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2] 눈꽃의 후회 034
네코네코
0
39
0
2시간전
눈꽃의 후회 034 ----------------------------------------------
왜 눈에 눈물이 고였을까?
오혜지 대리의 입에서 오연지라는 자기 이름과 비슷한….
그 이름이 나왔을때, 내 눈에 왈칵 눈물이 고여버렸다.
아마 본능적으로 이미 게임 끝났다는 것을 나는 직감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연지가 어떤 년인지 세상에서 제일 잘 아는게 바로 나라는
생각이 있으니까 말이다.
어쩌다가 오연지가 오혜지 대리의 일까지 개입이 된 것일까…
오대리의 눈물을 내 손수건으로 닦아주려 했으나 오대리는
살짝 몸을 뒤로 피했다.
나는 고집을 부리지 않고, 내 손수건으로 내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았다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오대리가 눈물을 닦고 억지 웃음을 지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지난 이주동안, 오연지 이사님하고 몇 번을 만나고, 또 거의 매일
통화를 했어요.
처음에는 믿을수가 없었어요…..
사장님의 전 부인이라는 것을….."
"그러고보고 사장님도 절 속이셨네요….
우리 둘이 같이 걷다가 사모님 여러 번 마주쳤잖아요
제가 연예인 같다고, 모델 같다고 사장님한테 여러 번 이야기 했었잖아요.
사장님은 끝까지 모른척 하셨잖아요…."
오대리는 억지로 나를 보고 웃어보이고 있었다.
"…………….."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나 너무 못됐죠?
그런데요, 사장님 나 핑계 하나만 댈께요….
나 런던 비즈니스 스쿨에 너무 가고 싶어요….
밤마다, 귀에 CNN방송을 꽂고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기회에 대비해서
영어공부를 했던게, 정말 너무너무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장님, 나 정말 너무너무 영국에 가고 싶어요.
나 런던 비즈니스 스쿨에 다녀와서 복직을 하면요…..
지금 회사에서 경력을 더 쌓고….그러면 헤드헌터들 명단에 이름을
올릴수도 있데요…..
사모님도 그러셨다면서요…..저처럼 대기업에서 오래 계시다가
외국계 회사로 가셔서 이사님으로 승진하신 거라면서요…."
"사모님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대기업에서 임원이 되는 것보다, 그렇게 전문적인 기업에 스카웃이
되어 임원…그리고 그 이상으로 승진한다면….
월급쟁이 입장에서는 그보다 더 좋은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전문직 여성이 되는 것 말이에요….."
"사장님….
나 핑계 하나만 댈께요…
나 사장님 너무 좋아하는데…..
사모님이 아직 사장님을 너무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사모님이 그러셨어요.
사장님을 아직 많이 사랑한다고….
사장님 옆에 있고 싶은데….
제가 너무 사장님한테 잘 어울리는 사람 같아서 많이 힘드시데요….
저한테 기회를 주는 것은 물론 사장님 때문이기도 하지만….
같은 여자로써….흔치 않은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처음에는 저도 사모님을 믿지 못했어요….
그렇게 이쁜 사람이…….진짜 무슨 모델 같은 사람이 무슨 유학을
알선해주고 그럴수가 있겠어요…
연예인 같은 사람이 무슨 투자회사에서 일을 하고, 금융을 알겠어요….
그래서 저를 속이는 것으로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요….이 바닥…그렇게 넓지 않아요.
한 다리만 걸치니까…..다 알더라구요…
오연지 이사님 하니까 투자업계에서는 제 또래의 대리급들은
거의 다 알더라구요….
심지어 제 대학 동기는 오이사님한테 세미나 강의를 들었던 적도 있었데요…
글로벌 여성 금융인력에 대한 강의를 말이에요….
제가 정말 몰래 많이 알아봤어요….
사모님….그러니까 오연지 이사님이라는 분에 대해서…"
"오이사님은 사장님이 남은 인생의 모든것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사장님….정말 죄송해요…..
저 이미 모든 결정을 다 마친 상태에요….
오늘 사장님 만나는것도 오이사님한테 문자 드렸어요…..
오이사님 제가 몇 번 만나서 이야기 해보니까 정말 좋으신 분 같아요.
