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어 키운 걸그룹 9
멍멍이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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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22:58
업키걸 한서원(2)
겨울거리의 센치함 속에서 서원이에게 설렘을 느낀 것도 잠시.
녀석의 오피스텔로 가는 3분 내내 100분 토론을 방불케 하는 논쟁이 이어졌다.
“거기 털을 왜 밀어.”
“이번에 아사히 TV 예능 나가는 거 온천에서 촬영한대요.”
“그거랑 왁싱이랑 뭔 상관이야. 다 벗고 들어가는 것도 아니면서. 수영복 입어?”
“아뇨. 수영복은 아니더라도 비치룩 정도는 입을 것 같은데 혹시 몰라서요. 그냥 애들이랑 다 같이 왁싱하기로 했어요. 깔끔하게.”
“뭐? 다른 애들도 민다고?”
“응. 돼지랑 요나는 왁싱샵 가서 한다는데 나는 쫌 민망해서···.”
“민망해서 나한테 부탁한다고?”
“응.”
“나한테는 안 민망해?”
“대표님은 어차피 나 벗은 거 다 봤잖아요.”
보긴 봤지.
예전에 숙소생활 할 때 샤워 후 나체로 나오다가 몇 번 마주쳤었다.
아무리 그래도 왁싱샵 여직원보다 내 신뢰도가 높다는 건 좀 비정상인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음모를 제거하려는 생각 자체가 위험한 발상 아닌가.
“안 돼. 밀지 마.”
“요즘에는 직캠이랑 인방도 위험하잖아요. 유진이 인방 때 팬티 보인 거 캡처돼서 유튜브에 박제 됐어요.”
유진이는 메이퀸즈라는 팀으로 활동 중인 서원이 친구다.
얼마 전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을 인터넷 방송으로 공개했는데, 의자에 양반다리로 쩍벌 하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화면에 잡혔었다. 그리고 속바지도 아닌 리얼 팬티가 노출됐다.
팬티는 양반이다. 인터넷 방송 도중 유두가 노출된 걸그룹 멤버도 있다.
인방 외에도 홈마나 찍덕들이 대포카메라로 찍는 직캠 영상에서의 노출도 문제가 되는데, 속바지를 입는다고 해도 안무 중에 턴을 도는 동작이 있으면 엉밑살이나 생식기 자국이 불가피하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물론 지금까지 음모가 노출됐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지만···.
“암튼 안 돼. 홍이랑 요나한테도 왁싱은 절대금지라고 똑똑히 전해.”
요나의 그 보드랍고 가녀린 털을 다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자 눈물이 핑 돈다.
“아, 왜요. 어차피 여자들은 위생 문제 때문에 많이 한대요.”
“털이 불결한 거면 머리카락은 왜 안 미는데.”
“머리카락이랑 거기 털이랑 똑같나.”
“똑같지. 신체발부 수지부모라고, 부모님이 물려주신 건 한 가닥 털까지도 소중히 여겨야 되는 거야.”
“뭐라는 거야. 그래서 안 해준다고요?”
“어. 안 해. 못 해. 내 심장이 허락하질 않아.”
“제모용품도 사왔단 말이에요.”
“어디 있는데.”
“여기, 가방에···.”
“이리 내놔. 당장 버리게.”
“아잇, 진짜. 털에 무슨 원수라도 졌어요?”
“원수를 졌으면 당장 밀어줬겠지. 사랑하니까 밀지 말라는 거잖아.”
“와 대박. 지금 나한테 고백한 거? 사랑한다고?”
“아니 너 말고 털한테 한 거야.”
그 말에 서원이의 웃음이 터졌다.
“크히히힣, 아 진짜 미쳤나봐!”
“그리고 내 기억에는 니가 왁싱을 해야 할 정도로 숱이 많은 편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으응으응. 숱이 많은 편은 아닌데 모양이 안 예뻐서 좀 다듬긴 해야 돼요.”
