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어 키운 걸그룹 15
멍멍이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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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23:13
“엄마야, 이기 뭔 일이고. 대표님한테 칭찬 받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아이가.”
“앞으로 칭찬 많이 해줄 테니까 제발 연습 좀 열심히 하자, 응?”
“웅, 웅. 아랐따. 내 진짜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해 볼끼다.”
섹스의 영향력이 이렇게 클 줄이야.
남편이 밤일을 잘하면 아침 밥상과 아내의 대접이 달라진다는 말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 역시도 녀석과의 교감이 더 깊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녀석의 오금을 살짝 들어서 공간을 만들자, 란이는 알아서 내 음경을 잡고 자신의 진기명기 안으로 이끌어주었다.
―쭈우욱
보직보직한 삽입과 동시에 두 사람의 입에서는 화음 같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하아아···.”
“아흐읏!”
차원이 다른 수축력.
이 세상 쫀쫀함이 아니다.
란이는 다가올 천재지변을 예감하며 내 목을 단단히 붙잡았다.
나는 기마자세로 안정적인 중심을 잡은 뒤 궤도를 크게 크게 움직이면서 피스톤 엔진을 가동시켰다. 내 몸은 500년 묵은 나무처럼 단단히 뿌리박은 채 란이의 몸만 움직이며 강하게 타격했다.
―팡! 팡! 팡! 팡!
대단원의 막을 알리는 경쾌하고도 청량한 파찰음.
모든 조건이 MAX로 맞춰진 초필살기와도 같았다.
란이의 입에서는 비명에 가까운 신음이 터졌다.
그리 크지 않은 가슴일지라도 자신만의 무게감을 가지며 위아래로 거세게 출렁인다.
내 팔에 걸쳐 날개 모양으로 벌어진 두 다리도 꼭두각시처럼 덜렁거렸다.
무릎은 후배위의 여파로 빨갛게 단풍이 들어 있었고 산발이 된 머리카락은 땀에 얼룩져 이마와 관자놀이에 덕지덕지 달라붙었다.
펄이 들어간 핑크빛 아이쉐도우는 색이 흐릿해졌고 입술 주변 역시 립스틱이 번져 처연한 삐에로처럼 물들었다.
그런 엉망진창의 모습이 섹시하게 느껴지고 좀 더 미치게 만들어주고 싶은 정복욕이 치솟는 걸 보면 나도 영락없는 보통 남자에 불과한 모양이다.
머릿속 뇌와 고환 속 뇌의 쾌감회로가 풀가동되며 삐익삐익 증기를 내뿜는다.
―팡! 팡! 팡! 팡!
“하아, 하아, 하아···.”
“아, 자기야, 아! 아아! 아흣!”
“니가 싸라고 할 때 쌀 테니까 말해.”
“아흑, 너무 좋아요, 아흑! 흑!”
이미 폭발 직전까지 달아올라 있던 녀석이 6번째 극치로 치닫기까지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질이 뻑뻑해질 정도로 수축하면서, 내 목을 꼬집듯이 움켜쥐고는 다급하게 애원한다.
“아, 아, 지금요, 지금 싸주세요, 많이많이···.”
나는 마음속으로 5초를 센 뒤 강한 남자 패키지 중 사정을 지연시켜주는 기능을 정지시켰다.
찡―!
머릿속이 정액으로 가득 차 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하얗게 채워진다.
온몸 구석구석에서 발생된 오르가즘 전류가 음경으로 집중됐고, 이윽고 레이저와도 같은 한줄기 물줄기로 압축되어 란이의 자궁을 향해 날카롭게 발사됐다.
요, 욘나 좋아!
“아흑, 싼다···!”
―촤앗!
“어헉!”
첫 번째 울컥과 동시에, 란이의 목에서는 이제껏 나온 적 없던 남성적인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흡사 무협소설 속 엑스트라1이 칼 맞아 죽기 직전 내지르는 단말마의 비명 같았다.
“크흑, 커흐헉···.”
지금까지는 절정에 이르면 허리가 뒤로 꺾였는데, 이번에는 정반대의 반응이 나왔다.
가로수 사이에 걸어놓은 현수막 줄이 끊어지듯 상체가 내 품에 힘없이 안기면서 얼굴이 어깨 너머로 축 늘어졌다.
빳빳했던 몸도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워지며 푹 처진다. 그저 정액이 펌핑되는 리듬에 따라 간헐적인 경련만 일으킬 뿐이었다.
―촷! 촤앗!
―꿈틀! 꿈틀!
나는 란이의 찐빵 같은 엉덩이를 꽉 움켜쥐고 배뇨감이 없어질 때까지 꽉꽉 쥐어짜냈다.
―――――――
★질내사정 1회 성공 효과로 연습생 이소란의 연기 잠재력 1이 상승됐다.
―――――――
“하아, 하아···.”
다리 힘이 탁 풀린다.
질에서 흘러나온 정액이 고환을 거쳐 허벅지까지 타고 내렸다. 그래도 기분이 불쾌하지 않은 걸 보니 아직까지는 성욕이 뇌를 지배하고 있는 모양이다.