영국생활 하면서 일체의 간섭도 없을꺼라고 마음껏 공부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오이사님은 형편이 어려워서 유학같은건 꿈도 못꾸시고 살았었데요…
그래서 오이사님은 해보지 못하셨던것 저 한테 한 번 도전해 보라고
하시더라구요…..
어려운 일 있으면 언니처럼…..그리고 제 인생의 멘토가 되어서
돌봐주신다고 했어요.
오이사님이 제 영어 실력 테스트 해주셨는데….
이이사님 영어발음을 듣고 얼마나 놀랬는지 몰라요.
어떻게 한국인이 그런 발음을 낼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정말 무슨 영어교재에 나오는 외국여자 발음 같았어요.
제 엉터리 발음이 너무 창피하더라구요….."
"정말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끼리 만나셨던건가봐요?
사장님 정말 좋으신 분이라서 도대체 어떤 부인하고 왜 이혼을
했던것인가 정말 많이 궁금했었거든요…..
두 분 정말 잘 어울리세요….."
"하고 싶은 말….너무 많은데….
오이사님이 부탁하셨어요…..
하루라도 빨리 어학코스 부터 하자고….
가을까지 어학코스하고…가을학기 부터 바로 런던 비즈니스 스쿨
공부 시작하도록 조치해주신데요….
이사님이 잘 아시는 회사…..거기 홍콩 오리엔탈 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의 모회사가 런던 비즈니스 스쿨에 스칼라쉽을 지원하고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전 그 스칼라쉽을 이용해서 공부할꺼에요….."
"미안해요…..사장님….
정말 많이 좋아했었는데…
저 너무 이기적이죠…
결국…..제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이렇게 서둘러서 떠나게 되네요…
근데…솔직히 요새 너무 떨리고…그래서 잠도 안와요….
정말….한 마리 흰 백조가 되는 느낌이에요….."
"마지막으로…..사장님 손 한 번 잡아보고 싶은데…
오이사님이….저한테 부탁하셨어요….
사장님 괜히 마음 아프게….스킨쉽 같은거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저 앞으로 유학가서 멘토의 자격으로 오이사님하고 연락은 해도….
사장님한테 연락은 못 드릴것 같아요….
오늘이 아마….제 인생에서 사장님….보는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몰라요…
몇 년뒤에 우연히라도 마주치면 모른척 할꺼니까….
그냥….이해해 주세요….사장님…
저 너무 못됐죠….."
오대리는 눈물을 아예 줄줄 흘리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한 숨이 나왔다.
이미 게임 끝난것 같았다.
내가 떡을 치자고 했나…..
그냥…..같이 친구처럼 밥먹고 대화하고……그러기만 해도 좋은데…
오월달에 괜히 키스를 너무 많이 했나….
그것도 내 욕심에 포함된 것이었나…
오대리는 울다가 그렇게 내 앞에서 떠나가 버렸고…..
나는 혼자 남아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잘가요…..오혜지 대리…..
오대리가 무슨 죄가 있겠어요….
오연지가 씨발년이지…..
지는 별 개지랄 다 떨면서 지난 이십년 살았는데….
나는 고작 키스나 하는 좋은 여자사람친구 하나 있는걸….
이렇게 완벽하게 뒷탈없도록 떼어내다니….
오대리 머리속에는 이미 내가 아닌 런던 디스코 스쿨인지 나발인지가
가득 차 있을텐데 말이다….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갔다.
강이가 아내와 티브이에서 나오는 동요를 보면서 율동을 따라 하고
있었다.
강이의 입이 귀에 걸려서 재미있게 율동을 하고 있었다.
"일찍 오셨네요…"
아내가 웃으면서 나를 맞아주었다.
씨발년….
나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화가 난거는 화가 난거고….
아연이 저녁은 맛있게 차려주어야 한다.
나는 아침 먹을때 아연이가 먹고 싶다고 이야기 했던 꿔바로우를 해주기
위해서 고기를 다듬고 찹쌀반죽을 했다.
아연이는 세상에서 아빠가 만들어주는 꿔바로우가 제일 맛있다고
항상 말하고는 했었다.