“안 예쁜 털은 뽑힌 털 뿐이다. 몸에 박혀 있는 털은 모두 예쁜 거야.”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근데 너 나한테 이런 말 하는 거 안 창피하냐?”
“뭐가 창피해. 나는 대표님 꼬불꼬불 털 가지고 있는데.”
“응?”
숄더백 속 지갑에서 뭔가를 꺼내 흔든다.
명함 크기의 코팅지였는데 그 안에 들어 있는 건 다름 아닌 내 꼬추 털 세 가닥이었다.
예전에 숙소 욕실과 내 방에 떨어져 있던 걸 주워서 코팅을 한 것이다.
생각해보니 자기들 것도 하나씩 뽑아서 준다고 했었지.
털이 없는 막내 라인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은 실제로 뽑았다고 했었다.
“참나···.”
서원이의 손에 들린 코팅지를 보니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비실비실 새어나갔다.
녀석은 마치 그것이 자기가 정성스레 뜬 십자수라도 되는 것처럼, 내 얼굴 앞으로 쑥 내밀며 미소 지었다.
“귀엽죠?”
“···니 눈에는 이게 귀엽냐?”
“그냥 털이라고 하면 당연히 안 귀엽지. 김윤호 털이니까 귀여운 거지.”
“남의 털은 이렇게 소중하게 보관하는 애가 정작 자기 털은 밀려고 해?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남도 사랑하지 못 해.”
“왜 이렇게 털에 민감해요.”
그러게.
서원이의 그 말을 듣고서야 머쓱해졌다.
나도 내가 왜 이렇게 털에 집착하게 된 건지 모르겠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서원이가 코팅된 털을 내밀었을 때 마치 어릴 적 만화캐릭터 운동화를 선물 받는 것처럼 마음이 설렜다.
심지어는 멋있다는 생각까지 들었었다.
나도 녀석들의 털을 수집하고 싶······.
“암튼 전체 왁싱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듬긴 다듬어야 돼요. 나 한 번도 해본 적 없으니까 대표님이 해달라고.”
“누군 해봤냐.”
“그래도 남자들은 평소에 면도하잖아요. 똑같이 하면 되지.”
“남의 털은 안 밀어봤는데···.”
두근두근.
미치겠다.
서원이의 음모를 다듬어주는 장면을 상상하자마자 심장과 고환이 벅차도록 뛰었다. 쿠퍼액도 살짝 배출된 것 같다.
이쯤 되면 내가 털 페티쉬 음모론자라는 걸 인정해야겠다.
인정한다.
나는 거기 털이 좋다.
음모가 좋다.
그것을 보고 듣고 만지는 것에서 흥분한다.
초가을 시골 오두막에 누워 듣는 풀벌레 소리처럼, 음모를 살짝 비볐을 때 들리는 보스럭지스럭 소리가 내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그곳에 코를 대고 호흡을 흥킁흥킁 거릴 때, 내 콧바람과 당사자의 체온이 어우러지며 습한 공기로 되돌아오는 그 향이 좋다.
욘나, 아아, 욘나.
녀석의 그곳 털은 참으로 곱고 가늘면서 정갈했지.
나를 음모론자로 만든 주범이다.
또 인정한다.
나는 주름 없이 매끈한 겨드랑이도 좋다.
씨바, 아아, 씨바.
녀석의 겨드랑이는 참으로 보드랍고 매끈하고 뽀얬지.
나를 겨드랑이 빌런으로 만든 주범이다.
시발.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아무래도 퍽커 모임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대현자타임이었는데 뇌가 금세 정액에 절여졌다.
그리하여 서원이에게 역으로 물어본 것이다.
“겨, 겨드랑이는 안 밀어줘도 돼···?”
“난 겨드랑이 털은 안 나요. 아니, 가끔 한 가닥씩 나긴 하는데 그때마다 뽑아.”
