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3] 비밀일기 013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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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비밀일기 013 ----------------------------------------------
시간이 되어서 모든 구성원이 다 모였다.
강의가 없는 날에는 꼬박꼬박 저녁까지 집에서 다 챙겨먹는 아내까지
너무도 태연한 표정으로 나와 마주 앉아서 밥을 먹고 있었다.
헷갈렸다.
지금 글에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날 잡아 놓고 떡을 치는 것까지
진도를 나갔는데, 내 눈앞에 있는 저 여자는 얼마전에 은근슬쩍 나에게
발까지 빨게 만든 여자였다.
빨때는 좋았는데 빨고 나니까 웬지 당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했다.
시점이 왔다갔다 하니까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것 같았다.
어떤게 현실이고 어떤게 과거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빽투터퓨쳐를 찍고 있는 기분이었다.
아연이도, 아내도, 그리고 강이까지도 모두 표정이 밝았다.
모든 구성원들이 다 밝은 표정으로 저녁 반찬을 음미해가면서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빨리 식스 스토리인지 자발인지를 다 읽고 치워버려야 이 시점 혼란을
막을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폼을 보아하니 아내는 저녁을 먹은후에 집에서 아예 강이랑
잘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오늘 밤에 보기는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너무 궁금했다.
너무 오래 암호가 안 풀려서 내가 조바심까지 느꼈던 파일이었다.
저녁을 다 먹고 설거지를 하면서 생각을 했다.
생전 설거지 한 번 안 해 본 년이, 아 아니다 옥봉이네 집에서는 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하여간에 그런 년이 거든다고 깝죽대는 것을 주방에서 쫒아버렸다.
강이랑 놀아주라고 말이다.
하여간에 구렁이 담넘어 가듯 일을 처리하는건 오연지를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
달달 거리는 아내가 타던 똥차를 물려 받아서 타고 다니다가
새로나온 옵션 좋은 중형차를 타던 그 날이 생각났다.
솔직히 그때만 해도 정말 행복했었다.
실업자로 지내다가 취직도 하고, 아내한테 용돈도 많이 뜯어내고
새 차를 아내가 사주었을때의 그 감동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 타는 에스컬레이드를 샀을때의 기분은 상대도 되지 않는다.
새 최신 중형차를 탔을때가 기분은 제일 좋았었다.
그리고 그때는 아침 먹고 설거지 할때 아내의 초 섹시한 속옷과 옷차림을
매일 매일 훔쳐보는게 진짜 흥분되고 좋았었는데, 이젠 그런 소소한
재미는 없다.
정말 그때에 비교하면, 아내의 지금 옷차림은 너무도 점잖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매니큐어 색 하나부터 스타킹 그리고 티팬티, 그리고 초 미니
스커트까지 어느 소품 하나 흥분되지 않던 소품이 없었던 기억이 있다.
다시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것들이 나를 기만하고 밖에서 다른 남자들과
성적 유희를 즐기기 위한 것들이었음이 밝혀 졌지만, 그래도 그때
생각이 나면 흥분이 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 같았다.
노팬티라도 보는 날에는 정말 아내의 출근후에 아래가 터질것만 같았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옛날을 생각하니까 아래가 갑자기 말뚝이가 되는 것 같았다.
그때였다. 누가 날 쳐다보는 느낌이었다.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내가 정수기에서 컵으로 물을 받으면서 내 츄리닝 바지 아래를 보고
있었다.
나도 고개를 숙여보았다.
앞으로 한껏 튀어나와 있었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아내에게 말했다.
"저리 안 가…..이….씨….."
아내가 내 물건을 다시 한 번 보더니 물을 떠서 황급히 거실로 갔다.
아내의 거지같은 일기를 보니까 주된 스토리는 하고 싶어 미치겠다인데
그걸 아직까지 참고 있는 아내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예전에는 원하는 만큼 떡을 치고 살았을텐데…
벌써 9월인데 반년이나 지났다.
반 년 동안 아내가 총 몇 번이나 했을까?
아마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십분의 일도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엉겁결에 아내한테 사과하고 관계를 가지기는 했지만, 앞으로 아내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솔직히 마음을 정하지는 못했다.
내 주제에 따로 여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생긴 여자는 아내가
바로 가지를 쳐내 버리니까, 솔직히 딴 생각 하기도 힘들었다.
