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4] 끝없는 여행 009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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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전
끝없는 여행 009 ---------------------------------------------------------
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아내가 바로 말을 했다.
"미안해요….
안 만날께요….
당신이 그런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만….그냥 생각이 말로 다 나와 버렸어요...
당신과 그동안 힘들게 맺어온 이 관계를 깨면서 까지 존슨을 만나고
싶지는 않아요….
나 벌써 일본에서 돌아온지…..일년이 다 되었어요….
돌아오는 이십칠일이면….
우리 처음 만난지 이십일년 되는 날인거 알죠?
내가 작년 삼월 이십칠일날 우리 이십주년 되는날 당신한테 다시
말을 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이랬다 저랬다 하고 지랄이네…
에이 시팔…..
짜증내고 잔소리 하기도 지겨웠다.
나는 아내를 보고 그냥 한숨을 쉰 후에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해삼탕 안 먹어? 아주 부들부들 하다…."
나는 해삼탕을 숟가락으로 퍼 먹으면서 아내에게 말을 했다.
괜히 열냈다.
열내지 말고 그냥 눈만 부라릴 것을 괜히 열냈다.
아내가 젓가락으로 해삼을 하나 앞 접시에 담아서 먹었다.
"니미 집에서 말하면 되지, 겨우 존슨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 하려고
밖에서 밥 먹자고 하냐?"
내가 음식 남은 것들을 다 긁어서 먹으면서 아내에게 말을 했다.
"아니요, 그냥 오랜만에 같이 외식하고 좋잖아요…
단 둘이서…."
아내가 웃으면서 나를 보고 말을 했다.
"난 둘이서 먹는것보다 애들 다 데리고 와서 먹는게 더 좋아.
애들 입은 주둥이냐?
맛있는 건 다 같이 먹어야지…."
"에이 무슨 말도 못해요…..그냥 그렇다구요…..
아연이는 앞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각종 맛있는 건 다 먹을텐데….
강이도 어련히 앞으로 자라면서 좋은 기회 많이 생기겠어요…
우리 애들은 다 잘 될꺼에요…
난 그렇게 믿어요…."
아내가 마치 꿈을 꾸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얼른 처먹기나 해라…너 오늘 강의 가는 날이잖아…"
"근데요….당신 요새 나한테 너무 욕도 많이 하고, 좀…거칠게 말 하는
것 같지 않아요?
옛날에는 다른데서는 욕 많이 해도 나한테는 거의 욕도 안하고 말도
따뜻하게 해줬었잖아요…"
아내가 젓가락을 들다 말고 다시 말을 했다.
나는 입에 찹쌀탕수육 남은 것을 넣고 단무지와 같이 씹으면서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흥분하지 않고 맛을 음미하면서 조근조근 천천히 말을 했다.
"오연지 여사….입장 바꾸어서, 니 마누라가 깜뎅이랑 졸라게 떡을 쳤어
그리고 그 영상을 니가 봤어….
너 같으면 곱게 말이 나올것 같냐?"
"……………………."
아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일부러 음식을 먹는 것에 열중하는 척 했다.
진짜 애들만 아니면 단무지 그릇으로 때려주고 싶었다.
존슨인지 좆슨인지 진짜 아주 생각만 해도 열이 받았다.
다 똑같은 인간들이었다.
존슨도, 본드도, 본드 마누라 윤진경도, 그리고 내 앞에 있는 강이의 친모
오연지까지도 말이다.
다들 나사 하나가 이상하게 삐딱하게 박힌 인간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념 하나 안 남기고 접시를 긁고 있는데 아내가 말을 했다.
"저기 여보 사실은, 영국에 있는 혜지씨가 얼마전에 나한테 편지를
보냈어요….
나도 좀 깜짝 놀랐어요. 학원으로 편지를 보냈더라구요.
국제우편으로…
요새 손 편지 쓰는 사람 거의 없잖아요.
다들 이메일 보내고 그러는데…
혜지씨가 내 이메일 주소도 알고 있는데, 손편지를 보내서 좀 놀랐어요….
당신….볼래요?"
나는 유니짜장 소스 남은것을 숟가락으로 긁어먹다가 멍하니 아내를
쳐다보았다.
이름도 까먹을 정도였다.
오혜지….
이젠 얼굴마저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정도였다.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구나…..
아직 만 일년은 되지 않았지만….해가 바뀌면서 완전히 잊어버리고
지냈던 것들중의 하나가…..
