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성은경씨 002 -----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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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분전
사랑하는 성은경씨.. 002
2 연락이 오다
집에 들어온 나는 저녁 7 시쯤 샤워를 하고나서 소파에 앉아서 TV 를 켰다.
TV 를 본답시고 앉아있다가 한참을 졸았다.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내 전화기를 열어보니까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주운 그 전화기에 있던 그 번호였다.
전화기 연락처 : <엄마가 ㅋㅋ 전화기 잃어버리고 ㅋㅋ 난리 죽임 ㅋㅋ>
내 답장 : <내 번호로 나에게 전화하라고 전해드리세요>
나는 답장을 저렇게 보냈으므로 그 <엄마>라는 여자가 곧 전화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었다.
그 <엄마> 라는 여자가 전화한 것은 1 시간쯤이 지나서 밤 10 시가 거의 됐을때였다.
엄마 : 여보세요?
나 : (정중하게) ..... 안녕하십니까? 전화기 때문에 걱정 많이 하셨지요?
엄마 : 제 전화기 어디 있죠?
나 : 예?? 서울에 와있습니다. 어디에 사십니까?
엄마 : 음 ... 수원.
나 : 그러면 제가 내일 수원으로 갖다 드리겠습니다. 몇시쯤이면 시간이 되십니까?
엄마 : 그게 ... 내일 말고, 지금 당장.
나 : 예??
엄마 : 서울로 갈게요. 거기 어디?
나 : 아닙니다. ....... 그러시다면 제가 지금 수원으로 갈게요.
젠장~
나는 수원으로 당장 출발했다.
그녀가 이 밤중에 전화기 가지러 서울로 오겠단다.
내 친구놈들이야 절대로 안그러지만 ......
적어도 혜원이와 처가에서는 나를 젠틀맨(?)이라고 부른다.
또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
그런 내가 밤길에 여자가 위험하게
수원에서 서울로 오게 할 수는 없었다.
차라리 내가 가고 말지 .......
아까 전화통화 마지막 부분에서
나 : 내가 수원 역에 도착해서 연락드릴테니까 수원역 앞에서 만나면 안될까요?
라고 내가 말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미안하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
혹시 그녀가 왕싸가지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내가 지금 괜한 일을 하고 있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는 반드시 후회할거라고 나는 나 스스로를 비난했다.
따지고 보면 연애나 결혼도 그런 것 아닌가?
후회할 줄 알면서도 일단 저질러버리고,
그리고 나서 나중에 후회하는 것 ..........
아마도 나도 그때는 그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마음이 썩 내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어쨌든 약속은 이미 했으므로
나는 아내의 차를 몰고 수원을 향해 밤길을 달렸다.
그런데 수원에 가까워지자
이상하게도 나는 내 마음이 들뜨는 기분이 되었다.
미친 ......
일단 나느 수원역 앞에 도착하여
도로변에 차를 주차한 후에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나는 그녀에게 근처에 있는 간판 몇 개를 읽어주고,
내 차의 번호와 색깔, 기종을 가르쳐주었다.
그녀가 15 분 정도 걸릴 것이라고 기다리라고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긴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차에 있기가 답답해서
나는 차 밖으로 나와서 스트레칭도 하고 담배를 피웠다.
그 때 길 건너편에 승합차 한대가 와서 멈추더니
내 전화기에서 벨이 울렸다.
내가 전화를 받자 상대방은 말도 없이 그대로 끊어버렸다.
나 : 끊을 걸 와하노?
그리고는 사람 한명이 차에서 내려서는 길을 건너서 나에게로 왔다.
아마도 그 <엄마> 인 것 같았다.
챙이 큰 모자를 앞으로 눌러썼으므로 얼굴을 볼 수는 없었고 ......
나 : 안녕하십니까? 걱정 많이 하셨지요?
엄마 : 제 전화기는?
나는 그녀에게 전화기를 건네주었다.
그녀는 전화기를 받아서 켜보더니
그냥 그녀의 승합차로 돌아가서는 차를 몰고 떠나버렸다.
