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4] 끝없는 여행 011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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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분전
끝없는 여행 011 ---------------------------------------------------------
소리가 난 뒤를 쳐다보았다.
홍진이가 자기도 모르게 내가 애완견 애완견 하니까 입으로 개소리를
낸 것이었다.
홍진이도 자신이 저지른 일에 스스로 놀라서 어쩔줄을 몰라 하다가
냅다 뒤로 째기 시작했다.
진짜 전력질주로 새건물쪽으로 사려져 버리는 것이었다.
"저…저린 미친놈…"
내가 너무 황당한 표정을 지으니까 영식이도 홍진이를 미친놈이라고
혼잣말을 하다가 우물쭈물 당황해서 편셔리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또라이들인줄은 알았지만…
이젠, 자기 행동도 제어를 못하고 장난을 친다…
어휴….이십대때의 방지대 복싱부나…
사십대 후반을 향해서 달리는 지금의 방지대 복싱부나…
진짜 변한게 하나도 없었다.
존슨은 녀석들의 장난에도 엄숙한 표정이었다.
존슨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죽기전에 오이사를 꼭 마주보고 할 말이 있어…
이메일이나 이런거 말고….꼭 만나서 말이야….
내가 오이사 수소문해서 찾아가는거 다 소용없어…
오이사 성격 니가 제일 잘 알잖아…
오이사 냉정할때는 무섭게 냉정한 여자인거……니가 잘 알잖아…"
그랬었나?
이십년을 넘게 알아도 냉정한 여자인건 잘 모르겠는데….
청결해서 냉이 많이 끼지 않는 건 알아도 말이다.
"오이사 한 번만 보게 해줘….
오이사 안 보고 갑자기 죽으면 내가 눈을 감지 못하고 죽을 것 같아…"
나는 존슨의 말에 바로 대답을 했다.
"그럼 눈 뜨고 죽어….."
장난이 아니었다.
왜 죽을때 모든 사람들이 다 눈을 감는다고 생각을 하나?
수경시절에 형사들을 따라다니다가 변사체들을 본 적이 있었다.
눈을 뜨고 죽은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걱정 할 일은 아니었다.
장의사들이 염하기전에 시신 수습 과정에서 눈을 다 감겨준다고 했다.
존슨에게 설명을 해주려다가 그냥 말았다.
입이 아플것 같았다.
"니가 허락 안 해주면….
나 매일 찾아올꺼야…..
여기로 말이야…"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니 리무진 가지고 니가 찾아오는건 내가 뭐라고 안 하는데..
그리고 이 길도 내 땅은 아니니까 와서 지신밟기를 하던 뭘 하던
난 상관없는데….
내가 뭐 하나만 물어보자…
너 혹시 오연지 만나려고 하는게…..뒈지기 전에…넌 누구 후손이 없으니까
오연지한테 회사나 재산같은거 물려주고 그러려고 그러는건 아니지?"
난 택봉이 생각이 나서 혹시나 하고 물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존슨이 오연지를 딱히 만나겠다는 이유가 그것 말고는
없을것 같았다.
진경이 말에 의하면 좆도 안 선다고 하는데…좆도 안 서는 놈이
거하게 빠구리 한 판 뛰고 뒈질라고 하는건 아닐테고 말이다.
존슨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을 했다.
"넌 아직도 오이사를 모르냐?
오이사가 누가 그냥 주는걸 받을 사람이냐?
난 오이사를 알기 때문에 그런 생각 단 한 번도 해본적 없어….
오이사는 정당한 대가가 없는 건 절대로 안 받는 여자야….
계산에 있어서는….나보다 더 정확하다고….
내가 세상에서 돈 심이 나보다 더 정확하다고 인정하는 단 한 사람이…
바로 오이사야….
그것 때문에 내가 좋아하기 시작한거기도 하지만 말이야…"
"지랄하네..씹새끼…
이뻐서 좋아한거지….
졸라 박색이었으면….그런게 눈깔에 들어오겠냐…..