아내와 강이가 목욕을 길게 하고서 바로 잠에 들어버린것 같았다.
아연이도 연습을 마치고 공부를 더 하다가 잠에 든 것을 확인했다.
나는 뒷방에 아내가 펴 놓은 이불을 보면서 뒷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그었다.
그리고 깊숙히 숨겨놓은 노트북을 다시 꺼냈다.
그리고는 아까 읽은 부분 다음부터 천천히 보기 시작했다.
…………………………………………………………………………………..
수 많은 플랜을 생각을 했다.
하지만 대충 유인하는 그런식으로는 안 될 것이다.
단순히 당근을 제공하는 식의 생각은 웃음거리만 될 것이었다.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졸업반때, 임교수님이 나에게 국비 유학을 제시해주셨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난 그 좋은 조건을 받아들일수가 없었다.
그 당시 성적으로 국비 유학은 충분했다.
임교수님의 추천까지 있으니 걸릴것은 없었다.
하지만, 국비 유학은 어디까지나 순수한 학비와 숙식정도이다.
엄마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고, 내 처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당시 갈등이나 고민도 없었다. 그런 고민조차 사치였던 시기였다.
제시를 받고 바로 불가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내가 월급이 많은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돌파구였던
그런 시절이었다.
당시 나는 남자들을 만나면서도 남자들의 도움을 받는것을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까지 거부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성장기에 돈 때문에 생겼던 트라우마 때문일 것이다.
내 형편을 아는 남자들도 없었고, 말이다.
다들 나를 중산층 이상의 평범한 가정, 혹은 그보다 부유한 가정으로
알았을지도 모른다.
나를 홀어머니와 어렵게 사는 그런 여자로 아는 남자는 없었을 것이다.
그걸 알았던 건 단 한 명 오빠 뿐이었다. 오빠도 사실 나중에 알았지만….
내가 도움을 받는것을 거부하지 않았고, 미안해 하거나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던 것도 오빠뿐이었다.
오빠를 만난후부터는 공부할 장소와 식사 걱정을 한 적이 없다.
오빠의 자취방은 내 개인 공간이나 마찬가지였고, 항상 쌀이 떨어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내 개인 연애공간으로, 모텔 대용으로 사용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오빠에 대한 미안함 같은건 크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적당히 달래주고 적당히 같이 자주면 되는 남자로만 생각했었다.
왜 그때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나 같은 여자가 같이 자주는 것을 영광으로 알라는 뜻이었을까?
오빠가 힘들게 막노동 같은 것을 해서 돈을 벌어오면 항상 그걸 내 지갑에
넣어주던 기억이 났다.
그 돈으로 원서를 사서 읽으면서도 오빠에게 특별히 더 감사했던 기억은
없었다.
내가 같이 만나주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는 그런 교만함이었을까?
오빠와 결혼을 하면서 그런 것들도 거의 다 잊고 살았는데,
지금 오빠 옆의 여자를 생각하니 그때 생각이 참 많이 난다.
다른 건 필요 없었다.
내가 유학을 간다면, 어떤 조건을 제시받으면 뒤도 안 돌아 보고
내 현재를 다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다른 누구에게 조건을 제시한다는 생각을 안하고 내가 가서 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조건을 만들었다.
그리고 플랜이 완성이 되었고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서 준비를 시켰다.
항상 그랬듯이 그는 깍듯하게 내가 부르는 것들을 메모하는 것 같았다.
디테일한 내용은 내가 이메일로 송부해주기로 했다.
나는 통화 말미에 비서에게 말을 했다.
쟈니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비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고지식한 남자이다.
하지만 그런것 때문에 쟈니가 중국에 갇혀 있는것을 쟈니 주변에서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비서는 아마도 내가 쟈니에게 말하지 말아달라는 것까지 다 이야기
할 것이다.
쟈니의 귀에 들어갈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야 쟈니가 내가 이 프로그램을 보내는 사람이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따로 알아보지 않을 것이다.
쟈니는 내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한 구별에 무척이나
민감한 사람이니까 말이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정말 내가 조금만 타이밍을 늦추었더라면,
혜지씨를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랑일까? 집착일까?
생각보다 좋은 여자이자 지혜로운 여자이다.