“그래···? 호, 혹시 거기에도 있으면 밀어주려고 했지.”
그러자 “어우!”거리면서 몸을 부르르 떤다.
“왜?”
“겨드랑이는 좀 그렇다.”
“거기 털은 괜찮고, 겨털은 부끄럽다고?”
“응. 밑에는 하나도 한 창피한데 겨털은 이상하게 민망하네···.”
내 잘못이다.
애초에 업나니들이랑 대화를 하면서 상식과 비상식, 보편과 특수를 구분 하려는 내가 잘못한 거다.
열띤 털쟁을 벌이는 사이 어느덧 서원이의 오피스텔 앞에 도착했다.
녀석이 1층 편의점 쪽을 바라보며 말한다.
“술 없어요. 사야 돼요.”
“내가 사갈 테니까 먼저 들어가. 소주 마실 거지?”
“응.”
“안주는 내가 알아서 고른다?”
“응. 대표님 먹고 싶은 걸로 사요.”
내가 업키걸 매니저 출신이자 회사 대표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이 밤 시간에 서원이와 단 둘이 술을 사는 건 좀 그렇다.
녀석을 먼저 들여보낸 뒤 나 혼자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소주와 맥주, 안줏거리를 몇 개 골라서 계산대로 향하는데 콘돔 판매대가 눈에 들어온다.
꿀꺽―
사, 살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
은빛이한테도 흥분해서 달려들었는데 서원이라고 해서 그런 일이 안 벌어진다고 장담할 수 있겠어?
하지만 결국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편의점 남자 알바가 나를 알아봤기 때문이다.
“어? 안녕하세요. 그림자의 빛 잘 봤어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업키걸 노래도 항상 잘 듣고 있습니다. 제가 걸그룹 노래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업키걸은 일단 노래가 좋으니까 플레이리스트에 넣게 되더라고요. 아이돌 노래 같지 않고 뭔가 외국 노래처럼 세련됐다고 해야 되나?”
아이돌 노래야 말로 최신 트랜드의 집합체인데 당연히 세련됐지.
하지만 괜히 말을 길게 하고 싶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하고 말았다.
계산을 마친 뒤 사진까지 찍어주고 나왔다.
***
―쀠유 삐삐삐삐삐
경박한 소리의 초인종 소리다.
서원이가 인터폰으로 대답한다.
―누구세요.
“나.”
―어머, 자기 벌써 퇴근했어요?
“장난하지 말고 빨리 열어.”
―철컥
그새 편한 반바지와 티셔츠로 갈아입은 서원이가 문을 열어주었다. 머리는 포니테일로 묶었다.
복층 구조의 원룸 오피스텔이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향초 향이 달달하게 풍긴다.
깔끔하고 효율적인 성격답게 인테리어와 소품은 딱 필요한 것만 있다.
편의점 봉투를 싱크대에 올려놓는데 허리 뒤에서 손이 훅 들어오더니 몸통을 꽉 끌어안는다.
뭉클하고 따뜻하다.
“아, 김윤호 냄새 오랜만이다. 우리 이러니까 꼭 신혼부부 같지 않아요?”
“응, 신혼부부 같지 않아요. 오글거리게 무슨···.”
“1분만 이러고 있어요.”
등에 기댄 서원이의 체온과 무게에서 고단함이 느껴진다.
타지에서 활동하는 게 쉽지만은 않겠지.
우울증 걸릴 것 같다는 말이 단순한 찡찡거림은 아닐 것이다.
만나면 장난치고 티격태격해도 나는 업키걸 아이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대중의 눈에 비친 연예인이라는 게 자기 좋아하는 일 하면서 돈도 벌고 세계 곳곳으로 여행도 다니는 꿀직업일지 몰라도, 하루에 2~3시간 쪽잠 자면서 재능을 소비한다는 게 쉬운 것만은 아니다.
