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들의 로맨스 - 1
Dojwhb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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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비가 막 그친 저녁이었다.
아파트 베란다 창문에 맺힌 물방울이 도로의 붉은 브레이크등을 길게 늘여 비췄다. 축축한 흙냄새와 단지 화단의 철쭉 향이 열린 창틈으로 스며들었고, 거실엔 저녁에 먹은 된장찌개 냄새가 아직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윤선희는 식탁 위에 휴대폰을 뒤집어 놓은 채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민소매 운동복 아래로 드러난 어깨는 탄탄했고, 허리선은 21살 아들의 엄마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잘록했다. 160이 조금 안 되는 키, 운동으로 다져진 허벅지와 엉덩이 라인. 그녀는 마흔일곱이라는 숫자와 어울리지 않는 몸을 가지고 있었다.
헬스장 거울 앞에 서면 아직도 남자들의 시선이 먼저 허리와 등을 훑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집 안에서는 아니었다.
남편 신정호는 거실 소파에 앉아 뉴스 채널만 바라보고 있었다.
쉰여덟의 남자는 각진 턱과 굵은 목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세월은 어깨를 무겁게 꺾어놓았다. 셔츠 단추 사이로 나온 배, 두꺼운 돋보기 안경, 무표정한 얼굴. 그는 선희가 헬스장에서 어떤 시선을 받는지 알지 못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
“당신 또 운동 갔다 왔어?”
시선은 TV에 고정된 채였다.
“응.”
“적당히 좀 해. 나이 생각도 하고.”
짧고 무미건조한 말.
선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또 저 말이네.
그녀는 조용히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차가운 물이 목 아래로 넘어가는데 이상하게 속이 더 뜨거워졌다.
휴대폰 화면엔 조금 전 저장한 게시물이 떠 있었다.
[2021 MISS SEXY BACK CONTEST 참가 모집]
등과 뒤태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대회.
나이 제한 없음.
며칠 전 헬스장에서 트레이너가 웃으며 말했다.
“회원님은 진짜 나가셔도 될 것 같은데요? 등 라인이 선수급이에요.”
그 말을 듣고 집에 돌아온 뒤부터 자꾸 그 공고가 눈에 밟혔다.
처음엔 웃어넘겼다.
애 엄마가 무슨.
그런데 샤워하다 거울 속 등을 봤을 때, 젖은 머리카락 아래 드러난 척추선과 허리 굴곡을 보는 순간 이상한 감정이 올라왔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감각.
여자로서.
선희는 천천히 휴대폰을 다시 들었다.
참가 신청 페이지가 열려 있었다.
손끝이 망설이다가 멈췄다.
남편 얼굴이 떠올랐다.
‘천박하다.’
‘애 엄마가 왜 그런 걸 하냐.’
‘나잇값 좀 해라.’
안 봐도 들리는 말들이었다.
그때 현관문 비밀번호 소리가 들렸다.
삑— 삑— 삐릭.
“다녀왔습니다.”
신동윤이었다.
큰 운동가방을 멘 스물한 살 청년은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공기가 달라지는 타입이었다. 187 가까운 키에 넓은 어깨, 검게 탄 팔뚝 위로 굵은 핏줄이 도드라졌다. 막 운동하고 온 몸에서는 땀과 남자 향수, 오래된 농구공 가죽 냄새가 뒤섞여 났다.
젖은 검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흩어져 있었고, 회색 반팔티는 가슴과 복근 윤곽이 드러날 정도로 몸에 달라붙어 있었다.
“왔어?”
“응.”
동윤은 냉장고 문을 열어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아버지는?”
“뉴스 보시잖아.”
“아.”
짧은 대답.
그는 아버지와 그리 살가운 편은 아니었다.
동윤은 물병을 내려놓다 선희 얼굴을 힐끗 봤다.
“엄마.”
“왜?”
“무슨 일 있어?”
선희 손끝이 순간 움찔했다.
“왜 그렇게 보여?”