란이는 완전히 탈진했는지 잠든 아기처럼 내가 받쳐주는 힘에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었다. 맥없이 풀린 팔과 손가락이 등을 슬쩍슬쩍 스친다.
“음란아, 잠들었냐? 이대로 욕실로 옮겨줄까?”
찔끔찔끔 흘러나온 정액이 슬슬 바닥으로 떨어질 기미가 보여서 물었는데 대답이 없다. 간간이 진행되던 경련도 완전히 멈췄다.
만약 맞닿은 가슴에서 두방망이질 치는 심장박동마저 없었다면 꽤나 식겁했을 것 같다.
“란아?”
역시 대답하지 않는다.
시트가 더럽혀질 각오를 하고 란이의 몸을 침대 위에 눕혔다.
눈은 감긴 상태고 배를 드러낸 채 물에 떠오른 개구리처럼 축 늘어져서 미동이 없다.
당혹스럽네.
오르가즘이 너무 세서 기절한 건가.
나는 굳은 듯 서서 잠시 란이를 지켜봤다.
벌어진 음순 사이에서 연유처럼 느리게 배어나오는 정액만이 세상이 돌아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
“대박. 그럼 저 얼마동안 기절한 거예요?”
“한 30분 정도?”
란이는 제 손으로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차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차가 출발한지 몇 분이 지나서야 제대로 정신을 차렸다.
마치 술에 취해 필름이 끊겼다가 어느 순간 살아난 것처럼, 엘리베이터를 탄 것조차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나랑 했던 약속은 기억나는 거지?”
“그건 기억나죠. 이제 딴 남자 안 만나고 클럽도 안 가고 연습만 빡세게 할게요.”
“작심삼일이 아니길 바란다.”
“절대 그럴 일 없어요. 저 뿐만이 아니라 대표님이랑 섹스 해본 여자들은 딴 남자 생각도 안 날 걸요. 진짜 제가 여태껏 해본 섹스 중에 제일 좋았어요. 인정 또 인정. 아직도 보지 속이 두근두근 거려요.”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신기하다는 듯 말을 잇는다.
“근데 여기서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완전 개운하고 상쾌해···.”
역시, 라희와 마찬가지로 이 놈도 내 몸이 정답이었구나···.
업키걸에 이어서 이놈들에게까지 공공재 취급을 받다니.
아니, 이건 공공재를 넘어서 남창이다, 남창···.
“제가 아무리 섹스를 좋아해도 노예플 같은 거 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갔거든요? 근데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대표님이 나한테 막 대하면서 명령해줬으면 좋겠어요.”
“응, 연습해.”
“아니이, 그런 명령 말고 야한 쪽으로요. 대표님 명령으로 야외노출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 아, 완전 꼴릴 것 같다. 그쵸?”
“니가 나한테 명령하는 느낌인데···.”
나는 음악을 켜고 플레이리스트에서 팝송 하나를 틀었다. 예전에 은빛이가 연습하던 곡인데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다.
“다음 주까지 이거 연습해서 검사 맡아.”
“월말평가 곡이에요?”
“아니, 월말평가랑 상관없이 내 개인적인 숙제야. 너는 앞으로 연습생 스케줄이랑 내가 정해주는 숙제 둘 다 해야 돼. 트레이너님들한테도 그렇게 말해둘 거야.”
“히히, 숙제 하면 박아주시는 거예요?”
“이제부터 말도 예쁘게 해. 성적인 단어는 최대한 순화해서.”
“그럼 보지 같은 건 뭐라고 그래요?”
“뵤지.”
“푸하하하하핳! 그게 뭐예요! 더 이상해!”
“암튼 일반적인 연습생들처럼 말하라는 뜻이야. 라희가 언제 자지 보지 그러는 거 봤냐?”
“음, 걔가 그런 말 하는 건 상상이 안 되긴 하네요···.”
“그러니까.”
“그럼 라희는 보지를 뭐라고 할까요?”
“성기나 생식기라고 하겠지.”
“논문 같은데서나 나오는 단어 같은데···.”
“라희한테 전화해서 숙소에 뭐 필요한 거 없냐고 물어봐.”
“없어요.”
“니가 뭘 알아. 전화해봐.”
“칫···.”
란이는 스피커 폰을 이용해 라희에게 전화를 걸어주었다.
―예, 언니 저 라희요.
“어, 잠깐만.”
“라희야, 난데.”
―예, 안녕하세요, 대표님.
“지금 란이 데려다주러 숙소 가는 길이거든? 뭐 필요한 거 없어? 아니면 뭐 먹고 싶은 거라든지.”
―아뇨, 없어요.
“30분 정도 걸리니까 중간에 생각나면 전화해.”
―예. 운전 조심히 하세요오.
정확히 30분 뒤.
숙소까지 2km 정도가 남았을 때 라희에게 전화가 왔다.
―대표님··· 저 다리 마비오는 것 같아요······.