물론 세상에 고충 없는 직업이 어디 있겠냐마는, 연예인만큼 극단적으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직업은 없을 것이다.
이제 고작 20대 초반 밖에 안 된 아이들이 정상의 자리에서 느끼는 압박감이라는 건 나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
“아!”
고추를 잡혔다.
서원이를 포함한 업키걸 아이들이 느낄 고충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한가놈이 내 고추를 움켜쥔 것이다.
내가 통성을 지르자 그나마 손에 힘을 조금 풀더니 섬뜩하게 중얼거린다.
“확 짤라 버릴까···.”
“자르긴 뭘 잘라!”
“이거요.”
“왜, 왜. 가만히 있는 애를 왜 잘라!”
“생각하니까 열 받잖아요.”
“그러니까 너는 생각을 하지 말라니까? 또 무슨 망상을 한 건데.”
“망상 아니야. 은빛이 한국 왔을 때 둘이 뭐했어요.”
흠칫.
아이엠 그루트.
“뭐하긴. 씽씽걸 생일파티 했지.”
“누가 그걸 몰라서 물어요? 생파 끝나고 뭐했냐고.”
“뭐, 형네 식구랑 노래방 갔다가···.”
“갔다가.”
“동네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 하고···.”
“하고.”
“뭐··· 집에 들어가서 잤지.”
“집에 들어가서 둘이 뭐했냐고요.”
“어···? 그때···?”
“솔직히 말해요. 은빛이한테 다 들었으니까.”
“다 들었다면서 뭘 또 솔직히 말해.”
“씨이···.”
손에 쥔 고추를 놓고 백허그를 푼다.
뒤돌아보니 눈빛으로 나를 패죽이고 있다.
그런데 내 뇌가 정액에 절여지긴 제대로 절여진 모양이다.
그 화난 얼굴마저 섹시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고추를 잡혔을 때 고통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발기도 돼 버렸고.
“브루나이에서 요나랑 했을 때도 솔직히 짜증났는데 그러려니 했어요. 그때는 다 같이 할 줄 알았으니까.”
“응···.”
“근데 은빛이가 나보다 먼저 했다고 하니까 확 열 받잖아요.”
“야, 은빛이랑 안 했어.”
“했다는데.”
“안 했다고.”
“그럼 걔가 거짓말 한 거라고요?”
“씨바가 뭐랬는데?”
“대표님이 밤새도록 안 놔줬대요. 6번째 하려다가 부모님 일어나서 못 했다고.”
이 씨바색기는 또 뭔 허세를 부린 건지······.
“야, 걔 그날 생리 터졌어.”
“응?”
“씨바 생리였다고.”
“그럼 안 했어요?”
“하늘에 맹세하고 안 했어.”
엄연하게 따지면 나 혼자 자위한 거니까.
“뭐야···.”
“뭐긴 뭐야. 씨바가 허세 부린 거지.”
“편―안.”
“에이.”
“근데 대표님 방금 거기 커진 거죠?”
“안 커졌어.”
“커졌던데. 처음에 잡았을 때랑 놓을 때랑 크기가 달랐는데.”
“너는 모쏠이라는 애가 남자 거를 아무렇지 않게 막 만지고 그러냐.”
“뭐 어때. 어차피 만질 건데.”
“응? 누가 만지게 해준대?”
“내가 만지면 되는 거지.”
그러더니 툭― 하고 고추에 손을 얹는다.
“읏.”
“봐요. 커졌잖아.”
뭐, 뭐지.
이번 건 좀 셌다.
그저 손만 닿았을 뿐인데 귀두에 짜릿하게 반응이 온 것이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고추는 술렁― 술렁― 설렌다.
녀석도 내 마음을 읽었는지 당돌하게 묻는다.
“나랑 할 수 있을 것 같지?”
“어···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럼 나 여기부터 다듬어줘요.”
“어. 알았어.”
