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3] 비밀일기 001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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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비밀일기 001 --------------------------
칠월말부터 팔월초까지 보름 정도는 마대정보진흥도 휴가였다.
마회장은 간숙씨와 빈이를 맑은 공기속에서 여름을 보내게 해준다고
지리산으로 휴가를 떠나버렸다.
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여름휴가를 보내는 팔월초에 할일이
없어져 버렸다.
체육관도 일주일동안 여름방학이라서 운동하러도 못간다.
유일하게 방학을 안하는 곳이 강이의 어린이집이었다.
나는 항상 일이주에 한번씩 제일 비싸고 좋은 과일들을 왕창 주문을 해서
어린이집으로 배달을 시켰다.
어린이집에 아이 맡기는 비용을 물론 다 지불하지만…
그래도 인지상정이었다.
맛있는 과일을 강이와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들이 다 같이 나누어 먹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겠는가…
그리고 강이가 과일을 좀 많이 먹는게 아니었다.
그래서 원장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들도 다들 나만 보면 반갑게 대해주고
그랬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자식을 다만 몇시간씩이라도 맡겨놓는데….
그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시시티브이까지 설치되어서 정말 안심할수 있는 좋은 어린이집인데 말이다.
그렇게 강이와 단 둘이 남아버린지 이틀이 되었다.
낮에 강이가 어린이 집에 간 사이에 혼자 거실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
트렁크 빤스 차림으로 혼자 여유롭게 에어컨을 틀어놓고 반건오징어에
마요네즈를 찍어먹으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FBI들의 활약을 그린
미드시리즈를 순서대로 보고 있었다.
한참 미드에 푹 빠져서 보고 있는데, 전화기에 문자가 왔다.
아내였다.
[오빠, 미안한데, 내가 지내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전화가 왔어요.
아랫집으로 물이 새는것 같다고 하네요. 확인 좀 해주면 안될까요]
나는 알았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아내는 현관문 비밀번호를 나에게 문자로 보내주었다.
예전에 아내가 처음 이 아파트를 분양 받았을때 현관문에 등록했던
그 비밀번호랑 같았다.
아내는 아직도 그 비밀번호가 좋은건가…..
우리집은 그 비밀번호를 바꾼지 상당히 오래되었는데 말이다.
그나저나 시차가 있을텐데…..런던은 지금 몇 시인가?
아내는 자다가 전화를 받은건가?
여덟시간 차이라고 했던것 같은데…
거기는 지금 아침시간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반바지에 티셔츠만 입고 슬리퍼를 찍찍 끌면서 바로 옆 단지로
걸어갔다.
단지가 붙어 있었다.
바로 옆단지 관리사무소로 가서 말을 했다.
"000동 000호 뭐 물새는것 때문에 전화하셨나요?"
"아…네…빨리 와주셨네요…."
사람 좋아보이는 나이가 지긋한 관리소 아저씨와 함께 아내의 집으로 갔다.
처음 아내의 집에 들어가보는 것이었다.
아내가 알려준 비밀번호로 열고 들어가 보았다.
작은 평수라서 욕실이 하나뿐이었다.
이틀간 물을 전혀 쓰지 않아서 욕실 바닥이 전부 말라 있었다.
욕실하고 주방을 꼼꼼히 살펴보았으니 물이 샐만한 의심이 드는 곳이
없었다.
관리사무소 아저씨와 한참을 살펴보다가 아랫집으로 내려갔다.
아랫집에서 물이 샌다고 신고를 했던거라서 아랫집으로 나까지
같이 가서 보았다.
나도 건물관리를 해봐서 안다.
이런건 홍진이가 전문가인데….홍진이는 내일인가 모레에 제주도에서 올텐데….
홍진이는 워낙에 꼼꼼해서 누수하고 누전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밤을 세워서라도 찾아내는 놈이었다.
관리소 아저씨가 아랫집을 꼼꼼히 다시 살폈다.
후래쉬까지 비추어가면서 꼼꼼히 살펴 보고 있었다.
"이상하다 분명히 누수가 있는데...….."
아저씨와 다시 아내의 집을 살펴보고, 아무래도 이상해서 그 윗집으로
올라가 보았다.
윗집에서 한참을 찾던 아저씨가 발견을 했다.
윗집 주방의 수도가 새는 것이 아래로 타고 내려가서 그 아랫집에서
물 새는게 발견이 된 것이었다.
"허…참 신기하네요….바로 아랫집이 안 젖고, 타고 내려가서 그 아랫집이
젖었네요…."
하긴…옛날에는 십오층에서 새는게 구층에서 발견이 된 적도 있었으니까요…."
