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3] 비밀일기 024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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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전
비밀일기 024 ----------------------------------------------
아연이 아침 먹여서 학교를 보냈다.
이젠 남은 것은 필기와 면접시험이었다.
그리고 아내와 강이도 아침을 먹여서 어린이 집에 보냈다.
아내가 아침을 먹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여보, 혹시 휘트니스 대회라고 알아요?
옛날에 미스터 코리아 뽑듯이 여자들도 육체미 겨루는 대회 말이에요…"
아내가 오빠라고 안하고 은근슬쩍 여보라고 불렀지만 그거 정정하기도
귀찮았다.
어느새 볼때마다 키스하고 쪽쪽 빠는 사이로 은근슬쩍 다시 돌아왔는데
그런거 지적질 하기도 귀찮았다.
"응, 알어….영식이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아가씨들 중에서 그런데
참가하는 아가씨들 있더라구…."
나는 아침을 먹으면서 대수롭지 않게 대답을 했다.
"나도 그런거 한 번 해볼까요?"
아내가 조심스럽게 나에게 물었다.
나는 아내를 쳐다보았다.
그동안 별로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던 일기장에 나오는 조코치라는
놈이 생각이 났다.
따라서 수영장의 하코치라는 놈도 생각이 났고 말이다.
아내는 그동안에도 아연이한테 신경을 쓰면서도 오전에는 항상 빠짐없이
운동을 다니고 있었다.
운동을 거른적이 주말 말고는 거의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이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바로 운동을 가니까 말이다.
나는 아내한테 대수롭지 않은듯 말을 했다.
"심심해?"
아내가 내 어이없는 대답에 가볍게 웃음을 지었다.
"아니요….그냥 내가 다니는 휘트니스 클럽에서 나가보라고 권유들을 많이
해서요….나도 조금 주책일것 같아서…그냥 당신한테 물어본거에요…."
어이쿠 이젠 여보 당신 아주 지 마음대로 부르고 있었다.
이번에 강무준 사건을 계기로 확실하게 내가 마음 먹은게 하나 있었다.
무기력증에 빠졌더라도, 이거 하나만은 확실히 다짐을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내가 다시 달아나고, 떨어져 나가는 한이 있어도
강이와 아연이 꼭 끌어안고 셋이서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라는 것
말이다.
내가 정신 나약하게 자빠질 겨를이 없었다.
나는 무책임한 인간이 아니다.
절대로 무책임한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아이의 아빠도, 그리고 바람을 핀 세 아이의 엄마도, 정말 어떻게 보면
극단적으로 무책임한 인간들이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칼부림을 하지 말아어야 했다.
아무리 와이프가 밉고 복수하고 싶었어도,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았어야 했다.
그렇게 쉽게 내동댕이 칠 것을 뭐하러 셋이나 낳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들이 너무 불쌍했다.
그 와이프는 말할것도 없었다.
내가 그 여자를 욕할 자격은 없었다.
오연지도 조금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어찌 되었든간에 비슷한 부류이다.
게이브라더스가 분명히 말을 했다.
쟈니가 출소후에 한국에 온다고 말이다.
나를 만난다는게 뭔가?
분명히 오연지를 다시 찾을 것이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아닌말로, 쟈니가 교도소에 갇혀 있는 동안에는 자기도 어쩔수 없으니까
내 품안에 있으려고 한거고, 쟈니가 나오면 마음이 싹 바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동안에 조코치다 하코치다 쓸데없는 정신적인 간음하면서 시간 보내다가
홀랑 날라버릴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오연지가 거짓말을 했다는게 아니었다.
오연지가 지금 내 곁에 있을때는 그게 진심일수도 있다.
오연지는 거짓말을 한다는게 아니라 마음이 바뀔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렇게 강하고 냉철하던 마회장이 강무준 사건으로 충격을 받아서
저렇게 전의를 상실한것을 보면, 사람은 정말 나이가 먹어가면서
주변 환경에 의해서 어쩔수 없이 변한다는걸 알수가 있었다.
마회장과 내가 항상 입버릇처럼 했던 좆도 바뀌는게 없다는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건 팩트에 관한 문제였다.
사람은 변하고 있었다.
마회장도 변하고….
나도 변하고….