“어, 알았어. 거의 다 왔으니까 쫌만 참아.”
도착했을 때 라희는 다리를 쭉 뻗고 침대에 누워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단순한 마비가 아니라 저번처럼 통증이 동반된 경련 같았다.
하지만 확인 결과, 라희의 하반신에서는 보라색 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서, 설마 이 새끼가···?
여장 외에 뭐 없지?(라희 팬아트 삽입)
빌라 주차장에 차를 대고 란이와 함께 내렸다.
앞장서서 계단을 오르는데 란이가 뒤에서 따라오며 장난스럽게 속삭인다.
“대표님 가뜩이나 힘 많이 썼는데 라희 마사지까지 해주면 완전 뻗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
“으악, 잠깐만요. 다리에 힘 풀려서 계단 못 올라가겠어요.”
칭얼거리는 소리에 돌아보니 란이의 탄탄한 허벅지가 개다리 춤을 추듯 후들거리고 있었다. 녀석은 멋대로 떨리는 허벅지를 내려다보며 황당하면서도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박. 이런 적 처음이야···.”
“나 먼저 갈 테니까 천천히 올라와라.”
“아 뭐에요, 의리 없게. 대표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요.”
“뭐 어쩌라고.”
란이는 어울리지 않게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업어줘요.”
“아 놔 진짜!”
라희 때문에 조바심이 났던 나는 길게 말하지 않고 계단을 내려가 등을 구부렸다.
“업혀. 빨리.”
“히잇, 역시 츤츤한 츤장님. 업키걸 언니들 업어주는 거 보고 되게 부러웠었는데 나한테도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
“업키걸 애들만큼만 잘하면 업어 주는 게 문제냐.”
“치··· 그래도 난 떡 잘 치는데···.”
대답을 말자.
등에 업힌 란이의 엉덩이를 받치고 다시 계단을 올랐다.
“피곤하다고 바로 자지 말고 노래 조금이라도 외워. 알았어?”
“어머나 야해라. 지금까지 자지 만지다 왔는데 또 자지 말면서 노래 외우래. 아재요, 어떻게 마 밤새도록 함 말아드릴까예?”
“하아··· 내려.”
“킥킥, 조용히 할게요.”
이것이 ‘헤라클래스S’의 위력인가.
란이는 다리가 후들 거릴 지경으로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나는 기운이 철철 넘쳤다.
3층까지 단숨에 올라간 나는 란이를 내려놓고 숙소 문을 열었다.
현관을 들어서면 라희의 방이 바로 보인다.
열린 방문 너머로, 침대에 누워 있던 라희와 눈이 마주쳤다. 찡그리고 있던 인상을 애써 펴며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밤 늦게 죄송해요오···.”
“아냐, 어차피 란이 데려다주러 오는 길이었어.”
신발을 대충 벗어던진 나는 손부터 씻기 위해 욕실로 향하며 물었다.
“마비야, 통증이야?”
“둘 다 온 것 같아요. 감각은 없는데 통증은 느껴지고, 움직이지는 못하겠어요.”
“저번이랑 똑같아?”
“예.”
그렇다면 맨손으로는 안 되고, 에스테틱 갓 핸드를 발동시켜야 한다.
“큰일이네. 요즘 주기가 잦아진다, 그치?”
“자꾸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죄송하라고 한 말은 아니고. 니가 제일 힘들지···.”
그래도 룸메이트라고, 음란이가 먼저 방으로 들어가며 걱정스럽게 묻는다.
“우리 라희. 혼자 있을 때 마비 와서 무서웠겠다?”
“아니에요. 그래도 바로 오신다는 전화 받아서 안심됐어요.”
“맞나? 앞으로는 언니가 밤에도 어디 안 나가고 같이 있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래이. 언니가 대표님한테 마사지 하는 법 배워가지고 주물러줄게.”
“감사합니다아···.”
“그 대신 니는 언니 연습 도와줘야 된다. 아랐나?”
“아, 진짜요? 언제든지 말씀만 하세요.”
훈훈하네. 수건으로 손을 닦다가 나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코 밑을 슥 훑었다.
내가 생각하던 두 사람의 시너지가 1년 반이 지난 지금에야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해결책이라는 게 비록 남들에게는 떳떳하게 밝히지 못할 교미 행위라고는 해도, 두 사람을 데뷔시킬 수만 있다면 내 기꺼이 음지의 창남이 되리.
대류··· 데뷔가 최고다···.
“란, 너는 이제 나가 있어.”
“예, 저는 그럼 제 방으로 가서 자.지.말.고. 노래 연습할게요. 필요한 거 있으면 불러요. 라희도 수고.”
“예, 언니. 다리 풀리면 제가 언니 방으로 갈게요오.”
“온냐~ 그럼 저는 문 닫고 사라집니다. 두 사람 다 돌아 보.지.말.고. 바로 시작하세요.”
되바라졌다, 되바라졌어···.
음란한 망란이가 문을 닫고 나간 것을 확인한 뒤, 라희의 하체를 덮고 있던 이불을 거둬냈다.