오빠를 위해서 울어주는 여자를 처음 본 것 같다.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는 혜지씨를 달래기 위해서 진땀 흘리면서
설득을 한 것 같다.
우리는 평생을 같이 갈 부부 사이라는 것을 솔직히 다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다.
진심이다.
오빠를 놓아줄 생각은 전혀 없다.
오빠가 나중에 이 사실을 알면 나에 대한 분노가 상상 이상일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잘 한 결정이다.
혜지씨와 대화를 나누어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크리스탈처럼 속이 훤히 보이는 맑은 심성을 가진 여자이다.
좋은 여자이고, 무엇보다 오빠와 잘 어울릴 것 같은 불안감까지
느낀 여자이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그래서 오빠와 더 깊은 사이까지 만약에 발전했더라면
내가 별로 상상해 본 적이 없는, 그런 심각한 결과까지 초래했을 것이다.
혜지씨가 결국에 받아들일것을 나는 알고 있기는 했지만,
정말 가슴이 철렁 할 정도로 놀란것도 사실이었다.
그것을 티내지 않기 위해서 이를 꽉 물어야 했을 정도였다.
혜지씨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받아들였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고 말들을 하지만, 평등 가운데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계급은 분명히 존재한다.
혜지씨를 아연이처럼 생각을 하고 설득을 했다.
이미 아연이는 내려갈수가 없는 그레이드로 가는 계단위에
안착을 시켰다고 생각을 한다.
아연이는 이제 계단을 밟고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혜지씨에게도 그런식으로 설명을 했다.
내가 해줄수 있는건 계단을 깔아주는 것뿐이라고,
계단을 밟고 올라가는 혜지씨 몫이라고 말이다.
내 앞에서 많이 울었다.
우는 혜지씨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목 뒷덜미를 보았다.
속살이 무척이나 고운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오빠와 성관계가 없었다는 고백도 솔직히 할 정도로 착하고
순수한 여자였다.
혜지씨의 과거를 들었다.
아픔이 있는 여자지만, 그 정도의 아픔은 이제 혜지씨 앞에 깔린
계단이 다 잊게 해줄 것이다.
준비가 치밀했던 만큼 모든건 클리어하게 종결되었다.
이제 오빠의 옆에 혜지씨는 없을 것이다.
혜지씨는 그 누구의 간섭도 없이, 영국에서 학위취득에만 전념할 것이다.
내가 밟고 싶은 코스였다.
내가 그 자리로 가서 아무것도 신경 안 쓰고 몇 년간 공부에만 열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자리였다.
하지만, 난 이젠 그것보다 더 있고 싶은 자리가 있다.
안정적인 가정 안 에서의 내 자리를 찾고 싶다.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생각이 아니었다.
쟈니와 꿈같은 시간을 보내던 그때도 알 수 없는 공허감 같은게 있었다.
그때는 그 이유를 몰랐었다.
안정감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나도 누구한테 기대고 싶은 마음 때문에 그런 것일까?
그때는 분명히 쟈니한테 완전히 다 기대고 있었는데….
사랑은 그런걸 모두 해결해 줄수 없는 것일까?
수많은 의문들만이 아직도 내 머리속에 가득찬 것 같다.
예전 그 성탄전야에 오빠에게 추한 내 모습을 보인후에도
오빠는 다시 나를 찾아와서 안아주었다.
그날 밤의 안정감과 모든걸 내려놓고 기대었던 그 마음은,
그날 밤의 평안함을 다시 찾고 싶다.
목숨이 왔다갔다 했던 수술의 순간과, 임교수님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나를 이렇게 심한 소용돌이 속에 머물게 했지만,
결국에 봉선생도 나에게는 핑계에 불과했던 것이다.
나는 내 마음대로 즐겁게 살고 싶었던 것 뿐이었다.
젊은 날에 마음껏 즐기지 못했던 것을 보상이라도 받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어설픈 핑계에 불과할지도 몰랐다.
아직도 정신차리지 못하고 혁이의 순수한 눈빛을 즐기고 정신적으로
에로틱한 상상이나 즐기는 내 모습에서, 진심어린 반성 따위는 찾아
볼수가 없는 것 같다.
죽음의 공포를 앞둔 뒤로 이런 글을 남겨 놓은 것에 대한 집착이 생긴것
같다.