오연지는 변할지 안 변할지 오연지 스스로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무기력증에 빠진 이유는, 강무준 사건으로 충격을 받아서가
아니다.
세 아이가 불쌍하기는 했지만, 난 솔직히 그런 일은 삼일이면
훌훌 털고 일어난다.
나는 더 심한 아내의 일도 이겨냈고, 아내가 죽을뻔한 고비도 이겨냈다.
나는 웬만한 피바다나 칼부림이나, 험한 사건 사고와 정신적인 충격에는
내성이 있었다.
내가 무기력증에 빠진것은 일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다시 과거로
천천히 돌아가고 있는 것 같은 더러운 기분과….
내가 항상 의지하고 있었던 마회장이 이제 곁에 없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마회장은 5분대기조처럼 지난 오년간 내 곁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마회장은 더 이상 없었다.
내년 봄이라고 말은 했지만 그건 정말 기약없는 약속이었다.
마회장이 아프리카로 간 건 아니었다.
겨우 지리산으로 떠난 것이지만 내가 진짜 두려운것은
마회장이 이제 더 이상 예전의 날카로운 마회장이 아니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나이가 들어서 점점 더 약해질까봐 두려운 마음이 복합적으로
들어서 그러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내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말을 해주었다.
아닌말로, 피트니스 대회를 나가던 미스코리아를 나가던 아내 맘이었다.
아내가 한 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그런것까지 하던 말던 내가
간섭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침을 먹고, 아내가 강이를 데리고 어린이집으로 간 후에
나는 NSX를 타고 편셔리로 천천히 갔다.
걸어가도 괜찮은 가까운 거리지만, 걷는것도 괜히 귀찮은 아침이었다.
편셔리 앞에 차를 세우고 편셔리로 바로 올라가지 않았다.
모닝 커피를 먹고 싶었다.
하지만 솔직히 커피야 수왕보에 올라가서 타 마셔도 된다.
체육관 사무실에서 타 마셔도 되고 말이다.
나야 커피믹스나 다방커피나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아메리카노나
다 그게 그거였다.
나는 혼자서 커피전문점으로 들어갔다.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사람이 없었다.
오늘은 모자를 쓰지 않고 뒤로 긴 머리를 묶고 있었다.
"아메리카노 하나 주세요."
나는 여자에게 말을 했다.
삼십대 초반? 아니면 중반?
예쁘지는 않지만 비비안 수가 늙으면 정말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그런 연약한 필이 나는 여자였다.
문득 인터넷으로 비비안 수의 요새 모습을 한 번 찾아보고 싶었다.
"삼천원 결제 합니다."
여자가 가볍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키도 작고, 정말 아담했다.
체구가 아담해서 나이보다 더 어려보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눈가의 주름을 보니 이십대는 분명히 아니었다.
그리고 행동이나 손을 보아도 분명히 이십대의 그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처럼 빼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그냥 귀엽고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얼굴이었다.
"여기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여자가 커피를 내밀었다.
나도 모르게 여자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쳤다.
나는 바로 눈을 피했다.
섹시함이나 성욕을 느끼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냥 학생시절로 돌아간 느낌을 주는 여자였다.
딸딸이가 생각이 나는 여자가 아니라, 학생시절의 풋풋함을
다시 회상할 수 있게 해주는 여자였다.
커피를 받아서 들고 나오는데, 도시락집 사장하고 일층 다른 점포의 사장이
실실 쪼개면서 커피전문점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어 사장님 안녕하세요…."
두 남자가 나를 보고 반갑게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나는 잽싸게 인사만 받고 후다닥 커피전문점에서 빠져나왔다.
웬지 도둑질을 하다가 걸린것처럼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손에 들고 편셔리로 다가가는데 체육관 창문에서 영식이와
홍진이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이런….시팔….
주위에서 내가 커피 산 것을 안 본 사람이 없는것 같았다.
그냥 커피를 마시는 것인데 내가 기분이 왜 이런지 몰랐다.
체육관 사무실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니까 홍진이가 말을 했다.
"형, 완전히 볼매지…볼수록 매력이 넘쳐…..전에 내가 뿅갔던 그 여자와는
뭐가 달라….이 여자는 아주 순수한 느낌이 들어….떡치고 싶은 생각보다는
같이 손잡고 영화보고 싶고….뭐 그러지 않아 혹시?"