아연이가 와서 넷이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아내는 강의가 없는 날이라서 아예 저녁까지 먹고 갈 생각인것
같았다.
아연이도 잘 먹었지만, 강이는 아예 손으로 꿔바로우를 잡고 쩝쩝대면서
먹고 있었다.
강이 먹기 편하게 잘게 썰어준것을 강이는 포크도 아닌 손으로 집어먹고
있었다.
맛있는걸 보면 마음이 급해진 강이가 흔히 하는 행동이었다.
포크로 먹으라고 아무리 말을 해주어도 마음이 급한 강이는
항상 손이 먼저 나갔다.
내가 강이를 쳐다보자 강이가 나를 보고 빠아라고 소리를 친후에
다시 꿔바로우를 손으로 집어 먹었다.
지 엄마한테는 엄마라고 똑바로 발음하면서….나는 아직도 빠아다…..
그때 우빠라고 한 번 하더니…그 다음은 계속 빠아였다……
나는 밥을 먹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가 나기보다는 기가 막혔다.
나랑 오대리가 같이 지나갈때 일부러 다른곳을 보고 지나가던 아내였는데….
그때 이미 머리속으로 짱구를 다 굴리고 있었던것 같았다.
어떻게……그럴수가 있을까…
일반인들은 도저히 그런 상상도 못 할 것이다.
저녁을 다 먹은 아내가 슬슬 내 눈치를 보더니 아연이 방으로 같이 들어갔다.
아연이와 공부를 하려는 모양이었다.
나는 강이와 블럭쌓기를 하면서 같이 놀았다.
아홉시가 다 되어 아내가 거실로 나왔다.
"나 갈께요…..강아 엄마 내일 아침에 올께……"
아내가 나에게 말을 하고 강이에게 손을 흔들었다.
강이가 블럭을 집어 던지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아내에게 가서 손을 잡았다.
"모요…모요….."
강이가 아내를 안방으로 끌고 가면서 말을 했다.
아내와 같이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물놀이를 하면서 목욕을 하자는
것이었다.
아내가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는 강이와 같이 물놀이를 하고 목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강이와 물놀이를 하고 목욕을 하면 결국 강이랑 같이 안방에서
자게 되는 것이다.
아내가 난처한 듯이 내 눈치를 보고서는 강이에게 끌려서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내와 강이가 옷을 벗고 안방 욕실에 들어가서 욕조에 물을 받는
소리가 들렸다.
아연이를 재우고 강이와 아내도 안방 침대에서 자는 것 같았다.
나는 불꺼진 거실 베란다에 놓인 티테이블에 혼자 앉았다.
아파트 앞쪽이 뻥 뚫려서 조망이 좋았다.
야경을 보고 있었다.
갑갑했다.
다시 혼자가 된 것 같았다.
정말 오래간만의 설레임이었는데 말이다.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정말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혼자서 멍하니 야경을 보고 있는데 인기척이 났다.
잠옷만 입고 있는 아내였다.
강이를 재우고 나온 모양이었다.
아내의 손에는 캔맥주 두 캔이 들려 있었다.
아내가 한 캔을 따더니 나에게 주고 다른 한 캔은 따더니 자신이
한 모금 들이켰다.
"혜지씨 일은 미안해요……"
아내가 말을 했다.
"………………."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맥주를 들이켰다.
내가 아무말도 하지 않자…..아내가 계속 이야기 했다.
"혜지씨를 믿을수가 없었어요…..
너무 착하고 좋은 아가씨인것 같아서….
당신한테 너무 푹 빠져버릴까봐….
너무 푹 빠져 버리면….나중에는 정말 떼어낼수 없을까봐….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속도를 냈어요….
당신한테는 정말 너무 미안해요….."
씨발년……
박스테이프를 뜯어서 입에 붙여버리고 싶었다.
내가 진짜 떡을 치고 색을 즐긴것도 아니고….
그냥 같이 술먹고 영화 이야기 하고….그렇게 좋은 친구였는데…..
난 평생 저 방지대 인간들하고 욕만 하다가 늙어 죽어야 하는 팔자인가….
"혜지씨, 빈자리 내가 채울꺼에요…..