임교수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시기 전에 남겼던 글들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했다.
사람은 죽음 앞에서 어떤 생각일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피부과 의사도, 야간강의를 듣고 있는 삽십대의 매끈해 보이는
비즈니스맨도, 나에게 은근히 티나지 않는 추파를 던진다.
예전 같으면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있었겠지만, 하지만 이제는
그러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오빠에게 말했던 내 모든 이야기들을 신기루처럼 날려버리고 싶지 않았다.
………………………………………………………………………………
잠깐 읽는 것을 멈추고 물을 마셨다.
그냥 멍했다.
아내가 이렇게 혜지씨를 나에게서 떼어 놓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생각하니까, 섬찟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 아내가 곁에 있는 이상, 내가 앞으로 다른 여자를 만날수가 있을까?
이렇게 절실하게 내 곁에 있고 싶다는데, 나는 과연 언제까지 지금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아내가 이상한게 아니라 내가 이상한거 아닐까?
세상에 수많은 부부들 중에 발을 쭉쭉 빠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이
몇 놈이나 될까?
빨라고 하는 년도 웃긴 년이지만, 빨게 해준다고 그걸 좋다고 빨아대는
놈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 수왕보에서 나누었던 정사가 생각이 나니까 아래가 다시
힘을 받는 것 같았다.
혜지씨가 보고 싶었다.
아내가 보았던 뒷목덜미를 나도 보았던 것 같다.
고운 목선이 아름답던 혜지씨였는데,
잡년…..나를 버리고 얼마나 용이 될까?
에이 아니다.
혜지씨가 잡년이 아니다, 이 모든걸 기획하고 실행한 년이 잡년이지….
영식이와 홍진이 말마따나 줄때 먹었으면, 지금처럼 애틋한 감정은
없었을 것이다.
경희씨나 사지연처럼 그냥 스쳐가는 여자로 기억에 남았겠지……
하지만 혜지씨는 그렇게 잊을수가 없었다.
우리 서로간의 자의로 헤어진게 아니니까 말이다.
잊은게 아니라 억지로 잊을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머리속이 복잡했다.
얼른 다 읽고 나도 자고 싶었다.
다시 화면을 보았다.
…………………………………………………………………………………………………………..
혜지씨에게 문자가 왔다.
오빠에게 다 털어놓았다고….
그리고 혜지씨는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 한 번 했다.
오빠랑 영원히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착한 여자인데, 열매가 너무 달콤했었나 보다.
하긴, 나라고 해도 거부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빠가 화가 무척이나 난 것은 이해하지만,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던
무인텔에서의 관계가 끝이 났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솔직히 관계는 계속되기를 희망했었다.
다시 운동에 전념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젠 길게 볼 것이다.
단기간에 뭘 끝낸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길고 긴 여행이 될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것만 잡으려고 허둥댈 필요가 없었다.
아이들은 이미 내 품 안에서 내 손을 잡고있고,
나에게 이제 부족한 것은 오빠 뿐이다.
사랑, 설레임? 그런 것들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았다.
오빠에게는 그런건 다 필요가 없다.
그냥 오빠를 소유할 것이다.
다른 누구도 가지지 못하게 말이다.
기분이 많이 이상하다.
오빠가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술을 많이 마셨던 것을 보면, 그런 쪽의 여성과 관계를 가졌을 것이다.
오빠는, 원래 그런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나와의 관계가 모든것인 사람이었으니까 말이다.
술이 많이 취했던 것일까? 말술을 먹어도 취하지 않는 사람인데…
아니면 그 만큼 혜지씨를 잃은 상실감이 컸던 것일까?
혜지씨의 자의가 아닌것을 오빠도 잘 알고 있을텐데,
나에 대한 원망의 표현이었을까?
눈물이 흘렀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씻지도 않은채 잠든 오빠에 대한 원망이 아니었다.
다른 여자의 화장품 냄새를 몸에 그대로 담고 온 오빠의 처신 때문이
아니었다.
다른 여자의 체취를 오빠의 몸에서 남김없이 다 닦아내면서 눈물이
나왔다.
눈물의 의미가 내 스스로도 참 모호했다.
다른 여자에 의해서 지저분하게 더럽혀진후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긴 오빠의 그곳을 닦아내면서 나도 모르게 서글픈 눈물이
두 눈에서 흘러내렸다.