그녀는 나에게는 뭐라 단 한마디의 말도 남기지 않았다.
나 : 나 ........ 낙동강 오리알????
참으로 어이없는 아줌마였다.
하긴~ ....... 어이 없기는 나도 마찬가지다.
참으로 어이없는 나였다.
내가 출발 전에 생각했던 그대로
그녀는 왕싸가지에 왕재수에 왕꼴통이었다.
이것은 내게는 완전 개같은 경우였다.
빡친다.
그러나 내게 궁금증은 있었다.
저 왕재수는 어떻게 생겼으며, 몇살이지?
뭐하는 여자이길래 저렇게 재수없을까?
누구의 엄마지?
어떤 한심한 남자가 저런 여자랑 살지?
알아서 좋을 것도 없고,
몰라서 싫을 것도 없는 생각들이 떠올랐다.
부질없다. - 부처님 말씀이 명언이다.
하긴~ .... 쿨하니까 오히려 좋을지도 모른다.
나는 미친놈처럼 서울로 돌아왔다.
이미 시간은 새벽 두시가 다됐다.
어디 술마시러 갈만한 데도 없고 ....
이 시간에 친구놈을 불러 낼 수도 없고 ......
나는 화가 나서 나 자신을 탓했다.
나는 도대체 뭐하자고 이 밤중에 미친 짓거리를 했을까?
그냥 집 가까이에 있는 경찰서나 우체국에 주고 말껄~
나는 그 왕싸가지를 잊어야 한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좀처럼 화가 사그러들지 않았다.
나 : 존나 화나는데 ........ 우야 잊노?
그래도 시간이 가고, 일을 하고, 그리고 가정이라는 것에 휩쓸리고 .....
그랫더니 이 사건을 잊는 데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되었다.
몇 일이 지나자 아내가 딸을 데리고 돌아왔다.
나는 나대로 회사 일에 파묻혀서 보냈다.
솔직히 말하면 그 따위 재수없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더 솔직히 말하면
그 따위 재수없는 생각을 안해도
난 먹고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
그런데 ...........
빌어먹을~
그녀가 나에게 연락을 해왔다.
겨우 잊혀져갔는데 .......
이건 아니다~!!
아니다~?? …. 바로 이거다~??
혼란스러웠다.
그러나까 ...... 그렇게 2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난 주말이었다.
딸 여름이를 데리고 아내는 부산 장모님께 갔다.
장모님께서는 고혈압과 당뇨다.
노인들이 많이 걸리시는 병.
요새는 의학이 발달해서 그리 문제가 안될텐데 ......
나는 토요일 아침 일찍 회사에 나가서 일을 처리해야만 했다.
그래서 혜원이를 안따라갔다.
한참 필받아서 일하는데 .....
9시쯤 됐을까?
문자메시지가 하나 들어왔는데
딱 보니까 모르는 번호다.
모르는 번호 : <톡돼여>
이게 다야?
뭐지?
나는 잠시 생각했다.
아마도 내게 카카오톡으로 말하겠다는 말 인가?
아니면 날더러 카카오톡으로 자기에게 말하라는 말?
이런 ~!!
대화니까 .... 카카오톡으로 대화하자는 거네?
예감이 어째 그 <왕재수>일 것만 같았다.
사실 나는 카카오톡을 하지 않는다.
나는 시치미를 뚝 떼고
답장 메시지를 가능한 한 정중한 표현으로 보냈다.
나 : <배달사고 같습니다. 수신인 전화번호를 다시 확인하십시오.>
그러나 잠시 후에 <톡대여> 하고 똑같은 메시지가 또 왔다.
나는 씹었다.
점심 식사 후에 전화기를 열어보니까 메시지가 또 들어와있다.
<톡대여> 하고 똑같은 내용으로 보낸 세번째 메시지다.
참으로 끈질기다.
나는 답장을 보냈다.
나 : <톡안돼여>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다.
심는대로 거둬라.
저녁때 퇴근할 무렵에 메시지가 또 왔다.
모르는 번호 : <수원 전화기>
와~~ 돌겠다.
우짜라고?