홍진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이런…시팔….
남자는 누구나 다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었다.
"홍진아 우리는 좀 참았다가 점심 먹고 한 잔씩 하자….
견아 너도 점심 먹고 커피 한 잔 더해…."
"씨…씨팔….지금 먹으면 됐지…뭘 또 먹어…."
영식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뭘 말을 더듬어….홍진아 견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그러면 그렇지….견이 니가 무기력증에 빠져봤자…얼마나 가겠냐….
넌 인생 심플하게 사는게 매력이야…
뭘 복잡하게 생각하냐….
오늘 점심 뭐먹지…시팔…..부대찌게 먹을까?"
홍진이, 영식이와 점심때 편셔리 뒤쪽 번화가에 있는 부대찌게 집에서
쫄면사리와 라면사리 그리고 소시지 사리를 듬쁙 추가해서
부대찌게를 끓여 먹였다.
땀을 흘리면서 점심을 먹고 나니까, 기분이 제법 좋았다.
인생이 진짜 뭐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는 걱정을 하면서 살아가는 내가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셋은 이십여년전에도 그랬듯이 셋이서 한무대기로 뭉쳐서 커피
전문점으로 들어갔다.
시팔….커피 전문점 분위기가 다방 분위기로 변해 있었다.
부동산 사장이 커피 전문점 안에서 다른 노인네들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어이 편사장….반가워…."
들고 날때마다 사람들이 나를 아는척 해서 쪽팔렸다.
하지만 그런 쪽팔림도 잠시였다.
점심 이후는 알바가 두명이었다.
다른 30대 여성이 한 명 더 있었다.
나는 비비안수를 닮은 아담한 여성을 보았다.
또 눈이 마주쳤다.
기분이 좋았다.
괜히 얼굴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여자였다.
나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내 무기력증이 너무도 엉뚱한 이유로 조금씩 치료가 되는 것 같았다.
어쩌면 무기력증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그냥 변화가 싫었던 것이다.
오년이나 쭈욱 하던 일을 하루 아침에 그만 둔 것에 대한
불안감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식이와 홍진이가 꾸준히 곁에 있는게 그래도 많은 위안이 되는 것
같았다.
내가 이렇게 외로움을 많이 탔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비비안수의 최근 모습을 찾아보았다.
이런 젠장…..내가 상상한 모습은 또 아니었다.
커피전문점의 여자와는 또 달랐다…
커피전문점의 여자는 내 상상속에서 싱싱했던 비비안 수가
내 방식대로 늙어간 모습이었던것 같았다.
오후에 그렇게 할 일없이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발신자를 보니 재민이였다.
"어 재민아….."
내가 조금 놀래서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형님, 저희 지금 아래에요, 잠깐 뵐 수 있을까요?"
나는 부리나케 편셔리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재민이와 훈태가 같이 있었다.
우리는 다시 커피전문점으로 들어갔다.
젠장 하루에 커피집에 세 번이나 들어가는 것 같았다.
커피를 주문하고 구석자리에 앉았다.
"공사 끝났으면 얼굴이나 보고 가지….뭐가 그렇게들 급해서
얼굴도 안 보고 갔어…"
내가 재민이와 훈태를 보고 말을 했다.
훈태가 대답을 했다.
"죄송해요, 형님…저희가 요새 일이 너무 많아서, 정신을 못 차려서요…"
재민이가 말을 이었다.
"형님, 저희 내일 중국으로 출국해요, 쟈니형 면회하러 갈꺼에요.
가기전에 형님을 꼭 봐야 할 것 같아서요.
다름이 아니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서, 저희는 쟈니형이 이제 더 이상
연지누나 만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에요.
연지누나는 이제 형님하고 살꺼라고 말을 하고 있지만, 쟈니형은 아니에요.
연지누나가 형님하고 같이 있는걸 알면서도, 연지누나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것 같아요.
형님도 쟈니형과 연지누나가 계속 만나는건 반대하시죠?"
"나야….뭐….."
나는 말을 얼버무렸다.
"형님, 쟈니형을 위해서라도, 연지누나는 절대로 안돼요.