주체할수가 없었다.
눈물이 마치 빗물처럼 쏟아졌다.
오빠는 깊이 잠들었다가 깨어난것 같았지만, 오빠가 잠에서
깨어난것이 중요하지는 않았다.
그 새벽이 다시 생각이 난다.
오빠의 몸을 입에 담고 눈물을 흘리면서 나는 마테를링크의 글을
생각했다.
그건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이 아니다.
어른들이 읽어야 할 책이었다.
나는 정말 나한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망각한채 그 긴 세월을
허비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손에 쥐고 있었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그 소중함 자체를 아예 몰랐던 것인지,
내 스스로 섣불리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맛있다.
이렇게 맛있을수가 없었다.
이렇게 좋은 것을….
이렇게 입에 머금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온 몸이 떨리는 것을,
지난 긴 세월동안 내가 손만 뻗으면 언제든지 잡을수 있는 곳에
있었던 것인데, 그 소중함을 몰랐었다.
좋아서 흘렸던 눈물일까?
아니면 지난 세월 이상으로 앞으로 이 좋은 것을 내 것으로 하고
살아갈 날들이 많음에 대한 기쁨과 감사의 눈물일까?
내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한테 감사했다.
정말 엄마한테 감사했다.
결혼전에 한 번 그러셨고, 돌아가시기 전에 한 번 더 말씀을 하셨다.
오빠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돌아가신 교수님의 마지막 유언이 생각났다.
나를 사랑하고 돌보아 주었던 사람들이 정말 우연의 일치처럼
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유언으로 남기셨다.
길게 시간을 가질 것이다.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한 일들이 있기에, 서두를 자격도 없다고 생각을 했다.
아이들 곁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을 감사하면서
길게 보고 가기로 했다.
아연이의 유학준비에 전념을 하고 있다.
아연이가 상처를 받을 것이 눈에 보이지만, 여름방학이라서
정말 좋은 타이밍이다.
상처를 받고 더욱 긴장하고 분발하면, 입시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나를 닮았지만, 내 장점만을 쏙쏙 뽑아간 아이였다.
가끔씩 아연이의 얼굴을 보다보면 아연이의 친부 얼굴이 떠오른다.
그럴때면 내 뺨을 꼬집어 버려서라도 생각을 날려 버린다.
아연이의 얼굴에서 아연이의 친부 얼굴이 자꾸만 오버랩되는걸
막고 싶다.
차라리 그때 아연이 친부의 얼굴을 보지 말것을 그랬다.
젊은 시절 불꽃처럼 타 오르는같던 그 남자의 모습과, 나이가 들어서의
너무도 분위기가 다른 그 남자의 얼굴이 잘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 남자의 젊은시절 모습은 이제 다 지워 버렸으나, 작년에 보았던
그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내가 괜한짓을 했다.
괜히 알아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잊고 살아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아연이의 아빠는 누가 뭐라도 오빠이다.
오빠외의 다른 사람은 절대로 아연이의 아빠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오빠와 어색하다.
아니 어색하다기 보다는 오빠만 보면 자꾸 성욕이 치밀어 오른다.
혁이의 얼굴을 보아도 이젠 별로 감흥이 없다.
그냥 아직 순진한 청년일 뿐이었다.
오빠에게 내 몸이 너무 뜨겁다고 영국에 가기 전에 좀 안아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냥 담담한 얼굴로 오빠가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강이를 본다.
영국에 가면 운동을 제대로 할 시간이 있을까?
오전에 몇 시간 뿐이지만 운동에 열중을 한다.
이제는 일주일이면 주말 빼고는 평일은 거의 전부 운동을 하러 가는것
같았다.
수술후 몸을 회복하는데 운동이 정말로 큰 도움이 된 것 같았다.
나이는 속일수 없겠지만, 그래도 운동하는 습관이 유지되는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많이 이상하다.
네 달 넘게 이 휘트니스 클럽을 다니는 동안 단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던
코치였다.
그리고 내 스타일이 아니다.
어쩌면 오빠와 많이 닮은 스타일….아니, 아니다. 그것도 아니다.
정말 어쩌면 오빠와 봉선생을 믹스해 논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묘한 분위기의 몸과 얼굴을 가진 코치였다.
