡겨만 주시면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당돌한 아가씨였다.
물론 세세한 내 개인정보가 저 아가씨한테 다 넘어간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자기 신분증하고 사원증까지 복사해서 날 줄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이런식으로 보험영업을 하는 사람은 또 처음 본다는 생각을 했다.
서류가 바닥에 떨어져서 집어 올리다가 오혜지 대리의 종아리를 보았다.
무릎까지 오는 스커트를 입었는데 스커트 아래로 종아리가 참 아담하니
귀여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때 같으면 잘 기억했다가 딸감으로 사용했겠지만, 이젠 어언 내 나이
마흔 일곱이다.
그러면 주책이다.
오혜지 대리가 복사를 해서 준 종이를 보았다.
나보다 열네살이 어리다.
서른 세살이다.
이십대로 보았는데 생각보다 나이가 많다는 생각을 했다.
강력한 동안중의 한 명이었다.
젠장 주위에 하도 강력 동안들이 많아서 이 정도는 크게 놀라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여자로 볼 필요는 없었다.
내 보험 담당자니까 말이다.
내가 하나하나 세세히 따져가면서 앞으로 인연을 이어나가야 할 사람이다.
그동안 그렇게 가볍게 마음 주었다가 상처만 입었던 과거가 있지
않았었는가….
이제 내 인생에 여자는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보험 계약을 마무리 하니까 기분이 좋았다.
기분이 정말 깔끔했다.
보험 계약을 조금 급하지만 서둘러서 깔끔하게 마무리한 이유가 있었다.
다음주에 마회장과 같이 일본에 가니까 말이다.
"한시간 가는데도 기내식을 주네요…"
내가 창밖의 구름을 보면서 마회장에게 말을 했다.
"줘두 지랄이냐….맛만 있구먼…."
"저도 맛은 있는데….시간이 얼마 안되어서 음료로 기레까이 할 줄
알았거든요…"
내가 맛있게 기내식을 먹으면서 대답을 했다.
"마음은 정했냐? 갈꺼야 안갈꺼야….
마회장이 나에게 물었다.
"아직이요…..아직 결정은 못했어요…."
"에이…진짜 승질나게….
결정을 못했으면 비행기를 타지 말던가…
이미 일본가는 비행기에 올라타서 기내식까지 잘 처먹고 있으면서도
마음의 결정을 못하면 어쩌냐….."
마회장이 짜증을 내면서 말을 했다.
내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그냥 도쿄구경이나 하고 다시 돌아가면 되죠 뭐……"
"논다….니가 동경구경하러 일본행 비행기를 탔겠냐?
하여간에 공항 빠져나갈때까지 말해라…
동경에서 훗카이도까지도 꽤 멀단 말이야…
그리고 삿포로에 풍속업소 알아놓은데가 있는데…
내 스케줄도 맞추어야 할 꺼 아니야…."
"회장님은 드론 부품 사러 오신거에요? 기생 관광 오신거에요….."
내가 마회장에게 물었다.
마회장이 웃으면서 나에게 대답했다.
"편이사 스튜어디스 지나간다 맥주 두 깡만 달라고 해라…
입가심이나 하자…
난 전세계 스튜어디스중에서 우리나라 스튜어디스들이 제일 이쁘더라…"
나는 지나가는 스튜디어스를 불잡고 캔맥주 두 개만 달라고 부탁을 했다.
스튜어디스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대답을 하고 캔맥주를 가져다 주었다.
얼마나 밝게 웃는지, 귓방망이를 한 대 날려도 네 고객님 하면서
웃을것만 같다는 느낌이었다.
나도 마회장과 의견이 같았다.
스튜어디스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 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친절하고, 제일 이쁘고, 제일 늘씬했다.
아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난 우리나라 비행기 말고 다른 나라
항공사 비행기는 거의 못 타본것 같았다….
시팔……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Highcook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