분홍색 돌핀팬츠에 수면 양말을 신고 있었다.
적어도 팬츠 밑으로 보이는 다리 부위에서는 보라색 반점이 보이지 않았다. 다리 뒷면까지 확인을 마치고 혹시나 해서 양말까지 벗겨봤지만 마찬가지였다.
“하아··· 어쩌냐. 또 팬티 안쪽인 것 같다.”
미안한 마음에 변명처럼 웅얼거리자 라희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오···.”
“바지 벗길게.”
“예에···.”
“불 끄고 스탠드 켤까?”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오···.”
“그래, 최대한 빨리 끝내줄게.”
“예··· 아··· 자, 잠시만요.”
“응? 뭐 필요해?”
라희는 베고 있던 베개 밑으로 손을 넣어 그 밑에 있던 수건을 꺼냈다. 그러고는 허리를 들더니 끙끙 소리를 내면서 수건을 허리 밑에 깔려고 애를 썼다.
“왜, 허리 아파?”
“아, 아뇨. 저번처럼 소변 샐 수도 있으니까···.”
“아, 엉덩이 밑에 깔게?”
“예···.”
“줘, 내가 해줄게.”
“감사합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반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내린 뒤, 고운 털, 엉덩이 밑에 수건을 깔아주었다.
연습을 끝내고 들어와서 샤워를 마친지 얼마 안 된 모양이다. 살에서 향긋한 클렌저 향이 올라왔다.
그런데 이상하다.
팬티까지 벗겼음에도 불구하고 보라색 반점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허벅지 사이 음부 지대나 엉덩이 쪽이라는 건데···.
“라희야, 잠깐만 뒤로 돌릴게.”
“예···.”
없네?
엉덩이에도 없다.
허벅지 사이 아이엠 그루트와 새초롬하게 여문 항문 인근까지 샅샅이 확인했음에도 보라색 반점은커녕 그 비슷한 것도 찾지 못했다.
얼굴을 내려서 음모 사이사이까지 주도면밀하게 살폈지만 마찬가지였다.
뭐지?
뭘까?
지금까지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뭔가 새로운 미션이 시작되는 건 아닌지 걱정부터 들었다.
설마 질 내부에 생긴 건 아닐테고···. 만약 그 속에 생겼다고 해도 확인할 방법도 없는 것이 문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 번 몸을 돌려가며 꼼꼼하게 확인했지만 역시나 허탕이었다. 작고 귀여운 아이엠 그루트만 의미 없이 촉촉해졌을 뿐이다.
적잖이 당황스러웠던 나는 생각을 정리할 겸 머리를 긁적이며 라희의 음모를 쳐다봤다.
라희는 양손을 가슴에 모으고 두 눈은 꾹 감은 채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입이 타는지 침을 한 번 묻히고 마른 침을 삼킨다.
“미안해, 많이 아프지?”
“아직까지는 참을 만해요.”
“···시작할게.”
“예.”
라희가 되려 걱정할까봐 앓는 소리도 못 하겠네.
에이, 모르겠다.
저번이랑 똑같은 통증이라고 했으니 그냥 보라색 반점이 하체 전체에 퍼져 있다는 생각으로 해보자.
<‘에스테틱 갓 핸드’가 발동됐습니다.>
나는 장 마사지를 하듯이 아랫배부터 부드럽게 돌리며 작업을 시작했다.
분홍색 장갑을 두른 손이 닿자마자 라희의 오른쪽 발가락이 척수반사처럼 짧게 오그라들었다가 펴졌다.
“방금 감각 있었어?”
“예? 아··· 아뇨오.”
“발가락 움직이길래.”
“아··· 아무 느낌도 없었는데···.”
“오케이.”
나는 라희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에 무릎 꿇고 앉은 뒤 양손으로 허벅지를 한 쪽씩 잡았다. 손바닥 아래쪽 살을 이용해 쓸어 올리듯이 지압하자 라희의 복부가 꿀렁! 요동친다.
“읍···!”
“응? 느낌 왔어?”
“예··· 방금은···.”
갓 핸드가 괜히 갓 핸드가 아니구나.
효과가 검증 됐으니 이제 쭉쭉 타고 내려가자.
나는 소중한 아이엠 그루트가 닿지 않게 조심 또 조심하면서, 사타구니의 Y존 사이사이를 지압해나갔다.
―꾹꾹꾹꾹
“흥, 흐응···.”
―꾹꾹꾹꾹
“하아··· 아흐···.”
―꾹꾹꾹꾸
“아으힝··· 하으, 윽!”
―찍
······아니아니, 잠깐만.
야릇한 신음과 함께 허리가 들썩인 건 그렇다고 치자.
근데 아이엠 그루트 사이에서 오줌처럼 튀어나온 몇 방울의 투명한 액체는 무엇?
내 손목까지 튀어 오른 그것은 참으로 따뜻했다.
라희도 그루트 사이에서 뭔가가 나온 것을 느꼈는지 빨개진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며 울먹였다.