“씻고 올 테니까 잠깐 기다려요.”
“근데 너 모쏠 주제에 왜 이렇게 공격적이냐. 누가 보면 남자 경험 많은 줄.”
녀석은 도도하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한마디 툭 던지고 욕실로 들어갔다.
“흥. 나 여왕이잖아요. 퀸서원.”
물론 그 자신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져 내렸다.
업키걸 한서원(3)-오럴 여우의 습격
샤워를 마치고 나온 서원이가 가방에서 제모용품을 꺼낸다.
여성용 쉐이빙 젤, 면도기, 제모크림 등이었다.
제모크림의 사용설명서를 꺼내 읽더니 피부 트러블이 있을지 모른다면서 그냥 면도기로 밀어달란다.
그러면서 여우꼬리 같은 풍성한 포니테일 머리카락을 살랑살랑 흔들며 침대가 있는 복층 계단으로 먼저 올라갔다.
나도 면도기를 헹굴 세숫대야를 들고 뒤따랐다.
계단은 10개 정도인데 일반 계단보다 2배는 높았다.
때문에 보고 싶지 않아도 성큼성큼 발을 내딛는 서원이의 뒤태가 보였다.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다리는 확실히 길다.
요나와 함께 걸그룹 슬랜더계의 정석이라 불리며 수많은 여자들의 다이어트 욕구를 자극하는 스키니한 몸매다.
나이키 반바지 밑으로 군살 없이 쭉 뻗어 내려오는 허벅지와 종아리.
샤워 후에 로션이나 오일을 발랐는지 촉촉하고 반질반질하게 윤기가 흘렀다.
얄쌍하게 좁아지는 발목 라인과 예쁘게 도드라진 아킬레스건.
교대로 밑면을 드러내는 자홍빛 뒤꿈치와 발바닥의 움푹 파인 곳의 주름까지···.
예전에는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세세한 부분까지 눈에 들어왔다.
그 중에서도 발목··· 발목이 유독 눈에 밟힌다.
발목이 원래 이렇게 섹시한 부위였던가?
그 가녀린 발목을 한 손으로 왈칵 움켜쥐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물론 행동으로 옮기진 못했다.
“아후, 힘들어라. 여긴 다 좋은데 계단이 너무 높아요.”
계단을 다 오른 서원이가 침대에 털썩 드러누우며 혀를 내민다.
티셔츠가 살짝 올라가며 잘록한 허리와 귀여운 배꼽이 보였다.
나는 물이 담긴 세숫대야를 침대 옆에 놓고 허리를 폈다.
어떤 복층은 층고가 낮아서 허리를 굽혀야 하는데, 서원이네 집은 복층에서도 허리를 마음껏 펼 수 있었다.
“으흥, 층고가 생각보다 높구나. 허리 안 숙여도 돼서 좋다.”
“좋죠? 그럼 나 없을 때 여기 와서 자요.”
“내 집 놔두고 왜.”
“침대에 김윤호 냄새 좀 묻히라고.”
“대체 김윤호 냄새라는 게 뭔데.”
“김윤호 냄새가 김윤호 냄새지.”
제모용품이 든 쇼핑백을 건네면서 타협하듯 말을 잇는다.
“다 미는 거 싫으면 그냥 깔끔하게 다듬어줘요. 어떤 느낌인지 알죠?”
“비키니라인 말하는 거 아니야?”
“어. 어. 그거.”
“잘 될까 모르겠다. 내가 손재주가 없는 편이라서···.”
“하다가 망치면 그냥 싹 다 밀면 되지 뭐.”
“일단 인터넷으로 검색 좀 해볼까.”
“쫄보처럼 뭘 또 검색을 해요. 그냥 역삼각형 모양으로 밀면 되는 건데.”
이, 이놈 봐라.
아주 작정을 했는지 진짜 왁싱샵이라도 온 것처럼 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훌렁 내리더니 침대에 반듯하게 눕는다.
