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부부들 - 제 26화
처형Mandy봊이속살
0
64
0
7시간전
조용한 전철 안. 바퀴가 철로 이음새에 닿을 때 덜컹하는 소리만 들려올 뿐, 객실 안은 고요하기만 하다. 나는 엘리나의 손을 꼭 붙잡고서 생각에 잠겼다.
얘가 주혁과 틀어진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주혁이 이 새끼, 수잔나 보지 한 번 맛보더니 마음이 멀어진 건가? 엘리나가 안타깝고 불쌍하면서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것보다도, 주혁이 정말로 최소한의 선마저 지키지 않고, 수잔나에게 향하고, 수잔나도 같은 마음이라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래 전에 봤던 미국 영화 ‘스피드’가 생각난다. 폭탄이 장착된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 마음을 졸이면서 버스를 타고 가고 있고, 속도가 일정 이하로 내려가면 폭탄이 터지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속도를 줄이지도 못한 채 달리던 장면.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그와 흡사했고, 이제 멈춤 따윈 없이 계속 달려 나가야 하는 순간. 그 영화는 결국 버스 안의 모든 사람들이 탈출하고, 해피 엔딩으로 맞이하지만...... 그런 결말이 내게도 올 수 있을까?
집에 오니 벌써 자정이 넘었다. 문 열고 들어가면 수잔나가 또 한바탕 긁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잠들어 있었다. 늦으면 왜 늦느냐고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라도 하던 그녀였는데, 오늘 밤에는 아무런 연락조차 없었다. 그녀도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생각한다거나 나보다 주혁에게 더 마음을 쓰는 건 아닌 지....... 씻고 그녀 옆에 누워서 곤히 잠든 모습을 보고 있다.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 넘기며, 볼에 뽀뽀를 해주고 눕는다.
그렇게 수많은 생각에 사로 잡혀 있다가 2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눈꺼풀이 무겁고, 그냥 병가 쓰고 회사 가지말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일감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그럴 수가 없다.
이럴수록 나는 작은 것부터 해 나가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서는 토스트 두 개와 계란 후라이를 해 놓고 랩으로 덮어씌운다. 집을 나서기 전, 종이를 꺼내 작은 편지를 쓰고서 접시 위에 같이 올려두었다.
[나 출근해. 토스트 구워 놨으니까 먹고 가. 이따 저녁에 봐. 사랑해 ♥]
진짜 별 것 아니지만 이런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 나가는 것이 수잔나와 엘리나 모두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했다.
그러고 나니 출근을 재촉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바쁘게 일과가 흘러갔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를 진행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오자, 의자에서 기지개를 켜며 무심코 창밖을 봤다. 그 순간, 작은 흰 점들이 유리창에 부딪혀 사라진다. 눈이었다. 올해의 첫 눈....... 뜻밖의 풍경에 가슴이 묘하게 들뜨고, 자연스레 엘리나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나 - 첫 눈 온다!]
몇 초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
[엘리나 - 나도 보고 있어. 진짜 이쁘다 ㅎㅎ]
[나 - 나 곧 끝날 거 같은데. 많이 남았어?]
[엘리나 - 아니야, 나도 금방 끝날 거 같아]
[나 - 그럼, 집에 가기 전에 옥상에서 눈 좀 보고 갈래?]
[엘리나 - 좋아 ^^]
퇴근 후, 나는 코트를 입고 조용히 옥상으로 올라갔다. 철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와 함께 밤하늘 아래 수많은 건물들이 촘촘히 불을 밝히고 있었고, 그 위로 눈발이 흩어지며 내려오고 있었다. 거대한 도시 전체가 잠시 멈춘 듯한 정적. 그 속에서 서늘한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왔다.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니 엘리나가 나타났다.
“우와, 생각보다 많이 오네.”
“호주는 눈 안 오잖아. 한국에 있을 때 실컷 봐.”
그녀는 아이처럼 올려다보며 손을 내밀어 눈을 맞았다.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가볍게 감쌌다. 눈발은 점점 굵어지고, 도시의 불빛은 그 위를 은근하게 비추며 번져 보였다. 우리 둘은 말없이 서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고, 숨결만이 차가운 공기에서 희미하게 섞였다. 내 입술이 천천히 그녀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눈발이 옥상 바닥에 사륵 사륵 내려앉는 소리와 저 멀리서 희미하게 울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만이 고요를 채웠다. 엘리나의 입술이 내 것에 닿자,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이 차가운 밤공기를 뚫고 스며들었다. 혀가 서로 얽히며 깊게 빨아들이듯 키스가 이어졌다.