“아니 그냥… 표정이 좀.”
그녀는 순간 웃음이 나왔다.
남편은 눈치채지 못한 걸 아들은 바로 알아챘다.
“별거 아냐.”
“거짓말.”
동윤은 식탁 맞은편에 털썩 앉았다. 의자 다리가 끼익 소리를 냈다. 가까이 앉자 체온과 땀 냄새가 은근히 퍼졌다.
'엄마 오늘 이상하게 예뻐 보이네.'
그는 무심코 그렇게 생각했다가 바로 고개를 저었다. 운동 끝나고 피곤해서 그런가 싶었다.
선희는 잠시 망설이다 휴대폰을 밀어 보였다.
동윤 눈이 화면을 읽었다.
MISS SEXY BACK CONTEST.
몇 초 정적.
그리고 동윤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엄마 이거 나가려고?”
“웃기지?”
“아니.”
의외로 대답은 단호했다.
“솔직히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선희의 눈썹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진심이야?”
“응. 엄마 운동 엄청 하잖아. 몸도 좋고.”
아주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었다.
아들은 아직 그녀를 여자라고 의식하지 않았다. 그냥 자랑스러운 엄마였다. 또래 부모들보다 젊어 보이고, 자기관리 철저한.
하지만 선희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가슴 안쪽이 울렸다.
남편에게 단 한 번도 듣지 못한 말.
몸 좋다는 말.
잘 어울린다는 말.
여자로 보인다는 감각.
거실 TV에서는 뉴스 앵커 목소리가 무심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선희는 조용히 화면을 껐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만 알고 있어.”
동윤은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빗물 냄새가 아직 남은 밤공기 사이로, 식탁 아래 선희 맨발의 발끝이 천천히 긴장으로 말려 들어가고 있었다.
--------------
아파트 단지는 이미 조용해진 시간이었다.
멀리 도로를 달리는 오토바이 소리가 간헐적으로 밤공기를 긁고 지나갔고, 열린 베란다 창문 틈으로 눅눅한 초여름 냄새가 스며들었다. 비 오기 직전 특유의 축축한 아스팔트 냄새와 화단 흙냄새가 섞여 있었다.
거실 TV는 꺼져 있었다.
남편 신정호는 지방 출장을 갔다.
하루 이틀 집을 비우는 건 드문 일이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오늘 집은 평소보다 더 넓고 조용하게 느껴졌다.
윤선희는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
얇은 검은 나시 위로 드러난 쇄골이 형광등 아래 희게 드러났다. 샤워 직후라 젖은 머리카락 끝에서 은은한 샴푸 향이 났다. 짧은 회색 홈팬츠 아래로 드러난 허벅지는 운동으로 단단하게 붙어 있었고, 다리를 꼬자 허벅지 안쪽 근육선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식탁 위엔 흰 봉투 하나가 놓여 있었다.
MISS SEXY BACK CONTEST FINAL INVITATION.
선희는 한참 동안 그 봉투만 바라봤다.
손끝이 긴장으로 조금 차가웠다.
내가 진짜 이걸 건네도 되나…
그녀는 입술 안쪽을 천천히 씹었다.
대회 신청은 이미 끝났다.
예선 사진도 통과했다.
며칠 뒤면 무대였다.
그런데 막상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이상하게 겁이 났다.
무대 자체보다… 누군가 자신을 본다는 게.
정확히는, 동윤이.
현관 비밀번호 소리가 들렸다.
삑— 삑— 삐릭.
“다녀왔어요.”
낮게 갈린 목소리.
신동윤은 운동 끝난 몸 그대로 들어왔다. 검은 반팔 운동티는 땀으로 젖어 가슴과 복근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넓은 어깨에 걸린 스포츠백 끈이 팔 근육 위로 깊게 눌려 있었다.
후끈한 체열과 함께 남자 땀 냄새, 데오드란트 향, 바깥 밤공기가 섞여 들어왔다.
“왔어?”