연지누나는 눈에 보이는게 전부인 사람이 아니라구요.
연지누나는 짐작을 할 수 없는 사람이에요.
저희가 연지누나를 오래봐서 잘 안다구요…."
내가 바로 말을 이었다.
"나만큼 많이 봤겠냐…..이십년을 같이 지낸 나도 잘 모르겠다.
오연지는 원래 그래….."
내 말을 들은 훈태가 말을 했다.
"형님, 이런 이야기 하기 좀 그렇지만, 형님이 좀 때리시면 안 될까요?
누나는 그냥 말로 해서는 안 들어요….누나는 폭력 같은거 싫어하잖아요.
누나를 때릴 사람은 형님 밖에 없어요…..차라리 그냥 형님이 마음
모질게 먹고 좀 때리고 무섭게 하시면 안될까요?"
누나는 형님이라면 웬지 맞아도 그냥 고분고분하게 가만히 있을 것
같아요….
형님곁에 있으려고 하는걸 보면 이런말씀 드리기 정말 죄송한데…
형님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저희가 모르는 다른 어떤 성적인 포인트를
찾아서 그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예리한 새끼들이었다.
나는 속으로 뜨끔했다.
오연지에 대해서 정말 많이 아는 놈들이었다.
하긴 똥싸는것 까지 봤으니 뭐 더 이상 뭔 말이 필요하겠는가….
훈태의 맘이 이해가 되었다
오죽하면 폭력을 싫어한다는 훈태가 오연지 좀 때려달라고 이야기를 할까…
나는 훈태를 보고 말을 했다.
"저기 훈태야…혹시 근데….연지가 그래도 한 살 더 먹었는데…
조금이라도 변하지 않았을까?
요새 행동하는 것 보면……"
재민이와 훈태가 놀란듯이 동시에 말을 했다.
"절대 아니에요…."
나는 두 녀석이 갑자기 동시에 이야기를 하자 깜짝 놀랬다.
"어휴…놀래라…아니면 말지…..뭘 그렇게들 소리를 지르냐…."
"형님이 아직 누나와 쟈니형이 어떻게 지냈는지 몰라서 그러시는거에요…
쟈니형은 진짜 순수하다구요….연지 누나가 계획한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되는 꼴은 다시는 진짜 못보겠어요."
모르긴 내가 뭘 모른단 말인가….
내가 얼마나 많이 아는지 게이브라더스가 모르는 것이지…내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하여간에 형님도 저희 도와주세요, 저희가 두 사람 다시 못 만나게
할 비책을 좀 생각해 볼테니까….형님도 저희와 뜻을 같이 하셔야 해요…"
재민이가 나를 보면서 말을 했다.
"나야 뭐 항상 너희들 편이지….
나도 솔직히 오연지 또 달아나면 기분이 좋겠냐….더럽지…
근데….마음의 준비는 솔직히 항상 하고 있어….
뒷통수 제대로 맞고 회복불능 될까봐 말이야…."
나는 솔직한 내 속마음을 게이브라더스에게 말을 했다.
훈태가 다시 입을 열었다.
"형님, 이런 말 제가 드린다고 기분나쁘게 생각하지 마세요.
솔직히 저희는 연지 누나가 형님한테 그렇게 매달리는 거 이해가 되지
않아요.
두 분 이혼하신 상태라고 저희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누나가 저희한테도 분명히 말을 했어요.
다시 합칠꺼라고, 쟈니형한테 가지 않겠다구요.
하지만 쟈니형이 연지 누나가 면회 왔을때 무슨 대화를 서로 나누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누나를 포기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솔직히 저희가 연지 누나랑 쟈니형이 몇 년간 형님 몰래 만나고
연애하는거 다 지켜본 사람들이잖아요.
두 사람, 그렇게 쉽게 헤어지기 힘들다고 봐요.
형님한테 이런 솔직한 이야기 고통일수도 있겠지만, 형님이 뭔가
이 이해할수 없는 알쏭달쏭한 상황을 정리해 주셨으면 해요.
형님, 다른 일에는 되게 깔끔하게 정리를 하시면서, 연지누나는 왜
저렇게 어정쩡한 상태로 내버려두시는지 저희는 솔직히 이해하기가
힘들어요. 형님 답지 않아요….."
