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은 오로지 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와 숨소리로 가득 찼다. 민우는 다시 DVD를 재생했다. 화면 속 윤아의 모습이 시작되자, 그의 몸은 저항할 수 없는 본능에 굴복했다. 바지 속에서 이미 단단하게 굳어버린 자신을 잡았을 때, 그의 손가락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러면 안 돼... 이러면 안 된다고!"

그는 입술을 깨물며 수십 번을 중얼거렸다. 윤아를, 그토록 순수하게 사랑했던 여자를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배반이었다. 하지만 그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고통과 쾌락, 죄책감과 욕망이 뒤엉킨 격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의 의지는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

화면은 절정에 다다랐다. 윤아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내지르는 울부짖음, 스크린을 가득 메우는 그녀의 가장 은밀한 보지속살 부위의 선명한 클로즈업. 

흰 애액이 묻어나오는 남자배우 물건이 

윤아의 보지를 사정없이 피스톤 운동하는 장면에서 

보여지는  윤아의 얼굴부터 젖가슴과 검은 벌어진 보지가 벌어지며 남자물건이 들어갔다 나오는 장면을

보면서 사정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민우의 몸도 함께 터져 나왔다. 허탈함과 함께 쏟아져 나온 것은, 윤아에 대한 애틋함이 아닌, 가장 추악한 형태의 욕정이었다.

자리를 떠나려는 몸을 이끌고 화장실로 향했지만,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이 두려웠다. 엄청난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와 그를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

그때 갑자기 윤아에게 전화가 왔다.

윤아는 민우에게 오늘저녁 같이 먹자고 한다.

민우는 다시 윤아를 만났다.

저녁 식사는 익숙한 작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이뤄졌다. 

윤아는 민우가 좋아하는 크림 파스타를 주문하며, 여전히 그를 가장 잘 아는 사람처럼 살짝 미소 지었다. 

그녀의 손길은 민우의 손등 위에 가볍게 머물렀다가, 부끄러움이라도 탓하는 듯 슬며시 물러났습니다. 오후의 화면 속 강렬한 모습과는 달리, 그녀의 손끝은 여전히 따뜻하고 조심스러웠다.

 그녀의 눈빛에는 변함없는 애정과 순수한 걱정만이 가득했다. 화면 속 신음과 욕정의 흔적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식사 후 강가를 걸었습니다. 저물어가는 노을빛이 윤아의 흰 원피스와 어깨 위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감쌌다. 

그녀가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던 그 작은 습관, 민우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응?’ 하던 표정, 모두가 3년 동안 변함없이 사랑해 온 그녀였습니다.

민우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화면 속에서 맴도는 그 불길한 이미지를 떨쳐내기라도 하듯, 더욱 단단히 잡았다. 윤아는 조금 놀란 듯 고개를 돌렸지만, 민우의 얼굴에 흐르는 애틋함과 슬픔을 읽고는 아무 말 없이 그의 손길에 화답했다.

“우리… 변하지 말자, 윤아야.”
민우의 목소리는 자신도 모르게 갈라졌다.

윤아는 잠시 멈춰 서서, 민우를 바라보았습니다. 노을빛이 그녀의 얼굴을 온통 물들였고, 그녀의 미소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약속처럼 보였다.
“무슨 말이야?우리 늘 이렇게 있을 거야.”

그 순간, 민우는 두 개의 윤아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충돌하는 것을 느꼈다. 

하나는 지금 손을 잡고 있는, 모든 것을 모르는 순수한 연인이었고, 다른 하나는 어둠 속 모니터 너머, 자신을 파괴적인 욕망의 늪으로 이끈 환영이었다. 

그는 전자의 윤아를 꼭 껴안고 싶었지만, 후자의 유혹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들은 별이 뜨기 시작하는 강둑에 앉아, 그녀가 최근 읽은 책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아가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은 여전히 대학 도서관에서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소녀와 다를 바 없었다.

 민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스크린 속의 모습은 단지 피조물일 뿐이라고, 지금 곁에 있는 이 여인이 진실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 그녀가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 뒷모습을 바라볼 때, 민우의 마음속을 스치는 것은 그녀의 우아한 자태가 아니라,

그녀가 나체상태로 흔들거리는 가슴으로 신흠하는 모습과 교차가 되었다.

그러면서 다시 민우의 아랫도리는 단단해졌다.

그때 주인은 그 dvd를 다시 가장 바깥창가에서 잘 보이는곳에 전시해 두었다.

그동안 순수하게 감추어 놓았던 윤아의 아름다운 누드는 길거리 누구에게나 볼수있는 상품이 되어 있었고, 지금은 누구나 윤아의 누드를 볼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었다.

그때 dvd주인은 민우에게
저 솟옷 데뷰 아가씨 또다른 dvd 있는데 볼레요?

민우는 깜짝 놀랐습니다.
민우가 말할틈도 없이 민우앞에는
또다른 윤아의 dvd가 놓여 있었다.

가게 주인이 말을 걸어왔다.
“저 아가씨,참 인기 많아요. 반납하자마자 또 빌려 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니까.”

우리집에 저 아가씨꺼 5개 dvd있는데 

다 빌려 갔어.. 하.하..

주인의 말투는 마치 신상 과자나 인기 음반을 소개하는 것처럼 담담했다.

그러다가 주인은 민우를 힐끔 보며,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혹시…저 아가씨 다른 dvd도 있어요. 

관심 있으세요?”

민우의 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나머지… 작품?”

그의 목소리는 공허하게 막혔다.

주인은 말없이 카운터 아래서 DVD 한 장을 꺼내 민우 앞에 놓았다. 포장지 위의 윤아는 이번에는 다르게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우아한 트렌치코트 같은 외투를 걸쳤지만, 그 앞단은 완전히 열려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몸이 노출되어 있었다. 

그녀는 기찻길 잡초가 무성한 배경에 기대어 서 있었고, 표정은 낯선 도발과 어색한 관능이 섞여 있었다. ‘속옷 모델’이라는 처음의 명분은 온데간데없었다. 이것은 명백한 야외 노출, AV 작품이었다.

‘왜?’
민우의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한 번의 실수, 절박한 선택으로 이해하고 싶었던 그 일이, 알고 보면 연속된 선택의 결과물이었다는 사실이 그의 가슴을 후벼 파았다. 그 순수하다고 믿었던 미소 뒤에, 그가 전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얼굴이 존재했다는 것이었다.

“이것도… 같은 사람이에요?”
그의 질문은 스스로에게 던지는 확인이었다.

“물론이죠. 얼굴이 똑같잖아요. 이쪽이 2탄이고, 방금 반납하신 게 데뷔작이에요. 인기가 좋아서 시리즈로 나온 모양이더라고요.”

민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포장지 위의 윤아를, 그가 사랑했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낯선 여자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의 손에는 또 다른 새로운 DVD가 무겁게 잡혀 있었다. 가슴속은 금지된 호기심으로 혼란스러웠다.

 그는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는 욕구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 사이에서 갈라져 있었다.

첫 작품은 ‘우발적’이었다면, 이 두 번째 작품은 무엇이었을까?

 필요에 의한 것일까, 선택에 의한 것일까? 아니면… 그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들어 버린 어떤 것의 시작이었을까?

문을 닫은 방 안은 다시 한번 고요해졌다. 민우는 새 DVD를 쥔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이미 경계를 넘어버린 자신을 알고 있었다. 

집에 도착해서 방문을 걸어잠그고 

다시 윤아의 또다른 DVD를 play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윤아의 인터뷰 부터 시작한다.

ㅡㅡ 계속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