너무 당당하고 거침이 없어서 내가 다 놀랐다.
“왜요.”
“그래도 옛날에는 부끄러운 척이라도 하더니···.”
“그때는 갑자기 들어오니까 놀라서 그런 거고.”
“진짜 하나도 안 창피하냐?”
“응. 진짜 아무렇지 않은데?”
그러면서 나를 도발한다.
“왜요? 김윤호 씨는 민망해?”
“아니··· 내가 민망할 게 뭐 있냐.”
성경험은커녕 남자랑 사귄 적도 없는 놈한테 기세 싸움에서 밀리다니.
지고 싶지 않아서 쿨한 척 고개를 저었다.
막상 하의탈의 된 서원이의 하체를 보니 음모보다는 전체적인 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잘록한 허리선과 예쁘게 도드라진 골반 뼈, 매끈하게 뻗은 각선미의 비율이 참 보기 좋다.
발과 발톱도 길쭉길쭉하니 예쁘다.
서원이가 손하고 발이 예쁘기로 유명하지.
근데 아까부터 왜 이렇게 나는 발목에 시선이 가는 걸까.
설마 요나의 치모, 은빛의 겨드랑이에 이어서 이번 페티쉬 부위는 발목인건가?
내가 골반부터 발끝까지 쭈욱 훑으면서 내려가자 서원이는 그제야 얼굴을 조금 붉혔다.
“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봐요. 변태 같아.”
“발목 예쁘네.”
그러자 다리를 살짝 들어서 발끝을 쭉 뻗더니 발목 라인을 과시한다.
“내가 또 한 발목하지. 발목 천재 퀸서원.”
핑―!
미쳤다.
오금에서 종아리로, 종아리에서 발목과 발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곡선이 시각적 폭발을 일으키며 심장을 타격하고 뇌의 뭔가를 끊어먹었다.
흥분된 내 감정을 녀석에게 굳이 전해주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다.
“아까 편의점에서 알바가 내 얼굴 알아보더라.”
“갑자기 웬 편의점 알바?”
“그래서 콘돔을 못 샀다고.”
“아···.”
“근데 안 되겠다. 딴 데 가서라도 사 와야겠다.”
“푸핰, 왜요? 도저히 못 참겠어요?”
“어.”
“한서원이 섹시해요, 이요나가 섹시해요?”
“너.”
“이름으로 불러요.”
“한서원. 한서원이 요나보다 더 섹시해.”
“아, 좋아···.”
내가 다급하게 일어서자 서원이가 내 바지자락을 잡는다.
“어디 가요.”
“콘돔 사러.”
“안 가도 돼요. 그럴 줄 알고 내가 준비했으니까.”
“콘돔을 준비했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일본에서 사 왔어요.”
“뭐? 니가 직접?”
“미쳤어요. 다나카 아저씨한테 사달라고 부탁했지.”
아아아, 다나카 상, 스미마셍.
씨바색기의 오나홀에 이어 당신에게 또 신세를 졌군요.
“일단 나 왁싱부터 해줘요.”
“어, 알았어.”
그래.
나름 멋진 전희가 될 것 같다.
왁싱 준비를 마친 뒤 음모 위에 쉐이빙 젤을 쭈욱 짰다.
“아, 차가워.”
“내가 보기에는 모양도 나쁘지 않은데 굳이 밀어야 되나···.”
“난 뭐든지 깔끔하게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게 좋아요. 지금보다 반 정도 크기로 만들어줘요.”
“오케이.”
젤을 사알사알 문지르니 거품으로 변한다.
그 거품을 음모 주위 피부까지 골고루 펴 발랐다.
다리는 11자로 오므리고 있었는데 허벅지와 허벅지 사이에 약간 틈이 있는 타입이다.
그 사이로 외음부 살이 도톰하게 잡혀있다.
조심스레 벌어진 틈으로 촉촉한 속살도 살짝 보인다.