이내 내 좆이 자연스레 단단해지며 팽창했다. 바지 속에서 꿈틀거리다 엘리나의 보지에 딱 달라붙었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열기가 좆대를 자극했다. 손을 내려 바지 지퍼를 내리려 하자 엘리나가 살짝 몸을 떼고 속삭였다.
"여기서?"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으로......."
바지를 벗자마자 찬바람 때문에 사타구니와 허벅지가 시려온다. 옥상은 어두웠지만, 주변 건물 불빛이 은은히 엘리나의 얼굴을 비췄다. 금발 머리에 눈송이가 달라붙어 반짝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녀가 무릎 꿇고 다가와 뜨거운 숨을 좆에 불어넣고, 입을 벌려 좆대를 삼키자,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아흐......"
따뜻하고 축축한 입안이 내 좆을 녹였다. 그녀가 좆 뿌리와 귀두까지 핥아대며 위아래로 빨아대자 ‘쭙쭙’하고 빠는 소리가 밤공기에 울렸다. 그녀의 머리를 잡고 살짝 밀어붙이니 목구멍 깊숙이 좆이 박히며 쾌감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그녀의 입술이 좆 뿌리까지 삼키며 빨아들이는 압력이 강렬했다.
"으윽, 하악."
오르가슴이 고조되며 좆이 꿈틀거리고, 그녀의 침이 흘러내리며 불알과 허벅지를 적셨다. 빨아대는 리듬이 빨라지자 쾌락의 파도가 점점 거세지며 아랫배로 무언가 터질 것만 같았다.
사정 직전에 브레이크를 걸고, 내 좆을 빼냈다. 엘리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았고, 나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입술을 포개고 깊게 키스했다. 엘리나가 손으로 내 좆을 쥐니 차가운 느낌에 정신이 번쩍 들며 오르가슴에서 한 발 물러난다. 그녀의 손이 좆 끝을 위아래로 문지르자, 차갑던 손도 이내 따뜻해지고, 잠시 잠잠해졌던 쾌락의 파도가 다시 요동쳤다.
"윽. 으윽, 조금만 더."
곧, 좆 끝에서 뜨거운 정액이 분출됐다. 새햐안 물이 그녀 손과 바닥 여기저기로 튀었다. 몸이 떨리며 절정의 여운에 젖었고, 엘리나가 미소를 띠며, 가방에서 티슈를 꺼내 닦아준다. 나도 티슈 한 장을 받아서 내 좆을 닦고서 옥상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다. 눈발에 덮인 야경을 보면서 우리 둘은 다시 뜨겁게 입맞춤을 했다. 한 발 사정하고 나서 감흥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녀의 입술은 언제나 그랬듯이 따뜻했다.
“우리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까?”
엘리나가 입술을 떼고서 조용히 속삭였다.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만 눈빛은 슬퍼보였다.
“글쎄.”
“......”
“엘리나......”
“응?”
나는 저 멀리 보이는 수많은 불빛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걱정 마. 내가 지켜줄게. 너도, 수잔나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은 알고 있었다. 사실 나도 안다. 이런 관계는 언젠간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걸.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너무나도 큰 약속을 해 버린 나. 엘리나는 나의 마음도 모르고 내 품으로 안겨들었다.
“있잖아......”
“응?”
“나는…… 그래도 좋아. 언젠가 끝난다고 해도.”
그녀는 숨을 고르며 계속 말했다.
“나중에 돌아봤을 때, 이 순간들이 좋은 추억이었다고, 그렇게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어.”
나는 눈을 깜빡이며 그녀를 바라봤다.
“추억이라......”
“응.”
말이 끝나자 그녀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밤하늘 아래 떨어지는 눈송이가 그녀의 머리카락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번에는 눈이 확실히 젖어 있었다.
“경률아.”
“응?”
“....... 사랑해.”
그 말이 내 가슴에 묵직하게 박혔다. 끝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우리이기에 그것은 가장 가슴 아프고 시린 고백이었다. 도시의 불빛, 찬 공기, 떨어지는 첫눈. 그 모든 것들 사이에서 우리는 아무 말 없이 다시 서로를 바라보았고, 두 입술이 다시금 얽혔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 글이 없습니다.

KCAS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