나는 훈태의 말을 듣고 잠시동안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구구절절이 뭐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훈태가 완전히 잘 못 알고 있는게 하나 있었다.
이렇게 우유부단 우물쭈물 하는게 내 원래 모습이다.
깔끔한 뒷정리를 하는건 원래의 내 모습은 아니었다.
마회장한테 배운 학습의 결과이지…
지금의 우왕좌왕 왔다리 갔다리 하는게 진정한 나의 모습이고
나 다운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민이와 훈태도 분명 아는 것에 한계는 있을 것이다.
아내와 나의 일은 솔직히 내가 제일 많이 아는 것이다.
나는 아내의 그 길었던 일기까지 다 쌔벼보지 않았던가…
그냥 기분이 참 그랬다.
뭐랄까…
세상 그 누구도 나와 오연지를 이해할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비비안수와 눈이 마주쳤다.
고개를 들고 멍하니 있는 나를 쳐다보고 있던 것 같았다.
비비안수가 잽싸게 눈을 피했다.
어라, 이 상황은 무엇인가?
내 치명적인 매력에 저 귀엽고 아담한 마스코트 같이 귀여운 처자가
푹 빠져버린것인가?
물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마흔 일곱 평생에 첫인상으로 누가 나한테 빠져본적은 없었다.
내가 그럴 얼굴도 아니고 말이다.
나한테 빠졌던 여자는 내 얼굴이 아니라 내 말뚝이를 본 여자들이었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지금 분위기는 그런게 아니지만, 말뚝이를 꺼내서 저 귀여운 비비안수에게
흔들어서 보여주어야 하나?
진짜 제대로 꺼내놓으면 한보따리인 내 고환주머니를 비비안수에게
살짝 보여주어야만 하는 것일까?
혼자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커피전문점에서 말뚝이를 꺼내서 혼자 흔드는 모습 말이다.
내가 웃으니까 재민이하고 훈태가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형님, 저희들이 너무 오버한다고 생각하시는거에요?
형님은 이 상황들이 걱정도 안 되세요?"
나는 비비안수와 말뚝이 때문에 웃은건데 재민이하고 훈태는 내가
자기들때문에 웃은건지 알고 걱정을 하고 있었다.
"아…..미안….잠시 딴 생각을….
나 솔직히 쟈니 걱정 안 하려고…..내년에 봄은 지나야 출소할꺼 아니야..
뭘 벌써 걱정해…
만리장성을 쌓아놓을수도 없고…
나 솔직히 쟈니가 나 찾아오면 개패듯이 패서 저 편셔리 옥상에 있는
개집에 가두어 버릴꺼야…
지금 상황이 코미디가 되어서 그렇지….쟈니는 내 아내…아니 내 전처랑
바람핀 상간남에 지나지 않잖아…
본 남편이 상간남 팬다는데 누가 뭐랄꺼야…
쟈니도 지가 낯짝이 있으면 날 찾아오면 안되지…
쳐 맞고 싶으면 오라고 해…
나 요즘 운동 바짝해서 아주 몸에 힘이 넘친다.
스피드가 이십대 시절같은 느낌이 들어….
스쳐도 중상이라고 니들이 이번에 면회가서 좀 전해줘…."
"그건 안돼요.
형님이 쟈니형 때리는 건 절대로 안돼요.
폭력은 쓰지 않기로 했잖아요."
재민이가 나를 보고 언성을 높였다.
시팔…내가 언제 그랬나…
지들이 맘대로 정한거지…
나는 재민이한테 화를 낼수는 없었다.
순진한 게이들이었다.
"재민아 열 내지 말어….쟈니가 안 오면 되잖아.
니들이 가서 쟈니 좀 잘 구워삶어…
홍콩에 가면 이쁜 여자들 넘칠텐데 왜 사십대 아줌마한테 목을 매고
지랄이야….
쟈니한테 제발 오지말고, 그 많은 돈 펑펑 쓰면서 재미있게 황제처럼
좀 살라고해…
연지….아니 애들 엄마는 이제 몇 년 뒤면 고물에 꿀강냉이 된다.
지까짓게 이뻐봐야 몇 년이나 더 이쁘겠냐?