"여하튼 사장님 감사합니다. 빨리 협조해주셔서 얼른 찾았네요….."
관리사무소 아저씨가 누수가 되는 부분을 빨리 찾아서 기분이 좋은지
크게 웃으면서 나에게 인사를 했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다.
온 김에 아내의 집에 다시 들어갔다.
벽지와 바닥을 꼼꼼히 살폈다.
혹시나 젖은 부분이 있으면 윗집 누수공사할때 같이 해버려야지….
나중에 곰팡이가 낄수가 있었다.
아내는 지금 월세로 산다고 했는데, 내가 임대를 놓고 있기 때문에
이런거는 진짜 빠삭했다.
발생했을때 빨리 처리해야지 나중에 진상 임대인을 만나면
보증금때문에 대가리털 잡고 싸우는 일이 발생할수도 있었다.
다행히 아내 집에는 윗집 수도 누수로 인한 눈에 보이는 피해는 없었다.
벽을 타고 아랫집으로 내려간 모양이었다.
진짜 복불복이었다.
누수가 타고 가는 길은 며느리도 모를 일이었다.
아내의 집을 다 살펴보았다.
가구도 별로 없고 가재도구도 별로 없었다.
아침은 맨날 우리 집에 와서 먹고, 점심은 오전에 운동 다닌다고
했으니 운동 끝나고 먹거나 아니면 강의없는 날은 집에서 내가 만들어
놓은 반찬해서 강이랑 같이 점심을 먹을 것이고….
저녁이야 강의 있는날은 학원에서 먹을것이고
없는 날은 역시 집에서 강이랑 같이 먹으니…..
집에서 음식 해 먹을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았다.
강의 있는 날만 잠을 자는것 뿐인 아파트였다.
강의 없는 날은 강이랑 같이 목욕하고 안방침대에서 자니까 말이다.
냉장고를 열어보았다.
진짜 텅 비어 있었다.
우유나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들만 조금 있었다.
그리고 싱크대위에는 각종 영양제와 비타민 그리고 건강 기능식품들이
잔뜩 있었다.
하여간에 지 몸은 드럽게 챙기는 년이었다.
조금 살펴보다 보니까 흥신소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을 했다.
아내에 대한 관심이 아니었다.
예전같이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에 대한 관심 때문에 생기는 호기심은
절대로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아내가 지난 3월에 귀국한뒤로 오피스텔에 아주 잠깐 지내다가
이 아파트로 월세로 이사온 후에 처음 들어와 보는 것이라서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때 아내가 강이를 낳은후에 내가 산 소형 아파트에 아내를 들어오게
해서 살 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그때는 내가 진짜 살림집처럼 가재도구도 다 구비를 해 놓고
침대나 가전제품도 들여놓고 해서 정말 사람 사는 집 같았지만 지금 이
아파트는 그렇지 않았다.
진짜, 혼자 사는 직장인이 밤에 들어와서 잠만 자고 나가는 그런
임시 숙소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 흔한 티브이도 없었다.
작은 거실 한 구석에 교자상이 있고, 그 상의 옆에는 여러 문제집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아연이 공부 때문에 아내가 보는 입시관련 참고서들과 문제집들인것
같았다.
그리고 아내가 보는 영어로 된 책들도 상당히 많이 있었다.
책꽃이가 없어서 책을 그냥 바닥에 쌓아놓은것들도 상당히 많았다.
저 책들은 또 어디서 가져온 것들일까….
하여간에 아내의 책 사랑은 알아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는 떡을 안 치니까 책을 볼 시간이 더 많은 것일까?
아내의 떡 생각을 하니까….
그때 그 새벽에 아내가 눈물을 흘리면서 내 다리 아래 있던게
자꾸만 생각이 났다.
아직도 그때 생각을 하면 기분이 이상했다.
그날…..
그 새벽 이후로…
나와 아내의 사이가 무척이나 많이 서먹해 졌었다.
아내는 마치 나를 사춘기 여중생이 짝사랑 하는 미술 선생님 보듯이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지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차려주는 아침이나 저녁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그럴 정도는 아니었다.
내가 차려주는 밥은 밥풀 하나 남기지 않고 싹싹 다 처먹으면서 그러니까
조금, 뭐랄까….저러다 말겠지 하는 생각도 있기는 했었다.
하여간에 그렇게 어영부영 시간이 흘러서 아내는 벌써 영국에 있다.
아연이와 함께 말이다.
그리고 갑작스렇게 터진 관리사무소의 호출에, 영국에 있는 아내가
아닌 내가 이렇게 아내의 아파트 가운데 서 있었다.