내 고추는 진즉에 풀발기를 이뤄 뻐근할 정도였다.
나는 여성용 면도기를 이용해 왼쪽 가장자리부터 신중하게 다듬어나갔다.
―즈극즈극
면도기도 칼은 칼이라서 긴장할 법도 한데, 서원이는 너무나도 태연했다.
침대 위에 있던 캐릭터 인형을 베개에 겹쳐 베고는 재미있다는 듯 내려다보고 있다.
역삼각형의 한 쪽 변을 깍듯하게 다듬고 세숫대야에 면도기를 한 번 헹궜다. 그리고 반대쪽 변을 밀려는데 그제야 한마디 한다.
“느낌 좋다.”
“털 미는 느낌?”
“그거 말고. 김윤호가 내 몸에 집중하면서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잖아요. 그 느낌이 좋아. 눈빛만으로도 흥분되는 거 같아요.”
“너야 말로 변태네.”
―즈극즈극
“집중하는 모습 섹시하다.”
“큽. 야, 웃기지 마. 삑사리 난다.”
“뭐가 웃겨요.”
“털 미는 거에 집중하는 내 모습 상상하니까 사람이 뭔가 쪼잔해보여.”
“하나도 안 쪼잔해보이고 섹시하다니까요. 나 막 심장이 쿵쾅쿵쾅 거려요.”
―즈극즈극
“이쪽도 끝났다. 근데 이거 하다보니까 의외로 손맛도 있고 재밌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흥분된다.
이런 상황에서 흥분하지 않는 게 이상한 거지.
“나 지금 심장 얼마나 빨리 뛰나 한 번 만져볼래요?”
서원이의 손에 이끌려 녀석의 왼쪽 가슴에 손을 얹었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쿵쾅쿵쾅 거린다.
“맞다. 너 슴가 배틀에서 꼴슴했다며? 리야가 우슴하고.”
“아씨. 그거 유은빛이 꼼수 쓴 거예요. 치사하게 자기 제일 커진 시기에 하자고 한 거야.”
“근데 진짜 빨리 뛴다.”
“그쵸? 후우, 숨차.”
꿀꺽.
아무리 꼴슴꼴슴 거려도 가슴은 가슴이구나.
티셔츠 밑으로 느껴지는 두툼한 브래지어와 포동포동한 살의 촉감이 너무 포근하고 좋았다.
손바닥에 슬쩍 힘을 주자 손목을 잡고 떼더니 으응으응 고개를 젓는다.
“이거부터 끝내야죠.”
“어. 알았어.”
―즈극즈극
윗변까지 밀고 내려온 뒤 마른 수건으로 거품을 닦아냈다.
아아.
마침내 사자 코 모양의 근사한 역삼각형 음모가 모습을 드러냈다.
겉 부분을 쳐내니 더욱 또렷한 색감이 되었다.
“크기 괜찮지?”
“와. 잘했는데요?”
“요나랑 홍이도 내가 해줘야겠다.”
질투하라고 슬쩍 던진 떡밥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도끼눈을 뜨며 귀신 같이 낚아챈다.
“안 돼. 해주기만 해.”
그러더니 돌연 장난기 섞인 표정이 되어 몸을 일으킨다.
“누워요.”
“응? 왜.”
“나도 김윤호 털 밀어볼래. 커플 제모.”
“뭐?”
“누워요, 누워요.”
“야이씨, 난 안 해.”
“캬하하하! 아, 어디 가요!”
내가 도망가려 하자 허리를 잡더니 침대에 넘어뜨린다.
뭐, 힘으로 하면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었지만 적당히 져주었다.
그러자 내 다리에 올라타더니 세상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갸르륵 갸르륵 거리며 바지 단추를 푼다.
“야, 바지에 털 묻어.”
“묻으면 좀 어때. 털면 되지. 내 털이 더럽냐?”