“응.”
그는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단숨에 반쯤 비웠다.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선희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시선을 내렸다.
어느 순간부터 아들이 너무 커져 있었다.
키도.
몸도.
목소리도.
“엄마 아직 안 잤네.”
“할 말 있어서.”
동윤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그는 식탁 맞은편 의자에 털썩 앉았다. 무릎이 식탁 아래 가까이 닿을 정도로 다리가 길었다.
“왜 그렇게 진지해.”
웃으면서 말했지만 선희는 웃지 못했다.
대신 봉투를 천천히 밀었다.
동윤의 시선이 내려갔다.
“…이게 뭐야?”
“열어봐.”
봉투 종이의 스치는 소리가 밤의 정적 속에서 유난히 크게 들렸다.
동윤은 안에서 초대장을 꺼냈다.
검은 바탕 위 은색 글씨.
MISS SEXY BACK CONTEST FINAL.
초청석 안내와 날짜, 장소.
그리고 참가자 이름.
윤선희.
동윤 시선이 아주 잠깐 멈췄다.
“…진짜 나가는 거야?”
선희는 괜히 물컵만 만지작거렸다.
“지금이라도 취소할까 고민 중이야.”
“왜?”
“창피하잖아.”
“뭐가.”
“나이도 그렇고… 남들이 보면.”
동윤은 초대장을 다시 내려다봤다.
그리고 피식 웃었다.
“엄마가 왜 창피해.”
“야.”
“아니 진짜.”
그는 등을 의자에 기대며 선희를 천천히 봤다.
“엄마 솔직히 몸 좋잖아.”
너무 아무렇지도 않은 말투였다.
선희 손끝이 멈췄다.
“운동하는 여자들 중에서도 관리 잘된 편이고.”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맨날 보는데 모르겠어?”
동윤은 웃으며 말했다.
아직 그 말엔 아무 음습한 의도가 없었다.
그에게 윤선희는 그냥 특이할 정도로 젊어 보이고 멋있는 엄마였다.
하지만 선희 심장은 이유 없이 조금 빨라졌다.
남편은 몇 년째 그녀의 몸을 제대로 본 적도 없었다.
“아버지는 아셔?”
동윤의 질문에 선희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
“…아니.”
“왜?”
“반대할 거 뻔하니까.”
짧은 침묵.
냉장고 모터 돌아가는 소리만 낮게 웅웅 울렸다.
동윤은 초대장을 손끝으로 툭툭 두드렸다.
“그래서 나만 부르는 거야?”
선희는 잠시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주 작게 말했다.
“…응.”
그 한마디에 공기가 조금 달라졌다.
동윤은 처음으로 초대장을 다시 자세히 내려다봤다.
VIP FAMILY SEAT — 1인.
정말 자기만이었다.
선희는 괜히 시선을 피하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젖은 머리에서 은은한 꽃향 샴푸 냄새가 흘렀다.
“네가 와주면… 좀 덜 무서울 것 같아서.”
그 말은 생각보다 훨씬 약하게 나왔다.
동윤 표정이 아주 잠깐 달라졌다.
엄마가 이런 표정도 짓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집에서 늘 단단하고 잔소리하던 엄마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어 하는 여자 같은 얼굴.
그는 괜히 목 뒤를 한번 문질렀다.
“갈게.”
짧고 단순한 대답.
하지만 그 말에 선희 어깨가 눈에 띄게 풀렸다.
“…진짜?”
“당연하지.”
동윤은 초대장을 다시 봉투에 넣으며 웃었다.
“우리 엄마 무대 서는 건데.”
그 순간 선희 가슴 안쪽이 아주 이상하게 울렸다.
창밖에서 멀리 천둥소리가 낮게 굴렀다.
비 냄새가 더 짙어지고 있었다.
---------------
“17번 참가자 준비해주세요!”
스태프의 목소리가 복도 끝에서 울렸다.