위선자는 내가 아니라…너다 이 씨발놈아…."
내가 살짝 썩소를 지으면서….말을 했다.
존슨도, 내 말에 움찔 했는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다 좆까는 소리였다.
지혜로운 머리에 반해서…..따뜻한 말투에 반해서?
여자에게 그런거에 반했다는 건 다 좆까는 소리였다.
물론 그런게 플러스 알파의 요인은 되겠지만…
일단 와꾸가 되고 궁뎅이가 새끈하니까 눈이 뿅가고 다른것도
다 좋아보이는 것이었다.
오연지가 졸라게 안 이뻤으면, 내가 이십년…아니지 일년 더 지났지..
이십일년전에 그렇게 미친듯이 오연지를 쫒아 다녔겠는가….
일단 와꾸가 새끈하니까 내가 그 지랄을 하고….
이렇게 애까지 낳고 코가 꿰어서 코뚜레를 하고 사는것이었다.
"한 번만 만나게 해줘….
단 둘이서만…..정말 마음껏 이야기 할 수 있게….
허락해줘….."
존슨이 애절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했다.
나도 애절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싫어…."
나는 이어서 만두귀와 거인을 보면서 말을 했다.
"어이…장기근속 경호원들 잠깐만….저기 리무진 뒤로….
단 둘이 할 말이 있어…."
내 말에 만두귀와 거인이 바로 리무진뒤에 아까 삼인방이 있는 곳으로갔다.
저 새끼들은 경호원의 자질도 없는 새끼들이었다.
나를 너무 믿었다.
무슨 개인 경호원들이 내가 저리 가랜다고 저렇게 순순히 가나…..
목숨을 걸고 자신의 의뢰인의 곁에서 있어야지….
어휴…진짜 한심한 새끼들……
존슨에게 꼭 말하고 싶은게 있었다.
"야….이 자칭 뒈지기 일보 직전의 씁새야….
니가 저택에서 오연지 가면 씌워서 기어다니게 하고….워크샵에서 오줌가지고
장난치고…..내가 아직도 그게 안 잊혀진다…
너 때문에….오연지 이상한 환타지가 생겼는지…자꾸 지 몸에 오줌을 싸래…
그게 인간들이 할 짓이냐?
오연지가 로얄 토토냐? 변기냐고?
오줌은 변기에 싸야지….시팔….왜 몸에다가 싸라고 해…..
너 때문에….오연지 다 버렸어…."
내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존슨이 바로 말을 끊고 대꾸를 했다.
"그…그건…내가 먼저 시작한게 아니야…
오이사가 먼저 제안한거라고….
오이사가 먼저 시킨거라고….
난…..그런건... 그렇게 심하게 안 했었어…오이사 전에는….소프트 했었다고…."
시팔….뭐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창의력 개 쩌는 년이었다.
괜히 말을 꺼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차….이런….
아까 햄버거 세트 사놓은거 체육관 사무실에 있을텐데….
먹을 것만 보면 주인 상관 안 하고 일단 먹고 보는 중딩놈들이
다 해치웠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복싱 배우는 중딩들은 맛있는 간식 많이 사주고 싶은데…
특공무술만 배우고 복싱 싫다는 놈들은 질긴 오징어만 사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더 길게 말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가….라…."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내 인생의 영화 중 한편인 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이 지하 주차장으로
찾아온 삼선교 오무성이 사과하라고 하자….그 말투를 흉내내면서 던졌던
명대사였다.
한자 한자 액센트를 넣어가면서 존슨을 보고 말을 했다.
크아….
정말 통쾌했다.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정말 갑자기 생각이 났다.
존슨이….약간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했다.
"내일 또 올꺼다….
꼭….만나야….한다…"
존슨은 이 말을 남기고 뒤를 보고 손짓을 했다.
리무진 문이 열리고, 존슨이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서 걸어서
리무진에 탔다.
저런 개새끼….두 다리 멀쩡한 새끼가….