오혜지 인 것 같았다.
레즈비언들까지 속을 썩이면서….거의 생각을 안하고 있던 이름이었다.
아내가 쇼울더백에서 편지를 꺼냈다.
그러고 보니 쇼울더백도 못 보던 것이었다.
저건 또 무슨 명품인가?
생전 듣도 보고 못한 희귀 명품들이 많은 아내인데….
저건 분명히 아내에게 없던게 분명했다.
내가 입을 열었다.
"그 가방 원래 있던거야?"
아내가 손에 든 편지봉투에서 편지지를 꺼내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아니요….그냥…이번 시즌 한정판이라고 해서….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걸
아연이가 가지고 가서 들게 없어서요…."
이런 뻔뻔한 년….. 있는 가방만으로 가방가게를 차려도 될 정도인데
들게 없다니……
나는 아내가 나에게 건내어 준 편지지를 펼쳤다.
예전에 보험계약을 할때 혜지씨의 손글씨를 참 많이 보았었기 때문에
나는 그녀의 글씨를 잘 알고 있었다.
분명했다.
혜지씨의 단정한 얼굴만큼이나 단정하고 곱게 잘 쓴…..그녀의 글씨가
확실했다.
줄때 먹을것을….
여자가 준다고 허락해 주는데도, 못 먹은 병신이었다.
헤어질때 헤어지더라도, 줄때 먹기나 할 것을…..
나는 천천히 혜지씨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
이사님, 정말 시간이 빠른것 같네요.
늦은 밤까지 책을 보다가, 그냥 문득 이사님 생각이 나서 정말 오래간만에
이렇게 손편지를 써봅니다.
저도 몇 년만에 쓰는 손편지인지 모르겠어요.
요새 정말 하루하루가 어떻게 끝이 나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세계 금융이 하루하루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그 중심에 제가 서 있으니까, 정신을 차릴수가 없어요.
정말 살아있는 공부를 한다는 느낌입니다.
요즘 같아서는 말이죠, 여기서 평생 공부만 하면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밤에 눈을 감기가 싫어요, 그냥 잠깐 눈을 감고 난 후에 다시 아침이 바로
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하루 하루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제가 원하는 모든 생활을 이렇게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습니다.
평생 살아오면서 돈에 구애를 이렇게 조금도 받지 않으면서 살았던
순간이 과연 있었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사님이 그때 저에게 해주셨던 많은 말들이 생각납니다.
저에게 돈을 쫒지 말라고 하셨었죠, 돈이 저를 쫒아올 정도가 될 경지에
이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이사님이 저에게 해 주셨던 말들이 이제 아주 조금씩 이해가 되고
있습니다.
돈을 쫒지 않을겁니다.
이사님이 말해주셨듯이 가만히 있어도 돈이 나를 쫒아오도록
그렇게 만들겁니다.
이사님이 제가 떠나기 전에 해주셨던 말이 생각이 나요.
미래를 위해서 살지 말고, 현실에 충실하고 현실을 즐기라는 그 말이요….
남자라는 존재를 즐기는 것 이상으로 생각하지 말라구요.
남자를 일부러 멀리하는 건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신의 섭리를
무시한 짓이라는 이사님의 말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요.
저 작년 겨울부터요, 제가 마음에 내키는 상대를 보면 항상 먼제 대쉬를 해서
연애를 합니다.
이사님이 말씀하셨죠, 남자가 여자를 가진다는 생각의 틀을 깨라구요.
여자가 남자를 취하고, 아니면 아닌 것이라는…... 남자는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고 그냥 진짜 목표를 위해서 가는 과정에, 현실을 즐기기 위한
도구로 삼으라는 말이 그때는 너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많은 상대와 연애를 하고 잠을 자면서 제 시야가 점점 더 넓어집니다.
정말 많은 인종과 잠을 자봤어요.
그리고 짧은 연애의 감정도 여러 번 느꼈다가 바로 깨어나고는 합니다.
남자 때문에 상처받고, 이별의 상처 때문에 그걸 평생의 멍에로 가슴에
남기었던 제 자신이 너무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사님이 말해주셨던 것들을 하나씩 하고 있습니다.
공부는 물론 기본으로 하면서 말이죠.
그냥 하루 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살아 숨 쉰다는게 너무 기쁩니다.