꼭 그렇게 할께요…..
내가 당신한테 하는 프로포즈는…..꼭 당신한테 말로만 하는걸
뜻하는건 아니에요…
이번에 혜지씨 일도…어떻게 보면….당신한테 간접적으로
프로포즈하는거나 다름없어요……"
"…………………."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아내가 맥주를 들이키더니 말을 했다.
"당신하고 이렇게 나란히 앉아서 맥주를 마신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몰라요……."
아내는 기분이 무척이나 좋은 듯 했다.
아내는 흥얼거리면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길을 걸으면 생각이난다.
마주보며 속삭이던 지난날의 얼굴들이
꽃잎처럼 펼쳐져간다."
나는 고개를 돌려서 노래를 부르고 있던 아내에게 말을 했다.
"시끄러워….이 썅년아…."
내가 갑작스럽게 욕을 하자 아내가 깜짝 놀라서 노래를 멈추었다.
"미안해요…."
아내가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했다.
"나 좀 때려주세요…..
나 당신한테 많이 맞아야 할 것 같아요….
나한테 욕해주고….때려주세요…."
"…………………"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내가 안 때리는 것을 아니까, 이 년이 이렇게 말을 하지….
이미 게임 다 끝나고 버스 다 떠났는데 줘 패서 뭘 할 것인가…
오혜지의 마음속에는 이미 나보다 런던이 꽉 찼는데 말이다.
나는 맥주 한 캔을 다 마셔 버렸다.
아내가 어두운 거실을 빠르게 뛰어가서 주방에서 캔맥주를 몇 캔
더 가지고 왔다.
아내가 캔을 하나 더 따서 내 앞에 놓았다.
나는 그걸 받아서 또 들이켰다.
아내도 나를 따라서 맥주를 마셨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자리를 먼저 피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 집이다.
아내 이름으로 분양 받아서 원래 아내 집이기는 했었다.
아내가 번 돈으로 산거니까 말이다.
하지만….나 준거다.
줬다가 뺐으면 눈다래끼 난다.
한 번 주면 땡이었다.
그러니까 내 집이다.
내 맘대로 여기 있을 것이다.
거실 중앙 베란다에 티 테이블을 놓은 이유는 야경이 멋지기
때문이었다.
내가 아내를 피할 이유는 없었다.
아내는 내 옆에서 고개를 푹 숙인채 가만히 있었다.
도대체 저 년 머리속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말 없이 술을 마시는 나에게 아내가 입을 열었다.
"내가 마흔 세살까지 살면서 가장 큰 잘못을 한게 있다면요….
당신을 버리고 홍콩으로 떠났던 거에요….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었어요.
예전에는 봉옥봉씨를 만나서 가까워졌던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오점이었는데….
이번에 일본에서 봉옥봉씨와 같이 지내면서 느꼈어요….
나는 결국 봉옥봉씨 핑계를 대고 있었던 거에요….
충분히 나는 이미 예전에 봉옥봉씨를 극복할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봉옥봉씨의 핑계를 대고 있었던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안해요……
그땐 내가 정말 미쳤었던것 같아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어요.
당신 마음에 상처주고, 그렇게 완전히 홍콩으로 떠나버렸던것….
지금 생각하면….나도 내 자신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요."
"…………………."
나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아내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맥주캔만 하나 더 따서 원샷을 해버렸다.
그리고 바로 거실 안으로 들어가서 쇼파에 누워버렸다.
지겨웠다.
아내의 저 레파토리…..
아내가 홍콩에서 쟈니한테 쫒겨난후에…..
내가 아내를 돌봐줄때….
저런 비슷한 이야기 백번은 더 들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감았다.
내 머리맡에 베개를 가져다 놓고, 내 몸 위에 이불을 덮어주는게 느껴졌다.
나는 내 몸 위에 덮어진 이불을 뻥 걷어 차 버렸다.
눈을 감고 있는데 아내가 내 발 밑에 그 이불을 집어다가 다시 놓아두는게
느껴졌다.
진작에 잘 해주지….
지난 이십년간 배려는 개코도 없더니….
다 늙어서 이게 무슨 생쇼인가….