“히잉, 죄송해요··· 또···.”
“뭐가 죄송해. 감각이 없어서 너도 모르게 나오는 건데 뭐가 어때.”
“···그래도 너무 챙피해요오···.”
“에헤이, 괜찮다니까. 그래도 느낌은 많이 돌아온 것 같네?”
“예.”
“통증은?”
“대표님이 문질러 주신 데는 안 아파요···.”
“무릎 움직일 수 있어?”
“아뇨··· 아직 거기까지는 아직···.”
“오케이. 발끝까지 쭉 타고 내려갈 테니까 소변 같은 거 신경 쓰지 말고 감각에만 집중해.”
“예···.”
소변인지 뭔지, 암튼 그 투명한 액체는 이후에도 몇 방울씩 뾱 뾱 뿜어졌다.
엉덩이 밑에 깐 수건은 이미 젖었고 시트도 무사하지 못할 듯 보였다.
란이를 흥분하게 만들어서 밤새도록 자위하게 만들었다던 묘한 신음도 계속 새어나왔다.
“하아, 하아··· 아읏, 읏, 아윽···.”
그래. 갓 핸드의 원래 목적이 애무이니 흥분할 수도 있다고 치자. 저번에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무릎을 거쳐 발목 위쪽까지 지압을 마쳤을 때, 문득 알 수 없는 위화감이 전두엽을 자극했다.
이거 뭔가······ 이전에 마비&경련이 왔을 때랑은 느낌이 다른데···.
그냥 다르다.
내세울 만한 근거는 없지만 그냥 느낌적인 느낌이 그렇다.
아니, 내세울 만한 근거가 왜 없어.
마비와 경련의 가장 명확한 증거가 돼주는 보라색 반점이 없지 않은가.
설마··· 설마···.
에이, 아니야.
되바라진 음란이라면 모를까, 올바름과 내성적 성향의 상징과도 같은 라희가 그럴 리가 없어.
······아니.
그럴 수도 있다.
안 그럴 것 같은 은빛이랑 서원이도 쾌감 앞에서 하염없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지 않았던가.
만약에··· 아주 마아아안약에··· 마비가 오지도 않았는데 라희가 갓 핸드의 쾌감을 느끼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 거라면······?
상상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든다.
그런 의심이 들자 아무렇지 않게 넘어간 장면들도 하나하나 마음에 걸렸다.
내가 숙소로 가고 있다는 말을 한 뒤에 마비가 시작 됐다고 한 것도 뭔가 어색했고, 베게 밑에 수건을 준비해둔 것도 수상하다.
아까 분명 발끝이 움직였는데 감각이 없다고 한 것도 이상하고···.
만약 최근에 그랬던 것처럼, 보라색 반점이 하체 전체에 나타났다면 이제 발목 아랫부분과 다리 뒤쪽을 마사지 해줄 차례였다.
하지만 나는 라희를 떠보기 위해 함정을 팠다.
무릎 아래쪽은 감각이 없다고 했으니 맨손으로 만지면 아무 느낌도 없어야 할 것이다. 나는 갓 핸드를 끈 맨 손톱으로 라희의 발바닥을 슥 긁어보았다.
그러자 발을 잽싸게 빼더니 괴상한 신음성을 토해낸다.
“응기잇!”
뭐라고···?
녀석은 자기가 하고도 깜짝 놀란 듯 보였다.
거짓말도 해본 사람이 잘하고 라희는 당연히 거짓말에 서툴다.
“다 됐다. 끝!”
“아, 진짜요? 감사합니다.”
아니야, 아니야, 그렇게 바로 수긍을 하면 안 된다고 라희야!
주도권은 너한테 있잖아. 지금까지는 니가 먼저 감각이 돌아왔다고 확인을 시켜주는 쪽이었다고!
하지만 발바닥 간지럼 공격에 당황한 녀석은 사고능력이 상실된 듯 보였다.
빨개진 얼굴을 한 채 곧장 두 다리를 파닥파닥 움직이며 내 눈치를 살핀다.
“이제 안 아파요오···.”
남극 빙하처럼 순수 그 자체라고 여기던 라희가 나를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인가?
그것도 단순히 쾌감을 얻기 위해!
귀여운 분수까지 뾱 뾱 발사하면서!
자. 잠깐만.
그럼 그때 보컬연습실에서 흘린 그 액체도 분수액이었단 말이냐아아!
내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순간. ‘핑―’ 하는 느낌과 함께 라희와 나 사이의 보라색 교감도 발동됐다.
‘힝··· 한참 좋았는데···.’
아아, 녀석은 지금 마사지를 좀 더 받고 싶은 아쉬움에 안달이 나 있는 상태다.
한창 달아오르다가 중간에 뚝 끊긴 것이다.
배덕감.
압도적인 배덕감.
다른 사람도 아니고 라희가 이럴 줄이야······.
***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어떻게 하긴. 거기서 대충 마무리 짓고 나와서 너한테 전화한 거야.”
“에고··· 충격이 크시겠어요.”
“타격이 쫌 있네.”