인생을 즐기고, 남자를 즐기되 사랑은 쉽게 빠지지 말라는 이사님의
말이, 이젠 제 인생의 중요한 나침반이 되는 듯한 생각입니다.
많은 남자와 즐기다 보니까, 정말 제가 서른살 넘도록 가지고 있었던
기존의 가치관들이 얼마나 잘 못 된 것이었는지, 어리석은 가치관이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아직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이 있습니다.
이사님,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이사님은 제 인생의 가장 큰 롤 모델 입니다.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인생과 공부에 대해서….
그리고 남자에 대해서….
모든 역사를 다시 써 내려 갑니다.
이곳 런던에서 말이에요…..
이사님, 몇 년뒤에 제가 이사님처럼 변한 모습 꼭 보여드릴께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이게 뭔 씨발 좆같은 소리인가?
오혜지가 이놈 저놈 아무놈하고 막 자고 다닌다는 이야기 아닌가….
오혜지도 흑형하고 잠을 잔 것인가?
"에이 시팔…."
나는 너무 화가 나서 편지지를 구겨서 아내의 면상에 던졌다.
돌멩이를 던지지 못하니까 종이 구긴거라도 맞아야 할 년이었다.
내가 편지를 구겨서 던지자 아내가 잽싸게 손을 들어서 마치 타자가 공을
치듯이 그걸 툭 쳐냈다.
그리고 아내가 마치 안타를 치듯이 쳐낸 편지지가 내 왼쪽 눈깔에 맞았다.
"에이….씨발…진짜….."
나는 눈을 비비면서 아내를 째려보았다.
"어머, 미안해요. 그게 왜 그리 날라가지?"
아내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했다.
하지만 아내의 미소는 진짜 미안해 하는 미소가 아니라 웬지
고소미를 날려주었다는 표정 같았다.
혼자 씩씩대봤자, 내 혈압만 올라가니까 그냥 참을수 밖에 없었다.
요새 운동을 많이 하더니 아주 발군의 운동신경을 보여주고 있는 아내였다.
아내의 면상에 그 편지지가 딱 맞았어야 이게 깔끔한 그림이 되는데
되려 내가 맞았다.
그것도 눈깔에 정통으로 말이다.
뭐 세게 맞은게 아니라서 아프지는 않았지만, 내 마음이 아팠다.
결국 혜지씨는 영국에 가서 이 놈 저 놈 다 주는데, 나만 못 먹었다.
억울해서 미칠것만 같았다.
아내는 편지내용이 생각났다.
간단히 말을 해서 남자가 여자를 따먹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자는 항상 따 먹힌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자가 남자를 따먹는다고
생각하라는 것인가?
에이 시팔…..복잡했다.
오연지 다운 생각이었다.
오혜지가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마지막에 편지에 써놓은 것이 생각났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내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아내 때문이 아닐 것이다.
돈 때문일것이다.
세상 누구도 돈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망할놈의 것……
중국집에서 나오자 마자 아내개 내 옆에 바짝 붙어서 팔짱을 꼈다.
"더워, 저리가…."
"싫어요…."
우리는 길거리에서 티격태격 하면서 걸어갔다.
아내는 정말로 존슨을 보지 않을 것인가?
웬지 모르게 불안했다.
옛날 중세시대 사람들이 성을 쌓고 살았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꼴보기 싫은 놈들은 성 밖으로 내쫒아 버리고, 성 안에 안 들여 보내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편셔리 주변에 높은 성을 쌓고 성위를 지키는 장수가
되고 싶었다.
쳐들어올 놈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며칠뒤에 일을 마치고 오후에 편셔리 옥상에서 오래간만에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내가 눈을 감고 있는데 인기척에 눈을 떠보니 어느덧 영식이와 홍진이까지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요새, 형 너무 바쁜거 아니야?"
홍진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내가 원래 인생이 좀 바쁘다….
그래도 다시 일을 하니까 좋다…."
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젠장 3월이 다 지나가고 있는데 마회장은 아직 소식도 없었다.
그럭저럭 복잡하지 않은 단순 불륜건들만 처리해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완벽하게 마대정보진흥이 예전과 같이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낮에 처리할수 있는 일들 위주로, 그리고 내가 직접 움직이는 것보다는
마대정보진흥과 협력관계에 있는 정보원들이 움직여서 정보를 따올수
있는 것들 위주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것들만 해도 일주일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 없었다.
