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부부들 - 제 19화
처형Mandy봊이속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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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 08:32
그 후, 처음 며칠은 수잔나가 나를 보면 시선을 피했고, 어떤 심정인 지 잘 알았기에 나는 밤마다 그녀를 끌어안고 평소보다 더욱 다정하게 대했다. 그러나 그 이면으로는 나의 더러운 성욕이 날마다 추악하게 드러났다. 연애 때도 해 보지 않았던 성행위를 했고, 어찌 보면 수잔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어버린 순간도 있었다. 발 페티시가 있던 내게 발가락을 빨리는 건 당연했고, 수잔나는 내가 보는 앞에서 주혁의 사진을 보며 자위를 하기도 했다.
근데 뭐랄까, 그런 걸 보는데 태어나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스릴이 느껴졌다. 물론, 그 러면서도 수잔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할 뿐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토요일. 언어 교환 모임에 나가는 대신, 우리 집 근처의 호프집에서 모였다. 강원도 여행 후, 처음으로 넷이 모이는 자리. 지난번처럼 공기는 냉랭하게 얼어붙었다. 나는 술잔을 채워주며 외쳤다.
“아유, 분위기 왜 이래 진짜. 좀 웃어 다들.”
세 사람은 잔만 내려다 본 채 아무 말도 없었고, 나 혼자 신나게 떠들고 있었다. 내가 건배를 제안하자 네 사람은 마지못해 술잔을 들어서 부딪치고는 천천히 술을 들이켰다. 나는 주혁의 잔을 먼저 채우고서 그에게 말을 건넸다.
“주혁아.”
“네, 형님.”
“됐어, 인마. 같은 남자로서 이해하니까 표정 좀 풀어.”
“죄송합니다.......”
“사과도 너무 자주 하면 역효과 나. 그 정도 했으면 충분하니까 이제 그만 해.”
“.......”
나는 그의 잔을 시작으로 나머지 두 사람의 잔과 내 잔도 채웠다. 술을 몇 잔 더 마시고 나니, 확실히 분위기가 조금은 풀렸다. 다들 여전히 말은 없었지만, 굳어 있던 어깨가 조금씩 내려가는 게 보였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잔을 하나 들고, 세 사람을 차례로 바라보며 말했다.
“야, 우리 좀 솔직해지자. 일은 이미 벌어졌고, 이제는 그 다음을 생각해야지.”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좋다. 이렇게 움츠러들면 오히려 더 쉬워진다.
“누구 하나를 탓하고 혼내고, 거기서 끝낼 거면 우리가 지금 이렇게 모이지도 않았겠지. 그렇지?”
주혁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고, 엘리나는 물컵을 만지작거리며 한숨만 내쉰다. 수잔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잔을 탁 내려놓았다.
“그러니까, 내 말은 이거야. 원래대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해. 근데....... 그렇다고 우리가 이걸 비극으로만 만들 필요는 없잖아?”
셋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좋아, 이제부터가 본론이다.
“우리 다 성인이고, 누구나 충동도 있고, 외로울 때도 있고, 헛짓할 때도 있어. 근데 그걸 들켰다고 죄책감에만 파묻혀 살면 뭐가 남겠어? 서로 눈치만 보다가 관계는 더 망가지지.”
잠깐의 침묵을 깨고 나는 술병을 들어 세 사람의 잔을 다시 채웠다.
“그래서 말인데, 오히려 이 상황을 기회로 만들어보면 어때?”
“기회요?”
주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래, 인마.”
나는 웃으며 잔을 들어 보였다.
“좀 다르게 살아보자고. 금기도 한 번 깨보고, 속에 있는 것도 한 번 드러내 보고. 파트너 바꿔서 섹스를 하든 여행을 가든, 넷이서 특별한 경험을 하든.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런 짓들 해 봐도 좋지 않겠냐?”
엘리나는 얼굴을 붉히더니 술을 한 번에 들이켰다. 수잔나는 테이블만 내려다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주혁은 헛웃음을 흘리며 머리를 긁적였다.
나는 그들의 반응을 느긋하게 기다렸다. 조급해할 필요도, 강하게 밀어붙일 필요도 없다. 술과 분위기가 알아서 일을 해 줄 테니.
누가 먼저 입을 열까, 기대를 하고 있는데, 의외로 엘리나가 먼저 말을 꺼냈다.
“좆나 미친 소리 같기는 한데....... 나는 경률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그 말에 주혁이 따라 웃으며 말했다.
“듣고 보니까....... 희한하게 설득이 되네요.”