윤선희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대기실 거울 앞에 선 그녀 모습은 몇 달 전 집 식탁에서 참가 신청서를 바라보던 평범한 주부와 전혀 달라 보였다.
짧은 붉은 크롭티가 갈비뼈 바로 아래까지 올라와 있었다. 얇고 달라붙는 면 소재 아래로 가슴 윤곽이 은은하게 드러났고, 움직일 때마다 허리 양옆의 탄탄한 복사근이 미세하게 접혔다 펴졌다.
등 뒤는 더 과감했다. 티셔츠 뒷단이 견갑골 아래에서 끝나 허리 대부분이 그대로 노출됐다. 척추선을 따라 얇은 음영이 길게 내려갔고, 운동으로 정리된 등근육이 조명 아래 부드럽게 살아났다.
검은 비키니 하의는 엉덩이 곡선을 거의 숨기지 못했다.
둥글게 올라붙은 힙 라인 아래로 햄스트링이 길게 이어졌고, 하이힐을 신은 종아리는 팽팽하게 긴장돼 있었다.
은색 가면 아래 드러난 입술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참가번호 17번.
흰 원형 번호표가 골반 옆에 달려 있었다.
대기실 공기는 뜨거웠다.
바디오일 냄새, 향수 냄새, 긴장한 여자들의 체취, 조명 열기. 누군가는 거울 앞에서 포즈를 연습했고, 누군가는 마지막으로 허리선을 만지며 숨을 골랐다.
선희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봤다.
붉은 크롭티.
거의 다 드러난 허리.
검은 비키니.
투명한 아크릴 힐.
그리고 가면.
마흔일곱 살의 애엄마가 입었다고 믿기 어려운 차림이었다.
그녀 손끝이 천천히 떨렸다.
내가 진짜 저 무대에 올라가는구나…
순간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휴대폰 화면이 켜졌다.
[어디야? 곧 시작해?]
신동윤.
선희는 화면을 한참 바라봤다.
관객석 어딘가에 아들이 앉아 있다.
그 사실이 이상하게 그녀 심장을 더 세게 뛰게 만들었다.
[응. 이제 곧.]
답장을 보내고 나자 손끝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녀는 문득 몇 년 전의 동윤을 떠올렸다.
교복 입고 농구공 들고 다니던 고등학생.
엄마한테 짜증내면서도 밤늦게 들어오면 냉장고 뒤지던 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들은 자신보다 훨씬 커져 있었다.
넓은 어깨.
굵은 팔.
낮은 목소리.
그리고 오늘—
그 성인 남자가 객석에서 자신을 본다.
여자로.
아니, 아직은 아닐 것이다.
그냥 엄마를 응원하러 온 거다.
선희는 그렇게 생각하려 했지만, 이상하게 가슴 안쪽이 자꾸 저릿했다.
“17번 이동하겠습니다!”
스태프가 커튼을 걷었다.
무대 조명이 복도 바닥까지 길게 쏟아졌다. 쿵쿵 울리는 음악 베이스가 발바닥까지 전해졌다.
선희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투명 하이힐 굽이 바닥을 딱, 딱 울렸다.
짧은 크롭티 아래 허리선이 움직일 때마다 매끈하게 비틀렸고, 검은 비키니 아래 힙 라인이 조명 그림자 속에서 선명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무대 입구 직전.
선희는 마지막으로 숨을 들이켰다.
객석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 안 어딘가에 동윤이 있다는 건 분명했다.
“17번 참가자! 윤선희!”

“17번 참가자! 윤선희!”
진행자의 목소리와 동시에 조명이 터졌다.
쾅—!
강렬한 핑크빛과 보랏빛 스포트라이트가 런웨이를 따라 쏟아졌다. 음악 베이스가 행사장 바닥을 둔하게 울렸다. 객석에선 박수와 휘파람 소리가 뒤섞였다.
윤선희는 천천히 무대 위로 걸어나왔다.
투명 아크릴 힐 굽이 런웨이를 또각, 또각 울렸다.