아내의 아파트 중심에서 호기심천국을 외치고 있었다.
별다른게 없었다.
옷걸이에 있는 아내의 옷들을 보았다.
서랍들도 몰래 열어보았다.
속옷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옛날같은 티팬티들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꽉 끼는 타이트한 바지들을 자주 입다가 스커트도 간간히
입는 것으로 패션을 바꾸어서 그런지….사각형의 반바지 같은
거들들이 많이 있었다.
나는 검정색 거들을 하나 집어서 냄새를 맡아 보았다.
나는 왜 지금 아내 거들의 냄새를 맡고 있는 것일까?
하여간에 좆같은 버릇은 이십년이 지나도 몸에 배여 있는 것 같았다.
웃으면서 서랍을 다시 잘 닫았다.
이상했다.
집에 컴퓨터가 없었다.
아내가 컴퓨터를 안 하지는 않을텐데….
인터넷을 스마트폰으로만 보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아내의 아파트를
구석구석 뒤지고 있었다.
아내의 방 붙박이 장 안에 아내의 옷들이 걸려있었다.
나는 옷들을 유심히 보다가 붙박이 장 바닥을 보았다.
옷들이 개어져 있는 곳 아래를 보았다.
아내의 가방들 몇 개가 보였다.
나는 그곳을 이리 저리 훑어보았다.
역시나…..
그곳에는 노트북 한 대가 가방들로 잘 가려져 있었다.
나는 노트북을 꺼내어 보았다.
최신형이었다.
아직 라벨도 다 떼지 않은 그런 신형이었다.
아마도 이번 3월에 귀국을 하면서 새로 구입한 모델 같았다.
중저가 형의 싸구려가 아니었다.
최고 사양의 업무용으로나 사용할 것 같은 그런 비싸 보이는 노트북이었다.
나는 노트북이 있던 자리를 유심히 잘 보았다.
있던자리에 티 안나게 잘 원상복구를 해 놓으려면 그림을 머리속에
그려 놓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거실로 나와서 교자상 위에 노트북을 놓고 전원을 켜 보았다.
이런…..시팔…….암호가 걸려 있었다.
잠깐동안 곰곰히 생각을 했다.
솔직히 윈도우 암호를 몰라도 컴퓨터 안의 내용을 볼수있는 길은
무궁무진했다.
하지만 내가 과연 그렇게 까지 해서 볼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짱구가 아닌 이상 새로 산 노트북에 엄한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것을 가지고 있을리도 없을 것이고, 만약에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제와서 그게 무슨 소용인가….
이젠 법적으로도 남남이고, 마음적으로도 사이가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랄 정도인 애들 엄마일 뿐인데 말이다.
노트북을 한참을 쳐다보았다.
그래도 호기심은 호기심이었다.
궁금했다.
회사를 나가는것도 아니고, 편셔리에서도 뭐 특별히 할 일도 없었다.
홍진이는 제주도에 있을 것이고 홍진이가 오면 영식이가 또 날라간다.
영식이도 여행갈 준비로 한창일 것이고, 체육관은 휴가기간이다.
진짜 할일이 없었다.
어린이집에서 강이 오면 강이랑 노는거 말고는 진짜 심심했다.
에라이…
이판사판 공사판이었다.
못먹어도 고였다.
나는 노트북을 들고 아내의 집을 나섰다.
암호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거 아니었다.
나는 노트북을 들고 집으로 갔다.
아직도 아내가 런던에서 오려면 한참이 더 남았다.
아직 콩쿨도 시작을 안했다.
콩쿨은 중순이 지나고 나서라고 했다.
즉 8월 15일이 지나고 나서 콩쿨일정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었다.
아내와 아연이는 8월 20일이 지나야, 귀국을 할 예정이었다.
집에 왔다.
애써서 노트북의 암호를 풀 이유가 없었다.
나는 집에 있는 데스크탑 컴퓨터와 노트북을 케이블로 연결을 했다.
그리고 데스크탑에 프로그램을 작동시켰다.
마대정보진흥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아내 노트북의 SSD하드를 아예 통째로 카피를 해 버렸다.
작은 시스템 로그 파일 하나 남기지 않고 아예 그대로 싹 복사를 해버렸다.
뭘 암호를 풀고 말고 지랄을 하는가.
아예 이렇게 카피를 떠버리면 간단한데 말이다.
카피를 다 뜬 후에 다시 노트북을 들고 슬슬 걸어서 아내의 집으로 갔다.
정말 더럽게 더운 날씨였다.
아내의 집 안으로 들어가서 붙박이장 바닥에 개어놓은 옷들과 가방들
아래로 노트북을 원래 있던대로 조심스럽게 내려 놓았다.