옛날에 마회장과 어떻게 그렇게 밤에도 가끔씩 일을 해가면서 정신없이
일을 했었는지, 이젠 잘 기억도 나지 않았다.
세월은 참 유수처럼 빠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천을 다 하고 조금 쉬다가 집에 가려고 옥상에서 빈둥대고 있었다.
영식이는 체육관 애들 승합차로 태워다 주러갔고, 홍진이는
공구상가에 조명등 나간것들 자재를 구하러 갔다.
나는 혼자서 시원한 음료수를 홀짝대면서 의자에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있었다.
그때 옥상문이 열렸다.
나는 홍진이가 벌써 올리가 없는데 누구지 하는 생각으로 그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옥상문을 열고 내 쪽으로 천천히 걸어오는 사람을 보았다.
이젠 누구 새로운 사람을 보면 반갑기 보다는 저 화상은 또 왜 기어오나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런데 그 화상의 얼굴보다는 몸에 눈이 갔다.
원래 미니스커트 같은거 입은 모습은 못 본것 같은데…..
타이트한 검정 미니스커트에 하얀색 티셔츠를 받쳐 입고 자켓을 입었는데
상당히 섹시했다.
홀랑 벗은것만 봤지 저렇게 미니스커트를 입혀 놓은걸 본 적이 없어서
느낌이 새로웠다.
다리가 아주 끝내주는 각선미였다.
몸매가 글래머로 잘 빠진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엉덩이와 가슴이
풍만하면서도 다리가 잘 빠진 여자는 드물텐데….
나도 모르게 아래가 벌떡 서는 것 같았다.
여자가 내 앞에 서더니 고개를 꾸벅 숙여서 인사를 했다.
내가 앉으라고도 안했는데 내 맞은편 의자에 털썩 앉는 여자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여자의 다리 사이로 눈이 가는 것 같았다.
미니스커트가 많이 짧아서 안이 다 보일것만 같았다.
여자가 자신의 무릎위에 핸드백을 올려놓았다.
젠장, 어차피 볼장 다 본 사이에, 그냥 적선하는셈 치고 보여주지
뭘 또 핸드백으로 거길 가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는 여자를 보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넌 또 왜 혜성처럼 등장했냐?
봉심아, 또 뭐 나 협박할꺼 있냐?
얼굴을 보면 반가운게 아니라, 놀라기 부터 하는 것 같다.
내가 우리 마누라 무서운 여자라고 했잖아.
이렇게 날 불쑥 찾아오면 어쩌냐……
마누라가 너네 빚 갚아준 돈 토하라고 그러면 어쩌려고…."
내가 평소와는 전혀 다른 차림새로 내 앞에 등장한 양봉심에게 말을 했다.
양봉심하고 두 번 이나 잤기 때문에 솔직히 볼장 다 본 사이였다.
"그냥요…..사장님이 보고 싶기도 하고….
그냥….속상해서 걷다가 여기까지 찾아왔어요.
안 계시면 그냥 가려고 했는데….
사장님 차가 아래 있길래 혹시나 하고 올라와 봤어요…."
봉심이가 웬지 많이 달라진 듯한 여성스러운 얼굴로 나에게 말을 했다.
나는 봉심이에게 종이컵에 음료수를 한 잔 따라주면서 말을 했다.
"이거 먹고 어여 가…..난 여자들이 싫어…
내 딸 말고는 세상 여자 다 못 믿고….다 싫다..
우리 마누라 포함해서 말이다. 니미랄….."
내가 봉심이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
봉심이가 음료수가 든 종이컵을 손에 들고 마시지는 않으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장님, 저 순덕이한테 버림 받았어요….
일본에서 순덕이가 돌아오지 않아요…
거기 일본에 있는 다른 동생하고, 눈이 맞은 모양이에요…
어떻게….마음이 변하죠?
그렇게 몇 년 동안이나 사랑했던 사이인데 말이에요…."
봉심이가 울먹이면서 말을 했다.
나는 음료수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봉심이에게 말을 했다.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아냐….
난 그런거 잘 몰라…그런건 돌아가신 보이 조지 형님이나, 프레드 머큐리
형님이 잘 아실텐데…
그 냥반들이 저 세상 사람이라서….
누구한테 그걸 물어봐야 하나?
난 하여간 그런거 몰라….
니네 세계는 니네 세계의 사람들에게 물어봐야지 왜 편셔리 옥상에 와서
질질 짜냐….."