아이들의 숙소에서 나온 나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은 미오 밖에 없었다.
나는 녀석의 원룸에 들어오자마자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 한 캔을 원샷한 뒤 대화를 시작했다.
“그래도 이왕 시작하신 거 모른 척하고 끝까지 해소해주시지.”
“하아···. 란이라면 모를까 라희한테는 그게 차마 안 되는 거야. 원래 마사지 할 때 진짜 아무 느낌도 없었거든? 근데 오늘은 어째 시작부터 느낌이 쌔하더라.”
“근데, 여성 사정까지 할 정도면 라희도 이미 많이 발달이 됐다는 뜻인데요. 대표님 손에 완전히 길들여진 거 아니에요?”
“내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은데 어쩌냐···. 앞으로도 계속 이러면 어떡하지?”
“어쩌겠어요. 모른 척 하셔야죠.”
“하나는 섹스중독자에 하나는 여장 남자···. 어쩐지 그 사이에서 라희가 너무 평범하다 싶더라니.”
“그나마 제가 제일 정상인데요.”
“너는 진짜 여장 외에 뭐 없지···?”
너 원래 카레 맛 카레지?
미오의 자취방은 논현초등학교 인근 주택가에 있었다.
차가 막히지 않으면 우리 집에서도 5분 거리에 위치한 빌라다.
원룸이지만 주방과 방이 미닫이문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원룸 특유의 답답하면서도 빡빡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현관과 방 사이의 블라인드는 직접 설치한 것 같았는데 그것으로 미뤄 거주공간에 제법 신경을 쓰는 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남자 집이라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진짜 자취하는 여자 집에 방문하는 것처럼 묘한 설렘마저 들었다. 현관에 놓인 여자사이즈 로퍼와 달콤한 향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싸구려 방향제가 아니라 제법 고급스러운 디퓨저 향임을 알 수 있었다.
“들어오세요.”
“어, 급하게 오느라 주변에서 살 게 이거 밖에 없더라.”
나는 편의점에서 맥주와 함께 산 자취하는 남자의 필수 비품 두루마리 휴지와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다음에 올 땐 스팸 세트라도 사올게.”
“앗, 돈은 안 주셔도 되는데···.”
“처음 오는데 딸랑 휴지만 사와서 미안해서 그래. 필요한 거 있으면 사.”
“감사합니다.”
녀석은 완전 100% 민낯이었다. 확실히 화장을 했을 때보다는 중성적인 느낌이 강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반 묶음 꽁지 헤어스타일과 투명한 살결, 회색빛 컬러렌즈 때문에 여자 쪽에 가깝게 보였다. 연습생 애들은 미오의 얼굴을 가리켜 ‘잘생쁨’, ‘멋쁨’이라고 표현했었지···.
옷은 헐렁한 단가라 티셔츠에 파란색 체크무늬 잠옷 바지를 입었다. 바짓단이 길어서 바닥에 끌렸는데 그 사이로 빼꼼 삐져나온 발가락도 방금 빚어낸 것처럼 촉촉하고 부드러워 보인다.
나는 미오의 여성스러움을 인정하면서도, 은연중에 집 내부를 훑어보며 녀석이 남자라는 증거를 찾고 있었다.
근데 딱히 남자의 물건은 보이지 않는다. 화장대 의자에 올려놓은 옷가지들도 성별을 구별할 수가 없는 종류였고, 오히려 베개 위에 늘어진 스포츠 브래지어가 혼란만 가중시켰을 뿐이다.
“응? 너 어디 다쳤냐?”
화장실 문 앞에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붕대 뭉치를 보고 물었다.
녀석은 별 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구급상자 정리하다가 놓쳤는데 침대 밑으로 굴러들어가면서 다 풀어졌어요.”
“아···. 그래도 깔끔하게 해놓고 사네?”
“풀옵이라서 TV만 제가 산 거 예요.”
“아, 그렇구나. 어쩐지 가구 톤이 다 비슷하다 했네.”
내가 내내 서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지 미오가 침대를 가리켰다.
“여기 앉으세요. 혼자 사는 집이라서 딱히 앉으실 데가 없네요.”
“아냐, 그냥 바닥에 앉으면 돼.”
“캡슐 커피 있는데 내려드릴까요?”
“아, 이거 맥주 사온 거 마실게. 답답해서 미치겠다.”
“저도 한 캔만···.”
“어, 마셔마셔.”
―칙!
가볍게 건배를 한 뒤 500ml짜리 파울라너 한 캔을 쉬지 않고 비워냈다.
녀석은 시골에서 새참용으로나 쓸 법한 양은 밥상을 펴고 그 위에 내가 사온 프링글스를 올렸다. 그리고 덤덤하게 말한다. ‘오늘 날씨 제법 추웠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오늘 엄청 달리셨던데요. 저녁부터 버프가 엄청나게 왔어요.”
“응··· 란이랑···.”
“아, 진짜요?”
“걔 섹스중독 맞더라. 그래서 앞으로는 나한테 풀라고 했어.”