근데 조금 이상하기는 했다.
원래, 아내는 물건을 이렇게 깊숙히 감추고 그러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아니….아니지….
내가 뭘 알겠는가….
십수년을 같이 살고도 아내가 존슨의 좆이나 빠는 암캐짓을 하는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말이다.
쓰벌년…..
갑자기 또 그때 가면 뒤집어 쓰고 있던 때만 생각하니까…..
아니…아니다…
그것보다도…..내가 밖에 있는줄 뻔히 알면서도 가면 분장을 하는
아내의 분장실 안 모습이 생각이 나니까…..
열이 팍 올랐다.
쟈니 이 개자식은 왜 나한테 그런 영상을 보내서…..
열이 받는건 열이 받는 것이고….
노트북은 아내가 눈치 못 채도록 조심스럽게 놓아야만 했다.
혹시나 노트북 표면에 손자국이 남은게 없나 다시 잘 확인하고
원래 있던대로 조심스럽게 단장을 해 놓았다.
그리고 아내의 집을 다시 둘러 보았다.
"보름 넘게 잘 있어라…
니네 집주인은 아직 올려면 멀었다."
나는 집을 둘러보면서 집에게 혼잣말을 하고서는
아내의 집에서 나왔다.
다시 부지런히 걸어서 집으로 왔다.
낮부터 똥개 구간 반복 훈련하는 것도 아니고 졸라게 왔다갔다 한 것
같았다.
냉동실에서 바밤바 하나를 꺼냈다.
저번에 마트에 가서 바밤바 여섯개 들이 묶음을 하나 사온게 냉동실에
있었다.
"첫번째 그 맛….젖같은 그 맛….바밤바…."
나는 바밤바 광고노래를 혼자 꼴리는 대로 바꾸어 부르면서 바밤바를 입에
물고 데스크탑 컴퓨터를 두들기고 있었다.
심심한데 마땅히 할 일도 없고 프로그램을 돌려서 아내 노트북
SSD하드의 모든 파일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하고 있었다.
윈도우 파일과 쓸데없는 파일들을 차곡차곡 추려내었다.
강이의 사진들이 은근히 많았다.
딱 폼을 보니까 최근에 아내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이 거의 다 인것
같았다.
아연이와 같이 공부를 하다가 찍은 사진들도 있었다.
사진 파일들은 따로 다 정리를 했다.
사진과 동영상으로 의심되는 파일들은 다 따로 정리를 했다.
확장자를 바꾸어 놓았어도, 크기로 따로 필터링이 되기에 의심이 가는
파일들도 모두 추려서 확인을 했다.
꼼꼼하게 하다보니까 어느새 강이 데리러 갈 시간이 된 것 같았다.
강이를 어린이집으로 데리러 갔다.
강이를 데리고 어린이집에서 나와서 우리 아파트 단지로 넘어와서
강이 손을 잡고 같이 걸었다.
집에 데리고 와서 손을 씻기고 같이 놀다가 저녁을 먹였다.
이젠 엄마한테 익숙해져서 엄마를 그렇게 많이 찾지는 않았다.
엄마가 매일 있는게 아닌걸 강이도 이젠 어느정도 터득을 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강이를 데리고 놀다가 욕조에 물을 받아서 같이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장난감을 가지고 물놀이를 했다.
물놀이를 하면서 강이를 따뜻한 물에 깨끗하게 목욕을 시키고
나와서 머리를 말려주었다.
강이는 항상 목욕이 끝나면 기분이 좋은지 방실방실 웃으면서 보리차를
마시고 놀다가 잠이 들어버린다.
그렇게 강이를 재운후에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다시 파일들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거의 절반 이상의 파일들을 다 분류를 했다.
그런데 하다보니까 내가 이 짓을 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나 하는 그런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꼴상을 보아하니까 뭐 이상한 파일이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였다.
그래도 뭐 마땅히 할 일도 없고, 기왕 시작한 것 끝장은 보자는
심정으로 계속 분류를 했다.
그렇게 한참을 더 분류를 하다가 이상한 파일을 하나 발견했다.
시스템 파일도 아니고, 특정 프로그램 파일도 아니었다.
분류가 되지 않는 묘한 파일이었다.
내가 직접 분류하는게 아닌 프로그램이 분류를 하다가 분류를 하지
못한다면 그건 단 하나의 경우였다.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확장자를 조작한 파일일수가 있었다.
나는 그 파일을 따로 이리 저리 체크를 해 보았다.