그를 보는 순간 바로 아래에 신호가 오는 것 같았고, 나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바로 탈의실로 가서 라이너를 꺼냈다.
하필이면 입고 있는 핫팬츠가 회색계통이라서 흔적이 보일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운동을 오래하지 못했다.
윤코치가 인사를 시켜주었다.
저녁타임에 코치를 했었는데 사정상 오전 오후로 시간을 변경했다고 했다.
조후랑 코치라고 했다.
나이가 그리 많아보이지는 않았다.
인사를 하는 그의 표정이 천진난만해 보였다.
운동복 러닝차림인 그의 탄탄한 근육이 보였다.
레깅스 스타일의 반바지를 입고 있는 그의 몸에 시선을 어디다가 둘지
난감할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티를 내는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가 내 얼굴과 몸을 훑어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민망해 하면서 얼굴이 빨개졌다.
아직 세상의 때가 덜 묻은 모양이었다.
나는 가볍게 인사후 그냥 운동에 집중을 했다.
운동을 하면서 그의 시선이 몇 번이나 나에게 집중되어 있는것을
느꼈다.
예전 같으면, 그의 시선을 가지고 장난을 쳤을 것이다.
내가 가장 즐기던 것중의 하나가 시선을 이용한 장난질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다.
아니, 그러면 안된다.
즐기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동네의 작은 휘트니스 클럽을 놓아두고, 굳이 시내의 이 대형
휘트니스 클럽을 정한것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큰 규모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보다는 내가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 흉터제거를
잘 해준다는 피부과가 바로 옆이기 때문이었다.
두가지 조건이 다 맞는 곳이라서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그랬다.
이곳에 오면 가끔 쟈니와의 추억이 떠오른다.
많이는 아니지만 이곳에서도 쟈니와 함께 운동했던 기억들이 있기
때문이다.
잡생각이 너무 많은 요즈음인것 같다.
오빠 때문이기도 하다.
내 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면서도 겨우 일주일에 한 번뿐인
내 그 기회를 빼앗은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이다.
오빠가 나에게 어색하게 대한다는 것은, 그날 새벽의 그 기억들을
오빠도 모두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영국 가기전에 오빠와의 관계 개선은 힘들 것이다.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고, 아연이가 가서 최선을 다해서
집중할수 있는 환경을 미리 준비해 놓는것에 요새 모든 시간과 신경을
다 쓰고 있어서, 다른 것들은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한다.
조코치가 나에게 정말 혼다가 내 차인지 물어보았다.
내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자신은 자동차 매니아이기는 하지만, 그런 차는 태어나서 단 한번도
타보지 못 했다고 말을 했다.
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 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워 보였다.
스물 여섯살이면 아직 어린 나이이다.
슈퍼카를 접해보지 못한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고 말이다.
운동할 때 옆에서 자세를 도와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고는 한다.
하지만 내 몸에 혹시 터치가 될까봐 조심하는 조코치를 보면서
무척이나 순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으면 즐기기 위해서 뭔가 플랜을 생각했겠지만 이젠 그러면 안 된다.
그러려고 운동을 다니는 것이 아니었다.
조코치는 다음달에 대회를 나간다고 했다.
나에게도 대회같은 것을 준비해볼 생각이 없냐고 말을 해서 내가
사십대라고 웃어 넘겨버렸다.
조코치는 무척이나 놀라는 눈치였다.
진짜 순진한 모양이었다.
뭔가 연애를 많이 해 본 남자 같으면 회원신상카드라도 뒤져서 내 나이를
알고 있을텐데, 그럴 생각도 못 한 모양이었다.
밤에 혼자 있는 날에는 자꾸만 조코치가 떠오른다.
조코치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고 조코치의 몸이 떠오른다.
꿈을 꾸었다.
자기전의 상상이 꿈으로 이어져 버린 것일까?
내가 조코치의 앞에 검정 가면을 쓰고 무릎을 꿇은채로 앉아 있었다.
너무도 황당한 꿈이었다.
혁이의 상상을 하면서 지냈던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또 이런 생각을
하다니….
시간이 필요할것 같았다.
내 이 이상성욕을 조절하고 건강하게 풀어나갈 시간이 말이다.
