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에서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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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0 22:49
아파트에 사는 한 부부가 일요일 낮에 잠자리 생각이 간절했다. 그러나 집은 좁고 11세짜리
아들이 있어서 곤란했다. 그래서 생각 끝에,
“철수야, 발코니에 나가서 이웃사람들이 뭐 하는지 보고 계속 큰 소리로 알려 줄래?” 하
고 꾀를 썼다. 철수는 알았다고 끄덕이고는 발코니로 가서 계속해서 보고했다.
“저기에서 앰뷸런스가 와요.”
“주차장에서 하얀색 차가 끌려가고 있어요.”
“경비 아저씨가 담배 피우고 계세요.”
“건너편 아파트의 영자 엄마 아빠께서 부부생활하고 계시네요.”
한참 그 일에 열중하던 그 부부는 아이의 이 마지막 말을 듣고 너무 놀랐다. 그래서 자리에
서 벌떡 일어나 옷을 입고 발코니로 나와서 물었다.
“아니 철수야, 네가 그걸 어떻게 아니?” 그러자 철수가 대답했다.
“저기 보세요. 영자도 나처럼 발코니에 나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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