나는 급하게 먹은 맥주 때문에 기분이 야리꾸리해서 얼른 자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나는 마회장에게 오혜지와 나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했다.
"니미 사랑 싸움에 그 보험 아가씨만 로또 맞았네….
런던 비즈니스 스쿨은 나도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인데….
유럽의 수재들은 다 몰린다는데 아니냐?
거기 나오면 연봉이 허덜덜 하다고 하던데…"
"편이사 너한테 미안한 이야기지만…..내년이면 스물살 되는 딸래미
있는 홀아비하고 그런 유명 비즈니스 스큘 유학에 체제비에 돌아와서
안정된 탄탄대로 보장이면…..나 같아도 유학을 택하지…널 택하겠냐…
그 아가씨 너무 미워하지 말아라….."
"미워하지 않아요…..
오연지가 미울 뿐이에요….
진짜 같이 잔 적 한 번도 없는 좋은 친구사이였었어요….
친구관계까지 끊을 필요는 없잖아요…"
마회장이 웃으면서 말을 했다.
"참…..이런말 하기는 뭐하지만….니네 부부들의 일에 끼어들면 꼭 뭔가
콩고물이 떨어진다…
그때 나랑 내 중국에 있는 후배도 엉뚱하게 니네 와이프 연결 해 주었다가
억단위의 돈이 생기지를 않나…..그 보험 아가씨도 너와 가까워 졌다가
로또보다 더한 행운을 거머쥐었잖아……"
나는 정말 할 말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정말 나랑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었던 여자들은 뭐가 잘 풀려도
다 잘 풀린것 같았다.
윤진경도, 임연수도, 사지연도……
모두 나름대로 잘 풀렸다.
게다가 오혜지까지 말이다.
수왕보에서 혼자 몸을 담그고 있었다.
내가 혼자 몸을 담그고 있으니까 영식이와 홍진이가 어느새 내 옆으로
와서 옷을 벗고 몸을 담그었다.
"견아 표정이 많이 안좋다….
뭔 일 있어?
요새 보험 아가씨 안오는 것 같은데….
너 보험 아가씨랑 깨졌지?"
영식이가 조심스럽게 나에게 물었다.
"묻지말어…..아무것도……
해골이 복잡하다…."
나는 눈을 감고 목 위 부분만 내 놓은채 탕 안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형….그 보험 아가씨 안 따먹었지….
그러니까 깨진거야…
형 대학때 생각해봐….
완전 골초 양아치 여자던, 영식이형네 사체과에 몸무게 80키로 넘는
투포환 선수 출신 여자던 주기만 하면 형은 무조건 오케이 했었잖아.
진짜 완전 잡식성이던 형이…..좆도, 여자를 따먹지도 않고 아껴준다는게
말이나 되는거야?
형 옛날에 형수 만나고 형수한테 뿅 갔을때도, 형 스타일로 밀고
나갔었다고….
그땐 형 졸라게 터프 했었어….
지금처럼 이것 저것 생각하는 부드러운 남자가 아니었다고….."
홍진이가 내 옆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중간에 말을 멈추게 하려다가 가만히 듣고 보니까…..
나도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이십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었다.
오혜지가 그렇게 소리소문도 없이 내 곁에서 떠난후에, 보험회사에서
웬 믿음직스럽게 생긴 남자가 나에게 새로운 담당자라면서 인사를 왔다.
나는 힘빠진 손으로 그와 악수를 나누었다.
오대리와 그렇게 억지로 헤어지게 된 후의 첫 수요일이 다가왔다.
나는 모텔을 잡지도,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지도 않았다.
나는 편셔리 옥상에 의자를 놓고 멍하니 앉아서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6월이지만 무척이나 더운 날씨였다.
문자가 왔다.
네시 십분이었다.
[오빠, 일주일에 단 한 번인데, 얼른 오세요.
나 609호에 있어요 기다릴께요.]
기가 막혔다.
내가 안가고 문자도 안 보내니까…
아내가 먼저 무인텔에 들어가서 방을 잡고 문자를 보낸 것이었다.
나는 아내의 문자를 보고서 바로 지워버렸다.
그리고 어린이집으로 가서 강이를 데리고 집으로 갔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비아그라 직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