수잔나는 여전히 말이 없었지만, 부정도 하지 않았다. 눈빛이 흔들렸다. 그걸로 충분했다.
나는 잔을 높이 들었다.
“좋아, 그럼 이것만 마시고 우리 집으로 갈까?”
“예?”
주혁이 번쩍 눈을 뜨며 되물었다.
“뭘 놀래 인마. 미룰 거 뭐 있어. 당장 오늘부터 하는 거지.”
세 사람은 서로를 번갈아 보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전부 납득한다면서 이 미적지근한 반응은 뭐야?
마지막 남은 술을 모두의 잔에 채우고서 건배를 했다. 내가 계산을 하고 술집에서 나왔고, 택시를 잡아타고 우리 집으로 향했다. 아직, 전부 다 덜 취한 것 같아서 집 앞 편의점에서 소주 네 병, 맥주 여덟 병, 그리고 안주거리를 사서 온다. 인간으로서의 존엄, 인륜을 져 버린 행위를 하려면....... 맨 정신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따뜻한 집 안 공기가 우리 넷을 반기고, 우리는 음식을 풀고 테이블에 앉았다. 처음부터 하면 이상할 것 같아서, 나는 술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주혁이 너 술 게임 좋아하지?”
“예? 아....... 예.”
“몇 판만 하자. 당신도 괜찮지?”
수잔나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응? 으, 응.......”
“엘리나 너는?”
“좋아.”
엘리나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대답했다. 첫 게임은 옷 벗기기 게임으로 하자고 했고, 모두 다 동의를 했다. 휴대폰을 꺼내 앱을 켰다. 처음은 악어 이빨 게임으로 시작한다. 악어 이빨을 무작위로 누르는데, 아픈 이빨을 누르면 악어 입이 닫히면서 그걸 누른 사람이 패배자가 되는, 단순한 게임이다.
하나씩 누르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두 개씩 누르기로 했다. 첫 게임에서는 주혁이 걸리고 말았다.
“아, 뭐야, 첫 판부터.”
그는 툴툴대며 입고 있던 외투를 벗었다. 그 다음 판은 끝까지 접전이 이어졌다. 이빨이 6개 남았을 때, 수잔나 차례가 되었고, 두 번째 이빨을 눌렀을 때 그녀가 당첨되고 말았다.
“아힛, 내가 걸려 버렸네?”
수잔나가 웃으면서 외투를 벗었다. 그런데, 이 게임이 참 억까인 면이 있다. 운이 더럽게 없으면 한 사람이 연속해서 몇 번이고 걸리기도 하니. 그 후로 수잔나가 세 번 연속이나 당첨되었고, 그 후로 양말과 상의를 벗었다. 세 번째 걸렸을 때....... 나는 그녀가 바지를 벗을 줄 알았는데, 과감하게 브래지어를 벗었다. 그러자 그녀의 젖무덤 두 개가 출렁하고 흘러 내렸다.
“허억.”
수잔나는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자신의 가슴을 우리에게 내비치면서 자랑하듯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주혁이는 그 광경을 보면서 말을 잃었다. 새끼, 판 깔아주니 정신을 못 차린다. 좋다, 내가 설계한 대로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그 후로 게임을 몇 판이나 더 진행했고, 우리 넷의 옷이 거실 바닥 한 구석에 한 벌씩 쌓여 갔다. 잠깐 정신을 차리고 둘러보니, 꼬락서니가 말도 아니다. 가장 많이 패배한 수잔나는 팬티만 입고 있었고, 엘리나는 팬티와 브래지어를, 주혁은 팬티만 입고 있었다. 가장 적게 패배한 나는 상체를 드러낸 채 바지와 팬티만 입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게임에서 수잔나가 또 걸렸고....... 모두의 시선에 그녀에게 쏠렸다.
“뭐해, 수잔나. 이제 하나밖에 없잖아.”
엘리나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주혁이 새끼는 침을 꼴깍 삼키면서 그녀를 바라보았고, 수잔나는 뻘개진 얼굴을 하고서는 수줍게 입을 가리다가 마침내 팬티 끝단에 손을 갖다 댔다.
“오오, 드디어?”
주혁의 기대에 수잔나가 조용히 팬티를 내렸다. 그녀의 새하얀 음부가 드러나고, 그 위로 가지런히 정돈된 음모가 모습을 드러냈다. 팬티를 벗어 구석으로 휙 던진 그녀는 옆구리에 양손을 올리고서 마음껏 몸매를 자랑한다. 엘리나와 달리, 날씬하고 몸매가 두드러진 수잔나. 그런 그녀가 내 아내라는 게 참으로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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