왜 휠체어에…..
삽시간에 보디가드들이 휠체어를 접어서 리무진에 넣고 다들 리무진에
우르르 타더니 차가 사라졌다.
도대체 저 리무진에는 몇 놈이나 탈 수 있는건가….
그렇게 존슨과 똘마니들이 사라져 버렸다.
체육관 사무실로 올라갔다.
새건물로 도망친 홍진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영식이는 열심히 발차기를 하며서 중딩들에게 특공무술을 지도하고
있었다.
홍진이만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먹으려고 포장해 온, 햄버거 세트가….보이지 않았다.
한 세트도 아니었다.
홍진이나 영식이가 달라붙으면 주려고 여러 세트를 왕창 사서 포장해 온 것이
보이지 않았다.
쓰레기통을 보았다.
쓰레기 조차 사라져 버렸다.
아니…아니다…
냅킨이 있었다.
햄버거 포장할때 같이 넣어주는 냅킨이 구겨진채 쓰레기통 제일 위에
있었다.
냅킨을 펴 보았다.
맛있는 햄버거 소스가 묻어 있었다.
냄새를 맡아보니 방금 먹은 듯 냄새가 진했다.
이런…..쓰벌놈들…..
햄버거가 봉투째 사라져 버렸다.
쓰레기도 다 사라지고 남은것은 입 닦은 이 냅킨뿐이었다.
고개를 확 돌리니 사무실 창밖으로 나를 흘끔대던 중딩들이 화들짝 놀라서
다들 운동에 전념하는 척 했다.
중딩만 되도 저렇게 잔대가리들을 잘 굴린다.
햄버거 딱 하나만 남겨 놓았어도 내가 이러지 않을텐데….
나는 힘없이 계단을 터벅터벅 내려와서 패스트푸드점으로 갔다.
가서 제일 큰 사이즈의 패티가 더블로 든 햄버거 세트를 두 세트 시켰다.
그리고 구석 자리에 앉아서 그걸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다.
세상에, 먹는것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
뭐라도 먹어야만 할 것 같았다. 기분이 별로라서 말이다.
존슨 이 미친새끼가….나를 애완견이라고 그랬다.
그리고 내일 또 온다고 했다.
정말 나한테 왜들 이럴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나한테 이럴수 있을까?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진짜 벼룩만도 못 한 인간인 걸까?
내 마누라랑 그런 짓을 해 놓고도,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
저렇게 뻔뻔한 상간남 새끼는 쟈니 빼고는 저 새끼가 갑일 것 같았다.
햄버거 두 세트를 감자튀김 한 톨 남기지 않은채 혼자 다 먹어치웠다.
포만감이 드니까 그래도 좀 살 것 같았다.
인상 구기지 말고 살아야지….다 먹고 살자고 그러는 건데…..
나는 집으로 향했다.
그냥 집에서 누워서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오랜만에 존슨을 보니까 기분이 정말 느물느물 울렁대는 것 같았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내가 강의가 없는 날이라서 그런지
거실에 있었다
하지만 그냥 있는게 아니었다.
아내는 비키니를 입고 굽이 아주 높은 하이힐을 신은채 거울 앞에서
포즈 연습을 하고 있었다.
엉덩이를 딱 진짜 삼분의 일만 가려주는 그런 비키니 팬티였다.
티팬티가 아니라고 우기면 어쩔수 없는거지만, 티팬티나
뭐 별 반 차이가 없을 것 같았다.
아내의 배에 복근이 보였다.
얼마나 열심히 운동을 했으면 여자가 저렇게 복근이 보일까?
아내는 피부가 갈색톤의 건강하게 그을린 피부가 아니라 워낙에
하얀 피부라서 그런지 피부에 뭘 좀 바른 것 같았다.
아내의 비키니 팬티는 진짜 은밀한 부분만 살짝 가려주는 것이었다.
아랫배까지도 훤히 보였지만, 수술을 받은 수술자국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정말 아주 자세히 보아야만, 자궁암 수술 자국이 보일 정도로 수술 흉터
없애는 시술은 성공을 한 것 같았다.