금새 꼬부랑 할머니 되고 폐경기 된……아….폐경기는 아니구나…
그게 없구나…..
하여간에….시들지 않는 꽃은 없는거다.
니들이 쟈니 한국에 못 오게 좀 막아라…
나도 사실은 아주 골치 아프다."
내 말에 재민이가 대답을 했다.
"쟈니형이 한국에 안 올 수는 없어요.
쟈니형이 한국에서 준비하고 있는게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쟈니형이 안 오게 막는게 아니라 아예 누나를 형이
꽉 막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거에요…"
누나가 자기 입으로 말한걸 스스로 지킬수 있도록 형님이
누나를 좀 꽉 붙들어 매어 놓았으면 좋겠어요….
얼마전에도 이 앞에서 누나 우연히 보았는데, 옛날보다 더 이뻐지고
젊어진것 같아요.
우리가 누나를 처음 보았을때보다 지금이 얼굴이 더 핀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걱정이에요.
누나는 진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저희를 천연덕스럽게
대하시는데….저희는 그게 더 불안해요,.
누나 진짜 속 마음을 모르겠어서요…."
이런 젠장, 나는 게이브라더스에게 쟈니를 막아달라고 하고,
게이브라더스는 나에게 오연지를 막아달라고 하고 있었다.
남들이 보면 견우와 직녀를 막는 악역을 서로 해달라고 하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 인가..
하지만, 오연지를 지금 비난할수는 없었다.
오연지는 끽소리도 안했다.
게이브라더스가 오바하는 것일수도 있었다.
오연지가 진짜로 마음이 없는데 쟈니와 게이브라더스만 지랄하는 것 일수도
있지 않는가….
나는 더 이상 재민이와 훈태에게 할 말이 없었다.
그때 다시 안쪽에서 열심히 주문받은 커피를 준비하는 비비안수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내 말뚝이가 생각이 났다.
비비안수에게 말뚝이를 보여주는 상상을 다시 했다.
그러다가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눈앞에 있는 놈들은 착하기는 했지만, 말뚝이를 좋아하는 놈들이었다.
그런 놈들 앞에서 말뚝이를 꺼낸 다는 것은 몹시도 위험한
일이었다.
녀석들이 만약에 오연지처럼 내 물건을 보고나서 잽싸게 입에 물어버린다면
난 며칠동안 심기가 불편해서 시름시름 앓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문화적 충격을 받을수도 있는 일이었다.
일본에서 봉옥봉이 병신같은 놈이 흥분에 겨워서 나한테 뻘짓을 하다가
내 헛손질에 맞았던 것이 생각이 났다.
나는 지금 해야 할 말은 아니지만 재민이와 훈태에게 입을 열었다.
예전부터 진짜 해주고 싶은 말이었는데 기회가 없었었다.
지금 어차피 같은 이야기만 되풀이 하고 있는데, 이 기회를 빌어서
두 사람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저기 재민아, 훈태야, 내가 니들 진짜 내 친동생 같이 아껴서 하는 말인데
내 말 고깝지 않게 들었으면 좋겠다.
니네한테 이런 진심어린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인생 몇 년 더 산 사람으로써 내가 말해주는거야…."
내가 갑작스럽게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자 재민이와 훈태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니들 말이야….니들은 일반적인 남자들하고 조금 다르잖아.
뭐, 그걸 탓하려는건 절대로 아니야….나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니네가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를 뿐이지 그걸 비난하려는건 진짜 아니야.
하지만, 너희들은….있잖아….
그러니까….
음….말이야….
거기를 이용해야 하잖아…
보통 사람들은 잘 이용하지 않는….그러니까 배설을 하는 구멍 말이야…."
내가 왜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진심으로
재민이와 훈태를 아끼는 마음에서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타이밍이고 나발이고, 내가 두 사람을 진짜 아껴서 하는 말이었다.
얼마전에 아내가 뒤에다가 넣어 달라고 했을때, 아내에게 일장 연설을
하면서 나중에 꼭 기회가 되면 게이브라더스에게도 이야기를 해 주어야
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거기 관리 잘 해야해….
내 나이쯤 되면 거기 관리 잘 못해서 피보는 사람들이 많어…
너희들은 다른 사람들 보다는 특히 더 그럴꺼 아니야….