짧은 붉은 크롭티는 몸에 팽팽하게 밀착돼 있었다. 가슴 아래에서 끝나는 티셔츠 아래로 잘록한 허리가 그대로 드러났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복부가 얇게 긴장했다 풀렸다. 검은 비키니 하의는 골반을 타이트하게 감싸며 둥근 엉덩이와 긴 다리선을 더 강조했다.
허벅지는 과하게 마르지 않고 운동으로 정리된 탄력이 있었다.
종아리는 하이힐 위에서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고, 걸을 때마다 허리와 골반이 부드럽게 흔들렸다.
은색 가면 아래 드러난 입술은 긴장으로 살짝 마른 상태였다.
하지만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객석 수백 개 시선이 그녀 몸 위를 훑었다.
처음엔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마흔일곱 살.
스물한 살 아들의 엄마.
그런데 지금 자신은 속옷에 가까운 차림으로 무대 중앙을 걷고 있었다.
심장이 너무 크게 뛰어 귀 안까지 울렸다.
쿵— 쿵— 쿵—
그 순간.
선희 시선이 객석 어딘가에서 멈췄다.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도 동윤은 바로 눈에 들어왔다.
검은 셔츠 위로 드러난 넓은 어깨. 긴 다리. 의자에 기대앉아 있는 남자의 실루엣. 다른 관객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존재감이 강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보고 있었다.
정면으로.
도망치지 않고.
선희 손끝이 순간 미세하게 떨렸다.
와줬구나…
이상하게 그걸 확인하는 순간 긴장이 조금 풀렸다.
남편이었다면 분명 얼굴부터 찌푸렸을 것이다.
‘애 엄마가 저게 뭐냐’는 표정으로.
하지만 동윤은 아니었다.
그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
선희는 런웨이 중앙에 멈춰 섰다.
한쪽 손을 허리에 올렸다.
허리가 자연스럽게 더 잘록하게 꺾였다. 갈비뼈 아래 라인이 조명 아래 선명하게 드러났다. 긴 다리가 교차되며 골반선이 강조됐다.
카메라 셔터가 연달아 터졌다.
찰칵— 찰칵—!
플래시가 눈앞에서 번쩍였다.
선희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두 팔을 머리 뒤로 올렸다.
짧은 붉은 티셔츠 밑단이 아주 조금 더 올라가며 매끈한 배와 옆구리 라인이 드러났다. 겨드랑이와 팔선이 길게 펼쳐지고, 가슴 아래 곡선이 조명 아래 은은하게 살아났다.
객석에서 낮은 감탄 소리가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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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베이스가 가슴뼈를 둔하게 울렸다.
쿵— 쿵— 쿵—
신동윤은 객석 중간쯤, 조명이 가장 덜 닿는 자리에서 무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검은 셔츠 소매 아래로 드러난 팔뚝 근육이 천천히 긴장했다 풀렸다. 손엔 아직 식지 않은 생수병이 들려 있었지만 그는 거의 마시지 못했다.
시선이 계속 무대 위 윤선희에게 붙잡혀 있었다.
붉은 크롭티.
검은 비키니.
투명 하이힐.
그리고—
자신이 너무 잘 아는 몸.
매일 집에서 봐왔던 사람인데도 지금은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엄마가 아니었다.
아니, 분명 엄마인데…
몸이 그 사실을 따라가지 못했다.
선희가 런웨이 끝에서 천천히 몸을 틀었다. 잘록한 허리선이 비틀리며 검은 하의 위 둥근 골반이 조명 아래 드러났다. 가면 아래 입술은 긴장 때문인지 조금 벌어져 있었다.
동윤의 목 안쪽이 뜨겁게 말랐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청바지 안쪽이 불편했다.
처음엔 단순 긴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몸이 너무 솔직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미친…
동윤 턱 근육이 순간 굳었다.