아연이 낳은 제왕절개 수술 자국은 이제 찾아보기도 힘든 지경이었다.
얼마나 지 몸을 가꾸고 살았으면 말이다.
"나 괜찮아요? 당신이 뭐라고 할까봐, 그나마 좀 점잖은 스타일로 골랐는데…"
아내가 씨익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하긴 얼마전에 인터넷을 보니까 그것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휘트니스 대회 참가한 여자 선수들의 사진들을 보니까 진짜 완전 티팬티를
입고 나온 여자들도 적지 않은 수였다.
티팬티가 아니더라도 기본 엉덩이 반쪽은 드러내고 시작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도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내가 오히려 변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저녁시간이 되자 아연이가 집에 왔다.
나는 현관에서 아연이를 보자마자 입을 떡 벌렸다.
아연이가 머리를 조금 심하게 밝은 갈색으로 염색을 한 것이었다.
갈색보다는 약간 오렌지 색깔하고 갈색하고 섞은듯한 그런 밝은색으로
염색을 하고, 웨이브가 굵게 들어간 파마까지 하고 들어온 것이었다.
"와우 판타스틱…..
아연아….너무 잘 어울린다….
진작에 그렇게 할 것을…."
아내가 환하게 웃으면서 아연이에게 말을 했다.
아내는 아연이가 오는 소리에 잽싸게 방으로 들어가서 몸에 집에서
입는 가운을 걸친 상태였다.
지 딸 앞에서도 한 번 다리 쩍 벌리고 그 포즈를 좀 취해보지…
그짓은 차마 못 하겠는 모양이었다.
아연이는 슬쩍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오늘 진짜 왜들 이러나…..
우리 아연이는 새까만 보통 머리가 더 잘어울리는데….
저게 뭔가…..
오월초에 일본에 콩쿨참여를 위해서 갈껀데….저 머리로 거기 가려고
그러나….단정하게 가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연이가 슬쩍 나에게 물었다.
"아빠 이상해?"
나는 억지로 웃으면서 말을 했다.
"아니…아빠 이빨 튼튼해…."
농담할 기분이 아니었지만, 성인이 된 아연이가 지 머리를 뽀글이 파마를
하던 빡빡 깍고 다니던, 참견하는게 더 웃기다는 생각을 했다.
중고등학교때 그런 엄청난 멘붕사태를 겪고도 삐뚤어지지 않았던
아연이였다.
내가 뭐라고 하기가 좀 그랬다.
이젠 자유롭게 자기 하고 싶은거 하도록 하게 해주고 싶었다.
저녁 식탁에 온 가족이 모였다.
일단 눈 앞에 음식이 있으면 음식 외에는 아무것도 일체 신경을 안 쓰는
우리 편강이는 한 손에 포크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음식을 손으로
집으면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음식을 좀 천천히 먹도록 가르쳐야 하는데, 내가 음식을 천천히 먹게
하면, 일단 소리부터 지르고 보는 강이였다.
닮을것을 닮아야지…먹는 것도 나와 정말 뭐 하나 다를게 없이 똑같았다.
초등학교때 아버지와 밥 한 공기 뚝딱 하는 시간이 이미 똑같았던 나였다.
그리고 밥 한 공기 가지고는 간에 기별이 안가는 것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강이는 그렇게 먹을 것에 열중하고 있었고, 아내는 아연이 머리 이야기를
하면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연이가 내일은 저녁에 오래간만에 은서와 지연이와 만나서 같이
클럽게 가기로 했다는 말을 했다.
아연이는 12시 30분까지 오겠다고 나에게 말을 했다.
딱 자정까지만 놀고 바로 오겠다고 아예 선전포고를 하듯이 말을 했다.
나는 그냥 조심하라는 말 외에는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젠 성인이 되어버린 춤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딸에게 말이다.