혹시 문서를 작성한 파일이 아닐까 생각을 했지만 국산 워드프로그램이나
외산 워드프로그램의 포맷에는 그 어느것도 맞지 않는 파일이었다.
나는 일일이 대조를 하다가 외산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의 파일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으로 파일을 열어보았다.
이런 젠장…..
파일에 암호가 걸려 있었다.
망할놈의 것…..
뭐 그렇게 중요한 파일이라고, 이런데도 암호를 걸어놓는단 말인가….
나는 다시 파일들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파일들이 여러 개가 나왔다.
비슷한 파일들도 확인을 해보니 역시나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의 파일들
이었다.
이게 영어인가? 뭔가?
파일명들이 이상한 규칙성을 가지고 있었다.
총 여섯개의 파일이었다.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의 암호는 어떻게 깨는거지?
어렵지 않겠지 하는 생각으로 마회장을 생각했다.
시계를 보았다.
밤 열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마회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회장님 주무세요?]
바로 전화가 왔다.
"왜? 뭔 일 있냐?"
"아니요, 잘 지내시나 해서요….."
"나야 지리산에서 애 보고 있지….간숙이는 산림욕을 즐기고 있고…
야밤에 말이야…..젠장…."
마회장이 웃으면서 말을 했다.
"회장님, 다름이 아니라, 혹시 외산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 암호걸린
파일이요…..그거 암호 깰수 있을까요?"
마회장이 말을 했다.
"뭐냐? 니 와이프….아니…니 전처 비밀장부라도 발견했냐?
니 와이프가 짱구도 아니고 돈 장부 파일의 비밀번호를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쉽게 깨지도록 설정했겠냐?"
마회장은 척 하면 착이었다.
하지만…..솔직히 이게 장부인지 뭔지는 아무도 몰랐다.
"아니요, 장부인지 아닌지는 모르구요….그냥 암호걸린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의 파일이 있는데…..궁금해서요….
혹시 우리 회사 프로그램중에 그걸 깰수 있는게 있나 해서요….."
마회장이 대답을 했다.
"번짓수 잘 못 찾았어. 나한테 전화 할게 아니라 빌 게이츠나 아니다…
그 냥반 보다는 알파고한테 전화하는게 빠르겠다….."
마회장이 웃으면서 말을 해주었다.
마회장이 덧붙여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현재 속 시원하게 외산 스프레드시트의 프로그램을 깨주는 프로그램은
없다고 했다.
숫자, 문자 그리고 다른 요상한 문자들까지의 조합인경우 경우의 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나오기때문에 슈퍼컴퓨터로 돌려도
하세월이라고 했다.
설명을 하던 마회장이 말을 했다.
"하지만……편이사 하지만 말이다.
니가 그 암호중의 오십프로 이상만 미리 알고 있다면…..
아주 불가능한것도 아니다."
마회장이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을 했다.
마회장은 회사 웹하드에 올려놓은 비밀번호 깨는 방식이 다른 프로그램을
간단히 설명을 해 주었다.
나는 전화를 끊고, 그 프로그램을 내 컴퓨터에 깔았다.
일단 아내의 하드를 복사한 파일중에서 총 여섯개의 파일이 걸러져
나왔다.
그 이상은 없었다.
아내의 노트북 전체에서 이상한 파일은 사진도 아니고, 동영상도
아닌 외산 스프레트시트 프로그램의 파일 여섯개 뿐이었다.
여섯개 모두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으로 열어보니까 암호가 걸려 있었다.
여섯개의 파일 모두 암호가 걸린 파일들이었다.
파일을 분류하고 최종적으로 걸러내고 난 시간이 벌써 자정이
넘어 있었다.
잠이 오지 않았다.
묘한 오기가 들었다.
나는 파일명 하나를 복사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았다.
이런…..영어가 아니었다.
불어였다.
갑자기 아내가 선생님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노래를 불렀던
호텔의 고급 프랑스 식당이 생각이 났다.
아내는 불어를 할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해석이 된 파일 이름은
세 작은 별 이야기 였다.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나머지 파일명들을 다 인터넷으로 번역을 해 보았다.
해석이 한국어로만 된게 아니라 영어로 된 것도 화면에 보였다.
파이브 리틀 스타 스토리였다.
내가 다 아는 쉬운 단어로만 된 문장이었다.
다른 파일들을 다 보았다.
원 리틀 스타 스토리, 투 리틀 스타 스토리 이런식으로 마지막에
식스 리틀 스타 스토리까지 있었다.
씨팔…..열었는데 좆도 아니면 되게 억울 할 것 같기는 한데….
이게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파일명인가 하는 궁금증에 미칠것만 같았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