"………………………."
봉심이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있던 봉심이가 입을 열었다.
"외로워요….새로 사람을 만나기도 두렵구요….
저 오늘 한 번만 안아주시면 안돼요?"
봉심이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는 일어나서 봉심이의 앞으로 갔다
그리고 봉심이를 가볍게 끌어 안아 주었다.
"됐지? 안아 달래서 안아 줬다.
나 우리 아들래미 어린이집에 데리러 갈 시간이야….
조심해서 가라…."
나는 서둘러서 옥상을 내려가려다가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봉심아, 이거 내가 너 무시해서 그러는게 아니라…
너 외로우면, 혹시 우리 마누라랑 그거 할 생각 없냐?
내가 니가 우리 마누라랑 그거 한다고 하면 적극 찬성할께….
차라리 우리 마누라를 그쪽 세계로 이끌어 주면 안되겠냐?
차라리 그게 더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내가 돌아서서 봉심이를 보고 말을 하자 봉심이가 나를 보고 대답을 했다.
"사장님….그걸 말이라고…..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저….그냥 오늘 한 번 만…..진짜 안아주세요….."
"좀 전에 안아주었잖아…..
에이…..안되나? 차라리 오연지가 동성애자인게 속이 편하겠다…젠장….."
나는 혼잣말을 중얼중얼 하면서 옥상에 봉심이를 내려놓고 아래로
내려왔다.
강이를 데리러갈 시간이었다.
혜지씨와 잤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이젠 솔직히 흥미가 떨어진 봉심이가 와서 들이대고 있었다.
순덕이 그년 그럴줄 알았다.
배때기가 부르니까, 자기 애인을 배신하다니…
사랑은 움직이는거야라고 시에프를 찍었던 그 옛날 여배우가 생각이 났다.
개코나 움직이기는…굼벵이냐…발이 달렸냐….
사랑은 책임감이다.
움직이기는 어딜 움직이냐…
사랑에도 계약서를 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한 번 사랑계약을 하면 죽을때까지 그 계약을 목숨처럼
소중히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한 주가 또 훌쩍 지나가 버렸다.
다음주면 아내가 말을 했던 아내와 만난지 이십일년 되는 날이다
3월의 마지막주에 3월 27일이 있었다.
아내와 처음 만난지 이십일년째 되는날….
어휴….내 인생의 거의 절반이다.
바퀴벌레보다도 더 한 저 질긴 저 생존능력….
생글생글 웃으면서 아침을 처먹고 있는 오연지를 보았다.
어딜가도 살아남을수 있는 불사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 들어서 피부과에 가서 쓰는 돈이 점점 많아지는지…
얼굴에 잔주름도 잘 보이지 않았다.
돈 안들이고는 절대로 저럴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봉옥봉이나 오연지나 피부과가 없었으면 절대로 저 얼굴들이 유지가
안 되었을 것이었다.
아침을 먹고 일을 오후까지 연달아서 이어서 했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차에서 까먹으면서 드론 촬영을 계속했다
드론 촬영을 몇달간 쉬었어도, 그 기술은 여전했다.
5년전보다 GPS기술과 드론 기술은 훨씬 더 많이 발전을 했다.
하지만 드론을 이용한 택배같은걸 하는건 난 결사반대였다.
어떤 놈이 아령같은걸 택배를 주문했는데 드론이 그걸 실고 가다가
뚝 덜어트리면….어휴…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렇게 촬영이 다 끝나고 바로 차를 몰아서 편셔리로 향했다.
편셔리 앞 큰 도로에 엄청나게 큰 검정색 리무진이 한 대 서 있었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리무진 뒤에 차를 세우고 나는 태연하게 새 건물 일층으로 갔다.
패스트 푸드점에 사람이 좀 적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줄이 있었다.
줄을 서서 햄버거 세트를 사서 다시 편셔리로 향했다.
점심을 도시락만 먹어서 허기가 진 상태였다.
햄버거 세트를 좀 넉넉히 샀다.
옥상에 녀석들이 있으면 같이 먹으려고 말이다.
그때였다.
아까는 없었던 사람들이 리무진 앞에 있었다.
내가 패스트 푸드 점에 다녀온 사이에 리무진에서 내린 모양이었다.
나는 리무진 앞에 있는 사람들중에 한 사람의 모습에 시선이 꽂혔다.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저게 뭐지?
도대체….저게……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