지 친부를 닮아서…..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냥, 모든게 다 변해가고 있는데, 나만 제자리에서 그대로인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씩 낯설음이 느껴졌다.
강이를 재우고, 아연이까지 잠이 든 후에 아내가 뒷방으로 왔다.
아내는 잠옷 안에 아까 입었던 대회용 비키니를 입고 있었다.
내가 그걸 보고 아내에게 한마디 했다.
"그걸 내 앞에서 입고 있으면 기분이 좋냐?"
아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채, 그냥 내 옆에 누워서 내 품으로
파고 들었다.
"공부도 할만큼 한 사람이 좀 곱게 늙어야지….추하게 이게 뭐냐….."
아내가 살짝 고개를 들어 나를 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결코 추하지 않아요, 나중에 대회할때 당신도 와서 구경해봐요….
정말 뼈를 깍는 노력들을 하고 훈련을 해서 참가하는 것이라구요…."
아내는 말을 하면서 천천히 내 바지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아내의 손길이 내 아래에 느껴졌다.
매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내와 나의 나이에 참 많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는
자주 관계를 가졌다.
일주일에 아무리 못해도 두 세번은 기본으로 관계를 가지니까 말이다.
나는 아내의 팔목을 잡아서 빼고 아내를 보았다.
"왜요? 오늘 몸이 안 좋아요?"
아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몸은 너무 좋은데….몸은 너무 좋아서 아주 힘이 팡팡 튀는데…
마음이 안 좋아….
오늘 존슨이 편셔리에 와서 깽판을 치고 갔다."
나는 아내에게 오늘 존슨과 있었던 일에 대해서 소상히 다 설명을 했다.
"미안해요…..강이아빠……"
아내가 내 품에 얼굴을 묻고 말을 했다.
"니가 언제부터 날 강이아빠라고 불렀냐?
호칭 가지고 장난치지 말고….
어떻게 할꺼야?
존슨은 시작이잖아…
진짜 해도 너무 하지 않냐?
너….진짜 봉옥봉이도 찾아오고, 조바라요인가 그 새끼도 찾아오고…
다 찾아와….
아니 시팔…무슨 엄마찾아 삼만리도 아니고, 어떻게 다 나를 찾아오는거야…
내가 니 매니져야? 니가 무슨 아이돌 걸그룹도 아니고, 진짜 너무하잖아….
너는 말이야…아니…..아니지….그래…당신도 이제 사십대 중반인데…
너라고 부르면 안되지….당신은….당신은 말이야…이제 성인이 된
딸이 있는 엄마라고….
나중에 정말 낯부끄러워서 아연이 시집 어떻게 보내려고 그러냐….
아연이도 너처럼 일찍 시집가게 되면, 그땐 어쩌려고?
결혼식장에 한복 안 입고 비키니 입고 가서 몸매 뽐내게?
그러고 살려고?"
내가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그렇게….비약하지 말아요…..
내가 당신에게 그동안 잘못한게 너무 많아서 입이 열 개 라도 할 말이
없는건 사실이지만….작년 이후로는요….일본에서 돌아온 후 로는
나도 달라질려고 노력 많이 했어요…
정말….당신한테 부끄러운짓 같은거 하나도 안하고 그렇게 지냈어요.
작년 봄부터 지금까지 당신 말고 손끝 한 번 잡아 본 사람 없다는거
당신도 잘 알잖아요….."
아내가 대들듯이 나에게 말을 했다.
"알게뭐냐….안 볼때 뭔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지…
평생을 그러고 거짓말 하고 살았는데….."
아닌거 나도 알고 있었다.
작년 3월에 일본에서 돌아온후로는…..정말 나에게 부끄러운 짓 안 한것을
말이다.
마음속으로 뭐 지랄을 했던간에 그건 어디까지나 진짜 행동은 아니지
않겠는가….
아내가 저렇게 당당히 나에게 이야기 할 만도 했다.
그간의 행실에 비하면 많이 변한거 사실이지만…..