가급적이면 거기 말고 다른데를 이용하는건 어떨까?
아니면…..글세 난 그런건 잘 모르지만…..
너희들이 관리 잘 못하면 말이야, 나중에 나이 들어서 음….그거 있잖아…
너희들 혹시 기억나니?
요새는 그런 치약들이 많이 안보이는데, 옛날에 수입 치약이나
아니면 국산중에도 그런거 몇 개 있었어.
하얀 치약에 바깥쪽에 빨간줄이 있어서 치약을 짜면 하얀 치약만
나오는게 아니라 빨간줄이 세줄 혹은 네줄씩 하얀 치약의 옆에 묻어서
나오는 치약 말이야….."
재민이와 훈태는 내 말을 유심히 잘 듣고 있었다.
나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서 했다.
"너희들 그 구멍을 지금 젊어서 잘 못 사용하면, 나중에 내 나이 되어서
똥눌때, 똥의 양 옆이나 아니면 치약처럼 세군데 혹은 네군데
빨간줄이 그어진채로 똥이 나올꺼야…피가 그렇게 묻어서 나온다는 말이야…
그 하얀 치약에 빨간 줄 그어진 것 처럼 말이야.
치열이라고, 똥구멍이 찢어져서 벌어지는 현상이지….
너희들은 특히 더 조심해야해…."
"혀…형님……죄송한데 목소리 좀 낮춰주세요…..너무 커요…."
훈태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미안….나도 모르게 흥분하고 집중해서……
너희들 하여간에 진짜 조심해….
나중에 찢어지면, 수술해도 자꾸 재발한데….."
재민이가 난처한 듯 대답했다.
"혀…형님….그런건 저희가 잘 알아서 해요…..
그런건 신경 안 써주셔도 돼요…."
"그…그래…..나도 너희들이니까 이야기 하지, 딴 놈들 같으면
절대로 이런 이야기 안 해준다.
똥꼬가 찢어지던, 폭파되던 말이다."
나는 재민이와 훈태가 내 큰 목소리에 난처해 하는 것 같아서
그만 말을 멈추었다.
커피전문점을 나와서 게이브라더스를 보내었다.
중국에 잘 다녀오라는 인사와 함께 말이다.
12월 초가 되어서 아연이의 필기와 면접고사까지 무사히 다 끝나버렸다.
이제 아연이에게 남은 길은 단 두가지 뿐이었다.
일유대 음악대학 기악과 수시모집에 떡 하니 합격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음대 정시 모집을 노리는 수 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목표가 일유대 음대였으니, 솔직히 그 보다 수준이 낮은 음대에
간다는 것은 아연이 스스로도 큰 상처가 될 수 있었다.
아내가 그래서 그런때를 대비해서 유할 갈 곳도 미리 좀 알아본 것 같았다.
하지만 아내는 끝까지 아연이를 믿는다고 말을 했다.
밤에 아연이를 재우고 아내도 강이를 재우러 들어갔다.
나는 거실 쇼파에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아내가 강이를 재운후에 소파로 나왔다.
아내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 다리 아래 앉더니 내 츄리닝 바지 안으로
손을 쑤욱 집어 넣었다.
그러더니 내 물건과, 고환주머니를 살살 비벼면서 만지기 시작했다.
마치 맡겨놓은것을 주인이 와서 만지듯이 당당한 자세였다.
나는 아내의 자세가 너무 당당해서 오히려 몸이 오그러드는것 같았다.
아내가 크게 부풀어 오른 내 말뚝이를 손으로 조물조물 만지면서
나에게 물었다.
"당신 컨디션이 좀 많이 괜찮아진 것 같아요….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 이제 진짜 괜찮아요?"
아내가 천천히 나에게 물었다.
나는 가만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맥주 한 잔 할까요?"
아내가 나에게 말을 했다.
"그래…."
내가 아내에게 대답을 했다.
아내는 츄리닝 바지에서 손을 빼더니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쟁반에 맥주와 땅콩튀긴것을 가지고 왔다.
아내가 내 글라스에 맥주를 한 가득 따라주었다.
나는 맥주를 쭈욱 들이켰다.
"어…..시원하다…"
아내가 웃으면서 내 잔에 술을 더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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