“오오, 꿩 먹고 알 먹고네요. 섹스도 하고 길도 들이고.”
“하아, 그런데 란이가 해결되니까 이번엔 라희가 문제다···.”
“라희 님이 왜요?”
나는 라희에게 사쿠라로 기만당한 것을 말해줬다.
미오는 라희가 이미 상당 수준 이상의 쾌감에 눈을 뜬 것 같다고 예상했고, 나도 동의했다.
“그나마 제가 제일 정상인데요.”
“너는 진짜 여장 외에 뭐 없지? 있으면 지금 말해라. 나중에 뒤통수치지 말고 작은 거라도 말해.”
“음··· 잠깐만 생각해보고요···.”
녀석은 인중을 어루만지며 예상 외로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뭔가 떠오른듯 눈빛을 반짝였다.
“요즘 들어서 여자로 다니는 게 오히려 편해졌어요. 원래는 일 안 나갈 때는 원래 제 옷 입고 돌아다녔는데, 일 그만 둔 이후에도 계속 여자 옷만 입고 다녀요.”
“그건 차라리 다행이네. 넌 어쨌든 여자여야 하니까.”
“그리고 이건 굳이 말 안 해도 되는 사소한 건데···.”
나는 잠시 머뭇거리는 녀석을 재촉했다.
“판단은 내가 할 테니까 일단 말해봐.”
“엄지발가락 사이에 대표님 귀두를 끼우고 꼼지락거리고 싶기는 해요.”
“야 이 미친 새끼야. 그게 사소한 문제야? 죽고 싶어?”
“아뇨아뇨.”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나 방금 진짜 욕 나올 뻔 했다.”
“미친 새끼라고 욕 하셨는데···.”
“발가락을 확 꺾어버릴까 보다.”
“저 진짜 여자 좋아해요. 여자 친구랑 헤어진 지도 세 달 밖에 안 됐어요.”
“그런데 왜.”
“그러니까요. 제가 아무리 남자들 대딸 해주면서 돈을 벌었다고 해도 지금까지 그 행위를 즐기거나 좋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냥 job이었어요. 근데 이상하게 대표님한테는 진심을 담아서 한 번 빼드리고 싶어요. 의리나 가족애, 뭐 그런 거 아닐까요?”
“그런 휴머니즘하고 전혀 상관없이 그냥 니가 미친 거 아닐까?”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 같은 거겠죠. 이것 또한 지나가리···.”
“진짜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내 몸에 손댔다가는 턱 돌아갈 줄 알아. 나 여자라고 안 봐준다.”
“전 남잔데···.”
아잇 시발.
나도 모르게 녀석을 여자라고 칭해버렸잖아.
“에이씨, 말이 헛 나왔어. 암튼···.”
“그럼 제 고추라도 보실래요?”
“아, 꺼져 쫌! 너 미쳤냐?”
“아뇨아뇨.”
“뭐가 계속 아니야.”
“대표님이 저를 계속 여자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확인시켜 드리려고 했죠.”
“너 무슨 노출증 있어? 그런 타입이야?”
“아뇨. 노출증도 없고 관음증도 없어요.”
“너 남잔 거 아니까 보여줄 필요 없다고.”
“대표님은 남자한테 관심 없으시죠?”
“어. 없어. 앞으로도 없을 거고.”
“저도예요···.”
말끝을 흐리면서 나를 흘끔 쳐다보는 눈빛에 못내 쑥스러움이 담겨있다.
쎄하다.
냉랭한 핏기가 등줄기를 훑고 내려갔다.
섹스중독 란, 마사지 중독 라희에 이어서 설마 미오 편의 시련이 게이 발굴 프로젝트는 아니겠지···?
만약 녀석을 게이로 전향시켜 뒷문을 개통하거나 또는 내가 개통당해야 하는 게 이번 미션이라면 그냥 포기하고 탈모를 얻으련다.
“야.”
“예.”
“미리 말하는데, 만약에 너와 나의 미션이 고추 전쟁이라면 나는 그냥 너를 죽일 거다.”
“에이, 설마요. 그건 저도 싫어요.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냥 제가 대표님 곁을 떠날게요.”
“죽인다, 진짜 죽인다···.”
녀석은 대꾸 없이 고개를 살짝 젖혀 맥주를 홀짝였다.
천장을 향한 긴 속눈썹과 자연스럽게 그어진 쌍꺼풀.
날렵한 턱선.
울대는커녕 잔주름 하나 없이 매끄러운 목 라인. 거기에 걸린 가느다란 줄의 진주목걸이.
캔을 잡은 손의 세워진 새끼손가락.
여자보다 더 여자 같은 자태가 혼란스럽기만 하고, 그 모습에서 묘한 설렘을 느끼는 나 자신이 수치스러울 따름이다.
내가 내가 아닌 것 같다는 표현이 이보다 더 적절할 수가 없네.
아무래도 맥주 한 캔을 원샷한 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업키걸 아이들 때는 본능적인 발기만 있었을 뿐, 분명 이성으로서의 성적 설렘은 없었는데···.