오빠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오빠가 숫사자처럼 나를 물어 뜯어주기를 매일 밤 꿈꾸지만,
지금으로써는 오빠가 일주일에 한 번씩 해주듯이 나를 소중히
다루어 주는것도 나쁘지 않았다.
지금은 그것마저 중단이 되었기에 내가 자꾸만 정신적으로
나약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정말 나중에 시간이 많이 지나면, 그때 오빠한테 한 번쯤
말을 해 볼것이다.
나를 맹수처럼 물어 뜯어달라는 부탁과, 또 하나의 부탁을 말이다.
나를 미친년 취급 할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오빠도 이미 알고 있는 내 모습이기에, 재연은 가능할 것이다.
다만, 그 장면의 재연이 오빠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니 함부로
입 밖에 꺼내는 일은 없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정말 며칠 남지 않았다.
거의 이십일이 넘을수도 있고, 아니면 이십일 남짓한 시간이
될 수도 있었다.
아연이와 둘이서 정말 많은 노력도 하고, 많은 대화도 할 것이다.
아연이의 미래에 대해서 말이다.
내가 단 한 시도 아연이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았다는 것을
아연이에게 다시 한 번 설명해 줄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아연이 스스로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알찬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고 말이다.
오전 시간에 운동하는 여성중에는 여성부 휘트니스 선수들도 참 많은것
같다.
운동복을 입은 탄력있는 몸매들을 보면, 그녀들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스포츠 브라에 짧은 레깅스 핫팬츠를 입은 내 몸을 다른 남성들이 훑어보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라서 별 신경을 안 쓰고 있었다.
하지만, 요새들어 조코치가 내 몸을 훔쳐보는 눈빛이 웬지 불안해 보였다.
절대로 조코치를 위한 차림새는 아니었다.
지금이야 핫팬츠라고 해도 배의 수술자국은 가려주는 형태였다.
나중에 더 마이크로한 디자인의 핫팬츠를 입으면 아마도 아랫배의
수술자국이 보일 것이다.
그 전에 치료가 다 끝나야 할텐데….
여자에게 몸매는 자신감이었다.
누구에게 꼭 보여주기 위함만은 아니었다.
몸매가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운동 욕구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조코치가 운동을이거의 끝내가는 내 옆에 와서 말을 했다.
미안하지만, 혼다의 조수석이라도 한 번 타보면 안되냐고 말이다.
어렵게 우물쭈물 하면서 말을 하는 조코치의 모습이 무척이나
뭐랄까, 귀엽게만 느껴졌다.
남성적인 매력이 철철 느끼는 몸을 가졌으면서 행동은 정 반대의
행동을 하는 것 같았다.
운동이 끝나고 십여분 정도 조코치를 태우고 대로를 달렸다.
조코치는 차의 이곳저곳을 보면서 무척이나 좋아했다.
더 태워주고 싶었지만 얼른 가서 강이를 보고 싶었다.
조코치에서 며칠 뒤에 영국으로 가서 한 달 정도 운동을 못 나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영국에 가서는 조코치를 상상하는 일이 없어야 할텐데,
내 몸이 말을 들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와서 옷을 갈아입을때의 흔적들은 조코치의 숨결을 가까이서
느꼈기 때문일까?
그러면 안되는데 말이다.
영국에 노트북을 가져가지는 못 할 것 같다.
영국에서는 예전처럼 웹상에 작성을 해야할까?
이젠 글을 남기는 이 습관에 익숙해져서 말이다.
다녀오면 이 여름이 다 지나가 있을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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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씨발…..이게 뭐야….이게 끝이야…."
파일의 끝임을 확인하고 내 입에서는 욕부터 나왔다.
이런 젖같은 년….한참 푹 빠져서 몰입하고 있는데 끝이 나버렸다.
시팔…..젊은 놈들과 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아내의 생각을
몰래 훔쳐보니까 은근히 재미가 있었다.
글이 앞뒤가 안맞았다.
엄마 유언 따라서 나한테 집중한다는 이야기인줄 알고 보고 있는데
조코치인지 자발인지 때문에 아래가 축축해졌다는 이야기가 툭 튀어
나왔다.
한 번 잡년은 영원한 잡년인 것일까?
그것보다도 조코치인지 조까치인지는 어떻게 된건가?
궁금해서 잠이 안 올것 같았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