그는 지금까지 여자 경험이 부족했던 적이 없었다. 체대 안에서도 유명했고, 먼저 들이대는 여자도 많았다. 짧은 연애와 하룻밤 관계도 드물지 않았다.
그래서 자기 몸 반응엔 익숙했다.
어떤 여자에게 끌리는지도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무대 위 여자가 자기 엄마였다.
그 사실이 오히려 심장을 더 세게 조였다.
동윤은 다리를 조금 더 벌려 앉으며 숨을 천천히 골랐다. 허벅지 위로 손을 올려놓은 채 힘줄이 미세하게 도드라졌다.
선희가 다시 두 팔을 머리 뒤로 올렸다.
짧은 티셔츠 밑단이 살짝 올라가며 매끈한 배와 갈비뼈 아래 그림자가 드러났다. 운동으로 정리된 허리선이 조명 아래 선명하게 살아났다.
객석 여기저기서 낮은 탄성 소리가 새어 나왔다.
“와 몸 좋다…”
“몇 살이지 저 사람?”
“17번 괜찮은데?”
남자들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그 순간 동윤 표정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
이상하게 기분이 뒤틀렸다.
다른 남자들이 윤선희를 그런 시선으로 보는 게 거슬렸다.
말도 안 되는 감정이었다.
엄만데.
그는 속으로 그렇게 되뇌었지만, 시선은 여전히 무대 위를 떠나지 못했다.
선희가 천천히 등을 돌려 런웨이를 걸어갔다.
붉은 티 아래 드러난 척추선.
허리 아래로 이어지는 곡선.
걸을 때마다 움직이는 엉덩이와 허벅지.
동윤은 결국 고개를 아주 잠깐 숙였다.
숨이 뜨거웠다.
청바지 안쪽 압박감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었다.
그는 손으로 얼굴을 한번 쓸어내렸다.
왜 이래 진짜.
죄책감이 늦게 밀려왔다.
하지만 몸은 이미 반응을 끝낸 뒤였다.
------------
무대 조명이 윤선희의 하체를 정면에서 강하게 비추고 있었다.
검은 하의는 생각보다 훨씬 얇고 밀착돼 있었다. 골반 양옆으로 팽팽하게 당겨진 천이 허벅지 안쪽으로 깊게 파고들었고, 가운데 봉제선은 몸 중심선을 따라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포즈를 바꿀 때마다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다리를 모으면 천이 더 팽팽해졌고, 한쪽 골반에 힘이 들어가면 하의 중앙 그림자가 더 깊어졌다. 하이힐 때문에 골반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아랫배와 이어지는 라인이 더욱 강조됐다.
동윤은 자기 호흡이 느려지는 걸 느꼈다.
무대 위 다른 부분은 흐려지고 오직 그곳만 눈에 들어왔다.
검은 천 아래 감춰진 여자 몸의 중심.
엄마라는 단어와 남자의 본능이 머릿속에서 서로 충돌했다.
그만 봐야 되는데…
하지만 눈은 계속 갔다.
골반.
허벅지 사이.
하의 중앙선.
무대 조명이 움직일 때마다 미세한 굴곡과 그림자가 달라졌다. 윤선희가 다리를 교차하듯 포즈를 취하자 허벅지 안쪽이 가까워지며 검은 천이 더 깊게 밀착됐다.
동윤 턱이 단단히 굳었다.
청바지 안쪽은 이미 완전히 팽팽했다.
성기가 팬츠를 아래에서 밀어내는 압박감이 선명했다. 맥박처럼 욱신거리는 감각이 허벅지 사이까지 이어졌다. 그는 결국 손으로 허벅지를 꽉 움켜쥐었다.
운동으로 단련된 팔뚝 근육이 단단히 솟아올랐다.
객석 공기는 덥고 탁했다.
남자들의 체취, 조명 열기, 향수 냄새.
하지만 동윤은 자기 몸에서 올라오는 열감만 느껴졌다.
그리고 객석 어둠 속에서 동윤은, 자신 안의 무언가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깨닫고 있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