란이도 그렇고, 이번 기수의 보라색 녀석들은 여러모로 나를 혼란하게 만든다.
그냥 녀석의 말대로 깔끔하게 고추를 보여 달라고 할까?
덜렁거리는 그 흉물을 보고 나면 정이 확 떨어지지 않을까?
“대표님.”
먼저 침묵을 깬 건 미오였다.
“왜.”
“겉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본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지금 상황에서 이보다 좆같은 질문이 있을 수 있을까.
녀석은 마치 내 속마음을 꿰뚫어 보듯이 묻고 있었고, 나는 만능 키와도 같은 만능 해답을 내놓았다.
“케바케겠지···.”
“하아···.”
“한숨을 왜 쉬어.”
녀석은 양쪽 무릎을 세워 쪼그려 앉아 있었다. 눈매가 사뭇 심각해진다.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볼을 좌우로 부풀리며 맥주 캔의 입구를 검지로 매만지던 녀석은 다시 한 번 코로 한숨을 쉬고 난 이후에야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뭐가.”
“다른 두 멤버들처럼 대표님이랑 저도 해결해야 될 부분이 생긴 것 같아요. 바로 오늘.”
“뭐야, 설마 게이 미션이야? 그런 거야?”
“제가 방금 다른 남자들 성기를 입에 넣는 걸 상상해봤거든요. 근데 너무 역겨운 거예요. 아무리 일이라고 해도 그것만큼은 못 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해 본 적도 없고요.”
“근데···?”
“대표님 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왜! 왜! 왜! 너랑 나 사이에 아무런 접점도 없었잖아!”
“······방금 전에 대표님 맥주 한 캔 원샷하실 때··· 그 모습이 너무 섹시해 보였어요.”
“아냐아냐, 착각하지 마. 나도 남자 배우들 보면서 그럴 때 있어. 남자가 봐도 섹시한 건 섹시한 거고 멋있는 건 멋있는 거지.”
“그럼 그 사람들의 고추를 입에 넣고 싶으세요?”
“개새끼야··· 제발···.”
“저도 혼란스럽네요.”
녀석과 나의 불길한 추측이 맞다는 가정 하에 한번 정리해보자.
하반신 마비 라희는 내 마사지에 의해서만 마비가 풀린다.
섹스중독 란이는 성욕을 해소해주고 방황하는 마음을 다잡았다.
두 사람의 결핍되거나 부족한 부분을 내가 채워줌으로써 교감을 이루고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업키걸 아이들 때를 떠올려보면, 두 사람은 내가 아니었으면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될 운명이었을 것이다.
라희는 하반신 마비를 치료하지 못 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꼈을 테고 란이는 뭐 계속 밤거리나 스폰계를 떠돌면서 육욕에 빠져 지냈겠지.
그렇다면.
미오는 어떤 부분을 만족시켜줘야 하는 것이고 내가 아니면 어떤 불행한 삶을 산다는 걸까.
녀석이 원하는 대로 고추를 빨려줘야 하는걸까? 한 번 빨릴 때마다 란이처럼 잠재력이 느는 걸까?
아니면 반대로, 내가 놈의 고추를 닳아 없어질 때까지 빨아서 소멸시켜야 하는 건가?
지금까지 내가 겪었던 초자연 현상 중에서 아직까지는 외모에 변화를 가져온 적은 없었다. 하지만 퍽커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씹창 보상이나 아이템으로 인해 외모도 변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떠올려보면 미오의 남성이 여성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는 뜻인데···.
으아아앗!
혼란하다, 혼란해!
하나 다행인 점은, 아직까지는 정보창의 지시나 알림이 없다는 것이다. 보통은 내가 해답에 가까운 생각에 근접하면 알림이 떴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는 걸로 미뤄 미오와 나의 가설은 다행히 틀린 걸 수도 있다.
“대표님.”
이번에도 미오가 침묵을 깼다.
“어···.”
“똥 맛 카레랑 카레 맛 똥 중에 꼭 하나를 드셔야 된다면 뭘 택하시겠어요.”
내가 왜 그 질문에 진지하게 고민해야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오도 뭔가 생각이 있으니 이런 병신 같은 질문을 한 거겠지.
똥 맛 카레와 카레 맛 똥이라.
본질은 결국 뒤에 나오는 단어인데··· 그럼 똥 맛 카레가 낫지 않을까? 어쨌든 카레는 카레잖아. 똥은 똥이고.
“그래도 똥 맛 카레가 나을 것 같은데···.”
내 대답에 미오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저는 반대라고 생각해요.”
“그럼 넌 카레 맛 똥을 먹겠다고?”
“예. 본체가 뭐든 간에 결국 맛이 중요한 거 아닐까요? 원효대사의 해골 물처럼 맛있게만 먹으면 되는 거잖아요. 어차피 식감은 똑같을 텐데 눈 감고 먹으면 되죠.”
그럴싸한데···?
“뭐, 그렇다 치고. 그래서 질문의 요지가 뭔데?”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