하지만 나는 나도 모르게 빈정대듯이 아내에게 쏘아 붙였다.
존슨 때문에….그리고 존슨 뿐만 아니라….내가 사는 이 도시에 저렇게
엄청나게 큰 쟈지 타워라는 것을 짓고 있는 쟈니에 대한 생각 때문에
아내를 곱게만 볼 수가 없었다.
나의 빈정거림에 아내는 잠시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잠깐 가만히 있던 아내가 천천히 이불에서 몸을 일으켰다….
"미안해요….믿음도 주지 못하고…..평생을 그렇게 살아서….."
아내가 그렇게 나에게 소근대듯이 말을 하고서 뒷방에서 나갔다.
아닌걸 뻔히 알면서 말이 좀 심했나 싶기도 했다.
따라가서 내가 손을 잡으면 아내는 분명히 다시 내 품으로 올 것이다.
뒤끝이라는게 없는 여자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냥 귀찮았다.
어차피 자고 일어나면 풀리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잠을 청했다.
그리고 아내는 밤새 다시 뒷방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아침 식탁에서 아내는 강이만 바라보고, 강이만 챙길뿐 나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식사를 마친후에 잘 먹었다는 이야기를 한 번도 빼놓지
않는 아내였었다.
이건…..예전에 대기업 다닐때도 마찬가지였다.
식사를 마친후에 나에게 잘 먹었다고 항상 정말 고마워 하는 얼굴로
이야기 해주던 아내였었다.
이건 정말 십수년간 아내가 빠지지 않고 했던 습관이나 마찬가지인데
아내는 그 인사도 하지 않았다.
아내는 강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바로 운동을 하러 가려고 그러는지
대충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강이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강이한테만 아빠한테 인사하라고 시키고 자기 자신은 나에게 인사도
하지 않은채 그대로 나가 버렸다.
하지만 나는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일단,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아내가 말이다.
진짜 삐진건지, 삐진 척을 하는 것인지는 정말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내가 뭘 그렇게 큰 잘못을 했는가….
지는 집 나가서 별의 별 놈들하고 다 그 변태짓을 하고 돌아와서도
단지 애 엄마라는 이유 하나로 안방을 차고 앉아 있는데….
내가 왜 아내한테 주눅이 들어서 살아야 하는가….
이 집도 내꺼고….건물이 두 개나 있는 졸부중의 졸부가 바로 나였다.
내가 잘 나서 생긴 재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찌되었든간에….
나도 맘만 먹으면 어디가서 일등 재혼 신랑감 정도는 되는 몸이었다.
방구뀐놈이 성낸다고, 나는 혼자서 투덜대면서 탈수가 끝난 빨래를
탁탁 털어서 햇볕에 널고 있었다.
빨래는 누가 뭐래도 강한 햇볕에 말려야 제대로다.
아침부터 햇살이 쨍쨍한게 아주 화창한 봄 날이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어디 유부초밥에 닭강정이나 싸서 소풍을 가고 싶은 날씨였다.
그렇게 베란다에 빨래 건조대를 놓고 빨래를 탁탁 털어서 널고 있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삐삐빅 소리를 내면서 열리더니 아내가 들어왔다.
트레이닝 복을 입은 그대로였다.
아내는 나를 보고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그대로 안방으로 들어갔다.
문을 잠그는 소리가 딸각 하고 들렸다.
저년이 또 뭔 꿍꿍이가 있어서 저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흔 네살이다.
철없던 스물 네살이 아니란 말이다.
왜 저러고 사는지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위해서…..도대체 저 년의 최종목표는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빨래를 다 널고 주방으로 가서 로보트 청소기 두 대를 출동시켰다.
돌아다니면서 온 집안의 먼지를 깨끗하게 빨라고 두 놈을 출동시켰다.
로보트 청소기 두대가 부지런히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윙윙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때였다.
안방문이 열렸다.
그리고 아내가 나왔다.
눈보다 내 아래가 먼저 반응을 했다.
어이쿠….저게 뭔가…..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