이 문자를 읽는 순간 내게는 그 날 밤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내가 참자.
공자님 말씀 : 참는 자가 어진자이다 ~!!.......(맞나?)
난 걍 냅두기로 했다.
생각해보니까 안참는다고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전화기로 싸움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
일주일이 지난 후 금요일 밤에
또 아내는 부산으로, 토요일 아침에 나는 회사로 갔다.
혜원이는 장모님 때문에 걱정이다.
나도 걱정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게는 지금 당장 꺼야 할 불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불이 빨리 안꺼진다.
시간 끄는 것 별로 안땡기는데 ....
역시 9 시쯤에 전화기로 메시지가 들어왔다.
왕재수 : <전화돼여>
또 왕재수다!!!
이건 도통 뭐라는지 알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자기가 날더러 전화를 걸겠다는건지?
아니면 날더러 자기에게 전화를 하라는건지?
나는 한동안 고민하다가 답장을 보냈다.
나 : <전화대여>
그녀가 보낸 그대로 똑같이 보냈다.
나는 <전화 하려면 해라>라는 뜻으로 보낸 것이었다.
얼마 후에 그 번호에서 전화가 왔다.
나는 받지않고 걍 씹었다.
또 메시지가 들어온다.
왕재수 : <안받아여>
아항~
이 왕재수께서는 물음표<?>를 사용 안하시나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궁금증이 약간은 풀렸다.
나한테 전화 했는데 날더러 전화 왜 안받느냐는 말 같다.
퍼즐이냐?
군인들이 쓰는 암호냐?
나도 답장 보냈다.
나 : <안받아여>
이건 ......... 별 의미 없다.
내가 놀리느라고 보낸 답장이었다.
그 날은 더 이상 전화도 메시지도 오지 않았다.
그럼 또 일주일이 지나야 하는가?
참으로 어이없는 왕재수에 왕꼴통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이건 그녀 만을 탓할 일이 아니었다.
그 다음 주말에 또 아내가 딸과 함께 부산으로 내려갔다.
나는 회사에 할 일도 없었지만
뭔가가 일이 있는 척하고 부산에 따라가지 않았다.
아내는 장모님께 너무 무심한 것이 아니냐고 투덜댔다.
그러나 혜원이는 내가 바쁘다고 하면 내 말을 의심하지 않는다.
결국 또 나만 남았다.
혜원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러나 나는 이를 갈았다.
이번 주말에는 확실하게 하자~!!
뭘?
어떻게?
나는 큰 맘을 먹고 아침 일찍 회사로 갔다.
물론 왕재수 생각도 났고~...............
회사에서 왕꼴통을 생각하면서 미친놈처럼 혼자 웃기도 했다.
또 9시가 되어가자 나는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화기 앞에 앉아서 기다렸다.
그러나 9시가 훨씬 넘었는데도
그녀로부터 메시지는 오지 않았다.
나는 불안해지면서 후회가 왔다.
뭐야~!??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한거야?
그녀의 남편이 혹시 .......?
이것도 역시 재수없는 생각이다.
이번에는 내가 왕재수에 왕꼴통이다.
으이구우~~~~~
내가 조금만 친절하게 대해줄 껄.......
그녀는 밤 12시가 다돼서,
길거리로,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를 만나러 나왔었다.
그녀에게 두려움이 얼마나 컸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나는 그녀로부터 <고맙다>는 소리를 듣기를 원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말을 나에게 하지 않았다.
겨우 그것 때문에 내 심사가 꼬여있는 것 아닌가?
내가 지금 한달 째 토요일마다 무슨 짓인가?
내가 그녀로부터
<듣고싶었는데 그러나 듣지 못한>
따뜻한 그 말 한마디 때문에 ....
<수고했다> 또는 <잘가라>
이런 말들을 듣고 안듣고가
나에게 뭐가 그렇게도 중요한가?
상대는 아낙이다~!!!!
이 옹졸한 남자야~!!!
좀 대범해지면 안되겠니?
젠틀은 개뿔~!!!!!!!!
이런 생각을 하니까
나는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무지 많이 들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