털 민 여우는 단추에 이어 지퍼까지 내렸다. 그러고는 골반 쪽 바지 윗단을 잡고 밑으로 쭈욱 내린다. 나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주었다.
이제 단단히 화가 난 고추를 감싸고 있는 건 에어리즘 팬티 뿐.
나는 아마 서원이에게 왁싱을 당할 것이다.
섬뜩하면서도 은근히 짜릿하다.
서원이는 최후의 보루를 벗겨내기 전에 승자의 여유를 만끽했다.
볼록한 팬티 위에 손을 얹더니 조롱하듯 내 얼굴을 쳐다본다.
“내 가래떡 완전 커졌어. 김윤호 씨, 야한 생각 엄청 많이 했나 봐요?”
“남자들은 원래 습관처럼 커지는 거야.”
“으흥. 나 때문에 커진 건 아니고?”
“뭐··· 너 때문에 커진 건 맞지···.”
“그렇게 철벽을 치시더니 김윤호 씨도 어쩔 수 없는 남자였군요. 그럼 어디 내 가래떡 실물을 한 번 볼까···.”
마침내 팬티마저 내려간다.
귀두가 밴드 부분에 걸렸다가 퉁― 하고 솟구치며 위용을 드러냈다.
“이렇게 생겼구나. 나 남자 거 실제로 보는 거 처음이에요. 진짜 버섯 같네.”
“아, 부끄러워···.”
마음껏 감상하라는 의미에서, 나는 팔로 눈을 가리며 일부러 연약한 척을 했다.
손가락으로 귀두 끝을 톡톡 건드린다.
“내 가래떡아, 안녕. 이제야 너를 보는 구나. 근데 이 정도면 큰 거예요, 작은 거예요?”
“평균은 되지 않을까···.”
“구멍에서 뭐 나왔어. 설마 오줌 싸는 건 아니죠?”
“아니야.”
“아, 이게 그거구나. 남자도 무슨 액 같은 거 나온다더니.”
녀석은 새어나온 쿠퍼액을 검지로 빙글빙글 문지르면서 신기해했다.
요도구멍에 코를 박고 킁킁 냄새까지 맡는다.
코와 맞닿는 그 미묘한 촉감이 짜릿해서 음경이 한 차례 꿈틀거렸다.
“와, 움직였어!”
귀엽기는.
음란 여우의 표정이 어떤지 보고 싶어서 눈을 가렸던 팔을 뗐다.
그 순간 녀석은 고추를 손에 쥐고 빼꼼 내민 혀끝을 귀두에 갖다 댔다.
마치 수상한 음식의 맛을 확인하는 것처럼···.
―쯧
“아읏, 야, 간지러···.”
“응? 맛있는데 내 가래떡? 꿀 찍어 먹으면 더 맛있겠다.”
“꿀을 왜 찍어.”
“내 가래떡에 내가 꿀 찍어 먹겠다는데 뭔 상관.”
얘도 수준급 똘끼라는 걸 잠깐 잊고 있었네.
왁싱을 해주겠다는 포부는 이미 잊혀진지 오래다.
가래떡을 좋아하는 여우는 혀로 귀두를 어설프게 콕콕 누르며 물었다.
“이렇게 하면 기분 좋아지는 거예요?”
“아니지. 입에 넣고 왔다 갔다 해야지···.”
“어떻게? 이렇게? 우움···.”
―쪼옵
쓰아아아···.
오럴 여우의 따뜻한 입 속으로 가래떡이 빨려 들어갔다.
서툰 입모양으로 머금고는, 이내 순결하고 순수한 동작으로 어루만지면서 고개를 앞뒤로 움직였다.
―쫇 쫇 쫇 쫇
“으흐···.”
분명 어설프고 미숙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좋다.
불과 2시간 전 경험했던 티나의 능숙한 펠라치오의 여운을 지워내는 신선한 쾌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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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